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女풋살대회 ‘K리그 퀸컵’ 무실점 전승 우승

수원 삼성이 ‘2022 K리그 여자 풋살대회 퀸컵(K-WIN CUP)’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12개의 여자축구 팀이 참가한 가운데, 수원 삼성이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하고 ㈜블루베리NFT, 레모나와 게토레이가 후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지원한 이번 대회는 12개 여자 축구팀에 소속된 16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대회는 3팀씩 총 4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 방식으로 조별 예선을 치른 뒤, 각 조 1위, 2위, 3위가 순위별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고, 1위 토너먼트에는 수원, 안산, 강원, 대전이 진출했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수원은 안산을 1대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는 강원을 4대0으로 꺾은 대전과 맞붙었다. 양 팀은 결승에서 팽팽한 경기 양상을 보이다가 수원 김현선이 결승골을 넣어 1대0으로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수원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무실점 전승의 기록을 썼다. 우승팀 수원은 트로피와 부상으로 후원사의 상품을 받았다. 대회 MVP를 차지한 수원 김현선은 2022년 K리그 공인구 ‘알 릴라’를 부상으로 받았다. 한편,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한 ‘K리그 퀸컵’은 프로축구연맹이 여자 축구 저변 확대와 스포츠 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존 여자 대학 축구대회에서 K리그 구단과 연계한 여자 풋살대회로 개편을 했고, 이를 통해 각 구단과 통합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김영웅기자

SSG,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새역사

인천 연고의 SSG 랜더스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대기록을 작성하며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SSG는 경기가 없는 4일 2위 LG가 홈에서 KIA에 3대8로 완패를 당하는 바람에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됐다. 이번 시즌 3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SSG는 88승4무49패를 기록, 전날까지 자력 우승에 1승 만을 남겨놓았었다. 하지만 3.5경기 차 2위를 달리던 LG가 이날 패하면서 84승2무53패가 돼 남은 5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선두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개막전부터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한편, 이날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는 KT가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이 다소 불안했지만, 타선의 지원과 불펜의 응집력을 앞세워 7대3으로 승리를 거두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키움과의 격차를 0.5경기 차로 벌리며 3위를 지켰다. 벤자민은 1회 2루타 2개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으나, 타선이 1회말 반격서 빅이닝을 만들며 4대1로 전세를 뒤집었다. 2사 만루서 황재균의 2타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한 뒤, 김민혁이 계속된 2사 2,3루서 좌중간 적시타를 날려 2점을 보탰다. 삼성도 막바로 2회초 공격서 이재현이 좌월 투런 홈런포를 날려 1점 차로 추격했고, KT는 3회말 2사 후 장성우의 2루타에 이은 황재균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5대2로 점수차를 벌렸다. KT는 벤자민이 3회부터 안정을 되찾은 가운데 5회말 2사 1,2루서 김민혁이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7대3으로 달아났다. 이후 KT는 6회부터 김민(2이닝)·박영현·주권(이상 1이닝)이 이어던지면서 실점없이 4이닝을 막아내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KT 선발 벤자민은 이날 5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3실점(3자책), 5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4승을 챙겼다. 황선학기자

SSG,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원동력은?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대업을 이뤄내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SSG는 4일 잠실종합운동장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LG가 3대8로 패배함에 따라 잔여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앞서 SSG는 지난 3일 한화에 4대7로 패하며 자력 우승 기회를 놓쳤다.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우승인 2018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새로운 유니폼을 갈아입고는 두 시즌 만이다. 지난해에는 정규 리그 6위(66승14무64패)로 가을야구 문턱서 아쉽게 주저앉았지만 1년 만에 강팀으로 거듭났다. SSG는 올 시즌 선발진의 활약 속에 개막 10연승을 달리며 일찍이 선두 독주 채비를 구축했다. 이후 LG에게 연승이 끊겼지만, 삼성에게 곧장 스윕승을 기록하는 등 4월에만 19승(1무5패)을 쓸어담으며 쾌주를 이어갔다. 5·6월에는 각각 승률 0.600, 0.565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7월 8연승을 비롯, 승률 0.842(16승3패)로 다시금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이후 8월 들어 승률 0.591(13승9패)로 주춤하며 LG와 키움에게 추격을 허용한 뒤 9월 불펜진 붕괴와 타선 부진이 맞물리며 승률 0.522(12승1무11패)에 그쳐 2019시즌 두산에게 후반기 선두를 내준 악몽이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SSG는 시즌 막판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으며 우승을 일궈냈다. 먼저 시즌 내내 원투 펀치로 활약한 폰트가 후반기 들어 흔들리는 와중에도 김광현은 굳건한 모습을 보였고, 타선에선 추신수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 속에 김강민과 최주환이 제 기량을 찾으며 팀을 지탱했다. 또 여름 새로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모리만도와 타자 라가레스가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 보탬이 됐고, 최지훈, 박성한 등 젊은 선수들이 눈에 띈 성장세를 보이며 상호 보완 작용을 통해 대기록을 세웠다. 김영웅기자

[민선 8기 김동연호 취임 100일 행보.上] 소통개혁·경제부지사... 변화의 경기 ‘빅스텝’

민선 8기 김동연호(號)가 출범한 지 100일에 이르렀다. 취임과 함께 도민과 직접 마주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온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변화’와 ‘기회’를 경기도정의 핵심가치로 내세우면서 한 발씩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지난 7월1일 경기도청에 첫발을 들인 김동연 지사의 3개월여간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취임 100일을 앞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약의 가짓수보다 우선순위와 현실성을 고려한 ‘실용적 변화’에 방점을 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거침없는 변화 앞에는 극복해야 할 어려움도 있다.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인 제11대 경기도의회와의 반복되는 갈등과 기존 세원 누수로 인한 재정 위기 등은 김 지사가 풀어야 할 과제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김 지사의 취임 100일인 오는 8일에 맞춰 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가 제안한 391개 공약 과제의 정리를 마무리한다. 현재 도는 그간 취합된 공약 중 통폐합과 조정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는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 지사는 취임 전부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며 ‘변화의 경기’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는 민선 8기 경기도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을 바꿔나가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도지사 공관을 사용하지 않고 사비로 광교 신청사 인근 아파트에 입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도지사 비서실장을 도청 내부 공모로 선발했다. 이처럼 시작부터 ‘유쾌한 반란’으로 도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김 지사는 효과적인 민생 안정을 위해 경제부지사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감행하기도 했다. 기존 정무직 부지사인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명칭 변경하고 도 도시주택실, 도시정책관, 공정국, 농정해양국, 경제실, 소통협치국 등을 경제부지사 산하에 두도록 조정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그는 도민이 주도하고 도가 지원하는 소통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공론의 장을 열어 각계 관계자와 도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경기국제공항 유치와 같이 새로운 관점과 로드맵을 제시해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나가겠다는 취지에서다. 김 지사가 강 대 강 구도인 도의회 여야와의 마찰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주목된다. 현재 도는 ‘제2회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에도 차질을 빚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세수 부족으로 인한 도 재정 문제 해결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민의 삶을 실제적으로 변화시키는 실사구시 정신의 정책 실현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며 “김 지사가 ‘협치’와 ‘소통’을 통한 도정 운영을 강조하는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변화를 위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8기 김동연호 취임 100일 행보. 上 민생 위주 ‘실사구시’ 품고... 도민 삶의 질 높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꿈꾸는 변화의 핵심은 ‘민생 위주의 실사구시’에 있다. 1천390만 도민의 삶을 실제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라면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깨뜨리겠다는 강한 의지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민선 8기 경기도정의 중심 축으로 삼은 ‘변화의 경기’를 위해 소통과 혁신, 정쟁의 혁파 등을 몸소 실천하면서 이전과 다른 자신만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도내 대표적인 난제로 손꼽히는 수원 군 공항 이전, 경기북도, 민생경제 회복 등을 차근차근 도마 위에 올려 놓고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 ■ 공론의 장을 연 김동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당선 초기부터 도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민(民)이 주도하고 관(官)이 지원하는 도정 운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것인데, 도내 해묵은 문제들 역시 민관 협의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지난 8월3일 수원 군 공항 이전을 도 공론화 사업의 첫 번째 의제로 선정했다. 이는 도가 지난 1월 ‘경기도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를 공포한 이후 처음 시행된 사례다. 이와 함께 그는 수원 군 공항 이전을 ‘경기국제공항 설립’으로 변모시켜 염태영 도 경제부지사에게 일임, 발상의 전환을 통한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도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논의하기도 했다. ■ 인사혁신 꺼내든 김동연 김 지사가 조직 내·외부에 추진하고 있는 혁신적인 인사 개편도 눈에 띈다. 측근 챙기기와 낙하산 인사 등이 지방선거 직후 관행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김 지사는 전문성 중심의 인사로 유쾌한 반란을 도정에 적극 실현했다. 먼저 주목할 점은 내부공모를 통해 임명된 첫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인사다. 시행된 공모에는 서기관 승진 3년 차 이하 10여명의 공무원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진정성과 공정성을 핵심 가치로 둔 인사 혁신의 첫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또한 김 지사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도정에 대한 의견을 내는 ‘레드팀’을 구성해 공직사회 내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레드팀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자유 안건과 도정 현안을 선정해 도민 입장에서 새로운 대안 모색 활동을 할 방침이다. ■ 정당·지역색 뛰어넘은 김동연 김 지사가 그리는 변화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 역시 존재한다. 고금리, 고물가로 위기를 맞은 민생경제와 도 재정 관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때마다 그는 오로지 도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정당과 지역을 뛰어넘는 협치를 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여야 동수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제11대 경기도의회에 여야정협의체를 제안했다. 운영 계획에 따르면 협의체는 도와 도의회 양당 6명씩 총 18명으로 구성돼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수행한다. 아울러 그는 유정복 인천시장·오세훈 서울시장과 수도권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수도권이 직면한 환경·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손사라기자

귀갓길 편해질까… 택시호출 최대 5천원 인상

앞으로 심야시간대 택시 호출료가 최대 5천원까지 오른다. 또 승객이 호출료를 낼 경우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미리 볼 수 없게 하거나 강제로 배차하는 등의 방안도 도입된다. 국토교통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이나 택배업으로 이탈한 택시기사 수를 회복하고, 심야시간대 운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이르면 이달 중순께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현행 최대 3천원인 택시 호출료를 확대한다. 카카오T블루·마카롱택시 등의 가맹택시는 최대 5천원, 카카오T·우티(UT) 등의 중개택시는 최대 4천원까지 호출료가 오른다. 호출료는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되며, 승객이 호출료를 낸 경우 기사가 목적지를 볼 수 없도록 해 호출 거부를 막기로 했다. 목적지가 표기되는 가맹택시의 경우 강제 배차제를 적용한다. 주기적으로 택시를 강제 휴무시키는 ‘택시부제’도 1973년 도입 이후 50년 만에 해제하기로 했다. 또 심야시간대 택시기사의 파트타임 근로를 허용, 자격을 갖춘 기사의 경우 운휴 중인 법인택시를 금·토요일 심야 등 원하는 시간대에 아르바이트 방식으로 운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법인택시 회사 취업 절차 완화 △출퇴근 편의를 위한 차고지 외 주차 및 근무교대 허용 △선운행 후자격취득 제도화 등의 방안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도 심야 택시난 해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타다·우버’ 모델을 제도화한 플랫폼 운송사업(Type1) 및 실시간 호출형 심야버스 사업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희기자

[경기만평] 부비트랩...

[사설]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에너지 취약계층 부담 배려해야

10월1일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전기요금은 주택용과 산업용, 일반용 모두 ㎾h당 2.5원 인상됐다. 일반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올해 기준 연료비 잔여 인상분 4.9원까지 합치면 전체 인상액은 1㎾h당 7.4원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2천27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메가줄(MJ)당 2.7원 인상됐다. 주택용 인상률은 15.9%, 서울시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인상액은 5천400원가량이다. 한 가구가 1년 동안 내야 하는 전기·가스요금이 10만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원유·천연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한국전력의 적자 누적 등 대내외 요인을 감안할 때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에너지 공공요금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 서민들의 부담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가스요금은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거의 전 산업 부문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여타 물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올린 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추가 인상이 있을 것 같다니 걱정스럽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최근 “전기요금이 독일의 2분의 1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훨씬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단계적 추가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을 다른 나라보다 많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전이나 가스공사 같은 공기업의 적자는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는데 이 또한 합리적 정책이 아니다.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세심하게 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취약계층의 전기·가스요금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비가 필요하다. 올해 1인 가구 기준 13만7천200원을 지원한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동절기 등에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지원책이 된다. 올해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액이 17만1천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에너지 바우처 예산이 올해 2천34억원에서 내년 1천580억원으로 22.3% 삭감됐다. 전기·가스요금은 또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되는데, 취약계층의 예산이 줄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심히 걱정스럽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국민과 기업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쓰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사설] 중증 장애인 위한 ‘경기 누림통장’ 시작/오랜만에 ‘정치 셈법’ 없는 복지를 본다

‘경기도 누림통장’이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 신청을 통해 접수한 가입자 975명을 품었다. 이들이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그 액수만큼 도와 시·군이 매칭한다. 최대 24개월에 월 저축 한도 10만원이다. 2년 만기 땐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만원까지 마련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현금성 복지다. 일부의 비판을 사고 있는 퍼주기 복지와 틀은 같다. 하지만 그 대상과 취지가 다르다. 감히 ‘가장 복지 다운 복지’라고 우리는 본다. 장애인복지법상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대상이다. 우리 사회에서 중증 장애인에게 허락된 경제활동은 없다. 서울시가 요란하게 내놓은 대책이 있다. 중증장애인을 우선 채용하는 정책이다. 주 20시간 일하는 시간제 일자리, 주 15시간 일하는 복지형 일자리가 있다. 각각 95만여원, 71만여원을 받는다. 2020년 처음 도입됐다. 그 후 경기, 경남, 전남, 전북, 춘천 등으로 확산됐다. 그래서 채용된 일자리가 몇 개일까. 그래봐야 겨우 690개다. 취업을 정책 목표로 삼지 않은 정부, 지자체는 없다. 실업 상태 국민에 대한 지원도 많다. 희망키움, 내일키움, 청년희망키움통장, 청년저축계좌(이상 복지부), 일하는청년통장, 청년연금(이상 경기도), 청년내일채움공제(고용노동부), 미래행복통장(통일부) 등이다. 대상, 조건 등에서 사업 간 차이는 다소 있지만, 자산형성지원사업이라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중증 장애인은 없다. 정치로 되돌아올 표가 많지 않아서일 것이다. 누림통장의 입안자는 김동연 지사다. 그 스스로 가난과 역경을 이겨낸 삶의 표본이다. ‘희망이 넘치는 경기도’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절절히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림통장의 출발을 알리는 행사가 있었다. 거기서 김 지사가 또 한번 강조했다. “이번 누림통장은 가입자 975명(중증 장애인)에게 드리는 작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됐으면 한다.” 관련 지원을 확대해 갈 것도 약속했다. 우리 사회가 현금 복지로 빠져든 지 오래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논쟁도 이제는 식상하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가 벌인 짓이다. 오로지 표밭을 향한 정치 셈법뿐이다. 이런 때 접하게 된 누림통장이다. 적어도 우리 판단에 이 속에 정치 셈법은 없다. 공공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그럼에도 그동안 외면당했던 영역에 대한 자각이다. 조금 과하게 확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 납세자인 도민도 능히 공감하고 참여할 것이다. 화성시가 거들고 나섰다고 한다. 지원 대상을 비중증 장애인까지로 확대했다고 한다. 나머지 시·군도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세계는 지금]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과 박종철 열사

이란 마흐사 아미니의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뒤 의문사한 22세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이란 전역 80개 도시 등에서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시위대는 ‘여성’, ‘생명’, ‘자유’,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 속에 히잡을 불태우고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태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으로 인한 시위는 전 세계로 번져 나가고 있다. 이란 당국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연대를 표시하는 시위가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 호주,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 같은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수천명의 시위대는 이란대사관으로 향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성직자와 상인세력이 연합해 부패한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란 이슬람 공화국(Islamic Republic of Iran)’을 건국한 이래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공화정과 신정체제를 융합한 독특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표면적으로는 대통령 선거제에 의한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체제 내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가 대부분의 권력이 이슬람 성직자인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에게 집중돼 있다.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 후보자 자격을 사전 검증해 걸러내는 헌법수호위원회(Guardian Council)의 12명 위원 중 6인이 최고 지도자가 직접 임명하는 이슬람 성직자다. 1979년 이래 반미를 국시(國是)로 삼고 있는 이란은 개혁, 개방 실패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인권 탄압 등의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對)이란 제재의 여파로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50% 이상으로 치솟았고 이런 가운데 지난해 당선된 강경 보수파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최근 여성들의 히잡 규정을 강화했다.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1987년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1세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다. 심문 도중 물고문을 받다 사망한 그의 죽음은 6·10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고, 전 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폭발해 정권 교체와 민주주의의 승리로 역사에 기록됐다. 수사관이 책상을 ‘탁’ 치자 ‘억’ 하며 쓰러져 사망했다는 당시 독재정권의 발표는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는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이란 정부의 발표와 묘하게 오버랩된다. 한 소녀의 죽음이 ‘이슬람 공화국’의 기치 아래 철옹성같이 굳건한 이란 체제의 전복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는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뿌리고 간 작은 변화의 씨앗이 싹을 틔울 날을 고대하며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애도한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 융합인재학부 교수

[지지대] 스타링크

스타링크(Starlink).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다. 고도 300~1천500㎞에 위성을 띄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지는 기존 위성 통신망 및 수중 광케이블의 단점 개선이다. 유선 인터넷과 이에 기반한 무선 통신망 한계 극복도 중요하다. 2029년까지 4만2천개가 넘는 위성을 발사해 지구촌 어디서나 최대 1Gbps에 달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러시아 침공으로 통신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그 진가(眞價)를 발휘했다. 시민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건 상당 부분 신기술 스타링크 덕분이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앞두고 테스트베드 성격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난 몇 달 동안 위성 인터넷 서비스와 단말기를 제공했다. 통신 두절 위기에서 가족·지인 간 안부 확인과 외국으로 전황 전달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포병과 드론부대 작전 등에 활용하면서 저궤도 위성 인터넷의 무한 가능성에 세계인의 시선이 쏠렸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상망이나 정지위성만으로 한계에 봉착한 6G기술 개막에 필수 요소다. 국내에서도 저궤도 위성통신 상용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평택 저궤도 위성 제조사 인텔리안테크놀로지 본사에서 개최한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에서도 저궤도 위성망 구축 관련 기술경쟁력 확보가 건의됐다. ▶해당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를 이뤄 국내 기업들도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지궤도 위성보다 이용 속도가 빠르고 지연 시간을 단축해 도심 항공교통과 자율운항 선박 등을 뒷받침하는 기술로도 꼽힌다. 도서, 산간 등 통신사각지대도 최소화하고 재난과 전쟁 등에 따른 지상 통신망 파괴에도 대응할 수 있다. 제2의 스타링크 개발이 시급하다. 그래야 인터넷 선진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