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 피부과 의원 돌연 폐업… 회원들 ‘날벼락’

화성 동탄2신도시의 한 협동조합 형태의 성형 및 피부과 의원이 수천만 원 상당의 피부클리닉 회원권을 판매한 뒤 돌연 문을 닫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해당 병원은 이벤트를 통한 저가 상품으로 고객들을 현혹해 현금결제만을 유도,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8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화성동탄경찰서 등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에서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던 성형 및 피부과 A의원이 지난달 30일 출입구에 폐업을 알리는 공고문 한장을 게시한 채 문을 닫았다. 병원 출입구에는 12월30일부로 폐업을 하게 됐다. 그동안 이용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적힌 A4지 한 장만 붙어 있을 뿐 환불 등에 대한 내용은 일절 없었다. 병원 조합 이사장 B씨는 지난달 29일 밤 11시40분께 직원(11명)들에게 적자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 30일자로 병원을 폐업하고자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휴대전화를 착신금지시켜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에 결제하고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동탄맘카페, 동투맘 등 온라인 카페에 해당 병원 폐업 소식을 공유했고 자발적으로 SNS 메신저에 피해자 모임 채팅방을 개설, 화성동탄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채팅방에 참여한 피해자만 87명으로 피해금액은 4천30여만에 달하고 있다. 폐업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 아직 소식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피해자와 피해금액은 더울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쌩얼여신 프로젝트(5회 39만 원, 10회 73만 원), 여드름 모공 흉터 물러가라(10회 50만 원), 내맘대로 4주동안(69만 원) 등 상품의 회원권을 구입, 사전 결제했다. 여러 상품에 200~300만원씩 결재한 사람도 상당수 있다. 사건을 접수받은 동탄경찰서는 지난달 31일 경제 3팀 전체를 수사반으로 편성, 정확한 사실규명에 나섰다. 피해자 C씨(38ㆍ여)는 12월 9일 어머니와 함께 피부관리 패키지를 현금 300여만 원을 주고 10회 회원권을 구입, 2회밖에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또다른 피해자 D씨(45ㆍ여)는 컨트렉스(리프팅) 시술 5회권을 85만 원 주고 구입해 1회만 사용했다. 피부마사지를 서비스로 준다는 바람에 현금을 줬는데 사기였다니 후회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탄서 관계자는 이사장 B씨를 사기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10여명이 고소장을 접수했고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개 수사팀 전체를 사건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병원은 지난 2015년 동탄에서 에스테틱 피부숍으로 시작한 뒤 이듬해인 2016년 11월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인가를 받고 개원했다. 이어 2018년 11월 확장 이전해 영업해왔다. 화성=박수철ㆍ이상문기자

학생 1인당 교육예산 지원금 거주지 따라 최대 20배 차이

인천지역의 학생 1인당 교육예산 지원금이 거주지에 따라 최대 20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구별 예산 규모도 천차만별인데다 학생 수도 달라 학생 1명당 지원하는 예산에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인천 기초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10개 군구가 2019년도 본예산에 편성한 교육예산은 총 1천981억원이다. 부평구가 1천2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강화군 225억원, 연수구 165억원, 서구 147억원, 남동구 137억원 순이다. 반면 동구와 옹진군의 교육예산은 각각 12억원과 10억원 수준에 그쳤다. 학생 1명당 지원받을 수 있는 교육예산도 학생 수 등을 대입하면 크게 벌어진다. 현재 지역별 학생 수는 서구가 6만4천776명으로 가장 많고 남동구 5만8천223명, 부평구 5만1천625명, 연수구 4만5천718명, 미추홀구 3만7천426명, 계양구 3만1천769명 순이다. 강화군은 학생 수가 5천374명으로 적지만, 예산은 225억원으로 인천에서 2번째로 많은 수준이라 1명당 교육예산(418만6천 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예산액이 최하위권에 머무는 동구의 경우 학생 수가 7천237명으로 학생 1명당 교육예산이 16만5천원에 그친다. 부평구의 경우 학생 수(5만1천625명)와 예산(1천21억 원) 모두 군구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명당 교육예산이 197만7천원에 달한다. 뒤를 이어 옹진군 85만8천원, 중구 37만4천원, 연수구 36만원, 계양구 28만9천원, 남동구 23만5천원, 서구 22만6천원 순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군구마다 교육예산에 차이가 크게 나고 있다며 매년 각 기초자치단체 예산을 파악하고 협의해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조윤진기자

2020 도쿄올림픽 200여일 앞으로…한국, ‘10ㆍ10’ 목표

4년 마다 열리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제32회 도쿄 하계올림픽이 2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964년 이후 56년 만에 도쿄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17일간 33개 종목에 걸쳐 200여개 국가가 참가해 기량을 겨룰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최대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5회 연속 10위 이내 성적을 목표로 하고있다. 한국의 금메달 예상 종목은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태권도, 양궁, 사격, 펜싱에 근대5종, 골프, 야구, 유도 등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의 톱10 달성 선봉은 태권도가 맡는다. 개막 다음날인 7월 25일부터 시작되는 태권도에 한국은 남녀 각 3체급씩 총 6체급에 걸쳐 출전권을 확보한 가운데 남자 68㎏급 터줏대감 이대훈(대전시체육회)과 +80㎏급 인교돈(한국가스공사), 여자 57㎏급 이아름(고양시청), +67㎏급 이다빈(서울시청)이 이미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나머지 두 장의 올림픽 티켓이 걸린 남자 58㎏급과 여자 49㎏급은 1월 중순 최종 선발전을 통해 도쿄행 주인공을 가린다. 남자 58㎏급에선 세계랭킹 1위인 무서운 신예 장준(한국체대)과 직전 세계 1위 김태훈(수원시청)이 사활을 건 일전을 준비하고 있고, 여자 49㎏급선 신ㆍ구 간판 심재영(고양시청)ㆍ김소희(한국가스공사)가 숙명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태권도에선 이대훈과 이아름, 심재영에 남자 58㎏급이 우승후보로 꼽힌다. 또 전통 메달밭인 양궁에선 세계적인 전력 평준화 속에 지난해 경희대를 졸업한 여자 간판 강채영(현대모비스)과 남자 대표팀의 희망 이우석(코오롱)이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고, 남녀 단체전도 기대를 하고 있다. 최근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한 펜싱에선 남자 사브르의 에이스 오상욱(성남시청)이 세계랭킹 1위의 기량을 바탕으로 개인전 금빛 찌르기에 도전한다. 오상욱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2관왕 당시 호흡을 맞췄던 구본길, 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와 팀을 이뤄 단체전 정상도 노리고 있다. 사격서는 직전 리우올림픽 때 50m권총 3연패를 이룬 진종오(서울시청)가 주 종목의 폐지에 따라 10m 공기권총서 대표팀 후배 이대명(경기도청) 등과 함께 금과녁 정조준에 나서고, 유도에선 지난 리우대회 은메달리스트인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 여자 52㎏급 정보경(안산시청), 남자 100㎏급의 기대주 조구함(수원시청) 등이 정상 메치기에 도전한다. 이 밖에 근대5종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다크호스 전웅태(광주광역시청)와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여자 골프, 12년 만에 부활한 야구, 기계체조 남자 도마의 신 양학선(수원시청)에게도 금빛 낭보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여러 이유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한국 체육이 도쿄올림픽에서 5회 연속 톱10을 이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지 국민들의 관심이 도쿄올림픽으로 모아지고 있다. 황선학기자

경기도체육회장선거, 선거인 감소ㆍ온라인투표ㆍ단일화 등 변수

첫 민간 경기도체육회장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등록(1월 4ㆍ5일)을 앞두고 돌발 변수 발생이 투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15일 치러질 도체육회장 선거는 일찌감치 신대철 한국올림픽성화회장과 이원성 남북체육교류협회장, 이태영 전 대한체육회 이사 등 3명이 출마를 공식화 하며 물밑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몇가지 변수가 노출되고 있어 각 예비후보 진영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 변수는 선거인수의 감소다. 당초 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확정한 선거인수는 종목단체장과 시ㆍ군체육회장 등 당연직 대의원 83명, 종목단체와 시ㆍ군체육회별 5명씩 추가배정, 등록선수ㆍ 인구기준 상위 50%인 축구 등 26개 단체, 수원시 등 15개 시에 1명씩 가중 배정 등을 통해 총 539명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선관위가 선거인명부 작성을 위해 추첨한 잠정 선거인수는 461명으로 당초보다 78명이 줄었다. 이는 52개 종목단체 중 6개 종목단체가 대의원 추천을 포기하고 20개 단체가 배정 인원보다 적은 인원을 추천한데 따른 것으로, 각 예비후보 측은 선거인수 감소에 따른 유ㆍ불리를 놓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한 각 예비후보 진영에선 오는 15일 이뤄지는 선거가 현장 투표가 아닌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도체육회장 선거는 당일 19개 시ㆍ군체육회장 선거가 동시 치뤄짐에 따라 선관위는 합동 정견 발표 후 현장 투표 대신 온라인 투표 방식을 택하면서 후보자 홍보 방법을 ▲공약ㆍ출마의 변 공고 ▲후보 소견 담은 동영상 공고 ▲선거공보 인쇄물 발송 등으로 대체했다. 이와 함께 일부 후보간 단일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실제 후보들간 접촉을 갖고 단일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한 경우와 그와 반대로 후보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주변에서 언론플레이 등으로 단일화 압력을 가하자 당사자가 대노하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예비후보측 관계자는 첫 선거라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나름 이해하지만 제대로 준비를 못해 종목 유권자들의 선거권을 상실케 하는 것은 후보간 유불리를 떠나 큰 오류라 생각한다면서 참여 못한 종목 선거인에 대한 구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후보간 단일화 문제는 물리적으로 너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당사자간 직접 담판이 이뤄진다면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첫 민간 도체육회장 선거의 돌발 변수가 각 후보들에게 어떤 명향을 미칠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황선학기자

“어린이집 폐원 안 된다” 용인지역 학부모들 반발

용인시 처인구의 한 성당 내에 있는 어린이집이 폐원키로 해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좋은 어린이집으로 정평이 나 있는 시설임에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재단 측의 결정만으로 폐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1일 A성당과 B어린이집 학부모 등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A성당 내에 있는 B어린이집으로 지난 2003년 천주교 수원교구 재단법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어린이집 인가를 받았다. 이후 꾸준히 지역사회의 좋은 어린이집으로 학부모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이 어린이집은 현재도 1년을 넘게 대기해야 들어갈 정도로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 A성당 측이 해당 어린이집을 오는 2022년 2월에 폐원을 통보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의 의견이 배제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 학부모는 대한민국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하는 이때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우수 어린이집을 재단의 결정만으로 폐원하는 행태는 국가방침에도 어긋난다면서 만약 폐원이 된다면 지역사회에도 부정적인 사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지역사회에 좋은 어린이집으로 정평이 나 있어 폐원에 반대한다며 폐원과 관련해 수차례 면담신청을 했지만, 학부모들과 이야기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성당 측의 행동에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A성당 관계자는 성당은 보육기관이 아닌데다가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을 모두 성당이 지게 된다면서 폐원과 관련해서는 수원교구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천주교 수원교구 관계자는 해당 어린이집 시설에 개ㆍ보수 문제로 예산을 투입하기도 어렵고 성당 자체에서도 운영하기 어렵다고 보여진다며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도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용인=강한수ㆍ김승수기자

도시재생 등 균형발전 사업 민선7기 시정목표 91% ‘순항’

박남춘 인천시장의 민선 7기 시정목표인 더불어 잘 사는 균형발전과 관련한 사업들이 순항하고 있다. 단위사업 93건 중 85건(91.4%)이 순탄한 행보를 보이면서 앞으로 박인서 신임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의 역량까지 더해진 신규 사업 발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더불어 잘 사는 균형발전방안의 단위사업 93건에 대한 2019년도 추진실적은 완료 12건, 정상 73건, 지연 4건, 재추진 4건 등이다. 도시재생건설국주택녹지국이 담당하는 재생분야에서는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4곳이 새롭게 뽑히면서 국비 275억원을 확보했다. 또 신규 소규모 재생사업 3곳과 관련한 국비 2억원도 확보한 데 이어 원도심균형발전계획 및 2030 도시재생전략계획을 수립하는 등 단위사업 20건 중 2건을 완료하고 17건을 정상 추진 중으로 나타났다. 도시균형계획국주택녹지국스마트도시담당관이 추진한 계획분야와 교통국이 담당한 교통분야의 단위사업들은 모두 완료하거나 정상 추진 중이다. 주요 성과로는 스마트도시계획 수립, 원도심 디자인 명소화 태스크포스(TF) 구성운영, 군부대 재배치 관련 원도심 활성화 시민참여협의회 구성운영,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등을 꼽을 수 있다. 해양항공국환경국주택녹지국일자리경제본부가 맡은 해양환경경제분야에서도 단위사업 22건 중 19건이 완료 또는 정상 추진 등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어촌뉴딜300사업 5곳 추진, 시청 열린광장 조성 및 야간경관 특화사업 완료, 남동스마트산업단지 공모 선정 등이 꼽힌다. 문화관광국건강체육국공동체협치담당관이 추진한 문화분야는 단위사업 21건 중 17건이 완료 또는 정상 추진 중이다. 성과에는 인천뮤지엄파크 건립 관련 박물관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통과, 개항장 문화재 야행 등 문화행사 개최, 서북권 장애인국민체육센터 건립 사업 관련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사업 선정 등이 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시는 2020년에도 균형발전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1분기 안에 새로운 사업들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9년 지연 중으로 나온 단위사업 4건의 대응 방안을 마련추진하고, 정부 공모 등에 떨어진 단위사업 4건에 대해서도 재추진에 들어간다. 특히 2020년 균형발전방안의 신규 사업과 추진 과정에는 박 신임 부시장의 역량이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허종식 전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지난 2019년 12월 균형발전방안 보고회를 2020년 2월로 늦춘 것과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박 신임 부시장이 이끌어나갈 것이기에 일정을 미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시정목표 달성을 위해 균형발전방안 추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2020년에는 개항장 일대 활성화, 소규모 재생분야 핵심기틀 마련, 문화시설 확대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민기자

[김종구 칼럼] 64년생 김 기자

7080. 왠지 편한 상호다. 게다가 친구가 사장이다. 한 달에 한 번 들른다. 12월 26일에도 갔다. 직장인 한패가 옆에 진쳤다. 30대 40대 열대여섯 명이다. 40대 남자가 좌장인 듯하다.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다. 술잔을 들며 건배를 제의한다. 젊은이들답게. 그러다가 말을 멈춘다. 아, 여기 60년대생이 계시네. 64년생이시죠. 모두 한바탕 웃는다. 그게 그렇게 웃을 단언가. 구부정한 64년생, 그의 뒷모습에 머리숱이 휑하다. 술잔이 정신없이 오간다. 64년생 자리만 조용하다. 오는 술잔도, 가는 술잔도 없다. 맘 속으로 내가 말한다. 차라리 집에 가라. 하지만 64년생은 계속 앉아 있다. 30, 40대의 광적인 노래가 이어진다. 30여분 지났을까, 40대가 배려한다. 자, 64년생 어르신 모십니다. 맘 속으로 내가 또 말한다. 제발 옛날 노래는 하지 마라. 64년생은 또 기대를 저버린다. 바람에 날려버린앗싸. 안동역에서다. 앵콜이 없다.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니다. 2019년 시작된 386의 현실이다. 세대 중심이라던 자부심이 무너졌다. 2030세대의 공격이 시작됐다. 무능해서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추궁한다. 자리를 비켜 달라는 88만원세대의 삿대질이다. 6070세대의 비난도 시작됐다. 겨우 이러려고 그 난리를 쳤냐며 비웃는다. 20, 30년 전에 밀려났던 유신 세대의 역공이다. 이날 모습이 그랬다. 중심에서 밀려나는 386의 현실이었다. 무너짐의 조짐은 정치에서 나왔다. 386 불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표창원(66년생)ㆍ이철희(64년생)ㆍ임종석(66년생)이 떠났다. 저마다 멋들어진 이유를 댄다. 현실 정치 실망ㆍ책임 정치 실현ㆍ통일사업 전념.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은 간단히 정리했다. 386 퇴진 시작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그러면서 나머지 386에도 마이크를 댄다. 사퇴할 생각 없냐고 따져 묻는다. 아마 몇은 더 떠날 듯싶다. 양심에서도 무너졌다. 386의 자산은 양심이다. 민주화를 쟁취한 힘이다. 다른 세대와 차별화하던 무기다. 이것마져 무너졌다. 조국(65년생) 사태는 그 생생한 중계였다. 재산에 대한 탐욕, 자녀를 위한 편법, 권력에 의한 특권이 넘쳤다. 법(法)의 판단은 의미 없다. 이미 도덕(道德)에서 무너졌다. 어느 정치인이 말했다. 다른 세대가 386세대에 가졌던 민주화의 부채는 조국 비리로 다 퉁 쳤다. 이 말에 더할 표현이 없다. 화려한 등장이었다. 1996년 김민석(64년생)이 문을 열었다. 32살짜리 국회의원이었다. 4년 뒤 총선은 386 선거였다. 386이 국회를 접수했다. 30대 의원만 23명이었다. 386 자체가 최고의 힘이었다. 다선(多選)도 눌렀다. 고령(高齡)도 이겼다. 이 정치의 파도가 곧 세상까지 덮쳤다. 문학 중심에도 섰고, 문화 중심에도 섰고, 한류 중심에도 섰다. 모든 곳을 점령했다. 차라리 사회에 밀어 닥친 제너레이션 쿠데타(generation coup dtat)였다. 그 후 20년을 해 먹었다. 그때 30대 소장파가 이젠 50대 당권파다. 그때 초선 정치인이 이젠 다선 대권 후보다. 그러다가 들통났다. 나라 망친 무능(無能)이다. 그 20년간 한국은 하나 같이 뒤로 갔다. 95년 7.3%던 성장률은 2019년 1%대로 추락했다. 90년대 6대 1이던 5대 기업 경쟁률은 2010년대 150대 1로 높아졌다. 위대한 386시대의 처참한 성적표다. 88만원세대 분노ㆍ유신세대 비아냥이 괜한게 아니다. 프랑스 68세대가 있었다. 낡은 드골주의를 공격했다. 20대 청년과 학생이 중심이었다. 미테랑 정권까지 만들었다. 7년씩 두 번, 국가도 운영했다. 그리곤 버려졌다. 부도덕과 부패에 국민이 분노했다. 그 형벌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프랑스 좌파는 대통령 선거 근처에도 못 간다. 우리 386이 곱씹어야 한다. 능력이 없었음을 사과해야 한다. 어린 세대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중심에서 비켜서야 한다. 어느 사회든, 어느 집단이든 똑같다. 그날 64년생은 안쓰러웠다. 참석한 게 안쓰러웠고, 노래한 게 안쓰러웠다. 그곳에 없었어야 좋았고, 그 노래 안 했어야 좋았다. 지켜보던 64년생 김 기자도 이렇게 적고 있다. 386들에게 2020년은 비움을 시작하는 해다. 主筆

[삶과 종교] 경자년, 아름다운 경자자를 생각하며

경자년(庚子年) 하얀 쥐띠해의 초이틀이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저마다 올해의 다짐을 새롭게 할 것이다. 나도 매년 새해 오늘이면 올해의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한다. 또 학교 신년하례식에 참석해 인사와 덕담을 교직원 선생님들과 교수님들께 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독자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자년과 관련된 이야기를 생각하면, 나는 경자자(庚子字)라는 구리활자가 생각난다. 경자년에는 이 구리활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여러 말로, 조선시대는 성리학의 나라였고, 고려시대나 통일신라시대는 불교의 나라였으며, 더 고대에는 하느님 아들인 환웅과 곰인 웅녀의 아들인 단군의 나라였다고 할 수 있다. 또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우리말을 적던 표기법인 이두를 집대성한 것이나, 세종의 한글 창제 덕에 문자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또 전 세계 고인돌의 3분의 2가량이 동이 문화 지역에 분포하고 있어서 고인돌의 나라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13세기경 고려시대에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해 쓰기 시작했다. 경자자는 1420년(세종2년) 경자년에 만든 활자라 붙여진 이름이다. 이 구리활자는 우리나라(조선)에서 두 번째 만들어진 구리활자다. 첫 번째 만들어진 구리활자는 1403년(태종3년) 계미년에 만들어진 계미자(癸未字)다. 또 1434년(세종16년) 갑인년(甲寅年)에는 세 번째 구리활자인 갑인자(甲寅字)가 주조되었다. 계미자는 10만 자고, 계미자는 20만 자나 된다. 고려시대에는 주로 납을 사용했지만, 조선대에는 고려대의 납보다 강한 구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 밀(蜜)로 활자를 고정하던 것을 식자판(植字版)을 조립하는 방법으로 개선해 고려시대보다 두 배 정도의 인쇄 효율이 올랐다고 한다. 변계량(卞季良, 1369-1430) 같은 이는 그의 갑인자발(甲寅字跋)에 인쇄되지 않은 책이 없고, 배우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가히 혁명적 시대였다. 당시 하루에 만드는 활자 주조 수량은 당시 유럽의 구텐베르크가 만든 수량보다 약 10배 정도 더 많은 3천500자였다고 한다. 경자자는 조선 최초의 구리활자인 계미자의 단점을 보완하여 만든 두 번째 구리활자로, 계미자를 보완하여 개주(改鑄)하라는 세종의 명(命)에 따라 1420년(세종2년) 경자년에 새로 만든 것이다. 경자자는 계미자보다 모양이 작고, 더 가지런하다. 계미자의 활자 모양은 끝이 송곳처럼 뾰족했는데, 경자자는 네모 반듯한 입방체로 바뀌었다. 글자는 성품의 표상이다. 태종대의 계미자가 크고 날카롭고 거칠었다면, 세종대의 경자자는 보다 작고 부드럽고 반듯했다. 주조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인쇄도중 계미자보다 활자동요를 낮추어 인쇄 능률도 높였다. 인쇄방식도 밀납을 판에 녹여서 글자를 배열하던 방식을 개량해, 글자 모양에 알맞게 인판을 만들고 죽목(竹木)으로 각 활자의 공간을 메우는 방법을 새롭게 활용했다. 비용은 절감됐고, 인쇄량과 인쇄 효과도 더욱 올라갔다. 경자년에 우리 모두 지난 일을 개선하며, 능률도 높아지되, 마음도 더욱 반듯하고 차분하고 부드러워져 행복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김원명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