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내가 교육부장관이 된다면

첫째도 둘째도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겠다. 즉, KAIST(한국과학기술원) 못지않은 인문 교육계 연구 및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원 대학교 성격의 누리마루 교육원을 만들고 그 분원들을 전국의 365개 대학에 설립하여, 다언어와 다문화에 능통하면서도 첨단 인터넷/컴퓨팅 ICT 기술로 무장한 글로벌 청년리더들을 연간 100만 명 이상씩 대량으로 양성하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학을 졸업한 20-30대의 실질적인 청년 실업자가 백만 명을 넘어섰으며,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학의 시간강사의 수도 바야흐로 7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가난한 선비들’에 비유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교수 수가 5만8천명 정도이니, 대학 교수 수보다 시간강사의 수가 오히려 만 명 이상이나 더 많은 실정이다. 이 젊은이들이 누구인가. 청운의 뜻을 품고 젊음을 불태워 가면서 학문을 연마한 지식인들이 아닌가. 이들 중 많은 청년들은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선진국으로 유학까지 가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아 온 석학들이 아닌가. 우리는 이들이 떳떳한 직장을 잡고 일하면서 높은 수준의 봉급을 받고, 결혼도 하여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친지, 이웃들과 어울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제는 시간강사들이 ‘가난한 선비’의 신분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교수’의 직위를 유지하면서 더욱더 학문을 연구할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글로벌 코리아를 건설할 수백만 명의 젊은 청년들을 교육시키는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석박사 학위자로서의 시간 강사들이 모두 누리마루 교육원의 정식 교수와 연구원이 되어, 이 대학원 대학교에 입학한 청년들을 잘 가르쳐서, 그들이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갖추게 할 수 있다.이들이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아프리카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그리고 태평양 군도로 진출하여 인류를 위해 봉사하면서, 그들을 지성으로 섬기면서 잘 가르치고, 또한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면서, 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들이 한국 드라마와 한국음악(k-팝)의 세계화 바람, 즉 제1, 제2 한류열풍에 이어, ‘세계 통치와 세계 교육’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제3의 한류열풍을 일으키는 선봉에 서서 세상으로 나아가, 인류 공영과 문화 창달에 이바지하는 인재들이 되게 하자.이들이 자유, 평화, 평등, 복지, 민주주의를 신봉하면서 인류박애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이 되어 전 세계에 파견됨으로써, 대한민국은 브랜드 가치 세계 1위의 문화강대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원수 충남대 국어교육과 교수온누리한글연구소장

[정애리 칼럼] 가을선생

가을이 뚝뚝 떨어집니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가을입니다. 여기 저기 널려 있는 낙엽꽃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요즘 눈 호강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봄산은 가까이 보고 가을산은 멀리 보라하는데 아마도 피어나는 것과 지는 것을 얘기 하는거겠지요. 맞아요. 봄산은 정말 가까이 다가갈수록 어찌나 아름다운지 가까이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멀리 보라하는 가을산…. 어찌된 일인지 요즘 제게는 이 가을이 가까이 가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겠습니다. 옛 말이 틀린것은 아닐테니 제가 틀린걸까요. 아님 멀리 보라 했던 깊은 가을의 뜻을 이제야 제가 제대로 보기 시작한걸까요. 낙엽들을 보다보면 참 경이롭습니다. 같은 곳에 서 있는 같은 종의 나무들인데도 어찌나 각자 다른 자기를 오롯이 내어보이는지요. 햇볕과 바람에 따라 또는 자기본래의 상태에 따라 정말 각기 다른 색들을 냅니다. 때로는 노랗게 빨갛게 갈색으로도…. 그래서 가을 나무는 우리에게 선생 같습니다. 그렇게 다른 거라고 모두 다른 거라고. 환경에 따라서 우리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기억하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상처입은 모습까지도 얼마나 다르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얘기를 해줍니다. 예쁜 낙엽 들을 유심히 볼 때가 있습니다. 입으로는 연신 예쁘다 예쁘다를 연발합니다. 생각합니다. 인생의 가을을, 가을을 맞는 사람들을…. 그들을 향해 계속 예쁘다 예쁘다를 연발하는가를. 우리네 인생도 분명 가을이 있습니다. 이미 가을을 맞고 있는 사람들. 또 가을이 짙어 다 떨구인 낙엽들이 되어 있는 사람들. 그들을 보며 얼마나 예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카메라에 기억에 담고 싶어하는지. 낙엽 앞에 부끄러워집니다. 또 역시 보고 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고 느끼고 싶은 것만 누리는게 아닌가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이렇게 나 스스로가 또 단풍이 됩니다. 나의 가을도 아름다우면 좋겠습니다. 열매도 잘 맺고 또 떨궈야 할 때 잘 떨어져서 부는 바람에도 가벼이 날아 앉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그런 가을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봄도 여름도 충분히 감사하지만 인생의 가을이 욕심으로 부여잡는 것이 아닌 가벼워짐으로 겨울을 맞이하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가을에 낙엽을 잘 떨궈야 겨울을 잘견디며 봄을 준비하듯이 이제는 내려놓음에 마음을 더 쏟아야한다고 가을나무들이 얘기 하는듯 합니다. 내려놓음. 가벼워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책갈피에 꽂혀있는 단풍잎처럼 길거리에 널려 있는 은행잎처럼 나와 그대가 같이 한다면 우리의 가을도 그렇게 멋진 풍경화가 될 것 같습니다. 백발이 아름다운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비워져서 가벼워져서 조금은 더 약해져서 아름다운 세상. 나의 백발이 그대의 백발이 아름다운 그런 세상이 문득 그리워지는 비내리는 가을날 오후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정애리 월드비전 친선대사

[기고] 일그러진 우리들의 자화상

최근 서울 C고교에서 불거진 학교급식 관련 비리사건은 놀랍고도 충격적이다. 해당 고교에 납품하는 용역업체 직원을 포함해 전 교장과 행정실장 심지어 이사장까지 연루된 파렴치한 횡령사건이다.학생들 급식 배송 업무를 허위로 조작하고, 조리실 사용 물품을 과다 청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4억여원을 떼어 먹었다는 혐의다. 해당 학교 동문은 CCTV를 동원해서라도 급식실태를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60~7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추하고도 추한 모습이 세기가 바뀐 2015년, 그것도 학교 현장에서 벌어졌으니 더욱 놀랍지 않은가. 사실 이번 C고교의 급식사태가 아니어도 학교 관련 비리를 둘러싼 의혹들은 오래된 이야기다. 회계장부 조작에서부터 각종 공사비 과다 계상, 학교재산 불법 전용 및 횡령 그리고 이번의 급식 관련 비리까지 광범위하며, 형태도 다양하다.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학교 경영자로서의 자격을 망각한 행동들이 버젓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한편으로 학교 현장을 좀 안다고 자처하는 이들은 “뭐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제오늘만의 일도 아니고, 이를 둘러싼 잡음에 늘 익숙해 있었던 터여서 어쩌면 이번 사태는 예견된 것이란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도 평소 학교 다녀온 아이의 학교 음식 투정에 ‘설마 설마’하면서도, 그 정도라면 학교의 급식 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있을 법하다고 평소 느껴왔을 터라 이번 사건이 그리 놀랍지 않다고 한다. 이쯤 되면 불신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최근 성균관대 SSK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에서 (주)포커스컴퍼니가 공동 조사한 학부모들의 학교급식에 대한 안심수준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0점 정도에 불과했다. 학교급식 관련 사건·사고에 대한 높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검찰과 경찰은 올해 말까지 학교급식 비리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특별단속을 선언하고 있다. 급식계약 관련 교직원과 납품업자 간 유착, 이권개입, 특혜제공, 식자재 납품가 부풀리기 및 과다청구, 회계서류 조작 등 전반에 대한 단속을 추진한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검·경의 철저한 비리 척결의지와 실천은 매우 중요하고도 절실하다. 어린 학생들의 먹을거리를 가지고, 부도덕한 짓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의 근원이고 악의 축이다. 문제는 특별 단속이라는 일시적이며 이벤트적 행정 행위만으로는 추악한 이 같은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없다는 것이다. 관계 당국의 ‘지속적이면서도 강력한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더 근원적인 문제해결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급식환경’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결심(?)만 서면 도적질도 언제나 가능하다’는 구멍 난 우리 사회의 도덕적 해이 상태를 다시는 보고만 있을 순 없다. ‘안심할 수 있는 급식환경’은 아이들의 먹을거리 문제를 그저 두고만 봐야 하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아니라 부정의 틈을 주지 않는 빈틈없는 관리 감독시스템밖에 없다. 지방정부의 공공의 예산이 학교급식에 지원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형식적 관행적인 관리의 타성을 벗어나 예산 계획과 효율적인 집행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또한, 학부모 단체나 해당 교육청, 지방의회 역시 관조적 태도가 아니라 이 관리 감독시스템에 적극 참여, 학교급식에 대한 안심을 확보해 줘야 할 책임이 있다. 학교 급식비리는 어른들이 저지를 수 있는 많은 부정 중의 하나로 쉽게 이야기 되어선 안 된다. 존경과 선망의 대상인 학교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신뢰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올바르고 정직한 삶을 교육하는 학교라는 성스러운 곳이 도적질이나 가르치는 장소로 덧씌워 져어야 되겠는가. 창피함과 부끄러움을 넘어 일그러진 우리들의 자화상을 되돌아 봐야 할 때다. 이권재 오산발전포럼의장

국사편찬위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47명 확정…명단은 비공개"

명단은 비공개.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47명이 확정됐다.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지난 4~9일 교과서 집필진을 공개 모집한 결과, 오는 2017학년도부터 국정으로 전환되는 중·고교 역사교과서 집필진 47명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간 동안 교수·연구원 37명, 교원 19명 등 모두 56명이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17명을 선정하고, 초빙 절차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원로 학자 등 30명을 추가로 뽑아 최종 47명으로 집필진 구성이 마무리됐다. 47명 가운데 중학교 역사①, 역사② 교과서 집필진은 26명, 고교 한국사 집필진 등은 21명이다. 국편은 현대사를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서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역사는 물론, 정치, 경제, 헌법 등 인접 학문 전문가들도 집필진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국편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검정교과서의 경우 중학교 역사 집필진은 평균 12.4명, 고교 한국사는 평균 7.4명이다. 이번에 선정된 인원은 현행 교과서 집필 인력보다 배 이상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편은 그러나 선정된 집필진 개개인의 명단은 이번에 공개하지 않고, 앞으로 집필진과 상의한 후 공개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집필진에 대한 비난 여론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편은 “현행 검정 역사교과서들도 집필진 명단은 집필이 완료돼 전시본이 나올 때 공개됐다. 집필진이 최대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사설] 투쟁·싸움의 정치는 마감됐다 이제, 대화·협력의 정치로 가자

양 김(兩金) 시대는 투쟁, 싸움의 정치였다. YS(김영삼)ㆍDJ(김대중) 모두 독재 정권이 만든 정치인이다. YS는 약관 26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여당이던 자유당 소속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 야당 투쟁의 길을 택했다. 이승만 정권의 장기집권 계획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 DJ는 처음부터 자유당 정부에 맞선 정치를 택했다. 신안 낙도에서 어렵게 자란 그에겐 운명처럼 짊어지워진 투쟁의 길이었다. 1960년 4월 시민과 학생들이 불법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고교생 김주열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사망했다. 시위를 벌이던 고려대생들은 정부가 동원한 깡패들에게 습격을 당했다. 1980년 광주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했다. 신군부는 탱크로 무장한 공수부대로 진압했다. 무고한 시민 191명이 사망했다. 국민과 정치는 싸워야 했다. 그런 투쟁과 싸움의 시대에 정치인 김영삼ㆍ김대중이 있었다. 이제 그들의 시대가 마감됐다. 이와 함께 그들이 살았던 정치도 마감됐다. 이제 우리에게 3선 개헌의 자유당을 흉내 낼 정치세력은 없다. 유신독재의 공화당을 흉내 낼 정치세력도 없다. YS, DJ에게 강요됐던 투쟁, 싸움의 정치 환경은 사라졌다.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 지난 14일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시위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농민단체 관계자가 중상을 당했다. 일부 세력은 이를 폭력 진압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불복종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해보자. 과연 14일 불법 시위와 경찰 진압이 양 김 시대의 그것과 비교할 일인가. 최루탄이 박힌 시위대를 바다에 유기하고, 탱크를 동원해 시민을 학살했던 그 시대 정치상황과 비교할 일인가. 양 김이 남겨 놓은 시대정신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구분해야 한다. 야당은 야당대로 시대에 맞는 대여 투쟁과 견제의 정치를 해야 한다. 투쟁과 싸움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양 김 시대의 척박했던 정치 환경을 억지로 도입시키면 안 된다. 여당은 여당대로 시대에 맞는 정책과 정치를 펴야 한다. 눈앞의 목적을 위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훼손하는 구태를 재연하면 안 된다. 김영삼ㆍ김대중 시대는 투쟁해야 했고 싸워야 했다. 2015년 대한민국 시대는 대화해야 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 분명한 시대적 사명을 구분해내는 것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내며 우리 정치권이 숙고해야 할 일이다.

[사설] 서해 5도 생계대책, 말잔치로 끝낼 건가

서해 5도가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정부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서해 5도 지원특별법을 제정, 주민들의 기대만 잔뜩 부풀려 놨을 뿐 지원법에 따라 수립한 종합발전계획 추진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발전계획의 핵심이어야 할 생활안정 기반구축 등 생계대책 사업이 미진해 종합발전계획 시행 5년이 지났지만 지역경제는 오히려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종합발전계획 내용은 쾌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환경 개선·주민 안전 및 대피체계 강화·편리한 해상교통 및 생활기반 시설 확충·일자리 창출 및 소득 증대 기반 구축·지역특화 관광자원 개발과 국제평화거점 육성 사업 등이 주요 골자다. 정부와 지자체가 10년 동안 9천109억 원을 투입해 78개 사업을 추진, 서해 5도를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지역특화 관광자원 개발 및 국제평화거점 육성 사업을 추진, 서해 5도를 평화지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 관광자원 개발로 일자리를 확충하고 외국 관광객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오히려 북한의 도발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추진된 건 주민 대피시설 개보수 및 정주(定住)환경개선 사업이 주류였다. 정부가 장담한 지역특화 관광자원 개발 및 국제평화거점 육성 사업은 아예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 또 백령도의 바다시장·물범생태공원·연꽃단지·진촌풍물시장 조성과 연평도의 평화의 섬·탐조조망공원 조성 사업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관광객이 2013년 14만3천명에서 작년 10만 6천명으로 줄자 음식점과 숙박업소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까지 투입된 종합발전 사업비는 주민에게 매년 5만 원씩 지급하는 정주생활지원금 등 2천521억 원으로 정부 지원율은 10년간 투자계획(9천109억 원)대비 고작 28.36%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 지원은 해마다 줄고 있다. 2011년 430억 원이던 지원금이 올해는 230억 원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인천시는 ‘서해 5도 방문의 해’ 사업으로 시행해온 관광객 뱃삯 50% 할인 혜택을 재정난을 이유로 내년부터 전면 중단한다. 섬 프로젝트의 포기나 다름없다. 이처럼 정부와 인천시의 관심이 시들면서 주민들은 정신적인 고통과 생계위협을 느끼며 고달픈 삶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의 이 같은 불안한 생활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이제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관광자원 개발과 해삼 섬 등 고부가가치의 바다 목장 조성 등 주민의 생산·소득증대 사업이다. 주민의 안정된 삶이 보장돼야 지역 안보도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지지대] YS 어록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월간지의 취재 요청을 수락했다. 기자가 물었다. “박정희 정권 때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었죠?” YS는 격세지감을 느끼는 듯 의미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가 어디서 이런 착상을 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YS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지금 생각해도 참 괜찮은 말인 거 같아. 그때 내가 생각해 봤지. 돼지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개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좀 이상하지? 또, 소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다 내가 비틀 수 없는 거잖아. 그래서 내가 비틀 수 있는 게 뭔가 곰곰이 생각해봤지. 그런데 딱 닭이 떠오른 거 아이가” 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유머집 ‘YS는 못말려’의 한 대목이다. YS의 문민정부는 최고 통치자도 공개적인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시대였다. 당시 세간엔 ‘학실히(확실히)’ ‘씰데(쓸데)없는 소리’ ‘이대한(위대한) 국민 여러분’ 같은 말이 유행했다. YS는 특유의 발음과 말실수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줬지만 오래 기억될 어록을 많이 남겼다. 굴곡진 현대사에서 위기의 순간마다 ‘결정적 한마디’를 했다. 직설적이고 함축적이었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다. YS는 서슬퍼런 유신정권에 계속 쓴소리를 했고, 1979년 10월 4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에서 제명당하며 이 말을 남겼다. YS는 ‘올바른 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의 ‘대도무문(大道無門)’도 자주 언급했다. 군사정권에서의 ‘저항 어록’도 유명하다. 1973년 김대중 납치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한국에는 통치가 있을 뿐 정치가 없다. 정치가 없는 곳에 민주주의는 없다”고 했다. 1983년 민주화 요구 단식투쟁을 하던 YS에게 전두환 정권이 출국을 권유할 땐 “나를 시체로 만들어 해외로 부치면 된다”고 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변절’이란 비판을 받을 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정면 돌파했다. 1995년 일본 정치인들 망언에는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기어이 고쳐놓겠다”고 했다. 2003년 단식 중인 최병렬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선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그의 어록과 그와 관련된 유머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민주화의 주역이자 서민적인 대통령이었던 YS는 많은 국민에게 ‘학실히’ 기억될 것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인천논단] 헬멧, 자녀의 목숨을 구합니다

등교시간에 송도국제도시를 지나다보면 눈길을 잡는 인상적인 광경과 가끔 마주한 적이 있다. 외국인 엄마가 초등학생 형제 세 명을 거느리고 줄을 지어 자전거를 타고 체드윅국제학교 쪽으로 향하는 풍경이다.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어미닭과 졸졸졸 쫓아가는 병아리들 같아 따뜻하게 눈길을 사로잡지만, 내게 더 인상 깊게 남아있는 모습은 엄마도 세 아이도 모두 늘 헬멧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적십자사가 위치한 동네에는 초·중학교도 있고, 약수터도 있어 자전거를 탄 학생들이나 어르신들과 매일 아침 흔히 마주친다. 이들 중 어느 한 사람 헬멧을 갖춰 쓰고 자전거를 타는 이가 없다. 복장까지 제대로 갖춰 입은 자전거출근족이나 동호회원들을 제외하고 학생이나 일반인들 가운데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만난 기억이 거의 없다. 위험천만한 광경이 수시로 목격된다. 등교시간에 쫓긴 학생들이 차량이 질주하는 도로 한가운데를 차량이 잠깐 뜸한 틈을 타 무단으로 가로질러 자전거로 달리는가 하면, 약수통을 짐받이에 가득 싣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어르신이 탄 자전거가 큰길로 나서는 차량과 부딪칠 뻔한 광경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을 자전거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전거 사고로 인한 인구대비 사망자 숫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히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200명이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전거 사고는 연평균 10.3%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연평균 0.37%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10만 명 당 자전거 사고 사망자는 5.4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평균의 7배나 된다. 끔찍하지 않은가. 한해 300명 정도가 자전거 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이중 90%가 헬멧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통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통전문가들은 헬멧만 제대로 갖춰 쓰면 설령 자전거 사고가 발생해도 뇌손상을 막아 목숨을 잃는 일은 피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왜 우리들은 그 소중한 아이와 어르신들에게 헬멧 씌울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언론에서 최근 자전거 사고 위험을 자주 환기시켜 주는데도 남의 일처럼 무심히 흘러버리고 있다. 우리 각자의 안전불감증이 너무 한심하고 걱정스럽다. 안타까운 생각에 인천적십자사가 나서기로 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 안전헬멧쓰기 캠페인’을 연말까지 벌일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방경찰청, 인천도로교통공단의 협조를 얻어 자전거 안전교육과 캠페인을 시작한다. 우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헬멧쓰기 포스터를 부착하고 영상과 음원으로 제작한 캠페인 홍보를 교내방송을 통해 내보내 아이들부터 안전의식을 갖도록 할 방침이다.오는 21일에는 인천 관교동 중앙어린이교통공원에서 관련 단체와 학생 1백여 명이 모여 캠페인 런칭 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날 인천적십자에 신청을 한 어린이 50명에게는 1시간 동안 자전거 안전교육과 실습을 실시한 후 헬멧을 무료로 배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런 노력도 시민들의 자각이 뒤따르지 않으면 허사가 될 것이다. 소중한 자녀를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매일매일 자전거를 태워 내보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 어른들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가. 자녀들과 어르신들께 오늘 당장 헬멧부터 씌우자. 그 헬멧 하나가, 우리 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줄 것이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노벨상 단골 후보”… 수원시 고은재단·문학관 설립 본격화

수원에 고은 시인의 문학을 재조명하고 연구할 ‘고은재단’과 ‘고은문학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수원시와 고은재단설립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23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고은재단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재단의 설립과정과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2013년 고은 시인이 수원에 터를 잡은 이후, 수원시와 위원회는 재단과 문학관 설립에 대해 논의해 왔다. 수원시와 위원회는 이날 발기인대회를 기점으로 내년 2월 재단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운영예산 수립 및 재원확보, 사무국 구성 및 직원 채용 등의 문학관 건립을 위한 제반사항을 준비해나갈 예정이다. 재단은 문학관 건립에 앞서 고은 시인의 문학적 성과를 연구하기 위한 아카이브 구축과 데이터베이스 연구, 자료수집 및 보존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문학관은 수원시 장안동 50번지 부지에 연면적 6천515㎡(1천206평)에 본관 지하2층 지상3층, 별관 지하1층 지상2층의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매번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은시인의 문학적 업적은 현 세대는 물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산”이라며 “재단은 문학관 건립을 위한 기초연구를 거쳐 재원 확보 등에 관한 전반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단의 설립은 지역의 경계를 넘어 문화 예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은문학관 건립을 두고, 수원문인협회는 지난 21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고은문학관 건립을 반대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키는 등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서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송시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