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무안 특별재난지역 선포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7일간 국가애도기간이 정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오늘부터 1월 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들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들은 애도 리본을 달게 된다. 최 대행은 "국민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 수반의 대행으로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통함과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안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며 "통합지원센터를 현장에 설치·운영해 유가족 분들께 일원화된 통합 지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무안공항 과학수사요원들을 통해 피해자 신원 확인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행은 "국토부에 설치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 위원회 등과 함께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소재를 밝히고, 유족과 국민께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비참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범정부 차원의 신속한 피해 수습과 피해자 지원 등을 위한 조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범부처 차원에서 관련 법령에 따른 피해자 지원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피해 수습·지원은 무안군 외에도 재난피해자 주민등록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담당하게 된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구체적인 지원 사항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경기도의회, 30일 본회의 연다…표류 예산안 처리되나

경기도의회가 올해 마지막 추가경정예산안과 내년도 도·도교육청 예산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진경 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시흥3)과 최종현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수원7), 양우식 도의회 국민의힘 총괄수석(비례)은 이날 오후 7시가 넘도록 이어진 협상 끝에 제381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기로 최종 합의했다. 본회의는 30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며, 양당은 본회의 개최 전 의원총회를 통해 협상 과정과 본회의장에서의 표결 등에 합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당이 대립하며 예산안 처리를 하지 못했던 도의회는 지난 27일 제380회 임시회를 통해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예산안 표결에 앞서 ‘사무처장 해임 요구의 건’이 부결되자 도의회 국민의힘이 이에 항의하며 퇴장했고, 결국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예산안은 처리하지 못했다. 도의회 국민의힘이 사무처장의 사직서가 제출되지 않는 한 의사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밝혀서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 예산안 처리가 표류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도의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주말을 반납한 채 서로 입장차를 줄이기 위해 협상을 이어갔다. 이날까지 이어진 협상 끝에 양당은 민생 위기 극복과 추경안 집행 등을 위해 결국 30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했다. 도의회 민주당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본회의에 꼭 참석해줄 것을 당부했다. 도의회 국민의힘도 이날 오후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무처장 사직의 건이 해결됐다"고 알리며, 오전 9시50분 의원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시멘트·벽돌로 재활용…"연탄재 다시 보자" [연탄 딜레마 完]

애환 잿더미, 연탄 딜레마 完 시멘트·벽돌로 재활용…"연탄재 다시 보자" 연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조명했지만 당분간 연탄 딜레마는 이어질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연탄이라는 연료를 없앨 수 없는 상황이고, ‘땅에 묻는 것’ 외엔 연탄재 처분 대책 또한 논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활용 방안을 새로 모색 하자기엔 연탄재 배출량이 적어 경제적 효과가 낮고, 그대로 매립을 고수 하자기엔 어김없이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도돌이표 상황’이어서 사회적 고민이 요구된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외에선 연탄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연탄재를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고 있고, 독일은 연탄재를 통해 수소를 추출해 친환경 에너지로 쓰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영국과 호주는 벽돌이나 건축자재로 연탄재 등을 재활용하며, 처리업체에게 일부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은 연탄재를 농업용 토양개량제나 식물영양제로 활용하면서 관련 사업자 등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연탄재 처리를 위한 별다른 방안이 논의되지 않는다. 연탄재가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 배출하도록 ‘폐기물’로써 규정돼 있어서다. 폐기물은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에 따라 우선적으로 재활용이 권장되긴 한다. 따라서 연탄재 역시 성토재나 골재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논의 등이 있었다. 지난 2015년 충북 제천시의 경우 시멘트공장에 연탄재를 납품하며 시멘트 원료로써 재활용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 외엔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연탄재 처리를 위해 소각 또는 매립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재활용 방법을 찾기보다 매립 비용을 지출하는 게 ‘빠르게 간단’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여러 환경단체에 ‘연탄 재활용’에 대한 자문을 구해봤다. 경기권 A단체 관계자는 “이를테면 ‘연탄재를 거름처럼 쓰자’는 의견 등이 나올 수 있을 텐데, 연탄은 제조과정에서 미생물 등이 전부 죽기 때문에 땅에 묻어도 영양가가 없어 식물이 자라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처럼 매립시설에 묻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국권 B단체 관계자는 “과연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재활용 대책을 고민하자고 화두를 던지기엔 국내에 배출되는 연탄재가 소량이다 보니 민간(재활용)업체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권 C단체 관계자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쓰레기를 처리할 수밖에 없는데 연탄재는 법상 ‘지자체에서 수거해 처리’하도록 돼 있어서 어느 단체에서도 딱히 재활용 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탄재가 공식적으로 재활용 품목에 속한다면 환경부 등이 방법을 고민해 보겠지만 아직은 그런 이야기가 없다”고 부연했다. 환경부는 ‘연탄재도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22년 기준)’ 자료에 나와 있듯, 국내 연탄재 발생량(5만1천167t)의 일부(1만5천301t·29.9%)가 실제로도 재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양(3만4천961t·68.3%)이 소각 또는 매립되긴 하지만 이는 지자체의 선택이라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이 시기, 전국에서 연탄재가 가장 많이 배출된 경기도(1만3천947t) 역시 29.6%(4천131t)를 재활용하기도 했다. 고양에선 연탄재를 필요 농가에 제공했고, 안산에선 복토 등에 재활용하는 식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탄재를 재활용해도 된다. 아직 대부분이 소각 또는 매립으로 처리되곤 있으나 성토재나 골재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환경부 차원의 재활용 대책이 있거나 논의 중인 건 아니지만 지자체들이 처리 과정에서 재활용을 택해도 문제없기 때문에 이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인천·서울 60개 시·군·구의 연탄재 처리 비용과 연탄재 처리 방법 및 활용 대책은 경기일보 홈페이지 등에서 인터랙티브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 추위 달랠 유일한 온기…생사 기로 놓인 연탄 [연탄 딜레마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2580153 [영상] 고작 7만, 무려 7만…여전히 연탄은 필요하다 [연탄 딜레마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41222580157 “도심에서 아직 연탄을?”…태울 때도, 버릴 때도 ‘돈’ [연탄 딜레마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5580245 연탄재 수도권만 5천600t… 태울수도 없는 ‘골칫거리’ [연탄 딜레마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5580248 버려진 연탄재, 처리 비용만 수억원 [연탄 딜레마⑤]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9580263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 http://interactive.kyeonggi.com/yeontan/

버려진 연탄재, 처리 비용만 수억원 [연탄 딜레마⑤]

애환 잿더미, 연탄 딜레마⑤ 버려진 연탄재, 처리 비용만 수억원 연탄이 한 장 한 장 ‘돈’인 것처럼, 연탄재도 쌓이고 쌓이면 ‘지출’이다. 비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탄 사용량이 적은 수도권에서도 당연히 연탄재가 수북이 나오고 있는데, 그 처리 비용이 올해 경기도 안에서만 5억원이 넘어섰을 정도다. 2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20년 7월부터 연탄재를 유상반입했다. 그동안 수도권매립지에 무상으로 매립하던 연탄재를 더이상 활용할 곳이 없는 데다가, 세월이 흘러 묻을 곳마저 줄어들면서 불가피하게 유료화를 택한 것이다. 연탄재 반입 수수료는 다른 생활폐기물 반입 단가와 동일하게 부과된다. 2020년엔 1t당 7만56원씩 내야 했고, 2022년엔 8만7천608원, 2023년엔 9만7천963원, 올해는 10만7천58원 등으로 올랐다. 원칙대로라면 ‘발생 원인자가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므로, 연탄을 배출하는 가정이나 사업장이 처리 비용을 내는 게 맞다. 하지만 연탄의 주 사용자가 저소득가정과 영세사업장인 만큼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어 수도권 모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반입 수수료를 낸다. 경기·인천·서울의 60개 시·군·구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6년간 ‘연탄재’를 처리할 때 투입된 비용과 방법을 전 지역에 똑같이 질문했고, 그 답변을 분석했다. 단 2024년 통계의 경우 ‘6월 기준’, ‘9월 기준’, ‘10월 기준’이 혼합돼 있다. 먼저 경기도다. 31개 시·군 중 최근 6년간 연탄재 처리를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곳은 포천시(8억1천120만원)로 나타났다. ▲양주시(4억1천698만원) ▲파주시(3억8천963만원) ▲의정부시(2억6천764만원)가 뒤이었다. 상대적으로 노인층 등이 많은 경기북부권의 지출액이 특히 높았다. 경기도 전체에서는 유상반입 전환 이후 현재까지 6년 동안 연탄재 처리에만 45억720만원이 쓰였다. 연간 7억원 꼴이다. ‘올해’ 통계만 따로 봐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아직 본격적으로 연탄재가 버려지는 시기가 아님에도 이미 경기도 내에서 연탄재를 버리는 데에만 5억1천239만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현재도 포천시(1억2천523만원)의 지출액수가 1위였고, ▲동두천시(6천900만원) ▲의정부시(6천308만원) ▲파주시(6천294만원) 등이 2~4위였다. 지역 내 자체매립시설을 사용하는 7곳(가평·남양주·성남·안성·양평·연천·용인), 필요 농가에 제공하는 1곳(고양), 복토 등에 재활용하는 1곳(안산), 민간처리장에 무상 위탁처리하는 1곳(하남), 정보 부존재·미공개·통계 산출 전인 5곳(김포·여주·화성·양주·이천) 등은 제외한 수치다. 이어 인천에서는 10개 구·군 중 ▲미추홀구(5천570만원) ▲동구(4천129만원) ▲남동구(3천509만원)의 지출액(올해 기준)이 컸다. 남동구는 필요 농가에 연탄재 일부를 무상 지급하고 남은 양을 매립하는 데도 3위였다. 이 외 현황 정보가 없는 강화군·옹진군, 발생량이 없어 처리비용도 없는 연수구 등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최근 6년 동안 인천 전역에서는 연탄재 처리 비용으로 10억8천224만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끝으로 서울은 25개 자치구 모두가 수도권매립지에 연탄재를 반입하는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노원구(6천190만원) ▲성북구(1천845만원) ▲관악구(1천723만원) 등이 올해 연탄재를 처리하는 데 큰 비용을 냈다. 동작구·종로구 등은 반입량이 없어 지출액도 없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관내 매립장(매립시설)이 있다면 생활쓰레기와 연탄재를 함께 수거해 매립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비용이 안 든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도권매립지(인천)에 보낼 수밖에 없는데 반입수수료 외에도 운송비용 등이 들기 때문에 지출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그나마 최근에는 연탄 사용량이 줄면서 연탄재도 줄어 지출 비용 자체는 낮아졌지만 재활용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반 가정에선 투명봉투, 상가 등 점포는 종량제봉투에 연탄재를 배출하면 업체가 수거해 수도권매립지에 반입하게 된다. 대부분이 식당 등에서 나오는 물량”이라며 “과거엔 농가에 지원하거나 소각을 했는데 지금은 매립 외엔 활용책이 없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 추위 달랠 유일한 온기…생사 기로 놓인 연탄 [연탄 딜레마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2580153 [영상] 고작 7만, 무려 7만…여전히 연탄은 필요하다 [연탄 딜레마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41222580157 “도심에서 아직 연탄을?”…태울 때도, 버릴 때도 ‘돈’ [연탄 딜레마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5580245 연탄재 수도권만 5천600t… 태울수도 없는 ‘골칫거리’ [연탄 딜레마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5580248 시멘트·벽돌로 재활용…"연탄재 다시 보자" [연탄 딜레마 完]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1229580258 ● 인터랙티브 기사 보기 http://interactive.kyeonggi.com/yeontan/

기체 형체도 없이 꼬리 잔해만… 참혹한 현장 [현장, 그곳&]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살아 있는 사람은 없는 건가요?” 29일 오후 5시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끝자락. 기체의 꼬리 부분만 검게 그을린 채 잔해 사이에 처참히 남아 있었다. 좌석 일부는 폭발과 충격으로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고, 활주로 외벽을 넘어선 샛길에는 가방, 신발, 책 등 승객들의 소지품으로 추정되는 천 조각들이 잔해와 함께 어지럽게 흩어져 폭발 당시의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활주로와 기체 주변에서는 소방대원들과 군인들이 잔해를 하나씩 걷어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대형 크레인은 거대한 금속 파편을 들어 올리며 기체 내부를 확인하고 있었고, 방호복과 헬멧을 착용한 구조대원들은 탄 냄새와 먼지 속에서 생존자의 흔적을 찾는 데 여념이 없었다. 손전등을 비추며 잔해 구석구석을 확인하던 대원들의 눈빛에는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잔해를 들어 올리고 손으로 더듬으며 진행되는 수습 작업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더뎠다. 대부분은 심각하게 훼손돼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활주로 입구 근처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었고, 경찰이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구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구급차들이 줄지어 대기하며 희생자와 부상자를 신속히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잔해 속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발견되면, 방호복을 입은 구조대원들이 조심스럽게 잔해물을 정리한 뒤 들것에 시신을 올렸다. 이동 중에는 한 대원이 앞에서 길을 확보하며 구급차로 향했고, 들것 위는 남색 천으로 덮여 있었다. 구급차에 대기하던 의료진은 들것을 받아 차량 안으로 옮겼고, 곧바로 병원으로 출발했다. 더러는 운구 작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구조대원들은 긴장과 슬픔이 깃든 표정으로 다시 잔해 속으로 돌아가 다음 작업을 이어갔다. 구조 현장을 멀찍이서 바라보던 한 시민은 “여기에 주변 누군가의 가족이 있을지도 모른다. 제발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 있기를 바란다”며 눈물을 삼켰다. 한편, 관할 지자체인 전라남도와 무안군은 현장 통제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한 공무원을 파견,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에 나섰다.

민간사업자 자본금 부족에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무산 현실로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 중구 남항 일대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조성하는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의 무산 우려(경기일보 11월21일자 1면)가 현실로 나타났다. 민간사업자인 카마존㈜이 연말까지 IPA와 약속한 자기자본 496억원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카마존은 실시계획 승인이 늦어진 만큼 기한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IPA와 공방이 예상된다. 29일 IPA와 카마존에 따르면 인천항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 관련 두 단체가 맺은 자기자본 조달 확약에 따라 카마존은 오는 31일까지 총 사업비 2천480억원의 20%인 49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IPA에 증명해야 한다. 앞서 IPA는 지난 2023년 1월 스마트 오토밸리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카마존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같은해 5월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카마존㈜과 사업추진계약을 했다. 최초 계약에는 2023년 11월까지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의 실시계획 승인을 마치고, 2024년 12월까지 카마존이 자기자본을 조달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등이 늦어지면서 실시계획 승인 완료 시기를 올해 8월로 1차례 연장했고, 사업 지연에 따라 2024년 12월로 또 다시 변경했다. 이를 두고 카마존은 실시계획 승인 완료 시기가 2023년에서 2024년으로 1년여 늦어진 만큼 자기자본 조달 시점도 2025년 말로 순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마존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이날 현재까지 자기자본금 496억원 가운데 50억여원만 확보했으며, 지난 27일 IPA에 자기자본 조달 일정을 14개월 연장하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하지만 IPA는 실시계획 승인과 별개로 SPC의 자기자본은 주주사들이 보유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기에 당초 약속대로 올해 연말까지인 기한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마존 관계자는 “IPA와 가장 마지막에 맺은 자기자본 조달 확약서를 보면 ‘자기자본 조달규모 및 시점은 실시계획승인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시계획승인 일정이 늦어진 만큼 자기자본 보유 기한도 늦춰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경기 불황 등으로 카마존이 자금 압박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는 카마존을 응원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자기자본 보유 일정 12월31일을 벗어나는 것은 안 된다는 판단”이라고 답했다. 이어 “카마존이 기한을 넘긴다면 3개월 안에 사후 조치나 시정·보완을 요구하는 독촉장 발송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해수청은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위해 카마존의 5대 주주사에 사업 추진 동의서를 요구했으나 1대 주주인 ㈜신영만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은 중구 항동7가 82의7 남항 역무선 항만배후부지 일대 총 39만1천155㎡(약 12만평)에 친환경·최첨단의 선진 중고자동차 수출 클러스터를 1~2단계로 나눠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시와 IPA는 송도유원지 일대 중고차 매매단지를 남항으로 옮겨 중고차 수출산업의 선진화를 계획하고 있다.

손루이·박서윤, 종별바이애슬론 남녀 초등부 ‘2관 명중’

손루이(남양주 주곡초)와 박서윤(포천 일동초)이 제15회 전국종별바이애슬론선수권대회에서 남녀 초등 고학년부 2관왕에 동행했다. 손루이는 29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에서 벌어진 대회 2일째 남초 고학년부 개인경기서 20분48초4를 마크해 조형찬(23분25초0)과 장현성(이상 일동초·23분47초8)을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다. 이로써 손루이는 전날 스프린트에서 14분20초1로 고동규(포천G스포츠클럽·15분10초3)를 꺾고 우승한 것을 포함, 시즌 첫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여초 고학년부 개인경기서는 첫 날 스프린트서 14분50초8로 우승했던 박서윤이 20분31초4로 팀 선배 전태희(22분22초0)와 김지안(포천G스포츠클럽·24분47초0)을 여유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이 됐다. 남초 저학년부 개인경기서는 윤도훈(일동초)이 20분07초4로 이세빈(강원 횡계초·20분36초7)과 팀 동료 방지호(35분51초2)에 앞서 우승, 역시 전날 스프린트 금메달 포함 2관왕을 차지했다. 한편, 남일반 슈퍼스프린트에서는 최두진(포천시청)이 23분16초7로 같은 팀 김용규(23분35초9)와 김성윤(태백시청·23분47초3)을 누르고 우승했으며, 같은 종목 남대부 한성현(경희대)과 여일반 아베마리야(포천시청)는 각각 26분58초4, 27분10초3으로 은·동메달을 따냈다. 첫 날 남고부 스프린트 우승자인 조나단(포천 일동고)은 슈퍼스프린트에서는 21분43초7로 3위에 그쳤다.

인천 시정혁신단, 빈집 정비에서 재정·문화·교통·복지까지…시민 행복 정책 순항 중

인천시는 최근 시정혁신단 주최로 ‘2024년 4/4분기 시정혁신과제 추진상황 보고회’를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벌크화물세 도입, 인천시 민·관 복지 전달체계 개편, 인천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등의 신규 과제를 비롯해 모두 27개 과제의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시정혁신단은 수도권 대중교통 활성화 및 효율적 운영방안 마련, 외국인 친화도시 인천 만들기, 인천시 공립박물관 운영 효율화 제고, 상수도 급수공사 페이퍼컴퍼니 근절 등의 추진 경과를 살폈다. 또 인천신항 2-1단계 배후단지 공공개발 결정, 공항경제권 구축 및 지방정부의 공항운영 참여방안, 감염병전문병원 국비 편성 건의 등을 이뤄내기 위한 방안을 찾았다. 시정혁신단은 올해 원도심 빈집정비사업 종합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재정사업 및 보조사업 개선을 통해 ‘2024 대한민국 지방재정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송원 시정혁신단장은 “앞으로도 시민행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정혁신단은 민선 8기 3대 핵심가치인 균형·창조·소통을 실천하고자 회의, 전문가 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다양한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시정혁신단이 시정혁신과제를 발굴하면 각 과제 소관부서가 세부 계획을 수립한 뒤 분기별 보고회를 통해 추진경과를 점검한다.

[아침을 열면서] 어둠에서 빛을 꺼내듯

“불을 들고 어둠 속을 걸을 것이다.” ‘영화 하얼빈’의 대사가 불꽃을 일으킨다. 덩달아 후끈 달아오르는 ‘까레아 우라’도 있다.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 저격 후 러시아식으로 세 번 외쳤다는 ‘대한독립만세’(김훈 소설에서는 ‘코레아 후라’로 나온다). 절로 뜨거워지는 이런 문장은 뒤를 잇는 울림도 크게 마련이다. 불을 들고 어둠 속을 함께 걸었던 기억들을 불끈 다시 꺼내보게 하는 것이다. 영화관을 나오면 다시 어수선한 상황. 그러잖아도 한 해 마무리에 정신없이 바쁠 때인데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들 황망한 표정이다. 지금 이전의 일상만큼이라도 얼른 되찾을 수 있기를. 그러면서 어둠 속으로 나아갈 불을 든 손이든, 코앞의 일에 붙잡힌 손이든, 평온한 삶의 회복을 바랄 뿐이다. 인류사를 보면 지옥 같은 큰 전쟁은 확실히 줄었고 삶의 질도 확연히 나아지고 있다는 연구자들의 진단이 맞을 테니 말이다. 그런 가운데 불을 들고 나서는 눈빛들을 돌아본다. 우리가 불을 들고 하는 일이란 대체로 경건한 의식이나 기도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기나긴 불의 역사를 떠나 근래의 경험치 안에서만 보더라도 불을 드는 일은 손을 모으는 행위로 이어졌다. 일상의 성냥불도 손을 모아 전했지만, 광장의 촛불들도 시대의 어둠을 밝혀나갈 손을 모으는 일이었다. 즐거운 경험으로 캠파이어의 불을 봐도 촛불 들고 고백하기나 부모님께 편지 쓰기처럼 자기 내면 들여다보는 손 모음이 대부분이었다. 초를 켜거나 연등을 달며 손 모으는 모습들은 보는 사람까지 숙연케 하는 힘을 품고 있다. 어둠의 물리침을 넘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바람을 불 앞에서 더 간절히 올렸다고 할까. 새삼 불을 들고 서는 마음가짐이 뜨겁게 닿는 때. 큰 고비마다 불끈 솟던 횃불이며 들불의 격정적인 마음의 발화를 생각한다. 그 안에는 슬픔을 다독이며 위로를 나누던 연민의 마음도 들어 있었다. 함께 어깨 겯고 어둠을 헤쳐 가려는 연대의 마음도 꿈틀거렸다. 어떤 마음으로 불을 들거나 뜨거운 마음의 분출이 모여 더 널리 번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피우고 전하고 나누는 불 앞의 마음 모음은 어둠 속에서 빛을 꺼내는 행위다. 서로서로 빛을 꺼내 더 환한 세상으로 가는 길을 밝히는 빛의 행진이다. 꺼지지 않는 불의 상징으로 유독 반짝이는 응원봉 속에도 그런 빛의 행진이 어둠 속에서 더 싱싱하게 피어나고 있다. 동지가 지나자 이제부터는 밤이 짧아질 일만 남았다는 말이 이마를 번쩍 쳤다. 밤이 짧아지면 어둠도 줄어들 테니 당연한 말이련만 시대적 함의에 따라 파문이 파랗게 일었던 게다. 자연의 어둠은 순리를 따라 줄었다 늘었다 계절을 조절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어둠은 인간의 마음이 불을 피우고 모으며 물리쳐 갈 것이다. 그런 마음 모음으로 우리네 새벽을 열어 왔듯 겨울밤 거리에서 외치는 이들도 더 환한 아침을 위해 추운 어둠 속을 더불어 걷지 않겠는가. 아침을 연다는 것. 예사로 쓰던 말이 세상에 없는 날빛으로 닿았던 2024년 12월을 보낸다. 밤새 안녕을 뒤집었던 새벽을 지나 더 소중한 나날을 맞고 있으니 서성이는 마음도 다잡는다. 이제부터 밤보다 낮이 길어지듯 이 난데없는 어둠도 잘 물리치고 새로 또 나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