[경기만평] 곧 닥칠 재난 경보⋯

[사설] ‘수원화성’ 훼손은 역사 훼손, 예산 타령만 해선 안 된다

수원은 한국의 대표적인 인기 관광지다. 최근 몇년 사이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로 주말과 휴일이면 인파가 넘쳐난다. 외국인 관광객도 상당히 많다. 이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행리단길 등이다. 수원을 찾는 관광객 대다수가 수원화성을 걷는다. 약 5.5㎞의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팔달문·화서문·장안문·화홍문·창룡문과 방화수류정, 서북공심돈, 동북공심돈, 봉수대, 연무대, 화성장대 등 빼어난 건축물들을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수원화성만큼 아름다운 성곽이 또 있을까 싶다.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멋진 성곽이다. 그런데 수원화성의 곳곳이 깨지고 부서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수원시민과 관광객들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것이냐’며 황당해한다. 수원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워 한다. 경기일보 기자가 지난 28일 수원화성의 훼손 실태를 점검했다. 동암문에서 연무대를 지나 창룡문까지 걷는 곳곳에 성곽 전돌이 깨져 나간 곳이 수두룩했다. 성곽의 여장, 옥개석이 여기저기 떨어져 나가 부서진 돌 조각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깨지고 부서진 돌 조각은 방문객들의 발에 차일 정도였다. 북동적대를 따라 장안문, 화서문까지 이어지는 성벽도 훼손이 심각했다. 장안문까지 연결된 성곽에선 온전한 형태의 돌담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곳 역시 떨어진 돌 조각들이 오가는 행인들의 발에 밟혔다. 성곽 위 옥개석이 떨어져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취재 도중 만난 외국인 관광객은 “수원화성이 세계유산인데 여기저기 훼손돼 실망스럽다”고 했다. 수원의 자랑이고, 대한민국의 자랑인 수원화성을 이렇게 방치해선 안 된다. 성곽 여기저기에서 돌이 떨어져 나가 나뒹굴고, 사고 위험도 있는데 관리가 허술하다. 수원시는 매년 예산을 투입해 유지·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도 28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했단다. 그러나 현장에선 관리를 전혀 안하는 것처럼 보였다. 시는 “보수할 곳은 많고 예산은 한정적이라 시급한 곳부터 우선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원시는 예산 타령만 해선 안 된다. 지역에 국회의원이 5명이나 된다. 예산이 계속 줄고 있다면, 의원들과 공조해 국비 증액에 나서야 한다. ‘문화유산 지킴이’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모니터링과 관리에 나설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땜질식 보수로는 누더기가 될 수 있다. 문화유산 훼손은 우리 역사의 훼손이나 다름없기에 수원화성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

[사설] 먹통 전세사기 상담전화... 디테일 놓치는 행정이다

전세(傳貰)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주거 관습이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로 정착했다. 그러다 2~3년 전부터 사기 범죄의 온상이 됐다. 처음 인천에서 촉발된 전세사기 범죄가 끝날 줄 모른다. ‘전세 포비아’라는 사회적 공포 현상까지 생겨났다. 어려운 이들의 생명줄 같은 돈을 노린다니, 병든 사회인가. 문제는 애꿎게 전세사기에 걸린 피해자들의 절망감이다. 인천에서만 3천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려 인천시도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전화 상담 한 번 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지원센터 전화 상담의 부재중 전화가 월평균 1천300여건에 이른다. 애타게 불러도 대답 없는 전화 상담 서비스다. 상담 수요가 너무 많거나 상담 인력이 부족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최근 8개월 치를 보니 부재중 전화가 9천건이 넘었다. 상담도 받지 못한 채 끊어진 통화들이다. 현재 인천센터에는 인천시 공무원 3명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직원 등 6명이 있다. 이러니 인천센터가 하루 소화할 수 있는 전화 상담은 180건 남짓이다. 상담 전화 1통당 평균 20분씩 걸린다고 봤을 때다. 인천시도 상담사가 부족해 부재중 전화가 많은 것을 안다. 그러나 전세사기 피해 당사자들은 속이 터질 지경이다. 이들 대부분은 잘 살던 집이 경매에 들어간다 해서 깜짝 놀란 사람들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기를 잡는다. 그런데 마냥 통화중이다. 계속 전화를 돌리지만 상담사 목소리도 들어보지 못한다. 겨우겨우 연결이 돼도 금방 통화가 끝난다. 은행이나 HUG에 알아보라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다. 해결책은 고사하고 전화 연결조차 안 되니 하소연할 곳이 없다. 인력도 태부족이고 전문성도 떨어지는 인천 전세사기 상담 전화다. 지난 28일 야당 주도의 전세사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부 여당과의 이견으로 폐기 가능성이 높다. 물론 피해 구제나 회복은 중요하다. 그에 앞서 막막해하는 시민을 위무하고 해결책을 안내하는 일은 첫 번째 지원이다. 인천과 달리 경기도는 23명이 전세사기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인천보다 전세사기가 덜한 부산, 대전 등도 전담부서를 운영 중이다. 이미 인천시의회도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의 인력 부족을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천시는 올 하반기에나 상담 인력을 1명 더 늘릴 계획이다. 전세사기 피해 전화 상담은 인천시민이 당하고 있는 고통에 대한 최초 대응이다. 이주비나 생계비 지원 등보다 더 긴요한 도움일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을 놓치면 시민의 아픔에 다가가지 못하는 행정이다.

[문화카페] 싸이∙댄스가수 유랑단... 대학축제의 진정한 모습인가

대학의 5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올해에도 전국의 대학에서는 축제 공연가수 라인업에 대한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6월 한 예능프로그램인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등이 대학축제장을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그날 대학축제 섭외 0순위로 불리는 ‘싸이’와 함께한 공연은 순식간에 대학을 콘서트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코로나로 인해 2년간 캠퍼스 라이프를 누리지 못했던 ‘코로나 학번’들의 아쉬움과 답답함을 해소시켜 주는 대학축제가 재개되면서 한층 고조된 분위기를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 대학축제는 일반적으로 개막행사, 연주회 및 발표회, 전시회를 중심으로 학술제와 민속제, 타 대학생을 초청하는 ‘쌍쌍파티’가 열리는 낭만적인 행사였다. 그 후 1980년대 중반 학생운동이 확산되면서 대학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할 수 있는 ‘대동제’라는 축제양식으로 변화했으며 축제를 사회 비판의 마당극놀이, 동아리 공연, 학과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해 대학문화의 발전과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자 했다.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가 발달하고 대학문화의 혼돈과 지체 현상으로 대학축제는 대학생들의 문화 표현의 장이 아닌 대중 소비문화가 주도하면서 공연가수 라인업이 대학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콘텐츠가 돼 버렸다. 그동안 대학축제의 모습을 깊숙이 들여다본 관점에서 유명 가수 공연이 문제가 된다고만 볼 수 없는 하나의 축제문화 현상이 됐다. 때로는 유명 가수 공연이 대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사회적 불만 배출 통로, 대학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다만 여기서 문제는 축제비용이 수도권 대학 기준으로 1억5천만~3억원으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 대학생들의 등록금과 학생회비 등으로 축제 예산의 절반 이상이 공연 가수 섭외 비용이라는 것이다. 연예인 섭외 비용은 5팀 기준 1억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유명한 연예인의 경우 20분 공연 가격이 약 5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축제의 기획 주체인 학생회도 주인공인 학생들의 자체 공연 및 프로그램에는 지원이 미미해 개성적인 대학문화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 축제의 진정한 모습인가라는 문제 의식은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축제의 자체 기획공모전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축제를 기획과 운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부 가수 공연을 축소하면서 교내 동아리나 지역사회 공연단체와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한다. 또 축제 예산을 학과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지원해 대학문화의 정체성을 축제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 시점에서 대학축제에서 연예인과 가수공연이 축소되거나 없어진다면 대중문화에 익숙해진 대학생들의 반대 의견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대학축제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개성적인 대학문화의 특색과 가치를 찾아는 것이 바람직한 축제의 모습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회가 스스로 고민하며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 당국과 사회 모두가 함께 숙론(熟論)의 장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함께하는 인천] 한일 문화교류가 주는 긍정 메시지

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사니 세상 돌아가는 형세는 읽고 있지만, 한국의 방송을 안 본 지가 너무 오래돼 어떤 드라마가 재미있는지, 어떤 가수의 어떤 노래가 인기를 얻는지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문화생활을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새삼 가보니 음악 연주회가 주는 감동은 새로웠고, 공부 삼아 보는 외국 드라마는 한국과 전혀 다른 인간의 삶의 모습을 선사해 줘 즐겨 찾는다. 최근 어떤 일본 가수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노래를 매우 잘한다는 것이었다. 보내온 유튜브를 시청하니 모르는 가수인데 그간 일본에서는 들어볼 수 없었던 훌륭한 노래 실력이었다. 한 대중가요 프로그램이 한일 양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40년을 넘게 일본을 경험하며 일본가요를 즐기면서도 일본 가수들에 대한 평가는 낮은 편이었는데, 금번 모 방송의 한일가왕전을 보고 그 생각이 바뀌었다. 누구나가 잘 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이지만 참으로 잘 부르는 가수들이었다. 그런 가수들을 선발해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다니 한류 대세 시대의 한국 제작사의 기획 능력에 놀랐다. 한국 방송에서 일본인이 부르는 일본어 노래와 한국인이 부르는 일본어 노래에 반일의 잣대를 들이대면 거부감이나 비판의 소리가 나오련만, 그저 노래 그 자체에만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사실 노래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 한국인들에게 수준 낮은 노래는 통용되지 않는다. 조금만 시원찮아도 가수에 대한 비판이 심한 한국 아닌가. 그런데 이번 일본인들의 노래는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아 칭찬 일색인 듯했다. 더욱이 일본 가수들의 차분하고 진중한 태도에 한층 높은 평가가 나온 것 같다. 일본 가수들이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에서는 짧은 기간에 소화해낸 그들의 노력과 능력에 큰 칭찬을 보내고 싶다. 사실 한국인은 일본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수 있어도 일본인은 발음상의 어려움 등으로 한국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기 어려운데, 그들의 한국어에는 ‘한국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일본인이 늘었음을 새삼 느꼈다. 금번 가요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한국인이 일본인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과 함께 과거와는 다른 여유를 보인 것 같다. 모든 것이 잘돼 오직 누구 노래가 어땠는지 하는 가수와 노래 이외의 의견은 별로 못 들었다. ‘한국 방송에서 일본 노래를’ 하며 나올 만한 비판이 음악이 선사하는 감동 탓인지 모두 사라지고, 오히려 차후를 기대하게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감동을 주는 교류를 통하면 한일 양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더 나은 한일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지대] 진짜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

“어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네.” 흔히 쓰는 표현이다. 가령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가 상대 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골을 놓쳤다고 치자. 그럴 때 가장 먼저 찾는 동물이 바로 원숭이다. 원숭이를 빗대 아무리 능숙한 사람도 간혹 실수할 때가 있다는 속담을 풀어낸다. 실제로 원숭이는 나무를 타다가 추락사하거나 지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적절한 비유다. 그런 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진 것도 모자라 사체로 발견되고 있다. 멕시코 이야기다. 멕시코 환경부는 이달 들어 남부 타바스코와 치아파스에서 발견된 ‘유카탄검은짖는원숭이’ 사체가 157마리로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는데,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폭염을 지목했다. 더 큰 문제는 폭염에 지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원숭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최근 멕시코 지역을 강타한 불볕더위 속에 원숭이들이 온열질환 또는 영양실조 등으로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만 남부와 중미 북부를 중심으로 한 열돔(Heat Dome·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면서 기온이 오르는 현상) 영향으로 멕시코 곳곳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45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원숭이를 포함해 앵무새와 박쥐 등 동물 폐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더위가 이어지면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현지 생태공원 책임자의 말처럼 자연을 이기는 생물체는 없다. 우리는 더 편한 세상,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미명(美名) 아래 자연에 ‘파괴’라는 비수를 끊임없이 꽂아 왔다. 기온 상승과 기상 이변은 그에 대한 결과인데도 “내 시대 일은 아닐 것”이라는 말로 아무렇지 않게 넘긴다. 원숭이처럼 가장 잘하는 것에서 실수할 때, 그때가 가장 무서울 때일 것이다. 더 이상 자연에 꽂은 비수를 방관하지 말자. 더 큰 재앙은 바로 오늘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천자춘추] 우리 안의 이주

올해 인천시에 사는 이주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사할린이나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주한 고령의 동포 여섯 분을 인터뷰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면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연구 주제를 한참 벗어나곤 한다. 먹고살기 위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곳을 향해 걷고 또 걸어야 했던 할머니.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고 대륙횡단 화물열차에서 견뎌야 했던 추위와 공포. 중앙아시아 땅에 버려지듯 옮겨진 아버지가 맨손으로 땅을 파고 심었던 볍씨. 굶주림과 풍토병으로 속절 없이 죽어 나가던 형제자매들. 이방인으로 살지 않기 위해 돌아온 할아버지의 고향 한국에서 다시 겪는 이방인으로서의 아픔. 한국어를 할 수 없어 벙어리가 된 것 같은 답답함.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저쪽 고향’에 사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조선에서 연해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그리고 다시 연해주와 유라시아 대륙을 돌아 함박마을에 다다른 길고 멀고 험난했던 이주의 기억들이 끊임없이 풀려나온다. 연구의 주제보다 더 절실한 이야기들을 차마 끊어낼 수 없다. 낯선 땅에서 온몸이 부서질 듯한 노동을 견디며 피땀 묻은 돈을 가족에게 보내곤 하던 우리의 디아스포라가 ‘고려인’과 ‘사할린동포’만은 아니다. 사탕수수를 재배하며 노예처럼 살았던 하와이 이민자, 그들의 가정을 이루기 위해 ‘송출된’ 이른바 ‘사진신부’, 칼처럼 날카로운 가시를 지녔다는 애니깽 농장에서 일하던 멕시코 한인. 척박하기만 한 만주의 황무지를 개간했다는 중국 동포. 강제노역에 시달리다 죽임을 당한 식민지 조선의 국민, 하루하루가 삶과 죽음의 줄타기와 같았던 파독 광부, 가난한 집안을 일으켜 보겠다고 자기 몸집의 두 배는 되는 서양인을 돌보던 파독 간호사.... ‘이주’라는 말은 이렇게 우리 안에 가득하다. 두어 다리만 건너면 이주해 간 피붙이가 있고 두어 집만 지나치면 이주해 온 이웃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주해 온 이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이런 마음을 바꿔볼 요량이라면 지난 20일 기념한 세계인의 날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자. 올해로 12회를 맞은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어떤 영화를 상영하는지 알아보자. 이주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민사박물관을 둘러보자. 그렇게 한다면 40도가 넘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깻잎을 따는 캄보디아 젊은이를, 냉동생선을 손질하느라 온몸이 꽁꽁 언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를, 이삿짐을 날라주는 몽골 청년을, 아이에게 타갈로어 한마디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필리핀 엄마를, 하루 열두 시간을 단식하며 가구 공장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중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

[세상읽기] 시흥시가 잊지 않겠습니다

학창 시절 조회시간에는 항상 애국가를 부르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했다. 이제 막 입학한 우리들은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에 대한 추모였는지, 얼마나 무거운 희생에 대한 기림이었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학년이 올라가고, 역사를 배우고,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의 삶과 마주하고 나서야 그 묵념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시흥시에도 3천300여분의 국가보훈대상자가 있다. 독립유공자, 참전유공자, 민주유공자 등 모든 애국의 현장에서 숭고한 헌신으로 나라를 지켜낸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이다. 가슴엔 위대한 애국을 품었지만 그저 누군가의 가족이자 이웃이었을 평범한 사람들. 나이와 계급, 성별에 상관없이 연대하고 힘을 모았던 민초들이다. 우리는 지금 이들이 땀과 눈물로 일군 정신적 토대 위에 서 있다. 마땅히 기리고 기억해야 한다. 시흥시는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에 예우를 다하고 후대가 마음 깊이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례를 개정해 모든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으며 명예 수당, 생활 보훈 보조수당, 위문금, 의료비 등의 생활 안정 지원과 더불어 공공시설 요금 감면 등을 통해 국가유공자의 공훈에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훈·참전 명예 수당 대상 연령을 확대하고 독립유공자 및 유족 특별위로금을 신설하는 등 실질적인 예우를 강화하고 있다. 정신적 예우는 더 중요하다. 시흥시는 2018년부터 3·1독립유공자 기념비 건립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김천복, 윤동욱, 장수산, 권희, 윤병소 다섯 분의 기념비를 세웠다. 100여년 전 시흥시 곳곳에 울려 퍼졌을 대한독립 만세의 뜨거운 함성과 숭고한 나라 사랑의 뜻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국가유공자의 자긍심과 시민의 애국정신을 높이기 위한 보훈회관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관내 국가유공자, 유가족의 복지를 증진하고 선조들의 애국애족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시흥시 보훈 거점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무엇보다 뜻깊은 행보는 ‘시흥시 국가유공자의 날’을 지정한 것이다. 이날만큼은 시흥시 국가유공자와 보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는 취지다. 매년 7월13일에는 시 차원에서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문화예술 행사와 영상 상영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나아가 삼일절, 현충일 등 보훈 기념행사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관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독립운동사 교육을 추진하는 등 일상적인 예우 문화 확산에 더욱 집중하며 보훈의식이 시민의 삶 면면에 깃들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선열들의 거룩한 호국정신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쉬며 현재도 위기의 순간에 수많은 영웅을 만들어 내고 있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잊지 않고 그 헌신에 보답하는 것이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을 국민답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의 기상과 같이 굳세고 강인한 애국선열의 정신을 깊이 되새기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모든 분께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

[오늘의 운세] 5월 30일 목요일 (음력 4월 23일 /甲午)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문서차량 변화 여행출행 시비조심 자손만남 戊子 48년생 만사불리 금전복잡 관재망신 말실수 조심 庚子 60년생 투자증권 손해 부부갈등 음주운전 조심 壬子 72년생 직장문제 고민 질병으로 병원출입 탈선조심 甲子 84년생 여행출행 바쁜나날 재물손해 친구들과 모임 丙子 96년생 마음의 변화 출행여행 음식대접 고민해결 길(吉) 소띠 丁丑 37년생 가택안정 매사원만 금전해결 계약가능 길(吉) 己丑 49년생 명예상승 승진가능 계약성사 재수대길 길(吉) 辛丑 61년생 연인과 데이트 재물지출 실속은 없는 편 癸丑 73년생 직장 스트레스 기분손상 재물지출 많을 때 乙丑 85년생 재물지출 투자손해 주점출입 흥청망청 丁丑 97년생 차량문서 해결 선물 생기고 귀인도움 만사 길(吉)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질병조심 자손걱정 생기나 문서문제는 길(吉) 庚寅 50년생 재물지출 오락탈선 술 대인관계 투자증권 불리 壬寅 62년생 음식대접 직장해결 자손기쁨 데이트 성사 甲寅 74년생 친구형제 모임 직장해결 재물원만 술조심 丙寅 86년생 문서시험 원만 부모집안 문제 과욕은 금물 戊寅 98년생 일시적 컨디션 다운 오후는 모임갖고 해결 토끼띠 己卯 39년생 자손경사 계약성사 명예상승 만사해결 할 때 辛卯 51년생 재수는 원만하나 건강은 불리 실속없고 분주 癸卯 63년생 마음의 변화 건강불리 재물지출 과음조심 乙卯 75년생 경쟁탈락 재수불리 시비구설 음주운전 조심 丁卯 87년생 운기왕성 시험원만 모임갖고 능력인정 길(吉) 己卯 99년생 인기상승 모임성사 귀인노력 능력발휘 대길 용띠 庚辰 40년생 재물성사 운수왕성 자손 경사소식 매사안정 壬辰 52년생 음식대접 직장고민 해결 자손경사 만사 길(吉) 甲辰 64년생 남을 위해 봉사하고 가정에 충실해야 길(吉) 丙辰 76년생 직장해결 시험합격 귀인도움 능력발휘 길(吉) 戊辰 88년생 컨디션 불리 가정불화 소식듣고 과음조심 庚辰 00년생 재물성사 투자재물 주점출입 즐거운 모임 뱀띠 辛巳 41년생 가족들을 위해 돈을 써야 편안하고 무난해 癸巳 53년생 직업자손 고민 재물지출 주점출입 조심 乙巳 65년생 투자재물 손해 직장고민 자손고민 헌신해야 丁巳 77년생 부모님 도움 상사의 후원 시험합격 만사 길(吉) 己巳 89년생 일진평범 부모님 소식 여행무난 급체조심 辛巳 01년생 데이트 성사 일진 무난하나 건강 무리수 주의 말띠 壬午 42년생 음식대접 직장해결 모임성사 기분 상쾌해 甲午 54년생 경쟁관계 발생 남을 인정하고 봉사해야 무난 丙午 66년생 부모님 가족걱정 동분서주 실속없는 하루 戊午 78년생 일진불리 친구와 트러블 감정대립 한발양보 庚午 90년생 술조심 인기있고 대우 받으나 실속없고 바쁜나날 壬午 02년생 학업직업 상담 음식 생기고 대우받고 만사해결 양띠 癸未 43년생 자손문제 고민직장 및 사업문제는 원만 길(吉) 乙未 55년생 돈거래 불리 사업손해 음주가무 탈선조심 丁未 67년생 귀인도움 문서 차량 시험 구직 등 원만성사 己未 79년생 인기있고 좋은소식 오고 소원성취 만사 길(吉) 辛未 91년생 재수왕성 가족화합 연인화합 승승장구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재물지출 자손불화 직업고민 친구모임 丙申 56년생 문서고민 시비발생 재물지출 음식조심 戊申 68년생 오전은 기분손상 오후는 소식듣고 평범해 庚申 80년생 주점 출입하고 모임성사 용돈 생기고 길(吉) 壬申 92년생 고민해결 음식대접 운수왕성 재수도 대길 닭띠 乙酉 45년생 타인으로 손해 직장으로 마음갈등 부부언쟁 丁酉 57년생 문서해결 계약가능 귀인도움 행운오고 길(吉) 己酉 69년생 명예상승 구직성사 시험합격 운수왕성 길(吉) 辛酉 81년생 사랑에 빠질 때 마음갈등 생기나 반길반흉 癸酉 93년생 직업고민 재물지출 술 증권손해 탈선주의 개띠 丙戌 46년생 가택 서류 차량 상가 문제해결 고민해결 戊戌 58년생 명예를 탐하다 망신 음주 우연한 만남 조심 庚戌 70년생 주점출입 재물지출 연인 데이트 즐거워 壬戌 82년생 친구가족 만나 음식대접 즐거운 데이트 길(吉) 甲戌 94년생 동료모임 여행출행 즐거운 날 오락장 출입 돼지띠 丁亥 47년생 시험합격 문서문제 원만 능력발휘 大길(吉) 己亥 59년생 명예상승 계약성사 운수왕성 만사해결 辛亥 71년생 직장갈등 질병으로 병원출입 명예실추 조심 癸亥 83년생 술 음식으로 재물지출 매사 양보 봉사해야 乙亥 95년생 경쟁발생 재물지출 음식 술 생기고 모임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

北 김여정, "오물풍선, 성의의 선물…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자신들이 날려 보낸 오물풍선을 ‘성의의 선물’이라고 비아냥거렸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대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언급하며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헐뜯는 정치 선동 오물인 삐라장과 시궁창에서 돋아난 저들의 잡사상을 우리에게 유포하려 했다"며 "우리 인민을 심히 우롱 모독한 한국 것들은 당할 만큼 당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오물 풍선은 "'표현의 자유 보장'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 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 어린 '성의의 선물'"이라며 "계속 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또 야간에 대남 오물풍선이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살포를 제지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대한민국 정부에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바"라고 비꼬았다.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가 “표현의 자유라며 금지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자신들도 이에 대응해 "한국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오물풍선을 보냈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 배로 건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참모본부의 국제법 위반 지적에 대해선 "풍선이 날아가는 방향에 따라서 '표현의 자유'와 '국제법'이 규정되는가"라고는 궤변을 펼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26일 김강일 국방성 부상 명의로 낸 담화를 통해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고 밝혔고 28일 밤부터 가축 분뇨, 쓰레기 등을 담은 대형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오물풍선은 접경지역인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부분 흰색 풍선 안에 가축 분뇨, 쓰레기 등이 담겨 있거나 오물이 들어 있는 봉투가 매달려 있기도 했다. 29일 오후 4시까지 집계된 오물풍선은 전국에서 260여개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