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9일 산림청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9분께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소재의 한 야산 중턱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원인 불명의 산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은 산림당국은 산불진화헬기 4대, 소방차 17대, 진화인력 60명을 긴급 투입해 1시간30분 만에 불을 껐다. 이 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양봉농가의 벌집 훈증 작업 중 불씨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설 명절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3시23분께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주택에서 불이나 소방당국에 의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불로 25평 규모의 경량철골조 주택 1동이 전소됐다. 불이 나자, 집에 있던 80대 노모와 명절을 맞아 어머니를 뵈러 온 50대 아들 부부 등 일가족 3명은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은 마당 쪽에서 시작돼 주택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수원 KT 소닉붐이 선두 원주 DB를 제압하고 4연승 연승 가도를 달렸다. KT는 9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홈 경기에서 79대76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리며 26승13패가 돼 두 경기를 더 치른 DB(31승10패)와의 격차를 4경기로 좁히며 2위 굳히기에 나섰다. 올 시즌 KT는 DB와 앞선 4차례 맞대결서 1승3패로 열세였다. 4경기 평균 88.1점을 내줘 시즌 평균 실점(79.2점) 보다 10점 가까이 높은 실점을 기록했었다. 전반 KT는 상대 주 득점원인 디드릭 로슨 수비에 중점을 뒀다. 패리스 배스에게 맨투맨 수비를 맡겼고, 때로는 하윤기와 매치업이 되기도 했다. KT 수비에 막힌 로슨은 야투 11개 중 1개만 성공했고, 전반 단 2점에 그쳤다. KT는 알바노·김종규에게 실점하며 35대38로 뒤졌지만, 로슨 봉쇄에 성공하며 후반 역전을 기약할 수 있었다. 후반 들어 공격력이 폭발한 KT는 문성곤이 3점슛을 연속 3방 터트렸고, 배스와 정성우도 공격 지원을 했다. 3쿼터만 무려 3점슛 6개를 성공하며 DB의 외곽 수비를 공략했다. 하윤기가 골밑을 장악하며 득점을 보탠 KT는 62대60으로 역전했다. 4쿼터서는 ‘에이스’ 배스가 나섰다. 외곽포에 이어 덩크슛을 하며 분위기를 완벽히 가져왔다. 이후 다시 DB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배스가 결정적인 레이업 슛을 성공했고, DB의 막판 공세를 견뎌내며 승리를 지켰다. 배스가 22점·7리바운드·6어시스트로 코트를 지배했고, 문성곤(17점·3점슛 4개)과 하윤기(15점·5리바운드)도 힘을 보탰다. DB는 강상재(23점·6리바운드)가 돋보였지만, 로슨의 부진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오는 4월10일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 인천 서구 지역은 정당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현재 갑·을 등 2곳인 선거구가 인구 증가 등에 따라 갑·을·병 3곳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서구갑·을 선거구에는 여야 모두 인천에서 많은 예비후보들이 등록하고 있다. 서구 지역은 종전 원도심을 비롯해 검단신도시와 루원시티, 그리고 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심까지 섞여 있는 곳이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급격한 인구 증가가 이뤄지면서 젊은 층이 대거 유입, 진보 정당의 성향이 조금 더 강하다. 국민의힘은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과 서울 7호선 청라 연장 등 교통 문제 해결을 내세우며 젊은 층을 공략,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승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인 김교흥(63)·신동근 국회의원(62)이 그동안 가꿔온 지역을 수성해 3선 중진급으로 올라서는 한편, 새로 생긴 선거구까지 텃밭을 확장하겠다는 기세다. ■ 서구갑 서구갑 선거구에는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무려 9명에 이른다. 인천의 단일 선거구 중 가장 많다. 이들은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끝내면 내부 교통정리가 이뤄지겠지만,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에서는 공정숙 전 서구의원(52)과 권순덕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인천지역위원(63)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뛰고 있다. 김종득 전 인천대 겸임교수(63)도 공천장을 손에 쥐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이어 국민의힘 1호 인재영입 후보인 박상수 변호사(45)도 서구갑 출마를 선언하며 지역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박 변호사는 앞서 유년시절 서구 가좌동에서 태어나 가정초와 동산중, 서인천고를 졸업한 지역 출신이다. 박세훈 인천시 전 홍보특별보좌관(54)도 현재 서구갑 지역에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다만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면 청라 등이 속한 선거구로 옮길 예정인 만큼 현재 청라 주민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박종진 전 채널A 앵커(56) 역시 서구갑에 출사표를 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이후 당협위원장 등으로 활동해 왔다. 백석두 전 인천시의원(69)도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소통과 통합, 협치를 키워드로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정호 전 인천시의원(49) 역시 서구갑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 전 시의원은 교사 경력을 살려 교육 관련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윤지상 서구의회 전 의장(70)도 지역을 다니며 총선 후보 본선 진출을 위한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인 김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다. 김 의원은 현재 인천시당위원장이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아 중량감 있는 영향력을 내비치는 등 ‘현역 프리미엄’이 강력하다. 그는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는 대로 주요 현안 사업들이 산적한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지역구에서 출마할 계획이다. 이 밖에 민주당에선 김대환 법무사(56)가 지난해 12월 출판기념회를 연 뒤 서구갑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특권 없는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국회의원 시대를 강조하며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 서구을 국민의힘에선 양병현 2030부산월드엑스포범시민서포터즈 인천시협의회 전 회장(69)과 영화배우 출신인 염광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38)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또한 이행숙 인천시 전 문화복지정무부시장(61)은 서울 5호선의 노선 조정안을 놓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등 검단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이 전 부시장은 검단 지역에 대한 각종 인프라 개선 사업 등을 추진한 만큼, 이번에 국회에 입성해 이들 사업을 위한 국비 확보 등에 힘을 보태 빠른 추진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현역인 신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다만 선거구의 변동 가능성이 있다. 신 의원은 자신이 오랜 기간 활동한 검단을 중심으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신 의원도 검단지역의 교통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공단고가교~서인천IC 혼잡도로 개선사업 등의 공약으로 주민들에게 다가가려한다. 강남규 전 이재명 대통령후보 선대위 정무특보(53) 등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이름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으며 김종인 전 인천시의원(53)도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표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당 대표를 보좌하는 모경종 대표비서실 차장(34)이 공천 경쟁에 뛰어든다. 모 예비후보는 지난 10여년간 살았던 서구 지역의 발전을 위해 뛰겠다는 각오다. 서원선 전 이재명후보 직속 정무특보단 부단장(60)도 세를 키우고 있다. 또 허숙정 국회의원(49·비례)도 지난해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허 의원은 고소득·고학력 중심의 권력체계를 바꾸고 여성의 사회 참여 등을 확대 나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혁신당에선 권상기 전 검단산업단지관리공단이사(61)가 예비후보를 등록, 제3지대 지지세를 모으고 있다. 그는 당초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했지만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최근 당에 가입했다. 이 밖에 무소속 안홍길씨(46)도 서구을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설 연휴 첫날인 9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들이 합당해 4·10 총선을 치르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신당(가칭) 합당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하고, 당 대표는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다. 지도부 명칭은 최고위원회로 하고 최고위원은 4개 세력이 각각 1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총선을 지휘할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맡기로 했다. 아울러 통합신당 합당대회는 연휴 직후 조속한 시일 내에 열기로 했다. 앞서 이들은 전날 밤까지도 이른바 '빅텐트' 구성 논의를 위한 원탁회의를 열었으나 통합신당의 당명과 지도부 체제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총선을 두 달 앞두고 통합에 합의함에 따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 중심의 총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기도가 경유를 사용하는 노후된 어린이 통학 차량을 폐차하고 LPG 신차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이는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올해 1월부터 경유를 사용하는 어린이 통학 차량의 신규 등록이 전면 제한된 데 따른 조처다. 다만 올해 안에 전기차나 LPG 차량으로 전환할 예정이면 6월까지는 조건부로 경유 차량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경기도는 어린이 건강 보호와 대기질 개선을 위해 올해 사업비 16억3천만원을 편성해 LPG 통학차량을 구매하면 대당 500만원을 정액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고 어린이 통학용 LPG 신차를 구입하는 경우이며, 지원 규모는 326대로 예산이 소진되면 중단된다. 이와 별도로 배출가스 4·5등급 경유차를 폐차한 후 신차를 구매하면 300만~800만원을 지원하는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금도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 보조금 신청은 시·군별로 일정이 다르 예산 소진 시까지 가능해 확인이 필요하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 콜센터나 시·군 환경 관련 부서로 문의하면 된다. 이윤성 도 대기환경관리과장은 “경유 차량의 경우 배출 가스에 매연과 질소산화물 등 유해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며 “미래 세대인 어린이의 건강 보호를 위해 경유 차량이 LPG 통학 차량으로 조기에 교체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2018년부터 지난까지 6년간 3천315대의 LPG 어린이 통학차량 전환을 지원했다.
설 연휴 첫날인 9일 오후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장수IC일원이 차량으로 막히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이날 전국 교통량 예상치는 약 519만대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9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37만대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정체는 오후 8∼9시께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동구가 제2기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나선다. 9일 구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총 4천217억2천800만원을 들여 어르신들을 위한 43개의 전략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동구 고령친화도시 조성 계획’을 마련했다. 고령친화도시는 어르신들이 불편함 없이 살 수 있도록 각종 정책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다. 구는 독거 및 저소득 등 취약계층 노인을 위한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추진 방향으로 잡고 있다. 우선 구는 ‘활동적인 참여도시’, ‘조화로운 배려도시’, ‘편안한 힐링도시’ 등 3개 추진 전략과 8개 사업 영역을 정했다. 활동적인 참여도시 전략에는 중장년층의 전문역량 강화 교육과 경로당 무료 와이파이 지원, 말벗상담 서비스, 노인여가복지시설 운영 등을 포함했다. 이어 조화로운 배려도시에는 치매노인 실종 예방 서비스와 교통안전시설물 확충 등의 사업이 있다. 편안한 힐링도시에는 어르신 품위유지비 지원, 노후안정을 위한 기초연금 지원 사업을 담았다. 이중 어르신 병원동행 서비스와 화도진 소식지 어르신 콘텐츠 추가, 찾아가는 효·인성 교육 등은 제2기부터 추진하는 신규 사업이다. 구는 이달 중 제2기 고령친화도시 조성 계획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네트워크에 제출한다. 이어 오는 4월에 재인증 기념행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구는 이 같은 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역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수요 사업을 조사하기도 했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동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타 지역에 비해 어르신 비율이 높다”며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각종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과 복지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르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업 확대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지난 2021년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해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해왔다.
우리에게 한 해의 시작은 두 번 존재한다. 1월 1일과 설날이다. 가족의 형태가 변화하며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 풍경 역시 바뀌고 있다. 고향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전날부터 돗자리를 펴고 노숙을 하기도 했던 ‘그때 그 시절’부터 긴 연휴를 맞아 해외 여행객들로 공항이 붐비는 오늘날까지. 설 명절 풍경의 시대별 변화상을 살펴봤다. 많은 것이 바뀌었어도 새해를 기리고 서로에게 ‘복’을 듬뿍 전달하며 축복하는 마음만은 여전했다. ■ 한때 사라질 뻔했던 우리의 설날…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설날은 본래 음력 1월 1일인 정월 초하루를 일컫는다. 지금은 태양력(양력)을 사용하지만 과거 우리 조상은 달을 주기로 시간의 흐름을 정하는 음력을 사용했다. 음력 새해 첫 달 첫날이자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첫날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었다. 1896년 고종황제는 태양력을 수용했지만 조상들은 설 차례와 새해 인사 등을 나누는 신성한 날인 설날을 계속해서 기념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말살정책’을 펼치며 설날 등 고유 명절을 억압하고 일본의 명절과 행사 의식을 강요했다. 양력과세는 광복 후에도 이어졌다. 전통 설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의 ‘신정(新正)’과 ‘오래된 정월’이라는 뜻의 ‘구정(舊正)’이란 표현은 이러한 배경 속 탄생했다. 1949년 양력 1월 1일이 3일 설 연휴로 지정됐고, 이후 설은 오랜 세월 공휴일 및 비공휴일 문제로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현대의 정부에서는 신정과 구정 연휴를 두 번 쉬는 ‘이중과세(二重過歲)’ 등 행정 낭비가 이유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 정부는 ‘조상의 날’, ‘민속의 날’로 음력 정월 초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리고 드디어 1989년 민족 고유명절 ‘설날’은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정부가 음력 1월 1일 ‘민속의 날’을 설로 복원하고 3일 연휴를 결정했다. 그렇게 설날을 설날로 부르지 못한 설움의 역사는 회복됐다. 이후 1999년 신정 양력 1월 1일이 이틀에서 하루 연휴로 줄어들며 지금의 설날 형태가 갖춰졌다. ■ 설날 아침 풍경에 담긴 조상의 지혜 전통적인 새해 첫 달 첫날의 설날 명절에 행하는 모든 의식에 한 해를 잘 지내고자 하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고 일가친척과 친지를 만나면 덕담을 주고받으며 어린아이는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를 했다. 이러한 설날 놀이는 대보름까지 이어지는데 보름날 연은 액연이라는 의미로 멀리 날려 보내기도 했다. 지금은 잘 찾아보기 어렵지만 ‘복조리’를 걸어두는 것도 새해 대표적인 의식 중 하나였다. 정월 초하루에 파는 조리는 특별히 복을 가져다 준다 하여 복조리로 불렸는데 각 가정은 초하루 전날 밤부터 조리 장수로부터 1년 동안의 복조리를 구매했다. 쌀을 이는 도구로 그해의 행복을 조리와 같이 일어 얻는다는 뜻에서 생긴 풍속으로 조리를 몇 개 묶어 방 귀퉁이나 부엌에 매달아 뒀다. 신년 토정비결을 보는 것 역시 전통적인 새해 풍습이었다. ■ 민족 대이동…주차장 같던 고속도로 이제는 해외로 시대가 변화하며 설 명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도 변했다. ‘민족 대이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에게 설날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한 귀성객으로 가득 찼던 과거가 있다. 아침 일찍 눈도 못 뜬 어린 자녀를 태우고 우리네 아버지는 전날 저녁부터 귀성길에 올랐다. 옆자리의 어머니는 한 손에 지도를 펼치고 마치 주차장처럼 고속도로에 길게 늘어선 차 옆으로는 뻥튀기를 팔던 이들이 지나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귀성객들로 인해 펼쳐진 진풍경이 또 하나 있다. 서울역 등에서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예매가 열리는 날 전날부터 돗자리를 펴고 이불을 덮고 노숙하며 대기하던 이들의 모습이다. 이제는 현장 예매보다는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으로 예약 시스템이 대부분 전환했는데 여전히 직장인 등은 고향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마치 ‘카운트다운’처럼 시간을 설정하고 온라인 대기 인원 몇 만명을 뚫기 위한 예매전쟁에 뛰어든다. ■ 설 명절…“꼭 가족과 보내야 하나요?” 전통적인 개념의 대가족 형태에서 핵가족, 1인 가구 시대로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며 설 명절에 대한 의미도 변했다. 1인 가구와 핵가족 등에게 설날은 길고 긴 연휴 중 하나로 조상보다는 현재 가족 또는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의미가 됐다. 이러한 트렌드는 부모님을 뵈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이보다 부모님이 직접 서울의 자식을 보러 오거나 연휴 기간 해외 방문객 수 증가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한 고속도로가 아닌 해외로 떠나기 위한 이들로 공항이 붐비는 것이다. 여행업계에서 설날을 비롯한 명절 연휴는 이제 대목 중의 대목이다. 지난해 설날 연휴 하루만 7만여명의 여행객이 해외로 출국했고 명절 닷새 간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61만명에 달했다. 특히 해외로 여행객을 위해 1월 초부터 홈쇼핑 등에서는 ‘반값’ 해외 항공권과 ‘항공&숙소’ 특가 상품 판매가 쏟아진다. 홀로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이를 위한 상품 등은 특히 지금의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특징이다. 설날은 숙박업계에도 대목 중 하나인데 여행을 떠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맡기기 위한 반려동물 호텔의 인기 역시 최근의 현상이다. 현대인에게 설을 포함한 명절의 의미는 휴일이라는 인식이 더 강화하고 있다. 명절에 꼭 시댁이나 친정을 방문하지 않는 딩크족 젊은 부부, 직장인 1인 가구 등에게는 바쁘고 지친 일상 속 휴식의 개념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한 시장조사전문기업(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 거주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날 등 명절에 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은 명절은 ‘휴일’이라고 대답했다. 또 10명 중 7명은 “설날에 항상 가족이 모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2016년 같은 질문에 61.3%가 대답했고 4년 후인 2020년엔 70.9%로 확대됐다. 다시 4년이 지난 지금 그 인식은 더 강화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해외 여행 수요는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지난해 주요 여행사에 따르면 설날 연휴 해외여행 수요는 최대 9천% 이상 늘어났다. 하나투어의 설 연휴 패키지 여행객은 1만5천여명으로 전년 대비 7천15%, 모두투어의 설 연휴 해외 패키지 예약객은 1만3천명으로 전년 대비 9천181%, 노랑풍선도 4천% 넘는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도입된 ‘온라인·비대면 추모·성묘’는 이러한 여행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데 한몫했다. ■ “진짜 전통은 가짓수 따지는 것 아니야”…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난 시대 변화는 차례상 위에도 지난해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가 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제례 문화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성인 절반 이상(55.9%)은 ‘앞으로 제사를 지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제사 과정의 개선 사항으로는 제수 음식의 간소화(25.0%), 형식의 간소화(19.9%), 남녀 공동 참여(17.7%),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제사(17.2%) 등이었다. 조상에게 한 해 문안인사와 같은 설 차례상을 차리는 것은 설날의 대표적인 풍습 중 하나이다. 설 차례상의 변화에서 시대 흐름을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가족 구성원 감소로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리는 이가 늘어났다. 친척과 친지 등 대가족이 함께 모이던 시절에서 4인 핵가족으로의 변화, 그리고 1인 가구의 등장으로 가족의 형태는 변화했다. 세대의 변화와 함께 인식의 변화도 이뤄졌다. 더 이상 전통적인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유교의 상징과도 같은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는 지난 2022년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간소화 표준안을 발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해에는 설을 앞두고 ‘현대화 제사 권고안’을 발표하며 차례상 간소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과일(밤, 사과, 배, 감)과 삼색 나물, 구이, 김치, 술 등 음식은 여섯 종류였다. 전은 부치지 않아도 되고 음식 놓는 위치는 가족이 상의해서 정하면 된다. 성균관 측은 “사계 김장생(조선 중기 정치가·예학 사상가) 선생의 ‘사계전서’에도 ‘밀과나 유병 등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는 기록이 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을 꼭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며 “조상을 기리며 후손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차례의 의미”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시대 변화에 발맞춰 차례상도 변화하는데 매년 장바구니 물가를 나타내고 알뜰하게 장을 볼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정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차례상 비용’에서도 체감할 수 있다. 해당 발표의 목적은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가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한 알뜰하게 장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고 이와 함께 평균적인 그 시대의 차례상 총 비용을 제시하는 것이다. aT는 2018년부터 간소화 차례상 품목과 구입 비용을 발표했는데 전통 차례상은 총 28개 품목, 여기에 조기 및 녹두전 등이 제외된 간소화 차례상은 총 18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과거에는 전통시장에서 품목을 하나하나 직접 사와 상을 꾸렸다면 이제는 만들어진 완제품을 사오는 이들도 늘어났다. 1인 가구의 경우 아예 ‘밀키트’나 배달을 통해 차례상을 차리는 이들도 늘어났다. 매년 명절이면 보도되는 가족 간의 다툼과 불화, 이혼 기사 등은 며느리에게 전가된 명절증후군과 스트레스를 나타낸다. 직장일을 하는 등 맞벌이 부부의 가족 등에게 주문을 통한 간편 차례상은 ‘히트 상품’이다.
정부가 설 연휴 기간동안 공항‧도로 등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점검에 나선다 행정안전부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9일 설 연휴를 맞아 청주국제공항과 충북도로관리사업소를 방문하여 귀성객 안전관리와 공항 체류여객 지원 대책, 도로 제설대책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먼저, 이 본부장은 청주국제공항 관계자로부터 연휴기간 수송대책을 듣고, 대설·한파로 인한 항공기 운행 지연, 활주로 결빙 등에 따라 공항 이용에 국민 불편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서,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서 연휴기간 제설대책과 제설자재 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와 함께 국민 이동이 많은 시기인 만큼 주요 도로를 포함한 이면도로, 보행로 등 결빙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하여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한경 본부장은 “정부는 관계기관과 협조를 통해 설 연휴를 포함하여 겨울철 대설‧한파 대책기간(~3.15) 종료까지 항공기 운행 지연 등으로 체류여객 불편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설 연휴 안전한 귀성‧귀경길이 될 수 있도록 도로안전사고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