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있어 안성은 따뜻합니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안성지역 곳곳에서 헌신적인 봉사를 앞세워 남다른 사랑과 따뜻한 배려를 베푼 자원 봉사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안성시 자원봉사센터는 4일 안성시립 중앙도서관에서 김학용 국회의원, 황은성 안성시장, 신수철 자원봉사센터 소장, 천동현 도의원, 봉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사자의 날 기념식을 했다. 이날 이들은 올 한해 활동 성과를 결산하고 1년간 헌신적으로 봉사에 참여해 온 단체와 개인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포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따라 급식 봉사와 메르스, 구제역 방역초소 근무 등으로 남다른 헌신적 봉사에 앞장선 장영숙씨(안성 1동 까치봉사단)가 안전행정부 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또 이관형 씨가 경기도지사상을 안순태, 이재근 씨가 도 의회의장 상을 받았으며 신용섭 씨 등 70여 명이 국회의원상과, 시장상, 교육장 등을 각각 받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5천 시간의 봉사로 지역의 파수꾼과 길잡이로 거듭난 이재봉, 윤영자, 이재갑 씨가 각각 동자봉이 상을 거머쥐었다. 김학용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움을 가진 대한민국의 가장 소중한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어두운 곳에 더욱 밝은 빛을 비춰 달라”라고 당부했다. 신수철 센터 소장은 “고통 받는 이들에게 나눔과 사랑의 봉사를 펼친 여러분은 이 세상의 기둥이며 버팀목이다”이라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연기자 출신 인기 방송인 김원희 “20년 전 MC 권했던 PD들… 고마운 분들이죠”

아나운서 출신도 아니고 매끄럽고 윤기나게 진행하는 것도 아니다.그런데 편하고 친근하다. 소탈하고 웃기다. 어쩜 그 웃음과 유머가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바비인형처럼 생긴 예쁜 ‘언니’가 가끔 허를 찌르게 웃기면 열만큼 웃을 일이 백만큼 웃게 된다.흔한 오버액션도 없다.자연스럽게 웃고 울고, 궁금해하고 슬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에 나온다.배우에서 출발해 최근 몇 년은 여성 MC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김원희(43)를 눈발이 날리던 날 광화문에서 만났다. 그림 속 ‘바비인형’이 현실로 걸어오는 것 같다.“제가 진행의 스킬도 없고 진행을 매끄럽게 하지도 못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말할 줄도 모르고요.” 그런데 김원희는 지금 무려 4개 프로의 MC를 맡고 있다. 3개는 단독 MC, 1개는 메인 MC다.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교양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여성 단독 MC의 ‘씨가 마른’ 방송가에서 전문 진행자도, 개그맨 출신도 아닌 김원희가 지금 가장 잘나가는 여성 MC가 된 것이다. “배우로 시작했지만 MC를 병행한 지도 어느새 20년 가까이 됐어요. 그런데 솔직히 이 일이 얼마나 치열하고 귀한 일인지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어요.그러다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닫고는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뭐 겉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책임감은 더 강해졌죠. 그리고 이 일의 소중함에 더 감사하게 됐고요.” 일단 SBS TV 예능 ‘자기야 - 백년손님’을 만 6년 넘게 진행하며 지난 10월 300회를 넘겼고, TV조선에서 정보프로그램 ‘살림 9단의 만물상’을 2년 넘게 진행 중이다.여세를 몰아 지난 9월부터 TV조선 유아 관찰 프로그램 ‘난생처음’을 맡았고, 내년 1월부터 방송되는 TV조선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도 현재 녹화를 뜨고 있다. 그중에서도 2009년 ‘스타 부부쇼 자기야’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자기야’에서는 김원희가 김용만, 김성주, 최양락, 신현준 등의 남자 MC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지난해 여름부터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개의 장수 프로그램에서는 남자 MC가 여성 MC를 갈아치우며 해를 거듭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거꾸로다. 게다가 지난 3일까지 33주 연속 목요일 밤 11시 시청률 1위 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를 얻고 있다.‘자기야 - 백년손님’의 제작진은 “김원희는 편안하면서도 살가운 진행 솜씨로 출연진과 시청자를 모두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희는 “제가 결코 최고도 최선도 아니다. 그걸 바란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라며 “다만 나만의 방식과 스타일은 보여주는 것 같다. 40대 중반으로 가는 여성의 모습과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진짜 궁금하고 재미있어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진행자로서 한 사람의 게스트를 상대하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에요. 그 사람의 인생이 제게 걸어들어오는 것이고 살아있는 이야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잘 들어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일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건 MC로서보다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게스트와 대화를 나누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와 아무리 다른 사람이어도 그 사람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듣고, 그의 삶을 인정하면 모든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그런 제 궁금증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요즘 어린 세대에게는 김원희가 유머러스한 MC로만 보이겠지만 사실 그는 ‘인현왕후’ 출신이다. 1992년 MBC 21기 공채 탤런트로 출발해 ‘서울의 달’ ‘이 여자가 사는 법’ ‘부자유친’ ‘장희빈’ ‘꿈의 궁전’ ‘홍길동’ 은실이‘ ’퀸‘ 등을 거치며 정상의 인기를 누린 배우다. 하지만 2008년 OCN 드라마 ‘과거를 묻지 마세요’ 이후 가정생활과 봉사활동에 무게 중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그는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솔직히 시간이 안나는 것도 사실이에요. 연기를 하려면 지금 하는 많은 일을 그만둬야 하거든요. 하지만 저는 영원히 배우이고 언제든 연기는 할 겁니다. 다만, 지금은 지금 하는 일들이 좋고 이미 너무 바빠요.(웃음)” 그는 “20년 전쯤 드라마 촬영장으로 꾸준히 찾아와서 MC를 하라고 권유했던 예능국 PD분들이 고맙다”며 웃었다. “당시 저는 MC는 생각도 안했는데 제가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가면 좀 웃겼는지 그렇게들 권유와 설득을 하시더라고요. ‘10년만 내다봐라. 일본이나 홍콩처럼 배우가 연기랑 MC를 병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면서요. 그렇게 해서 ‘기쁜 우리 토요일’ MC를 맡게 됐죠. 저도 몰랐던 제 잠재 재능을 알아보셨던 그분들께 감사드려요.(웃음)”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600일, 단원고 교실엔…

[사설] 서해대교, 교각 붕괴 우려는 없나 솔직히 설명하면서 완벽히 복구해라

서해대교가 여전히 불안하다. 사고 원인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나머지 케이블의 손상 정도에 대한 이견도 있다. 교각 전체, 다시 말해 서해대교 전체의 붕괴 위험도 제기된다. 그런데도 어느 것 하나 명확한 것이 없다. 주탑에 연결됐던 72번 케이블이 끊어진 것은 3일 오후 6시 12분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ㆍ소방본부ㆍ도로공사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은 “낙뢰 외에 다른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낙뢰를 관측하는 기상청 시스템은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3일 오후 4시 10분쯤 아산만 해상에 내리친 낙뢰가 사고현장과 가장 근접한 장소ㆍ시간의 낙뢰였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케이블 파손은 낙뢰로 인한 천재지변보다도 내부 결함에 의한 가능성이 더 있을 수 있는 게 상식이다. 더구나 8m 옆 피뢰침은 정상작동되고 있었다. 감식팀이 설계 결함 등의 내부 요인을 너무 배제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또 다른 손상 실태에 대한 설명도 명쾌하지 않다. 72번 케이블은 끊어져 떨어지면서 56ㆍ57번 케이블을 손상시켰다. 두 케이블은 끊어지지만 않았을 뿐 케이블 내부의 선이 많이 끊어지고 변형돼 있어 있으나마나 한 수준으로 알려진다. 주탑의 한쪽 면을 지지하는 17개의 케이블 중 3개가 기능을 상실한 셈이다. 더 걱정인 것은 71ㆍ70번 케이블의 손상 여부다. 전문가들은 이 두 케이블의 손상은 서해대교 전체 붕괴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조언하고 있다. 72번 케이블이 떨어지면서 바로 밑에 두 케이블을 건드리지 않았다는 보장이 없다. 그런데도 공식 발표는 72번과 56ㆍ57번 외에는 손상이 없다고 한다. 이 발표를 믿을 수 있는가. 사고가 난 것은 3일 늦은 오후다. 안전성 검토위원회가 사고 원인을 낙뢰로 단정한 것은 4일이다. 대형 교각의 시설이 낙뢰로 손상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에게도 처음 접하는 유형의 사고였을 것이다. 그런 사고의 원인을 단 하루 만에 낙뢰로 단정하는 이유가 미덥지 않다. 더구나 국가 기관이 기상청이 ‘그 시각 그곳에서는 낙뢰가 없었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나머지 케이블의 안정성 장담도 너무 서두르고 있다. 72번 케이블이 56ㆍ57번 외 케이블을 훑듯이 떨어졌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여기에 핵심 케이블 손상으로 인한 하중 증가로 추후 손상이 진행됐을 수도 있다. 왜 이렇게 서두르나. 뭘 숨기려는 것인가. 오는 24일까지 모든 서해대교 통행이 통제됐다.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원성은 커질 것이다. 정부는 조속한 수리와 정상화를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에 있음을 강조하려 한다. ‘71ㆍ70번 케이블이 끊어졌다면 서해대교는 무너졌을 것’이라는 현장 조사 관계자의 증언이 이미 나와 있는 상황이다. 모든 케이블의 안전 여부가 점검의 대상이어야 한다. 서해대교는 평소에도 상판의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되는 곳이다. 한 번쯤 지나갔던 이용객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그런 위험천만한 시설에서 주탑을 휘흔드는 사고가 났다. 지금 급한 것이 뭐겠는가. 투명한 설명과 완벽한 복구다.

[사설] 수원 FC, 가장 한국적인 드라마 쓰다

수원 FC의 출발은 수원시청이었다. 지난 2003년부터 내셔널리그에 참가했다. 내셔널 리그는 K리그 개념으로 보면 3부 리그다. 그러다가 2013년 시민구단 수원 FC로 전환해 K리그 챌린지에 뛰어들었다. 그런 수원 FC가 1부 리그로 승격했다. 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 순수 시민 구단에서 출발한 팀이 1부 리그에 승격된 것은 처음이다. 3부 리그와 2부 리그를 거쳐 1부 리그에 오른 것도 말할 필요 없이 처음이다. 기적에 가깝다. 수원 FC는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다. 시민 구단이다 보니 50억원 남짓으로 1년을 버틴다. 1부는 물론 다른 2부 리그 팀보다도 열악하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9천만원 정도다. 10억~40억원을 오가는 유명 선수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연습생 개념으로 입단한 선수들은 더 열악하다. 1년에 1천400~2천만원 정도로 생활한다. 연습장도 없어 여기산 시민공원을 이용한다. 숙소는 수원종합운동장 관중석 아래 공간을 사용한다. 그런 수원 FC지만 도전은 당찼다. 부족한 개인 기량은 완벽한 조직력으로 해결했다. 짧은 패스와 과감한 돌파, 지칠 줄 모르는 공격으로 무장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넘어 ‘막공(막강한 공격)’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주로 선발했다. 어느 구단에서도 지명받지 못한 선수를 가능성만으로 뽑기도 했다. 그런 선수 중에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적은 예산에 맞춘 정신력과 경영이다. 결국, 이런 수원 FC는 130만 시민을 감동시켰다.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는 차가운 겨울비 중에도 3천명의 시민이 찾았다. 5일 부산 구덕 경기장으로도 열기는 이어졌다. 수원에서 원정 간 1천명의 수원시민이 부산 홈 관중을 압도했다. 일명 ‘막공 버스’ 20대를 타고 무려 300㎞를 달려간 수원시민들이었다. 경기 전 관중석을 둘러본 조덕제 감독은 ‘이런 팬들을 어떻게 실망시킬 수 있겠냐’며 울먹였다고 전해진다. 수원 FC의 승리가 확정된 5일 저녁. 인터넷에는 온 국민이 보내는 격려와 축하로 넘쳤다. ‘수원 축구 재미있다’부터 ‘축구가 만들 수 있는 기적을 보여줬다’는 격려까지 수천 건이 올라왔다. 그 글들이 담고 있는 정서는 하나다. 어려움을 극복한 2등의 반란, 실력으로 극복한 없는 자의 설움…. 한국인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 즉 고난 극복의 정서였다. 지금 그 정서를 수원시민의 구단 수원 FC가 온 국민에게 선물하고 있다.

[이슈&경제] 도시재생에서 도시경제 부흥의 답을 찾아야 한다

도시화는 경제성장의 필수요소이다. 그것은 도시가 사람과 기업간 네트워킹의 장으로서 경제성장의 엔진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글레이저 교수에 의하면 도시인구 비중이 10% 늘어날 때마다 그 나라의 일인당 생산성은 30% 향상된다고 한다. 과거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은 90% 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도시화율의 결과라고 하여도 결코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도시가 무한히 성장하고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시화가 일정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각종 도시문제로 인해 쇠퇴의 징후가 나타나게 되고, 도시를 관리하고 가꾸어야 할 시점이 도래하게 된다. 최근 우리경제의 무기력증은 한국도시들의 이러한 쇠퇴징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 도시가 삶의 터전으로서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성장엔진으로서의 기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쇠퇴한 도시를 되살리는 도시재생사업이 필히 요구된다. 제조업의 몰락으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서구도시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도시재생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도시재생 방식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부동산 가치상승에 중점을 두고 행정당국이 주도해 전면철거 후 재건축하는 방식위주였다. 그러나 최근의 도시재생은 물리적인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ㆍ사회ㆍ환경적 특성을 고려하여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과거의 도시재생이 ‘하드웨어’ 측면인 재건축, 재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도시의 기능향상과 행정속도를 중시하였다면, 최근의 도시재생은 ‘소프트웨어’측면을 중시하며 도시의 재활성화와 도시경제의 재창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운 도시재생 방식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감성’과 ‘참여’라 할 수 있다. ‘감성’이란 도시재생과정에서 도시의 고유한 역사나 산업유산, 문화ㆍ예술적 자원 등 감성적인 요소를 인구와 기업의 유인책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참여’는 도시재생에서 도시민의 삶의 질과 라이프스타일이 도시활성화의 중요한 목표로 대두되면서 재생의 주체로서 시민 및 기업의 참여와 역할이 확대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도시재생방식의 이러한 진화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그것은 단기적 성과도 좋지만 함께 만들어 가는 재생 과정 자체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정해진 기간과 계획 하에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감성, 창의, 소통, 참여 등과 같은 키워드를 활용하면서 계획을 함께 수정ㆍ보완해 가는 과정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재생의 결과로 우리의 도시들이 새로운 창조적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도시재생과정에 기업을 적극 참여시켜 행정당국-시민-기업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BMW가 구겐하임 재단과 협력하여 도시와 소통하기 위한 이동식 랩을 만든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도시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도시재생을 선도하여 도시경제부흥의 한국적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고, 이것이 촉매가 되어 대한민국 경제가 또 한 번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허재완 중앙대 사회과학대 도시계획ㆍ부동산학과 교수

[지지대] DMZ 궁예도성

‘비무장지대(DMZ) 안에는 한국전쟁과 동시에 멈춰 서버린 금강산 가는 철길도, 버려진 경원선 열차도 녹슬고 부식된 몸체로 누워있다. 주인을 잃어버린 무기도 철모도 나뒹군다. 이제 그 무기와 철모들이 허허로운 여운을 남긴 채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그들의 주인이 그랬던 것처럼. 비무장지대엔 또 하나의 역사가 잠들어있다. 궁예가 건설한 태봉 궁예도성이다. 일제 강점기때 펴낸 책에는 궁예궁터 앞의 석등 사진이 실려있으나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짐작해볼 도리가 없다. 도성과 유물은 남북의 어떤 책에도 실리지 않은 채 분단으로 긴 세월 잊혀져 왔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궁예와 철원과 태봉, 그리고 DMZ안 베일에 싸여있는 궁예궁터에 주목한다. 남북 공동조사를 통해 궁예도성의 실체를 파악하고 역사적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4년 9월 13일자 경기일보에 썼던 글이다. ‘한반도의 보고 한탄강’ 시리즈를 연재하며 24번째로 ‘DMZ의 궁예도성’을 실었다. 북한에서 발원해 DMZ을 지나 철원을 흐르는 한탄강 취재를 위해 당시 철원을 자주 찾았다. 자연스럽게 궁예를 만났다. 궁예는 한탄강을 끼고 발달한 옥토가 대평원을 이루는 철원에 그가 꿈꾸는 이상사회를 건설하려 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궁예도성이다. 궁예도성은 ‘고려사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 등의 옛문헌과 일제가 펴낸 ‘조선보물고적 조사자료’ 등에 나와있다. 1918년 일제가 작성한 지도와 1951년 찍은 항공사진, 1991년 군이 제작한 지도를 토대로 보면, 궁예도성은 군사분계선을 거의 정확히 반으로 나눠 반쪽은 북한, 반쪽은 남한 땅에 위치해 있다. 도성은 남북으로 갈린 것도 서러운데 경원선 철로가 동서로 또 잘라 놓았다. 궁예도성의 규모는 외곽성이 12.5km, 내곽성이 7.7km에 달한다. 한성백제의 풍납토성(전체둘레 3.5km), 신라의 경주월성(1.8km), 고구려의 국내성(2.7km)은 비교도 안될 정도다. 궁예가 ‘영원한 평화가 깃든 평등세계’ 대동방국(大東方國)을 건설하려던 프로젝트가 얼마나 야심찼는가 짐작할 수 있다. 궁예도성의 남북 공동 발굴조사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개성 만월대에 이어 공동조사가 이뤄질 경우 전쟁과 분단ㆍ냉전의 유산이 화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바뀔 수 있다. 이는 민족의 동질성과 역사 정체성을 찾는 중요한 작업이기에 반드시 이뤄지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