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 무법자 '불법 콜뛰기' 일삼은 일당 무더기 검거

도로 위의 무법자라고도 불리는 이른바 불법 콜뛰기를 일삼은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24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0월부터 광주, 여주, 안산 등을 중심으로 콜뛰기 등 렌터카 불법 영업행위에 대해 기획수사를 진행한 결과, 불법 유상운송 행위 알선 업주운전자 및 자동차 불법대여 운영자 등 32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A씨는 택시영업 면허를 받지 않은 채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리운전 회사로 위장해 사무실을 차렸다. A씨는 홍보달력, 명함, 페이스북을 통해 광고하는 방법으로 불법 콜택시기사 14명을 모집한 후 불법 택시영업 알선의 대가로 2년간 1천280만원의 부당이득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무등록 유령회사를 차린 후 콜택시 차량을 요청한 승객에게 불법 택시영업을 해 2019년 12월부터 작년 11월까지 200만원을 챙겼으며, C씨는 특정 전화번호를 개통해 인터넷 페이스북 등에 유상운송 영업 광고를 한 후 승객들로부터 콜택시 요청을 받는 등의 수법으로 2019년 1월부터 작년 11월까지 600만원의 부당이익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D씨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형 세단 차량으로 이용객을 유인하면서 운임료 기준 없이 장거리 운행 등은 일반요금의 3배까지 요구하며 콜택시 영업으로 180만원의 불법수익을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 E씨는 자동차 대여사업을 등록운영하고 있던 중, 사업 확장을 위해 관할관청에 사업계획 변경신고를 하지 않고 2019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영업소 및 차고지를 설치해 46대 차량을 253회 대여하는 수법으로 총 6천300만원의 불법수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결과, 피의자 32명의 범죄경력은 최고 13범, 사기 5건, 강간 2건으로 확인될 뿐 아니라, 유상운송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과속 운전을 일삼으며 도로위의 무법행위를 자행하는 등 이용객들의 제2의 범죄위험 노출에 대한 구제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 특사경은 이들 중 22명은 검찰로 송치했다. 김영수 단장은 생계형 범죄 방지를 위해 장애가 있거나 긴급복지가 필요한 피의자의 경우 취약계층 지원 부서에서 맞춤형 복지지원대상자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연계하겠다며 도민 안전과 안전한 운송질서 확립을 위해 불법 유상운송에 따른 수사를 도 전역으로 확대 실시하는 등 불공정 행위 근절에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수기자

경찰, 전철역 예정지 인근 등 투기 의혹 '포천 공무원' 구속영장

수십억원을 빌려 전철 역사 예정지 인근에 토지 등을 사들여 투기 의혹을 받는 포천시 공무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4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3일 포천시청 공무원 A씨에 대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A씨가 매입한 토지 및 건물에 대한 몰수보전을 신청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부인과 공동명의로 도시철도 7호선 연장 노선의 역사 예정지 인근의 땅 2천600여㎡와 1층짜리 조립식 건물을 매입했다. 매입 비용 약 40억원은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로 마련했다.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이와 관련, A씨에 대해 반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되자 지난 21일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1시간 동안 조사했다. 경찰은 A씨의 땅과 건물 매입 행위가 업무상비밀이용죄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관련 증거를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특별수사대는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선방률 76.2%’ 인천 지탱하는 원클럽맨 골키퍼 이태희

안정감이 늘어났고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실점하더라도 누가 (이)태희한테 돌을 던지겠어요.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 이태희(26)의 성장세에 코칭스태프는 물론, 구단 관계자들과 팬들이 흐뭇해 하고 있다. 이태희는 올 시즌 주전으로 낙점을 받아 선방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4년 인천의 유스팀인 대건고 졸업 후 올해로 고졸 8년차를 맞이한 원클럽맨이다. 최근 20년간 K리그1에서 고졸 골키퍼로 일찍 자리를 잡은 케이스는 김영광(성남), 강현무(포항)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서울의 양한빈도 고졸 8년차인 2017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리그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태희는 올 시즌 6경기 모두 선발로 장갑을 낀 것을 포함, 그동안 59경기에 출장해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과거 권정혁, 조수혁, 이진형, 유현, 정산 등 기라성 같은 선배 골키퍼들과 주전경쟁을 하며 성장해온 것이 올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이태희는 올 시즌 6경기에서 42개의 유효슈팅 중 10개만 실점을 허용했다. 선방률은 76.2%로 윤보상(광주ㆍ선방률 84.3%), 노동건(수원ㆍ선방률 91.9%), 조현우(울산ㆍ선방률 88.6%), 김영광(성남ㆍ선방률 90.1%) 등 리그 정상급 골키퍼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더욱이 윤보상을 제외하면 나머지 골키퍼들은 상위권 팀에서 뛰고 있어 유효슈팅 허용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태희의 가치는 더욱 빛이 난다. 이태희의 강점은 신장 189㎝ 큰 키를 바탕으로 한 제공권 장악과 순발력이다. 프로 2~3년차 때부터 매년 10경기씩 출전하며 약점으로 지적된 안정감도 점점 찾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8월16일 대구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이후로 정산과 김동헌을 제치고 매 경기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현재 이태희는 팀내 최장 기간 재직 선수이자 유스 출신 선수 중에서는 최고참이다. 그가 임은수, 구본철 등 유스 후배들과 함께 최근 2승을 거두며 예년보다 시즌 초반을 잘 버텨가고 있는 인천의 변화를 이끌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재민기자

KT, 올해도 수비 시프트 앞세워 철벽 내야 구축 나선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올 시즌 창단 첫 대권 도전을 위한 수비 시프트 강화에 나선다. 수비 시프트는 타자에 맞춰서 수비하기 용이하도록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것으로, 땅볼 비율이 높은 투수들이 많은 KT에 필요한 전술이다. 지난 22일 LG와의 시범경기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의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KT 내야수들은 경기장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수비를 폈다. 1루수 강백호가 파울선상에 바짝 붙은 가운데, 3루수 황재균은 유격수 위치에, 유격수 심우준은 2루수 자리에서 수비를 준비했다. 2루수 박경수는 우익수 바로 앞에 자리할 정도로 깊게 이동했다. 좌타자인 김현수가 당겨치기 구사율이 높은 타자이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당겨친 타구 비율이 45.1%로, 밀어친 타구 비율은 31.4%에 불과했다. 결과는 김현수의 3루수 땅볼 아웃이었다. 정상 수비였다면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질 가능성이 높았지만 3루수 황재균이 여유롭게 잡아 아웃시켰다. KT 수비진은 2회초 선두타자 채은성을 상대로는 2루수 박경수가 베이스에 바짝 붙는 수비 시프트를 선보였다. 3루수 황재균도 비교적 3루 베이스에 가까이 위치했으며 유격수 심우준은 왼쪽에 치우친 수비 대형을 보였다. 우타자 채은성의 당겨치기 비율이 높은데 따른 수비 시프트였다. 채은성의 타구는 일반적인 수비위치였다면 2루-유격수 간을 가르는 중전안타가 됐겠지만 2루수 박경수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지난 시즌 중반 KT 투수진은 자발적으로 먼저 수비 시프트 도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수비 전략이 아닌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상호 신뢰가 만들어 낸 작품이다. KT 마운드는 지난해 1천290.1이닝 동안 땅볼 1천430개를 유도하며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타구 중 땅볼 타구 비율도 48.1%로 리그 전체 1위였다. 내야 수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수비 시프트의 도입으로 내야진의 수비 기여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실점도 줄어 투수진도 안정됐다. KT 관계자는 야구 분석 방법인 세이버메트릭스가 도입된지 오래로, 수비 시프트는 더 이상 색다른 전략이 아니다라면서도 팀에 땅볼 유도형 투수들이 많아 수비 시프트의 영향이 큰 편인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효과적으로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권재민기자

경기도, 2021년 도민참여형 에너지자립 선도 참여 기관 모집

경기도가 2021년 도민참여형 에너지자립 선도사업에 참여할 기관을 모집한다. 도민참여형 에너지자립 선도사업은 민관이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풍력 등 고부가가치 에너지산업 사업모델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2019년 참여 기관에 선정된 힘펠 제3공장 제로에너지팩토리의 경우 벽면태양광설비와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설치, 에너지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여 등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선도모델을 제시한 예가 있다. 시군, 공공기관, 민간법인 어디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단독, 컨소시엄 형태 모두 가능하다. 지원 분야는 에너지신산업, 태양광발전설비 두 분야로 선정된 기관은 ▲에너지신산업 분야(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 사업비의 최대 50%, 10억원까지 ▲태양광발전설비 분야 : 사업비의 최대 50%, 5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 기간은 오는 29일부터 4월23일까지며 경기도청 누리집 고시공고란에서 에너지자립을 검색해 신청서와 필수서류를 작성한 후 관할 시군청 에너지 담당부서에 접수하면 된다. 이후 경기도 기후에너지정책과에서 1차 서류검토, 2차 전문가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주민참여형 도민발전소 조성 추진(5점) ▲신기술신산업 적용(10점) ▲사회적 기업(5점)에는 가점이 부여된다. 김경섭 도 기후에너지정책과장은 에너지자립 선도사업은 시군과 지역 주민, 기업이 함께 참여해 에너지 자립기구를 조성하고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정책이라며 에너지 자립에 대한 사명감과 역량을 두루 갖춘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 5년간 86개 사업에 약 140억원을 지원해 연간 5천291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분산형 전력생산시설을 설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승수기자

경기도민 80%, 공직자 토지거래허가제·부동산감독원 설치 '찬성'

경기도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공직자 토지거래허가제와 부동산시장 감시기구인 부동산감독원 설치에 대해 찬성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는 지난 20일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가 검토 중인 공직자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 응답자의 83%가, 부동산감독원 설치에 대해서는 82%가 찬성한다에 응답했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지난해 10월 도 23개 시ㆍ군 전역을 외국인ㆍ법인 대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공직자 토지거래허가제는 이와 마찬가지로 도 공무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 임직원이 토지를 취득할 때 이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치는 방안을 말한다. 부동산감독원은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처럼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도 각종 불공정행위를 관리 감독하는 감시기구를 말한다. 두 가지 모두 불법 부동산투기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논의되는 방안들이다. 이밖에 응답자의 88%는 우리 국민들의 부동산투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바라봤다. 이는 지난해 8월 조사결과(78%)보다 10%p 상승한 결과인데, 특히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지난해 48%에서 65%로 무려 17%p 올랐다. 이달 초 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의혹이 제기되자 경기도는 전수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섰는데, 이런 경기도 자체전수조사에 대해 도민의 압도적 다수(90%)가 잘한 조치다라고 평가했다. 도는 도시주택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직원 본인, 배우자뿐만 아니라 각각의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의 토지거래 현황을 조사 중이다. 부동산 정책결정에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위공직자에 대해 주거용 1주택을 제외한 주택소유를 금지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에는 도민의 72%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7월 실시한 고강도 공직사회 부동산 지침에 대해서는 도민 79%가 잘한 조치다라고 응답했다. 도는 4급 이상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원에 대해 실거주 외 주택처분을 강력권고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 18세 이상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은 95%에서 표본오차 3.1%p다. 응답률은 12.2%다. 김승수기자

[기고] 대학입시 방향과 전문대의 나아갈 길

2021년 대학입시가 막을 내리고 새 학기가 열렸다. 올해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많은 대학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학생부족의 영향은 전문대학이 가장 많이 받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대학입시의 중간 결과는 이러한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전문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률은 몇 년 전부터 전국을 망라해 하락세를 보여 왔다. 대학정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령인구 때문에 대한민국 대부분 전문대학은 수시전형을 기형적으로 늘려 놓은 충원형 대학이 됐다. 많은 수험생 가운데 원하는 인재들을 선발하던 시절은 달콤한 추억이 된 것이다. 너도나도 입학 장학금과 상품을 내걸며 수험생을 모집하느라 혈안이다. 전문대판 번들 CD 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대학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뾰족한 수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역균형에 중점을 두는 현 정부 체제에서는 강도 높은 대학 구조조정의 칼을 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지금이 미래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적기라는 말을 한 유은혜 부총리의 견해는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2021년 전문대학들의 입시 전쟁 속에서도 선전한 몇몇 전문대학이 눈에 띈다. 그 대학들의 특징은 직업전문교육에 특화한 대학들이다. 예술대학과 보건간호계열, 특수정비계열, 특수목적계열(군사 등)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학들은 창의적인 기술패턴교육과 세계적인 허브구성에 참여해 글로벌화에 도전한 대학들이다. 아울러, 직무와 관련된 학과목 수업을 통하여 높은 취업률을 달성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에 관심을 받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전문대학의 미래 패러다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직업교육의 트렌드에 맞춰 전문대학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독일의 도제시스템과 북미권의 커뮤니티 컬리지ㆍ주니어 컬리지가 벤치마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교육하는 모델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차산업시대의 도래에 맞춰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또한, 몇 년 전에 붐을 일으켰던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대학 육성 사업도 다시 꺼내어 봐야 한다. 내가 강의하는 대학의 군사학부는 미국의 New Mexico Military Institute와 같은 세계적인 군사대학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군뿐만 아니라 민간분야의 전문 직업인을 배출하기 위해 드론과 인공지능, 무기체계, 과학화 경비 및 보안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많은 대학과 기업이 산학협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 세계적인 전문대학이 많이 육성되고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튼튼하게 뿌리 내림하여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유경 오산대 전투기술부사관과 교수

[천자춘추] ‘결선투표제’ 시행하자

선거 시즌이 되면 꼭 등장하는 메뉴가 있다. 단일화다. 단일화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지세력이 분산돼 있거나 자기만의 힘으로는 선거 승리가 어려울 때, 여러 세력이 정치적인 연합을 형성해 선거에 임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다. 다른 나라 선거법에서는 오히려 이런 정치연합을 장려해 각 정당을 그대로 둔 상태로 연합정당을 만들어 선거에 임할 수 있다. 스페인의 연립정부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는 포데모스연합(Unidas Podemos)이나 프랑스 2017년 대선에서 19.5%를 득표해 기염을 토한 불굴의 프랑스(La France Insoumise)도 그 실체는 여러 정당의 연합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당법 제42조의 2항에는 누구든지 2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되지 못한다는 이른바 이중당적금지 조항이 있어서, 기존 정당을 헤쳐모여하지 않으면 연합정당 형성이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선거에 즈음해 이합집산이 일어나면 기존 정당은 다 사라지고 신생 연합정당이 계속 생겨 왔으며, 단체장이나 대통령을 뽑는 경우는 복잡한 단일화 과정이 반복됐다. 입당하느냐 마느냐, 100% 국민 여론 조사인가 당원투표가 일부 포함되는가, 여론조사를 무선전화로만 하는가 유선전화도 포함하는가, 전화를 주말에 할 것인가 평일에 할 것인가. 수도 없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 밀당을 하고, 유불리를 따지고, 코미디 같은 상왕 논쟁도 벌어지는 것이 다 단일화 때문이다. 반대편에서는 3자 대결이 유리한지 양자대결이 유리한지 셈법이 복잡했는데, 이도 다 단일화 때문이다. 선거법과 정당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은 당장 어렵다고 보자. 그 대신 선거법의 한 조항만 바꾸면 이 단일화 문제는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프랑스처럼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선거에 나오고 싶은 사람은 다 나와서 과반의 표를 얻으면 당선이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1등과 2등을 한 후보만 뽑아서 결선투표를 하는 것이다. 1차 투표에서 국민의 지지도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에 누가 더 지지를 많이 받는지 갑론을박할 필요가 없다. 마뜩찮은 단일화 옹립 후보에 처음부터 표를 던질 필요도 없다. 결선투표에 올라왔을 때 표를 줄지 말지만 정하면 된다. 결선투표제가 있었으면 1987년에도 후보단일화니 4자 필승론이니 가지고 싸울 필요도 없었다. 여론조사로 단일화하느니, 국민 여론을 직접 물어서 단일화하면 되지 않을까? 다음 선거부터는 이렇게 하자. 김찬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변평섭 칼럼] 아름답지 않은 ‘長官의 뒷모습’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조각품 중에는 작가의 이름을 모르는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 있다.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 작품이 유명한 것은 나신(裸身)의 뒷모습 때문이다. 등줄기에서 허리에 이르는 부드러운 곡선과 살아 움직이는 듯 생명력 있는 엉덩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구조를 다 갖췄는데 실제 조각에서도 여성으로 착각했다가 남성임을 발견하고는 놀라기도 한다. 뒷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미술가도 있다. 네덜란드의 요하네스 페이르메르(1632-1675)는 자기 자화상을 정면이 아니라 뒷모습을 그렸는데 이처럼 뒷모습을 자화상으로 그린 것은 드문 일이다. 그는 자기 뒷모습 그림을 굉장히 사랑했다. 미술 시장에 내놓지도 않고 끝까지 자신이 소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뒷모습에서 예술가로서 살아온 인생에 대해 긍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렇듯 남자건, 여자건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뒷모습에는 표정도 없고 제스처도 없지만, 그 실루엣만으로도 그 인생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연인들이 우산을 받쳐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사랑의 밀도를 읽듯이 인간이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우리는 그의 삶을 읽는다. 어깨가 축 늘어져 힘없이 걷는 사람의 뒷모습에서는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되고, 주먹을 불끈 쥔 사람의 뒷모습은 분노, 결기, 도전 같은 강렬한 무엇을 느끼게 한다.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워싱턴을 떠나던 날, 긴 코트에 가죽 장갑을 끼고 헬기에 오르는 뒷모습은 언젠가 다시 워싱턴 권좌로 돌아오겠다는 오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거처할 플로리다의 리조트에 도착하자 인근 주민들이 함께 살고 싶지 않다며 거부하는 바람에 짧은 기간만 머물기로 했다니 대통령을 했지만 역시 뒷모습이 아름답지가 않다. 검찰총장 임기를 4개월 앞두고 퇴임한 윤석열 전 총장의 뒷모습도 인상적이다. 그는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검찰 청사를 떠날 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 하겠다고 했는데 그 해석이 분분하다. 1970년대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서울시장이 있었다. 군 출신의 김현옥. 길을 뚫고 다리를 놓는 등 서울을 탈바꿈시키는 데 걸림돌이 되면 판자촌이건 빌딩이건 거침없이 철거하고 공사를 벌였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러나 1970년 4월8일, 그 유명한 와우아파트 붕괴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 눈물을 흘린 후 곧바로 사표를 던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장관에 서울시장까지 지낸 사람이 고향으로 내려가 시골 중학교 교장선생님으로 변신했는데 그 뒷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하기도 했다. LH 사태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데 LH 사장이었으며 이 문제의 중심에 있는 변창흠 건설교통부장관의 사의가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은 그의 사의를 수용한다면서도 그가 추진하던 주택정책 작업을 마무리 하라는, 말하자면 조건부 수용이다. 사실 그는 이 문제가 터지고 LH직원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관 자리에 있는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거슬렀다. 그런데 그는 지금까지 그 자리를 어정쩡하게 지키고 있어 뒷모습은 물론 옆모습마저 볼 성 사나워졌다. 처음부터 말썽 많던 그를 장관에 임명한 대통령이나 LH 사태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이나 그의 뒷모습을 보는 마음이 심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시 인간은 뒷모습이 중요하다. 변평섭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