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댄스도 벨리댄스부터'…세계를 무대로 춤추다

요염한 몸짓과 쉴 새 없이 흔들리는 골반. 일명 '배꼽춤'이라 불리는 벨리댄스(belly dance)의 동작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유래했다는 벨리댄스는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에 들어와 전 세계에서 남녀노소가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화려한 의상과 동작으로 주목받았다. (사)한국오리엔탈 댄스협회장이자 헤바벨리댄스 컴퍼니를 운영 중인 문혜진(41) 대표는 그런 벨리댄스와 반평생을 함께 했다. 지금도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지난 7월 벨리댄스의 본고장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적인 대회에 이 협회 김수경 부회장의 제자가 출전해 '1등'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마치 금발의 외국인이 한국 전통음악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원래는 올해 이집트 대회가 어떤지 보려고 제자를 데리고 갔었어요.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등 대략 40개 국가에서 참여를 했어요. 대만에서 1위를 차지한 뒤 10년 만에 아시아에서 우승을 차지한 거죠. 우승한 제자의 실력이 뛰어났어요. 한국 대회에서도 모두 1등을 했죠. 한국에서 잘하는 사람은 세계 어딜 가도 잘한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벨리댄스 대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열린다. 가장 오래된 춤인만큼 인기도 대단하다. 국내에 유입된 건 30년이 채 안 됐지만, 상당수의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문 대표가 속한 한국오리엔탈 댄스협회는 가장 오래된 단체로, 해외 유명 벨리댄서들을 한자리에 모아 매년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올해도 오는 10월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화려한 갈라쇼와 함께 치열한 경연이 펼쳐진다. 이 자리에는 사하르 사마라(Sahar samara), 모하메드 샤힌(Mohamed shahin) 등 세계적인 댄서들이 총출동한다. ■ 아이돌을 꿈꾼다면 벨리댄스부터 문 대표는 현재 서울 송파와 경기 안양 등 총 2곳에서 벨리댄스 학원을 운영 중이다. 벨리댄스는 아랍에서 유래한 역사가 오랜 전통 춤이지만, 기본적인 동작들이 가미돼 있어 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배워볼 만하다.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은 K-POP(케이팝) 댄스를 배우려는 이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특히 벨리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벨리댄스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중국의 한 학원에서는 벨리댄스만 가르치지 않고 케이팝도 가르친답니다. 그만큼 관심도 많고요. 덕분에 그분들 역시 한국에도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반대로 우리는 그런 분들에게 한국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줄 수 있어요. 만약 벨리댄스를 배우러 오신다면 좀 더 넓은 무대를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국내 도입 초기와 달리 이제는 전국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수가 꽤 된다. 벨리댄스 인구가 많다는 의미다. 학원도 많아지고 있다. 바꿔 말해 문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오리엔탈 댄스협회에서 다수의 전문 강사들을 배출했다고 할 수 있다. 벨리댄스가 건강뿐 아니라 경력 단절 주부들에게 고용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 대학에 '벨리댄스' 전공 만들고파 문 대표가 처음 벨리댄스를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고는 빠져들었다. 국내에 벨리댄스가 도입된 지 2년이 채 안 됐을 시기다. 10년 전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벨리댄스 페스티벌에 참여했는데, 당시 무대를 보기 위해 무려 2천여 명의 관객이 몰린 걸 보고 정말 놀랐다. 벨리댄스 개념조차 없던 국내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상황이었다. "한국에선 벨리댄스를 배워도 대학에 별도의 과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마니아로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아니면 체육학과 같은 다른 예체능을 전공하며 벨리댄스를 이어가기도 하고요. 실제로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친 친구도 대학은 체육 쪽으로 진학했어요. 국내 벨리댄서로서의 진로에 한계를 느낀 거죠. 그렇다고 전공을 새로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그동안 벨리댄스와 후배 육성에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후배와 제자들의 미래를 위해 움직여야겠다고 문 대표는 결심했다. 이집트 춤으로 이집트에서 인정받겠다는 애초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다. 남은 건 한국에서 인정받는 것.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벨리댄스를 배우러 오고, 반대로 후배들도 좀 더 국제적으로 활동하며 발을 넓혀가길 바라고 있다. "상업용이나 관람용이 아니라 한국무용처럼 오리엔탈 댄스가 하나의 학문으로 정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저희가 이집트 본토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것처럼 국내에서도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지금도 전국 각 지역에서 벨리댄스를 연습하며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망률 가장 높은 '암'…매년 8월 1일은 '이날'

매년 8월 1일은 ‘세계 폐암의 날’이다. 폐암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종이다.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고, 감기와 비슷한 기침과 가래 외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다. ‘세계 폐암의 날’을 맞아 폐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 폐암이란 1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폐암은 크게 암세포 크기와 임상적 경과 등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눠진다. 여기서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20% 가량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미경으로 확인되는 암세포의 크기가 비교적 작은 것을 말하는데, 비소세포폐암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악성도가 높다. 또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진단 당시 수술적 절제가 어려울 정도로 진행한 경우가 많고, 급속히 성장해 전신 전이가 되곤 한다. 이어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환자의 80~85%가 해당될 정도로 흔한 암이다. 현미경으로 확인되는 암세포의 크기가 작지 않은 것을 말한다. 이 폐암은 조기에 진단해 수술적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전해진다. 비소세포폐암의 종류는 흔히 ▲위·장·기관지·자궁·담낭·전립선 등에서 발생하는 선암(샘암) ▲폐·피부·식도·두경부·자궁경부·질·항문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 無증상…조기 진단이 관건 폐암 초기엔 전혀 증상이 없다. 폐암이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한 기침이나 객담(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보이면, 폐암 발병 징후일 수도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기침 폐암 초기 단계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증상이다. 폐암 환자의 75%는 잦은 기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 섞인 가래나 객혈 기침할 때 피 섞인 가래나 피 자체를 뱉어내는 증상도 폐암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폐에서 나온 피는 가래가 섞여 있고 붉은 빛을 띤다. ▲호흡 곤란 폐암 환자 절반 정도는 호흡 곤란을 느낀다. 폐암으로 인한 흉막삼출, 폐허탈, 상기도 폐색 등이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쉰 목소리 목소리를 내는 기관인 성대를 조절하는 신경은 폐와 후두에서 폐로 통하는 엄지 손가락 정도 굵기의 관 모양의 기도 사이 공간을 지나간다. 폐암이 이 신경을 침범하면 성대에 마비가 오고, 이로 인해 목소리가 쉬기도 한다. ▲흉부 통증 환자 3분의 1은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 폐의 가장자리에 생긴 폐암은 흉막과 흉벽을 침범해 날카로운 통증을 일으킨다. 암이 더 진행할 경우 둔중한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흉막 전이가 악성 흉막삼출증을 유발, 지속적인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암이 흉막이 아닌 갈비뼈로 전이돼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두통, 오심, 구토 뇌는 폐암 전이가 잘 되는 곳 중 하나다. 폐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난다. 드물게는 간질이 생기기도 한다. 이 밖에 체중 감소, 식욕 부진,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메스꺼움을 느끼는 오심, 구토, 암 같은 악성 질환 진행 시 나타나는 쇠약해짐을 뜻하는 악액질 등 증상이 있다. 악액질을 겪을 경우 악성 질환이 말기로 진행했을 때 나타나는 고도의 전신 쇠약 증세로, 몸이 마르면서 무기력해진다. 또 발과 눈꺼풀 등에 부기가 생기며, 심한 빈혈이 오면서 피부가 황갈색을 띠게 된다. ◆ 원인과 예방법 폐암은 다른 암보다 ‘재발’이나 ‘전이’의 정도가 더욱 심하다고 알려졌다.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의 20~50%가 재발을 보인다. 또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5~80% 역시 처음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됐거나, 전이를 동반하고 있다. 흔히 전이되는 곳은 뇌, 뼈, 간과 다른 쪽 폐다. 폐암의 전이나 재발을 막기 위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이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게 ‘흡연’이기 때문이다. 폐암 약 85~90%는 흡연에 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매일 한 갑 이상 흡연을 40년간 지속했을 때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의 발생 위험이 약 2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주 또는 절주도 필요하다. 과음도 폐암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서다. 직업상 석면, 비소, 라돈 등에 노출될 경우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라돈 가스는 폐암의 주요 유발 요인 중 하나다. 라돈은 바위나 토양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기체로 건축물 실내, 바닥이나 벽 등에서 나올 수 있다. 주택, 사무실, 학교, 지하상가, 지하철 등에서 라돈 노출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는 이유다.

‘안양 싱크탱크’ 시정연구원 탄력… 조례안 입법예고

안양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시정연구원이 내년 하반기에 설립될 전망이다. 인구 50만 이상 도시의 지방연구원 설립을 허용하는 법이 지난해 4월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설립절차를 거치게 됐다. 1일 안양시에 따르면 이번에 개정된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인구 100만 명 이상인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도 외에 인구가 50만 이상 도시도 지방연구원을 둘 수 있도록 규정했다. 시는 이에 따라 지방연구원 설립 기본계획 및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지난 7월 마무리하고, 같은 달 25일 '안양시정연구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재단법인으로 설립될 안양시정연구원은 안양시 발전에 필요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정책에 대한 조사·연구, 다른 기관·단체로부터 연구사업 수탁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또 시정연구원의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육성기금을 설치하고, 운영재원은 시의 출연금·보조금과 기금을 통한 수익금으로 충당하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정연구원 초기 연구인력은 20명이며, 연간 운영비는 20억원이다. 시는 오는 14일까지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열리는 시의회 제286회 임시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시정연구원 개원 목표로 타당성 용역을 마치고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며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행정안전부에 설립 허가를 받아 재단법인 등기 등 행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민주당 혁신위는 세대 갈라치기 구태 혁신해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일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 둘째 아들의 발언을 왜곡해 사안을 정쟁화하고, 세대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김 위원장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청년세대 좌담회에서 행한 발언이 노인 비하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자, 어제 입장문을 내고 중학생의 아이디어를 왜곡해 발언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반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며 각 유권자에게 남은 기대 수명에 따라 비례적으로 투표권을 주자는 아들의 발상은 중학생다운 순진한 생각”이라며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 생각을 받아 미래가 긴 사람과 미래가 짧은 사람이라는 갈등적 표현으로 세대를 대비시키는 순간, 아들의 순진한 발상은 어느새 고도의 정쟁적인 주장으로 바뀌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또 “더욱이 ‘아들의 말이 참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의 1인 1표 원칙 때문에 실현되기 힘들다’고 답한 것도 1인 1표 원칙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미래가 짧은 사람에게 미래가 긴 사람과 똑같이 한 표를 주는 1인 1표의 원칙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노인 폄하 발언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정당”이라며 “김 위원장이 혁신해야 할 것은 갈등적 세계관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며 표 계산을 앞세워 극단적 국민분할 지배 전략으로 선거에 접근하는 민주당의 구태”라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오염수 해양 방류 보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 확인됐다”며 “외교는 헌법상 대통령과 행정부의 고유 권한이다. 정부를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선 불복 심리가 아니라면 야당 대표가 마치 국가 수장이라도 된 것처럼 중요 정책 결정 사안을 두고 임의로 외교에 나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원 상담 세무공무원 8일째 의식불명... 중부국세청장 “모든 지원 아끼지 않을 것”

동화성세무서의 민원팀장 A씨가 8일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경기일보 7월31일자 1·3면) 동료들은 해당 팀장이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아 함께 일하길 소망했다. 특히 동료들은 해당 팀장이 다리가 불편했던 장애인의 몸이었음에도 누구보다 밝고 모범을 보였던 동료였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런 가운데 오호선 중부지방국세청장은 A씨가 입원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을 방문,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동화성세무서. 지난달 24일 민원인을 상대하다 쓰러진 민원팀장의 빈자리 탓일까. 세무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있었다. A팀장의 자리와 민원봉사실 복도 등 실내 곳곳에는 그가 직접 꾸민 노랑, 분홍, 빨강 등 색색의 조화들이 사무실을 밝혀주고 있었다. 꽃을 좋아했던 섬세하고 명랑했던 모습이 드러내는 대목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는 민원인에게는 ‘친절’을, 아랫사람과 주변인들에게는 ‘따뜻함’과 ‘온화함’을 전하는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부하 직원은 물론 청소 직원부터 구내식당 조리원까지 모든 구성원들을 살뜰히 챙겼기 때문이다. 그는 세무공무원을 꿈꾸던 세무대 시절, 다리가 불편한 상태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공부에 전념한 그는 모든 국민이 납세자의 의무를 수행하고, 국가 재원의 조달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세청의 일원이 되는 꿈을 이뤘다. 그를 기억하는 한 세무공무원은 “화가 나 있는 상태로 왔던 민원인도 사무실을 나설 때면 웃으며 돌아갈 수 있도록 민원인 대응을 친절하게 했던 분”이라며 “하루 빨리 팀장님이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세무공무원은 “밝고 명랑했고,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얼른 병상에서 깨어나 원래 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호선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이날 A팀장이 입원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을 찾아 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또 중부청 차원에서 해당 팀장에 대해 필요한 금전적 지원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호선 청장은 “근무를 하다 불운한 사고를 당해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저를 포함한 국세청의 모든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민원팀장이 깨어나길 기원하고 있다”며 “중부청은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터질 게 터졌다”… 민원팀장 소식에 세무공무원들 공분

동화성세무서의 민원팀장 실신 소식에 세무공무원 사회의 반발이 일파만파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각 세무서의 민원 부서는 악성민원으로 인한 고충을 겪고 있지만, 국세청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은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4일 민원인을 상대하다 쓰러진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 A씨가 8일째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당 팀장의 중환자실 입원이 길어지면서 일선 세무서 등 세무 공무원 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다른 지역의 세무서에서도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의 실신 소식에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비록 해당 팀장과 근무지는 다르지만, 민원인을 상대하는 같은 세무공무원에게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 말을 아끼면서도 안타까움과 함께 공감을 내비치는 분위기였다. 민원 업무를 처리하며 민원인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경험하는 일은 어느 현장에서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국세청 차원에서 악성민원에 대해 확실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민원 대응 매뉴얼’이란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국세청 직원 B씨는 “국세청 조직 차원에서 조금 더 확실한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민원 응대에는 부족함이 없어야 하지만, 근무하는 직원들의 생사 여부까지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법원 등 다른 기관처럼 입구에 검문검색대를 설치하고, 민원인이 사무실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스피드게이트(출입통제 시스템)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무원이라는 이유 만으로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남겼다. 또 다른 직원은 ‘말의 힘’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난폭한 말은 외상적 공격과 다르게 죽음과의 물리적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며 “동화성세무서 민원인이, 서이초 학부모가 언어폭력을 행사해 (교사가) 죽음에 이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음은 다수가 인정하는 합리적 정황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악성민원이 발생해도 경찰 신고 등 적극적인 대응은 사실상 힘들다는 것이다. 국세청 직원 C씨는 “직원이 민원인에게 맞아서 경찰에 신고하려 해도 본인에게 좋을 것이 없다며 철회하라고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악성민원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내부적인 의식과 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부지방국세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 최근 일선 세무서에 악성민원 유형별 대응방안과 절차 등 메뉴얼을 배포했다. 해당 메뉴얼에는 전화응대, 대면응대 등으로 유형별로 구분해 단계에 따라 각 직원들이 대응해야 하는 절차 등이 담겼다. 특별취재반

"코로나에 폭염까지"… 과일·채솟값 급등에 신음하는 자영업계 [현장, 그곳&]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탓인지 갑자기 채솟값이 너무 올랐어요. 납품 업자도, 식당 사장들도 ‘숨 못 쉬겠다’고 난리인 상황이죠.” 코로나19 사태로 식자재값이 폭등한 상태에서 최근 장마, 폭염 등 기상 악재까지 덮치면서 과일·채솟값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자영업계나 도소매 현장 등에선 여전히 신음 중이다. 31일 오전 4시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채소2동. 꼭두새벽부터 채소 박스를 실어 나르는 도매상인과 구매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장 한 켠에선 채소 경매가 한창이었지만, 물건을 고르는 업체 관계자나 상인들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풋고추를 낙찰받은 구매자 A씨는 "한 달 전보다 5배가량은 뛴 것 같다. 나날이 채솟값이 뛰어 올라 원가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그 여파는 식당가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수원 팔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 역시 걱정이 크다. 식자재 구매 영수증을 보던 그는 “1주 전만 해도 상추 한 박스 가격이 11만5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이보다도 더 뛴 상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출혈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일, 채솟값까지 인상되다 보니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 자료를 보면 지난 30일 기준 적상추 4㎏당 도매가 평균값은 7만220원으로 집계됐다. 불과 1개월 전(2만2천432원)과 비교해도 222%나 뛴 수준이다. 시금치 역시 4㎏당 4만9천800원으로, 한 달 전(1만9천76원)보다 161.1% 올랐다. 이어 ▲브로콜리 8㎏당 4만1천260원(전월 대비 26.1%↑) ▲열무 4㎏당 1만2천266원(20.6%↑) ▲무 20㎏당 1만7천29원(8.8%↑) 등이 적게는 8%부터 많게는 222%까지 급등했다. 과일 가격도 엇비슷한 상황이다. ▲수박 1개당 2만2천740원(28.2%↑)  ▲사과 10㎏당 7만9천380원(17.6%↑) ▲망고 5㎏당 5만4천320원(12.6%↑) 등 상당수 품목이 12~28.2%까지 몸값을 올렸다. 이처럼 농산물값이 고공행진한 주 이유는 ‘폭우·폭염’ 때문이다. 농지 침수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떨어지면서 소비 수요를 맞출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피해는 이번 폭염으로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과수·채소·축사·양식장 관련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대안을 꺼내기도 했지만 현장에선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지난 27일 과수·채소·축사·양식장 관련 폭염 피해가 없도록 차양막 설치, 환기 시설 가동 등을 지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배추·무 비축 물량 적기 방출 ▲시설채소에 대한 출하장려금 지원 등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채솟·과일값에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는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선 유통 과정 모니터링 등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측 불가능한 농·수산물 시장이 불안정한 기후 여건까지 겹치며 가격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유통 과정 모니터링 등을 통해 안정적·체계적인 수급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