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 협동조합형 주택…민간서 임대주택 투자 첫 사례

김포에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이 들어선다. 그 동안 민간이 임대주택에 투자한 사례가 없는 가운데, 가칭 ‘김포 써밋스타 민간임대협동조합 추진위원회’가 이례적으로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을 추진하고 나서 주목된다. 29일 써밋스타 민간임대협동조합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김포시 풍무동 산107-1번지 일원 부지 4만4천908㎡에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조합 설립에 나설 계획이다. 추진위 측은 진행 중인 발기인 모집이 완료되는대로 창립총회를 거쳐 민간임대협동조합을 설립한 후 조합원 모집과 구역지정을 거쳐 2026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해당 사업부지는 지난해 승인된 ‘2035 김포기본도시계획’에 따라 주거용지로 계획된 자연녹지다. 추진위는 이에 따라 공동주택건설이 가능한 용도변경을 위해 올해 6월 시에 도시개발 구역지정 제안과 함께 지구단위계획수립 절차에 착수했다.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조합 아파트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임대아파트 건설과 공급 등을 목적으로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이 사업부지의 80% 토지사용권을 확보해 짓는다. 발기인으로 구성된 추진위가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가입한 조합원들은 분담금을 내고 아파트가 완공된 뒤 10년 동안 거주한 후 이미 확정된 분양가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주택공급방식이다. 해당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 최초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국토부는 조합원 재산권 보호와 투명한 사업관리를 위해 지난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발기인 모집을 조합원 모집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조합원은 정식으로 조합이 설립된 이후 모집할 것”이라며 “현재 토지매입과 동의를 포함해 70%에 가까운 토지권을 확보하고 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첫 단계로 발기인을 모집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대리점 63% “공급업자로부터 판매가 압박”

자동차·페인트·화장품·옷을 판매하는 대리점 절반 이상이 공급업자로부터 판매가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라는 강요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판매 사업자가 대리점에 상품을 공급할 때 특정 값을 정해 따르도록 하는 행위(재판매가격 유지)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수직적 담합’에 해당하므로, 추후 개선이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결과가 담긴 ‘2022년 대리점거래 서면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해당 자료를 보면 국내 자동차업종 응답자의 63.3%가 재판매 가격 유지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페인트업종(58.7%), 화장품업종(55.0%), 의류업종(53.8%)도 엇비슷한 수준으로 타 업종보다 ‘강요’ 실태가 높게 나타났다. 전체 업종의 평균 응답률은 14.3%였다. 사업자가 재판매 가격을 유지하면 담합과 같은 효과를 초래해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다. 공정거래법상 저작권이 있는 출판물 등 일부에 대해서만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가 허용, 그 외엔 대리점이 스스로 판매 가격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응답자들은 그 밖에 경영정보 요구, 불이익 제공, 상품 구입 강제, 계약서 미작성, 경영활동 간섭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유형별 불공정 거래 행위 경험 비율 중 ‘판매목표 강제’가 18개 업종 중 16개 업종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공급업자의 평균 39.6%는 대리점 공급가격과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한다고 응답했다. 의류(84.2%), 통신(91.6%), 석유 유통(100%) 업종에서 응답률이 높게 나왔다. 공정위는 설명회 등을 통해 표준대리점 계약서 사용을 확대하고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정식으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불공정행위의 경험이 높은 유형이나 업종에 대한 점검을 집중적으로 강화해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시정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주요 업종을 선정해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전국 18개 업종 546개 공급업자와 5만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대리점 거래 현황을 조사했다. 그동안은 매년 업종별로 돌아가며 조사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다. 공급업자와 대리점 각각의 설문은 누리집, 전자우편, 면접 등을 통해 이뤄졌다.

국토부, 제네시스 GV70 등 8천여대 리콜

국토교통부는 BMW코리아, 현대자동차 등이 제작 또는 수입·판매한 15개 차종 8천482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BMW코리아가 수입·판매한 i4 eDrive40 등 7개 차종 5천586대에서는 배터리 관리 장치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견됐다. 이로 인해 배터리 상태 진단이 간헐적으로 잘못되면서 충전이 중단되거나 전원 공급 차단이 일어나 주행 중 차량이 서서히 멈춰서는 일이 나타났다. 현대차에서 제작·판매한 제네시스 GV70 1천522대에서는 발전기 내 양극 단자의 너트 불량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어 스텔란티스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지프 그랜드체로키 453대에서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ABS) 제어장치의 회로기판 불량으로 주차 브레이크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기어가 변속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랭글러 PHEV 일부 차량에는 규격에 맞지 않는 고전압 배터리 퓨즈 고정 볼트가 장착됐고, 변속 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로 시동이 꺼질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밖에 폭스바겐그룹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2개 차종 369대는 연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다임러트럭코리아에서 수입·판매한 2개 차종 21대는 가속페달 회로기판 설계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콜 대상 차량은 각 제작·판매사의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고, 자비로 수리한 경우 제작사에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 “물가상승 압력↑⋯ 내주 설 민생대책 발표”

정부가 이른 설 연휴로 성수품 수요가 늘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 다음주 중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1월에는 각종 제품 가격의 연초 가격 조정, 동절기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에 더해 이른 설 연휴를 앞두고 성수품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성수품 중심 물가 안정과 겨울철 취약계층 생계 부담 경감을 목표로 설 민생안정대책을 준비해 발표할 계획”이라며 “관계부처 간 의견을 조율해 국민 여러분이 느낄 민생 어려움을 덜어드릴 방안을 다음 주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 정부는 지난 12일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발표한 권고안을 토대로 현장의 개편 요구가 큰 ‘임금체계·근로시간’에 대해 정부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방 차관은 “파견제도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추가 과제들은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한 만큼 전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을 통해 이해당사자·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내년 하반기까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겠다”며 “노사관계에서 엄정한 법치 원칙을 확립하고, 노동조합의 재정 투명성 개선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성시, '첨단 미래산업도시' 밑그림 그린다

안성시가 첨단 미래산업 육성 등 도시발전방향 밑그림을 그리고 핵심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올인하고 있다. 시는 최근 김보라 시장 주재로 안성맞춤아트홀에서 도시계획분야 전문가 등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안성도시계획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시가 도시발전방향과 도시공간전략계획 수립에 대한 자문회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자 마련됐다. 김보라 시장은 이 자리에서 “안성은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을 눈앞에 있고 펑택~부발선과 동탄~청주공항 광역철도가 확정돼 사통팔달의 교통도시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성의 발전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해 첨단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수준 높은 주거공간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의도에 알맞게 안성도시계획포럼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안성의 공간발전전략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계획포럼을 수차례 열어 발전방향과 도시기능 배분, 공간기능과 계획 수립, 전략 핵심사업 발굴, 사업별 실현화방안 창출 등의 아이디어를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포럼은 전문가들이 안성 현안 진단과 과제 도출이라는 주제로 관련 용역사의 주제발표를 거쳐 패널들 간 종합토론도 이어졌다.

항공기 소음 측정, ‘지속시간’으로 잰다

정부가 항공기 소음 측정 단위 변경에 따라 전국 공항의 소음대책지역을 변경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소음 측정 단위 변경에 따라 전국 공항의 소음대책지역을 변경 고시하고 방음시설 설치 사업 등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국토부는 소음·진동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항공기 소음 측정 단위가 웨클(WECPNL)에서 엘디이엔데시벨(LdendB)로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웨클은 항공기가 통과할 때 측정된 가장 높은 소음도에 저녁·야간시간의 운항 횟수 가중치를 적용해 하루 평균 최고소음도를 계산한 단위며, 엘디이엔데시벨은 소음을 연속 측정해 소음 에너지의 합을 구하고 저녁·야간시간의 소음도를 가중해 하루 등가소음도를 계산한 단위다. 엘디이엔데시벨은 소음의 지속시간을 고려한 개념이어서 최고소음도만을 기준으로 하는 웨클보다 실질적인 소음 체감도를 잘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단위 변경에 따라 소음대책지역 면적은 약 100.4㎢에서 113.6㎢로 넓어졌고, 지원 가구 수는 약 8만5천가구에서 9만4천가구로 많아졌다. 공항 주변의 소음대책지역은 1종(Lden 79㏈ 이상), 2종(Lden 75~79㏈), 3종(Lden 61~75㏈)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소음대책지역 중 1종 구역에 해당하는 가구는 없으며 2종 구역에는 63가구가 해당한다. 대부분의 가구는 3종 구역에 해당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구역별로 방음·냉방시설 설치와 전기료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마을회관·문화센터 설치 등의 주민지원사업도 시행할 방침이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한 소음피해 지원정책을 지속해서 발굴해 공항과 주변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범현 수원 파인이그스 초대 감독 "후배들 길라잡이 될 것"

“야구인은 어느 조직 사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선수들의 보람된 땀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6일 수원특례시의 첫 독립야구단으로 창단돼 닻을 올린 수원 파인이그스의 조범현 초대 감독(61)은 미생의 야구 후배들에게 길라잡이가 돼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 감독은 “KT 위즈에 이어 파인이그스의 초대 감독을 맡게 됐다. 수원과 또다시 좋은 인연을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술위원장을 병행해야 해 감독직이 부담이 됐지만 야구인으로서 꿈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책임감을 갖고 독립야구단의 생리를 잘 파악해 구단의 방향성을 확립하고 기대에 걸맞은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 감독은 “25명의 선수를 모집하는데 아직 15명 정도 모집됐고 팀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 2월까지 목표한 정원을 채우고 선수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따로 전지훈련을 가지는 않지만 1차 훈련 계획은 이미 구상해뒀다. 선수 수급 상황을 보면서 유동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 감독은 “파인이그스의 운영 방향은 ‘선수들의 선택을 존중하자’다. 프로에 재도전하는 선수가 있고, 지도자로서 꿈을 키우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야구 후배들의 재도전과 새로운 출발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독립야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 감독은 “그동안 광주 팀업캠퍼스에 방문해 독립야구 선수들을 종종 지켜봤다. 조금만 손을 보면 프로 1군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만한 선수들이 있었다. 흙 속의 진주를 찾을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며 “또한 지도자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조 감독은 “수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함께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강구하고 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 재능있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라도 도움을 줄 생각이다. 수원 야구 팬들이 KT 위즈만 좋아하지 말고 수원 파인이그스에도 많은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카페] 한 잔의 차를 올립니다

거미줄에 걸린 안개가 보석처럼 빛났다. 거미는 안마당을 비워 놓은 채 벗을 기다리듯 느긋하다. 안개 잦은 겨울 아침, 거미줄과 안개와 햇빛이 빚은 환상적인 풍경이다. 새집이 있다. 벌집이 있다. 아프리카흰개미 집이 있다. 인간의 감각을 초월할 정도로 구조적이고 정밀하다. 새집과 벌집이 그러하듯 흰개미집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건축시스템보다 더 효율적이라 했다. 인간은 자연을 모델로 진화를 거듭했다. 인간이 보기에 그대로인 것 같지만 지구 생태계 생성 이전부터 새집과 벌집, 개미집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원시시대 움막에서 마천루로 진화한 인간 진화의 속도와 다를 뿐, 그들도 진화한다. 코끼리, 코뿔소, 사자, 호랑이는 집을 짓지 않는다. 영역을 지배한다. 미물은 낮추며 산다. 바이러스는 인간을 시험에 들게 한다. 모든 존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주의 아름다운 별, 지구란 행성에 왔다. 인간은 새처럼 집을 짓고 호랑이처럼 영역을 지배한다. 옛날 옛적부터 동굴에 흔적을 남길 줄 알았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지었다. 21세기 파라오를 꿈꾸는 빈살만은 새로운 미래를 의미하는 네옴시티를 시작했다. 온 우주에 비해 바이러스 크기에 불과한 인간은 교(敎)와 행(行)이 새의 양 날개처럼 등가를 이루며 문명을 창조했다. 광의적으로 우주에 기거하는 모든 것은 창조다. 예술이다. 그 사이에 인간의 예술이 경기를 일으킬 경천동지할 사건이 발생했다. 인공지능(AI)이다. AI는 순식간에 엄청난 그림을 쏟아낸다. AI가 그린 그림을 보는 순간 말을 잃었다. 낯설고 익숙한 모든 유형의 꼴이 망라됐다. AI는 인간의 창조물이다. 생물학적 자식이 아니라서 호모사피엔스의 종말이라 우려하지만 메타 호모사피엔스의 기원으로 긍정할 일이다. 당연히 AI 가 그린 그림도 예술이다. 예술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서 그렇고, 진화의 속성은 실수로 던진 패라도 윷판처럼 백도가 되지 않기에 그렇다. 이달 1일 공개된 AI가 만든 챗봇 ‘Chat GPT’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경외심마저 든다”고 했다. 이미 인류사의 상수가 된 AI는 인간의 수를 한참 넘어섰다. “AI 시대는 빅데이터가 생명이다.” 이어령 선생의 통찰은 현상이 됐다. 그럼에도 인간이기를 축복하는 예술과 종교와 철학의 경계를 초월한 인류 문명사의 위대한 창조, 파르테논이 있다. 피에타가 있다. 모나리자가 있다. 미켈란젤로가 시작부터 피에타를 조각하거나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린 것은 아니다. 생명을 다해 돌을 다듬고 그림 하던 어느 순간, 돌 속에 있는 지저스와 마리아를 보았다. 내 속에 있던 어미(母)의 자비가 차가운 돌 속에 있던 지저스의 생명이 됐다. 삶은 죽음에 의해 생명을 얻는다. 죽음은 삶에 의해 정체를 가진다. 나도 없고 너도 없는 양망(兩亡)의 세계, 피에타가 됐다. 모나리자가 됐다. 부활의 참이다. 윤회의 참이다. 정으로 돌을 조각한다. 칼로 나무를 조각한다. 지저스가 되고, 붓다가 된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정으로, 칼로 조각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인간이다. 인간이 기도하고 수행하는 이유다. 내 속에 있는 지저스와 붓다를 조각하기 위해서다. 모든 인간에게 내재한 경이로운 세계, 이것이 지저스와 붓다의 존재 이유다. “최고의 작품은 내 안에 있다.” 죽음을 앞둔 미켈란젤로의 말도 같은 의미다. 모든 것에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이 저문다. 영원으로 간다. 인간을 성찰한다. 예술을 성찰한다. 한잔의 차를 올린다.

[경기만평] 이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