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50명 증원? 의원 세비는 얼마길래…

국회의원 선거제 개편안 중 ‘50명 증원안’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회의원 세비(각종 수당 포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50명 증원 시 국회의원 세비뿐만 아니라 의원 1명당 9명 보좌직원(인턴 1명 포함) 인건비, 의원실 운영비도 늘어나야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50명 증원안’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국회 정보공개포털인 열린국회정보에 따르면 ‘올해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은 연간(연봉) 1억5천426만3천460원이며, 월평균액(월급)은 1천285만5천28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수당과 관리업무수당, 정액급식비, 정근수당, 명절휴가비 등 수당 5가지와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등 경비 2가지를 합한 것이다. 국회의원 1명당 9명 보좌직원(4급 2명, 5급 2명, 6급 1명, 7급 1명, 8급 1명, 9급 1명, 인턴 1명)의 인건비도 상당하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용인정)이 지난해 11월30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첨부한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증원되는 국회의원 1인당 보좌직원 인건비 소요액(2022년 기준)’을 총 5억1천127만4천원이라고 밝혔다. 4급은 21호봉, 5급 24호봉, 6급 11호봉, 7급 9호봉, 8급 8호봉, 9급 7호봉, 인턴은 연간 급여액 2천752만원으로 계산한 것이다. 또한 의원 1인당 의원실 운영경비(사무실운영지원비, 차량유지비 등 공무원출장지원, 입법 및 정책개발지원 등)도 9천806만원(지난해 기준)이 책정돼 있다. 50명 증원 시 의원실 운영경비를 제외하더라도 의원 1인당 세비(연 1억5천만원)와 1인당 보좌직원 인건비(연 5억1천만원)의 추가재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져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국회의원 총정수 증원을 통한 비례대표 증원’ 검토의견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 우리나라의 정치현실, 외국의 국회의원 정수 사례, 우리나라와 같이 지역구와 비례제를 함께 운용하는 혼합제 국가의 비례의석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가구당 평균소득 연 6천141만원(2021년 기준), 국회의원 세비는 약 연 1억5천500만원, 월 평균 1천285만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2022년 기준)”이라면서 “국회의원 세비,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오늘의 운세] 3월 22일 수요일 (윤달 2월 1일 /己卯)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술음식생기나 자손걱정 마음의 갈등변화 戊子 48년생 유흥점출입 재물지출 술여자문제 발생 庚子 60년생 인기있고 데이트성공 탈선운 壬子 72년생 애인생겨 데이트하고 음주조심 甲子 84년생 인기상승 연인데이트 줄거운날 만사형통 소띠 丁丑 37년생 자손경사 직업해결 문서이득 만사무난 길(吉) 己丑 49년생 재물지출 심신피로 가정불화 정신적불안 辛丑 61년생 문서이사 시험문제원만 가족들로 돈지출 癸丑 73년생 일진불길 혈기부리다 사고 음주운전 조심 乙丑 85년생 일진왕성 중심인물 오락도박 모임성사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재물지출 돈거래불리 사기도난 질병조심 庚寅 50년생 문서계약성사 운수왕성 금전문제 해결 길(吉) 壬寅 62년생 명예상승 자손기쁨 직업해결 만사 무난해 甲寅 74년생 운수왕성 재물이득 연인생기고 만사해결 丙寅 86년생 직업고민 경쟁불리 재물지출 연인불화 토끼띠 己卯 39년생 재물손해 경쟁에서 탈락 후일 도모해야 辛卯 51년생 대체로 원만 금전 약간해결 데이트할 운 癸卯 63년생 운수불길하니 일찍귀가하여 서비스해야 乙卯 75년생 금전원만 운수왕성 술음식생기고 大길(吉) 丁卯 87년생 음식대접 시험원만 여행출행 가족은불화 용띠 庚辰 40년생 문서나 서류 계약 차량 문제원만 만사길(吉) 壬辰 52년생 헛된명예 자손부하 중심지키고 근신을 甲辰 64년생 만사대통 사업왕성 재물이득 행운오고 丙辰 76년생 직장해결 부모님칭찬 능력발휘 만사 길(吉) 戊辰 88년생 경쟁불리 재물손해 투자불리 유흥술조심 뱀띠 辛巳 41년생 반길반흉하니 문서금전원만 건강은불리 癸巳 53년생 술도박 음주로 사고 출행불리 관재조심 乙巳 65년생 재수있고 연인데이트 귀인조력 능력인정 丁巳 77년생 구직성사 선물받고 칭찬받고 만사해결 己巳 89년생 평범무난 모임성사 가족외식 과음조심 말띠 壬午 42년생 인기생기나 실속없고 재물지출 술조심 甲午 54년생 재수있고 행운오고 뜻을 성취 가정화합 丙午 66년생 술음식 생기고 직장고민 해결 戊午 78년생 경쟁불리 동료와불화 재수없고 양보할 때 庚午 90년생 만사원만 인기상승 시험대길 선물생기고 양띠 癸未 43년생 지나친 과욕이 화근 가족불화 음주조심 乙未 55년생 재물이득 문제해결 가족화합 데이트운 길(吉) 丁未 67년생 구직성사 시험합격 상사후원 매사원만 己未 79년생 친구 및 친척모임 실속없고 분주다사해 辛未 91년생 보모와불화 공사다망 실속없고 건강주의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금전원만 가정화목 뜻성취 모임성사 길(吉) 丙申 56년생 술음식생기고 직장고민 유흥점 출입생겨 戊申 68년생 재물지출 연인불화 투자도박 출행불리 庚申 80년생 일진원만 재물성사 부모도움 능력발휘 길(吉) 壬申 92년생 일진원만 능력발휘 직업해결 질투는조심 닭띠 乙酉 45년생 투자도박불리 술여자로 망신 가정불화 丁酉 57년생 음식대접 마음의 갈등 직장 및 자손조심 己酉 69년생 젊은혈기 부리면 시비사고 연인불화조심 辛酉 81년생 부모님갈등 가출및출행 마음이 답답할 때 癸酉 93년생 일진불리 언쟁불화 음주운전 마음진정해 개띠 丙戌 46년생 자손경사 모임초대 고민해결 운수왕성 戊戌 58년생 재물지출 사업불리하나 명예는 상승하고 庚戌 70년생 문서해결 데이트성사 시험합격 재수원만 壬戌 82년생 직장해결 연인데이트 능력인정 만사해결 甲戌 94년생 만사해결 재수원만 연인데이트 줄거운날 돼지띠 丁亥 47년생 직장고민해결 사업왕성 가정화합 大길(吉) 己亥 59년생 친구형제는 단합 재물지출 실속없고 불리 辛亥 71년생 문서시험 구직구재 해결 데이트 즐거워 길(吉) 癸亥 83년생 오전 기분손상 재수불리 술 오락탈선가능 乙亥 95년생 재수원만 연인화합 친구모임 유흥점출입 서일관 운명철학원

[경기만평] 물 들어올 때 노젓는...

[사설] 1시군 1교육지원청 설치, 교육권 평등 보장해야

경기도는 31개 시·군으로 이뤄져 있지만, 교육행정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지원청은 25개에 불과하다. 화성·오산, 광주·하남, 안양·과천, 군포·의왕, 동두천·양주, 구리·남양주 등 12개 시는 인접 지방자치단체와 묶여 6개의 통합교육지원청이 설치돼 있다. 형평성 있는 교육권 보장을 위해 2개 지자체를 관할하는 통합교육지원청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개 지자체에 1개 교육지원청’ 설치는 20여년간 해당 지자체와 경기도 차원에서 논의돼 왔다. 별 진척이 없던 지자체별 교육지원청 설치가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 신도시 건설로 인구가 크게 증가해 교육행정 수요가 급증한 데다 형평성 문제, 두 도시 간의 이질성 등 분리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12개 지자체 중 7곳이 3기 신도시에 포함돼 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통합돼 있는 각 지자체는 개별 설치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초부터 6개 통합교육지원청의 분리 의지를 밝혔다.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의 관계가 지시·감독형으로 굳어지면서 교육 현장에선 하달된 지시에 응하느라 학습 및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통합교육지원청의 분리 추진 등 변혁을 시사했다. 여기에 경기도의회가 적극 지원에 나섰다. 이은주 도의원이 주도한 ‘경기도 1시군·1교육지원청 설립을 위한 교육자치법 시행령 개정 촉구 결의안’이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도의원은 “교육지원청 통합 운영으로 지역 차별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형평성 있는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1시군·1교육지원청 설립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도교육청 차원의 실무 TF팀 구성과 함께 도의회와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도 가세해 힘을 보태고 있다. 통합교육지원청 분리에는 ‘지방교육자치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기에 국회 차원의 논의는 바람직하다. 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기도 통합교육지원청 분리·신설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국회에서 나서니 부정적 입장이던 교육부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가 한국지방교육연구소에 의뢰해 ‘통합교육지원청 지원을 위한 개선 방안’ 연구에 착수했다. 인구 감소 지역이 있긴 하지만 지자체마다 교육지원청이 있어야 한다. 지자체마다 재정 상황이나 관심, 교육 환경이 다르다. 지자체 교육 특수성을 살려 여건에 맞는 다양한 교육지원 사업을 해야 한다. 교육 평등을 위해서도 통합교육지원청의 분리·신설이 이뤄져야 한다.

[사설] 도내 의원 59명, 표기해보자/‘50명 증원’ 찬성하는 의원들

이탄희 의원(민주·용인시정)이 세비 인하를 주장했다. “대한민국 가구당 평균 소득은 2021년 기준 연 6천414만원이다. (국회의원 세비를) 가구당 평균 소득에 맞추자.” 이 의원이 밝힌 국회의원 세비는 2022년 기준 연 1억5천500만원이다. 월급 개념으로 나눠 보면 1천285만원이다. 이 세비를 절반 인하하겠다고 약속하자는 얘기다. 이 의원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국회의원 정수 논의의 전제다. 세비를 대폭 인하하면서 ‘50명 증원’을 논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내려놓는 본을 보이자는 것이다. 국민 분노에 대한 나름의 고뇌가 엿보인다. 정치 비용이라는 셈법으로 볼 때 옳은 주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서 전해지는 불편함이 있다. 정개특위가 제언해 놓은 개편안은 3개다. 지역구 소선거구제+권역별 병립형 비례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제,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등이다. 첫째·둘째가 국회의원 수를 50명 늘리는 안이다. 아마도 이 두 안을 주목하는 듯하다. 과연 ‘1억5천만원의 세비’가 정치 불신의 원인일까. 이 설명을 대신할 여론조사가 있다. 올 초 여론조사공정㈜이 했던 여론조사다. 응답자 상당수가 국회의원 특권을 지목했다. 특히 불체포 특권에 대해 59.7%가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6.5%에 그쳤다. ‘신뢰도’도 정치 불신의 주 원인이었다. 응답자의 74.7%가 ‘국회의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뢰한다는 답은 23.2%에 불과했다. 선관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추세와 방향을 크게 달리하는 여론조사는 없다. 그렇다. ‘50명 증원’을 ‘세비 인하’로 풀 것은 아니다. 이 의원의 접근법에서 현실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국회의원 50명 증원’은 지지 받기 어렵다. 비례대표 확대의 필요성을 충족할 다른 방법이 있다.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려 현행 300명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당연히 이 안(案)도 포함해 토론해야 한다. 그런데 없다. 이러니 분노한 여론에 백약이 무효인 것이다. 집단의 이익을 관철하는 집단의 심리가 있다. 다수가 함께하면 특정 표적은 생기지 않는다는 논리다. 의원 300명이 뭉뚱그려 ‘50명 증원’을 하면 개별 비난은 묻혀 버린다고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더 궁금한 것이 의원 개인의 의견이다. 특히 내 지역 경기도 국회의원의 의견이 궁금해졌다. ‘50명 증원’에 찬성하는가. ‘50명 증원’에 반대하는가. 지역구민 앞에 솔직하게 답 해보라. 3년 전 표를 줬던 유권자들이다. 공개하고 가는 것이 대의정치의 도리다. 그 의견과 이름에 표기를 해보겠다.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그 병자가 예수님께 대답했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성서 요한복음의 한 단락이다. 이른바 이적(異跡)을 드러내는 구절로 어린 시절 성서를 접했을 때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던 구절이기도 하다. 상식의 견지에서 보자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여태껏 문자주의로 통칭되는 일각에서는 곧이곧대로 일점일획 의심 없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자리에서 현대의학에 호소해 기술된 내용의 진위를 따질 생각은 없다. 그런데 위 단락을 거꾸로 읽어 나가서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는 한마디에 자리를 툴툴 털고 누군가 걸어 나간 것을 곧이곧대로 일단 믿어 보자. 그렇게 되면 ‘기적’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있을 수 있는 한 가지 추정이 보다 더 선명해진다. 애초에 ‘병자’는 가짜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의 벳자타라고 불리는 연못가에 있는 ‘눈 먼 이, 다리 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 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은 볼 수 있고 들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이들은 아니었을까? 한 걸음 더 나아가 혹시 요한복음의 저자는 이 이야기 자체에 온전히 비유를 담은 것은 아닐까? ‘건강하게 돼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가는 이’는 자주적으로 살아가는 이를 일컫고, ‘눈 먼 이, 다리 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 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은 스스로 보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들지 않으며 걷지 않는 의존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병자 모두 스스로 볼 수 있고 자신의 힘으로 들고 걸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결국 사실로든 비유로든 벳자타 연못가에서 물이 출렁거리기를 기다려(외부에서 어떤 혜택이 오기를 기다려) 온전해지기를 바라는 ‘병자들’에게 예수가 한 일이라고는 (네 안에 그 능력을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는 이에게) “네 스스로 하라”는 냉정한 한마디다. 이제 2023년 대한민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혹시 볼 수 있는 이들이 보지 않고, 들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들지 않고 걷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근로소득자의 면세점을 낮추는 세법 개정이 있었다. 소득세 특별공제 항목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동일한 금액을 가정했을 때 저소득자가 이에 따라 10%에 못 미치는 세 부담이 생긴다면 고소득자는 40%를 넘는 세 부담이 야기되는 조처였다. 매우 바람직한 조처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5년 초 연말정산 과정에서 본인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자 이내 곧 불만이 폭발했다. 당시 정부는 이에 못 이겨 급기야 소급 적용하는 보완조처를 발표했다. 이로 말미암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라는 근로소득자 면세자 비율은 2013년 기준 31.3%였다가 2014년 48.1%로 비약적으로 뛰게 된다. 한편의 코미디였다. 이런 일이 벌써 10년이 다 돼가는 과거의 일일까? 비근하게 ‘보조금’에 관해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지켜보면 “물이 출렁거릴 때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시민단체라고 하면 자주적으로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감시하기 위한 기관으로 재정적으로도 독립해야 함에도 보조금이 끊겼다며 시위하는 광경은 참으로 살풍경하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시민사회의 토양이 척박한 곳에서는 국가기관 혹은 재단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감시받고 견제받아야 할 기관과의 관계 맺기는 일시적이고 조건적이어야 한다. 이 같은 모습은 자칭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의 똑같은 말과 행동이 실소를 금할 수 없게 한다. 종교단체에도 과세권이 부여될 것을 주장하던 이가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우리에게도 종교단체와 같은 특권을 달라 하는 모습은 또 어떤가.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세계는 지금] 우크라이나 분쟁 1년, 도움의 손길 여전히 필요

우크라이나 분쟁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정든 고향을 떠나 루마니아, 폴란드, 몰도바 등 유럽으로 떠난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약 8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내에서도 약 560만명에 달하는 실향민이 발생했다. 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는 하루 평균 50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분쟁이 장기화되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식량, 물, 위생, 주거 등 생활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요소들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며 전력시설 파괴로 인해 겨울 기간 생존에 대한 위협이 증가해 자국을 탈출하는 난민 수가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국민 약 1천700만명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더 위협적이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대상은 아동들이다. 월드비전에서는 이번 분쟁이 우크라이나 아동들에게 미치는 심리정서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분쟁지역 아동 45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대상 아동의 83%는 자신의 안전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냈으며 3명 중 1명 이상은 폭력을 가장 큰 불안의 요인이라고 꼽았다. 분쟁 중 경험하게 된 폭력, 박탈, 사망, 이주, 가족 분리 등은 아동들에게 심리정서적으로 매우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질환을 겪게 될 위험에 놓인 우크라이나 아동이 약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동의 교육권 침해도 심각한 문제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2천528개의 교육시설이 분쟁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실시간 수업 진행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웃 국가에서 난민생활을 하고 있는 아동들은 언어 등의 문제로 현지 학교의 교육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아동의 학업 중단 문제는 아동 발달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래 교육 수준 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월드비전은 지난해 2월 위기 발생 직후부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접경 국가인 루마니아, 몰도바, 조지아에서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구호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총 65만6천여명에게 식량, 임시 거주지, 교육프로그램, 아동보호프로그램 등을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헤르손 등의 지역에서는 현지 파트너 기관과 협력해 아동들에게 심리사회적 지원과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식량, 위생용품, 난방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분쟁을 경험한 아동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자원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크라이나 분쟁이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동들이 입을 피해는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다. 분쟁이 종식돼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올 수 있도록 국제적인 연대가 강화돼야 하며 취약한 상황에 처한 아동들을 돕기 위한 우리의 관심과 지원도 계속돼야 한다.

[인천시론] 머리 아픈데, 다른 검사를 하는 이유

뇌졸중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외래진료를 보거나 응급실을 방문했을 때 환자 또는 보호자가 가끔 하는 질문이 있다. ‘머리가 아픈데 피검사와 가슴검사(흉부 엑스레이, 심전도)는 왜 하나요’다. 다르게 생각하면 교통사고로 차량을 수리할 때 카센터에서 이런 비슷한 질문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궁금할 법한 질문이다. 보통 뇌졸중 증상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면 병원에서 하는 기본검사가 있다.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흉부 엑스레이가 바로 그것이다. 신속함을 요하는 뇌졸중 치료에서 갑자기 머리가 아닌 다른 부위의 검사를 하게 되면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애가 타거나 필요 없는 검사를 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검사는 뇌졸중 치료에 있어 기초가 되는 검사다. 뇌졸중은 여러 증상이 있으나 가장 대표적으로 △심한 두통 △한쪽 방향의 팔·다리 마비 또는 감각이상 △구토 △어지럼증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뇌졸중 외에도 다양한 질환의 증상 중 하나다. 따라서 혈액검사를 통해 정말 뇌졸중으로 인한 증상인지, 혹은 저혈당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한 증상은 아닌지 먼저 감별하는 것이다. 또 여러 검사로 뇌경색임이 밝혀졌다면 뇌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피떡)을 녹이는 용해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개인의 혈액 특성에 따라 혈전용해제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혈액검사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 심장의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심전도와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하게 된다. 심장을 확인하는 이유는 혈전을 유발하는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이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후 증상이 다른 질환의 결과로 보기 어려워 뇌졸중이 의심된다면 CT나 MRI 검사를 하고 경우에 따라 바로 시술을 하게 된다. 이처럼 머리가 아픈데도 머리 외의 다른 검사를 하는 이유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신속히 처치를 하기 위함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약 복용도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소염진통제는 위장장애라는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병원에서 소염진통제를 처방할 때는 위장약을 같이 넣어준다. 하지만 일부 약에 민감한 사람들은 위장약을 임의로 제외하고 약을 복용해 속이 쓰리다며 다시 병원을 찾기도 한다. 질병의 치료는 의사의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환자와 의사가 신뢰관계 속에서 서로의 말을 잘 들어주고 한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봄이 오는 길목-진천 농다리

어릴 적 내가 살던 시골길은 긴 냇가를 끼고 있었다. 얼음이 얼면 우리는 겨울 내내 송판에 철사 줄을 매단 스케이트를 만들어 얼음판을 지쳤다. 겨울방학과 봄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오면 책보자기를 어깨에 가로질러 매고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혼자 노래를 불렀다. 시냇물은 졸졸졸졸 고기들은 왔다 갔다 버들가지 한들한들 꾀꼬리는 꾀꼴꾀꼴 노래를 부르며 나는 생각했다. 어머니 생각. 외삼촌 생각. 동심 속에도 옛날이 있고 추억을 그리워했다니. 헤르만 헤세 유년의 이야기처럼. 봄이 흐른다. 봄은 물소리 같다. 진천 세금 천의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돌다리라고 한다. 고려 초엽에 축조한 것이 지금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매우 견고하게 놓여 있는데 여러 가지 설화까지 있어 역사성과 농다리라는 미학적 아름다움까지 겸비하고 있다. 또한 돌의 뿌리가 서로 물리도록 한 건 쌓기식 축조 방식은 이 다리가 하나의 건축물이라는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재래식 다리의 종류는 섶다리, 외나무다리, 돌다리, 줄다리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징검다리라는 말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산골 아이로 자라온 나로서는 징검다리를 참 많이도 건넜다. ‘조오심 조오오심 징검다리 건너던~’ 하고, 긴 머리 소녀라는 노래를 부르던 시절도 건너왔다. 개울마다 얼었던 물이 녹아 눈부신 윤슬을 이루고 있다. 봄은 스프링, 탄력 있게 한 해를 뛰어오르자.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소중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