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절기 '한로'(寒露)인 8일 오후 파란 하늘이 펼쳐진 화성시 궁평항 철제 구조물 위에서 갈매기들이 나란히 앉은 채 가을햇살을 즐기고 있다. 김시범기자
국립 인천대학교 교수회장을 뽑는 선거에 2명의 교수가 입후보했다. 29일 인천대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교수회장 후보 등록에 최병길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와 홍진배 인천대 체육학부 교수가 등록했다. 인천대 교수회는 12일께 후보 공고를 한 후 투표를 거쳐 이달말께 차기 교수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김경희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기본소득 도입을 공식적으로 반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기본소득 논의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기재부가 먼저 나서 도입 논의조차 차단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 논의조차 가로막는 기재부라는 글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기본소득이 취약계층 우선지원이라는 복지원칙을 흔들 수 있고, 대규모 재원이 소요되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홍 부총리님을 비롯한 현재 행정부 경제 주무부처인 기재부의 한계를 보여주는 말씀이 아닐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으로, 세계경제는 한국의 기본소득 실험과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 일자리 감소와 노동력 가치 상실, 그로 인한 소비절벽과 경제 막힘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경제전략이자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라면서 기재부가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여야를 떠나 많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기재부의 이런 모습은 단순히 정해진 예산 총량에 맞춰 시대 변화나 국가 비전, 국민 삶 개선은 뒷전인 채 전형적인 탁상공론식 재정경제정책만 고수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책을 대하는 기재부의 눈높이가 참 아쉽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광희기자
6일 본보 월례 특강이 있었다. 강사로 김경원씨가 초대됐다. 김씨는 뇌경변 장애자다. 발음이 부정확한 점을 이해해달라며 시작했다. 편의점을 못 간다고 했다. 턱을 넘지 못함을 말했다. 공감해야 한다고 했다. 비장애인에 대한 그의 설명이 절절했다. 非(비) 장애인이 아니라 備(비) 장애인이라고 해석했다. 누구나 나이를 들면서 장애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눈앞의 장애인 고통에 모두 공감해야 한다는 호소다. 참석자들에 큰 감동을 줬다. 하루 뒤 본보가 장애인 문제를 보도했다. 장애인 보장구 수리 문제다. 전동휠체어ㆍ보청기ㆍ음성 시계 등이 보장구다.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의 편의를 돕는 기구다. 당연히 기계적 결함이 발생한다. 계속 사용하려면 고쳐야 한다. 승용차 사용자가 차를 고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고칠 곳이 없다. 있기는 한데,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전문가가 없거나 있어도 상근하지 않는다. 도내 장애인 보장구 수리센터는 대략 30여개다. 도에서 사업비를 지원해 운영하거나, 시각ㆍ청각 장애인단체들이 지회별로 운영하거나,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운영한다. 장애인 자립생활센터가 운영하는 곳은 광명ㆍ안산ㆍ고양 등 11개 지역 12곳이다. 경기도지체장애인단체 내 수리센터가 11곳이다. 도 전역에 산재해 있는 장애인의 수를 감안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보다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수리 기사가 없거나 상근하지 않는다. 3명이 근무하는 곳도 있긴 하다. 극히 일부 수리 센터다. 1명이 배정된 곳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상근하는 수리기사가 없는 곳이 허다하다. 수리 물량은 센터 1곳당 대략 50여건이다. 제때 수리를 받을 수가 없다. 다급한 장애인들은 결국 엉뚱한 곳을 찾는다. 시중 자전거 수리점이다. 참 어이없지 않나. 지원금은 센터로 가는데, 실제 장애인들은 자전거포를 찾고 있다. 장애인들의 현실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장애인 보장구 수리 센터의 수, 실태 등을 확인할 곳도 없다. 김경원 강사의 호소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장애가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러겠습니까. 비장애인에게 승용차는 생활의 일부다. 승용차는 고장 난다. 만일, 그 수리점이 31개 시군에 서른 곳뿐이라면, 그나마 수리기사가 없다면 어떻겠나. 당장에 난리 나지 않겠나. 장애인 보장구, 고칠 곳을 마련하라.
수도권 2기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교통문제가 심각하다. 계획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평택을)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기 신도시 11곳 중 5곳은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비 집행률이 50%도 안된다. 2기 신도시는 2007년 화성 동탄1지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입주가 본격화했다. 동탄1외에 성남판교, 위례, 화성동탄2, 김포한강, 파주운정, 파주운정3, 양주, 인천검단, 평택고덕, 수원광교 등이 2기 신도시로 계획인구가 179만명이다. 이들 신도시의 광역교통 사업비 평균 집행률은 70%다. 신도시마다 사업비 집행률에서 큰 차이가 난다. 가장 저조한 곳은 파주운정3지구로 8%에 불과하다. 총 사업비 1조335억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852억원에 그쳤다. 인천검단신도시도 사업비 1조1천550억원 중 10%인 1천143억원만 집행됐다. 위례와 평택고덕은 각각 31%를 기록했다. 사업비가 5조2천236억원으로 11곳 중 가장 높았던 화성동탄2는 45%(2조3천756억원)의 집행률을 보였다. 반면 김포한강은 사업비가 2조1천94억원인데 2조5천794억원을 집행해 122%를 기록했다. 성남 판교신도시와 화성 동탄1지구도 집행률이 100%에 달했다. 상당수 2기 신도시가 입주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광역교통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주민 불만과 불편이 크다. 사업비 집행이 저조한 신도시는 특별대책을 강구해 교통망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신도시 건설 때마다 주택과 교통, 일자리를 충족시키는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떠들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부 말만 믿고 입주했다가 출퇴근 시간이면 교통지옥을 겪게 되는 주민들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정부가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을 때, 2기 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10년 이상 많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교통환경 개선 등을 기다려왔는데 서울과 훨씬 가까운 곳에 자족기능과 교통인프라를 갖춘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기존 신도시가 황폐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도시 등의 광역교통대책이 지연될 경우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정부의 교통지원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시행령(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조성에만 신경쓰지 말고, 사업비 집행률이 저조한 2기 신도시를 특별대책지구로 지정해 지지부진한 광역교통망을 빠른 시일내 개선해야 한다.
심리학에서는 여럿이 일을 할 때 그 일이 성공하면 다 내 덕분이라며 공을 독차지하는 반면, 일이 실패하면 스스로에게 자비를 베풀기 위해 잘못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는 사고방식을 베네펙턴스(beneffectance) 현상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성공하면 그 공을 자신에게 돌리고 실제보다 더 큰 일을 해낸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실패할 땐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베네펙턴스 현상이 너무 지나치다. 솔직하게 내 탓임을 인정하기보다 네 탓으로 떠넘기는 내 탓 없는 사회로 급속하게 변모하고 있다. 일이 잘되면 자기가 잘해서이고, 잘못되면 남의 탓, 이웃 탓, 사회 탓, 환경 탓, 조상 탓으로 돌린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주변 사람들의 탓이다. 때로는 미안합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하면서 열심히 변명하기도 한다. 이는 정중히 사과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주변 탓을 하는 것이다.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두고 네 탓 공방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모범이 되어야 할 지도층 인사들의 네 탓 공방이다. 이들의 네 탓 공방은 코로나 19에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명심할 것은 매사에 남의 탓으로 돌리는 개인이나 집단은 그 당시에는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발전이 없고 오만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무슨 일이 잘못될 때마다 남 탓을 하면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얻기 어렵다. 남 탓 문화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변화하고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네 탓에서 내 탓, 내 덕에서 네 덕으로 가는 길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일이라도 서로 남을 탓하면 더 큰 사건으로 확대되지만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버리면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이 쌓이는 것이다. 우리는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모든 부정적인 일은 덕이 부족한 내 탓이고, 긍정적인 일은 네 덕이다. 물론 세상을 살다 보면 네 탓처럼 보이기도 하고, 확실히 네 탓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고 말한다면 그 공동체는 상생하는 공동체가 된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 덕이 아니라 네 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한때 한 종교단체에서 벌인 내 탓이오 운동이 지속되지 못하고 슬그머니 사라져 아쉬움이 크다. 가족 간의 아픔, 이웃 간의 분쟁, 세대 간의 반목, 이념 간의 대립, 공동체의 갈등은 내 탓, 네 덕이라는 표현의 부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서로 내 탓, 네 덕이라고 말하는 칭찬의 공동체는 즐거운 공동체, 건강한 공동체, 행복한 공동체, 아름다운 공동체, 기적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 정종민성균관대 겸임교수(전 여주교육장)
훈민정음은 창제 당시의 명칭이지만 내내 언문으로 부르다가 1894년 갑오경장 때 국문이란 공식 지위를 획득했다. 곧바로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됐으나 국권침탈로 총독 정치가 펼쳐지면서 정음은 국자의 지위를 상실하고 일본 글로 국어로 삼았다. 1923년에는 한글을 한 민족의식으로 국자로 삼았다. 이 시기 한글학자들은 사전을 편찬하다가 33인이 옥고를 겼었다. 3년 후 광복으로 풀려나면서 오늘에 이른다. 정음 창제는 조선시대 왕도 민연(憫然)정치의 핵심이었다. 민연이란 가엾이 여긴다는 의미이지만, 위민을 넘어 제왕의 권한을 포기하고 신의 내리사랑에 준하는 권한을 백성에게 넘겨 준다는 의미다. 왕조시대 우민 정책의 기조에서 이처럼 민연이라는 내리 사랑정치란 있을 수 없고 백성을 위한 문자 창제 또한 휴머니즘 표상이 될 수 없다고 단정한다. 세종 친제설을 부정하는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신미 대사처럼 제왕이 아닌 천출 승려 계급(당시 승려는 8대 천출 계급이어서 도성 출입도 금지되었다.)이 문자를 창제했다고 주장한다. 한글이란 명칭 속에는 왜식 식민주의를 극복하고 유물 투쟁사관을 넘어서 민족주의 사관을 반영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국권이 회복된 지금은 이런 관이나 민족 우위보다는 실사구시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음은 소리의 파동이요 한글은 뜻을 나타내는 입자의 성질을 가진 양자 역학적 특징을 가졌는데 이는 한글 양자 컴퓨터를 만들어 세계에 보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위에서 창제 주역은 당연히 세종대왕이라 기술했지만 기실 세종이란 명칭은 흉서 후 돌아가시고 나서 추서된 시호이다. 돌아가신 분이 창제할 수 없다. 조선왕조 시대 왕의 호칭은 대개 6가지다. 세종 큰 임금의 어린 시절 이름은 휘명(諱名)이 도(陶)이고 막동이다. 관례를 치르고 난 후 받는 자(字)는 원정이지만 호는 알 수 없다. 받들어 떠받치는 시호는 세종이고 묘호(능의 이름)는 영릉이다. 이로 보면 세종이 정음을 창제할 수가 없고 휘명 도는 사용하면 안 되는 이름이므로 원정 근 임금(대왕)이 창제했다고 말해야 한다. 원정 큰 임금을 도운 소헌 왕후와 후궁 신빈 김씨는 실험 음성학의 도우미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세 벌식 자모를 발음 기관의 모습으로 상형하려면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살피려면 부부간이 아니면 도저히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한글날에는 화성에 있는 신빈 김씨 묘소를 참례하고 조용히 물어보고자 한다. 신빈 마마. 정음 창제 시 큰 임금께는 어떻게 어떤 도움을 주셨습니까. 진용옥경희대 명예교수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기술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면에선 기후변화라는 위협적인 부메랑이 돼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부메랑은 원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새나 작은 짐승을 사냥하기 위해 고안한 도구였다. 오늘날에는 부메랑의 되돌아오는 독특한 성질을 빗대어 부메랑 효과라는 사회적 용어로도 쓰인다. 어떤 행위가 행위자의 의도를 벗어나 불리한 결과로 되돌아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1년 365일 내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폭염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 일수 31.5일에 온열질환자는 4천526명(사망 48명)이나 발생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폭염ㆍ한파 등의 극한기후와 가뭄과 홍수, 국지적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재난재해의 인적ㆍ물적 피해의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의 온실가스 대표농도경로(RCP) 8.5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계속 배출될 경우 2100년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45.2일, 폭염 일수는 35.5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여름은 최근 10년 평균 126일보다 약 40일 길어지고, 겨울은 평균 111일보다 40일가량 짧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자 전 세계는 IPCC 총회를 열고 있다. IPCC 총회에서는 각 정부 대표들이 참석해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온실가스 감축량 규정 등 대책 마련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2010년 4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 5년 주기로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기상기후분야에 대한 각종 관측값, 예측자료를 활용해 2012년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시작으로 미래 기후변화 전망을 분석ㆍ발간하고 있다.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에 기여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 대응능력의 향상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부메랑은 이미 던져졌다. 이미 위협적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관계기관, 지자체 등과 함께 최신 기후 동향 및 필요 정보를 공유하면서 완성도 높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마련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가을은 많이 춥지도, 많이 덥지도 않은 날씨여서 실내ㆍ외에서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최적의 계절이다. 적절한 기온과 습도로 인해 사계절 중 가장 쾌적한 계절이어서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수확의 계절이기도 하여 곡식을 차곡차곡 쌓아가듯이 독서를 통해 지식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독서습관일 정도로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독서는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서 세상을 보다 더 넓고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뿐 아니라 집중력과 어휘력을 높여주고 타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한 지식을 통해 여러 경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개월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상(New Normal)과 조우하게 되었다. 그렇게 변화하기 시작한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는 독서생활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르면 실내에서는 50명 이상, 실외에서는 100명 이상 모임이나 집합이 금지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행사는 개최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고 국ㆍ공립 문화기관이나 도서관, 체육시설 등이 임시 폐쇄되면서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임시 폐쇄됨에 따라 자유롭게 책을 읽고 그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축소되어 많은 시민의 아쉬움이 이어졌다. 의왕시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안심 도서대출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도서 대출이 가능하지만 도서관에서 만나는 독서 경험이 그리운 탓이다. 이런 때 의왕시가 운영하는 왕송호수 인근의 레솔레파크 공원 내에 책과 함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공간 공원 속 책장을 방문하여 자연을 벗 삼아 독서를 할 수 있겠다. 레솔레파크 내 넓은 공원과 데크, 캠핑장 등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공원 내 총 5곳을 선정해 책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 독서의 장이다.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폐쇄된 공간이 아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넓은 잔디위에서 왕송호수를 바라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시민들의 힐링코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공원 속 책장에는 도서 총 1천100여 권을 비치하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와 연령대 별로 만족시킬 수 있는 도서로 선정하였다. 또한 도서 중 50% 이상이 주민들이 직접 기증한 도서로 구성하여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관리하는 무인 문고로 운영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라는 말이 생겨났듯이 코로나 19는 우리 삶의 큰 분기점이 되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이 변화하는 만큼 세상과 만나는 방법 또한 이전과는 다른 방식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탐색해야 하는 변화하지 않는 삶의 본질 또한 존재한다. 늘 우리 곁에서 지혜를 나누었던 책 속에서 이번에도 슬기롭게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상돈 의왕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