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특집_인터뷰]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

회헌 안향은 성리학을 들여온 인물이다. 그가 정립한 성리학과 후학들은 조선 건국을 이뤘으며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천년을 앞두고 천년지대계가 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안양대학교 교수)에게 들어봤다. -안향은 성리학을 들여온 인물이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회헌(晦軒) 안향(安珦·1243∼1306)에 의해 고려에 정착된 성리학은 그 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계승 발전됐다. 고려 말 신진사대부는 무신정권의 전횡, 원의 간섭, 관료들의 부패, 사회적 풍기문란 등 폐단을 개혁하고 새로운 정신적 토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안향이 전파한 성리학은 조선건국의 주역이 되고 국가이념으로 계승됐다. -안향 선생의 교육혁명과 인재육성 노력은 어떻게 이뤄졌고 이후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안향은 한 사람의 선각자였다. 어떤 한 사람이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는 꺼져가는 고려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학문연구와 교육에 열정을 다했다. 안향은 학교교육을 위한 연구와 행정적·재정적 체계를 완비함으로써 고려 후기 새로운 학문정신을 정립하고 신진사대부들이 출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경기도에 뛰어난 유학자가 많다. 경기도 유학의 특징은. 율곡을 중심으로 하는 기호학파는 조선성리학의 이론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동했으며, 퇴계학파에 비해 적극적으로 국가정신과 애민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경기 남인 유형원, 이익, 정약용 등은 적극적으로 국가개혁과 근대 사상을 수용했다. 실학이라는 용어는 일제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을 ‘조선후기 근대철학’의 학파로 봐야 한다. 이들은 천주교를 비롯한 서구 사상과 서양문물을 수용했다.조선 후기 성호 이익이나 다산 정약용의 철학을 실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나아가 기존의 성리학과 구분해 반성리학·탈성리학·반주자학 등으로 규정하면 율곡이나 우계의 학문이 그야말로 반실학이 되고 만다. 실상 조선에서 실학의 선구가 율곡과 우계임을 모르는 일이다. -오늘날 교육, 어떻게 바로세워야 하는가. 안향의 시대정신과 그의 학문 진흥의 정신은 21세기 오늘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바로 실용정신에 있음을 일깨우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안향의 학문정신을 통하여 교육이 어떻게 시대정신을 창조하는 창의성을 제고시킬 것인지 그리고 국가와 백성의 안위와 안녕을 위해 학자와 교육자가 갖추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기도를 이끄는 리더가 새겨야할 마음가짐은. 국가의 미래는 무엇보다 인재육성의 승패에 따라 달라진다. 안향이 이뤄낸 것처럼. 지금은 기술 전문가를 기르기보다는 기술적 전문가를 도덕적 인간으로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 또 율곡의 정신을 되새길 만하다. 율곡은 군주의 최고덕목이 애민정신의 실현이라고 보았다.율곡의 국가관은 애민을 민본정치의 최고의 목적으로 삼는다. 또 철저한 개혁주의자이면서 실천가였다. 학문적으로 이정(二程)이나 주희(朱熹)를 답습하지 않고,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조선 성리학의 위상을 높였다. 국가의 시무에 정통한 행정가였으며 항상 유효적절한 대비책을 제시했다. 손의연기자

용인 일양약품 부지 ‘도시첨단산단’ 본격화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일원의 (주)일양약품 기존 공장 부지에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이 본격화된다. 시는 일양약품이 기흥구 하갈동 182의 4 일원 6만5천884㎡에 신청한 ‘일양히포 도시첨단산업단지’ 계획을 최근 승인ㆍ고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일양약품은 모두 3천여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19년까지 본사와 신약 개발을 담당할 연구소 등을 비롯해 바이오ㆍITㆍ전기ㆍ전자 등 첨단지식업종 관련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일양약품은 지난 1985년 해당 부지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지만,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서 생산설비 증설과 연구시설 확충이 시급했다. 그러나 부지가 기흥저수지 상류에 있었던 탓에 폐수배출업종 공장설립이 제한돼 시설물 신ㆍ증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는 이에 해당 부지에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첨단지식업종 관련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 본사와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시설 등을 옮겨오고 제조시설은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찬민 시장은 “일양히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세수가 증대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송승윤기자

[경기만평] 닭 쫓던 개… 닭 잡은 개…

‘국민훈장 모란장’ 받은 한인희 적십자사 송탄노송봉사회장

50여 년 동안 국가에서 펼치는 사업에 참여, 우리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온 한인희 대한적십자사 송탄노송봉사회장(75)이 최근 2017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한 회장의 이번 수상은 전 민주평통 평택시협의회장으로 6년을 활동하면서 통일정책의 구현과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결과다. 또 통일기반 조성과 국민통합 분위기 확산은 물론, 통일의지 결집 및 지역사회 통일문화 형성과 올바른 통일관을 적립하는데 기여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1958년 한국 4-H 연맹 창립의 주역이 되어 경기도지부 조직국장을 맡아 농촌근대화 운동에 앞장서온 한 회장은 1988년 이후 2억여 원 상당의 자비를 부담, 매년 회원들을 격려하는가 하면 기념품 등을 전달해 왔다.2001년에는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환경조성사업에 참여, 범도민운동 활동을 벌인 공로로 모범지도자상을 받기도 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펼쳐온 한 회장은 매년 100만 원 생활자금을 소년ㆍ소녀 가장에게 전달, 학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연예예술단 창립의 주역이기도 한 한 회장은 창립 이후 11년 동안 소외지역 소외계층 찾아가 격려와 함께 위문품을 전달하는가 하면 독거노인 지원사업 등에 5천여만 원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로타리클럽 활동에도 참여한 한 회장은 후학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을 펼쳐 27년 동안 270명의 학생에게 1억4천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했다. 한 회장은 또 2013년 북한이탈주민지원협의회를 구성, 현재까지 활동해 오면서 매년 1천만 원씩 5천만 원을 새터민들의 생활비로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민국 통일안보의식 고취, 통일후계세대 육성, 재건국민운동 전개, 무료급식봉사 등 지역민을 위한 선도적 봉사를 펼쳐온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회에 걸친 대통령 표창 등 30여 차례 수상 기록을 남겼다. 한 회장은 “좋은 이웃들과 함께 하다 보니 50여 년의 세월이 지나갔다”며 “내가 좋고 기뻐서 한 일들이 이웃들에게도 따스함을 전해준 것 같아 고마운데 훈장까지 받으니 쑥스럽다”고 겸연쩍은 웃음을 내 비췄다. 평택=최해영기자

횟집 난립 안산 ‘불도’ 관광명소로 개발

시화호 물막이 공사를 끝으로 어민들의 터전인 어항이 무분별하게 무허가 회센터 등으로 형성된 ‘불도(佛島)’ 내 공유수면 수천㎡가 안산시의 토지로 등록되면서 이곳에 전시관 등 어항편익시설 조성계획이 추진돼 서해안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지난 1994년 옹진군에서 안산시로 편입된 불도는 거주민들이 꾸준히 생계터전 마련을 요구해 왔던 터여서 30년 묵은 시의 ‘숙제’를 해결하는 물꼬도 트게 됐다. 31일 안산시와 불도 주민 등에 따르면 단원구 선감동 734 일원은 지난 1988년 시화호 개발사업에 의한 물막이 공사로 말미암아 어업인들의 생계터전이 상실되면서 이곳에 무분별하게 20여 곳의 회센터와 공유수면 6천123㎡가 형성됐다. 그러나 생계의 터전을 잃고 무허가 회센터를 운영하던 주민들은 그동안 계속해서 도로와 연안 침식방지를 목적으로 구축된 제방으로 둘러싸여 토지 형대로 방치된 바닷가인 불도항 개발을 제기해 왔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과거 개발사업 흔적인 불법 매립지(무허가 회센터 등) 공유수면을 토지로 등록하고자 해수부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협의를 통해 최근 토지로 등록할 수 있는 바닷가로 최종 분류했다. 시는 이에 따라 내년 토지등록 절차를 이행하고 오는 2019년 시로 소유권을 이전 등록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앞서 지난해 11월 공유수면을 토지 등록, 직접 어항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어촌어항법’에 따라 불도 불법 매립지를 마을공동어항으로 지정ㆍ고시했다. 공동어항은 시장ㆍ군수가 지정 및 개발계획을 고시하는 소규모 어항이다. 매립면허 절차 없이 공유수면을 토지로 등록하려면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및 바닷가 관리지침 등에 따라 ‘토지 등록 가능 바닷가’로 해수부로부터 유형분류에 선정돼야 한다. 시는 앞으로 어업인들과 더불어 상생하고 대부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볼거리는 물론 먹을거리와 놀 거리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발계획을 통해 불도 항에 회센터와 전시관 등 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주민 A씨는 “과거의 개발 사업으로 상실된 생계터전을 되찾고 현대의 모습으로 탈바꿈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해양 관광 도시 이미지에 걸 맞는 옷을 입혀주는 사업으로 거듭 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용 대부해양관광본부장은 “불도항 개발사업 추진은 지속적 관심과 노력의 성과로 인한 전국 최초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안양지역 초교 ‘독일식 교육’ 커지는 갈등

안양의 한 초등학교에서 내년도 교육과정 편성을 놓고 교육 당국과 일부 학부모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 학부모들은 독일식 교육인 ‘발도로프’ 교육과정 편성을 학교 측에 요구한 반면 학교 측은 정규 교육과정에 없는 교육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발도로프’는 체험활동 위주로 창안된 독일식 교육방식이다. 31일 경기도교육청과 안양 A 초교 등에 따르면 안양 A 초교는 지난 2011년 9월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A 초교는 당시 외부에서 교사를 초빙하는 등 혁신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A 초교가 지난 2015년 혁신학교 재지정 심의에서 탈락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독일식 교육인 ‘발도로프’를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혁신학교 지속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획일적인 공교육이 아닌 문화와 예술, 체험활동이 녹아들어 있는 ‘발도르프’식 교육을 통해 학교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이 같은 요구에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 않은 교육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의견이 계속해서 좁혀지지 않자 올해 시범적으로 정규 교육과정과 발도로프 교육을 수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선택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전체 15개 학급(전교생 330여 명) 가운데 5개 학급에서 ‘발도로프’ 방식을 채택한 수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시범 운영기간이 끝나자 내년도 교육과정에 ‘발도로프’를 이용한 수업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학교와 학부모들 사이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A 학교 관계자는 “현행법상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지 않은 교육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라고 하니 교사는 물론 교원 모두가 어떻게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이 판단해야 할 사안으로, 도교육청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규태·정민훈기자

목욕탕 경유 100ℓ 하수관으로 유입… 수원시·소방당국 신속 대응 빛났다

수원의 한 대중목욕탕에 설치된 기름탱크에서 경유 100ℓ가 하수관으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수원시가 소방 당국과 함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발 빠른 대처에 나서면서 더 큰 피해를 막았다. 3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9일 오후 9시20분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일대 주택가에서 “하수도에서 기름 냄새가 난다”는 주민신고를 잇따라 접수했다. 이에 시는 곧바로 유관 기관과 함께 신고가 접수된 지역의 우수관과 하수관 등을 조사했다. 시는 다음 날인 30일 오전 8시30분께 기름 냄새가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35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송죽동의 한 대중목욕탕 지하에 설치된 기름탱크에서 약 100ℓ가량의 경유가 하수관으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시와 소방 당국은 경유가 유입된 하수관에 기름처리제를 투입하는 등 기름 제거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이들 기관은 큰 피해 없이 사고 18시간 만에 유출된 기름을 모두 제거, 더 큰 피해를 막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사고 현장에서 작업 지시를 내리는 등 시 공무원 전체가 유기적인 사고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사고를 겪어 오면서 완성한 환경오염사고 대응매뉴얼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처했다”면서 “시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 큰 피해 없이 사고를 수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병돈기자

[지지대] 2018년 트렌드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 해가 밝았다. 새해 대한민국을 움직일 트렌드는 ‘꼬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꼬리가 몸통보다 중요해져,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거세진다는 진단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8’은 올해 10대 소비 트렌드 핵심어를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는 뜻의 ‘웩더독(WAG THE DOGS)’으로 정했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의미다.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SNS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카드뉴스가 TV뉴스보다, 노점의 푸드트럭이 백화점 푸드코트보다, 인디레이블이 대형 기획사보다, 인터넷의 영향력있는 개인이 대형 스타보다 인기를 더 끄는 현상이 가속화한다는 것이다.여기에 문재인정부 출범 후 시급 노동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하청·협력업체 등 소외계층 권익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커지면서 웩더독 트렌드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웩더독은 정치·경제적 의미를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자주 발견되고 사회적 약자인 언더독의 약진이 눈에 띄는 지금의 다양한 현상을 포괄하고 있다. 트렌드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읽는 데 필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제는 마케터만이 아닌 대중들의 관심사가 됐다. 지난해엔 ‘욜로(YOLOㆍ한 번뿐인 인생, 현재를 즐기며 살자는 의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등이 유행하는 트렌드 용어였지만 이 또한 새로운 트렌드에 묻혀가고 있다.새해엔 삶의 거창한 목표나 대단한 성취감이 평범하고 소소한 행복 ‘소확행(所確幸ㆍ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자리를 내주고, 가성비보다 ‘가심비(價心比ㆍ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를 더 중시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또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이 적당히 벌면서 잘 살기를 바라는 젊은 직장인 세대의 라이프스타일로 등장하게 된다는 전망이다. 워라밸 세대는 돈보다 스트레스 없는 삶을 추구하고 자기 자신과 여가, 성장을 중요 가치로 여기며 사회 전반적인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예전엔 최소 10년 주기의 큰 흐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면 지금은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알지 못하면 일상적 대화나 사회생활에서 소외되기 쉽다. 2~3년 단위로 변하던 트렌드는 지금은 1년도 채 안 간다. 경제 부침과 함께 세상이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다. 트렌드도 이젠 공부하고 열심히 쫓아가야 하는 시대, 이래저래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 이연섭 논설위원

[특별기고] 국민만 바라보는 2018년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마음으로

2018년 무술년은 개의 해입니다. 개는 유독 충성스러운 동물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낫습니다. 견마지로(犬馬之勞)라는 고사성어가 있을 정도니까요. 2018년 제 목표는 국민께 견마지로를 다하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 앞에 하찮은 존재이고 국회의원이 가진 어떤 특권이나 임무도 국민주권의 한계 안에 있다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소속한 정당이나 세력에 앞서 권능을 부여한 국민주권에 속한다는 것을 다시 새기며 국민의 종복임과 위임받은 권력의 한계를 잊지 않는 무술년을 다짐합니다. 2018년은 지난해 못지않은 다사다난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 자동차, 제철산업 등의 위태로움은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기업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정부가 닥쳐올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일자리문제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근심은 식자들에게 인지상정에 가깝습니다. 안보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핵 관련 현 정부가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솔루션을 가졌다고 보는 전문가는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수와 진보가 역전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6월 지방선거도 현재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당우위의 결과가 나오리라는 관측입니다. 탄핵후유증이 치유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야당의 선거전망은 불투명합니다. 모든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명제를 우리 사회가 더 숙고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현 정권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는 새해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언제까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을지는 여러 관측이 있지만, 정권차원의 리스크를 넘어 사회의 신뢰자산을 허무는 지경에까지 이르러서는 안됩니다. 새 정부가 지난 정부를 심판하고 이를 통해 포퓰리즘적 지지세를 구가하는 것은 긴 안목에서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며 정권이 패닉에 빠지고 그로 인해 분열과 대결의 정치상황이 초래된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켜켜히 쌓인 적폐는 어느 한 정권만의 책임이 아닌, 우리 사회가 가진 한계이며 우리가 힘을 합해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적폐청산이라는 이유로 전 전정부까지 전방위로 정치보복을 하고자해서는 이정권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협치’가 2018년엔 현실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리당략이 아닌 초당적 인식에 따른 결론입니다.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정치규범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주의는 제왕적 권력을 허용하지 않고 이해관계의 일방통행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저부터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2018년 한 해는 협치를 통해 주거, 청년취업, 저출산 등 먹고사는 문제해결에 모든 것을 바쳐야 합니다. 대내외 안보사안이나 경제문제도 가장 큰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습니다. 정치적 협치의 틀 없이는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정권처럼 갈등에서 파생되는 에너지로 난국을 돌파하기에는 올해 닥칠 위기가 너무 중대하고 결정적입니다. 제7공화국을 여는 개헌문제도 당리당략적으로 접근하는 정치세력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입니다. 여러 닥친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동북아 중견국가의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고, 굳건한 한미동맹 속에 동북아 평화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가 게으르지 않다면 평화의 계기와 경제적 반등의 때는 반드시 올 것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현 정권은 ‘집권’의 무게감을 견뎌야 하는 시험에 임할 것이고 야권은 ‘대안’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물음에 직면할 것입니다. 양극화 등 우리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갈수록 복잡해지는 외교문제에 누가 대안과 믿음을 줄 수 있는가가 우리 사회의 위기탈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더 낮은 곳에서 더 성실하게 준비하는 쪽이 국민과 함께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정진하는 한 해를 살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눈 밝고 목청 큰 국민이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좌표입니다. 무술년 황금개의 해 첫날에 충심으로 국민을 섬길 것을 다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순자 국회의원(자유한국당·안산 단원을)

[인천의 아침] 제4차 산업혁명과 박물관

오늘날을 제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말한다. 18세기 농업과 농촌 중심의 사회에서 산업과 도시 중심의 사회로 변화된 제1차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진보를 이룬 제2차 산업혁명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 발전하는 제3차 산업혁명을 거쳐, 이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RT) 등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접목한 네 번째 산업혁명시대다. 제4차 산업은 한마디로 제조업과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제4차 산업은 공급자들이 수요자의 전반적인 경향이 아니라 하는데, 수요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에 지능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이것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산업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는 공급자가 중심의 지식주입방식을 탈피하여 교사가 아닌 학생이 학습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박물관도 공급자 중심에서 관람객인 수요자 중심으로 어떻게 바꾸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공급자 입장에 있는 박물관은 수요자인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둘러보는 행동 유형을 보면,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개미형 관람객(ant visitor)들은 벽과 전시대를 따라 걸으면서 전시물을 관찰하는데, 전체적으로 관람시간이 길다. 둘째, 물고기형 관람객(fish visitor)들은 전시실의 중앙에서 움직이기를 좋아한다. 전시실의 전시물들을 자세하게 보려고 하기보다는 빈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전체적으로 쭉 훑어본다. 셋째, 나비형 관람객(butterfly visitor)들은 전시실 내 주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기보다는 오른쪽 벽에서 왼쪽 벽으로 날아다니듯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거의 모든 전시물들을 살펴본다. 멈춰 서는 시간은 전시물에 따라 다르다. 넷째, 메뚜기형 관람객(grasshopper visitor)들은 박물관 내 주어진 동선을 무시하고 자기들이 관심 있는 전시물만 본다. 이 관람객들은 주로 개인적 관심이나 전시물에 대한 사전 지식에 의해 선택적으로 전시실을 돌아본다. 전체적인 관람 시간과 비교해 봤을 때 특정한 전시물 앞에 서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관람 유형에 대한 파악과 함께 관람객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전시물에 대한 해설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오디오 가이드나 LED 혹은 LCD 영상, 더 나아가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안내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y)의 활용이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박물관 소통의 본질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관람객들이 아이팟(iPod) 터치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앱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전시물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소형 규모의 박물관, 특히 사립박물관들은 어려움이 많아서 지자체나 관련 기관의 이해와 도움이 절실하다. 이런 점에서 인천시의 작은 박물관 활성화 사업과 박물관협의회 사업 지원이 새해에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임봉대 인천시 박물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