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투수 조성훈·김정빈·이채호 “올핸 유망주 꼬리표 뗀다”

팀 매각 이후 첫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지난해 미완의 대기에 머문 투수 유망주들의 컨디션 호조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제주 강창학야구장서 1군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SSG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투수진의 예비자원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6월 복귀 예정인 토종 원투펀치 문승원(34)과 박종훈(31)의 선발진 합류가 불투명해 양질의 불펜을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지난해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시즌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조성훈(23), 김정빈(28), 이채호(24)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드래프트 1라운더 조성훈은 상무 시절인 지난 2020년 퓨처스리그(2군)서 13경기에 등판해 45.2이닝을 던져 4승(4패)과 평균자책점 2.7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쳐 SSG 투수진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해 1군 캠프서 어깨에 염증이 생기며 낙마했고, 1군 등판 없이 2군에서만 14이닝,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했다. 재활을 거쳐 4월말부터 2군 마운드에 올라 최고 구속 153㎞의 강속구를 뿌렸지만,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다시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며 9월초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또 좌완 김정빈은 지난 2020년 불펜서 시즌 초반 2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 지난해 선발에 도전했다. 하지만 긴 이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제구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140㎞ 중후반대에 육박하던 구속도 140㎞ 초반으로 떨어져 1군서 17.1이닝, 평균자책점 9.87로 부진했다. 잠수함 투수 이채호도 140㎞ 초반대의 움직임 좋은 속구에 각 큰 커브를 갖춰 기대를 모았지만, 1군서 5이닝 평균자책점 7.20에 그쳤다. 2군서는 멀티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안정감을 보였으나, 결정구 부재가 1군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세 투수 모두 지난 시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SSG는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선 이들의 1군 활약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SSG 관계자는 (조)성훈이는 현재 1군 캠프서 불펜피칭을 계속 하고 있고 어깨 상태도 이상이 없다. (김)정빈이는 지난해 후반기 보직을 바꿨는데, 구속도 회복됐고 제구 문제도 많이 줄어들었다라며 (이)채호는 구위와 제구가 1군 수준이지만 일관성면에서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3명 모두 1군급 기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올해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되도록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천자춘추] 한미 동맹 ‘같이 갑시다’

시작은 창대했다. 판문점 남북 간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 모든 것은 추상과 공론(空論)의 영역에서 실종되고 말았다. 종전 선언 역시 현 정부 임기 내 달성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연초 북한이 발사한 각종 미사일은 앞으로 새 정부에게도 만만치 않은 대북 정책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사실 북한 입장에서 핵무기 보유 옵션은 양보할 수 없는 카드이다. 정권 생존을 지속해 나가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미국의 대북 안보정책이다. 미국이 내세우는 전략의 틀은 기존의 핵확산 금지 조약 등을 통한 비확산과 선제공격도 불사하는 반 확산 전략, 절대적 핵전력 우위 확보를 목표로 한 미사일 방어(MD) 등 일종의 공세적 현실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다. 이미 미국은 트럼프 시절에도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전격적으로 단행하며 이를 증명해 보였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포용보다는 강성의 의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바이든 정부 역시 점차 증대되고 있는 대량파괴 무기(WMD)로부터의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 방지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은 얼마든지 검토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인다. 그래서 현재의 한미 동맹은 좀 더 현실적으로 조정될 필요는 있지만, 양국 간의 동맹과 결속은 더욱 돈독해져야 한다. 만약 남북 간 위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공조를 어떻게 잘 유지하면서 긴장관계를 풀어 가야 하는가 하는 것은 우선적인 기준이 되어야 한다. 결국 핵 및 미사일 개발을 강행하는 북한에 대한 억제태세 강화와 우리의 안보차원에서도 한미 간 동맹은 어느 시기보다도 중요하다. 최근 대선 정국의 안보상황도 우려된다. 선제타격에 대한 논쟁은 진영 간 험악한 레토릭이 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 중간 패권 다툼 등 최근 주변국 정세도 우리에게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사항들이다. 그러나 정치는 총칼로 하는 전쟁을 말로 하는 싸움으로 순치(馴致)하는 행위다. 상대의 승리가 악의 승리이고, 우리 편의 승리가 선이라고 믿는 정치는 더 이상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전환의 시대, 이제 한미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동맹이 아니라 위대한 동맹이라고 한 미국의 발언도 외교적 수사 차원을 넘어 그 자체로 양국 간 굳건함을 과시하는 효과가 되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하지 못한 대북 정책의 아쉬움도 남북의 평화공존과 강한 국방력으로 국민의 안보 불안이 해소되길 기대한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경찰학과 교수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전자정부 인공지능조차 내로남불?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를 목표로,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과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 등 디지털 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세계최고 수준의 전자정부 구현을 약속하였다. 이에 대해 박영선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최고의 전자정부라 밝혔고 삽시간에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구었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민원서류 발급과 제출에 있어 굳이 정부기관을 찾아가지 않고 온라인 공간에서 해결한 경험으로 미루어 박영선 위원장의 발언에 상당히 공감 가는 면이 있다. 문제는 전자정부의 인공지능이 운용과정에서 학습했는지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을 그대로 체득했다는 것이다. 사례들을 들어보자. 국방부는 이달 11일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장남 이모씨가 과거 군 복무 중 인사명령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장기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특혜 입원했다는 의혹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병력 일일보고와 관련해 공군 병력일일보고는 보존기간(1년) 경과로 해당내용은 현재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록 사립학교 재단이어서 정부의 그것과는 다르겠지만 역시 이재명 후보 장남의 고려대 입시 의혹과 관련해 입학 당시 전형 자료 요구 및 질의에 고려대학교는 서류 보존 기간의 경과로 인해 자료가 파기돼 입학 전형관리실에서 회신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2012년 수시전형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들어간 입학자료는 학교에 남아있지 않다는 의미다. 국방부나 고려대학교 모두 서류 보존기간을 지났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병력일일보고나 대학의 입시 전형 관련 서류는 두 조직 운영의 공정성과 적절성을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서류일 것이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서류를 스스로 폐기했다는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중요치 않은 법조문 그것도 지키기 위해 굳이 폐기했을까 싶은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으로 국민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스스로 버린 셈이다. 더군다나 많은 문서가 전자적 형태로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 미뤄보면 더더욱 미련해 보이기조차 하다. 전자정부 인공지능에 이렇게 실망하다가도 또 희망을 살리는 뉴스를 접하게도 된다. 1987년 그러니까 35년 전이지만 사망진단서, 말소자 등본, 토지폐쇄등기부등본 등을 훌륭히 전자적으로 보존 및 생산해내는 사례가 그것이다. 어제 14일 자 민주당 강득구 의원 주장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1987년 남편 김모씨 소유의 토지를 매각하면서 최소 4억원의 상속세를 피하려고 김씨의 사망일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강 의원 주장의 요지는 실제 사망일(1987년 9월 24일)을 속여서 뒤(1987년 11월 24일)로 늦추고 실제로는 사망하고 서류상으로만 살아있는 기간에 부동산을 매매하여 상속세를 탈루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부동산 특히 그 중 토지를 상속세 신고하는 데는 공시지가를 이용한다. 반면에 상속개시 시점 이전 즉 고인이 돌아가시기 이전 해당 부동산을 매각하였다면 부동산이 현금화돼 시가로 평가되는 수밖에 없다. 애초 부동산 보유를 가정한 상속세 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은 명백하다. 강 의원의 주장을 쫓다 보면 조작 증거라며 제출한 토지폐쇄등기부등본을 접하게 된다. 서류에는 소유권 이전 원인을 1987년 12월 14일 매매라 적고 있고 접수 일자도 같은 날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강 의원이 주장하는 실제 사망일이든 조작된 사망일이든 부동산 이전은 둘 모두 사망 시점 이후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매체는 이달 10일자 기사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2020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배우자의 채무를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부부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는 서초동 삼풍아파트의 등기부등본에는 배우자 진모 변호사의 명의로 채권최고액 기준 1억8000 만 원의 채무가 현재까지 존재한다. 그럼에도 한동훈 부원장은 2020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는 물론 2021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에서도 배우자의 채무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채권최고액이라 함은 금융권 채무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지 않다. 채무를 상환하고도 향후 금융거래의 편의를 위해서라든가 얼마든지 남겨 놓을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전자정부의 위력이 발생한다. 고위공직자의 금융기관 자산과 채무는 공직자재산등록시 자동입력되는 방식이어서 누락이 불가능하다고 익히 알려져 있다. 두 사례 모두 전자정부가 밝혀낸 오보 및 실수라 할 것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대선 D-21] ‘대선 후보 대리전’ 경기도서 불꽃 경쟁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경기도에서 불꽃튀는 대선 후보 대리전이 펼쳐졌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경기도의원, 시의원까지 쌀쌀한 날씨에도 각 당의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 총력전에 나섰다. 15일 각 정당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수원 지지대 고개에서 출근길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유세활동을 펼쳤다. 연설원으로 나선 김승원 국회의원(수원갑)은 인권을 위해, 시민을 위해, 노동자를 위해 살아온 이재명 후보를 경기도에서 도지사로 만들어주셨다며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면 대한민국이 세계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며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옥분 경기도의원(민주당수원2)과 수원시의회 강영우 시의원 등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진표 국회의원(수원무)도 이날 망포역에서 출근길 인사로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선도국가로 가느냐, 검찰공화국으로 회귀하느냐 달려있다면서 이재명 후보를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도 이날 성남 야탑역 광장에서 경기도당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출정식에는 김성원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은혜 국회의원(분당갑), 김영환 공동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선대위 관계자와 지역 인사들도 총출동해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성원 상임선대위원장은 출정식에서 이재명의 약점이자 정치 고향인 성남을 첫 유세현장으로 선택하게 됐다면서 윤석열 후보는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자유와 공정을 살릴 후보이니,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반드시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김은혜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판교 현대백화점 앞에서 총선 때 주민 여러분들이 주신 따듯한 손길을 잊을 수 없다면서 그 손길을 다시 한 번 윤 후보에게도 보내달라며 윤 후보의 지지를 독려했다. 정의당 경기도당은 수원 성균관대역 앞에서 주4일제 복지국가 피켓을 들고 근로자 휴식권을 강조했다. 정의당의 대표적인 색깔인 노란색 외투를 입은 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과 선거사무원들은 심상정 후보가 대통령의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또 황 위원장은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 심상정을 연호했다. 국민의당 경기도당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역 사거리에서 안철수 대선 후보 유세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기호 4번을 강조하며 안철水는 깨끗합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재민김승수기자 이 일꾼 vs 윤 심판 vs 심 노동 vs 안 역전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 운동 첫날 4당4색 유세전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5일 여야 대선 후보들은 전국 곳곳을 돌며 치열한 기선잡기 경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선거 운동이 가능해진 이날 0시부터 부산항 해상교통안전센터를 찾아 수출 운항 선박 노동자를 격려했다. 이어 부산에 있는 부전역으로 이동한 그는 첫 유세를 통해 유능한 대통령이 돼 국민의 삶을 확실히 바꿔놓겠다며 좋은 정책이라면 연원을 따지지 않고 박정희와 홍준표의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간 이 후보가 여러 차례 성과를 인정해 온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까지 거론하면서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실용주의자의 면모를 부각한 것이다. 부산 일정을 마친 이 후보는 이후 대구대전서울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 후보와는 반대로 서울에서 출발해 대전대구부산에 이르는 경부선 하행 유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의 실정을 비난하며 정권교체를 통해 부패와 무능을 바로 잡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부패와 무능으로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든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 무너진 대한민국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며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를 조속히 살리겠다. 또한 청년과 서민을 위해 집값을 잡고 일자리를 대폭 만들겠다. 윤석열은 오로지 민생만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호남에서 공식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에 있는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전북 익산으로 이동한 그는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와의 간담회를 통해 노동자 기본권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주로 이동한 심 후보는 이곳에서 본선 출정식을 열고 기득권 양당 정치를 막고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바로잡겠다. 심상정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경북을 훑는 일정을 통해 보수 야권 지지자들을 결집했다. 이날 구미역 중앙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야구로 친다면 9회 말 투 아웃 상황이라며 안철수가 역전 홈런을 칠 수 있는 4번 타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선 윤 후보를 향해 이른 시일 내에 결심을 밝혀주셨으면 한다고 압박했다. 임태환기자

[사설] 警 “후보 등 수사‚ 대선 이후에 집중할 것”/자칫 ‘패배한 쪽 잡겠다’로 들릴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워딩은 이거다. 수사와 정치 일정은 무관하다 대선 상관 없이 수사는 진행된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선판이다. 국민 여론도 극명하게 쪼개져 있다. 수사로 가는 움직임 하나 하나가 예민하다. 언제든지 선거 중립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대선 후보와 연결된 그런 사건들이 경기남부경찰청에 많다. 이런 때 최승렬 경기남부경찰청장의 말이 전해졌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얘기다. 경찰이 선거에 영향을 준다거나 수사의 중립성을 오해 받을 만한 일은 하지 않겠다... 어느 후보라도 선거 이후 좀 더 많은 수사력이 집중되지 않을까 한다. 본격적인 수사는 대선 이후에 한다는 설명이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선택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를 공언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선거 때까지 안 한다는 것이고, 끝나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얘기다. 3월 9일 대통령을 뽑는다. 그날 누구는 대통령 당선인이 된다. 또 다른 누구는 권력에서 완전히 배제된 야인이 된다. 지금 추세라면 이재명윤석열의 얘기가 될 공산이 크다. 그들 또는 그들 가족의 사건들이다. 이 상황에서 수사가 공정할 수 있을까. 공정하다고 여겨 줄까. 공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정하다고 안 봐줄 것이다. 그래서 최 청장의 이날 발언은 굳이 틀리지는 않았으나 적절치도 못한 얘기가 된다. 역사를 봐도 그렇다. 2002년 대선 이후 수사가 있었다. 대선 자금에 대한 수사였다. 패배자 이회창 측은 차떼기로 터졌다. 승자 노무현 쪽 범죄 액수가 훨씬 적었다. 공평한 수사는 아니었다. 2007년, 이명박 수사도 그랬다. 당선인 신분으로 다스 사건 등을 수사 받았다. 그때는 공정한 수사라고 했다. 먼 훗날 이 전 대통령은 그걸로 구속됐다. 이 외에도 대선 이후 수사의 역사는 많다. 공정했다고 인정받은 수사가 없다. 간담회란 게 그렇다. 기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다. 기자들이 이것 저것 묻기도 한다. 어찌 보면 솔직하고 진솔한 설명이었다. 하지만 그걸 다 감안해도 적절하지 않았다. 수사는 대선과 무관하게 해나가겠다고 했더라면 좋을 걸 그랬다. 그래야 할 또 다른 이유도 있지 않나. 대선 끝나면 곧 지방 선거다. 정치인 수천 명이 뛴다. 모두 사생결단한다. 그 살벌한 선거판에선 자유로울 수 있나. 그렇다고 또 미룰 건가. 수사는 늘 묵묵히 가야 한다. 그리고 묵묵히 간다고 늘 말해야 한다. 선거 때까지 안 하겠다 혹은 선거 뒤에 제대로 하겠다... 해선 안 될 얘기다.

여야, 대선 선거운동 첫날부터 ‘네거티브’ 공방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5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공화국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무속과 신천지,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 조작 소환 무산, 윤 후보의 구둣발 등을 거론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박광온 공보단장(수원정)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가) 대한민국을 검찰제국으로 만들고, 측근들을 앞세워 보복수사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헌법도 국민도 민주주의도 모두 검찰 발아래 두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소환이 끝내 무산됐다면서 검찰공화국 재건으로 배우자 김씨의 혐의를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의 열차 좌석 구둣발 논란과 관련, 떡하니 좌석에 올린 윤 후보의 구둣발에서 국민은 윤 후보의 본심을 봤다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 무능한 후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관용차량 사적 이용 의혹과 민주당 전 선대위 관계자의 윤 후보에 대한 주술과 저주 의식 등을 강력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인천 계양을), 추미애 대표 등 4명을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 허위사실공표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선대본부 대변실은 이 후보는 스스로를 일 잘하는 유능한 후보라고 자찬하지만 실상은 일머리 없는 무능한 후보라면서 경기도의 성장률(GRDP)은 2018년 6.0%, 2019년 2.3%, 2020년 0.3%로 점점 떨어지는 성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강전애 상근부대변인은 한 언론에 보도된 김씨에 대한 불법 의전 의혹과 관련, 김씨가 관용차를 수시로 사적용도로 사용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함인경 상근부대변인은 이 후보 전 선대위 관계자의 윤 후보에 대한 저주 주술행위과 관련, 민주당의 저주행위 등 이성을 잃은 행동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엄중하게 심판해줄 것이다고 밝혔다. 김재민임태환기자

[기고] 내일은 또 다른 해가 떠오른다

새날 새로운 하늘과 땅, 「여기 또 다른 나날 푸르른 새 날이 밝아오나니 명심해라 ! 그대는 오늘을 또다시 쓸모 없이 흘러 보내려는가? 」 토마스 카알라일의 시 〈오늘〉의 일부다. 지혜로우면 솔로몬 왕을 이길 자가 없다. 성경에 보면 그렇게 지혜로운 솔로몬 왕이 왜 하필 해(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단정하고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고 허무주의에 빠졌을까?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보면 사실과 다르다. 어제의 해가 오늘 또 다시 떠오른 것 같지만 해가 떠오르는 주변 환경은 조금씩 다르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중국의 탕왕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글귀를 세숫대야 안 바닥에 새겨 놓고 세수 할 때마다 그 글귀를 보고 하루 하루를 새로운 날로 다짐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국정을 살폈다는 고사가 있다. 서양에서는 영국의 석학 토마스 카알라일이 그의 명저 <의상철학>에서 구약성경 요한계시록에서 따온 새로운 하늘과 땅을 자신의 이론에 접목하고 푸르른 새 날이 밝아온다고 해 서양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오늘 우리는 어제의 하늘과 땅과 다른 새로운 하늘과 땅을 보는 혜안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인간은 희망, 호기심, 목표, 긍정적인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분지족의 현인이자 견인주의자였던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하루하루가 즐겁고 활기찬 생활이 되고 새로운 하늘과 땅에서 무수한 새 날이 쌓여 개인이나 인류는 계속해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서대운 가평군청 자치행정과 대외협력 주무관

[사설] 백신 4차 접종, 효과 둘러싼 우려 적지 않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1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만7천177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16일 저녁 6시 현재 7만명을 넘겼으며, 누적 150만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17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은 한국을 최고 등급의 위험지역으로 상향, 여행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5차 대유행의 한가운데 있다. 4차 유행을 주도한 델타 변이에 비해 치명중증화율이 3분의 1 수준이라지만 전파력은 훨씬 강해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 재택치료자가 20만명을 넘었고 위중증 환자도 크게 늘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314명으로 이틀째 300명대다. 정부가 중증사망을 최소화하기 위해 14일부터 4차 접종을 시작했다. 3차 접종을 마친 이들 중 기저질환 등으로 인한 면역저하자나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 등이 접종 대상자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 완료율(기본접종을 마친 비율)은 15일 0시 기준 86.2%다. 3차 접종은 전체 인구의 57.7%가 마쳤다. 정부는 방역전략을 중증화 및 사망 최소화로 전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실시하는 중이다. 암 환자,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 등 면역저하자 130만명이 첫 대상자다. 3월부터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50만명에 대해 접종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고령층과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의 감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11월 3차 접종을 한 고위험군의 백신 예방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부스터샷 접종 후 4개월이 지나면 중증입원 예방 효과가 크게 감소했다. 정부의 4차 접종은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걱정스러운 것은 접종의 효과다. 계속된 추가 접종이 효과적인지 의학적인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계속적인 부스터샷이 인간의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험 대비 이득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4차 접종을 강제하거나 무리하게 밀어붙여선 안 된다. 4차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를 설명하고 자발적인 접종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접종에 따른 위험과 이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백신 접종이 능사는 아니다. 백신보다 치료제에 중점을 둔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지지대] 회색 코뿔소의 경고?

머리 꼭대기에 뿔이 난 동물 이름은? 너무 막연한가. 피부가 두껍고 딱딱하다. 그래도 헷갈리면 이건 어떨까. 꼬리에 굳은 털이 있다. 눈치가 빠르다면 코뿔소가 그려질 터이다. 그런데 녀석의 사촌은 소가 아니라, 말이다. 반전이다. ▶코뿔소에 대한 오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흰 코뿔소(White Rhino)와 검은 코뿔소(Black Rhino), 회색 코뿔소(Gray Rhino).... 하지만 모든 코뿔소 뿔의 색깔은 회색이다. 좀 더 엷은 회색이면 회색 코뿔소, 짙은 회색이면 검은 코뿔소라고 부를 따름이다. 두 번째 반전이다. ▶서양인들은 음흉하고 두루뭉술한 존재를 가리킬 때 회색 코뿔소라고 부른다. 그 걷잡을 수 없는 뿔의 색깔 탓이다. 영어로 회색 코뿔소 같다(Like a Gray Rhino)는 표현은 상대방을 믿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회의 석상에서 상대방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 협상은 포기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경제를 두고 회색 코뿔소가 어슬렁거리고 있다는 경보음이 들린다. 미국의 긴축정책 가속과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등이 우리 경제와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내 부동산 거품 붕괴와 가계 부채 부실 표면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경제용어로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을 뜻한다. ▶처음 이 표현을 사용한 이는 경제분석가 미셸 부커다. 지난 2013년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다. 예상하기 어렵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대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긴축에 대비하라고 신흥국에 주문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낸다면? 수요와 교역 둔화를 동반하면서 신흥시장 자본 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높아진 금리를 쫓아 돈이 빠져나가고, 이 과정에서 각국 환율이 급등할 수도 있다. ▶연준의 긴축 속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은은 최근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물가급등 억제를 위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내 금리 상승은 가계 부채, 주택 가격 등과 맞물려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선정국이지만, 경제당국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