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노동부장관 지낸 김호진 작가 소설집 '문경의 새벽'

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호진 작가가 소설집 문경의 새벽을 출간했다. 책에는 궁합, 씨 등 아홉 편의 중ㆍ단편이 실렸다. 2004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동화처럼 산 소년 시절과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살면서 겪은 일들을 작품으로 남겼다. 사범학교를 나온 작가는 스무 살도 안 돼 문경에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의 서툰 연애 행각을 소재로 한 세 편의 연작은 읽는 이가 마치 마주앉아 추억담을 듣는듯한 느낌을 건넨다. 교장과 학생의 충돌을 다룬 변명은 의외의 반전이 놀랍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빨치산에게 변을 당한 슬픈 가족사를 지닌 작가는 그 일을 세월에 묻어버리기보다는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이를 다룬 작품이 그해 여름이다. 1950년 전후의 결혼 풍속을 다룬 궁합과 남아선호 사상을 다룬 씨는 묵은지찌개처럼 구수하다. 625로 거덜난 신혼부부의 삶을 다룬 먼 귀로는 애틋하다. 2015년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받은 김호진 작가는 현재 서울강북문협회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정년퇴직 후 등단한 김 작가는 저문 날 길 떠나는 나그네처럼 쫓기는 마음으로 작품을 썼다고 한다.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쓰고, 산길에서는 메모를 했다. 적절한 낱말을 고를 수 없어 불면의 밤을 새울 때도 잦았다. 그것은 나이와의 싸움이고 시간과의 경쟁이었다. 시간은 흐르는데 글이 되지 않을 때면 저절로 마음이 급해지더라고 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하루 한 줄이라도 꾸준히 썼고, 마침내 책이 나오자 밀린 숙제를 한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도 했다. 그는 나이 들어도 하는 일이 있어 좋다며 백발의 작가가 소년처럼 웃었다. 양주=이종현기자

배짱 영업으로 ‘수원 갈비’ 명성 먹칠하는 대형 음식점들

#1. 전주에 사는 박희태씨(33ㆍ가명)는 지난달 말 친구들 3명과 큰 결심을 하고 수원 갈비를 맛보고자 지역 유명 갈비 전문점인 가보정를 찾았다. 장거리(?) 여행 끝에 가보정에 도착한 박씨 일행은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자 이야기꽃을 피우던 중 불쑥 방으로 들어온 종업원으로부터 다음 손님이 대기 중이다라는 얘기에 부랴부랴 짐을 쌌다. 3시간에 걸쳐 이 곳을 찾은 박씨가 머문 시간은 고작 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2. 평택시민 최준희씨(36ㆍ가명)는 신라갈비를 예약하다 유치원생 자녀 1명은 예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얘기에 당혹감을 느꼈다. 4명의 구성원에 포함되는 유아가 제외 대상이라는 설명에 재차 이유를 물었지만 식당 측은 영업방침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수원을 대표하는 갈비 전문점들이 4인 미만 손님 예약을 받지 않거나 예약 시간을 임의로 정해 손님 식사시간까지 제한하는 등 배짱 영업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일보가 23일 가보정(팔달구 인계동)과 신라갈비(영통구 원천동) 등 관내 유명 갈비 식당을 상대로 예약을 문의한 결과, 4인 미만은 현장에서 안내해드리겠다며 예약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더욱이 신라갈비는 영유아를 예약 대상 기준에서 제외, 아이가 있는 일행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준희씨는 아이가 포함될 경우 1인분 주문이 덜 들어갈 것으로 생각해 애초부터 유아를 일행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영세상인도 아닌 대규모 전문점이 돈벌이에만 급급한 모습에 수원의 이미지까지 퇴색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속내를 비췄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식당 측이 제시하는 식사시간 제한도 손님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보정은 오전 11시30분ㆍ오후 1시30분, 오후 5시30분ㆍ7시30분 등으로 점심과 저녁 손님이 몰리는 시간을 특정 예약 시간대로 설정했다. 손님들은 인원 기준에 맞춰 예약을 성공한다 하더라도 2시간 내로 식사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신라갈비 역시 주말의 경우 5시30분 예약자는 오후 7시까지만 식사가 가능하다. 이 같은 영업방침은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수원 갈비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가보정 관계자는 4인 미만 예약과 예약 시간대 지정은 영업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라갈비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인물과 접촉해보겠다고 했으나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갈비가 향토 음식인 수원에서 대형 음식점이 이렇게 장사를 하는 지 몰랐다면서 시 차원에서 점검 등을 통해 확인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전, KT&G 논란·시의원 발언·선호도조사 전달 등 ‘과열 양상’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컨소시엄에 포함된KT&G가 WHO의 협약을 위반했다는 문제제기로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자격검토에 나섰고,특정 시민단체가 자체 선호도 조사 결과를 제출하거나 시의원이특정 컨소시엄을 지원하려는 의도로 우려되는 발언 등을 하는 등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습에 청라주민들은 인천경제청의 철저한 자격 검증 등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의 26만1천635㎡ 부지에 종합병원을 비롯해 의료 관련 산학연 시설 등을 조성하는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에 모두 5개 병원의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공모에는 인하대국제병원 컨소시엄, 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KT&G)하나은행 컨소시엄, 메리츠화재 컨소시엄(차병원), 하나투자증권 컨소시엄(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한성재단 컨소시엄(세명기독병원) 등이 뛰어든 상태다. 인천경제청은 이달 안에 평가위원단을 구성한 뒤 다음달 초께 사업제안서를 평가해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KT&G하나은행 컨소시엄에 KT&G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FCTC는 지난 2005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182개국이 비준한 협약으로 가이드라인 21조에 담배 회사는 공중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어떤 계획에도 파트너로 참여해서는 안 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인천공공의료포럼 관계자는 청라의료복합타운 공모는 시민의 건강권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며 재무 투자자라는 꼼수를 통해 공공의료 사업에 진출하려는 KT&G의 행태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KT&G는 건강보험공단이 제기한 흡연 관련 질병 배상금 청구 소송에서도 담배의 위해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등 몰지각한 윤리 의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은 KT&G와 관련한 논란이 거세지자 자격 검토에 돌입한 상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KT&G의 FCTC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KT&G 관계자는 KT&G는 담배 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FCTC는 담배 규제에 관한 공중보건정책과 관련한 것이므로 부동산 개발 사업에 관한 컨소시엄 투자를 제한할 근거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청라의 한 주민단체는 지난 11일 인천경제청을 방문해 서울아산병원KT&G하나은행 컨소시엄이 1위를 차지한 주민 선호도 조사 결과를 전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지역 안팎에서는 특정 시민단체가 자체 선호도 조사 결과를 사업제안서 평가를 할 인천경제청에 제출한 것은 압박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는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의 인천경제청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나온 일부 시의원의 발언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시의원은 인천경제청장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서 외부 인사에 맡기지 말고 인천시 공무원 등 내부 인사를 평가위원으로 선정하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지역의 산업, 학교, 학연 발전에 신경써서 뽑아야 한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들의 발언을 놓고 주변에서는 지역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와 특정 컨소시엄을 지원하려는 의도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공모의 평가는 각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바탕으로 한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평가위원들은 컨소시엄별 재무건정성과 핵심사업자 참여도, 의료단지 추진계획, 재원조달 계획, 지역사회 기여 방안 등 공모 지침에 따른 평가 항목만을 따져야 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공고에 있는 규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한 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민 이세준씨는 이러다가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이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면서공모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이 철저하게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시민 유인형씨는부디 특혜의혹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시민을 위한 사업으로 시작해서 특정인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도록 보다 면밀한 사업 진행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공정한 공모는 물론 사업 자체도 투명하게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승욱기자

인천서 여·야 대선 주자 지지세력 출범 러시

인천에서 여·야의 주요 대선 주자에 대한 지지세력이 잇따라 출범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대선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어느 정당 등을 지지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공정포럼 인천지역본부는 23일 부평산업단지, 옛 시민회관, 송도국제도시 등에서 발대식을 열고 10만 지지회원 모으기에 돌입했다. 윤공정포럼은 서울에 사는 충청도 출신 인사들이 지난 4월에 결성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 모임으로 윤진식 전 산업부장관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윤 전 검찰총장은 현재 야권에서 내년 대통령선거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윤공정포럼 인천본부는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이끈다. 또 나근형 전 인천시교육감과 정명환 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조건도 전 한국지엠(GM) 부사장, 김진영·정일섭 인하대학교 교수 등도 함께한다. 윤공정포럼 인천본부는 이번 발대식을 시작으로 윤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10만명의 시민을 모집할 계획이다. 또 윤 전 검찰총장의 정치선언 등이 이어지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지역인사들이 줄지어 참여의사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이날 부평산업단지의 발대식 현장에서 “한국전쟁에서 인천상륙작전으로 승리의 분수령을 마련했듯 오늘 발대식이 내년 대선의 압도적 승리를 가져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오는 30일에는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인천 공정과 정의 포럼’이 창립 총회를 연다. 이 포럼에는 왕소연 중국한의원장, 민경서 인천시의원, 조규성 뻬를라 오페라단장, 박홍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초대 인천지부장, 김용구 더좋은경제사회적협동조합 센터장, 전원기 전 시의원 등도 참여 중이다. 이 도지사의 또다른 지지모임인 ‘인천민주평화광장’은 지난 17일에 공식 출범한 상태다. 이어 오는 26일에는 정세균 전 총리의 지지모임인 ‘균형사다리포럼 인천본부’도 탄생할 예정이다. 지난 3월에는 정 총리를 지지하는 ‘국민시대 인천본부’가 이미 출범했다. 오는 27일에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신복지 인천포럼’ 역시 출범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대선 주자의 지지세력이 많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정치적 현상”이라면서도 “지나치면 지역 갈등으로 확산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시민 박기용씨는 “대선이 다가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며 “체감할 수 있는 공약들을 내놓은 정당과 정치인들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인천시, 교통안전 부문 전문성 및 예산확보 미흡…관련 기본계획 보완

인천시의 교통안전 전문성 및 예산 확보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수는 올라갔지만, 도시개발과 인구 유입 등을 반영한 시 차원의 정책적인 뒷받침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국토부의 교통문화지수 평가에서 전국 17개 시도 중 4위에 올랐다. 2019년 10위에서 대폭 올라간 순위다. 하지만 시는 평가 항목 중 교통안전 전문성 확보 분야에서 9위(C등급), 교통안전 예산확보 노력 분야에서 10위(C등급)에 머무른 상태다. 시에서는 그동안 추진해온 교통안전 정책이 보호구역 지정관리, 불법주정차 방지, 보행환경 저해 요소 제거 등의 시설 개편에만 몰려 있는 문제로 이들 분야에서 낮은 순위와 등급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인천은 송도 및 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의 개발과 원도심 재생사업 등의 보행량 증가 요인이 많아 선제적으로 보행 관련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 또 인천은 보행량 증가에 따른 보행교통시설 확보 등과 개발사업에 따른 인구 유입을 감안한 정책 마련 역시 시급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시는 현재 수립 중인 인천시 보행 안전 및 편의 증진 기본계획에 관련 개발계획이나 개발 주체 간의 연계성을 강화한 종합적인 교통안전 대책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기본계획의 확정 고시는 추가의견 검토 등을 거쳐 다음달께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시는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주차장 확보사업, 전신주 지중화 사업, 자전거도로 개설사업,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사업 등 다른 사업과 연계해 사업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보행문화 선진화 방안 등의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 범위별로 적용 가능한 표준 모델을 찾는다. 이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시 관계자는 관련 중복사업을 제외하고 개선 가능성이 큰 지역에 시범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관련 예산 확보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인천항만공사, 스마트 해상물류 프로세스 구축 추진

인천항만공사(IPA)가 스마트 해상물류 프로세스 플랫폼 구축 등 첨단 항만물류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선다. 23일 IPA에 따르면 최근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스마트 항만-자율운항선박 연계기술개발사업 중 스마트 해상물류 통합 프로세스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해수부의 이번 프로젝트는 자율운항 기능을 갖춘 선박 기술 확보와 이 선박의 운영과 관련한 관리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IPA는 민간기업 2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율운항선박의 항만 접안 시 이뤄지는 하역, 물류보관, 내륙운송 등 각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 프로세스 구축과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다. IPA는 이 프로젝트를 오는 2023년까지 끝내는 것이 목표다. IPA는 이달부터 인천항만 등의 해상물류 현황 등을 분석한다. 또 해상항만물류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와 의견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데이터를 수집, 실질적인 해상물류 프로세스 자동화 서비스 모델도 개발할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 개발한 프로세스를 인천항에 시범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간기업 2곳은 자율운항선박과 항만 인프라 간의 상호보완적인 자동화 플랫폼을 상용화시키는 과제를 담당하고 관련 법제도적 문제점 등도 파악 및 개선방안 등을 찾는다. IPA 관계자는 이번 프로세스 구축은 종전 해상물류의 시스템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고 첨단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국내 항만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버려진 양심, 몸살 앓는 경기도 항구… “그물ㆍ통발 무단투기, 악취에 파리떼까지”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폐어구 탓에 보기도 좋지 않을뿐더러 환경이 오염될까 걱정됩니다 경기도 항구가 어민들의 비양심적인 행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어민들이 못 쓰게 된 그물 등 폐어구를 지상에 무단으로 투기하고 있기 때문인데, 미관상 좋지 않을 뿐더러 환경오염 우려까지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본보가 화성과 안산, 시흥 등에 위치한 도내 주요 항구를 둘러본 결과, 폐어구 무단 투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전 찾은 화성 전곡항에서는 입구부터 폐어구가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폐그물과 밧줄 등 수백 개에 달하는 폐어구들이 마치 산처럼 쌓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새어나왔으며, 파리 떼도 잔뜩 꼬여 있었다. 전곡항 일대를 둘러본 결과 이처럼 폐어구가 쌓여 있는 곳은 수 곳에 달했다. 항에서 만난 주민들은 폐어구가 무단으로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주민 A씨(71)는 쓰레기를 버리는 이들은 대부분 인근에 거주하는 어민들이라며 남들이 보지 않는 사이에 버리는데 잡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본인들이 쓰다 못쓰게 된 그물을 남의 사유지에 슬쩍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며 참다못해 자기 땅에 높은 담장을 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다른 항구의 상황 역시 전곡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곡항에서 14㎞ 가량 떨어진 화성 궁평항은 항 건너편 수천여㎡에 달하는 나대지 곳곳에서 버려진 폐어구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나대지 안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스티로폼과 폐그물, 밧줄 등이 대부분이었으며, 장기간 방치된 것으로 보이는 삭은 닻도 수십여개 있었다. 안산 탄도항에서는 항과 탄도호 사이 공간에서 버려진 폐어구들이 발견됐다. 어민들이 어구를 쌓아놓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에는 사용 중인 어구는 물론 폐그물과 스티로폼, 생활쓰레기 등도 뒤죽박죽 엉켜 있는 상황이었다. 시흥 오이도항의 경우 어민 외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문 뒤편으로 가보니 사용하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 폐그물과 스티로폼 등이 너저분하게 방치된 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화성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수거 조치와 단속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몰래 버려지는 폐어구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현장점검을 실시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들이 폐어구를 무단으로 투기하지 않도록 어촌계와도 지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