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계자, MB 논현동 자택 도착…곧 구속영장 집행(속보) 연합뉴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22일 법원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 "지금 이 시간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구속영장 발부에 앞서 미리 작성해 페이스북에 공개한 친필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검찰 "곧 MB 구속영장 집행, 동부구치소 수감"(속보) 연합뉴스
110억원대 뇌물수수·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헌정사상 네 번째로 부패 혐의로 구속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작년 3월 31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에 이어 근 1년 만에 이 전 대통령까지 구속됨에 따라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이후 23년 만에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되는 일이 재연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부장판사는 22일 서울중앙지검이 청구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함에 따라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의견서, 변호인 의견서 등 서류를 검토해 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법원이 발부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수령해 곧바로 논현동 자택을 찾아가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의 독거실에 수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14개 안팎의 혐의를 받는다. 우선 그는 국가정보원에서 7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5일 국정원 특활비 수수 창구 역할을 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규정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585만 달러(68억원)를 받은 것을 비롯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5천만원), 대보그룹(5억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ABC상사(2억원), 능인선원(2억원)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뇌물수수 혐의액은 총 111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실소유주인 다스에서 1991년부터 2007년까지 33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는 등 총 35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다스의 미국 소송을 돕게 하고 처남 고 김재정씨 사망 이후 상속 시나리오를 검토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청와대 문건 무단 유출·은닉(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도 포함했다. 검찰은 앞으로 최장 20일까지 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영장 범죄 의혹을 보강 조사하는 한편, 현대건설 2억원 뇌물수수 등 추가 수사가 필요해 아직 구속영장에 담지 않은 나머지 혐의로 수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검찰이 광범위한 추가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의 기소 시점은 구속 만기인 4월 10일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6월 지방선거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검찰이 선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순으로 기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의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향후 박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구치소에 찾아가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법원, '뇌물수수·다스 횡령' 이명박 구속영장 발부(1보) 연합뉴스,
22일 MBN ‘오늘 쉴래요’ 4회는 트로트 여왕 장윤정의 ‘통큰 선물’ 눈길 편이 방송된다.
5 지지대비(遲遲臺碑)에 새긴 마음의 깊이■ 멈춤과 돌아봄의 고갯길 멈춤과 돌아봄. 멈춤은 곧 돌아봄이다. 멈추어야 옆이나 뒤편 혹은 멀리 있는 것들을 돌아보게 되니 말이다. 그런 멈춤과 돌아봄에 알맞은 곳이라면 가쁜 숨을 고르던 고갯길이 제격이다. 특히 깊은 멈춤이라면 지지대고갯길, 거기서 더 깊이 찾을 수 있다. 수원으로 들고 나는 길목인 데다 지지대비(遲遲臺碑)를 품고 있는 고개라 여느 경계에 비할 수 없는 역사적 깊이까지 지닌 까닭이다. 지지대라니, 휙휙 지나치던 생각을 지지 당기는 유다른 명명이다. 그런 시적 운치가 묻어나는 비석 앞에서 오래된 미래 같은 효(孝)라는 정신의 깊이를 돌아보게 된다. 지지대비에 담긴 효심과 그에 따른 명명의 내력을 생각할수록 우리 마음마저 지지 울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지대는 현륭원(융릉)과 화성을 돌아보고 한양으로 환궁할 때 얼른 뜨지 못하던 정조의 심정이 그윽이 뿌리 내린 유서 깊은 길목이다. ■ 지지대비, 효의 한 이정표 지지대비, 그 비석의 거주지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산47-2다. 비는 지지대로 명명된 때보다 조금 뒤인 1807년(순조 7) 12월에 건립했다고 한다. 높이 150㎝에 너비 60㎝의 금석각 형태다. 글은 서영보(徐榮輔), 글씨는 윤사국(尹師國)이 썼고, 비의 상단에 있는 전자(篆字)는 수원부유수 겸 총리사 홍명호(洪明浩)가 썼다. 1972년 7월3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 지지대비에 담아온 가치와 의의를 기리고 있다. 이 비문에 담긴 정조의 마음은 곡진하기 이를 데가 없다. “우리 전하께서 능원을 살피시고 해마다 이 대를 지나며 슬퍼하시고 (…) 마치 선왕을 뵙는 듯하시어 효심을 나타내시어 여기에 새기게 하시니, (…) 선대의 뜻과 일을 이어받으시는 아름다움을 여기에 그 만의 하나로 상고했도다” 정조의 깊은 슬픔과 아픔과 그리움이 고개에 새로운 이름을 짓고 비도 세우게 했으니, 지지대에는 효심에 따른 명명의 역사도 고스란히 담긴 것이다. 지지대라는 이름을 남기게 된 정조의 마음은 시에도 잘 나타난다. “이십일 일이 어느 날이던고. 와서 초상을 참배하고 젖은 이슬을 밟아보니, 어버이 사모하는 정이 더욱 간절하였다. 화성에 돌아와서는 비 때문에 어가를 멈추었는데, 가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이 마음에 맞아 앉아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새벽에 다시 길을 떠나 지지대에서 머물렀다. 구불구불 길을 가는 도중에 어버이 생각이 계속 마음에 맺히어 오랫동안 그곳을 바라보면서 일률(一律)의 시로 느낌을 기록하다”(弘齋全書 卷七)라는 설명을 달고 있는 시가 특히 그렇다. 당시의 정조 마음을 소상히 전하고 있어 함께 읽어본다. 혼정신성의 사모함 다하지 못하여 (晨昏不盡慕) 이날에 또 화성을 찾아와 보니 (此日又華城) 침원엔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고 (寢園雨) 재전에선 방황하는 마음이로다 (徘徊齋殿情) 사흘 밤을 견디기는 어려웠으나 (若爲三夜宿) 그래도 초상 한 폭은 이루었다오 (猶有七分成) 지지대 길에서 머리 들고 바라보니 (矯首遲遲路) 바라보는 속에 오운이 일어나누나 (梧雲望裏生) 먼저 밤새 안녕을 돌보고 여쭙는 자식의 예인 ‘혼정신성’ 그 ‘사모함’을 다하지 못한 아픔이 짙게 배어 나온다. ‘침원엔 가랑비’마저 ‘부슬부슬’ 내려 가누기 힘들던 정조의 마음은 ‘사흘 밤을 견디기’ 어려웠다는 토로에서도 여실히 묻어난다. 그런 그리움이 지지대고개 위에 닿으면 다시 길어졌으니, 아버지 묘가 있는 화산(花山)을 마지막으로 돌아볼 수 있는 고개였기 때문이다. 고갯길에서의 긴 멈춤과 돌아봄의 시간은 다른 시에도 잘 나타난다. 시의 마지막 구절 ‘새벽에 화성 떠나 머리 돌려 바라보며(明發華城回首遠)/지지대 위에서 또 한없이 머뭇거렸네(遲遲臺上又遲遲)’라는 대목은 정조의 깊은 그리움을 겹쳐 보인다. 멀리 화산을 돌아보며 차마 발을 뗄 수 없어 머뭇거리던 정조의 회한 어린 모습. 그 심중을 ‘지지대 길에’ 올려놓고 보니 한숨소리마저 밟히는 듯 아릿하게 잡힌다. ■ 머뭇대는 마음의 깊이 지지의 길목에서 돌아볼 멈춤의 시가 또 있다. 화성 축성에 과학적 기여가 특히 컸던 조선 최고의 학자 시인 정약용의 시다. ‘지지대에서 행차를 멈추며(奉和聖製遲遲臺駐韻)’는 정조 어제(御製) 시의 화답으로 심금을 더 울린다. 임금과 신하가 시를 주고받던 전통을 물론 지지대에도 마음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대 아래 푸른 실로 꾸민 행차길 (臺下靑繩路) 아득히 화성으로 곧게 뻗었네 (遙遙直華城) 상서로운 구름은 농부 기대 맞추고 (瑞雲連野望) 이슬비는 임금의 심정을 아는 듯 (零雨會宸情) 용 깃발은 바람에 펄럭거리고 (龍旗色) 의장대 피리 소리 퍼져나가네 (悠揚鳳管聲) 그 당시 군대 행렬 어제 일처럼 (戎衣如昨日) 상상하는 백성들이 지금도 있어 (想像有遺氓) ‘(지지)대 아래 푸른 실로 꾸민 행차길’에서부터 정조의 축성 정신과 실현을 기리고 있다. 다산은 원행을 자주 한 임금의 효심은 물론 행차의 의미도 지지대에 흐뭇이 얹는다. ‘구름’이 ‘농부의 기대에 맞추’거나 ‘이슬비’가 ‘임금의 심정을 아는 듯’ 그리면서 수원 고을 ‘백성들’의 마음까지 담아내는 묘사로 화성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살린다. 철학·과학·실학·예술 등을 통섭한 시인다운 넓고 깊은 헤아림이 두드러진다. 시를 보면 지지대고개를 넘을 때 환궁 가마를 멈출 수밖에 없었던 정조의 심경이 전해진다. 그 고개야말로 아버지 묘를 모신 화산을 잠시나마 더 바라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휴식을 한참 취한 뒤에도 이곳을 떠나기가 아쉬워서 정조의 행차는 항상 느릿느릿 움직였다고 한다. 느릴 ‘지(遲)’를 따서 지지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지명의 배경은 지금 다시 봐도 우리네 마음을 지긋이 당긴다. ■ 遲遲(지지), 느림의 미학을 깨우는 현재 지지대비는 비각에 둘러싸여 자세히 보기가 어려운 모습이다. 비문이 결락된 곳도 있는 데다 비신 곳곳에는 한국전쟁 때 맞은 탄흔도 남아 있다. 게다가 차들이 빠르게 지나치는 고갯길 위의 중턱에 있으니 접근이 쉽지 않다. 그리 높은 곳은 아니지만 특별히 찾지 않으면 웬 비각이 하나 있네, 하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마음 숙이듯 가까이 가야 보이는 지지대비. 그 비는 조선의 한 근간이었던 효의 정신과 실현을 일깨운다. 참혹한 죽음의 다른 이름이던 ‘사도’를 훗날 장헌세자로 추존하며 화산에 모시기까지 정조는 수원으로 큰 걸음을 자주 했다. 지지대비는 그런 원행의 역사적 걸음이자 정치적 구현인 수원화성 축성과 정조의 가없는 효심을 들려주는 의미심장한 증표다. 흔히 아는 만큼 본다고들 하지만 문화재는 특히 그렇다. 우정 이목리 노송지대를 지나 그 지지대고개를 가봐야겠다. 그러려면 일단 차를 멈추어야 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에 기대지 않아도 가속의 시대에는 멈추어야 돌아 보이는 게 많다. 지지대비는 그런 멈춤과 돌아봄, 그리고 느림의 힘을 짚어보게 한다. 지금쯤 개나리며 진달래가 봄빛을 한층 돋우고 있으리라. 경기 천년의 문화재 지지대비는 효의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삶의 속도 등에 대한 인문적 성찰도 일깨운다. 멈추고 돌아보는 그래서 느리고 머뭇대는 고전 같은 시간이 새삼 귀하게 다가든다. 정수자 시인문학박사
유동수 oneshot1222@kyeonggi.com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나왔다. 경기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성희롱이나 추행 등의 피해를 본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다. 소속 노동조합이 설문을 통해 미투 사례를 접수한 것인데 지목된 가해자를 보면 부서 상급자뿐 아니라 경기도청 공무원, 경기도의원 등도 있었다. 성희롱ㆍ성추행이 사회 각계각층에 독버섯처럼 퍼져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경기공공기관노동조합 총연맹은 지난 12~16일 도내 7개 공공기관(한국도자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문화의전당, 경기문화재단, 경기연구원, 경기콘텐츠진흥원) 남녀 근로자 각각 350여 명씩, 7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 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54%가 성희롱이나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이, 또 젊은층일수록 피해 경험이 많았다. 가해자는 기관 내부 구성원, 상급기관 관리자, 업무 관계자 외에 경기도의원까지 다양했다. 상당수는 위계에 근거한 ‘갑질’ 성희롱이다. 이들의 피해 사례는 심각하다. 회식 중에 따로 불러내 모텔 앞까지 강제로 끌고 가거나, 해외 출장 중 호텔 객실로 찾아와 방에서 함께 술을 마시자고 요구했다. 잠자리를 요구받은 여직원도 있다. 노래방에서 껴안거나 더듬기, 블루스 추는 일은 다반사였고, 자신의 성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상사도 있었다.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건배사나 낯 뜨거운 음담패설 등 일상에서 언어적 성희롱도 많았다. 여성근로자의 절반이 넘게 피해 경험이 있다면 공공기관 전반에 성희롱ㆍ추행이 만연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술자리나 회식 장소뿐 아니라 사무실 등 업무공간에서도 신체접촉이 빈번하고 음담패설을 한다니 성희롱ㆍ추행에 관대한 조직문화가 나은 적폐다. 공공기관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대대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들이 나올 수 있다. 이 참에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특별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조직 내 위계질서하에서 발생한 성희롱ㆍ성폭력은 수사ㆍ사법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상담ㆍ무료법률지원 등 피해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도 지원해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엄정 처리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tvN에서 방영한 ‘마더’라는 드라마에 며칠을 푹 빠져 지냈다.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이 드라마는 학교 선생님인 주인공이 자신의 반 학생이 가정에서 학대당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 학생을 데리고 떠나 ‘엄마와 딸’의 인연까지 맺게 되는 이야기다. 주인공으로 열연한 이보영의 가슴 절절한 연기는 물론이고, 아역 배우인 허율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허율이 연기한 윤복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판 마더는 일본판 마더와는 다른 결말을 맺었다. 유괴죄가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주인공은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후 정식으로 윤복이를 입양, 가슴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윤복이의 엄마가 되는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이 드라마에는 많은 ‘엄마’가 등장한다. 원치 않던 아이(윤복)를 낳은 후 결국 자기 손으로 자신의 아이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 엄마,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살해한 뒤 경찰에 붙잡혀가는 모습을 딸에게 보여줄 수 없어 보호기관에 딸을 버리고 떠나는 엄마, 아이를 낳지 못해 3명의 여자아이를 입양해 친딸 이상의 사랑을 쏟으며 평생을 키워온 엄마, 그리고 친엄마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입양이 돼서도 행복하지 못했지만 결국 윤복이를 만나 진정한 모성애와 행복을 깨닫게 되는 주인공까지. 드라마 속 사연과 상처가 많은 엄마들을 보면서 ‘엄마’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 극 중 3명의 입양아를 키우는 엄마는 유괴죄로 법정에 선 자신의 딸을 위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배로 낳았다고 다 엄마인 것은 아니다. 여자가 엄마가 된다는 건 다른 작은 존재한테 자기를 다 내어줄 때”라고 말이다. ‘엄마’다운 ‘엄마’는 이러한 엄마 아닐까. 최근 사회가 많이 어지럽다. 대통령이 대통령다웠다면, 도지사가 도지사다웠다면, 스승이 스승다웠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언론이 언론다웠다면. 처음 기사를 작성한 지 10년 만에 첫 번째 ‘지지대’를 쓰는 영광스러운(?!) 이 자리를 빌려 스스로 다시 한 번 가슴에 이 말을 새겨 본다. “기자다운 기자”. 이호준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