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준공영제 시내버스, 수지율 반토막 났다

인천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의 경영 상태가 준공영제 도입 이후 8년여만에 반토막 나는 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은 낮아진 반면, 기사 인건비와 기름값 등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수지율 하락으로 인천시의 혈세 투입만 늘어나는 만큼,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요금 인상 등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시가 시내버스의 연도별 운송수지를 분석한 결과, 준공영제를 도입한 2016년 시내버스의 총 수입은 2천976억원인 반면 운송원가는 기사 인건비 1천924억원과 연료비 615억원, 기타 1천5억원 등 3천544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른 총수입을 운송원가로 나눈 수지율은 84%다. 하지만 시내버스 수지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해에는 50% 밑으로 떨어지며 8년여만에 사실상 반토막 났다. 수지율은 2017년 75%, 2018년 72%, 2019년 68%, 2020년 52%, 2021년 50%, 지난해 48%다. 이 같은 수지율 하락의 이유는 우선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이 감소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시내버스의 총수입은 2016년 2천976억원에서 2018년 2천77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천518억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분석한 인천시민의 교통 분담률 중 버스는 14.4%에 그친다. 즉 시민 100명 중 14명만 버스를 타는 셈이다. 승용차는 41.3%에 이르고 철도(지하철)은 8.5%다. 버스의 교통 분담률은 2016년 20.4%에서 7년만에 6%p 감소했다. 시는 이를 인천지역에 인천도시철도 1·2호선, 수인선 등 정확한 시간에 오가는 지하철이 자리 잡으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 기사들의 인건비 증가도 이 같은 수지율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인건비는 2016년 1천924억원으로 전체 운송원가의 54.3%를 차지했는데, 2018년에는 2천170억원으로 56.4%로 치솟더니 지난해에는 3천26억원으로 57.3%까지 늘어나고 있다. 인천 시내버스 기사의 1개월 급여(간선버스 3호봉 기준)는 2019년 393만원에서 2020년 438만원, 2021년 454만원, 지난해 482만원까지 올랐다. 해마다 5~8%씩 인상이 이뤄져왔다. 또 연료비도 2016년 615억원으로 전체 운송원가의 17.4%를 차지했지만 이후 계속 가격이 상승하더니, 지난해에는 1천87억으로 운송원가의 20.6%까지 올랐다. 석종수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부장은 “가뜩이나 시민의 시내버스 이용은 줄어 수익은 감소하는데, 시가 준공영제로 인건비 등을 보존해주다보니 수년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수지율이 악화하면 시의 재정지원은 덩달아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내버스 업체들이 준공영제에 의존만 할 것이 아니라 경영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요금 인상 등을 통한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 교통 분담률이 떨어지면서 막대한 예산을 들였는데도 준공영제의 효과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내버스 운송수지를 높일 수 있도록 요금인상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의정부 경전철 승객 ‘쑥’… 보조금 ‘뚝’

의정부 경전철 승객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가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운영비 보조액도 그만큼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올 들어 하루 승객은 1월 3만6천289명, 2월 4만855명, 지난달 4만3천184명 등 점차 늘면서 1분기 평균 4만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3천5명에 비해 21.5%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4월로 이어져 평일은 4만6천~4만8천명대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 7일 5만468명으로 올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 앞서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2020년 3만1천64명으로 전년도 4만1천445명보다 25% 이상 급감했던 연도별 승객도 2021년 3만3천474명, 지난해 3만8천341명 등으로 점차 회복세다.  올해는 2019년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지난달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고 개학과 함께 따뜻한 날씨 등으로 승객이 확실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시가 지난해 경전철 운영사에 보전해준 비용은 모두 225억1천700만원이다.  2021년 215억1천700만원에 비해 10억원(5%) 정도 늘었다. 올 들어선 지난달 말까지 60억3천400만원을 보전해줬다. 의정부시는 2017년 5월  최초 사업자 파산 이후 새로운 사업자인 의정부경량전철㈜과 최소비용보전 방식으로 협약을 체결한 뒤 투자원금 2천억원에 대한 2042년 6월까지 균등 상환액 연간 85억원과 이자 등을 포함해 운영비 부족분을 매년 사업자에게 보전해주고 있다.

[오늘의 운세] 4월 14일 금요일 (윤달 2월 24일 /壬寅)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건강불리 불쾌한날 참는 것이 이기는 것 戊子 48년생 금전불길 투자손해 타인 문제로 손해 庚子 60년생 직장 및 자손문제 해결 금전 지출하나 원만 壬子 72년생 친구 친척의 조언 술 음식 생기고 직업해결 길(吉) 甲子 84년생 모임성사 친척소식 중심인물 재물은 지출 소띠 丁丑 37년생 명예상승 문서문제 해결 금전해결 만사 길(吉) 己丑 49년생 가정화목 인간관계 원만 재물성사 만사 길(吉) 辛丑 61년생 직장자손 고민 생기나 재물원만 고민해결 癸丑 73년생 투자손해 연인문제 불리 시비 조심해야 乙丑 85년생 문서시험 차량해결 모임성사 재물은 지출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건강주의 금전문제 불리 분실 도난 조심해야 庚寅 50년생 자손문제로 재물지출 직장사업 불리하고 壬寅 62년생 친구 동료와 모임 단합과시 술 음식 생겨 甲寅 74년생 시험원만 상사 및 부모님 도움 재물은 지출 丙寅 86년생 일진불리 가정불화 음주실수 급체도 조심 토끼띠 己卯 39년생 가족화목 재수원만 인기상승 문제해결 辛卯 51년생 직업고민 생기나 재물성사 자손가정 화합 癸卯 63년생 타인으로 손해 연인과 언쟁 가정불화 조심 乙卯 75년생 구직성사 시험합격 뜻을 성취 귀인도움 길(吉) 丁卯 87년생 일진왕성 문서해결 존경 받고 만사해결 길(吉) 용띠 庚辰 40년생 자손문제로 재물지출 모임초대 친척단합 壬辰 52년생 자손기쁨 능력인정 모임단합 사업왕성 甲辰 64년생 운수왕성 시험 합격하나 부모형제로 돈 지출 丙辰 76년생 오전은 시비조심 오후는 상사 부모님 도움 戊辰 88년생 음주조심 재물지출 뜬소문 조심 뱀띠 辛巳 41년생 자손불화 사업불리 안정을 찾아야 편안 癸巳 53년생 금전손해 가정불화 중상모략 시기질투 乙巳 65년생 승진가능 능력인정 시험합격 문서해결 丁巳 77년생 인기 있고 데이트하고 선물 받고 만사해결 己巳 89년생 재물성사 인기상승 능력인정 데이트 성사 말띠 壬午 42년생 친척의 도움 재물성사 모임성공 가족외식 甲午 54년생 친구친척 모임 문서 및 가택문제 변화생겨 丙午 66년생 불리한 일이 많고 실속 없어 부모님 질병 戊午 78년생 재물지출 이성만남 유흥탈선 임신주의 庚午 90년생 음식대접 직장해결 연인화합 즐거운 출행 양띠 癸未 43년생 보증서면 큰 손해 가정불화 투자손해 乙未 55년생 문서 및 시험계약 문제원만 계획성취 만사 길(吉) 丁未 67년생 승진가능 능력인정 문서해결 소원성취 길(吉) 己未 79년생 재수원만 인기 있고 이성화합 기분 좋을 때 辛未 91년생 고민해결 재물원만 가족화합 마음은 우울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문서 및 서류문제로 골치 음식주의 말조심 丙申 56년생 일진불리 시비 관재사고 질병망신 조심 흉(凶) 戊申 68년생 연인문제 불리 재물지출 시비쟁투 조심 庚申 80년생 음식 생기고 여행출행 이성친구 만나 술 조심 壬申 92년생 여행출행 직업변화 친구모임 술 음식 생겨 닭띠 乙酉 45년생 문서해결 능력인정 뜻을 성취 승진가능 丁酉 57년생 명예상승 시험합격 문서계약 성사 만사 길(吉) 己酉 69년생 금전해결 연인 데이트 인기상승 가족화목 辛酉 81년생 기분 나쁘고 고민생기나 재수원만 이성교제 癸酉 93년생 재물손해 질투대상 인간불화 근신해야 무난 개띠 丙戌 46년생 남의 시기를 받으나 곤란을 돌파하고 무난 戊戌 58년생 금전손해 술 유흥으로 재물지출 과다 庚戌 70년생 직장문제 갈등 산부인과 병원출입 재물지출 壬戌 82년생 친구형제 모임 능력발휘 동분서주 바쁜 날 甲戌 94년생 가족화합 모임성사 소식 듣고 식체는 조심 돼지띠 丁亥 47년생 명예상승 능력인정 소원성취 운수왕성 길(吉) 己亥 59년생 인간관계 원만 인기상승 가족화합 원만 길(吉) 辛亥 71년생 직장갈등 생기나 주위사람 도움으로 해결 癸亥 83년생 재물지출 친구 따라 강남 가고 술 오락손해 乙亥 95년생 인간화합 모임성사 중심인물 소식듣고 길(吉) 서일관 운명철학원

[경기만평] 너도 까불면...?

[사설] 논란 많은 대학 학점은행제, 총체적 점검·관리 필요하다

학점은행제를 두고 이런저런 논란과 갈등이 있다. 대학내 재학생들과 갈등을 빚는가 하면, 허위학력 기재 논란도 있고, 대학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 비난을 사기도 한다. 교육기관마다 제공하는 교육의 질이 다르고, 일부 교육기관에선 학습자의 눈을 속이는 과대·거짓광고를 하고 있다. 학점은행제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학습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열린 학습사회, 평생 학습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1998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학업 적령기를 놓쳐 만학의 꿈을 펼치려는 사람,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려는 사람, 자격증을 학점으로 인정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 등이 학점은행제를 이용하고 있다. 학점은행제를 이용하면 대학에 다니면서 딸 수 있는 학위를 2년 반 안에 취득할 수 있다. 최근엔 젊은층에서도 대학 대신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한 학생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8년 4만5천976명, 2019년 4만9천651명, 2020년 5만3천976명, 2021년 6만3천3명에서 지난해에는 7만259명으로 늘었다. 학점은행제로 취득한 학력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 졸업 후 받는 학력과 동등하게 인정받는다. 학점을 쌓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학부설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직업전문학교·학원·평생교육시설 등에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많은 대학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과장된 홍보를 하며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40개 대학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인증을 받아 평생교육원 4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에서 대학 학점은행제를 이용해 얻은 학위로 학력을 부풀리기도 한다. 특히 선거 때 학력 관련 논란이 많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H대 허위학력’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최시장은 H대 사회교육원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인정받고, 최종 학력을 ‘H대 경영학 학사’라고 표기해 지난해 6·1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다. 법원은 학교명 뒤에 ‘졸업’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으면 학사 표기는 문제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대학가에선 재학·졸업생들이 ‘무임승차’ 운운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규 대학 재학생들은 평생교육원 학생들이 프로필에 ‘OO대 재학’이라고 표기하거나, ‘OO대 과잠(과점퍼)’을 입고 다니는 것을 지적했다. 평생교육원 학생들은 지나친 차별이라고 맞섰다. 학벌을 유난히 따지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행태다. 본질이 흐려진 학점은행제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사설] 민간 기업이 이랬다면 망했을 것/양주테크노밸리... 잇단 축소·연기

양주 테크노밸리 준공이 연기됐다. 2026년까지 2년 밀렸다. 12일자로 공식 발표됐다. ‘경기양주 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변경 고시’다. 시 청사와 인접한 마전동에 들어서는 단지다. 1천104억원을 투입하는 양주지역 최대 프로젝트다. 경기 북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생산 유발 효과가 1조8천686억원, 고용 유발 효과가 4천373명이라는 설명까지 알려졌다. 2년은 짧은 기간이 아니다. 대형 사업을 하면서 공정의 변경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양주테크노밸리 사업 지연은 이해 못할 측면이 많다. 변경 사유마다 행정의 실수·오판이 눈에 띈다. 계속 변해온 사업부지 면적이 그렇다. 2019년 처음 정한 면적은 30만564㎡였다. 이게 24만㎡로 줄더니, 다시 21만㎡까지 줄었다. 첫 번째 축소 이유는 그린벨트 판단 실수였다. 훼손지 복구 공사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 두 번째 축소는 사업 면적에서 도로를 감안하지 않아서였다. 또 있다. 2021년 12월 국토부로부터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받았다. 이후 5개월 안에 부지조성 공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실제로는 1년 걸렸다. 설계, 전문가 심의, 입찰 공고, 사업자 계약 등의 기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해되지 않는 행정 실수의 연속이다. 여기에 토지보상이 지연되는 상황까지 겹쳐졌다. 현재 보상률 60% 정도에 머물고 있다. 경기도시주택공사(GH) 관계자는 ‘사업 계획을 여유롭게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행정 오류다. 양주는 자족기능 확대에 명운이 걸린 도시다. 기존에 산업단지가 있는데 제조업 위주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를 이룬다.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띄워진 양주 테크노밸리 프로젝트다. 고읍지구, 옥정신도시 등 지역 경제 중심지와 가깝다. 수도권 전철 1호선 등의 교통 접근성도 좋다. 도시형·첨단 산업이 예상 입주 분야다. 얼마나 기대가 크겠나. 그런데 진행할 때마다 삐걱대더니 결국 준공 지연까지 왔다. 2019년 2월26일이었다. 이재명 지사, 김대순 부시장, 이헌욱 GH 사장이 만났다. 양주 테크노밸리 사업 분담을 했다. 당시 발표 내용은 이랬다. 경기도가 사업계획 총괄, 사업 인허가 처리 등, 양주시가 사업비 37% 출자에 실시설계 및 부지조성 공사, 보상 업무 등, GH가 사업비 63% 출자에 실시설계 및 부지 조성 공사, 보상업무 등이다. 지금의 이 상황은 누구의 책임일까. 분명히 경기도·양주시·GH 중에 있을 것이다. 만일, 민간 기업이 이랬다고 치자. 계획된 날짜에 준공을 못 맞추고, 거기 치명적인 실수가 있었다 치자. 어찌 됐겠나. 천문학적 지체 배상을 물리지 않았겠나. 책임자는 기업에서 퇴출당하지 않았겠나. 관(官)이 주도했다고 달라져도 되는 건 아니다. 25만 양주시민을 걱정시킨 일이다. 책임 소재 따져 보고 책임 물어야 한다. 그래야 2026년 준공이라도 확실해진다.

[삶과 종교] 폰을 보다, 봄을 보다

화성에서 서울 어린이대공원까지 출퇴근을 하기 위해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도권에서 서울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정류장과 플랫폼에서 간격을 유지하고, 공간을 만들며, 질서정연함을 유지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에 재학할 때 버스와 전철을 이용해 등하교를 했다. 당시 대중교통은 콩나물시루, 지옥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먼저 타려 했고,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찬 공간에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일명 ‘푸쉬맨’이라고 하는 요원까지 배치했던 기억이 있다. 시대가 변하고 발전하면서 시민의식의 향상과 인파가 몰려 발생한 각종 사고도 질서정연함을 만들어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사용도 한몫하는 것 같다. 지하철에 탄 사람들은 아무리 인파가 몰려들어 복잡해도 필사적으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간격이 좁아져 타의적으로 폰 화면을 힐끗 보게 될 때가 있는데 화면에는 게임, 쇼핑, 웹툰, 드라마, 영화, 예능, 카톡, 인터넷 강의 등 지금 시청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집중하면서 폰을 볼 수 있는 공간을 사수한다. 심지어 ‘걸으면서 폰을 하지 말라’는 캠페인까지 벌이는 형국이다. 심리학자들은 유물론자 포이에르바하의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다(I am what I eats)’라는 말을 차용해 ‘내가 보는 것이 곧 나다(I am what I see)’라고 말하면서, 보는 것들과의 관계가 세상에 대한 관점과 마음가짐을 결정하는 ‘프레임’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이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차창 밖 자연을 바라보면서 깊이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탑승자 대부분이 폰을 본다. 봄이 왔다. 겨우내 자기를 비워낸 나무들에서 새순이 움트고 잎과 꽃이 푸르고 화사하게 피어난다. 코로나 이후 일상을 회복하고 마스크도 벗게 돼 적막했던 회색빛 도시의 풍경이 역동적인 사람들의 움직임과 화려한 꽃과 나무로 채워지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청명한 부활의 계절에 자신을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로 자신을 채우며, 믿음으로 살아간다고 고백한다(갈 2:20). 이 좋은 계절에 ‘폰을 보다, 봄을 보다’를 의도적으로 기억하면서, 폰을 보던 고개를 들어 꽃과 나무, 자연을 바라보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말을 걸어 보자. 관점과 내면이 봄의 생명력과 유의미함으로 채워질 것이다.

[천자춘추] 낙검자 수용소를 아십니까?

4월7일 오전 10시 ‘동두천 구 성병관리소 건물 보존 촉구 여성·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있었다. 동두천 구 성병관리소 건물은 정부가 1970년대부터 미군 기지촌 여성을 강제로 격리해 수용했던 장소다. 여성들은 매주 두 번씩 있던 성병 검진에서 낙검(성병보균자 진단)되거나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미군을 상대하다가 적발되면 ‘낙검자 수용소’로 불리는 이곳에 끌려왔다. 최근 동두천시는 이 건물을 매입해 이곳 일대와 소요산 주변을 개발하는 ‘소요산 확대개발사업 발전방안’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경기도 기지촌여성 생활실태 및 지원정책연구(2020년)’를 진행한 바 있다. 그 연구를 통해 국가가 성매매 여성을 단속·처벌·수용하는 과정에서 신체의 자유를 억압했을 뿐만 아니라 강제 성병검진 의무를 부과하는 등 ‘묵인하고 관리하는’ 형태로 여성의 인권을 침해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 여성인권 침해의 현장 중 하나가 바로 ‘동두천 구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다. 2022년 9월 대법원도 관리소를 운영한 국가의 책임을 최종 인정했다.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기지촌 여성을 대하는 국민의 편견은 여전히 공고하다. 그리고 여성인권 침해의 사실들을 역사에서 지우고 싶어 한다. 동두천시가 수년간 방치된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없애려고 하는 것도 그런 역사 지우기일 것이다. 동두천구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우리의 어린 누이가 ‘외화벌이’,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인신매매, 성병, 성폭력, 임신과 유산, 아이와의 강제 결별, 약물 중독, 주변 여성의 자살과 타살, 국가와 사회의 배신을 경험했던 곳이다. 그들의 경험은 지워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역사이며 그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은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은 것이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필 때 기지촌 여성의 역사를 빼놓는 것은 반쪽짜리 역사다. 그런 점에서 동두천구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를 ‘경기도 여성인권평화박물관’으로 조성해 활용하는 것은 온전한 역사에 다가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긴 세월 동안 기지촌 여성의 역사를 ‘망각’하려고 노력했고 그 역사의 진실에 침묵했다. 그렇게 동두천 구 성병관리소의 진실은 사라질 뻔했다. 이제라도 동두천구 성병관리소(낙검자 수용소)를 경기도 여성인권평화박물관으로 조성해 기지촌 여성과 기지촌의 역사를 기록하고 교육하는 인권과 평화의 장을 만들어보자.

[데스크 칼럼] 경기도 학교체육에 진정한 봄이 오는가

경기도 학교체육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경기도 학교체육은 전임 교육감 시절 학교 운동부에 대한 각종 규제와 폐쇄적인 정책으로 인해 5년간 200개 가까운 학교 운동부가 해체되고 수천명의 학생선수들이 타 시·도로 떠나는 ‘암흑기’를 맞았었다. 이에 경기체육의 근간인 학교체육의 부활을 간절히 바라는 체육인들의 뜻이 지난해 교육감선거에 표심으로 나타났다. 체육인들은 모두가 변화를 원했고 13년 만에 보수 교육감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체육계의 의중을 잘 헤아린 임태희 교육감은 고사 위기에 놓인 학교체육을 회생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펴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임 첫해 566개교, 660개팀에 14억6천여만원의 동계강화(전지)훈련비를 지원하고 21개교 팀의 장비를 교체하는 현대화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인건비를 제외한 운동부 지원 예산이 20억4천만원에 불과하던 것을 올해 60억원으로 증액했다. 전임 교육감 시절 폐지된 교육감기(배)와 시·군 교육장기대회를 올해 들어 부활시켰다. 교육감기와 교육장기대회의 부활에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침체됐던 도내 각 지역의 학교체육이 활기를 되찾았다. 기초 종목인 육상이 교육지원청별로 진행됐고 타 종목들도 교육감기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체육인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이달에는 교육장기 육상대회를 통해 선발된 시·군 대표들이 용인에서 교육감기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기초 종목인 육상의 활성화는 곧 타 종목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무너진 학교체육의 기반이 하루아침에 예전처럼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초가 중요한 스포츠 특성상 현재 기조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학교 운동부의 해체와 기반이 무너진 것을 되살리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학교체육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단순한 대회 개최보다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최근 사례를 보면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의 팀들이 하루아침에 해체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교장이 바뀐 후 운동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라는 전언이다. 학교 운동부를 ‘골칫덩어리’로 여기는 학교장과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또 감독 교사와 전문 지도자 등에 대한 합당한 인센티브와 처우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모처럼 경기도 학교체육에 봄바람이 불면서 학부모와 지도자, 체육계에도 봄을 맞이하는 설렘이 커지고 있다. 생활체육에 기반한 전문체육으로의 선순환이 목표인 경기도의 G스포츠클럽 활성화와 더불어 체육을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교육의 가치로 소중히 여기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경기도 체육의 근간인 학교체육이 새싹을 틔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정책적인 뒷받침과 꾸준한 노력이 요구된다.

[지지대] 과꽃을 심으면서...

매년 이맘때였다. 화단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호미로 땅을 파 심었다. 그럴 때마다 머리를 두 갈래로 땋은 바람이 불어왔다. 이마에 송글송글 구슬땀이 맺히면 몇 개월 후 맞을 행복을 생각했다. 적당한 높이로 피어 있을 자태가 기다려졌다. 줄기는 곧추선다. 위쪽에서 가지가 조금씩 갈라진다. 높이는 30~100㎝다. 줄기 겉에 흰 털이 난다. 자줏빛도 돈다. 잎은 어긋난다. 가장자리에는 얇은 톱니가 있다. 과꽃의 애틋한 신상명세서다. 어렸을 적 기억이 맞다면 중부지방에 유난히 많았다. 산기슭이나 골짜기, 길가 등지에서 자라곤 했다. 한해살이 꽃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4월 초순이면 심었다. 잎자루는 위로 갈수록 짧다. 꽃은 7~9월 줄기와 가지 끝에서 머리 모양의 꽃이 1개씩 달린다. 머리 모양 꽃은 가장자리가 자주색이다. 가운데 있는 관 모양은 노란색이다. 혀 모양은 암술만 있는 암꽃이다. 모인 꽃 싸개는 반구형, 조각이 세 줄로 붙는다. 초여름에 꽃이 피면 흥얼거리던 동요가 있었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아이들은 명랑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박자는 기억보다 훨씬 빨랐다. 뭔가 슬픔이 녹여졌지만 음률은 늠름했다. 시집간 지 삼 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는 누이에 대한 근심 따위가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아이들의 노래가 쓸데없는 애조를 띨 일은 없었다. 노래는 그저 노래다. 그 회한의 세월을 되돌아보는 건 어른들의 몫일 뿐이다. 아이들의 청아한 목소리로 ‘과꽃’을 들으면서 그런 처연한 동요를 만들어야만 했던 시대를 소환해본다. 아직도 그 절제된 슬픔은 유효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