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코로나와 동고동락 3년… 이젠 마스크와 ‘헤어질 결심’

‘809만3천759명.’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 꼬박 3년을 이틀 앞둔 18일, 코로나19에 감염된 경기도민의 수치다. 지난 2020년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30대가 국내 1호 코로나19 확진자가 되면서 전국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우리나라에서 3년간 3만3천여명이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고 이 중 경기도에서만 8천152명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 3년이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밥을 먹고 생활을 하는 등 평범한 일상까지 침범했다. 이날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된 2020년 3월22일부터 2022년 4월18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모임 등 대면 접촉을 자제해 감염병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던 중 정부는 2020년 6월부터 감염병 확산 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 그해 8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경기도 역시 이에 맞춰 사적모임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할 때까지 2년1개월 동안 왁자지껄한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그리웠던 고향 방문도, 각종 축제와 행사도 할 수 없게 됐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첫해였던 2020년 10월 처음으로 전국의 다중이용시설과 감염취약시설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했고 이후 2021년 4월에는 모든 실내·외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전면 의무화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얼굴을 마주하는 것보다 마스크를 쓴 채 대화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되고 오미크론 변이의 병독성이 약해지면서 마스크 의무 해제 요구가 힘을 얻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5월에는 50인 이상 집회·공연·스포츠 경기 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분 해제했으며 4개월 뒤인 9월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전면 해제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3년이 되는 20일,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할 시점을 확정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에 경기도에서도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에서 벗어나 완전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맴돌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중앙방역지침에 따라 20일부터 경기도도 대중교통, 의료기관 등을 제외한 시설에 대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내 마스크가 해제되는 상황이 돼도 도내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도록 감염병 대응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집중취재] ‘마스크 일상’ 감염병 줄고… ‘소통 단절’ 우울증 늘었다

코로나19 3년 동안 활동이 위축되면서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 뚜렷하게 ‘명과 암’이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선 미접촉 진료 등 새로운 의료체계가 도입됐지만 비대면으로 인해 정신건강엔 적신호가 켜졌다. 우선 감염병 전문병원과 호흡기 질환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에선 환자와 의료진이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 진료 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호흡기 질환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이춘택병원은 그해 4월 비대면 진료 방식을 도입했다. 코로나19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하지 않아도 전화로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면 의료진은 그에 맞는 처방을 한 뒤 약을 배송하거나 약국에 처방전을 넘겨 보호자가 찾아갈 수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12월까지 200여명의 환자가 의료진을 접촉하지 않고 진료를 받았다. 중증환자를 돌보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도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비대면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의 감염을 막고 빠른 진료를 위해 병실에 카메라와 투명벽을 설치하고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했다”며 “비대면 진료와 미접촉 모니터링이 어색했지만 감염 확산을 방지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또 방역수칙,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의 효과로 국민들의 의료 이용이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면서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감염병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시대 초반인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독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802만6천83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천669만5천341명)보다 51.9% 감소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의 어두운 면도 존재했다. 마스크와 비대면 생활에 갇힌 3년간 소통 단절은 심각해졌고 이에 따른 우울감은 커졌다.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 위험군의 비율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3.2%에서 2022년 18.5%로 급증했으며 코로나 이전보다 자살 생각률은 4.6%에서 11.5%로 늘어났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된 지 1년째인 2021년 3월엔 22.7%로 최고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생활을 선호하게 되면서 플라스틱, 포장재 등 일회용품 쓰레기가 급증했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2’를 살펴보면 1인당 택배 이용량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65.1박스에서 2021년 70.3박스로 늘어났다. 이는 전국민이 한 주당 1.4회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이에 따라 택배나 배달음식 등 다양한 포장재로 사용되는 폐합성수지류 배출량은 202만t(2019년)에서 2020년 441만t으로 2배를 넘어섰다. 전문가 제언 “모두가 코로나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코로나19 시대가 이어진 3년 동안 대한민국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첫 확진자가 나온 날 감염병 위기경보는 ‘주의’로 상향됐으며 한 달 후엔 최고 단계인 ‘심각’까지 올라섰다.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 각종 방역조치도 등장했다. 코로나19 3년을 맞은 지금, 어지러운 상황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일상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코로나19를 받아들여야 할까. 전문가들은 감염병 최전선에 서 있는 의료진, 정부와 지자체 등 분야 구분 없이 모두가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3년을 거치며 의료계 역시 많은 변수가 생겼다. 이젠 코로나19의 부담을 갖고 진료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진료 시스템을 만들고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해야 할 때”라며 “이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법령, 재원, 사회적 체계 등 많은 것이 바뀌어야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 교수는 “3년 동안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지친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채 일상 속에 질병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지금 이 시대를 기점으로 새로운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해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일상화를 거치면서 기술 등이 성장한 측면도 있지만 사회화 등 취약한 부분도 발생했다. 특히 사람 간의 관계 맺기는 대면으로 형성되는데 감염병으로 거리를 둘 수밖에 없어 이를 놓치기도 했었다”며 “마스크를 벗는다고 해서 당장 사회화가 되는 것이 아니며 아직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의 생활을 재해석하고 완연한 일상 회복을 위해 서로 배려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것들은 정부, 지자체 등에 책임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법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19와 상생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지가 더 요구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고] ‘의료 요양 통합 판정’ 사업 대책 마련해야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부터 의료 필요도와 요양 필요도 모두 높으면 요양병원으로, 의료 필요도가 낮으면서 요양 필요도가 높으면 요양시설로, 의료 필요도와 요양 필요도 모두 낮으면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와 연계하는 ‘의료-요양 통합 판정’ 시범 사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경기, 광주, 부산, 경북 안동·경산, 대전 등 9개 지역에서 두 달간 ‘의료-요양-돌봄 통합판정체계’ 모의 적용 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통합 판정은 장기요양 등급판정 확대 개편을 기본으로 요양병원 환자 분류군, 지역사회 노인돌봄 서비스, 판정·조사 기준을 융합해 개발했고, 장기요양서비스 신청자, 요양병원 입원 희망자 및 181일 장기 입원자, 지자체 노인돌봄·통합돌봄 서비스 신청자 등으로 설계했다. 의료 요양 통합 돌봄 시범사업을 보는 요양병원과 요양기관의 입장은 우려가 많다. 통합 판정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환자 쏠림이 생기기 때문이다. 판정 기준에서 서류 심사와 실제 환자의 요구도가 일치하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통합 판정으로 교통정리가 되면 의료와 요양 필요도가 높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분들에게도 간병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사회적 입원 환자는 병원이 아닌 시설, 지역사회 돌봄으로 간다. 국민의 편익이 최우선이고 요양병원과 장기요양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진행해야 한다. 병원과 시설 간 권리 다툼이 아니라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분들이 제대로 된 혜택을 받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 요양원 1, 2등급 중 보호자의 경제적 사정으로 요양원에 계신 경우가 있다. 통합 판정 체계로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기능 정립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요양병원의 의료 수준을 높이도록 행위별 수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장기요양기관에서는 추가 간병비용이 발생한다고 반대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의료와 간병 요구도가 높은 분은 요양병원으로, 의료 요구는 낮고 간병 요구가 높은 분들은 요양원으로 교통정리가 된다. 기존에 요양원에서 사용되던 간병비가 요양병원으로 향할 뿐 전체 간병비는 큰 변화가 없다. 집중 요양실 시범 사업을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집중 요양실 시범사업에서 임종한 환자의 보호자가 제대로 된 의료 행위가 없었다고 요양원 원장을 고소해 곤욕을 치렀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료가 필요한 영역에서 간호사가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없고, 책임은 요양원 대표자에게 향한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하지만 집중 요양실 시범사업은 정부가 강행했다. 의료-요양 통합판정 방법과 시범사업 기간 및 규모 등 구체적인 시범 사업 설계에 국민과 요양병원, 요양원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2-④

대성당을 둘러보고 마리아치 연주 소리를 찾아 우니온 정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가는 길은 이미 여행객이 넘쳐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다. 마리아치의 고향 과달라하라와 멕시코시티 가리발디 광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마리아치 무리와 여행객을 만나지 못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마리아치가 현란한 복장을 하고 여행객들이 흥겨워할 곡을 연주하며 함께 노래와 춤사위를 펼친다. 마리아치 악단 투어 손님을 모집하는 노인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손에 들고 있는 전단을 보여주며 프리워킹 투어 티켓을 사라고 권유한다. 후아레스 극장 주변에는 과나후아토 역사 지구를 돌며 기타 연주와 노래하는 악사들이 있다. 이들은 ‘까예호네아다’라 불리는 과나후아토 대학생 공연 그룹인 ‘에스뚜디안띠나 과나후아토’다. 이들 그룹은 중세 복장을 하고 거리를 거닐며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워킹 세레나데’라고도 하는데, 매일 밤 8시 우니온 정원을 출발해 연인의 비극이 담긴 키스 골목 ‘까예혼 델 베소’ 등 과나후아토 구시가지 좁은 골목 이곳저곳을 돌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과나후아토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키스 골목을 마주한 집에 살았던 멕시코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에는 절로 사랑의 슬픔에 빠져든다. 좁은 골목의 발코니에는 과나후아토 출신 광부 청년과 스페인 귀족 출신 여인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며 부모 몰래 밀회를 즐겼으나 사랑의 결실을 이루지 못한 슬픈 이야기가 남아 있다. 젊은 연인이 서로 껴안고 입맞춤하며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워킹 세레나데는 에스파냐어로 진행하며, 그들을 따라 걸으며 숨겨진 명소도 구경하고, 수준급 연주와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이곳에서 즐길 거리다. 이 길거리 공연을 즐기려면 공연 초반에 120페소를 부담해야 한다. 박태수 수필가

[2023 신년인터뷰] 김보라 안성시장 “청년들 일하고픈 도시 실현”

김보라 안성시장은 계묘년 새해 시정 운영 방침으로 ‘안성의 새로운 역사를 써갈 기회의 시간’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안성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시민중심, 시민 이익을 위한 혁신 발전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3년 시작하는 계묘년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안성의 청사진은. 젊은이들은 자신의 미래와 꿈을 이룰 수 있는 도시에 머물고 싶어 한다. 선택의 다양성이 있고 자신의 역량을 키워 나가며 풍요로운 삶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 미래 산업인 반도체 산업에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K-반도체 클러스터 편입이라는 가능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도체는 쌀과 같은 미래 산업의 먹거리다. 중점 과제로 삼고 있는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과 전문인력양성센터 건립을 통해 인재 양성이 그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과 동시에 농축산업을 포함한 기존 산업체계에도 드론,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빠른 접목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효율성과 경쟁력이 확보된 전통산업은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은 분야로 탈바꿈할 것이다. -안성은 호수관광사업을 중심으로 한 매력적인 관광도시다. 역사와 전통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도시 안성이라는 의미는. 안성은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에 대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산재한 자원에 대한 개발이 미뤄졌고 장기적 플랜마저 없다. 그때그때 소규모 난개발만 이뤄져 온 것이다. 우리는 지난 2년간 호수를 중심으로 한 관광도시 안성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기획했다. 이제 그 계획들이 하나하나 실현될 것이다.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매력적인 호반관광도시, 지역 전체가 관광자원이 될 안성의 미래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 아울러 문화는 도시의 경쟁력이다. 우리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세계인들이 한류문화에 열광하는 모습을 봤다. 이런 문화적 현상과 기류는 우리에게 무한한 도전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안성은 고유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이를 형상화한 대표적 문화상품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바우덕이축제다. 오랜 세월 진흙 속에 덮여 있던 우리 문화의 원석들을 발굴해 세계인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채워줄 화려한 보석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거리가 세계 문화 탐험가들로 가득 차고 세계 시민들이 안성의 문화를 즐기는 것이 우리가 꼭 만들 안성의 모습인 것이다. -안성은 수도권 교통 요충지다. 어디든 가고 싶은 안성은 어떠한 발전 계획이 있는지. 교통은 경제의 동맥이며 지역과 지역, 문화와 사람을 잇는 탯줄이다. 문화를 포함한 도시 발전의 선제 조건이 교통 환경에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서울과 안성, 세종을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의 준공을 기다리고 있다. 무려 4개의 고속도로가 안성을 경유하게 된다. 또 예비타당성조사 용역 중인 평택~부발 노선과 수도권내륙선의 실현도 부푼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제 안성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연결된 안성의 모습을 상상해보시길 바란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교통 중심의 안성, 우리가 힘을 합쳐 만들어 갈 또 다른 안성의 모습인 것이다. 곧고 힘차게 뻗은 고속도로와 철도에 걸맞은 연계 도로 구축, 광역교통노선 확충과 무상버스 정책에 더욱 힘을 실어 교통도시 안성을 완성해 나가겠다.

[2023 신년인터뷰] 김경희 이천시장 “시민·현장 중심 행정 온힘”

김경희 이천시장은 2023년 새해 화두를 ‘뿌리가 견고한 나무여야만 가지가 무성하고 번성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근고지영(根固枝榮)’으로 정하고 올 한 해 동안 ‘새로운 이천’을 준비하는 뿌리를 다지는 기간으로 삼고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불편한 점을 하나씩 해결해 가겠다는 각오다. - 민선 8기 출범 6개월을 어떻게 보냈나. 이천시는 지난 6개월간 ‘새로운 이천’을 향한 힘찬 비상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다.  도시 성장과 시민 행복에 맞춰 108개 공약사업을 확정하고 미해결 현안 사업을 포함해 추가로 52개의 이행 과제를 설정해 단계적인 이행 계획을 수립하는 등 민선 8기 시정의 기틀을 다졌다. 14개 읍·면·동과 주요 민원 현장 곳곳을 누비며 시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다.  시민들의 고질적인 불만이었던 신속한 민원 처리를 위해 취임 즉시 민원소통기동팀과 이천 남부시장실을 신설해 시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복합적인 고충 민원까지 능동적으로 처리하고 해결하도록 ‘시민중심, 현장중심의 행정’을 펼쳤다. -올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꼽으면. 민생 안정과 시민 불편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곧 민생이고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해 기업 유치와 민간 중심의 투자 활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청년부터 노인까지 안정적인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는 한편 미래직업교육 등 공공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구인구직 행사를 더욱 다양화하고 확대해 바로 취업으로 연결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또 서민경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은 경쟁력을 키우고 활성화하겠다. 정부 지원이 중단돼 어려움은 있지만 자체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지역화폐 발행 규모 500억원을 목표로 운영해 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 -민생 중심의 맞춤형 복지를 강조했는데. 정부의 첫 만남 이용권에 더해 시 자체적으로 첫째 아이부터 출산축하금을 지급하고 이천의료원에서 24시까지 소아청소년에 대한 야간진료를 본격 가동해 출산과 양육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 남부시장실과 민원소통기동팀을 운영해 시민의 말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고충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  -2023년 5대 역점 사업을 선정했는데. 성공적인 민선 8기를 준비하는 디딤돌을 다지게 될 올 한 해, 시는 5가지 역점 사업을 선정했다. 민생과 시민 불편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탄탄한 지역경제와 미래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산업벨트 거점을 구축하고 대월산업단지를 친환경 첨단 산업단지로 2025년까지 조성해 하이닉스 협력업체와 첨단 업종 기업이 입주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아울러 부발역세권과 SK하이닉스 배후도시를 연결해 반도체 기반의 미래 첨단산업도시로 볼륨을 키우고 여기에 미래도시체험관과 차세대 반도체 연구단지, 첨단 인재 양성을 위한 정보기술(IT)대학 등을 임기 내 유치해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형 도시가 되도록 청사진을 그리겠다. 세 번째로 이천의 미래는 인재 양성에 달려있기에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크게 키우는 일을 지원함으로써 행복한 교육도시를 만들고 매력적인 문화관광도시를 조성하겠다. 또 친환경 녹색도시,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계획도시 구현을 네 번째 역점 과제로 삼고 다섯 번째로 미래농업 육성, 살기 좋은 농촌, 편리한 교통 환경 구축 등 교통 환경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조선 말 유림의 사상, 세상 밖으로... 조선시대 성리학자 정윤영 시문집 ‘후산문집’

‘돌아가자/ 편안한 집이 오래 비었으니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세월은 흘러흘러 멈추지 않으니/내 마음은 아프고 슬프네./.../어찌 위태롭고 미약한 마음에서 올바름을 택하지 않으리./.../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어가니/태화가 술동이에 가득하네./취한 노인을 나무라며 앞으로 나아가니/여윈 얼굴에 긴 봄이 머물렀네./고요하게 거처하며 곤궁함을 지키니/화려함은 본래 편안한 것 아니라네.’ (후산문집 中 ‘‘귀거래사’에 차운하다’_ 고종 15년, 1878) 세상의 명성과 부귀를 탐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던 조선 말기의 성리학자는 유배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이런 글을 남기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지역을 대표하는 위정척사사상가로 학문과 교육활동에 전념해 온 후산(后山) 정윤영. 그의 지식과 사상이 총망라된 시문집 ‘후산문집’을 번역해 엮은 ‘역주 후산문집’이 최근 발간돼 학계와 지역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윤영은 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위정척사 사상가다. 1833년(순조33년) 당시 화성군 동탄면 금곡리에서 출생해 1898년(66세, 광무 2년) 별세했다. 고종 18년인 1881년 유생들의 신사척사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자 ‘척사만인소(斥邪萬人疏)’를 작성해 경기유생들을 적극 지원했으며, 이 사건으로 이원현에 정배됐다가 3년 만에 풀려났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처의(處義)에 있어 신하들은 마땅히 나가서 죽어야 하고 선비들은 자정(自靖)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윤영의 큰아들 정수용이 자료를 선별해 편찬한 필사 본 문집 ‘후산문집’(1940년 이전)과 이를 바탕으로 발간 된 ‘역주 후산문집’(사진 위). 화성시역사박물관 제공정윤영이 남긴 ‘후산집’은 그의 아들과 손자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후손들에 의해 1994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편찬됐다. 이 중 총 20권 11책으로 구성된 세 번째 ‘후산문집’이 가장 완성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화성시역사박물관은 이를 번역해 최근 ‘역주 후산문집’으로 펴냈다. 권1부터 권4까지는 정윤영의 부 6편, 사 3편, 시 총 345제 568수가 수록돼 있다. 열 살때 지었다는 ‘화성의 팔달산에 오르다’ 등 유배 이전의 작품에선 곤궁한 일상 속에서도 성리학적 사유를 강조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유지한 학자의 모습이 수채화처럼 드러난다. 1881년 8월 함경도 이원으로 유배돼 1883년 2월 귀향하기까지의 작품에선 ‘임명을 지나며 지은 부’ 등 당대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강한 신념을 읽을 수 있다. ‘홍진을 지나며’, ‘단오’, ‘회양 가는 길에’ 등의 작품에는 북관 백성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단발령이나 변복령, 동학, 의병 등 당시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았던 조선이 마치 눈으로 읽혀지듯 절절하게 써내려졌다.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선조의 삶과 가치를 연구하고 세상에 알리고자 정재철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등 그의 후손들이 소장한 문집과 유물을 화성시역사박물관에 기증하면서다. 화성시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정윤영 선생의 사상이 총망라된 ‘후산집’을 통해 조상이 남긴 글의 가치와 정신을 보존하기 위해 애쓴 후손들의 정성 어린 노고를 짐작할 수 있었다”며 “방대한 양의 자료가 한문으로 돼 있어 내용 파악이 어려웠는데 정윤영의 사상과 학문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번역 작업을 거쳐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배 시기에 쓴 문학작품과 척화의 신념을 밝히며 단발령을 개탄하며 작성한 상소, 지인과 주고받은 편지글, 금강산 유람기 등이 실려 있는 문집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불꺼진 학교 앞 버스정류장… 학생 안전 ‘깜깜’ [현장, 그곳&]

“그림자와 같이 어두운 버스정류장에 우두커니 서 있으면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경기지역 초·중·고 인근 버스정류장 조명이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며 학생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10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의 대평중학교 인근 버스정류장. 이곳 위치를 알리는 간판과 버스정류장 천장 등 총 6개의 조명은 모두 꺼져 있는 상태였다. 해당 정류장은 바로 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 데다 인근에는 상가 건물이 즐비해 학생들이 밤늦은 시간까지 오가는 곳이었지만 조명은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최선은군(가명·15)은 “학원을 마치고 나면 오후 10시인데 정류장 불이 꺼져 있어 무서울 때가 하루이틀이 아니었다”며 “설상가상 휴대전화 배터리까지 나간 날은 너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무늬만 버스정류장 조명도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의왕시 삼동의 부곡초 인근 버스정류장의 매립형 조명 4개 중 1개가 불이 나간 상태였다. 나머지 조명마저 빛 밝기가 어두워 15m가량 떨어져 이곳을 바라봤을 땐 버스정류장인지 분간조차 못 할 정도였다. 또 의왕시 월암동의 부곡중 인근 역시 빛 한 줄 볼 수 없어 이곳에 부착된 노선 안내도는 휴대전화로만 식별할 수 있었다. 18일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자동 대평중의 버스정류장에 대한 한 달 평균 6~18세 이용 비율은 15%(1만1천563건 중 1천729건), 월암동의 부곡중은 21.1%(374건 중 79건) 등으로 집계되는 등 위치 특성상 청소년들이 이곳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조명이 꺼진 버스정류장이 발견되고 있으나 이를 개선할 지방자치단체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수원특례시의 경우 공무원 1명이 1천300개의 관내 모든 버스정류장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모든 현장을 돌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민원에 의해 이를 확인하는 것도 이러한 구조에서 비롯됐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에 따라 유지 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나 24시간 점검을 나갈 수 없는 등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힌 건 사실”이라며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버스정류장을 이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대책을 고심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내의 전체 버스 정류장은 3만5천289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