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찾은 접경지역

북한의 지뢰ㆍ포격 도발로 나흘째 대피시설에 머물렀던 접경지역 및 민간인출입통제선내 주민들은 25일 새벽 남북 공동합의문이 발표되자 너나 할 것 없이 정말 불안했는데 다행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들은 합의문이 새벽 2시에 발표되자 서둘러 집으로 향했고 아침이 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생업현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연천군 중면사무소 등 대피소에 있던 횡산리삼곶리 주민들은 대부분 전쟁을 겪은 노인들이지만 이번처럼 긴박한 상황은 처음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곶리 이장 박용호씨는 북한의 사과가 조금 미흡하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상리에 거주하며 민통선 내 횡산리 지역에서 인삼농사를 하는 이증석씨는 25일부터 밭에 들어갈 수 있다는 군부대의 연락을 받자마자 비료와 농기구를 들고 밭으로 향했다. 파주 민통선내 통일촌마을 등 3개 마을 700여명의 주민들도 그동안 농사 등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했는데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해 집안일과 농사에 전념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개학이 미뤄져 수업파행을 겪었던 민통선 북쪽 대성동초교와 군내초교 학생들도 26일 개학한다는 통지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 파주통일촌마을 이완배 이장은 장단콩 판매 등을 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안보관광지 관광객 출입을 빨리 허용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민통선내로 들어가기 위한 통일대교 출입은 허용됐으나, 제3땅굴 등 안보관광지는 군이 여전히 전면 통제했기 때문이다. 김포 접경지역 주민들과 시민들도 일제히 환영했지만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에 대해선 다소 아쉬워하는 반응도 보였다. 대북방송 확성기가 위치해 어느 곳보다도 긴장감 속에서 보냈던 월곶면 보구곶리의 성기윤 이장은 이제는 발뻗고 편히 잘 수 있게 됐다며 다시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포ㆍ파주ㆍ연천=양형찬ㆍ김요섭ㆍ정대전기자

SK하이닉스, 이천에 최첨단 반도체공장 준공

SK하이닉스가 25일 이천 본사에서 단일 건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M14 준공식을 갖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내일을 여는 위대한 도전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M14준공식과 미래비전 선포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남경필 경기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조병돈 이천시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협력사 및 지역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준공된 M14는 300㎜ 전용 반도체 공장으로 축구장 7.5개 면적에 해당하는 5만3천㎡(길이 333m, 폭 160m, 높이 77m) 규모다. 단일 건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총 6만6천㎡(한층 당 3만3천㎡)의 2층 구조 클린룸에서는 최대 월 20만장의 300㎜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다. M14 공장은 이천 본사에 199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구축된 것으로, 2013년 12월 건설 계획을 세워 지난해 7월 착공해 1년여 만에 준공됐다. 건설비로 2조3천800억원이 투입됐다. SK하이닉스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인 M14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 총 15조원이 투자될 이천 공장은 올해 말 월 3천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춘 후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하며 확고한 경쟁우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지난 2012년 반도체업계 불황으로 모두가 투자를 주저하던 상황에서 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늘렸고 이를 발판으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SK하이닉스가 제시한 내일을 여는 위대한 도전이 크게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최태원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M14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해 지지와 관심을 아끼지 않은 정부, 지자체, 지역사회, 협력사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면서 경쟁 환경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지만 지속적인 혁신과 사람에 대한 투자로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해 국가 대표 기업으로서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천=김정오기자

수원 ‘지동 따복마을’ 기본계획 연말 완료

경기도와 수원시가 수원 지동 일대를 따복 안전마을로 재탄생 시키기(본보 6월26일자 2면)로 한 가운데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을 완료하고 2017년까지 주민 공동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25일 경기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원 지동 따복안전마을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도는 수원 지동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하며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조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경기도-수원 연정, 민관 거버넌스, 융복합 행정 실현의 가치 속에서 주민 주도 방식으로 지역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예정이다. 추진일정을 보면 도와 수원시는 먼저 1단계로 오는 연말까지 주민의견 수렴과 지역주민 조직 및 리더의 발굴 등 기본구상을 만들게 된다. 내년 7월까지 추진되는 2단계는 세부 지역계획과 수준ㆍ단계별 사업 추진계획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지막 3단계(2017년 2월까지 추진)에서는 종합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과 주민협정을 체결하고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이번 달 말 배기택 도시계획 박사를 전체 사업의 총괄계획가인 MP(Master Planner)로 임명하고 주민대표와 전문가, 도와 수원시 관련부서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전문가 자문단으로는 도시안전분야의 위재천 법률자문검사, 역사, 문화예술, 복지, 도시재생, 다문화, 사회적경제, 셉테드(cepted. 범죄예방환경설계) 등 8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또 도는 시군과의 연정협력사례로 만들기 위해 전 과정을 수원시와 논의하고 공유하면서 계획들을 가다듬고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지난 4월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가 수원 지동 일원을 현장 방문한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로 당시 남 지사는 지동 일대를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도는 수원시, 경기지방경찰청과 함께 안전시범도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전문가 초청 토론회 개최 등 자문회의, 수원시와의 실무회의를 수차례 열어 이번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는 지동마을은 도의 따복공동체 정신에 따라 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지동 모델이 다른 지역의 모범이 되는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도발 악순환 끊겠다”… 흔들림 없는 ‘대북 원칙론’ 통했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이번 합의는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일관된 원칙을 갖고 협상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 0시55분까지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 및 6개 항으로 이뤄진 공동보도문을 발표하며 이번 회담에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북한은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내 왔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확인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지뢰포격도발로 조성됐던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위기에서 남북이 무박 4일 마라톤협상 끝에 25일 새벽 극적인 타협을 이끌어냈다. 무려 43시간이나 이어진 협상의 결과로 공동보도문이 양측의 합의문 형태로 도출됐고 특히 이 공동보도문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 대응에 일관되게 밀어붙여 온 내용이 반영됐다. 박 대통령의 대북 원칙론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는 이번 남북 고위급접촉 초기부터 우리 정부가 지켜온 원칙이었다. 박근혜정부의 흔들림없는 대북 원칙과 정책이 결국 북한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동안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 중인 24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며 북한이 도발 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의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설 일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언명했다. 그동안 계속돼온 대북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사과와 재발방지가 최우선이라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북한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도발협상보상도발로 이르는 그동안의 북한 도발 악순환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흔들림 없이 회담에 임했고 결국 그것이 주효했다.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는 남측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도 남측에 책임을 돌리는 등 발뺌과 떠넘기기로 일관해 온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지뢰포격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 약속은 의미 있는 성과가 분명하다. 또한 이같은 대북정책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북한의 어떠한 기만전술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계기도 됐다. 실제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은 사재기를 하지 않았고 인터넷 공간에는 정부와 협상 대표단을 응원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번 회담에서 지켜낸 박 대통령의 대북 원칙론과 정부의 대화 노력은 군사적 충돌 위기 해소와 함께 남북관계도 개선의 물꼬를 트게 했다. 남북이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이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하고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는 한편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도 공동보도문에 명시됐다. 강해인기자

北 도발→ 고위급 접촉→ 전력 대치→ 협상 타결… 긴박했던 무박 4일

남북이 무박 4일 43시간이라는 피 말리는 회담 끝에 전쟁 위기를 민간교류 활성화라는 평화의 길로 바꿔놓았다. 지난 20일 오후 연천에서 남북한 간 경고성 포격전이 벌어진 이래 한반도 정세는 급강하와 상승을 반복했다. 북한은 병력을 전진배치하며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는 최후통첩까지 나왔다. 우리 군은 북이 추가도발에 나설 경우 단호한 응징에 나서겠다고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는 21일 오후 4시께 21일 혹은 22일 판문점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1대 1 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우리 측은 2시간 뒤인 오후 6시께 김 당 비서 대신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 안보실장 간 접촉을 제의하는 수정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했다. 이에 북측은 22일 오전 9시 35분께 북측 대표로 황 총정치국장과 김 당 비서가, 남측 대표로 김 안보실장과 홍 장관이 참여하는 2대 2 고위당국자 접촉을 하자며 재차 수정제의를 했고, 남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한반도 위기의 극적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호준기자

朴 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 ‘탄력’

남북이 25일 고위급 회담 끝에 마침내 합의점을 도출함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게 돼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벌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분출되고 있다.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던 상황에서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을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해법을 찾아내고 지속적인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약속하면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서다.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 간 지속 가능한 평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이다. 비핵화를 포함해 북한이 올바른 변화의 길로 나와 남북 간 신뢰가 쌓이면 협력의 단계를 높여 향후 경제공동체까지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남북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를 극적으로 도출하면서 신뢰프로세스의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계기도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북한이 지난 4일 발생한 DMZ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에 호응해 우리 정부도 대북확성기를 통한 심리적 방송을 중단함에 따라 신뢰구축의 기반인 상생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빈번한 도발에도 사과에는 극히 인색했던 북한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발뺌해 오던 DMZ 지뢰 폭발에 유감을 표명한 데서 변화의 조짐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화를 약속하고 인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 것은 신뢰구축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란 평가다. ■ 남북정상회담, 탄력받나 무엇보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군사적 긴장 해소와 관련한 합의를 하면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분출되고 있다.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 복원의 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남북이 약속한 교류 협력이 합의안대로 순조롭게 이행되고 당국자 회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면 자연스레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의 성격이 사실상 대리 정상회담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만남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번 접촉에서 남북이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향후 다른 현안과 관련해서도 남북 정상 간에 입장차를 좁힐 여지가 있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하지만 남북 정상이 얼굴을 맞댈 정도로 한반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기까지는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점도 지적된다. 강해인ㆍ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