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 집단이다. 혼인·혈연·입양으로 연결된 일정 범위의 사람들로 구성된다.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에 그렇게 규정돼 있다. 민법 제779조(가족의 범위)도 자기를 중심으로 자기의 배우자, 형제자매, 직계혈족(부모와 자녀)을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는 법률상 또는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이다. 현실은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가족’으로 변화됐다. 친구나 애인끼리 거주하는 비(非)친족 가구수와 가구원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친족 가구가 1년 전보다 11.6% 증가한 47만2천660가구로 나타났다. 비친족 가구원도 101만5천100명에 이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62.7%)이 가족 범위를 사실혼, 비혼·동거까지 확대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결혼보다 동거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 혼인·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주거를 같이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각각 87.0%, 82.0%가 동의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기존 가족 단위에 맞춰져 있어 ‘새로운 가족’ 형태에 걸맞은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4월 가족을 좁게 정의하는 법 조항을 삭제하고 가족 형태에 따른 차별방지 근거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성가족부가 사실혼 및 동거가구를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단위’로 정의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최근 국회에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혈연 중심의 기존 가족관계 변화를 불편해하는 시각이 있긴 하다. 하지만 여가부의 행태는 비혼 동거, 사실혼, 노년 동거 증가 등 급변한 우리 사회 가족의 실태와 인식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다. 가족 범위 확대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의미이고, 세계적 추세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시대 흐름을 거스르면 안된다. 기존 계획을 철회할 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법적·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저렴한 시대는 끝났는가, 끝나야 하는가. ‘불평등과 기후위기’라는 지구적 실패를 낳은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와 환경을 고려한 전환적인 정책과 투자, 친환경적인 기술개발과 좀 더 민주적인 지배구조로 개선된다면, 다시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은 어디에 근거하는가. 지금 우리가 속해 있는 세계가 지속가능하다는 것은, 부가가치 생산과 자본 축적이라는 몇 가지 초현실적인 주요 지표들로 대변되는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자원과 노동, 기술이 투여된 상품들을 더 많이 소비하는 지금까지의 ‘대량체제’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이러한 체제에 본격 진입한 것으로 본다. 이것을 가능하게 했던 에너지는 중앙집중적인 화석연료 시스템과 ‘성장’이라는 이념이다. 이것이 지구적 실패를 낳았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동의하겠는가. 그렇다면 이 화석연료를 완벽에 가깝게 대체하고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다면, 경제성장을 위해 지구자원을 지속적으로 대량 채취하고 소비해도 괜찮은 것인가. 만약에, 전제가 잘못됐다면. 이를테면, 지금까지 화석연료가 해 왔던 기능을 재생가능에너지가 대체한다면 괜찮은 것인가. 대체할 만큼 태양광, 풍력발전에 얼마나 많은 철강과 구리, 희귀금속 등 지구자원이 필요할까. 대체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처럼 ‘대량소비체제’가 재생 가능한 생태자원을 포함해 지구자원을 비가역적 속도와 물량으로 채취하고 ‘소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태양광, 풍력, 그린수소 등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 그 정도 물량으로 기존의 화석연료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가. 더구나 지구 생태자원과 물질자원도 현재 채취 물량과 속도로는 유량과 저량은 물론 채취로 인한 생태계 파괴까지 한계가 임박했다는데, 에너지만 대체한다고 괜찮은 것인가. 계속 성장하는 세계에서 나는 잘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체제에 살아가야 하는가. 지금까지 이 체제가 배출한 온실가스만으로도 기후재앙은 시작됐다. 여전히 계절은 바뀌고 있어서인지, 급진적 생각과 주장이 망설여진다. 미래에도 여전히 황금 들판과 먹음직스러운 과실들이 일상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면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설마 내가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겠는가? 지금 누리는 대부분의 일상과 그것을 지탱하는 시스템이 사라지고 붕괴되고 있는 현실을, 그런 상실을 상상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나 또한 1970년대에 태어났고, 80년대 풍요에서 멀리 걷고 하늘과 맞닿은 대지를 바라볼 만큼 뼈를 키우고 살을 찌웠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본다. 무엇이 나를 키운 것인지. 무엇이 나머지 삶을 채웠으면 하는지. 성장 지표, 복잡하고 허구적인 목표에 얽매이는 것보다, 근거 없는 희망보다 절망과 대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 현실이 우리를 구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재앙과 붕괴의 터전 위에 어떤 문명이 기다릴지 아무도 모른다 해도. 다시 단순함으로 가까운 곳부터 연대하고 조직하자. 윤은상 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마스크 해제?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1년5개월 만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사라졌지만 경인지역 시민들은 아직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이 된 모습을 보였다. 26일 오전 수원 성균관대에선 대다수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비교적 코로나19에 면역력이 있는 젊은 층의 학생들이 대다수였지만, 이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해제됐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당분간은 마스크를 계속해서 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명준씨(23)는 “약 2년 동안 계속 마스크를 써왔던 상황이라 이제부터 완전히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니까 매우 어색한 게 사실”이라며 “당분간 나와 친구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는 계속 쓰고 다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용인 에버랜드에선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야외 공간에서 줄을 선 사람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놀이기구를 탈 때 역시 마스크를 벗고 있는 시민은 찾기 힘들었다. 이날 낮 1호선 평택역 실외 승강장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이예슬씨(32·여)는 “뉴스를 보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 것을 알았지만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불안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로 노년층이 몰려 장을 보고 이웃과 대화를 이어나갔지만, 대부분 전날과 같이 마스크를 코끝까지 올려 착용한 상태였다. 일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도 점포 앞에서 물건을 고를 때는 황급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아울러 오후 2시께 진행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가 주최한 거리 집회에서도 3천여명의 참가자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대열을 벗어나 인도 쪽으로 나와 있는 참가자 중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조합원들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대열로 복귀할 땐 주머니에 넣어뒀던 마스크를 다시 챙겨 썼다. 방역 당국은 이번 실외 마스크 의무 전면 해제가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아예 불필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개인 자율적 실천에 따라 상황에 맞게 여전히 마스크 착용은 필요하다. 특히 고위험군 및 고위험군과 밀접 접촉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날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했던 지침을 모두 해제하고 착용 권고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 등의 마스크 착용 규제’가 사라져 스포츠 경기, 지하철 야외 승강장, 놀이공원 등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지방종합 김정규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중단됐던 축제들이 재개되는 가운데 시흥시가 다양한 평생교육 행사를 한데 모아 거대한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그간 개별적으로 열렸던 평생학습축제와 청소년동아리축제 등 시흥시 대표 축제 5개를 동시 개최해 축제 간의 시너지를 높이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시는 이에 따라 ‘ABC로의 초대’를 슬로건으로 다음 달 한 달 내내 시흥ABC행복학습타운 일원에서 풍성한 축제를 펼친다. 축제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과 행사를 마련해 2만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장벽 없는 배움과 문화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 문화부터 국제교류까지 각양각색 즐기자 시작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제8회 시흥책문화축제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진행하는 이번 책문화축제는 민·관이 책을 매개로 협력해 지역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책 읽는 시흥을 만들기 위한 행사다. 올해는 ‘우리, 서(書)로 만날까요?’를 주제로 시흥 전역에 있는 공공도서관 12곳과 작은도서관 14곳, 시민동아리, 서점 등 책 관련 단체가 함께할 예정이다. 특히 ‘7년의 밤’, ‘28’의 정유정 작가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와의 북토크가 마련돼 있어 시민들의 문학적 감성을 채울 계획이다. 작가와의 북토크는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다. 또 △전래동화와 시집을 내 목소리로 녹음해 나만의 오디오북을 만드는 ‘가족 낭독극 체험’ △가을날 책과 피크닉을 결합시킨 ‘북크닉’ △사람책 열람 행사 등이 개최된다. 시는 이번 행사에 3천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국제교류도 기지개를 켠다. 다음 달 4~8일 국내외 외국인과 지역 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외교류도시축전’을 열어 국제교류를 활성화하고 청소년의 글로벌 역량을 높인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청소년 미술작품 300여점을 전시하는 ‘아시아청소년미술교류전’, 시흥시 청소년과 외국인이 1일 시흥홍보대사인 ‘헬로, 시흥앰배서더’를 비롯해 전통예술 공연, 궁중한복 퍼레이드쇼 등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 대표 축제를 통한 시민 화합의 장 다음 달 15일 열리는 ‘ABC 한마음축제’는 가족 간의 화합 도모에 중점을 뒀다. 선착순으로 모집한 40가족을 대상으로 평생학습 성과 전시회와 버스킹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가족 참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트캠퍼스(이동미술관) 예술프로그램, 트램펄린 뛰기, 훌라후프와 고리 던지기, 가족사진 촬영 등 전시, 체험, 공연이 어우러진 가족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2일에는 전국 최대 규모 동아리 축제인 ‘시흥시 청소년동아리축제’가 시민들을 반긴다. 3년 만에 재개되는 대면 축제인 만큼 ‘청소년 깨어 나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지역에서 활동 중인 364개 청소년 동아리가 활동을 공유하고 청소년이 꿈과 끼를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동아리 체험 부스와 공연장, 푸드존 등이 총 3구역(A구역, B구역, C구역)으로 구분돼 개최될 예정이다. A구역에는 마술, 마임, 댄스 등의 버스킹 공연과 페이스페인팅, 헤나, 동아리별 활동사진 전시회 등 예술가의 거리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B구역에서는 100여개의 다양한 체험부스와 부스를 체험하면 찍을 수 있는 스탬프로 음식을 교환할 수 있는 푸드존 및 쉼터가, C구역에서는 청소년들이 마음껏 끼와 재능을 발산할 수 있는 메인 무대가 마련된다. 특히 시흥시청소년동아리축제 기획단이 청소년들로 구성돼 ‘기대평 이벤트, 소문내기 이벤트, 유튜브 채널 구독 이벤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해 지역주민 및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동아리축제를 선보인다. 10월 마지막 주인 29일과 30일에는 ‘시흥시평생학습축제’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평생학습축제는 ‘담뿍, 소중한 일상을 담다’를 주제로 진행되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의 일상을 위로하고 회복하기 위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배울 거리, 즐길 거리 등 100여개가 넘는 체험, 공연, 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공예, 미술, 성인 문해 등 다양한 평생학습 결과를 나누고, 명사 특강, 공연, 플리마켓, 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통해 평생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와 나눔문화를 확산할 전망이다. 임병택 시장은 “이처럼 다양한 축제가 한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펼쳐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축제별 개성과 특성을 살리면서도 평생교육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준비했다”며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이 다양한 문화 체험과 여유를 즐기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김형수기자
수원여자대학교가 전국 최초로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이하 성인학습자반) 개설로 국내 대학계의 새 지평을 연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수원여대는 이러한 제도로 성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게 하는 동시에 대학의 내실화를 도모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는 방침이다. 또 수원여대는 디지털캠퍼스 구축으로 학교 기능 역시 강화하고 있다. ■ 성인학습자반 장점은?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의 계획으로 시작된 성인학습자반은 재직 경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게 주요 골자다. 지난 13일부터 내달 6일까지 진행 중인 수시 1차와 11월 수시 2차, 12월 정시를 통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상은 고등학교 졸업자 및 관련 법령에 의해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사람 중 직장 재직과 경력이 있는 만 21세(2004년 이전 출생자) 이상의 성인 남녀다.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수원여대는 이 과정에 등록한 학생들에게 수업료 30%를 감면하는 동시에 수시나 정시의 최초 합격자에겐 100만원의 장학금 혜택을 준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들은 50% 수준의 등록금만 내면 된다. 또 다른 장점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출석 부담 없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디컬허브치유과, 부동산서비스과, 펫케어과는 주 2~3회 대면 수업을 들으면 되며, 보육과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토요일) 수원여대에서 지식을 쌓으면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내실화된 비대면 수업도 예정돼 있다. 내년 3월부터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직장 경력에 따라 학점 인증이 빠르다. 가령 보육 분야의 경력 10년 이상인 학생은 1년의 학생보다 학점을 더 많이 받아 보육과 조기 졸업이 가능하다. ■ 다채로운 교육 구성…경력 쌓기 돕는다 이처럼 일·학습 병행에다 파격적인 혜택을 갖춘 수원여대의 성인학습자는 ▲메디컬허브치유과 ▲부동산서비스과 ▲펫케어과 ▲보육과 등 4개 과로 구성됐다. 우선 반려동물 인구 급증에 따라 수원여대는 펫케어과를 준비했다. 해당 학과 졸업생은 동물병원, 동물보호소, 반려동물센터, 동물호스피스센터에 취업할 수 있다. 부동산서비스과는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등 부동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를 육성하는 학과다. 빅데이터 분석 및 사무처리능력을 갖춘 정보기술(IT) 기반 부동산서비스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주요 목표로 신중년의 재취업 및 창업지원이 기대된다. 메디컬허브치유과는 허브 식물을 활용한 건강증진 식품의 개발 및 적용 방법을 학습하는 곳이다. 개인별 맞춤 건강기능식품 관련 건강 친화형 실용학문을 교육 받는다. 졸업 시 건강기능식품 산업체, 약국 및 병원, 요양 및 지역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일할 수 있으며, 도시농업 관련 해설 교육 지도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보육과는 야간 및 토요일 집중수업을 통해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전문 보육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보육과는 수원시청어린이집 등 위탁 및 국공어린이집과 연계해 학과를 운영하는 특징이 있다. ■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에 최첨단 도서관 구축 가능…수원여대의 상징으로 이런 가운데 수원여대는 교육부의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에 선정, 총 42억원을 지원 받아 역량을 강화 중이다. 올해 수원여대는 1차 연도 사업비 8억5천만원을 통해 현재 인재관의 도서관을 최첨단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디지털캠퍼스’ 구축이라 불리는 이 사업은 올해 12월에 공식 착공해 내년 3월에 완공된다. 수원여대는 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원격수업 운영 등 교육의 질에 대한 개선에 나선다. 또 디지털 기반 e-러닝 코스웨어 및 메타버스 기반 강의의 체계화로 목적과 수준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활용한다. 수원여대 관계자는 “성인학습자반 학생들이 디지털캠퍼스에서 자신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들 학과는 유망 직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학과로 선정된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뷰] 장기원 총장 “지역사회 손잡고 양질의 교육환경 제공 대학 경쟁력 키울 것” 장기원 총장은 성인학습자반으로 수원여대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공언했다. 또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등 대학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 그동안 수원여대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학의 하드웨어 측면에 대한 성과가 컸다. 교육부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선정으로 디지털캠퍼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교육의 공간을 넘어 문화의 공간까지 확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또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캠퍼스는 수원여대의 상징이 될 것이다. - 성인학습자반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지난해 미충원 현상이 나타나는 등 수원여대는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다. 수도권 대학들은 과거 이러한 현상을 예측하지도 못했으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에 수원여대는 성인학습자로 전문대학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해당 제도가 진행되면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과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은 세계적인 추세인 데다 대한민국 최초로 수원여대가 정원 내에서 이를 운영하는 만큼 우리 대학이 성공한다면 국내 대학들이 수원여대를 참고할 것으로 본다. - 지역사회와의 협력 방안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복안이 있다면. 단순한 수도권 대학 역할을 뛰어넘겠다. 다양한 기관과 조직, 협회 등과 산학협력을 구축하는 등 지역사회와 끈끈한 연대를 구성하겠다. 특히 핵심 지식이 모여 있는 대학의 경우 지역사회의 전문적인 영역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현장학습, 취업약정형 프로그램 등으로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토록 하겠다.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문대의 가장 큰 역할은 취업 지원이다. 양질의 교육 환경 제공으로 5년 연속 여대 분야 취업률 1위를 기록한 수원여대는 이와 관련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산업현장을 갖춘 유능한 교수진과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 중인 졸업생들로 우리 대학의 명성이 커지는 만큼 수원여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정민기자
지난 8월23일 오전 7시께 양주시 백석읍 한 요양원에서 50대 남자가 식사하던 중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로 청색증이 와 119에 신고했다. 관계자는 신고 후 즉시 하임리히법을 시행해 음식물을 제거했고, 의식이 돌아와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 후 회복됐다고 한다. 이처럼 간단한 응급처치법인 하임리히법을 통해 사람을 구했다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더욱이 9월은 ‘세계 응급처치의 날’이 있어 올가을 모두가 응급처치에 관심을 갖기에도 좋다. 우선 응급처치 방법 중 기도폐쇄 때 효과적인 하임리히법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환자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기도가 막혔다고 생각되면 말을 시킨다. 말을 할 수 있거나 기침을 계속하며 숨을 쉴 수 있다면 방해하지 말고 계속 기침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환자가 말을 못하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며 괴로워할 경우 기도폐쇄로 판단한다. 이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119에 신고하도록 부탁함과 동시에 하임리히법을 즉시 실시한다. 환자 등 뒤에서 주먹을 쥔 손을 배꼽과 명치의 중간 정도에 위치 시키고 그 주먹 쥔 손의 엄지가 배에 닿도록 한다. 그리고 강하게 힘을 주면서 배를 안쪽으로 밀어 올려 음식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 기도폐쇄 환자가 비만이거나 임신부인 경우에는 가슴밀어내기법을 시행해야 한다. 가슴밀어내기법은 환자를 서게 하거나 앉힌 뒤 환자 뒤에 서서 팔을 환자의 겨드랑이 사이에 넣어 가슴을 감싼다. 한 손은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 쪽을 흉골 중앙에 대고 반대편 손바닥으로 주먹 쥔 손을 감싼다. 이후 양손으로 환자의 가슴을 빠르게 수평으로 압박한다. 영·유아의 경우 주로 장난감, 동전, 사탕 등이 기도를 막아 발생하며 성인에게 하는 처치법과는 방식이 다르다. 보호자는 팔 위에 영·유아가 바닥을 보도록 눕히고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턱을 고정한다. 팔을 허벅지 위에 올린 후 다른 쪽 손바닥으로 영아의 등을 5회 정도 두드리고, 뒤집어 가슴 누르기를 5회 실시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물질이 제거될 때까지 반복 시행하며, 환자가 의식을 잃는 경우에는 심정지 상태로 판단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기도 이물 폐쇄의 원인은 대부분 음식물이다. 기도폐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을 때 천천히 잘 씹어 먹어야 한다. 특히 고기나 떡은 큰 덩어리로 한꺼번에 먹지 말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먹도록 한다. 응급처치만 적절히 하면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일을 방법을 알지 못해 생명을 잃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임리히법, 간단한 응급처치법 숙지를 통해 우리 모두가 위급 상황 시 생명을 구하는 119 대원이 되기를 바란다. 정상권 양주소방서장
‘노란봉투법’.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으로 2014년 법원이 쌍용차 파업 참여 노동자들에게 47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한 시민이 언론사에 4만7천원이 담긴 노란 봉투를 보내온 데서 유래된 것이다. 이로 인해 시작된 해당 법안은 노조법상 손해배상 책임이 면제되는 합법 파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자 개인에게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한 것이 핵심이었으나 19, 20대 국회에서 연이어 폐기됐고 현재 21대 국회에도 발의돼 계류 중이다. 얼마 전 다리도 마음대로 펼 수 없는 0.3평의 조그만 철골 감옥에 하청업체 노동자가 스스로를 가둔 사건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 스스로를 몰아 놓고 목숨을 걸어가며 투쟁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임금과 근로조건의 개선이다. 노사 양측의 극적인 타결로 문제가 해소되나 싶었지만 사측인 대우조선해양은 파업을 벌인 하청노조 집행부 5명에게 불법 파업을 이유로 47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배상금액은 1인당 95억원으로 근로조건 향상을 외치며 최저임금 수준의 200만원을 받는 노동자에게 월 200만원씩 400년을 갚으라는 건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한 금액으로, 노동자에게는 거의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 소송에서 승소한다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받을 수 없는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사측은 하청노동자에게 배상금을 받아 손실을 메울 목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것일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표면적 이유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파업을 근절한다고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노조 길들이기’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부터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실까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내고 있기에 대선 당시부터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발언을 쏟아내고 부자감세를 실행하고 있는 대통령을 생각해 보면 상식선에서 ‘불법 파업 근절’이라는 이유보다는 ‘노조 길들이기’라는 명분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당연히 불법 파업은 근절돼야 한다. 하지만 법은 사람을 이롭게 할 때 가치가 있는 만큼 그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누구를 이롭게 하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게 아닌가. 교섭 당사자가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한 대우조선해양이나 원청이 대화에라도 나섰다면 손해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도급계약에서 이미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결정됐다는 이유로 헌법이 보장하는 파업권조차 원청과 하청의 구조적 모순의 계약서 앞에서는 불법이 돼버린다. 결국 법과 원칙을 강조해 불법과 합법으로 나눠 판단했다고 하지만 원청과 하청 사이의 구조를 정당화하는 불합리하고 나쁜 법을 지키기 위해 손해배상이라는 더 나쁜 법이 이를 보호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모두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노란봉투법은 시작부터 생겨난 원청과 하청의 구조적 모순의 룰을 현재의 잘못된 잣대로 판단하지 말자는 얘기로, 노조의 불법을 다 면책하자는 것이 아니고 원청과 하청의 잘못된 구조적 모순을 바로잡자는 이야기다. 그러나 권성동 의원은 이를 두고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황건적 보호법’에 불과하다”는 모욕적인 발언까지 했다. 그렇다면 황건적의 난 당시에 황제와 사적 관계를 이용해 농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환관과 외척이 그들의 폭정으로 인해 좌절과 실의에 빠진 선량한 농민인 황건적보다 낫다는 이야기인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 명언이 숨어 있다. “뭉치면 백성이요 흩어지면 도적이다.” 대통령실이나 여권의 정치인들이 이 영화를 봤다면 노란봉투법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른 이 시기에 뭉쳐 있는 백성의 절규를 단 한 번만 되돌아보라. 진정 그들이 흩어진 도적이 되길 원하는가. 윤준영 한세대 휴먼서비스대학원 공공정책학과 교수
2019년 10월31일. 다산인권센터(이하 ‘다산’)의 문을 처음 두드렸다. 세월호 사건 이후 고통받는 존재에 막연한 물음을 가질 즈음이었다. 다산에서 ‘인권이 내게로 왔다’를 주제로 강의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신청했다. 여섯 번의 강의와 후속 모임은 세상에 품었던 의심을 ‘시대와의 불화’로 이어 줬다. 삶의 실천이라는 불편한 과제는 무거웠으나 나쁘지 않았다. 이후 다산 활동가의 소개로 인권교육온다(이하 ‘온다’)를 만났다. 온다와 다산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한다. 방 두 개를 합쳐 놓은 공간 가운데 드르륵 열리는 미닫이문으로 경계를 가르지만 각각의 회의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열려 있다. 따로 또 같이 서로의 활동과 삶을 공유하는 이곳은 사랑방이자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치열한 활동의 장이다. 활동가들의 삶을 공유하기 가장 적당한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매월 각자 가능한 날짜를 달력 위에 표기하고 자신의 순서가 되면 점심을 준비한다. 별다른 외부 일정이 없다면 온다와 다산 활동가 여덟 명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활동가 초반 사무실 생활에 적응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난관은 8인분의 식사 준비였다. 동료 활동가들은 준비하는 동안 익숙한 듯 곁에서 도와줬다. 혼자 내버려 두지 않는 긴밀한 배려는 오랜 시간 그들이 쌓아온 활동가로서의 면면이었다. 누군가는 냉장고를 털어 생전 보지 못한 요리를 탄생시키고, 어떤 이는 부모님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이곳에선 아무도 반찬 투정을 하지 않는다. 혼자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사라진 이유는 사람이라는 환경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다산이 30주년을 맞았다. ‘30년 전통 인권맛집’은 다산의 안성맞춤 슬로건이다. 인권은 종종 밥을 짓는 과정에 비유된다. 당연하게 먹는 음식이지만 보이지 않는 노동으로 누군가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정성은 인간의 존엄과 맞닿아 있다.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는 마음으로 인권이라는 밥을 짓는 사람들이 수원 화성행궁에 있는 오래된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세상과 불화하는 목소리를 내길 주저하지 않는 다산은 인권계의 홍반장이다. 쌍용차 사태, 세월호 참사에 이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까지 사회 전반의 인권 현안 속 고통받는 사람들 곁엔 언제나 그들이 있었다. 그런 다산의 첫인상은 가파르고 좁은 계단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눈앞을 가로막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인권의 현주소를 떠올리기도 했다. 다산의 숙원인 공간 이전은 아무도 배제하지 않는 또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첫인상의 막막함이 누군가에겐 오르지 못할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연대의 손길이 필요하다. 정서희 인권교육온다 활동가
물건과 관련된 우리말을 알아본다. ▶허섭스레기 : 좋은 것이 빠지고 난 뒤에 남은 허름한 물건 -이삿짐을 싸고 남은 허섭스레기. ▶나들잇벌 : 외출할 때만 입는 옷이나 신발 -이번에 상여금 받으면 나들잇벌로 두어 벌 장만해야겠어. ▶화수분 :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돈을 그렇게 흥청망청 뿌리고 다니면 화수분이라도 못 당할 거야. 국립국어원 제공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