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똑똑해졌다. 예전처럼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대신 어떤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를 꽤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건너야 할 사람이 있을 때만 신호가 바뀌는 횡단보도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수원특례시가 스마트도시로서의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말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국내 인증과 국제 인증을 차례로 확보하면서 시민체감형 도시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스마트한 수원특례시, 국내외 인증 완료 시는 지난해 스마트도시 관련 국내외 인증을 획득하면서 명실상부한 스마트도시로 도약했다. 스마트도시 국제 인증은 지난해 12월 획득했다. 영국표준규격협회(BSI)가 심사해 인증하는 ISO37106(국제 스마트도시 표준)은 스마트도시를 위한 비즈니스 관리, 시민 중심 서비스 관리, 기술과 디지털 자산 관리, 이익실현 전략 등을 22개 항목으로 평가한다. ‘성숙함’을 의미하는 3단계부터 인증을 부여하는데 시가 국제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SI는 시민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 인증은 지난해 9월 획득했다. 이는 ‘스마트도시의 조성 및 산업 진흥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심사하는 것이다. 인증은 스마트도시를 위한 인프라와 재정 등에 대해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스마트도시로서의 역량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거친다. 시는 지난 2019년 시범 인증을 받았으며 이를 발전시켜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인증평가에서 3등급인 시는 혁신성 부문에서 공공역량과 스마트도시계획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편리한 도시생활 만들어가는 스마트도시 수원 스마트도시를 향한 시의 노력으로 시민들은 이미 편리함을 체감하고 있다. 주차장이나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등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도시 시설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도입하는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으로 각종 불편을 해소한 덕분이다. 고질적인 주차장 부족 문제도 스마트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통합주차정보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업체시스템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실시간으로 수원시내 52개 공영주차장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관내 어느 공영주차장에 가면 대기 없이 주차 할 수 있는지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고, 결제도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버스정류장이나 횡단보도 등에서도 스마트도시를 체감할 수 있다. 홈플러스 서수원점 앞, 수원버스터미널 앞 등 10개소에 구축된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각종 스마트시스템을 갖춘 도심 속 쉼터 역할을 한다. 스마트 버스정류장은 더울 때는 시원하게, 추울 때는 따뜻하게,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내부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해주고, 버스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충전할 수도 있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6개 지점 21개 횡단보도에 설치 완료돼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바닥에도 신호등이 설치돼 스마트폰을 보다가도 신호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행신호가 아닐 때 밟으면 음성으로 위험하다고 즉각 안내한다. ■ 스마트한 행정, 정책 효과와 시민 공감 ‘UP’ 스마트도시의 다양한 정책은 시민의 생활 속에 녹아 있다. 지능형교통체계(ITS)를 구축해 도심 교통 흐름을 개선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책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ITS는 전자, 정보, 통신, 제어 등의 기술을 교통체계에 접목한 것으로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교차로와 감응신호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통정보시스템 구축 등으로 도심부에 적합한 신호시스템을 만들어 원활한 흐름을 위해 노력했다. 스마트교차로는 올해 말까지 50개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AI 기반의 영상검지기가 교차로의 영상을 수집하고, 통행량 등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신호 데이터베이스(DB)를 생성하고, 교차로별로 지체도를 산정해 신호 운영 효과까지 분석할 수 있다. AI 기반 감응신호시스템도 10곳에 구축한다. 영상검지기로 좌회전 차량을 감지해 차량이 없는 경우 좌회전 신호를 생략하고 직진 신호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스마트하게 신호를 조절한다. 2020년 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해 2020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도 ITS 사업의 일환이다. 긴급한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구급차량이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수원시도시안전센터에서 교차로의 신호를 제어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데이터가 핵심 자원이 된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데이터 기반 행정을 강화하면서다. 일례로 지난해 시는 공공와이파이를 설치하기 위한 최적지를 선정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시 관계자는 “스마트시티 인증은 수원시의 스마트시티 전략과 활동, 인프라, 거버넌스 등 스마트도시 운영 전반에 대한 역량을 검증받은 것으로 글로벌 스마트시티 선도 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의미”라며 “세계를 선도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로 마음은 있으나 말 한 번 걸기 어렵고 눈길 주는 게 조심스러워진 시대다. 너와 나의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고 개인의 삶이 사회의 흐름이자 진리가 돼버린 요즘, 사실 많은 이들은 누군가를 필요로 할지 모른다. 수원 곳곳에서는 이러한 느슨한 연대의 동행공간들이 각자 피어나 큰 줄기를 잇고 있다. 이번에 만나본 동행공간은 권선구 서둔동의 마을공동체 벌터온이다. 벌터온은 지역 주민들 스스로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며’ 살고 싶은 마을, 기억하고 싶은 동네로 가꿔 나가고 있었다. ③벌터온 지난 16일 찾은 수원특례시 권선구 서둔동 벌터마을회관은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도란도란 대화 나누는 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마을회관을 빌려 지역공동체와 돌봄공동체를 운영하는 벌터온의 취미 활동 모임 ‘코바늘 수업’이 한창이었다. 내부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부엌과 아이들이 쉴 수 있는 방,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이 만든 작품으로 빼곡했다. 이날 코바늘 강사로 나선 신평옥씨(48), 코바늘을 배우러 온 염미화씨(44), 김선례씨(53) 모두 벌터온 주민이다. 강사로 나선 신평옥씨는 ‘무보수’로 주민들에게 코바늘을 알려준 지 3년째. 신 씨는 “처음엔 코바늘을 할 줄 몰랐지만 문화사업을 할 때 강사가 외부에서 와 배우게 됐다. 이후 관심 있는 동네 엄마들과 서로 시간을 맞춰 취미반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 “우리가 해보자” 문제에 맞서고 바꿔 나간 주민들의 힘 벌터마을은 나지막한 지붕과 담벼락이 정겨운 동네다. 오래된 집들이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골목골목이 이야기를 머금은 채 살아있다. 하지만 지역산업 쇠퇴와 전투기 소음 등으로 비교적 낙후된 동네로 꼽혔다. 동네에 유일한 놀이터는 가꿔지지 않아 막걸리병 등이 굴러다녔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아이들이 배회하던 장소였다. 인근 서호초등학교의 전교생은 260명 남짓, 고령 인구가 많아 동네 여기저기엔 홀로 앉아 시간을 때우는 어르신들도 많았다. 주민들은 마을이 안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싶었다. 아이들이 나고 자란 동네가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랐다. 2018년 송진영 벌터마을 대표를 비롯한 주민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노는 곳, 살기 좋고 정이 넘치는 마을로 만들자고 마음 먹었다. 시작은 동네에 유일하게 있던 놀이터였다. 때마침 진행되던 수원시지속가능재단의 놀이터 구조대 공모사업에 참여해 후원을 받았다. 낡은 미끄럼틀, 고양이 똥으로 가득한 흙바닥을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엄마들은 소매를 걷어올려 직접 놀이터 청소를 하고, 미니 책장을 설치해 아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놀이터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주고 받는 어른들이 늘었다. 늦은 시각, 아이들이 놀이터를 배회하면 모른 체 지나가던 어르신들도 애정어린 잔소리와 관심을 건넸다. 아이들은 그야말로 마을이 키워냈다. “모이면 힘이 된다”, “우리도 시도하면 바꿀 수 있구나!” 벌터어린이공원에 스위치를 켠다(ON)는 의미의 벌터온의 도전이 시작됐다. ■ 더 많은 이웃이 담장 밖으로 나와 ‘무언가’를 나누길 스스로 동네 환경을 바꿔낸 힘을 경험한 주민들은 마을 축제를 기획하기에 이르렀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문화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던 팀과 협업해 벌터마을축제를 공동 주최했다. 외부인들이 와서 하던 축제는 오롯이 지역주민들이 만드는 축제로 바뀌었다. 5월과 9월엔 계절을 반영한 마을축제를 열어 기타 연주와 주민들이 선보이는 공연, 음식 나눠먹기 등이 진행된다. 마을 축제가 열리고 연일 동네가 들썩들썩 하자 문을 닫고 있던 홀몸 어르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던 이웃이 한 걸음씩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엔 외로운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누군가와 나누면 더 행복하고 즐거운데,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벌터온은 동네의 어른 공동체, 학교 공동체와 끊임없이 마을의 연속성을 위해 무언가를 해나가고 만들어 나갔다. 경로당 어르신들과 아이들은 함께 텃밭 가꾸기, 마을 정원을 진행했고 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환경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주민들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마을 안에서 소소한 무언가를 배우고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강사는 주민들이다. 수원역 인근까지 마음을 먹고 나가 무언가를 배워야 했던 주민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취미활동을 동네에서 나눴다. 수공예, 독서모임, 도자기 만들기, 미술활동 등등이 벌터온에서 이뤄졌고 서로가 서로의 강사, 말벗이 돼줬다. 취미활동이 이어지는 공간 한 편에는 아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취미활동뿐만 아니라 급히 아이를 맡겨야 하는 엄마들, 맞벌이 가정이지만 지역아동센터에 들어가지 못해 늦게까지 마을을 배회하던 아이들, 돌봄의 손길이 부족한 아이들, 놀이터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던 아이들에게 문을 열었다. 주민들이 보살피고 아이들이 서로에게 친구가 돼주자 동네 아이들이 모였다. 밥을 짓고 돌봄 활동은 주민들이 날짜를 맞춰 무료 봉사를 했다. 늦은 시각까지 동네를 배회하던 아이들도 벌터온에서 쉬어갔다. “돌봄은 아동뿐만 아니라 그 가정이 아이 걱정 없이 안심할 수 있도록 가정을 돌봐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이렇게 큰 청사진이 이뤄질거라고 처음엔 꿈도 꾸지 못했지만 끝없이 시도를 이어왔다”는 벌터온은 앞으로도 새로운 이웃, 또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주민들과 함께 소소한 삶의 재미를 나눌 예정이다. 살면서 힘들 때 견딜 수 있게 지탱해주는 것은 누군가에게 받았던 지지와 위로, 돌봄이란 것을 송 대표와 벌터온을 꾸려나가는 주민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송진영 벌터온 대표 “외로운 사람 없게… 마음 나누는 동네 만들고파” Q. 공동체 활동으로 마을에 생긴 변화는 무엇인가. A. 마음을 열기 어려웠던 이웃들이 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보고 어울린다. 어르신들이 무료한 시간을 벤치에 앉아 때우시다 마을 행사에 함께 참여하려고 일어서실 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 우리 모두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전업주부이거나 평범한 직장을 다니던 엄마들이었다. 서로 변화를 꿈만 꾸다 모이니 힘이 나고, 무언가 이뤄졌다. 동네의 힘, 주민의 힘을 우리가 알았다. Q. 6년째 공동체를 이끌어 온 원동력이 궁금하다. A.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마을의 내일이 계속 기대됐다. 참여하는 아이들은 커 가면서 동네 동생들을 돌봐주고 가르쳐 주고 함께 하더라. 이런 활동이 있기 전까지 옆집에 사는 주민이 누군지도 몰랐지만, 이제는 함께 취미활동을 하고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함께 고민한다. 때론 고민을 나누며 같이 엉엉 울기도 하면서 인간과 연결되는 느낌, 그 소소하고 자잘한 감동이 계속 이어져 왔다. 위로와 돌봄, 지지를 우리 마을 아이들과 어르신들, 또 아직 밖으로 나오지 않은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
인간은 누구나 많은 축복을 향유하면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사서삼경에 장수(長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오복이라 했고, 그후 세월이 흘러 청나라 때는 수(壽), 부(富), 귀(貴), 강녕(康寧), 자손중다(子孫衆多)를 오복으로 여겼다. 우리나라 옛 선조들의 오복도 중국의 오복과 비슷한데 치아건강, 부부해로(夫婦偕老), 죽은 후 명당에 묻히는 것 정도가 차이가 있다. 결론은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부유하게 살면서 자손이 번성하고 선행을 베풀며 덕을 쌓고 존경받으면서 오래 살다가 편안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돼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지금 상당부문 오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의 평균 수명이 80세에 이를 정도로 장수하고 있고, 1인당 GDP 3만5천달러 시대에 살고 있으니 과거의 절대 빈곤은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또 나이가 들었어도 건강을 챙기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도 많으며 봉사활동이나 자선을 베풀며 타인을 위해 베풀며 사는 인생도 많다. 또 많은 국민이 치과병원의 이용률을 높여 건치를 유지하며 산해진미의 미각을 느끼며 잘 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임종(臨終)과 관련된 고종명(考終命)의 실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 삶은 죽음에 의해 완성된다고 봤을 때 고종명은 오복의 중요한 요소이다. 자기 집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천수를 누리다가 편안하게 기꺼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 쉬워보여도 쉽지않다. 그래서 와석종신(臥席終身)이라는 말까지 있는지 모른다. 오늘날 지구촌에는 지진과 전쟁으로 많은 생명이 뜻하지 않은 죽음과 조우하고 있다. 또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것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집 밖에서 객사하는 것도 고종명과 거리가 멀다. 상당수 노인들이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이제 부모님이 노쇠하고 여러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해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입원하게 될지라도 상황이 악화돼 임종이 가까워지면 집에 모시고 와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세상과 하직하게 하는 것은 꼭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몸이 늙으면 마음도 함께 늙는다. 늙을수록 어린이와 같이 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다. 늙을수록 마음이 약해지고 감수성이 예민해져 인생이 허무해지고 센티멘탈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래서 많은 노인들이 죽음 자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두려워한다. 이럴 때 친숙한 가족, 자신이 사용한 가구, 옷, 방 등의 체취는 당신의 마음을 편안히 가라앉히고 죽음을 기꺼이 껴안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하찮은 미물인 여우조차 죽을 때는 고향을 그리워 할진데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죽음과 직면해 익숙한 고향집 자신의 방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항미정은 축만제(일명 서호)에 있는 정자로 1831년(순조 31년) 당시 화성유수였던 박기수가 현재의 자리에 건립했다. 항미정이라는 이름은 중국 시인 소동파의 시구(詩句)에 “서호는 항주(杭州)의 미목(眉目) 같다”고 읊은 데서 그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1908년 10월2일 순종황제가 기차를 타고 수원 능행을 했을 때, 융건릉 참배 후 서호 임시 정거장에 도착해 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던 유서 깊은 정자이기도 하다. 현재의 현판은 일제강점기 사진을 바탕으로 근당 양택동 선생의 글씨를 받아 2019년 12월 제작해 현 위치에 걸었다. 정자의 주요 구조부(기둥, 보, 도리 등)가 최초 창건 때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어 역사적, 인물사적, 건축사적, 농업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 제공
21일 오후 2시46분께 가평군 북면 명지산 일원에서 산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공무원 20명, 특수진화대 11명, 산불전문예방진화대 18명 등 130여명과 헬기 6대 등을 동원해 오후 4시 50분에 진화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이날 산불이 산림 인접 지역에서 농업폐기물 소각 중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당국은 잔불을 정리하는 대로 화재원인과 피해면적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세계 물의 날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화성시 경기도농업기술원 첨단 연구온실에서 물을 머금은 엽채류 모종들이 싱그러운 초록빛을 더하고 있다.
공간정보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에 손우준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60)이 취임했다. 손 신임 원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행정관, 베트남대사관 참사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부동산기획과장, 국토정보정책관, 지적재조사기획단 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산업계 내외부에서는 공간정보산업 진흥기에 접어든 우리 산업의 범정부적 정책지원 거버넌스 확립과 재정확보에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손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올해 공간정보정책이 국토도시실 소관 업무가 되어 스마트시티의 핵심 엔진인 공간정보 데이터와 시스템이 국토도시의 해법을 제시하는 데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가 도시브랜드의 가치 높이고 글로벌화하기 위한 사업에 나선다. 21일 시에 따르면 1억6천만원을 들여 ‘2023 인천도시브랜드 글로벌마케팅 연구용역’을 한다. 시는 인천의 도시브랜드에 유·무형의 미래 전략 가치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 중·장기 세부 추진 과제와 인천을 해외에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용역을 마련했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국내외 타 시도의 도시브랜드 현황을 분석하고 인천의 글로벌 도시브랜드를 지수화할 수 있는 측정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시는 인천과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진 도시들보다 도시브랜드 강화를 선점할 수 있는 방안을 이끌어낸다. 또 도시브랜드 글로벌마케팅을 위한 비전과 단기 및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 뒤 이를 연구할 수 있는 자문단을 꾸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인천 도시브랜드의 국제적인 인지도와 인식조사를 분석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 전문가 자문, 해외 석학 인터뷰 등도 할 방침이다. 시는 이 같은 도시브랜드 글로벌마케팅을 통해 인천시민의 삶의 질과 만족도 등을 개선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선 8기의 시정목표인 초일류도시에 맞춘 도시브랜드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을 세계화해 해외 기업과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경기지역 마을버스 운송업체가 차별 지원으로 경영난을 호소(경기일보 3일자 1면)하는 가운데 수원특례시가 자체적인 지원 체계를 올해부터 마련한다. 21일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올해 본예산안에 ‘마을버스 운행 결손금 산정을 위한 경영분석’이라는 항목으로 5천만원을 반영한 시는 이달 말 용역 업체 선정을 시작으로 ▲노선별 수요 분석 ▲운송업체의 경영 현황 ▲관련 데이터 축적 등을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용역 기간은 6개월이 소요되기에 최종 결과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관내 마을버스 운송업체는 도와 시·군의 매칭(3 대 7) 사업으로 수도권 환승할인보전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으나 적자노선지원금과 같은 시의 자체적인 도움 구조는 없는 실정이다. 시가 이러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지난 2021년 초 ‘마을버스 수원형 긴급재난지원금(버스 1대당 200만원)’ 뿐이었다. 더욱이 관내 5개 업체, 11개 노선, 95대 버스가 운행(이하 지난해 말 기준)하는 수원 지역은 도시화가 진행된 탓에 인근 도농복합지역보다 마을버스가 적은 상황이기에 시는 별도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해 말 기준 11개 업체, 110개 노선, 361대 버스 운행의 용인특례시는 지난해 3월 준공영제를 도입, 노선 입찰에 따른 적자노선지원금 등을 시 예산으로 주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정확한 지원 금액은 현재 산출 중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수원지역 마을버스 이용객이 전년보다 30%가 감소하는 등 경영난이 악화한 만큼 마을버스 운전기사들이 적자노선지원금 등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 시내‧시외버스로 이직하고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더욱이 수원 인근을 지나는 GTX-A 노선의 내년 착공 등 별도의 운송 수단도 잇따라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처럼 마을버스 운송업체의 어려움이 불가피한 마당에 시는 이번 용역으로 지원의 당위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마을버스 운송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했으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이번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추후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매년 비교를 진행해 필요 시 이들 업체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뇌물수수 재판에서 2019년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추진이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22차 공판에서 검찰은 2019년 5월과 9월, 11월 작성된 경기도의 도지사 방북 요청 공문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강 전 부지사를 신문했다. 이재강 전 부지사는 “2019년 경기도가 꾸준히 방북 요청을 한 사실을 알고 있냐” 등 검찰 측의 질문에 “시기적으로 방북이 불가능하며 당시 이 대표는 지사직 상실형을 받았는데 불가능해 보였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은 “북한과 소통할 때 공문에 ‘도지사의 방문을 요청합니다’라고 부탁하기도 하냐”라는 질문에 이 전 국장은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기도가 도지사의 방북을 추진하던 중 북측으로부터 방북 비용을 요구받았지만 지자체 자금으로 마련할 수 없어 이 전 부지사를 대신해 쌍방울 그룹 측이 3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추가로 기소했다. 이날 검찰이 적시한 이 전 부지사 혐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 혐의가 담겼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당시 경기도지사이던 이 대표의 방북을 추진하던 중 북측으로부터 방북 비용을 요구받았고 이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쌍방울 그룹 차원에서 대납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