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제한, 숨은 건축규제 오는 10월까지 철폐

건축법에 근거하지 않은 채 지방자치단체가 제한하고 있는 숨은 건축규제와 임의 건축규제가 철폐된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도시공간연구소를 건축규제 모니터링센터로 지정하고 규제개선 작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의 숨은 건축규제(임의기준부적합조례)는 모두 1천171건이다. 이중 736건은 폐지하거나 정비됐으며 나머지 435건은 국토부와 모니터링센터가 공동으로 올 10월까지 정비한다. 임의규제 중 제도화가 필요한 사항은 국토부에서 연말까지 건축법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운영되는 임의 건축규제 신고센터와 인터넷 카페도 포털사이트로 개편된다. 전국 순회 간담회와 전국 173개 지자체 부적합 조례 개선 이행실태도 국토부와 공동으로 조사한다. 전국 시ㆍ군ㆍ구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해당 지자체에 권고 조치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불응하면 상위 지자체와 행정자치부 등에 통보해 건축규제 개선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규제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온 국책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건축규제 모니터링 센터로 지정됨에 따라 현장과 연구를 접목해 실질적으로 건축규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내년 예산안 "청년일자리창출·사회안전망강화에 무게"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당정협의를 갖고 청년일자리창출사회안전망강화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13일 국회에서 2016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 정부와 당정협의를 갖고 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보다 높은 확장적인 예산편성안을 요구했다. 김성태 당 예산결산 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당정협의 이후 브리핑을 갖고 내년 예산의 핵심 키워드는 청년일자리 창출과 사회 경제적 약자들의 가계소득증대 및 사회안전망 강화가 될 것이라며 정부에 확장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SOC농어민 사업 예산 적정규모 확보 ▲창조경제 뒷받침위한 R&D사업 예산 및 경제활력 제고 위한 예산 적극 반영 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당은 사회 경제적 약자 지원 예산인 ▲햇살론 2천400억 지원 ▲카드론 수수료 대폭 인하 ▲재래시장 전기료 감면 ▲경로당 등 노인 복지시설 냉난방기 보완 및 청결 유지 ▲노후 정하수처리장 정비 사업 예산 증액 등을 정부에 당부했다. 이날 당정협의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은 노동금융공공교육 4대개혁과 경제혁신 3개년개혁 등 경제혁신을 원활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예산안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예산안 편성으로 회복된 경제모멘텀을 유지하고, 수출부진 등 저성장 흐름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의 역할 확대 ▲경제활성화, 문화융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고 재원을 배분해 신성장산업 육성, 제조업 혁신, 수출촉진에 투자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도록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및 보조금 정비 등 강도높은 재정개혁 추진 등 예산 편성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원유철 원내대표(평택갑)는 수치상의 재정총량을 늘리는 것보다 경제성장을 선도하거나 미래 잠재성장률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에 맞춤형으로 재정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민기자

여야, 광복 70주년, 재도약 계기돼야

여야는 광복 70주년이 통일을 위한 재도약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상대를 겨냥한 신경전을 전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은 선열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되살려 범국민적인 통일운동으로 승화시키는 의미도 지녀야 한다면서 동북아 급변정세를 감안할 때 한반도 통일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반도 통일은 주변 국가의 안보비용을 줄이고 평화배당금을 안겨주는 만큼 동북아의 큰 축복이 될 것이라며 그런 만큼 내부역량을 키우고 국민합의를 모으고, 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순국선열과 기성세대가 흘린 땀과 피, 눈물로 이뤄낸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진보좌파도 함께 누린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우리 현대사는 일부 편향된 진보좌파가 얘기하 듯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굴욕의 역사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효창공원 김구 선생 묘역과 3의사(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묘역, 안중근 의사 가묘를 참배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독립 뒤에 통일까지 이뤄야 진정한 광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광복 70주년인 만큼 남북관계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지뢰사건으로 긴장이 높아져 선열들께 부끄럽다며 선조들이 광복을 이뤘다면 후손이 이룰 것은 통일이라는 각오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김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면서 김 대표 부친의 친일행적에 대한 성찰을 촉구했다. 유은혜 대변인(고양 일산동구)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김 대표의 부친은 일제 때 경북도회 의원을 지냈고, 조선임전보국단 간부로서 황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자는 운동을 펼쳤다고 한다면서 김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성찰하는 진실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민ㆍ정진욱기자

섬은 덕을 쌓고 사람은 추억을 쌓네

인천 사람들은 바다를 가깝게 느끼지 않는다. 월미도나 연안부두에 나가봐야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어쩌고 하는 오래된 우스갯소리만 떠올린다. 인천 사람들도 바다를 보러 정동진이나 제주도에 간다. 그래서 인천에는 푸른 바다, 넘실거리는 하얀 파도, 금빛 모래사장 같은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인천의 바다는 섬에 숨어 있다. CNN의 아시아문화정보매체인 ‘CNNGO(www.cnngo.com)'가 몇 해 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을 뽑은 명단을 살펴보면 상위권에 인천의 섬이 여럿 올라 있다. 인천의 대표적인 섬 덕적도가 6위에 올랐다. 덕적도의 우리말 지명은 ‘큰물섬’이라고 한다. ‘깊고 큰 바다에 위치한 섬’이라는 의미다. 서포리나 밧지름 해변 등은 아름답고 고즈넉하기로 유명하다. ■ 덕을 쌓은 섬, ‘덕적’ 덕적도는 한자로 덕 덕(德)에 쌓을 적(積)을 쓴다. 우리말 이름인 ‘큰물섬’을 한자로 바꾼 것이라는 데 얼마나 풍광이 아름답고 천혜자원이 풍부했기에 ‘덕을 쌓은 섬’이라는 이름을 얻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덕적도에는 당나라 소정방이 국수봉 정상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제천당이 있었다고 하는데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소정방이 신라의 요청으로 백제를 침략했을 때 군사를 주둔했던 곳이다. 대신 덕적 이웃 섬인 소야도 북악산 기슭 소의마을에는 소정방이 진을 쳤다는 ‘담안’이라는 유적이 남아 있다. 그 후로도 덕적도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전진기지로 활용될 정도로 전략적 요충지역할을 했다. ‘택리지’에는 덕적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세 개의 돌 봉우리가 하늘을 꿰뚫은 듯하고, 산기슭이 빙 둘러싸 항구를 이루고, 층층이 쌓인 바위와 반석이 굽이굽이 돌아 맑고 기이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덕적의 주민들은 모두 고기를 잡고 해초를 뜯어 부자가 된 사람이 많다. 여러 섬에 나쁜 기운이 있는 샘이 많은데 덕적에는 없다.’ 덕적도에는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했다가 고구려와 신라가 한강유역을 점령하면서 소속이 바뀌었다.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수원의 속군으로 삼았다가 뒤에 인주, 남양부 등을 거쳐 조선 성종 17년(1486년) 인천도호부에 이속됐다. 1973년 옹진군에 편입됐으며 1995년 3월 1일 인천시로 통합됐다. ■ 바람이 머무는 곳, ‘서포리’ ‘서포리 해변’은 덕적을 가장 아름답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해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4~5시부터는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가 매우 매력적이다. ‘인천의 바다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덕적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서포리해변이다. 서포리는 경사가 완만한 2㎞ 길이의 넓은 백사장, 유럽 어느 해변 부럽지 않은 곱고 깨끗한 하얀 모래밭, 100년을 훌쩍 넘긴 소나무 1천 그루가 어우러진 해송 숲 등 천혜의 휴양지다. 해송 숲 나무그늘에 해먹이라도 걸어두고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낮잠을 잔다면 그만한 피서가 없을 듯싶다. 얽히고설킨 모양새가 독특한 서포리 소나무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 값비싼 DSLR이 아니더라도 여느 사진작가 부럽지 않은 작품활동도 할 수 있다. 주변의 갯바위에서는 우럭과 놀래미 낚시를 할 수 있다. 해변 외에도 오토캠핑장, 웰빙산림욕장, 산내음산책로, 자전거 투어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덕적 자전거 코스는 동호회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코스다. 일반인 코스, 중급 코스, MTB 코스, 해변 경관 코스 등 다양하다. 일반인 코스는 밧지름해수욕장~ 서포리해수욕장 등 길이 12㎞, 1시간 30분가량 된다. 중급 코스는 북리항~북리등대~능동자갈마당 등 7㎞ 구간이다. 평균 경사가 12° 정도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라이딩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MTB 코스는 도우선착장~이개해변까지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코스로 3.2㎞, 30여 분이 걸린다. ■ 부드럽거나 거칠거나, ‘능동자갈마당’ 덕적군도의 바다는 온화하다. 태풍이 부는 날에는 가끔 성을 내기도 하지만, 날씨가 조금 궂은 것쯤은 참고 넘어가 준다. 덕적의 바다가 모질지 않다는 것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능동자갈마당이다. 사실 자갈마당에 들어서면 이름만 자갈이지 바위 같은 돌덩이들이 널려 있다. 동글동글 자그마한 백령의 몽돌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바윗덩이 같은 자갈들을 밟고 해변까지 나가기도 쉽지가 않다. 조심조심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야 한다. 돌이 왜 이리 거칠까 생각해보면 바다가 거칠지 않기 때문이지 싶다. 돌을 이리저리 굴리고 깎아내야 동글동글해질 텐데 그렇지 못하니 돌이 저마다 성질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능동자갈마당은 ‘익사이팅(exciting)’하다. 마당 한쪽에는 고기를 잡으러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이를 등에 업은 모녀 바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안개가 슬며시 해변으로 내려오거나 석양이 질 무렵이면 더 애닮은 느낌을 준다. 능동자갈마당의 하이라이트는 해넘이다. 낙조로 유명한 서해안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아도 손색없다. 당일치기로 덕적에 간다면 오후 4시 반 출발하는 배편이 막 배이기 때문에 해넘이를 볼 수 없다. 하룻밤 정도 덕적에 머물러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덕적도 파수꾼 임종갑씨 “뭍에서 건너온지 8년… 어느새 섬 사나이 다 됐어요” ■ ‘섬은 내 운명’, 덕적 지킴이 임종갑씨 섬은 태생적으로 배타적이다. 많은 사람이 들고 나지만 정착하기 어려운 곳이 섬이다. 뜨내기들이 많으니 섬사람들은 쉽게 정을 주지 않는다. 믿음을 얻기란 더욱 어렵다. 하지만 덕적 지킴이로 통하는 임종갑씨(52)는 덕적 태생도 아니고 덕적 토박이도 아니다. 뭍에서 나고 자랐지만, 덕적이 좋아 8년 전 덕적에 터를 잡았다. 어찌 보면 8년이 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강산이 한 번 변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시간이다. 그래도 덕적에서는 임종갑씨를 덕적 지킴이라고 부르는 것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는다. 임종갑씨는 ‘섬 이야기’라는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전래동화에 나오는 혹부리영감처럼 이야기보따리를 품고 있는 것 같다. 섬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봉고차로 섬 구석구석을 안내해주면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비록 돈을 받고 하는 관광 도우미 일이지만 돈이라고 해야 기름 값 정도일 뿐 덕적을 소개하고 덕적의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아 시작한 일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민어나 조기가 한창 잡히던 시절, 육지에서도 구경하기 어렵던 극장이나 다방이 들어설 정도로 모자라는 것 없이 풍족했던 덕적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사람들이 섬을 떠나면서 논밭이 갈대밭으로 변해버린 아쉬운 이야기도 숨기지 않는다. 풍력발전기나 태양광발전기가 들어서 ‘에코 아일랜드’로 변신하고 있는 덕적의 오늘을 홍보하기도 하고 굴업도와 소야도 등 덕적 인근의 섬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 어떻게 해야 섬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섬의 내일까지 고민한다. 관광객이 뜸해지는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는 섬의 안전을 살피는 지킴이로 섬을 누비고 다닌다. 산이나 들로 산불경계를 서기도 하고, 환경이 훼손되지 않도록 감시자가 되기도 한다. 임종갑씨는 “덕적에서 나고 자란 어르신들에게 옛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에 담아두거나 덕적에 관한 책을 찾아보면서 공부를 했다”며 “덕적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덕적의 좋은 추억을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임종갑씨의 덕적 사랑은 유난하다. 학창시절 덕적도 출신 친구들을 만나 덕적을 알게 되고 매력에 푹 빠진 임종갑씨는 자주 오가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결국 덕적 주민이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사실 덕적에 짐 싸서 들어오자고 부인과 의논했을 당시, 부인은 술과 담배를 즐기는 임종갑씨에 두 가지 모두 끊을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섬 특성상 할 일이 많지 않으니 남편이 비와도 술, 사람이 뜸해도 술, 늘 술을 가까이하지 않을까 걱정됐던 것이다. 임종갑씨는 모두 끊으마 약속했고 8년 동안 약속을 지켰다. 대단한 덕적사랑이 아닐 수 없다. 임종갑씨는 “덕적은 가깝지만 가깝지 않은 섬이다. 인천에서 배로 1시간이면 올 수 있는 곳이지만 막상 한 번 오려면 쉽지 않다. 도시에서 멀어진 만큼 불편하기도 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며 “산과 바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늘 태양과 가까이 사는 듯 그을린 피부와 호탕한 웃음,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의 임종갑씨는 덕적이 참 잘 어울리는 섬 사나이다. 김미경기자

임시공휴일 14일 고속도로통행료 면제… 서울∼강릉 8시간30분 ‘혼잡 예상’

고속도로통행료 면제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14일 사상 처음으로 고속도로 통행료가 전액 면제된다. 13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는 14일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500만530만대, 수도권을 빠져나가는 차량은 49만51만대로 추정된다. 다만 통행료 전액 면제는 선례가 없고 일요일까지 사흘 연휴인데다 여름 휴가철이라 정확한 교통량은 예상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14일 0시부터 24시 사이에 고속도로에 진입하거나 진출하는 모든 차량에 해당한다. 14일 당일은 물론 14일 고속도로에 들어와 자정이 지나 15일 나가는 차량과 13일 고속도로에 들어와 14일 나가는 차량의 통행료 역시 면제된다는 뜻이다. 14일 고속도로에 들어와 15일 나가는 경우 하이패스 후불카드는 통행료가 빠져나간 것으로 단말기에 표시되지만 실제로 청구되지는 않는다. 선불카드의 경우 통행료로 빠져나간 금액을 카드충전시 추가로 충전해 주거나 현금으로 환불해 준다. 통행료는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뿐 아니라 전국 10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도 면제된다. 고속도로통행료 면제에 따라 전국 고속도로에는 500만대 이상 차량이 쏟아져 작년 추석과 비슷한 혼잡이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14일 대도시 간 최대 소요 예상 시간이 강릉의 경우 서울을 기점으로 8시간30분, 대전까지는 4시간50분, 부산까지 7시간50분, 광주까지 6시간50분, 목포까지 7시간50분으로 보고 있다. 경부선은 오전 11시께 안성청주, 영동선도 같은 시각 덕평휴게소여주분기점 구간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일에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45만대, 일요일에는 43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일일요일 서울 도착 기준으로 대전에서 3시간30분, 강릉에서 6시간10분, 부산에서 6시간, 광주에서 5시간30분, 목포에서 6시간30분이 최대 소요시간으로 예상된다. 일요일 서울 방향으로 경부선은 오후 4시께 천안오산, 영동선은 같은 시각 새말호법분기점 구간이 가장 혼잡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고속도로통행료 면제, 연합뉴스

[언제나 청춘] 18. 동화작가로 ‘제 2인생’ 최금왕 씨

자폐아이의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일상에서 이웃간의 잔잔한 사랑을 동화로 그려내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그렇다고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간단하고 쉬운 문구로 아이의 맑은 영혼을 충분히 끌어냈다. 창작동화집 구름똥을 쓴 동화작가 최금왕씨(58ㆍ부천어린이집 원장) 이야기다. 동화 속 애잔이에는 최씨의 딸 백가영씨(29ㆍ자폐성 장애1급)의 모습이 담겨있다. 항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아이로 보이는 주인공이지만 글을 다 읽고 나면 각박한 현실과 바쁜 일상생활의 현대인들이 오히려 애잔이에게 삶의 여유를 배우게 된다. 동화 속 애잔이는 실밥 터진 곰인형에서 새어나온 변기 속 물에 뜬 솜이 구름을 닮아 구름똥이라 부른다. 말 못하는 인형도 생명이 있을 것이라 믿고 싶은 애잔이는 길을 걷다 누군가와 부딪혀 다쳐도 자기 것은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상처에 슬퍼한다. 그런 애잔이네처럼 맑고 밝은 집에서 이 동화처럼 살고 싶어 노력해 온 최금왕씨 가족은 이번에 귀촌을 결심했다. 동화작가로 제2의 인생을 연 최금왕씨와 함께 남편 백광흥씨(58)도 30년간 근속한 글로벌 굴지기업인 한국IBM을 지난 3월에 조기 명예퇴직, 제2의 인생에 도전장을 던졌다. ■사회적인 성공보다 가족선택, 가정에서 성공했다 최금왕씨 가족은 가영이와 남편이 등산을 좋아해 선택한 충북 단양에서 새둥지를 튼다. 이 결정엔 남편 백광흥씨의 결심이 가장 컸다. 백씨는 대학 졸업 후 1985년 한국IBM에 입사했다. 또래인 아내 최씨와는 1977년 대학 1학년 때 부천의 한 야학에서 교사로서 첫 인연을 맺었다. 9년이 지난 1986년, 유아교육학을 전공한 최씨는 부천의 한 성당유치원에서 교사로 근무 중에 직장생활 1년차인 백씨와 퇴근길에 우연히 재회했다. 두 사람은 3번째 만나 6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백씨에 따르면 연인관계도 아니었지만 9년 전에 헤어진 사이 같지 않았고, 헤어지기 싫어 결혼하자고 했을 만큼 최씨를 마음에 뒀다. 그해 결혼 후 가영이가 태어났고, 백씨는 당시 최고경영자를 꿈꾸며 밤낮없이 일했다. 최금왕씨는 남편의 퇴근시간은 늘 새벽 1시를 넘겼고 업무에 항상 피곤한 모습이었다며 그래도 힘든 기색없이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남편이었고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성실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가영이가 3살로 접어들 무렵 당시 특수교육학을 전공한 최씨의 친구가 집에 놀러와 아이의 행동에서 자폐성향을 발견했다. 믿고 싶지 않았으나 검사 결과 사실이었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에 역부족이었던 최씨는 원형탈모를 시작으로 머리가 다 빠져 스카프를 쓰고 다녔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 가고 있음을 보고 남편의 고민이 시작됐다. 남편은 가영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부서를 선택했다. 승승장구 승진할 수 있는 부서 대신 오후 6시면 칼퇴근할 수 있는 부서로 옮긴 것이다. 단 최고경영자로 갈 수 있는 진급 진로는 포기해야만 했다. 최씨는 훗날 동료직원들이 고속 진급하는 모습을 지켜본 남편이 10년 전 어느 날 술에 많이 취해 나도 성공하고 싶었다라는 말을 지나치듯 했고, 난 그 말에 한참을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나 같은 여자를 만나지 않았으면 이런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남편의 성공길에 발목을 잡았다는 죄책감이 밀려왔었다며 그런데도 남편은 내가 서운할만한 말을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오히려 나에게 미안해하며 배려하고 가족에 헌신한다고 설명했다. ■자폐장애 딸 덕에 경험한 고마움 세상과 현실에 대한 증오를 오기와 긍적적 마인드로 바꾸어 준 건 가영이었다. 가영이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자주 다닌 국내외여행에 늘 가족이 함께했고, 그 덕에 새보금자리도 찾았다. 최금왕씨는 처음부터 선호한 지리산도 좋았으나 남편과 난 단양의 산을 선택했다. 유난히 가영이를 예뻐해 주던 돌아가신 오빠와 단양여행의 추억, 그 때(20년 전) 인연이 된 단양을 잊지 못했고 가족과 자주 이곳 소백산, 월악산 등을 다녔다며 가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외식, 여행비를 위해 가정주부에서 일(유치원 교사)을 다시 시작했고, 10년 전에 동화작가모임(복사골문학회)에서 만난 옛 은사님으로부터 어린이집을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8월 교황이 방한했을 땐 가영이를 잘 아는 수녀님들의 추천으로 초대받아 맨 앞자리에서 교황과 마주보고 미사를 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최씨는 남편은 가영이의 사회복지시설 계약기간(5년)이 후년(2017년 1월)에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단양으로 옮기기 위해 명퇴를 서둘렀다며 내년에 집을 짓고, 내후년엔 그곳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집은 지인들이 오갈 수 있는 맞춤형 게스트하우스 형태로 짓는다. 남편은 가족건강과 찾아올 지인들을 위한 요리삼매경에 빠져있다. 가영이의 독립적 생활을 돕기 위해 별도로 예쁜 집을 지을 예정이다. ■가영이를 위한 특별한 환갑잔치 우리 부부 손으로 남편 백광흥씨는 제2의 인생 목표를 명퇴 이전부터 세워뒀다고 한다. 백수(白手)로 백수(百壽)까지 산다는 것. 가영이가 환갑될 때까지다. 백씨는 가영이에겐 자손이 없으니 인생에서 크게 경하해야 할 예순나이까지 아이가 사는 것을 보고 갈 수 있도록 공기좋은 시골에서 부부가 100살까지 살고 싶다고 한다. 최씨 부부는 아들에게 혹 우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누나 걱정 말고, 결혼하면 네 가정에 충실하고,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이미 준비해 놓았으니)누나한테는 살면서 가끔 생각나고 시간 날 때 찾아가라고 하자 아들은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누나는 제 몫인거 제가 잘 알고 있으니 염려마세요라고 했다. 짠하더라고 말했다. 최금왕씨의 동화책 구름똥에 등장한 이름(누나 애잔이, 동생 힘찬이, 엄마 아빠, 친구인 수진이와 창호, 강아지, 금붕어, 신부님 등)은 그 대상을 지칭할 뿐만 아니라 작가의 그 인물에 대한 바람의 표현이라고 한다. 최씨의 그 바람은 실제로 충북 단양의 한 시골마을에서 현실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그는 그간 여러 차례 저희 가족에 대한 언론사들의 취재 문의가 많았으나 일언에 거절했다며 남에게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남편이 이번에 처음 세상에 공개되는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자폐장애 가족으로 힘들어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백씨를 대신해 말했다. 남편의 인생 2막에 앞서 최씨 자신도 작년부터 동화작가로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최씨의 처녀작인 구름똥 동화책은 지난해 2월에 초판이 나왔다. 지난달엔 재판이, 이달엔 전자책(e-Book)이 출간된다. 부천=최대억기자

농약 사이다 피의자 살인 혐의 구속 기소… 사건 전날 화투 치다가 다툼

농약 사이다 피의자 구속 기소 농약 사이다 사건을 수사해온 대구지검 상주지청은 13일 박모 할머니(82)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지난달 14일 오후 2시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태워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중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다. 검찰은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사건 전날 화투놀이 중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등 진술, 피고인의 옷 등 모두 21군데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살충제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발견된 점, 범행 은폐 정황이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 등을 종합해 범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사건 전날 화투놀이를 하다가 A할머니와 크게 싸웠다. A할머니 집에 오지 않던 피고인이 평소와 다르게 잠시 집에 들렀다가 마을회관으로 먼저 출발했다면서 박 할머니가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집에서 나와 평소에는 전혀 간 적이 없는 A할머니 집에 들러 마을회관에 가는지를 미리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 옷, 지팡이 등 21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광범위하게 검출된 점, 피해자들 토사물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은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마을 이장이 피해자 5명이 쓰러져 있는 마을회관에 들어갔을때 박 할머니는 마을회관 안에서 평소와 달리 양쪽 출입문을 모두 닫고 서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 할머니는 사이다로 인한 사고임을 피해자들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출동 구급대원 등에게 사이다가 원인임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피고인에 대한 통합심리분석(행동분석, 심리생리검사) 결과에서도 사이다병에 농약을 넣은 사실이 없다는 진술이 거짓반응으로 나왔다. 검찰은 마을입구 CCTV 분석, 마을 주민(42가구 86명)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피고인이 아닌 제3자가 범행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와 관련 마을회관에서 피해자들과 화투를 치다가 A할머니가 피고인의 속임수를 지적해 싸움이 있었고, 특히 사건 전날 같은 이유로 A할머니가 화투패를 집어던지고 나왔을 정도로 심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할머니의 법정 부인에 대비해 주임 검사를 공판에 참여시켜 공소유지를 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농약 사이다 피의자 구속 기소, 연합뉴스

[1일 현장체험] 오산 ㈜닉스월드 폐현수막 가공·생산공정 사원

운전을 하거나 길거리를 다니면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게 현수막이다. 특히 교차로나 사거리 등 시야가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은 지자체 행사를 알리는 것에서부터 개업 안내, 아파트 분양, 사원 모집 등 내용이 다양하다. 이들 현수막은 정보제공이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거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량으로 설치돼 일부 지자체에서는 현수막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34주 동안 거리에 붙어 있다 떼어지는 길거리 현수막들. 용도를 다한 폐현수막은 지자체에서 회수해 대부분 소각 등을 통해 처리되고 일부는 재활용된다고 한다. 폐현수막을 이용해 로프와 장바구니, 앞치마 등 다양한 리폼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는 정보를 수소문해 (주)닉스월드라는 기업을 찾았다. 오산시 가장산업단지 내에 공장을 둔 (주)닉스월드 방문해 폐현수막의 가공과 생산공정을 체험했다. ■ 폭염 속 마음가짐 굳건 본격 작업 시작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일 오후 1시께 (주)닉스월드를 찾았다. 공장 앞마당에는 폐현수막을 가득 실은 트럭에서 하역작업이 한창이고, 한편에선 젖은 현수막을 햇볕에 말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김병한 이사의 안내로 공장 한쪽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공장 현황과 작업 공정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듣고 생산 제품들을 살펴보았다. 김 이사에 따르면 1년에 전국에서 발생하는 폐현수막은 대략 5천t으로 대부분 소각 처리되고 재활용되는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2011년 오산 가장산업단지에서 창립한 (주)닉스월드는 폐현수막 재활용 업체로는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의 기술력과 규모를 갖췄다고 한다. (주)닉스월드는 오산시 및 인근의 화성안산평택시 등에서 수거한 폐현수막을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 천로프, 줄넘기, 청소용 마대, 앞치마, 시장바구니 등 10여 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천로프와 반사로프는 그 쓰임새가 광범위해 (주)닉스월드의 주력 생산품. 여름용 작업복인 티셔츠로 갈아입고 로프를 생산하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체험해보기로 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보기보다 쉽지 않을 겁니다라는 김 이사의 염려 섞인(?) 조언을 들으며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 7단계 공정 거들다 보니 어느새 땀으로 흠뻑 10여 명의 직원이 작업하는 공장 안은 바깥 기온이 워낙 높아서인지 상대적으로 덜 더웠다. 하지만 로프를 꼬는 기계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요란했다. 로프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총 7단계의 공정을 거치는데 현수막에서 PP끈과 고정목을 분리하는 공정이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PP끈 분리는 현수막 56장을 겹쳐놓고 가위를 이용해 고정목에서 PP끈을 제거하는 작업인데 가위가 잘 들지 않아 두 번, 세 번 힘을 줘도 PP끈이 끊기지 않았다. 첫 작업부터 낭패가 찾아왔다. 기자의 낑낑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김주성 공장장이 가위를 잡는 방법과 PP끈을 자르는 요령을 자세히 가르쳐 주고 몇 번의 시연을 해준 후에야 한 번의 가위질에 PP끈을 자를 수 있었다. 김 공장장과 함께 10여 분 남짓 작업을 했는데, 바닥에는 잘려나간 PP끈이 수북이 쌓였고 이를 마대에 담아 옮긴 후에 같은 작업이 반복됐다. 다음은 고정목을 제거하는 공정으로 PP끈을 제거한 현수막 10여 장을 포개놓고 현수막과 고정목 사이에 쇠 자를 대고 칼로 자르는 작업이다. 이 작업 역시 직원들은 단 한 번의 칼질로 고정목이 깨끗하게 잘려나가는데 23번 칼질을 반복하기를 몇 차례 한 이후에야 제대로 할 수 있었다. 직원들의 작업에 방해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계속된 수작업으로 어느 사이에 온몸이 땀범벅이 됐다. 할 만하죠?라며 수건을 건네는 김병한 이사의 농담 섞인 위로를 들으며 다음 공정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이사는 지금까지 체험한 작업이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입니다. 보통 현수막 1t을 작업하는데 56명의 직원을 투입,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라며 그래도 이번에 들어온 현수막은 가지런하게 정리된 것이라 작업이 수월했지만, 현수막끼리 엉킨 상태로 들어오면 작업하는 데 시간이 배로 들어가 어렵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 버려지는 폐기물이 생활 속 안전 일등공신으로 PP끈과 고정목을 제거한 현수막은 50장씩 포개서 정리한 후 낱개의 현수막을 일렬로 연결하는 재봉작업을 한다. 이 작업 역시 보기에는 단순하고 쉬운 것 같았지만, 막상 재봉틀에 앉으니 손과 발이 따로 움직이고 몇 번을 시도한 후에야 23장의 현수막을 연결할 수 있었다. 재봉작업까지 마친 현수막은 다음 공정부터는 기계에 의해서 작업이 진행된다. 일렬로 연결된 현수막은 로프를 만들기 위해 폭이 약 7cm 단위로 재단을 하는데 이 작업은 열선재단기가 맡는다. 열선재단기에서 7cm 단위로 재단돼 둥글게 말려 나온 현수막은 두 단계를 거쳐 최종 완제품인 천로프로 재탄생하게 된다. 먼저 1차 가공공정으로 7cm 단위로 재단된 현수막 3개를 한데로 꼬는 연사가공을 통해 로프의 낱줄을 만들고 이 낱줄을 2차 가공해 최종적으로 천로프를 생산한다. (주)닉스월드에서는 10mm24mm 단위의 다양한 천로프를 주문 생산하는데 12mm와 16mm 로프가 주력 생산품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천로프는 공원산책로, 울타리, 부지경계, 놀이터, 골프장 코스관리용 등으로 납품된다. 특히, 천로프에 특수 코팅된 반사천을 접목해 만든 반사로프는 낮에는 햇빛을 반사, 어두운 곳에서 조명을 받으면 빛을 발산하는 특징으로 건설 현장이나 행사장, 공공장소, 위험지대 등에 설치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적합하다고 한다. ■ 사회적기업 목적 실천 정직한 땀방울 값진 체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현수막이 도대체 어떻게 처리되나?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폐현수막을 재활용하는 공장에서 4시간 정도의 체험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 (주)닉스월드에서는 폐현수막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그냥 현수막이라고 부른다. 김 이사에 따르면 남들이 볼 때 기한이 지난 현수막을 그저 못 쓰고 버려지는 쓰레기나 폐기물로 생각하지만, 우리에게는 로프를 생산하는 소중한 원료이자 재료이기 때문이라고.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한 (주)닉스월드는 사회적 기업으로의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도 함께 실현하는 기업을 지향하는 착한 기업이다. 처음 공장을 찾았을 때 거슬릴 정도로 요란했던 기계 소리가 체험을 마칠 즈음에 열정과 정직한 땀방울이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생각에 마치 신명나는 노랫가락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오산=강경구기자 사진=전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