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5일 오후 7시 홈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불러들여 선두 도약에 나선다. 인천은 프로 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2’에서 2승1무, 승점 7로 선두 울산 현대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1골 뒤져 2위를 달리고 있고, 포항은 2승1패(승점 6)로 3위에 올라있다. 따라서 이날 홈에서 포항을 잡을 경우 선두로 도약할수도 있으며,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 당초 목표인 파이널A 진출 확률을 더 높이게 된다. 올 시즌 인천은 국가대표 출신 톱클래스의 미드필더 이명주(32)를 영입한 뒤 한결 안정된 공·수 조직력을 바탕으로 초반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홈 개막전서 수원 삼성을 1대0으로 꺾었고, FC서울과는 1대1, 이어 강원FC에는 적지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공세적인 경기로 앞선 3경기서 모두 선제 득점을 기록했다. 홍시후, 무고사, 김도혁으로 짜인 공격진 창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수비진도 아직 센터백이 뿌리를 내리지는 못했지만, 강민수, 이강현, 김동민으로 구성된 쓰리백 라인도 비교적 견고한 편이다. 하지만 이날 인천이 상대할 포항도 만만치 않다. 시즌 개막전서 올 시즌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제주 유나이티드를 적지서 3대0으로 완파했고, 지난 2일엔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1대0으로 꺾는 등 적지서 우승후보들을 연파했다. 유일한 패배인 2라운드 김천 상무전(2-3)서도 전반 먼저 두 골을 내주고도 후반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발휘하는 등 3경기서 6골을 기록해 K리그1 최고의 화력을 뽐내고 있다. 상무 전역 후 첫 시즌서 3골을 넣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허용준과 나란히 한 골씩을 기록한 임상협, 팔라시오스, 정재희 등의 공격력이 막강해 인천으로선 이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개막 후 3연패에 빠진 수원FC는 다음날인 6일 오후 4시30분 제주 원정에 나서 ‘재승격 동기’인 제주를 상대로 마수걸이 승리에 재도전한다. 수원FC로서는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날 총력전을 펼 전망이다. 수원FC의 첫 승 과제는 안정된 수비에 비해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공격진의 분발이 필요하다. 또한 1무2패로 역시 시즌 첫 승이 절실한 성남FC는 5일 오후 2시 수원과 홈에서 격돌한다. 성남으로서는 3경기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득점포가 언제 터지느냐가 중요하다. 황선학기자
五等(오등)은 玆(자)에 我(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 此(차)로써 世界萬邦(세계만방)에 告(고)하야 人類平等(인류평등)의 大義(대의)를 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子孫萬代(자손만대)에 誥(고)하야 民族自存(민족자존)의 正權(정권)을 永有(영유)케 하노라.(이하 줄임) 그제는 제 103주년 31절 기념일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31절 기념일이 되면 이렇게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를 들을 수 있다. 이 선언서는 육당 최남선이 바탕글을 쓰고, 한용운손병희 등 민족대표 33인이 서명을 해서 발표한 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글을 보고 들을 때마다 도대체 이 글은 누가 누구를 향해 선언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우리 민족이, 그를 대표한 33인이 일본 제국주의와 전 세계인들을 향해 선언한 것이라는 게 정답일 것이다. 하지만 한자는 말할 것도 없고 한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그 시절에 오등은 자에 아 하는 이 글을 바로 알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우리끼리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어떻게 민족을 대표하는 선언문이 될 수 있나. 이 글은 애초에 이런 식으로 썼어야 했다. 우리는 이제 우리 조선이 독립국이며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는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밝히고, 우리 자손들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이렇게 일반 사람들이 평소에 쓰는 단어와 말투로 썼다면 누구든 쉽게 알았을 것이고, 그야말로 우리 민족의 뜻을 대변하는 선언문이 됐을 것이다. 민족 대표 33인은 식민지 조국을 독립시키겠다는 강렬한 뜻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뜻을 이루려면 먼저 말과 글이 독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벼이 여겼던 것 같다. 문제는 한글이 생긴 뒤로도 기득권층이나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쓰는 말과 글이 일반 백성의 그것과 서로 달랐다는 점이다. 이 같은 말과 글의 2중 구조는 사회 구성원들이 우리는 하나라는 일체감을 갖지 못하게 했고, 지식과 정보의 원활한 흐름을 막아 결국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경까지 몰고 간 것이다. 알아듣기 어렵고 꼭 필요하지도 않은 외국어나 한자어, 이상한 줄임말 등으로 가득한 요즘 우리 말과 글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한국 사람의 말과 글을 같은 한국 사람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그냥 내버려 두어도 정말 괜찮은 것일까.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인천의 한 포장용 상자 제조업체에서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손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9시26분께 인천 서구 경서동 한 포장용상자업체에서 인쇄 작업 중이던 외국인노동자 A씨(27)가 기계에 오른쪽 팔이 끼었다. 이 사고로 A씨는 손목에 심한 열상을 입었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손목에 심한 열상을 입었지만, 절단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김지혜기자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국 최초 공연 동영상 플랫폼 경기아트온(경기일보 2021년 12월13일자 116면)이 2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경기아트센터는 KT와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해 5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2021년 블록체인 선도시범사업 과제로 이번 경기아트온(Gyeonggi Art ON)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장기간 무대에 서지 못한 예술인들을 위해 경기아트센터가 공연 영상을 촬영제작하고, 이를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형태로 수익화 하자는 취지다. 디지털 콘텐츠는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원본과 사본 간 구분이 쉽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 콘텐츠 원본을 증명해 공연 영상물의 소유권을 갖는 예술인에게 공정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 현재 경기아트온에는 110여개 예술단체의 230여편 영상이 등록됐다. 영상은 ▲음악 ▲무용 ▲연극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분야로 분류된다. 영상 수요자가 공연 영상을 구매시청하면 이에 따른 수익이 NFT를 부여 받은 예술인에게 정산되는 방식이다. 올해 영상물의 수요자는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주식회사, 한국보육진흥원 등 3개 기관의 소속 학교, 경기도 공공배달앱, 보육기관 등이다. 경기아트센터는 점차 대학교, 병원, 수감시설 등에 추가 시청권을 판매할 계획이다. 그 경우 대학 수업이나 환자입소자 심리 치료 등에 공연 영상이 사용될 수 있다. 올 한 해는 시범사업 성격으로 참여기관 수요 현황 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경기아트온을 통해 도내 예술인들의 영상을 공익적 목적으로 유통하고 이를 통해 예술인의 공연 영상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며 일반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은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는 31개 시군 영상회 등을 통해 경기아트온을 알리는 데 목적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블록체인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우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3일 전격적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가 사퇴하고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대선 후 합당 추진도 밝혔다. 전날 밤 마지막 TV 토론을 마친 두 후보는 강남 모처에서 만나 이날 새벽까지 2시간 30분 가량 회동을 하고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으며, 윤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 막판 초접전 양상 속에 안 후보와 윤 후보가 극적으로 손을 잡으면서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안 후보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2월 28일) 이후 사퇴하면서 4~5일 진행되는 사전투표에는 사퇴로 표기되지만, 오는 9일 대선 당일 투표용지에는 관련 안내문만 부착된다. 두 후보는 이날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통해 ,더 좋은 정권교체(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오늘부터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여망을 담아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미래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다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두 사람이 정권교체의 민의에 부응해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며 국민통합정부를 통해 지난 4년 반 동안 내로남불, 거짓과 위선, 불공정 등 비정상으로 점철된 모든 국정운영을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두 후보는 국민통합정부에 대해 미래 정부, 개혁 정부, 실용 정부, 방역정부, 통합정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인수위원회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할 것이다. 모든 인사는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에 몸담지 않은 인사들까지 포함해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를 등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안 후보는 함께 정권을 교체하고, 정권을 인수준비하며, 정부를 구성,정권교체의 힘으로 정치교체, 시대교체가 될 수 있도록 두 당은 선거 후 즉시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 측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 측 이태규 의원은 지난달 26~27일 두 차례 만나윤 후보로 단일화해집권에 성공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공동 운영하며 조각 때 공동 인사권을 행사하고 대선 후 합당을 추진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지난달 27일 오전 윤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윤 후보는 협상 경과를 공개하면서사실상 단일화는 최종 무산된 것으로 여겨졌었다. 이후 사흘만에 두 후보가 만나 극적으로 단일화 성공해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김재민기자
과거 군포시청의 행정에 불만을 품고 시청 현관에 방화를 저지른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군포경찰서는 공용건조물방화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A씨는 이날 0시4분께 군포시청 입구 현관에 불을 지른 혐의다. 그는 자신의 1t 포토 트럭 적재함에 시너 3통과 석유 3통, 휘발유 1통을 싣고 시청에 도착했다. A씨는 롤러에 기름을 묻히고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붙인 뒤 적재함에 롤러를 투척한 후 도주했다. 이 화재로 시청 1층 현관 일부와 인근에 설치돼 있던 캐노피 등이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직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0시20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09년 군포시가 진행한 토지수용 과정에서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며 시청 측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윤덕흥양휘모기자
여야 대선 후보 4인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세 번째 법정 TV 토론에서 사회 분야 정책을 놓고 정면대결을 펼쳤다. 대선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TV 토론인 만큼, 표심 구애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초박빙 구도를 형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사사건건 충돌하며 대선 막판 균형추를 허물 것으로 관측되는 부동층 표심에 구애했다. 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양강 후보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며 존재감 부각에 안간힘을 썼다. 4각 난타전은 예열도 없이 첫 토론 주제인 복지정책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6일 TV 토론과 마찬가지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선공(先攻)을 날렸다. 1차 충돌 지점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이었다. 윤 후보는 기본소득 같은 보편복지를 현금으로 하게 되면 1년에 1백만원만 해도 50조 들어간다. 이것을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이러면서 증세를 하면 결국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을 한다고 들어있는 것을 아느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말한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사과라고 하면 사과지, 내가 말한 사과와 다르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치며 신경전이 한층 달아올랐다. 입씨름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방역지원금 문제로도 이어졌다. 이 후보가 300만원을 두고 매표행위라더니 국민의힘은 우리가 300만원을 마련했다고 한다고 하자 윤 후보는 (여당은) 제 공약(추경 50조원)을 모방하더니 결국 그것도 추경으로 올리지 못하고 14조원으로 처리했다며 그걸 왜 예결위서 날치기하십니까라고 받아쳤다. 이날 이 후보는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꺼내 들며 윤 후보에 역공을 날렸다. 그는 윤 후보님은 저출생 원인 이야기를 하다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고 했다.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냐고 캐물었다. 여성 표심을 노리고 준비한 질문으로 보였다. 이에 윤 후보는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런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옆에서 듣고 있던 심 후보는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의 일부라는 놀라운 말씀을 했다며 비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을 둘러싼 윤 후보와 공방을 벌이면서 규칙을 지키세요. 검사 출신 아닙니까라고도 했다. 안 후보와 심 후보도 토론회 초반은 나란히 윤 후보 견제에 집중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안 후보는 초반부터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감정싸움 끝에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불발된 데 대한 여진 아니냐는 관전평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안 후보는 윤 후보와 같은, 감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토론 무대에 올랐다. 반면 이 후보를 상대로는 공격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후보는 안 후보의 균형발전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훌륭한 지적이다, 안 후보님이 적절한 예를 들었다, 같은 생각하고 있다 등 구애 손짓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증세 문제를 놓고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심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주식 양도세를 5년간 60조 감세하면서 복지를 늘리겠다고 한다며 부유층을 대표하는 정당의 후보라면 어려운 재난 시기에 부유층에 고통을 분담해 주십쇼라고 이야기 하는 게 책임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가 수치를 들어 반박하자 심 후보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고, 윤 후보는 곧바로 그렇게 근거도 없이 말하지 말라. 자료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던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심 후보는 기회만 닿으면 이 후보도 겨눴다. 그는 180석갖고도 아무 것도 안한 정당이 대선 때마다 공약만 재탕, 삼탕하니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판했고,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르다고 맞받았다. 임태환기자
경기지역에서 매년 수십건에 달하는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경기도가 이를 예방하고자 체계적인 안전관리에 나선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지반침하 발생 건수는 2019년 53건에서 2020년 47건, 지난해 33건 등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건수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매년 꾸준히 수십건씩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도는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맞춤형 대책과 현장관리의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 올해 ‘지하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관리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당 계획을 통해 시·군별 세부 실행사항을 마련하고, 매립지와 기성 시가지 등 지반침하 취약지역에 대한 관리 방안 등도 구상한다. 또한 ‘경기지하안전지킴이’를 활용해 지하굴착 개발사업장 및 지하시설물 등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국토안전관리원과의 협업을 통해 지반침하 우려지역에 대해 지표투과레이더탐사 등으로 정밀점검도 추진한다. 이어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노후된 상·하수도와 가스관 등을 대상으로 우선점검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력도 높이기 위해 도 차원의 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고 발생 시 초기대응과 재발방지 등 여건을 강화한다. 도는 일선 시·군과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도 구성 및 운영할 방침이다. 지반침하를 초래할 수도 있는 사전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도내 건설공사장에 대한 현장점검도 강화한다. 도는 중앙부처와 각 시·군 등과 함께하는 합동점검 외에도 도가 주관해 소규모 민간공사 중심의 현장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시·군 안전실태 평가를 추진해 도와 일선 시·군과의 소통과 협력을 더욱 단단히 함과 동시에 주민들의 안전관리 관심도 제고도 유도할 계획이다. 소규모 공사장의 안전시설 지원 방안 및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한 제도 개선, 정책방향 마련에도 힘쓴다. 도 관계자는 “도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지반침하 발생이 지속, 지하안전에 대한 체계적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지하굴착 개발사업장, 노후 지하시설물 등의 철저한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31절 오후에 여주 여강(驪江) 강변을 산책하던 소설가 선배가 전화기 너머에서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저 하늘에 우리의 보통 이성과 다르지 않은 존재가 있어 내려다 본다면, 하이고 저런 잡스러운 명분으로 개미 같은 것들이 글쎄 또 서로. 그 전장에서 폭발과 화염, 총성과 사상(死傷)이 속출하고 있다. 21세기에 일어난 20세기의 비극. 자주 독립국가의 의향을 이웃 대국이 탐탁하지 않다고 전면 침공하다니. 민간인도 가리지 않기에 범죄에 해당하는 이 국가폭력은 갈등 자체에서가 아니라 푸틴정권의 속성에서 기인한다고 할 것이다. 독재 연장에 유리해지려 갈등을 부풀리며 과도한 애국주의를 짐짓 악용한 사태가 아닌가. 우리는 같은 시각으로 중국의 시진핑 체제가 야기한 홍콩탄압과 서남공정 동북공정 등 이해 못할 부조리 확대의 정체를 엿볼 수 있다. 오늘 한반도의 고질인 북핵의 이면도 마찬가지다. 오는 3월9일 새 정권 수립을 앞둔 이 나라의 상황은 1950년대 자유당 시절 선거풍토보다 낫지 않다. 선출에 염치 있는 호소가 아니라 권력을 획책하는 정략과 정쟁으로 그 경계가 터질 듯 아슬아슬하다. 우리가 지겨워하고 짜증을 내도 여전히 상대의 비전을 왜곡하고 무관한 억지 비난을 부착한다. 민주주의 권력의 기본은 무엇보다 상대 배려와 공공 윤리성이 아니던가. 숱한 사연과 고통으로 민주화 장정을 거쳐 온 우리가 그 윤기(倫紀) 퇴행을 탄식해야 하다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번 대선 정국의 말미에서 우리는 모두 103년 전 곤궁한 희망의 봄날에 우리의 선조들이 생명을 걸고 절실하게 희구했던 염원을 준열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허식의 하에서 이해상반한 양 민족 간에 영원히 화동(和同)할 수 없는 원구(怨溝)를 거익심조(去益深造)하는 금래 실적을 관하라. 용명과감(勇明果敢)으로써 구오(舊誤)를 확정(廓正)하고, 진정한 이해와 동정에 기본한 우호적 신국면을 타개함이 피차간 원화소복(遠禍召福)하는 첩경임을 명지(明知)할 것 아닌가. 잔포하고 간교한 일제에게도 이러했는데 그 간곡한 심정과 의지를 받들어야 할 의무가 있는 여야가 서로 그렇게 못 할 리가 없다. 국가의 다행 앞에서 여야의 이해란 게 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지지를 달리 해도 대선 이후를 더 걱정한다. 최근에 여당은 정치개혁 통합정부를, 야당은 헌법의 공화를 준수하며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만약 새 정권이 그러지 않거나 어떤 정치세력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대선 과정에서 감행한 추태까지 소급해 탄핵할 것이며, 31정신을 훼손하고 농락한 일제(日帝)와 비슷한 무리로 민주의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 김승종 시인전 연성대 교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이 시구는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동방규가 후한 시대 원제의 명으로 북쪽 흉노족에 시집간 궁녀 왕소군의 비운한 운명을 애석하게 생각하며 지은 소군원(昭君怨)에서 나온다. 앞 구결은 이렇다.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궁녀 신분에서 왕의 애첩이 됐으나 아는 이 하나 없는 척박한 타향살이의 기구한 삶을 슬퍼하고 원망할 왕소군의 마음을 담았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이 시구를 인용한 이가 있다. 충청권의 맹주 김종필(JP) 당시 민주공화당 총재이다.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의 18년 장기집권이 무너진다. 국민은 유신의 어둡고 긴 터널이 끝났다고 환호했다. 이 상황에 JP는 봄이 왔으나 진짜 봄이 온 건 아니다며 극히 불안한 정국을 표현했다. 아니나 다를까, 전두환,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세력은 국민의 민주주의 염원을 군사 쿠데타로 짓밟고 정권을 잡았다. 국민이 그토록 바라던 서울의 봄은 그렇게 얼어붙었다.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선거는 신군부에 대한 6월 항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직선제로 시행됐다. 재야를 이끄는 거물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두 사람이 힘을 합쳐도 신군부의 권력 장악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에도 각자 단독 출마한다. 결국 유신정권에 저항하며 얻은 국민의 민주화 열망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훗날 자서전에서 단일화 실패의 소회를 밝혔다. 선거가 끝나자 국민은 큰 상실감에 빠졌다. 나는 진심으로 미안했다. 어찌 됐든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나라도 (김영삼 후보에게) 양보를 해야 했었다. 지난 일이지만 너무도 후회스럽다. 20대 대선이 엿새 남았다. 여당과 제1야당 후보와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초박빙이다. 안갯속 정국이지만 정권교체 여론은 50% 이상으로 여전히 꺾일 줄 모른다. 그러기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협상 결렬은 국민에게 실망 그 자체다. 요기 베라가 말했듯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가능성이 낮지만 후보 간 담판이 마지막 기회다. 분명한 사실은 단일화 실패에 따른 대선결과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흔히 인용하는 정치는 생물이다는 말로 국민의 뜻을 농락해서는 안 된다. 김창학 정치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