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은 광장정치에서 협치정치로 전환해야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선고함으로써 윤 전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따라서 국회는 여야정당의 구분이 무의미하게 돼 더불어민주당은 명실공히 제1당, 국민의힘은 제2당이 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정부를 이끌고 있으나 사실상 국회가 한국 정치의 중심이 됐다. 그동안 국회는 여소야대로 극단적인 정치판이 됐다. 대통령이 속한 여당인 국민의힘은 절대과반수 의석을 가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국회가 독점 운영됨으로써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회는 야당에 의해 탄핵과 입법 폭주가 남발되고, 야당이 통과시킨 상당수 법안은 여당과 정부에 의해 번번이 거부권이 행사되는 등 여야 간 사사건건 갈등 속에 파행 운영됐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야 정당은 국회보다는 광장정치에 몰두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반대 지지자들과 더불어 한남동 대통령관저 등에서 개최된 시위에 앞장서서 참가해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주장했는가 하면 헌재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탄핵반대 지지자들의 열기가 고조되자 이에 맞서기 위해 당 차원의 당원 동원령을 내렸는가 하면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도보행진까지 했다. 심지어 광화문광장에 천막당사를 차리기도 했다. 이러한 여야 간 극한 대치 상황하에서도 이번 헌재의 탄핵소추 인용 후 탄핵찬반 시위자들 사이에 우려했던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고 일반 시민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는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이다. 경찰은 선고 당일 갑호비상령까지 내렸지만 특별한 사고가 없었다는 것은 한국 민주정치가 상당 수준 성숙됐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번 헌재의 선고문에서도 재판관들은 정치권에 대해 협치정치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즉, 선고문에서 “국회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 그리고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고 꾸짖은 것을 정치권, 특히 국회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이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이제 국회는 광장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당파의 이익이 아닌 국민 전체의 공동체 이익을 위해 상호 양보와 타협에 의한 협치정치를 해야 한다. 국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에 부합하는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지지대] “상수리나무는 식물계의 헌법”

산기슭에서 잘 자랐다. 열매도 달렸다. 도토리라고도 불렀다. 깍정이 겉면 비늘 조각은 뒤로 젖혀졌다. 떨어진 걸 주워 가루를 내 떡이나 묵 등으로 만들어 먹었다. 상수리나무 이력서다. 더 들여다보자. 키는 15~20m다. 웃자라면 그랬다. 가을에는 단풍도 들었다. 꽃은 매년 이맘때 피었다. 수꽃은 10㎝ 이삭이 작은 꽃들을 붙이고 밑으로 늘어졌다. 암꽃은 매우 작고 빨갛게 보이는 작은 꽃을 붙인 꽃차례가 곧게 선다. 성장은 빨랐다. 심은 뒤 10년 정도 지나면 목재로 이용할 수 있다. 나무를 베어 내도 그루터기부터 계속 자라 다시 여러 해가 지난 뒤에는 생육 상태를 회복했다. 재질은 다른 참나무속 나무처럼 딱딱하고 건축재나 기구재, 차량, 선박에 사용되고 땔나무로도 쓰였다. 갑자기 금이 가고 쪼개지는 성질도 있다. 그래서 요즘엔 울타리 만드는 목재로 전락했다. 낙엽도 쓰임새가 있었다. 작물의 비료에 쓰였다. 껍질은 염료로도 이용됐다. 가장 중요한 건 온실가스(탄소) 흡수량이 나무 가운데 가장 많다는 점이다. 최근 상수리나무 465그루를 심어야 국민 1명이 배출하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국립공원에서 자라는 나무 중 탄소흡수량이 많은 10종을 선정해 2023년부터 연평균 탄소흡수량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연간 탄소흡수량이 가장 많은 나무는 상수리나무로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탄소를 연평균 30.12㎏ 흡수했다. 이는 공단이 탄소흡수량을 조사한 나무 84종의 평균(7.37㎏)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상수리나무 다음으로는 물박달나무(21.51㎏), 소나무(20.07㎏), 졸참나무(20.04㎏), 들메나무(19.01㎏) 등이 연평균 탄소흡수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덕꾸러기라도 꾸준히 심어야 하는 까닭은 명쾌하다. 찰스 다윈의 지적이 새삼스럽다. “상수리나무는 식물계의 헌법이다.”

[오늘의 운세] 4월 7일 월요일 (음력 3월 10일 /丙午)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친구친척 만나고 여행출행 물건사고 돈지출 戊子 48년생 문서변동 이사여행 출행할때 사고는 조심 庚子 60년생 만사불리 질병사고 언쟁손재 음주조심 흉(凶) 壬子 72년생 투자불길 금전손해 가정불화 오락실 출입 甲子 84년생 직업변화 음식대접 여행출행 분주한 나날 丙子 96년생 경쟁치열 모임성사 말실수 위험 재물도 지출 소띠 丁丑 37년생 시비언쟁 따르나 친구친척 도움 모임성사 己丑 49년생 문서계약 성사 시험합격 귀인도움 만사 길(吉) 辛丑 61년생 명예상승 연인 데이트 가정화목 만사해결 癸丑 73년생 재물성사 오락탈선 술 인연생겨 즐거운 날 乙丑 85년생 직장고민 심신불안 건강주의 음주과다 丁丑 97년생 재물지출 많고 자원봉사하나 친구친척 도움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차량상가 문서 금전문제 해결 사업왕성 길(吉) 庚寅 50년생 컨디션 제로 구설시비 실속없고 재물지출 壬寅 62년생 오락투자 연인문제 재물지출 우연한 만남조심 甲寅 74년생 모임초대 직장회식 구직성사 즐거운 하루 丙寅 86년생 친구모임 시험원만 재물지출 봉사하는 날 戊寅 98년생 문서차량 시험문제 원만 변화변동 여행할 때 토끼띠 己卯 39년생 문서계약 문제원만 귀인도움 능력인정 길(吉) 辛卯 51년생 허명 발동하여 분주하고 실속없는 하루 癸卯 63년생 연인문제 가족문제 재물지출 운기는 왕성 乙卯 75년생 직장문제 고민 금전불리 연인과 언쟁실수 丁卯 87년생 재물손실 투자손해 갈등조심 연인불화 己卯 99년생 친척모임 시험원만 이사변화 여행출행 할 때 용띠 庚辰 40년생 일진불안 건강주의 가족불화 근신해야 壬辰 52년생 오락투자 손해 음주가무 탈선 우연한 만남조심 甲辰 64년생 직장에서 상사 동료의 말을 존중해야 무난 丙辰 76년생 친구만나 모임갇고 좋은소식 듣고 원만해 戊辰 88년생 가족모임 시험이사 변화변동 차량문제 원만 庚辰 00년생 구설시비 조심 언쟁주의 참고 한발 양보해야 뱀띠 辛巳 41년생 명예를 탐하면 반드시 불리한 일 생기고 癸巳 53년생 재물을 탐하다 손해망신 음주 대인 실수운 乙巳 65년생 명예손상 직장 스트레스 사업 불리하고 丁巳 77년생 친구동료와 언쟁 혈기 부리면 관재사고 己巳 89년생 부모도움 시험원만 차량수리 분주한 나날 辛巳 01년생 인기 생기고 인정 받으나 건강만은 조심해야 말띠 壬午 42년생 주점출입 술 및 대인문제 발생 재물지출 甲午 54년생 자손과 외식 과음과식 조심 직업문제 변화 丙午 66년생 반길반흉 하니 일진일퇴 친구문제는 원만 戊午 78년생 문서시험 문제는 길(吉)하나 부모님 건강고민 庚午 90년생 일진불리 과음급체 연인갈등 재물도 손해 壬午 02년생 투자오락 별로 주점 출입하고 과음과식 조심 양띠 癸未 43년생 재물성사 인기상승 가족화합 술 음식생겨 乙未 55년생 직장 및 자손 문제로 난처한 일 발생결과 길(吉) 丁未 67년생 재물지출 투자증권 손해 연인불화 말조심 己未 79년생 능력인정 만사대길 선물받고 시험도 대길(吉) 辛未 91년생 연인혼담 성사 여행출행 인기상승 술조심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직업변화 자손경사 음식대접 투자는 불길 丙申 56년생 친척친구 도움 모임성사 중심인물 되고 길(吉) 戊申 68년생 상사의 충고를 잘 들어야 길(吉) 문서차량 변화 庚申 80년생 일진불리 혈기 부리면 사고 참고 인내해야 壬申 92년생 재물성사 연인 데이트 주점출입 술조심 닭띠 乙酉 45년생 자손걱정 직업갈등 과음과식 조심 술조심 丁酉 57년생 타인으로 손해 돈거래 불리 친구친척 갈등 己酉 69년생 만사해결 귀인도움 문서이득 시험합격 길(吉) 辛酉 81년생 인기있고 이성교제 오락탈선 실수조심 癸酉 93년생 재물성사 연인화합 즐거운 여행 음식왕성 개띠 丙戌 46년생 단합을 과시 사회 활동하고 후일을 도모 戊戌 58년생 문서계약 성사 이사차량 시험문제 해결 庚戌 70년생 시비쟁투 예상되니 양보하는 미덕발휘 壬戌 82년생 재물이득 말도많고 지출도 많고 연인 데이트 甲戌 94년생 음식대접 질병을 병원출입 기쁜소식 직업안정 돼지띠 丁亥 47년생 재물지출 금전문제 복잡 말을 조심해야 己亥 59년생 만사이득 문서문제 시험문제 완전해결 辛亥 71년생 애인 생기고 데이트 탈선은 조심 술로망신 癸亥 83년생 이성친구 데이트 재수원만 선물받고 신나 乙亥 95년생 직업갈등 기분별로 술 음식과 좋은 일 생겨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

[경기인터뷰]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K-뮤지컬 펼칠… 탄탄한 꿈의 무대 키울 것”

바야흐로 뮤지컬 열풍이다. 해외에서 비싼 값에 들여와 일부만이 누리는 공연으로 인식됐던 뮤지컬이 창작의 시대, 800만 관객 시대를 거치며 전체 공연 시장 매출을 떠받치는 주요 산업이 됐다. 뮤지컬 관련 일자리와 학과도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뮤지컬 산업은 어떤 고군분투를 거쳐 지금의 자리에 안착했을까. 노래와 영화, 드라마, 소설에 이어 세계시장에서 한국문화 열풍을 잇는 또 하나의 장르가 될 수 있을까. 2021년부터 ㈔한국뮤지컬협회를 이끄는 이종규 이사장은 “뮤지컬 산업진흥법 제정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창작자들의 끊임없는 열정이 이어진다면 한국 뮤지컬은 단순한 향유의 문화 예술을 넘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큰 줄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Q. 제11대에 이어 12대까지 한국뮤지컬협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있다면. A. 우선 협회 사업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했다. 협회가 주최하는 한국뮤지컬어워즈가 대한민국 뮤지컬 페스티벌로 확대됐다. 지난 1월 제9회 행사가 열린 가운데 10주년을 올해 준비하게 돼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한다. 이와 함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작자 육성’ 사업을 4년 연속 맡으며 창작의 토대를 튼실히 다졌고 2년 전 ‘국제뮤지컬 콩쿠르 사업’을 출범해 뮤지컬 꿈나무들이 국제무대에서 꿈을 키우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의 ‘제1회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을 협회가 함께했는데, 젊은 친구들의 끼를 발산할 무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재밌고 뜻깊었다. Q. 한국 뮤지컬 산업의 성장세를 설명해 달라. A. 현재 뮤지컬 산업의 시장 규모는 4천500억원대에 안착했다.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1년께 2천억원 규모에 도달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져 1천억원대로 급락했다. 하지만 2022년에 드라마틱하게 성장하며 곧바로 4천억원 선에 안착하며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반등이 컸다. 공연과 라이브 예술에 대한 갈증이 누적돼 있다가 폭발적인 소비로 이어진 것이다. Q. 한국에 뮤지컬이 뿌리내린 게 30년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규모가 150억원대에 불과했는데 성장 요인은 무엇인가. A. 인프라와 콘텐츠 두 축이 고루 성장했다. 우선 공연예술은 공급이 있어야 소비가 따라온다. 신규 공연장에 해외 창작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됐다. 2011년 처음으로 뮤지컬 산업이 2천억원을 돌파했는데 그해에 서울에 전문 뮤지컬 공연장인 블루스퀘어와 디큐브아트센터가 각각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소비를 끌고 왔다. 두 번째, 콘텐츠 측면에서 우리나라 제작자들의 도전정신이 큰 역할을 했다. 지원이나 뒷받침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에 뮤지컬 뿌리를 심고 해외 시장도 개척 중이다. Q. 예전엔 대작 위주였다면 최근엔 중소극장에서 창작 뮤지컬도 성행하고 있다. A. 해외의 유명한 작품을 서로 국내로 들여오려 경쟁한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이다. 이 시기에 국내 뮤지컬 시장의 기초를 닦았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지킬 앤 하이드’ 등의 작품을 비롯해 라이선스 대작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인프라를 추가 공급하면서 해를 거듭하며 창작물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명성황후’를 필두로 2009년 ‘영웅’, ‘광화문 연가’, ‘프랑켄슈타인’, ‘그날들’, ‘웃는 남자’ 등 창작 뮤지컬이 대극장에서 상연됐다. 요즘엔 창작 뮤지컬 신작이 한 해에 30~40편 나온다. 지난 1월 어워즈 창작 초연에 출품된 작품만 34개에 달한다. 최근 10년간 창작 초연 출품작이 연간 10편 내외였는데 초연작이 급증했다. 인프라와 콘텐츠, 중소 극장의 물량들이 결합해 시너지를 내면서 급성장한 것이다. 이 기세가 갑자기 꺾이진 않을 거다. 이러한 바탕에서 뮤지컬 산업 규모는 이제 5천억원대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거라 판단된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이 한국 뮤지컬 산업의 현 상황과 과제, 미래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윤원규기자 Q. 급성장한 만큼 부작용도 있지 않나. 높은 제작비, 부익부 빈익빈, 스타 캐스팅 의존, 프로덕션의 열악한 수입성 등이 문제로 뒤따르는데. A.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이를 해소하려면 창작 뮤지컬을 올릴 수 있는 중소 공공 공연장이 필요하다. 특히 신작은 리스크가 있지 않나. 그동안 블루스퀘어와 샤롯데, 디큐브 등 대극장 이 외에 대학로를 중심으로 꽤 좋은 중소 공연장이 리모델링되거나 공급됐다. 급증하는 창작 뮤지컬 초연이 잘돼야 부익부 빈익빈이 줄어들고 국가적인 콘텐츠 대작도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다. 또 우수한 창작자 양성과 제작 투자펀드 등 뮤지컬 전문 펀드 등의 투자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뮤지컬 산업진흥법 제정이다. Q. 뮤지컬 산업진흥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A. 2024년 6월 국회에 상정됐다. 뮤지컬 산업 진흥을 의무로 규정하고 그 아래 사업 조사 연구, 인력 양성, 인프라 확충, 저작권 보호, 수출 지원, 전담 기구 지정, 국가의 재원 확보 등이 주요 골자다. 전체 산업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자는 거다. 뮤지컬은 그동안 공연법에서 연극의 하위 장르로 분류돼 있다가 2023년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으로 법령상 처음 명시됐다. 그럼에도 아직 정부나 지자체 지원사업 정책 발표를 보면 여전히 예전의 공연법으로 분류된 경우가 많다. 뮤지컬법으로 산업의 데이터 및 산업 효과 측정, 데이터 및 히스토리 관리 부분을 일원화해 지원하고 효과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뮤지컬 진흥의 파급효과는 국제 경제에 이바지한다. Q. 그 경제적 파급효과를 확신하는 근거가 있나. A. 케이팝, K-무비, K-드라마에 이어 K-클래식까지 세계에 등장했다. 이 모든 것을 합친 장르가 뮤지컬이다. 춤과 노래, 연기, 무대예술, 오케스트라, 가상현실(VR), 첨단영상기술 등이 가미된 종합예술이다. 뮤지컬을 한 번 올리면 100~200명의 인력이 달려 든다. 또 세계시장에 수출하면 국가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할 수 있다. 지원 시 흥행과 산업 확장에서 장기 지속성이 충분히 있다. ‘오페라의 유령’ 등 잘 만든 뮤지컬 하나가 수십년간 리바이벌되면서 새로운 배우와 연출을 탄생시키고 새로운 관객을 창출하면서 천문학적인 수입을 가져오는 오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 그 열매는 국가 콘텐츠산업 경쟁력을 이바지 하는 데 쓰인다. Q. 한국 뮤지컬의 해외 시장 진출 상황이 궁금하다. A. 특히 일본, 중국에서 한국 작품의 IP를 많이 사간다. 영미권 중 브로드웨이에선 ‘어쩌면 해피엔딩’, 웨스트엔드에선 ‘마리퀴리’ 공연을 했다. 이 외에 지속적으로 수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뮤지컬 전담 진흥법을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정부에선 장르가 워낙 많다 보니 장르 전담 기구 설립이 부담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앞서 말했던 산업적 잠재력이다. 업계의 이익에 머무는 것이 아닌 국가 전체 경제에 기여하는가, 부가가치를 가져오는가를 봐야 한다. 영화의 경우 1999년 정부가 영화진흥위원회를 설립해 영화발전기금을 조성하고 투입하면서 하나의 장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런 지원과 진흥책으로 K-무비가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본다. Q. 지난해 협회와 경기문화재단의 ‘제1회 경기대학생뮤지컬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업의 의의와 결말을 평가한다면. A. 재단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을 했다. 경기도에 뮤지컬과 직간접적 관련된 학과가 60개가 넘는다. 첫 행사인데도 뜨거운 참여 열기와 높은 수준에 놀랐다. 대학생들이 좋은 공연장에서 경연을 펼치고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와서 심사를 해 기량을 평가받고 또 이를 위해 오랜 기간 열정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상당한 에너지를 일으킨다. 개인은 물론이고 해당 학과에 기량이 개선된 노하우가 쌓일 거다. 이러한 여정 후 마침내 전문 무대에 설 수 있다. 한국뮤지컬협회가 프로그래밍과 심사 전반에 참여할 수 있어 매우 보람을 느꼈다. Q. 뮤지컬은 아직 ‘서울의 이야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경기지역에서도 관련 학과 등과 연계해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A. 서울에 집중됐다는 것은 공연 소비와 함께 생산 역시 집중된 것을 의미한다. 과연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고민거리다. 지역 브랜드에 너무 집착한 목적 사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가 난립해서도 안 된다. 거점별 단계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도엔 주요 권역별로 좋은 공연장이 많다. 광역재단과 기초재단이 어떻게 상호 협력하며 시너지를 낼 것인가가 중요한 지점인 것 같다. 경기대학생페스티벌 등의 사업을 지속하면서 도내 학생들에게 기회를 듬뿍 주고 장기적으로는 창작자들을 위한 트랙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슈&경제] 탄핵과 조기대선 그리고 부동산

111일간 이어진 탄핵 레이스는 8 대 0 전원일치 탄핵 인용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60일간 조기 대선 레이스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정책에 민감한 부동산시장 입장에서 정권이 바뀌는 대선이라는 가장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한 조기 대선 이후 집값이 급등했던 학습효과가 있어 이번에도 조기 대선 결과가 나오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때와 지금은 부동산시장 상황이 다르다. 상승기 구간에서 발생했던 그때의 탄핵과 달리 조정기 구간에서 발생한 이번 조기 대선은 불확실성이 제거되더라도 큰 폭의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최근 강남 집값 상승은 다주택자 규제와 저성장과 불경기로 인한 똘똘한 한 채 현상 때문이지 부동산시장 흐름이 상승기여서 오른 것이 아니다.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서울 강남 집값이 이상 급등을 하면서 계엄과 탄핵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녹은 상태이고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으로 이미 숨 고르기 보합세로 접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조기 대선까지는 정중동 보합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기 대선 이후에는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따라 부동산시장은 요동칠 수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하게 지나갈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은 열어 둬야 하니까. 국민의힘이 다시 정권을 잡는다면 여당과 야당의 대립 구도 속에서 입법 지원을 받기 어려워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처럼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를 통해 시장을 컨트롤할 가능성이 높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면 보다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먼저 정리를 해보면 취득세 중과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는 더 강화될 것 같다, 재건축 재개발 촉진법 폐기하고 1기 신도시 재건축도 브레이크가 걸리며 전국 개발사업을 대규모 조정할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확대하고 전세 갱신 10년을 추진하며 국토보유세도 추가될 것이다. 예전 공약이나 추진하려던 정책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행정권과 입법권의 절대권력을 가지게 되면 그만큼 막대한 책임이 따른다. 누구 때문이라는 핑계를 댈 수 없기에 야당 시절 쉽게 반대하고 쉽게 내지르던 말의 무게를 강하게 느낄 것이기에 시장이 우려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취득세 중과는 이미 지금도 유지되고 있고 서울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하고 있었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민주당의 공약사항이기도 했기에 중단할 수는 없다. 전세 갱신 10년은 이미 이재명 대표 입으로 안 한다고 한 정책인데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추진할 만큼의 명분은 없다. 반시장적인 정책을 밀어붙일수록 절대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질 수밖에 없어 절대 일방적인 도주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적어도 이념보다는 눈치가 빠르고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이 대표라면 더더욱 그렇다. 아마 공시가격 현실화는 다시 추진할 것이고 강남 집값이 다시 폭등하면서 과열되면 종합부동산세는 더 강화하겠지만 시장이 안정을 찾는다면 굳이 선제 규제를 해 시장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 남발의 부작용을 몸소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며 공급 확대 정책은 더하면 더했지 중단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양극화 문제는 현실적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해결하기는 어렵다. 부자 감세 논란을 무릅쓰고 다주택자 규제를 폐지할 수 있겠는가.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출산율을 올리면서 지방의 인구와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을 하겠는가. 결국 정권이 바뀌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정책은 시장이 만드는 것이기에 시장이 과열되거나 냉각되지 않으면 급격한 부동산 정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천자춘추] 농업에도 필요한 희망퇴직·세대교체

농업에도 ‘희망퇴직’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기업에서는 오랜 경력을 쌓아온 직원들이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그 자리를 신규 채용된 인재들이 이어받는다. 이를 통해 기업은 변화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갈 수 있다. 농업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선순환이 필요한 산업이다. 현재 농업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세대교체다. 농업인 평균 연령이 68세를 넘어서고 10년 후에는 농사를 지을 사람이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농업에 뛰어들고 싶어도 농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도다. 농업에도 희망퇴직 개념을 도입해 고령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은퇴를 보장하고 신규 진입하는 농업인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제도다. 많은 농업인이 연로함에도 불구하고 농지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농사를 그만두면 안정적인 소득이 사라지고 땅을 팔더라도 이후 마땅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불금을 받으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다.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도는 최근 10년 이상 농업 경영을 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만 84세 이하의 농업인이 3년 이상 소유한 농지를 청년농업인 등에게 양도하고 은퇴하는 경우 1ha 기준 최대 10년간 매월 최대 50만원의 직불금을 지원한다. 올해부터는 보조금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일시지급 방식을 도입해 가입자의 경제 상황에 따라 보조금 지급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매도조건부 임대로 선택할 경우 직불금과 더불어 농지연금과 임차료도 함께 받을 수 있다. 또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도로 이전된 농지는 ‘맞춤형농지지원사업’을 통해 창업과 성장을 꿈꾸는 농업인에게 돌아간다. 성장하는 미래 세대에게 저렴하게 우량 농지를 제공해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게 하고 더 나아가 ‘비축농지 임대형 스마트팜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시설이 설치된 농지를 장기간 임대해 시설에 큰 비용을 투자하기 어려운 농업인을 지원한다. 땅을 물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농업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도는 농업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다. 농지은행 사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고령 농업인의 안정적인 은퇴와 청년 농업인의 진입장벽 완화, 농업구조 개선 및 경쟁력 강화 등 농업인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농지 거래를 넘어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다.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다음 세대에게 땅을 맡길 때다.

[아침을 열면서] ‘민들레 홀씨’는 없다

이게 뭐임? 갸웃거림이 많을까, 다 지난 얘기라는 웃음이 나올까. ‘민들레 홀씨’는 무슨 관용구처럼 쓰였던 표현. 그런데 정작 민들레 홀씨란 없다. 민들레는 홀씨식물이 아닌 까닭이다. 그럼에도 ‘민들레 홀씨’가 여전히 많은 것은 단어며 명칭에 대한 돌아보기가 부족한 탓이다. 아니면 동그랗게 멀리 날아가는 민들레 꽃씨 모습을 ‘홀’로 표현해야 더 시적 은유 같고 사랑스럽기 때문일까. 하지만 홀씨는 일반적 씨앗이 아니다. ‘단세포로 발아해서 새로운 개체를 형성’하는 식물의 무성생식세포. 홀씨는 민꽃식물인 양치식물, 이끼류, 곰팡이류 등에 있다. 확 닿지 않는 양치식물은 ‘꽃이나 씨앗을 만들지 않는 관다발의 일종’이니 고사리 같은 식물이다. 이렇게 조금만 살펴봐도 무의식적으로 쓴 ‘민들레 홀씨’가 좀 면구스러워진다. 안 맞는 표현에 대한 반성적 지적이 나온 지도 한참 지났건만 ‘민들레 홀씨’가 도처에서 여전히 피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가수 박미경이 ‘민들레 홀씨’와 관련된 사과를 한 적이 있다. ‘민들레 홀씨되어’(1985년 MBC강변가요제 장려상) 유행으로 잘못 고착된 표현에 대한 가수의 책임감에서다. 그럼에도 이후 기사나 시 같은 전문인의 글에서조차 ‘민들레 홀씨’가 간간이 등장한다. 간판이며 상호에 나붙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을 정도다. 그렇게 쓰는 이들은 틀린 줄 알면서도 안 고치는 것인지, 아니면 그게 뭐 대수냐고 웃어넘기는 것인지. 오히려 지적을 하는 쪽이 좀스러워 보일 지경이다. 부끄러움은 왜 저지른 사람보다 그것을 느끼는 사람의 몫이냐는 세간의 탄식처럼. 일찍 굳어 버린 표현을 고쳐 쓰기란 어려울 수 있다. 평소의 말이나 글을 정확하게 쓰려면 스스로 그것을 찾아야 한다. 그만큼 우리가 매일 쓰고 읽는 글에서도 의외로 많이 발생하는 오류 표현이 있다. 애초에 잘못 알려진 단어들의 이식도 문제다. 전에 잘못 쓴 말 앞에 화끈한 적이 있었는데 일본목련을 후박나무로 쓴 기억 때문이다. 잘못 알려진 것도 모르고 여러 글에서 본 이름(나무이름표에도 한동안 후박나무로 있었음)을 그대로 썼던 것이다. 지금은 돌아보기 습관화로 익숙한 단어도 다시 확인, 오류를 줄이려고 애쓴다. 언중(言衆)의 쓰기에 따라 의미 변화나 확장이 일어난 최신 버전 단어가 많아져 확인이 늘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여느 존재의 이름 불러주기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안도현 시인의 다정한 반성처럼.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얼마나 서운했을까요?//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애기똥풀) 한때 ‘이름 모를 새, 꽃, 벌레’ 등을 마구 쓴 시인들은 이 시에 죽비를 맞았다. 미물이라도 이름 제대로 불러주는 일이 말의 바른 쓰임이고 쓰는 자의 소임이다. 이번에 파면 선고를 보며 문장이 참 명료하다 끄덕였다. 단어나 문장이 정확하면 뜻은 자연스레 명징해지는 법. 틀림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고 소소한 이름이라도 명확히 쓸 때 말도 글도 아름다워진다. 민들레 홀씨는 민들레 꽃씨라 불러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