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코로나에 매번 무산된 가온고 ‘주문형 강좌’ 내년 여름학기를 기약하며…

가온고등학교에서는 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주문형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주문형 강좌는 대학교수님을 초청해 학생들이 최대 두 개 대학의 학과 과목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강좌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계절학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자신의 관심 분야를 미리 전문적으로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학생들의 참여도는 학기마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주문형 강좌도 상당히 축소되게 됐다. 2020년 여름 주문형 강좌는 빅데이터 중점 과정과 로봇 중점 과정의 주문형 강좌만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여러 과목이 개설되지 못했고, 직접 실습할 수 없는 제한적인 온라인 수업이 진행돼 학생들의 아쉬움이 컸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지속하면서 겨울 주문형 강좌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2021년에 들어서면서 혼란스러웠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학교 운영이 점차 안정화되면서 학교 내에서도 주문형 강좌 정상화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렇게 7월 초, 과목 개설 후 학생들의 강좌 수강 신청을 끝내고 강좌 개강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세에 결국 주문형 강좌의 개강은 무산됐다. 신청까지 다 마무리된 상태에서 강좌 개강이 무산돼 많은 학생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생님들께서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만 했다. 강좌 개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주셨던 선생님들께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크셨으리라고 예상된다. 가온고등학교의 주문형 강좌는 통학생과 기숙사생 모두 신청할 수 있는 강좌이지만, 기숙사생들이 특히 좋아하는 주문형 강좌의 장점이 있다. 기숙사생은 주문형 강좌 기간 동안 기숙사에 머물면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보니 생활 패턴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자습 시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을 이번 겨울에 누릴 수 없게 된 것은 아쉽지만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학생들도 알찬 방학을 보낸다면 좋을 것 같다. 김서진(안성 가온고)

[꿈꾸는 경기교육] 정의로운 배움터… 우리가 영웅이 되자!

최근 모 배구선수의 학창 시절에 대한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의 이슈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셀럽과 익숙한 얼굴들이 학교폭력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일으켰다니, 참으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당장 우리는 고개를 돌려 우리의 주변만 살펴봐도 학교폭력에 대한 여러 사례를 직접 우리 눈으로 찾아볼 수가 있다. 도대체 우리 사회의 어떤 요소가 학생들이 비뚤어진 감정을 폭력으로 풀어내게 만든 것일까. 나쁜 사람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보상을 받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한 번씩은 들어본 이야기이다. 어쩌면 이 이야기와 현실은 완전히 상반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만화영화처럼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는 정의로운 세상이 아니라, 히어로는 없고, 악당만 가득한 세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괴롭히던 가해자가 자신보다 더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피해자의 기분은 과연 어땠을까. 그들의 기분은 내가 차마 함부로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괴로웠을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가해자라고 통칭하는 나쁜 사람들이 그들에게 피해를 본 수많은 사람보다도 여러 방면에서 더 풍부하고 떳떳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들이 우리와 섞여 때론 우리에게 존경받을만한 인물이 되어 과거의 잘못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찝찝하고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이 가득한 과거의 기억에서 헤매고 있는데, 하루하루 버티기 위해서 이를 꽉 악물고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그들은 그렇게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을지 난 그들에게 소리쳐 묻고 싶다. 더 이상 학교폭력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며, 또한 존재해서도 안 된다. 어쩌면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우리가 직접 안돼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두렵고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의 피해자에게 괜찮니라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 또한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한 발 한 발 나아가자. 다들 침묵을 이어가고 있을 때, 나는 우리들이 그 침묵을 깨어내고, 부당한 일이면 부당하다고, 억울한 일이면 억울하다고 망설이지 않고 흔쾌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 현실이 마땅치 않다면 우리가 직접 히어로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 우리 힘으로 폭력을 근절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은 그 어떤 것에도 전혀 비유할 수 없는 아름답고 멋진 일일 것이라고 굳은 확신이 든다. 자승자박이라는 사자성어를 우리들 마음속 깊이 새겨두고 살아가자. 그리고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크게 외치자. 학교폭력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나가자고. 벌써부터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권민서 평택 이충고

[언택트 넘어 온택트, 새로운 연결] 쇼핑도 회의도 수업도… 내곁에 ‘ON’ 일상

언택트(Untact)를 뛰어 넘어 한층 더 나아간 온택트(Ontact)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온택트란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온라인을 통해 외부활동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온택트는 다방면에서 활용되며,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컴퓨터ㆍ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학교수업은 물론이고, 간단한 병원진료ㆍ상품판매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대면(Contact)의 소통 기능은 유지하면서 시간ㆍ금전적으로 보다 획기적인 경제적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기업들도 너나할것 없이 온택트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온택트 물결이 우리나라 경제에 불러온 변화들을 살펴본다. ■ 대면보다 경제적화상회의, 기업 일상문화로 자리매김 다음 주 월요일 오전 회의는 9시. 장소는 각자 집에서 비대면 기술의 가장 기본으로 불리는 화상회의는 온택트 시대의 핵심 원동력으로 꼽힌다. 회의 과정에서의 콘텐츠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면을 비대면으로 바꿔주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화상회의는 이전에도 있던 방식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접촉의 제한으로 기업의 일상 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기업들이 화상회의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는 것은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통계 사이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12월 하루 이용자 수가 1천만명이었던 화상회의 플랫폼 ZOOM은 비대면 물결을 타고 지난해 4월 3억명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 이와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알서포터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그 중 웹 화상회의 서비스인 리모트미팅은 금융기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수요가 상당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리모트미팅을 도입한 기업의 28% 가량이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에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을 위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도입ㆍ활용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반 비대면 업무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에선 2025년까지 전 세계 화상회의 시장이 8~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소통이 답이다온택트로 소비자와 만나는 기업들 무례한 질문이지만 회장님도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NS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질문이다. 최 회장은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격이 없고 대중과의 소통과 요플레 뚜껑도 핥아 먹는 검소한 재벌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기업의 대표들도 SNS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는 개인 SNS를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자사 제품들을 언급하는 게시물에는 어김없이 찾아와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역시 꾸준한 개인 SNS 활동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기업에 대한 편안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견해다. 온택트 시대에 발맞춰 소비자와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재벌이라는 선입견에서 탈피해 소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 수장들의 소통 릴레이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식품ㆍ유통업계에서 소통하는 CEO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밥도 구독해서 먹는다생활 속 파고든 구독 열풍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특정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구독경제의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외식의 부담이 커지면서, 배달서비스와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구독 서비스들이 눈에 띈다. 점심식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잇딜라이트는 전문 MD와 푸트파트너가 함께 밥ㆍ샐러드ㆍ샌드위치 등으로 식사를 집앞까지 배송한다. 하루만 구독할 수도 있으며, 원하는 날짜들을 선택할 수도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와 함께 배달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정기적으로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는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무빙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배달 라이더들에게 오토바이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서비스는 1년 단위로 운영되며, 1개월 단위로 공유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 구독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40조1천억 규모까지 성장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와 AIㆍ빅데이터 등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B2C를 넘어 B2B까지 영역이 확장되며 더 높은 잠재적 성장성을 가진 분야라는 평가다. ■ 라이브커머스, 소통 가능한 홈쇼핑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 과정에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온택트 시대의 핵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제조사나 공장 등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보여주며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간 유통 단계를 건너뛰어 소비자 입장에서 값싼 비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인기로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플랫폼 등 전반적인 유통업계가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또 상품만 있다면 누구나 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3조원 규모로 급속히 커졌으며 2023년에는 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수진기자

[대한민국 미래 100년 길을 묻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환경·과학, 4차 산업혁명 핵심 동력… 국가 역량 쏟아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차세대 산업혁명, 이른바 4차산업혁명에 대한 열기가 전세계적으로 뜨겁다. 초연결, 초융합으로도 불리는 4차산업혁명은 지금껏 마주해보지 못한 세계를 등장시켰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우리 삶의 모든 환경이 획기적으로 뒤바뀌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회복에 전념하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대비로 분주하다. G8이라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향한다.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향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변화와 개혁, 대전환을 맞이해야 한다. 이에 경기일보는 대한민국의 석학이자 인류ㆍ생태학의 권위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백년대계의 초석이 될 인재양성과 교육에 전념하고 있는 시대의 석학,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잘 알려진 조벽 고려대학교 석좌교수를 만나 대한민국의 대전환, 그 100년의 길을 묻는다. 편집자 주 최재천 교수는... △197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서울대학교 동물학 학사,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생태학 석사, 하버드대학교대학원 생물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도부터는 1992년까지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전임강사로, 1992년부터 1994년까지는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조교수를 지내며 생태학의 권위자로 경력을 쌓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로 근무 중이며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제1대 국립생태원 원장을 지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는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4차산업혁명 백신을 맞은 대한민국, 100년 미래를 위해 환경과 과학에 온힘을 쏟아야합니다 대한민국 미래 100년의 길을 묻기 위해 지난달 19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만난 최재천 교수는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4차산업혁명을 꺼냈다. 최 교수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교수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미 4차산업혁명 백신을 맞았다는 색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AI가 인간을 상대로 바둑은 이길 수 없다고 여긴 대한민국 사람들의 믿음이 실시간으로 깨졌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4차산업혁명을 있는 그대로 체감(體感) 했다는 게 최 교수의 분석이다. 최 교수는 이 순간이 대한민국이 4차산업혁명을 세계적으로 선두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회상한다. 최 교수는 다른 나라의 경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미디어로 뉴스, 즉 텍스트로 봤지만 대한민국은 이를 생방송으로 목격했다면서 시시각각으로 세계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순간을 겪으며 4차산업혁명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의 중심부에 서있는, 가장 뜨거운 나라가 된 것은 아마 이때의 충격이 강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 대한민국 미래 100년의 길, 환경과 과학 최 교수는 4차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대한민국 100년의 미래를 위해 환경과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이전의 시절에는 아무리 환경을 강조하며 말해도 듣는 사람들이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지금, 환경문제를 강조하면 상당한 공감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한 일화로 코로나19 사태 전에 처음 만났던 사람이 나에게 환경나부랭이와 놀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그 분이 환경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코로나때문에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가지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교수는 코로나19로 촉발해 환경문제 인식 개선 등 계몽이 이뤄지면 비록 끔찍한 수업료이긴 하지만 기후변화와 생명다양성의 문제에 대해 소중한 교훈을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환경문제를 대비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상황을 빗대 최 교수는 자신이 설파하고 있는 행동백신과 생태백신에 대해 부가적으로 설명을 이어나갔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행동백신은 마스크를 잘 쓰고, 손 잘 씻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하는 행동을 말한다며 어떠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대처하는 것, 그것이 행동백신이라고 설명했다. 생태백신에 대해서는 좀 더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나 병원체가 우리 인간계로 건너오지 못하게 하자는 것, 즉 환경을 잘 지켜 바이러스나 감염체가 있는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지말고 서로 상생하는 것이다라며 백신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그 나라 인구의 70~80%가 맞아야하는 것처럼 생태백신 역시 우리 모두가 맞아야하는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환경에 이어 과학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현대인의 삶에서 과학보다 중요한 게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라며 백신이 보급되려면 10~15년이 걸렸을텐데 과학의 힘으로 벌써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과학이 우리를 살려낸 셈이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상황이 또다시 오지말라는 법이 없다. 그때 과학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는지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미래에서의 과학의 중요성이 피부로 와 닿게 된다. 믿을 건 과학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사회통합을 위한 갈등 해결 대화의 중요성 최재천 교수는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 갈등의 해결이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특히 갈등 중에서도 세대갈등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녀의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라도 있지만 세대갈등은 영원히 평행선, 아니 평행선보다도 못하게 더 격차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로 어찌됐든 남자와 여자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여혐, 남혐 등 젠더갈등의 문제를 풀어볼 기미라도 있지만, 세대갈등은 마주앉아 이야기해볼 이유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도 대화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우리는 모든 문제점들을 대화로 풀 수밖에 없다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옳은 것을 찾아가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그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하는 기술이다고 강조했다. ■ 군림(君臨)보단 군림(群臨)의 지도자 최재천 교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대통령을 뽑을 때 세종대왕, 이순신, 장보고의 모습을 찾는다고 하는데 이 시대에 맞는 리더는 임금처럼 절대적인 능력이나 세력 등으로 군림(君臨)하기 보다는 무리 속에서 함께 녹아들어 있는 군림(群臨)하는 리더를 원할 것이라며 강압적이거나 갑질, 나를 따르라 하는 식의 리더십은 현대사회에서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함께 소통하고 살갑게, 같이 울줄도 아는 그런 리더에 이미 국민이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따뜻한 리더가 대선에서 선택되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괜찮은 사람들이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더이상 아비규환처럼 살아야하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서로를 너무 헐뜯지말고 각자의 어깨를 두들겨 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이호준ㆍ김승수기자

AZ백신 접종 쓰러진 삼남매 엄마…국가는 인정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아내가 아직도 숨을 헐떡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백신과의 인과성을 부정하고 있으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용인에 사는 A씨는 삼남매의 엄마이자 아내 B씨를 볼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 지난 6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생사를 오간 아내의 증상(본보 6월21일자 7면)에 대해 방역 당국이 백신 부작용의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AZ 백신 접종 당시 이틀간 타이레놀에 의지하다가 오한과 가슴 답답함을 호소, 용인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B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급성 심근염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이때부터 생사의 경계를 오가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수차례 고비를 겨우 넘긴 B씨는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나 며칠 만에 쓰러졌다. 뇌 손상이 의심된다는 의료진 소견에 중환자실에 다시 입원한 그는 뇌 영상검사에서 중뇌동맥 폐색이 확인돼 동맥 내 혈전 용해술을 받아야 했다. A씨는 이 같은 아내의 상태를 보고 질병관리청에 백신 부작용 의심 신고를 했고, 병원 측도 용인 기흥구보건소에 백신 부작용 의심 보고를 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A씨 생각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방역 당국은 B씨의 의무기록과 전반적인 상태를 검토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보다는 다른 요인에 기저질환 및 전신상태에 의한 심근염, 뇌경색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판단돼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의 통지서를 받고 허망했다. 그는 과거 병력도 없고 기저질환도 가지고 있지 않은 아내가 백신을 맞고 죽다 살았는데,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방역 당국의 판단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중환자실에 두 번이나 들어갔다 왔는데 상관관계가 없다는 판단이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런 결과가 나오니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심정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B씨는 병원 퇴원 후 통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을 헐떡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며 원래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피해보상 제도에 의거해 관할 보건소로 이의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여서정ㆍ윤지수ㆍ이정후 등 ‘2세 체육인들’ 도쿄서 맹위

2020 도쿄올림픽서 2세 체육인들의 활약이 돋보여 올드 팬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며 신선함을 던져줬다. 이번 올림픽서 여서정(19ㆍ수원시청)은 기계체조 여자 도마서 여자 체조 역사상 첫 동메달을 수확했다.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에 이은 국내 최초 부녀가 같은 종목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서 평균 9.756점으로 알렉세이 네모프(러시아ㆍ9.787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여 교수는 1차 시기서 9.837점을 받아 선두에 올랐으나, 2차 시기서 9.657점을 받아 정상을 아쉽게 놓쳤다. 그러나 25년 뒤 열린 이번 대회서 딸이 아버지 못지않은 귀중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체육사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또 펜싱의 윤지수(28ㆍ서울시청)도 이번 대회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서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과거 프로야구 롯데서 고독한 에이스로 맹활약 한 투수 윤학길씨(61)의 차녀다. 윤학길은 야구가 시범종목이던 1984년 LA 올림픽에 출전해 한국이 4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당시 윤학길은 예선 2차전서 캐나다를 상대로 5회 구원등판해 5이닝 퍼펙트로 승리투수가 됐으나 대만과의 동메달 결정전서는 연장 14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야구의 이정후(23ㆍ키움)도 한국 대표팀 주전 우익수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은 0.286으로 평범하지만 상위 타선서 고비마다 출루와 타점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버지 이종범씨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선수였지만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는 대표팀이 대학ㆍ실업 선수들로 구성돼 빠졌고, 2000년 시드니 대회는 소속팀 주니치 드래곤즈(일본)가 차출을 불허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는 우리나라가 지역 예선서 탈락했고 2008년 베이징 대회서는 노쇠화로 젊은 선수들에 밀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권재민기자

[창간 33주년:세상을 바꾸다] 변혁의 주역 경기도… ‘새로운 세상’ 힘찬 날갯짓

언제부터 인류가 사람답게 살게 된 걸까? 석기와 불의 발견은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도구의 발견만으로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류가 발전을 거듭하며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급변하는 환경과 공생하기 위해 세상을 바꿔왔던 인간의 변화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했다. 변화의 시계추는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넘어 패닉(Panic)의 상황인 지금, 인간은 다시금 위기를 극복하고 다가올 번영을 맞이하고자 변화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 대한민국의 축소판 경기도가 있다. 경기도에 둥지를 튼 필부필녀(匹夫匹婦)부터 공직자, 정치인 모두 변화의 주역들이다. 이들은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민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를 읽고, 더 나은 세상이라는 지향점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시민들이었고, 그들이 보여준 변화의 날갯짓은 나비효과가 돼 세상을 바꾸는 기반을 마련했다. 60년 된 주홍글씨였던 수원역 집창촌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주도, 결국 지난 5월31일 성매매 집결지 폐쇄라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냈다. 기초자치단체의 한계를 뛰어 넘고 쟁취한 특례시 타이틀도 세상의 변화를 주도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수원시는 지난 2018년 8월 용인시, 고양시, 경남 창원시 등과 함께 100만 대도시 특례 실현 상생협약식을 개최, 특례시 출범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이들 지자체는 특례시 지정의 당위성과 논리 개발에 총 역량을 쏟아 부었고, 마침내 지난해 7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통과를 이끌어냈다. 특례시라는 새 옷을 입게 된 수원시 등 4개 지자체는 내년 1월13일부터 시민의 삶을 바꾸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 변화의 물꼬를 터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1천350만 경기도민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 역시 전국 최초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며 변화의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의료계 눈치를 보는 대신 사회적 논란이 된 수술실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의료사고 예방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2019년 3월 국공립병원 수술실 CCTV 확대 설치 운영에 관한 내용이 담긴 의료법 개정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경기도의 이같은 선택은 대한민국 의료 분야 체질 개선의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리며, 새로운 의료 세상의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는 또 지난달 7일부터 법정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4%p 인하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며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중간지대 프리랜서로 법의 테두리 밖에 노출돼 있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보호를 위해 전국 최초로 플랫폼 노동자 지원 조례를 제정ㆍ시행하며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는 2021년 8월의 대한민국 경기도는 오히려 위기는 기회라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며 변화된 세상의 주체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바이러스 세상에서도 경기도민들의 변화에 대한 의지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며 모두가 코로나19로 생각할 2021년의 여름을, 세상을 바꾸는 원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오늘도 힘찬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양휘모기자

[속보] 한일시멘트, 불공정거래 의혹 이어 공정위 ‘부정 승인’ 의혹

한일시멘트㈜가 수년 전 다른 기업과 합쳐지는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정 승인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SP시멘트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지난 2016년 드라이몰탈(즉석시멘트 혹은 건조시멘트 몰탈)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던 중 사세 추가 확장을 위해 여주지역 드라이몰탈 전문기업 SP시멘트(과거 SPM)와 기업결합을 추진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기준이 대규모 회사에 해당하는 곳은 기업결합을 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SP시멘트는 한일시멘트㈜가 SP시멘트와의 기업결합 추진 과정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드라이몰탈로 기업결합 신고를 할 경우 공정위 승인이 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드라이몰탈의 상위 개념인 비내화몰탈로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기업결합 신고를 비내화몰탈로 하는 경우 다수 업체의 시장점유율까지 합산돼 한일시멘트㈜의 시장점유율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SP시멘트 측은 대규모 회사인 한일시멘트㈜가 기업 지위를 이용해 자사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조건을 걸었다며 불공정거래 의혹(경기일보 2020년 2월17일자 6면)을 제기한 바 있다. 민ㆍ형사상 소송으로 번진 이 사건에 대한 자료 수집을 하던 도중 SP시멘트 측은 공정위의 부정 승인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 SP 시멘트 측 정영진 변호사는 드라이몰탈에 대해서만 독점률이 평가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채 기업결합 승인이 난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문제라며 공정위가 만약 알면서도 묵인했다면 이는 업계 가격 경쟁 등에 큰 영향을 끼친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이미 7월 중순께 공정위에도 입장을 소명한 바 있다며 법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 오히려 SP시멘트 측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에 대한 형사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공정위는 부정 승인 의혹과 관련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류진동ㆍ이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