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조례 없는 도시’ 오명 벗었다…인천시 ‘시민인권보장 조례안’ 3수 끝에 통과

인천시의 시민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 3번의 시도 만에 통과됐다. 이에 따라 인천이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유일하게 인권조례가 없는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16일 시의회에 따르면 인천시 시민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위원 35명 중 찬성 22명, 반대 4명, 기권 9명으로 과반수가 동의해 최종 가결됐다. 인권조례는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진행하도록 해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해 행복한 삶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특히 조례안에는 시장이 5년마다 인권보장 및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게 하고 시 인권센터와 인권위원회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인권보호관을 둘 수 있는 내용이 규정됐다. 시민 인권 조례는 지난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에 인권 기본 조례 제정을 권고하면서 각 지자체에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해왔다. 하지만, 인천은 반대 단체 등의 반발로 2차례 조례 제정 시도에 실패하면서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인권조례가 없는 도시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조례를 대표 발의한 조성혜 의원(민광역비례)은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권조례가 없었던 인천에서 이번에 조례를 통과시켜 기쁘다며 이미 반대 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 요구하는 부분을 수정해 시민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례 통과에 대해 관련 시민 단체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조례의 실효성 부분을 지적했다. 인권보호관의 구체적인 직무 등에 대한 조항을 삭제하고 인권위원회의 권한도 줄었기 때문이다. 장종인 인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일단 인천에서 시민 인권 조례가 제정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상임위원회를 거치며 여러 문구가 수정돼 실효성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욱기자

인천시 내년 예산 10조1천129억… 일자리·복지 집중

인천시와 인천시 교육청의 2019년도 본예산 규모가 최종 결정됐다. 인천시의회는 14일 열린 제251회 2차 정례회 6차 본회의에서 2019년도 인천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과 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2019년 예산은 시민행복(3조2천553억원), 성장동력 확충(3천7억원), 균형발전(2천994억원), 열린시정(251억원), 평화번영(46억원) 등 5개 시정 기본 방향에 역점이 맞춰졌다. 이날 통과된 시의 2019년도 본예산은 총 10조1천129억7천782만7천원으로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치며 시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보다 43억5천673만9천원이 증액됐다. 증액된 주요 분야로는 일자리 경제(36억1천만원)와 보건복지(11억7천900만원) 사업 등이다.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강조하는 일자리와 복지 분야를 대폭 강화해 인천 시민 삶의 질 향상에 힘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자리 경제 분야는 강화대로 지중화 사업 1억원, 재개발지역 상권활성화 특례보증 사업 5천만원, 영농 편의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5천만원이 새로 편성됐다. 또 소상공인 및 금융소외자 지원 사업과 시군구 상생협력 특화 일자리 사업에 각각 1억1천만원과 3천만원이 증액됐다. 보건복지분야는 인천 돌봄 종사자 대중교통 실비 지원 사업에 8억8천200만원, 사회복지사 보수교육비 지원 사업에 1억2천200만원, 노인결핵 검진 사업에 3천500만원이 신규 편성됐다. 또 인천시 기부 식품 등 지원센터 사업 지원에 2억1천500만원이 늘었으며 인천시 기부식품 등 지원센터 사업 지원비 2억1천500만원, 노숙인재활용요양시설인천재활의원 운영비로 각각 6천만원이 증액됐다. 이 밖에도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과 관련해 총 8억4천259만4천원이 신규 편성되기도 했다. 반면, 문화관광체육분야 예산은 41억5천555만4천원이 줄어 가장 높은 삭감 폭을 기록했다. 삭감된 분야에는 체육대회 등 1회성 사업이 주를 이었다. 특히 가재울 꿈 도서관 건립사업 37억5천355만5천원, 청년문화대제전 1억원. UN아태범죄통게협력센터 운영부담금 10억원, 시민생활 체육대회 1억원, 군구대항 시민생활 체육대회 지원 9억원, 자전거 활성화 대회 2억5천만원 등은 전액 삭감됐다. 이 밖에도 인천사랑 클럽리그 1억5천만원, 체육진흥사업 1억원, 체육회사무처 운영 7천만원이 감액 편성됐다. 한편, 시의회는 교육청 예산으로 당초 교육감 요구액인 3조7천888억2천809만7천원을 별도의 조정 없이 통과시켰다. 이승욱기자

12월 임시국회, 탄력근로제·유치원 3법 곳곳 ‘지뢰밭’

여야가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을 위한 국정조사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굵직한 현안을 다룰 12월 임시국회 실시에 합의했지만 사안별 입장 차가 뚜렷해 충돌이 예상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12월 임시국회를 17일 실시키로 협의했다. 임시국회 회기 개시와 동시에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은 실무 협의를 통해 각 상임위원회 차원의 논의에 속도를 올릴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 안건들을 놓고 여야 간 절충점 찾기가 쉽지 않아 격돌이 예상된다. 우선 여야 원내대표들은 공공부문(공기업,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 채용비리 의혹을 규명하는 공공부문 채용비리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17일까지 구성하고 국정조사계획서를 처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국정조사 대상과 범위, 일정을 정하는 데 난상토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민주당은 한국당 의원 연루 의혹이 제기된 지난 20122013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을 조사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반면 한국당은 2015년 1월1일 이후 발생 건만으로 조사대상을 국한할 것을 요구, 평행선을 달렸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여부 역시 논의 시점부터 여야가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차원의 논의가 끝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입장을 표명한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속히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사립유치원 관련 개혁법안인 유치원 3법 역시 민주당과 한국당의 팽팽한 샅바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교비 유용 처벌 조항 관련 국가 관리로의 회계 일원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야가 합의한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인준안 표결 처리 역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치적 편향성을 근거로 부적격 의견을 낸 바 있어 최종 처리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고된다. 김재민ㆍ정금민기자

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정인학 학장 “지역사회와 소통 강화… 4차 산업 선도”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시민이 원하는 기술교육을 통해 화성지역 최고의 산업 인재 양성 대학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정인학 학장(55)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지역과 소통하는 대학,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선도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9월 11일 취임한 정 학장은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에 가장 큰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취임 당시 화성캠퍼스에서 교육받는 지역민의 비율은 25%에 그쳤고, 관내 기업으로의 취업률도 20% 미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그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 지역 산업과의 공존 및 지자체와의 유기적 협조관계 구축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우선 내년부터 부동산경제재테크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기존의 전기, 자동차 등 뿌리산업의 기술교육으로는 지역민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남녀노소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유명 강사도 초빙했다. 그는 대학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그동안 지역민과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채 운영ㆍ유지만 신경 써왔다며 지역과 소통하지 않는 대학은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지역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운영 방향을 재설정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고 현실 감각에 발맞추기 위해 학과개편도 추진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동차 관련 학과는 엔진을 위주로 한 정비 교육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제는 자동차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있으며, 동력원도 전기로 바뀌고 있다며 기존 자동차과를 스마트자동차과로 개편하고, 교과편성도 자율주행을 포함한 전기자동차로 개편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화성캠퍼스는 지난 5월 90억여 원을 들여 신공학관을 건립했다. 30억여 원을 들여 스마트자동차학과 등을 위한 첨단 장비와 시설도 구축했다. 이에 그는 스마트자동차학과의 경우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갖춘 자로 모집 제한을 두는 등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모든 학과가 스마트자동차학과를 중심으로 자동차 분야의 선도주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화성캠퍼스의 추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화성캠퍼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신기술을 공급할 준비도, 변화할 의지도 갖췄다며 관내 1만여 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교육하고, 제조업의 신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허브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화성=박수철ㆍ홍완식기자

담배연기 솔솔… 무늬만 ‘금연아파트’

우리 아파트가 금연아파트로 지정됐다는데 복도, 주차장, 놀이터 등 단지 곳곳에서 담배 냄새가 폴폴 풍기는 걸 보면 그저 빛 좋은 개살구 같아요 오산 내삼미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 A씨(28ㆍ여)는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 연기에 코를 막기 일쑤다. 불쾌한 냄새 탓에 폭염이 절정이었던 지난 여름에도 창문을 거의 열지 못했고, 가끔은 엘리베이터를 내리면서부터 인상을 찌푸리고는 했다. A씨는 이 아파트로 이사 오고 얼마 후에 금연아파트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들어 무척 기뻤다. 하지만 알고보니 일부 구역에서만 금연하면 된다는 것이 금연아파트라더라라며 문제는 그 일부 구역에서도 금연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지만 아무도 단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간접흡연 예방 및 쾌적한 주거공간 확보를 위해 금연아파트 지정 제도가 약 3년째 시행 중이지만 경기도 내에선 단속 건수가 0건에 머무는 등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입주민 50% 이상의 동의(주차장,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4곳 중 2곳 이상)를 얻은 공동주택을 금연아파트로 지정한다. 금연아파트로 지정되면 3개월간 홍보 및 계도기간이 시작되고 이후부터 흡연 시 과태료(5만 원)가 부과된다. 이때 단속 권한은 해당 아파트가 소재한 지자체가 갖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금연아파트 내 흡연에 대한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수원에는 25개 아파트, 용인에는 21개 아파트, 군포에는 16개 아파트 등이 금연아파트로 지정됐지만 각 지자체의 단속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1월 금연아파트로 지정된 수원 매탄동의 B 아파트와 용인 마북동의 C 아파트도 곳곳에서 흡연자가 발견됐지만 2년이 흐른 지금까지 단속 건수는 0건에 그쳤다. 이러한 모습은 안양, 오산, 의왕 등 지자체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복수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금연아파트 내 흡연을 단속하려면 현장에서 바로 적발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는 금연아파트를 홍보해 흡연율을 낮추고, 지자체 차원에서도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휘모ㆍ이상문기자

녹내장 검사 받았는데… 눈 떠 보니 ‘쌍꺼풀 수술’ 황당

녹내장 검사를 받고자 안과에 들어갔더니, 뜬금없이 쌍꺼풀을 만들어놨습니다 수원의 한 안과에서 녹내장 검사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전혀 상관없는 쌍꺼풀 수술을 집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눈에 이상을 느낀 B씨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수원의 A 안과를 방문, 진료를 받기로 했다. 이에 B씨는 지난달 19일 A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은 뒤 녹내장 검사를 진행키로 했다. 녹내장 검사를 받고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B씨는 자신의 앞에서 간호사가 환자의 이름을 호명하자,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간호사를 따라 진료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곳은 녹내장 검사실이 아닌 수술실로, B씨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의사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쌍꺼풀 수술을 받게 됐다. 이후 원래 쌍꺼풀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기다림에 지쳐 항의하자, 그제야 환자가 바뀐 사실을 파악한 A 안과 측은 급하게 B씨에 대한 수술을 중단했다. A 안과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충 진행했던 본인 확인절차에 애꿎은 B씨만 원치도 않은 쌍꺼풀 수술을 받은 셈이다. 이마저도 수술이 중간에 급하게 중단된 탓에 한쪽 쌍꺼풀이 풀려, 현재 B씨의 쌍꺼풀은 짝짝이 상태다. B씨는 결국 녹내장 검사는 받지도 못한 채 쌍꺼풀 수술로 인한 항생제 처방만 받고 병원을 나왔다며 원치 않은 수술을 받은 뒤 가끔 눈이 퍽퍽하거나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A 안과 측은 수술 이틀 뒤인 21일 오전 병원으로 찾아온 B씨 가족에게 먼저 법률 자문을 받아와라며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같은 날 오후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B씨 가족에게 다시 전화를 해 사과와 함께 피해보상 여부 등을 검토해 다시 연락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약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별다른 연락 없이 피해자를 외면하고 있다. A 안과 관계자는 평소 귀가 좋지 않았던 B씨가 쌍꺼풀 수술을 받을 환자의 이름을 잘못 듣고 따라온 것이라며 어찌 됐든 원치 않는 수술을 받게 된 만큼, 피해자와 소통하면서 원만하게 합의하겠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성남시청 야외스케이트장 개장

“공동주택 간접흡연 막는다” 관리주체가 적극 조치… 경기도, 규약 개정

경기도가 공동주택 내 간접흡연 방지를 추진한다. 도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관리 주체가 간접흡연에 대해 적극 움직일 수 있도록 조치, 올바른 공동주택관리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도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내년 2월까지 개정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정하는 간접흡연 방지에 관한 규정을 준칙에 넣어 간접흡연 피해 방지에 대해 입주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관련 법은 공동주택 관리 주체(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층간 흡연을 신고하면 관리 주체가 실내 흡연이 의심되는 가해자 가구에 들어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사를 하고 사실로 확인되면 간접흡연 중단, 금연 조치 등을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했다. 도는 시민단체 등의 의견수렴과 준칙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2월 말 개정 준칙을 공지하게 된다. 도내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은 개정 준칙을 참조해 관리규약을 개정해야 한다. 의무관리대상은 300가구 이상이거나 150가구 이상으로 승강기가 설치된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으로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지역난방방식 포함) 공동주택 등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통해 단지에서 정하는 관리규약의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서는 수시로 개선ㆍ건의를 통해 올바른 공동주택관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아파트 내 어린이집 임대료 등의 잡수입을 하자소송비용 등으로 사용, 전자투표시 본인인증 방법 구체화로 전자투표 활성화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여승구기자

[100세 시대 효자칼럼] 치매에서의 망상

치매는 기억력 감소와 함께 다양한 인지기능장애를 수반하는 병입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환자에서 행동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이라고 불리는 많은 신경심리적 증상이 관찰됩니다. 환자가 식사를 하고 돌아서서는 밥 안 먹었다고 밥을 달라고 보채면 그냥 주거나 잘 달래면 됩니다. 즉 인지기능 장애 자체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간병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단지 인지기능장애 만으로는 저희 병원에 입원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병원에 입원까지 하려고 하는 경우는 치매 환자에서 동반되는 다양한 행동심리증상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망상입니다. 망상의 의학적 정의는 그 문화의 배경에 반하며 이성적으로 설득이 안 되거나 고쳐지지 않는 고정된 잘못된 믿음을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정신과의 영역에 속하는 증상이고 정신병원에나 가야 보는 드문 증상입니다. 그런데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치매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서 일반인에게서 조차 이런 망상이 아주 자주 주변에서 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사례1) 시누이 :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며느리가 돈을 훔쳐갔다고 하는데 거짓말이겠지요? 사례2) 아들 : 아버지는 요즘 문을 잠그고 숨어 있어요. 누군가 자기를 잡으러 온다고 생각해요. 사례3) 부인 : 남편이 항상 저를 감시해요, 제가 누군가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해요 사례4) 딸 : 어머니 수발을 드는데 어머니는 평소 얌전하시다가 제가 돌아서면 혼자 말로 제는 내 딸이 아니야 해요. 저를 딸과 비슷한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례5) 손자 : 할머니가 가끔 거울을 보면서 거울에 있는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끔 대화도 하고 싸우기도 해요. 이와 같이 수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대부분 망상은 분노, 불안, 우울 등을 동반합니다. 이것을 외부 즉 환자보호자나 간병인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보호자나 간병인은 죽을 맛이 됩니다. 필사적으로 설득을 하려고 하지요. 돈은 서랍에 잘 있다, 나는 장을 보러 나간 것이고 시간이나 환경상 도저히 바람 피울 수가 없다. 의심스러우면 같이 가자. 밖에 아무도 없다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 거울 속에 비치는 것은 본인의 모습이다. 등등 그러나 잘 안됩니다. 왜냐하면 망상은 앞에 언급한데로 열심히 합리적으로 설득을 해도 설득이 되지 않는 증상이기 때문이지요. 결국 보호자들은 환자와 싸우거나 울면서 병원에 오게 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치매 환자에서 망상은 신경학적 결손에 의한 보상적 성격이 강합니다. 돈을 가졌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면 필사적으로 돈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못 찾게 되면 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보이는 가족을 도둑으로 간주합니다. 부인을 찾는데 부인이 보이지 않으면 바람 피웠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얼굴 같은데 느낌이 낯설면 가면 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울을 보았는데 이해가 가지 않으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그 거울 너머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치매 환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특정 인지기능장애와 더해서 적절한 정보를 주면 잘못된 판단을 조정하는 조정능력 역시 장애가 동반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설득으로는 설득시킬 수 없지요. 잘못하면 그 망상을 더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외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하는 것이 훨씬 정신적으로 편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서 병적상태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망상이 생기면 우선 합리적으로 설득을 해 보고 그 반응을 보아야 합니다. 망상이 심한 단계가 아니면 이것 만으로도 어느 정도 교정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경우 천천히 지속적으로 설득합니다(지지요법). 하지만 이렇게 해결되지 않으면(대부분의 경우) 그 망상이 환자에게 어떤 의미와 영향을 주는지 잘 관찰해야 합니다. 심하지 않고 환자 스스로가 이로 인한 고통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잘 맞추어 주면서 심리적 지지를 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태조 왕건이라는 사극을 보면 궁예는 본인이 관심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부정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 있으면 잔인하게 처리하지요. 왕건 역시 이를 피해 갈 수가 없습니다. 역모를 추궁하는 궁예에게 이를 반하기 보다는 시인하면서 그 상황을 벗어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지요법을 궁예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 궁예를 몰아내게 됩니다. 즉 망상에서 지지요법은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고 본인과 주변이 모두 힘들다면 망상에 대한 약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은 치매를 동반한 노인에게는 상당한 부작용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즉 전문가의 세심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이에 대한 추후 관찰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치매 환자에서 다양한 종류의 망상을 보일 수가 있습니다. 일단 망상이 생기면 이를 강제로 설득하려고 하거나, 숨기거나, 부끄러워하거나, 스스로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초기부터 전문가의 평가나 치료가 필요합니다. 환자와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평화를 위해서 말입니다. 곽용태 의료법인 효자병원 진료과장신경과 전문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왕실 기능성 그릇 ‘푸레독’의 명맥 잇고 있는 ‘한미요 배씨토가 푸레도기 연구소’

푸레독은 도기 종류 중 최고급 도기이며, 1천200여년전부터 왕실에서 쓰인 우리나라 전통 그릇이다. 황토를 사용해 성형한 뒤, 건조시켜 1280도 가마에 5일간 구워 완성한다. 다른 도기와 다르게 유약이나 잿물을 사용하지 않고 초벌구이를 하지 않는다. 천일염을 투척하고, 검은 연기(탄소)를 침투시키는 기법을 사용하는 것도 푸레독만이 가진 특징이다. 가마 온도가 1280도에 이르렀을 때 소금을 뿌리고 탄소를 그릇의 숨구멍에 침투시킨 후 가마를 밀몽해 작업을 끝낸다. 이때 뿌린 천일염이 방부성을 높여주고, 물이 담겨졌을때 탄소가 물속의 이물질을 흡착하면서 정수ㆍ정화ㆍ탈취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까다로운 제작과정 때문에 왕실의 그릇을 만들던 국가기관인 사옹원의 광주 번천리 관요에서 사기장들에의해 만들어졌다. 특히 당시 국가 관리 품목 중 하나였던 소금이 다량 사용된 만큼, 왕실이나 왕실에서 하사한 사찰의 불교 용품으로 사용됐다. 검푸르스름한 빛깔을 띄고 있어, 푸르스름하다의 순우리말인 푸레와 배가 나온 큰 형태의 그릇이라는 뜻의 독을 합쳐 푸레독이라 불렸다. 화성에 위치한 한미요 배씨토가-푸레도기연구소는 오랜시간동안 푸레독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이다. 1740년 순교자였던 배관겸(프란치스코. 124위중13위 천주교 순교 지정2015년)이 천주교 박해를 피해 산속에 숨어 생업으로 옹기를 빚으면서 시작된 이후, 280여년 동안 총 9대에 걸쳐 푸레독을 만들어 왔다. 이후 7대 배요섭이 가업의 기술로 완성시켜 서울특별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30호 옹기장으로 지정됐고, 8대 배연식(대한민국 푸레독 숙련기술전수자99-4호)이 기존의 푸레독보다 발전된 푸레도기를 완성했다. 푸레도기는 푸레독이 가진 장점은 강화시키고, 단점은 보완한 것이다. 유약이나 잿물을 사용하지 않는 푸레독은 물이 새어나온다는 단점이 있었다. 실외 생활을 주로하던 시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주거환경이 실내로 바뀌고 나서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배연식은 20여년 이상의 연구 끝에 유약을 바르지 않고도, 숨구멍은 100% 살아있고 물이 새어 나오지 않는 푸레도기를 개발했다. 직접 채취한 황토만을 사용하며, 소성 온도도 1300℃ 이상으로 올려 저장과 정수의 기능을 극대화했다. 이렇게 완성된 푸레도기는 물 정수용으로 항암병원에서 항암치료환자를 위해서나 물이 강알칼리성인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지난 1월 미국 FDA에 의료기기로 승인ㆍ등록되기도 했다. 현재는 9대 배은경과 배새롬(서울시 무형문화재 옹기장 이수자)이 배연식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배은경은 2013년 푸레도기연구소를 설립해 현대 사회에서 유용하게 쓰일 푸레도기를 연구ㆍ개발하고 있다. 송시연기자 [인터뷰] 배연식 대한민국 푸레독 숙련기술전수자 - 푸레도기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푸레도기는 관요에서 왕실이나 왕족을 위한 기능성 그릇으로 제작됐던 푸레독의 맥을 잇는 그릇이다. 푸레독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먹기도 귀했던 소금을 뿌려 만들었기 때문에 서민들은 접근할 수가 없었다. 제작과정도 까다로워 전수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의 아름다운 가마를 운영하는 배씨 가족이라는 뜻의 한미요 배씨토가-푸레도기연구소는 280여년에 걸쳐 푸레도기의 명맥을 잇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적인 문화이고, 그 기능도 뛰어난 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만들고 있다. - 제작과정은. 푸레도기는 하늘의 천심, 흙의 지심, 작업하는 사람의 인심이 맞아야 완성된다고 할 정도로 그 과정이 까다롭다. 한 점을 완성하는 데만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온도는 물론이고, 흙과 소금을 비롯해 가마를 때는 나무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재료는 직접 구하고 있다. 1300도의 고온에서 탄소를 그릇에 넣어 정수, 정화, 탈취 기능성에서 다른 옹기와 큰 차이를 보인다. 소성 온도를 1300도로 올리고 나서부터는 골드, 실버, 메탈퍼플, 코발트블루, 핑크, 브라운 등 기존 검푸른 푸레도기에서 볼 수 없는 희귀한 색감으로도 완성되고 있다. -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옛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국을 다니며 흙을 채취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간첩으로 오인 받아 경찰서에 간 적도 많았다. 질 좋은 나무를 구하러 수많은 날들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천일염이 좋지 않다는 이유 하나로 푸레도기가 완성 되지 않아 몇 년 동안 고생했던 때도 있었고, 장작 가마 소성 중 가자기 날씨가 놓지 않아 실패한 경우도 많았다. 좋은 흙을 채취하고, 최상의 나무와 천일염을 구하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겠지만, 푸레도기를 찾아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알기에 옛 방식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해 나갈 것이다. 송시연기자 [인터뷰] 배은경 푸레도기연구소장 - 푸레도기는 어떤 그릇인가. 푸레도기는 작품성과 기능성을 모두 겸비한 그릇이다. 흙, 나무, 천일염으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연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된다. 기능성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이미 국내에서는 항암 치료 병원에서 해독수로 사용되고 있다. 큰 수술을 받았거나 아토피로 고민하고 있는 분들도 많이 찾고 있다. 해외에서는 물이 좋지 않은 지역이나, 강알칼리수를 이용하는 나라에서 만족도가 높다. -푸레도기가 가진 기능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푸레도기는 물을 담아 놓으면 물속의 이물질을 흡수해 배출한다. 산소가 풍부해져 시간이 지나도 물이 변질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숯의 탄소 성분이 정수, 정화, 탈취 기능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참숯에 연기를 입히는 공정과 푸레도기에 연기를 입히는 공정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처음 사용할 때 탄 냄새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기능성을 좌우하는 탄소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탄 냄새는 사라지지만, 이를 빨리 없애고자 할 때에는 물에 끓여 사용하면 된다. 검푸른 푸레도기의 색상이 빠지거나 변하지 않는 이상 기능성은 영원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푸레도기연구소는 전통과 시대 흐름의 반영을 목표로 한다. 선조들의 지혜와 기능성을 추구하는 옛 방식을 기본으로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전시에 꾸준히 참여해 푸레도기를 알리고 있다. 반응도 상당하다. 푸레도기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음과 기능에 감탄한다. 그동안 어렵게 가업을 기어왔던 선대의 명성에 누가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연구하고 정진할 것이다. 세상에 감동을 주고, 후대에 좋은 평가를 받는 그릇을 만들겠다. 송시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