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판문점에서 다시 만난다. 북한 최고지도자로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게 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는다. 남북 정상은 이날 의장대 사열에 이어 공동식수, ‘도보다리’ 산책을 함께하며 남북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의를 다질 예정이다. ■‘분단의 상징’ 군사분계선서 남북정상 ‘첫만남’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은 군사분계선에서 이뤄진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북측 지역과 남측 지역 사이에 세워져 있는 파란색의 T2(군사정전위원회 회의장)와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 사잇길의 MDL을 넘어오게 된다. 김 위원장이 높이 5cm, 너비 50cm의 MDL을 넘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과 손을 맞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남북 정상의 첫 만남부터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까지 이동하는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김 위원장이 MDL으로 걸어가는 모습부터 MDL을 넘어 남측 땅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모습까지 세계가 지켜볼 수 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당시 처음 악수를 나눈 장소는 평양 4·25 문화회관 앞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환영행사가 열리는 문화회관 앞 광장에 먼저 나와 노 대통령을 5분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이 당시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MDL을 넘는 순간 깜짝 이벤트가 공개될 수 있다. ■공동식수ㆍ‘도보다리’ 산책…남북 평화ㆍ번영 다짐 MDL에서 만난 남북 정상이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걸어서 판문점 광장에 도착하면,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행사가 진행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 처음으로 한국군을 사열한다. 의장대 사열은 주요국가 행사시 방문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식이다. 김 위원장을 정상국가의 최고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은 셈이다.다만 판문점 광장이라는 공간적 제약으로 의장대 사열은 축소된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회담을 시작한다. 남북 정상이 공동 입장해 악수를 나눌 회담장 배경에는 남북 화해와 협력을 상징하는 금강산 그림이 걸렸다. 남북 정상은 ‘2018 남북정상회담’을 폭 2018mm의 회담 테이블에 마주앉게 된다. 오전 회담을 마친 남북 정상은 오후 회담 시작 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해 공동기념식수를 진행한다. 남북 정상은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떼길’에 정전협정이 체결됐던 1953년생 소나무를 함께 심으며 평화와 번영을 다짐하게 된다. 아울러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진행한다. 남북 정상이 오후 회담까지 모두 마치고 회담 합의문을 공동 발표할지는 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임 위원장은 “합의 수준에 따라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정식 발표할 수 있을지 (합의문) 서명에 그치고 실내에서 간략하게 발표하게 될지는 미정이다”고 밝혔다. 이후 평화의집 3층에서 환영 만찬까지 마치면 27일 정상회담 일정은 모두 마무리된다.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회담 전날까지도 비밀에 부쳐졌지만 환영 만찬에는 리 여사가 동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해인기자
경기도지사 쟁탈전에 나선 여야가 앞다퉈 도지사 후보를 확정, 6·13 지방선거 시계도 한층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여당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바탕으로 우위를 자신하고 있지만 판세를 뒤흔들 각종 변수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맞대결이 4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대형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27일 남북정상회담이 가장 큰 변수로 거론된다. 그간 접경지역을 비롯한 경기 북부에서는 대체로 보수 성향의 도지사 후보가 승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등이 이어지면서 성공의 효과 역시 지속적으로 회자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민주당 내에서도 개혁성이 선명한 이 후보가 중도·보수 지지층을 흡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유리할 전망이다. ‘드루킹 사건’으로 인한 보수 결집은 남 지사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남 지사를 앞서왔지만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보수진영의 승률이 높았다. 또한 지난해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은 경기도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이는 보수 표심이 분열된 탓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시 한국당 홍준표(20.75%)·국민의당 안철수(22.91%)·바른정당 유승민 후보(6.84%)가 얻은 총 득표율(50.5%)은 문 대통령 지지율(42.08%)을 넘었다. 이를 의식한 듯 남 지사는 연일 이른바 ‘드루킹 사건’ 등을 언급, 보수 적통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중도 표심을 흡수하기 위해 도정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때보다 지방선거 시계가 빨라지면서 보수 결집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는 각각 5월10일, 5월11일 후보로 확정됐었다.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본선이 시작된 것이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현재의 판세는 ‘민주당에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본선 국면이 일찍 시작된 만큼 역전의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그간의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숨은 보수층이 더 많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도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우일기자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수행할 공식 수행원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포함됐다.북한의 권력서열 1위와 ‘백두혈통’ 여동생 뿐 아니라 명목상 국가수반이 총출동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예상밖의 라인업에 6월 예정된 북미 정상 간 핵담판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설주 여사는 동반 여부가 미정인 상태지만 우리 측은 만찬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오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북측 공식 수행원을 발표했다. 북측 공식 수행단에는 김여정·김영남을 비롯해 김영철·최휘·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9명이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최고 통치자와 헌법상 국가수반이 동시에 우리 대통령과 회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남은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만남에 배석하지 않고 각각 별도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은 김영남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특사 자격으로 방남해 문 대통령을 만난 경험이 있다. 김여정과 김영철은 지난 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때도 배석했다. 김영철은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있으며, 천안함 폭침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선 임 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경두 합참의장 등 7명이 문 대통령을 수행한다. 외교부 장관이 남북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으로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합참의장은 당초 명단에는 없었으나 뒤늦게 합류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경제 관련 부분이 빠지고 비핵화 논의에 집중하면서 공식 수행원도 외교·안보 분야에 집중됐다. 리용호와 박영식은 강 장관, 송 장관의 카운터파트다. 북한 내 ‘미국통’인 리용호의 참석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 배석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선 남북이 동수로 배석자를 앉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공개된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장에는 폭 2018㎜의 타원형 테이블 양옆으로 총 14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가운데 앉아 마주보고 남북 공식 수행원 12명이 양 옆에 앉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특성상 김 위원장과 다수의 참모들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최고지도자와의 거리가 곧 권력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최근 김 위원장이 공식행사에 리설주 여사를 동행하는 등 정상국가로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강해인기자
한국GM 노조가 법정관리 데드라인 막판 사측과 합의한 2018년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26일 가결했다.이런 가운데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날 한국을 방문한 글로벌GM의 ‘2인자’ 댄 암만 GM 총괄사장을 만나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총 71억5천만 달러(한화 7조7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조건부 합의했다. 한국GM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2018년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이를 가결시켰다. 조합원 1만1천987명 중 1만223명이 투표에 참여해 85.3%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찬성 6천880명(67.3%)으로 과반을 넘겨 가결됐다. 잠정합의안에는 지난달 1차 희망퇴직 실시 후 군산공장에 남은 680명 근로자에 대해 추가 희망퇴직 후 전환배치를 시행하되, 무급휴가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다만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시행한 2차 희망퇴직에 근로자 680명 가운데 4.4%인 30명가량만 신청하는 등 추가 희망퇴직 신청자가 저조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노사는 잠정합의안의 ‘특별 및 별도요구안에 대한 제시’ 항목에 희망퇴직 시행 이후 잔류 인원에 대해서는 희망퇴직 종료시점에 노사가 별도 합의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글로벌GM ‘2인자’로 알려진 덴 암만 GM 총괄사장이 방한해 국회를 방문했다. 암만 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국GM 특별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모든 논의의 결론을 도출해, 이를 토대로 한국GM이 견고한 사업체로 거듭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산은의 자금지원을 효력있는 합의서로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암만 사장을 만난 이후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총 71억5천만 달러(한화 7조7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막판 3대 쟁점이던 한국GM의 ‘10년 이상 유지’와 산업은행 ‘비토권’도 정상화 방안에 담겼다. 이날 산업은행과 GM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한국GM 경영정상화 방안에 조건부 합의했다. 양광범기자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최성 고양시장과 3선에 도전한 유영록 김포시장이 6ㆍ13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심사에서 모두 컷오프됐다. 앞서 공천 배제된 김성제 의왕시장과 오수봉 하남시장을 포함, 4명의 현직 단체장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지역정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26일 도내 기초단체장, 광역ㆍ기초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 심사결과를 추가로 발표했다. 심사 결과 공관위는 고양시장 경선 후보로 김영환ㆍ김유임ㆍ박윤희ㆍ이재준 등 4명을 확정하고, 재선의 최 시장을 컷오프했다. 또 김포시장 경선 후보로는 정왕룡ㆍ정하영ㆍ조승현ㆍ피광성 등 4명을 확정하고 유 시장은 공천에서 배제했다. 최 시장의 경우 별정직 공무원인 보좌관이 선거 관련 보도자료를 작성ㆍ배포해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고발당한 점과 고양시 내부청렴도가 도내 시ㆍ군 가운데 최하위인 점 등이, 유 시장은 김포시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점과 채용비리 연루 등 비리와 관련된 제보가 접수된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공천을 받지 못한 경기지역의 민주당 소속 현직 기초단체장은 오수봉 하남시장, 김성제 의왕시장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채인석 화성시장을 포함하면 공천을 신청한 10명의 현직 단체장 중 절반이 공천에서 배제됐다.이밖에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성남시장 단수후보로 은수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확정했다. 또 안산시장은 민병권ㆍ윤화섭ㆍ제종길, 오산시장은 곽상욱ㆍ문영근, 안성시장은 김보라ㆍ우석제ㆍ윤종군ㆍ이규민 등을 각각 경선 후보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컷오프된 현역 단체장들이 공천 심사 결과에 불복하면서 공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최 시장과 유 시장은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공천 개입설을 주장, 재심절차를 밟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밖에 성남시장 후보로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이 단수 추천된 데 대해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되는 등 곳곳에서 공천 불공정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주광덕)는 이날 중앙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포천시장 후보로 김종천 현 시장을 확정했다. 최고위는 이날 김 시장과 경선을 통과한 8명 등 기초단체장 후보 9명을 비롯, 광역의원 후보 17명, 기초의원 후보 36명도 최종 의결했다. 김재민ㆍ박준상기자
경찰이 ‘드루킹’ K씨(49·구속기소)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김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를 시도했으나 검찰에서 제동이 걸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6일 “지난 24일 김 의원에 대한 통신영장과 금융계좌 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로 입건된 김 의원 보좌관 A씨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면서 김 의원 관련 영장을 함께 신청했다.경찰은 이번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한 단서를 확보하려면 김 의원과 드루킹 간 접촉 시점과 빈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두 사람 사이에 통화내역과 송금내역 등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소명 정도와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볼 때 현 단계에서는 압수수색 필요성과 상당성(타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이 영장 기각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경찰이 무슨 강제수사 영장을 신청했고 거기에서 어떤 영장을 청구하고 기각했는지 사실 자체가 기밀 사항”이라며 “수사 기밀 사항을 외부에 공표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해서도 통신·계좌추적 영장은 청구했으나 사무실, 휴대전화 실물 등 대물 영장은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이호준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벌이는 ‘색깔론’에 대해 “재뿌리는 어리석은 짓을 중단하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26일 SNS에 ‘남북이 만나는 날, 평화의 봄을 함께 만듭시다’라는 글을 올리고 “역사적 대전환에서 힘을 모으지는 못할망정 재를 뿌리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 두라”고 일갈했다.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북핵제재로 붕괴 위기로 치닫는 북한을 살려주는 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라고 말하는 등 연일 ‘색깔론’에 군불을 지핀 데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 예비후보는 “철 지난 색깔론에 기대어 생존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중차대한 시기에 소모적 정쟁과 정부 발목잡기를 즉각 중단하고, 국가 발전에 함께 참여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경기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예비후보는 “이번 회담의 성공이야말로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역사, 지방정부가 든든하게 받쳐줘야 한다. 이재명이 경기도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예비후보는 이날 트위터에서 남 지사를 겨냥, “남경필 지사님 문재인 대통령님 헐뜯기 중단하고 경기도정에 집중해야 한다”며 “후보 등록하신 후 경기도의 미래를 두고 저와 논쟁하고 경쟁하자. 국민이 이제 정치인에 휘둘리던 과거의 국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준상기자
“OOO 예비후보 캠프실인데 블로그에 포스팅 광고 가능할까요?” “그럼요. 어떤 키워드로 해드릴까요?” 국내 광고 산업의 35%가량을 차지하는 모바일ㆍ인터넷 광고(이하 바이럴마케팅)가 6ㆍ1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홍보’에도 활용되며 새로운 PR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바이럴마케팅 활동이 불법이란 점이다. 26일 ‘예비후보자 선거캠프’ 입장에서 무작위로 바이럴마케팅 업체에 ‘광고 문의’를 해본 결과 4곳 중 1곳꼴로 “물론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업체들에 따르면 블로그 마케팅의 경우 광고 기간과 검색어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예비후보자의 정책이나 경력사항, 수상실적, 지역구 등을 표현한 키워드는 1개당 월 20~60만 원 선에서 거래되며 게시글이나 ‘해시 태그(#)’ 형태로 온라인에 올라간다. 특히 광고 글의 클릭 수가 높을 경우 ‘1 클릭’ 당 70원부터 1만 원까지 추가 계산되기도 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마케팅의 경우 ‘1 좋아요’, ‘1 팔로우’ 당 5천~5만 원으로 정해진다. 고액의 광고를 계약할수록 많은 ‘좋아요’와 ‘팔로우’를 얻어 홍보효과가 크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도내 한 바이럴마케팅 업체는 “주로 자영업자를 위한 음식점 홍보나 화장품 광고를 하지만 최근에는 선거 직전이라 그런지 예비후보들의 문의가 많다”면서 “개인 휴대번호를 알려줄 테니 그 번호로 광고하고 싶은 키워드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영향을 주는 문자ㆍ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ㆍ대화방 등에 게시하는 등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사례를 통해 광고를 의뢰한 예비후보자 등을 검찰에 고발키도 했으나, 여전히 암암리에 정치인의 바이럴마케팅 광고가 ‘입소문’을 타는 상황이다. 마정미 한국광고홍보학회ㆍ한국광고PR실학회 이사 겸 한남대학교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는 “기존 바이럴마케팅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하는 데 의의가 있었으나 점차 상업화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선거판에까지 이용된 것”이라면서 “온라인 선거운동 규제는 아직 덜 엄격한 편이지만, 바이럴마케팅을 이용한 정치인 광고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디어 정치영역이 확대된 만큼 높은 시민의식과 철저한 감시체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연우기자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도내 공공기관 성폭력 및 갑질 근절 대책과 관련해 도내 공공기관장들의 선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남 지사는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대상 폭력예방교육’에 참석해 “최근 미투 운동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며 “단순히 몰랐다고 해서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닌 만큼 관련 교육을 제대로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선 설문조사 결과 공공기관 직원의 성희롱 경험비율이 50% 이상으로 집계됐다”면서 “도내 공공기관장들이 먼저 관련 교육을 받고 직원들을 선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하고 도내 공공기관들도 함께 해야 한다”며 “법의 무지는 용서되지 않는다는 명언을 마음속에 새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남 지사는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이 요청한 도내 공공기관 성폭력 및 갑질 근절 대책과 관련해 성폭력 가해자 징계수위를 공무원 수준으로 상향시키는 한편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가해자 처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갑질 방지 대책으로 ‘도 인권센터’를 확대 운영해 인권체험교육, 인권침해사례 등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기관별 인권업무 수행에 대한 상시 자문협력 및 인권정책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한편 남 지사는 27일 오후 2시30분 동부권 광역방재 거점센터 설치 현장을 방문, 시설 및 비축물품을 점검할 예정이다. 구윤모기자
“지금껏 닦아온 판ㆍ검사 구두만 100만 켤레입니다. 한 줄로 세우면 수원에서 부산도 가지요” 26일 오전 11시 수원지법 한켠에 마련된 작은 컨테이너. 이곳에서 만난 장용호씨(62)는 법조 관계자들의 구두를 닦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의 손톱에는 구두약이 시커멓게 껴 있었고 수십 년간 힘을 줘 구두를 닦았던 탓에 손가락 관절 곳곳이 툭툭 튀어나와있었다. 하루 100여 켤레의 구두를 닦는 장씨는 지난 1990년부터 지금까지 수원지법에서만 28년간 구두를 닦았다. 법원이라는 곳에서 수십 년간 구두를 닦은 장씨이기에 그가 털어놓는 구두 이야기에는 수원지법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난 1990년 첫 구두닦이를 시작할 당시 판ㆍ검사의 구두는 ‘딱딱’했다. 전형적인 정장 스타일의 묵직한 검은색 구두만 가득했다. 장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아무래도 법원의 권위적인 분위기가 구두에도 묻어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는 실용적이고 편안한 캐쥬얼식 구두는 물론 운동화 같은 구두도 등장하고 있다. 또 여성 법조인들이 많아지면서 여성들의 구두를 닦고 수선하는 일도 늘었다. 장씨는 “한평생 구두를 닦다 보니 구두의 유형만 봐도 법원과 검찰의 그 분위기가 읽힌다”면서 “편하고 개성 있는 구두를 볼 때마다 그만큼 법조계 분위기가 개방적이고 유연해졌다는 게 느껴진다”고 미소 지었다. 장씨는 윤준 수원지법 법원장과의 특별한(?) 인연도 떠올렸다. 약 25년 전 윤준 법원장이 판사로 수원지법에 부임했을 때 장씨에게 자신의 구두를 맡겼던 것. 장씨는 “모든 판사의 얼굴을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친절하고 상냥했던 윤준 법원장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다”며 “법원장으로 부임했을 때도 복도에서 직접 저를 기다려 주고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20년도 훌쩍 지나 법원장으로 다시 만나니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평생을 함께 해온 수원지법이지만 장씨는 곧 이곳을 떠날지도 모른다. 수원지법이 내년 3월 광교 신청사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장씨는 “그동안 수원지법에서 구두와 함께 인생을 밝게 닦았다. 아이 둘도 어엿하게 키워냈다”며 “내 인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수원지법이 이전한다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기간 본업에 충실해 구두를 번쩍번쩍 빛나게 만들겠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김승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