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 새해 첫날 인천 해돋이명소 곳곳에선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1일 인천 강화군 마니산에는 해돋이를 보러온 시민 5천여명으로 북적였다.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마니산 참성단에는 새해 소원을 빌러 온 시민 300여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성단 밑 계단에도 새해의 신성한 기운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줄을 이었다. 계양구 천마산 중구봉과 팔각정에는 새해를 맞으러 나온 시민 600여명이 몰려 커피와 녹차 등으로 몸을 녹이며 새해를 맞이했다. 시민들은 붉은 해가 솟아오르기를 초조하게 기다렸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저마다 뜨거운 소망을 빌었다. 중구 영종도 해안남로에는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새해를 맞이했다. 이날 해안남로로 향한 이들의 발길로 북인천 IC와 공항고속도로가 정체현상을 빚었다. 영종도 거잠포에도 수천여명이 몰렸는데, 해가 떠오르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핸드폰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외에도 서구 정서진 아라뱃길과 연수구 인천대교 전망대, 강화군 고려산 낙조봉에서도 시민들이 모여 새해 소원을 빌었다. 조경성씨(38·계양구 계양동)는 “올해에는 직장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고, 집 마련 계획이 있는데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건강하게 올 한 해 보내며 자기가 원하는 일들을 모두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피부 미용을 관리하는 ‘뷰티샵’에서 점장을 맡아 일하다가 수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피부관리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위수현 판사는 업무상횡령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부관리사 A씨(48·여)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11월 인천의 한 뷰티샵에서 점장으로 일하면서 손님들로부터 받은 피부미용 관리 비용 6천2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 기간 점주인 B씨와 자신의 신용카드로 뷰티샵 운영비를 결재한 뒤 대금을 청구하면 지급해주기로 약정한 것을 빌미로 개인적인 물품을 사용한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2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위 판사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범행을 저질렀고 이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도 상당히 크다”면서도 “범행을 자백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3천만원에 달하는 피해자 채권을 지급받지 않기로 해 피해의 상당부분이 회복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경희기자
충북 제천 화재 참사를 계기로, 일선 소방서들이 유사한 참사를 막기 위해 현장 예찰활동과 소방차 진입로 점검 등 숨가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인천지역 주요 화재 취약시설 1천287곳에 대해 대대적인 소방안전 불시점검을 벌였다. 최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건을 계기로 유사한 대형화재를 사전에 막으려는 예방조치다. 이번 점검은 연말연시를 맞아 사람들이 몰리는 영화관,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주요시설을 대상으로 했다. 점검 결과, 22곳에서 비상구 훼손 등 불량 지적사항이 나왔으며, 이 중 14개 영업장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일선 소방서들도 화재예방을 위해 분주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부소방서는 지역 내 화재 취약대상인 나은병원 등 3곳에 대해 화재예방 현장예찰을 벌였다. 대형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아 재난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날 김준태 서부소방서장과 소방관들은 병원 관계자와 함께 비상구 등 주요 시설을 둘러보며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같은 날 남부소방서는 숭의동 고지대 일대에서 소방차량 6대와 소방공무원 20여 명이 동원된 가운데 ‘소방차 출동로 확보훈련’을 벌였다. 이곳은 주택 밀집지역이 많아 도로 폭이 좁고 주정차 차들로 소방차 접근이 쉽지 않아 화재 발생 시 재산 및 인명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훈련에서 소방관들은 소방차 출동 상 장애요인을 제거하고 불법 주·정차 금지 홍보를 벌였다. 계양소방서도 지난달 13일∼20일 기간 겨울철 공사현장 소방안전점검을 했다. 겨울철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큰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통해 화재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예방조치였다. 계양소방서는 콘크리트 양생을 위한 메틸알코올 사용 시 안전기준 준수 여부 확인과 용접·용단 작업 공사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화기취급 시 화재감시자 배치 등을 주문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불시단속과 관계자 안전의식 개선을 통해 대형화재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김민기자
최근 인천지역 경찰관들의 잇따른 자살로 ‘마음동행센터’ 설치가 시급하단 주장이 나왔다. 1일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의 순직 경찰관은 86명인 반면, 자살 경찰관은 116명으로 순직 대비 자살률이 137%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관들의 자살 원인으로 공무 중 부상이나 업무 스트레스, 우울증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서울과 부산 등 6곳에 트라우마 치유센터인 마음동행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대구·강원·제주에도 설치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경찰 스스로 연달아 목숨을 끊은 인천은 당분간 설치계획조차 없다. 마음동행센터가 없는 인천은 지난 2016년의 경우 일반 심리상담소에서 168명의 경찰이 심리상담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의원은 “인천경찰은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평균 446명보다 50명이나 많은 496명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업무 스트레스와 심리상담을 해줄 마음동행센터조차 없다”며 “하루빨리 센터를 설치해 지원체계를 구축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27일 남동구 한 병원 옆 주차장에선 A경위(57)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보다 하루 앞선 26일에는 청량산에서 B경위(53)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같은 달 11일 C경위(49)도 지구대 휴게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준구기자
용인에서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뉴질랜드로 달아난 A씨(35)가 이르면 이달 초 국내로 송환될 전망이다. 1일 법무부와 수원지검 등에 따르면 최근 뉴질랜드 법무부는 A씨에 대한 한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최종 승인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1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난 범죄인에 대한 인도를 요청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다. 이 조약에 근거해 우리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뉴질랜드 측에 김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노스 쇼어 지방법원은 지난달 8일 인도심사 재판을 열어 인도를 결정했다.법무부 관계자는 “뉴질랜드 법무부와 인도 날짜 등에 대해 협의 중이며 이르면 1월 초순 아니면 중순께 A씨를 한국에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0월21일 모친과 계부, 이부(異父)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존속살인 및 살인) 등을 받고 있다. 범행 당일 모친의 계좌에서 1억2천여만 원을 빼낸 A씨는 범행 사흘 뒤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지만 2년 전 뉴질랜드에서 벌인 절도사건 용의자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구속됐다.지난달 1일 뉴질랜드 법원에서 열린 절도사건 재판에서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A씨는 앞서 구속된 기간을 포함해 절도 사건에 대한 형량을 모두 복역하고 현재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구속돼 있다. A씨가 체포된 뒤 아내 B씨(32)는 자녀와 함께 지난해 11월1일 자진 귀국했으며, A씨의 공범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호준기자
외식 업체에 예약 시간 한 시간 전이 지나 예약을 취소하면 예약 보증금을 물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식당 예약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아 재료비를 날리는 예약부도 행위, 이른바 ‘노쇼’를 근절하기 위한 위약금 규정을 담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예약보증금 환급을 새로 규정해 소비자가 식당 예약 시간 1시간 이전에 취소하면 보증금을 환급받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 예약을 취소하거나 아예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다. 다만, 사업자의 사정으로 예약이 취소되면 소비자는 보증금의 2배를 위약금으로 받을 수 있다. 돌잔치, 회갑연 등 연회시설 예약취소 위약금 규정은 강화됐다. 사용예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소비자가 취소하면 계약금과 이용금액의 10%까지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7일∼1개월 사이에 취소하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없지만, 1개월 전 이전에 취소하면 계약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이번 노쇼 위약금 규정은 소상공인의 피해가 작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음식점과 미용실, 병원, 고속버스, 공연장 등 5대 서비스업종의 예약부도로 인한 매출 손실이 연간 4조 5천억 원, 고용 손실은 연간 10만 8천170명이라고 발표했다. 체육시설업과 레저용역업, 고시원운영업과 미용업 등 8개 업종의 계약해제 환불 규정도 개정안에 구체화돼 담겼다. 결혼준비대행업의 경우 소비자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때 물품 제작비용뿐 아니라 서비스 비용에 대해서도 위약금을 부과하도록 바뀐다. 또 천재지변 등 여행자의 책임이 아닌 불가피한 사유로 계약을 취소할 때 위약금이 면제되도록 했다. 전염병 등으로 공연 관람에 공익이 저해되는 경우 공연을 취소하면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숙박업 위약금 면제 사유인 ‘천재지변’에 그동안 빠져 있던 지진과 화산도 새로 담겼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에 관계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강해인 기자
“호적을 바꿀 수는 있어도 학적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든 안양서초등학교 동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기 바랍니다.” 안양서초등학교 총동문회의 존재 이유는 지역사회발전과 상생으로 함께하기 위함이다. 이는 곧 제4대 안양서초등학교 최무성 총동문회장(56)의 생활신조이기도 하다.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교의 발전과 미래의 졸업생인 현 재학생을 후원하고 졸업생들의 옛 추억을 바탕으로 친목을 도모하면서 안양서초등학교 동문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모교인 안양서초등학교 발전에 공헌한다는 취지로 2009년도에 안양서초등학교 총동문회가 구성됐다.현재 1만4천17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이 중 1만여 명의 동문이 지역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최 회장과 일문일답. -안양서초등학교 역사를 소개한다면. 안양서초등학교는 1972년 11월25일에 안양시 만안구 양화로37번길 32에 안양서국민학교로 개교해 안양국민학교, 만안초등학교 등에서 그 당시 안양서국민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전학 오면서 학급이 구성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총동문회장을 맡게 된 계기는. 동문으로서 졸업 후 몸담고 있는 고향 안양을 위해 봉사와 지역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개교 이후 한동안 여타 학교와는 달리 총동문회 구성이 없었지만 안양을 위해 헌신하는 동문이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2009년 총동문회가 구성된 후 누구보다 열심히 동문회 활동에 가담했다고 자부한다. 이후 주변의 권유와 동문의 인적교류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하는 저의 신념 등이 아우러져 제4대 안양서초등학교 총동문회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됐으며 현재 동문 모두가 하나임을 강조하며 지역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총동문회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은. 동문 대부분이 안양이 고향이고 뿌리인 만큼 각계각층에서 모교를 사랑하고 안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으며, 안양 관내 초등학교총동문 연합회에 적극 참여해 지역사회 발전과 후배양성을 위해 열심히 활동 중이다. -총동문회의 주요 활동 사항과 향후 역점 사업은. 무엇보다 동문회 구성 이후 동문회 발전과 후배들 양성을 위해 입학장학금 및 우수학생 장학금 등 장학금제도를 폭넓게 활용해 더 넓은 곳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아이사랑후원회가 주관하고 안양서초 학부모회원과 교직원이 10여 년간 사랑의 김장 담그기 등 관내 주요 봉사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이 밖에도 학교의 교육복지우선지원 사업의 정착과 학부모, 지역사회, 안양시, 관내초등학교연합회(안양초, 만안초, 삼성초, 관양초, 안양남초, 안양동초, 안양서초)와 함께 힘을 합쳐 더 좋은 환경에서 우리 동문이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지역사회 곳곳에서 모교 발전과 총동문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는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새해에는 더욱 발전하는 모교와 총동문회가 되길 바라며 그리고 내 고향 안양의 발전에 기여하고 안양서초등학교 총동문회 활동에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 안양=양휘모기자
새해 벽두를 맞이하는 서민들은 희망찬 한 해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러나 표정은 그렇게 밝지는 않다. 지난 연말 시중의 물가는 예년에 비하여 상당히 올랐으며, 연말연시 경제상황도 예년보다 못해 시내 대로변에 상가임대 광고가 어느 때보다 눈에 많이 띈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책의 효과는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아 전세·월세는 상승, 서민들의 주택마련은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다. 무려 16.4%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편의점 알바생, 아파트 경비원 등은 물론 영세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지난 연말에 감원 통보를 받은 경우가 많아 생계를 염려하는 서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 수출은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또한 3만달러 국민소득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고용은 늘지 않아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건설공사 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어 하위계층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는데, 안보불안까지 겹쳐 국민은 불안하다. 이러한 경제사회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은 민생은 뒷전에 놓고 연일 여야 간의 공방만 치열하다. 말로는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연일 큰소리치고 있지만 새해 예산안의 법정 시한을 어기면서까지 공방만 치열했지 결국 정치적 흥정으로 예산안을 처리했을 뿐, 민생안정에 큰 도움 없이 국회의원들의 세비만 인상하고 정기국회를 끝냈다. 야권은 통합, 당내개혁이니 하면서 당내 분열로 의정은 뒷전으로 미루고 또한 여권 역시 적폐청산 운운하면서 연일 정치게임만 하고 있어 국민의 정치권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 개회된 임시국회 역시 최경환 의원의 구속동의안 처리문제 등과 같은 쟁점으로 본회의를 겨우 29일에 열어 국회 개헌특위와 정개특위를 합쳐 금년 6월까지 활동할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기로 하는 등 일부 의안만 처리하고 마감했다. 20대 국회가 2016년 5월 개원 이래 지난해 정기국회까지 1년 반 동안 처리한 법안은 2,598건으로 같은 기간 19대 국회가 처리한 1,492건보다 74% 많았다고 하지만, 일자리 증대 등과 같은 민생안정 대책 등과 같은 법안 처리는 상당히 지연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효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2018년은 어느 때보다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북한 핵 문제는 더욱 미묘하게 전개되고 있어 정치권이 합심하여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보가 불안하면 민생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유·불리만 따져 정쟁만 하면 안보도, 경제도 엉망이 된다. 새해에는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 정치권이 협치를 통해 당리당략이 아닌 민생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모레부터 올림픽 성화가 우리 곁을 달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향하는 성화다. 경기도 구간 통과는 4일부터 오는 20일까지다. 9개 시ㆍ군을 거치는 총 314.6㎞ 구간에서 이어진다. 여주시를 시작으로 수원시, 용인시, 광주시, 성남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 의정부시 순으로 진행된다. 지난 11월 1일 우리나라에 도착한 지 두 달여 만에 경기도 입성(入城)이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첫 봉송을 경기도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도 크다. 지역마다 성화 봉송을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수원에서는 수원화성 성곽 주변이 봉송 코스로 잡혔다. 용인은 경전철, 파주는 헤이리, 연천은 DMZ(비무장지대)를 지난다. 임진강 일대에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캐나다 군인을 초대해 개최하는 ‘평화 아이스하키대회’에서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이색 봉송도 준비돼 있다. 연예인, 스포츠인 등 각계 677명이 주자로 나선다.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탈북출신의 공무원도 성화를 들고 달린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패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경기장 시설, 도로 및 숙박시설 등 기본적 인프라는 완비됐다. 하지만 이런 조건이 곧 성공 개최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관심과 애정, 다시 말해 흥행에 대한 예상을 전혀 알 수 없다. 시진핑, 아베 등의 개막식 참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 관광객의 한국 여행 자유화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개막식을 제외한 입장권 예매율도 낮다. 지켜보는 강원도민의 속이 타들어간다. 경기도가 나서야 한다. 인구 1,300만명의 경기도다. 전 인구의 25%다. 경기도민의 지지가 갖는 상징성이 크다. 영동 고속도로, 서울~양양 고속도로 등 연계 교통망도 완벽하다. 경기도민이 올림픽을 찾을 여건이 충분하다. 때마침 새해 첫 성화가 경기도를 달린다.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성화 봉송이 성대하게 이뤄져야 한다. 시민의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필요하면 시장들도 뛰어야 한다. 경기도는 올림픽도 치렀고 월드컵도 치렀다. 그때마다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이 있다. 텅 빈 관중석 모습이 세계로 타전될까봐 걱정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훌륭했다. 미국과 소련의 남자 배구 결승이 열린 수원 실내 체육관이 꽉 들어찼다. 우리 대표팀 경기도 없는 월드컵축구장에 관중이 몰려들었다. 경기도민 아닌 국민이 있어서 가능했던 기적이다. 이제 우리가 그 감사함을 갚아야 할 때다. 평창을 위해 경기도민이 나서줘야 한다.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운송회사인 히가시삿포로닛쓰수송은 지난해 10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80세 정년’ 제도를 도입했다. 65세에 일단 퇴직하고 퇴직금을 정산하지만 희망할 경우 자동으로 8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상의 문제로 고령 직원은 운전을 제외한 영업, 총무 등의 업무를 맡게 했다. 시즈오카현 이와타시의 파이프 가공업체 고겐공업은 사원 270명 중 30%가량인 76명이 65세 이상이다. 이 회사는 버블 경기가 한창이던 30년 전 일손이 모자라 시니어 채용을 시작했는데 원하는 나이까지 일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최고령 사원은 89세이며 지난해 72세 남성을 새로 채용했다. 일본 기업들이 70대 이상 고령층까지 고용에 나선 건 인구 감소로 젊은 일손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인구는 2008년 1억2천808만 명을 정점으로 2015년까지 100만 명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이보다 훨씬 많은 600만 명 줄었다. 여기에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지난해 말 구직자 1명당 1.56개의 일자리가 있을 정도가 됐다. 제조업의 80%가 인재 확보가 당면과제라 할 정도로 구인난이 심해진 것이다. 급기야 일본 정부가 정년 연장에 나서 2013년 기업에 65세까지 고용유지를 의무화했다. 기업 중에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일단 퇴직 후 급여를 낮춰 재고용하는 형태가 많은데, 최근엔 구인난에 70세가 넘어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회사가 늘었다. 일부 회사는 정년을 아예 없앤 ‘무한 정년’을 내걸고 있다. 고령자 고용이 늘어난데는 일본 노인들의 체력이 상대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스포츠청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의 체력은 지난 20년 동안 5세 이상 젊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노인 기준연령을 현 65세에서 70세로 늘려야 한다는 여론도 힘을 얻고 있다. 100세 시대에 시니어 세대가 계속 일을 하는 건 자신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득이 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고, 지역경제도 고령자의 경제활동 덕분에 활기를 띠게 된다. 고령자가 적당히 일하면서 건강해져 의료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기업 정년을 60세로 의무화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60세 정년제 시행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는 것도 장년 10명 중 6명이 50세 전후에 퇴직하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넘쳐 정년이 연장되고, 일하고 싶은 노인은 건강하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일본의 현실이 부럽기만 하다. 이연섭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