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준 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더불어민주당·고양2)

경기도의회가 오는 13일부터 도, 도교육청, 산하 공공기관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행감의 경우 9대 도의회의 마지막 행감인 만큼 의원들의 활발한 감사 활동이 예상된다. 이에 도의회 상임위원장들을 만나 행감에서 다뤄질 도정의 주요 현안과 상임위별 쟁점 사안을 들어본다. 이재준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고양2)은 8일 “마지막 행정사무감사라는 생각보다는 앞서 진행된 3차례의 행감이 토대가 된 ‘종합사무감사’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는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단순한 지적에서 끝내기보다는 좀 더 내면을 들여다보고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9대 도의회의 마지막 행감인데다 내년 6ㆍ13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어 위원들의 적극적인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각 위원이 활발한 감사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행감 이슈와 관련 “개인적으로 도정 재정운영에 있어 중기지방재정계획, 투융자 심사 등 절차를 정확히 이행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며 “투융자 심사 및 타당성 검토용역 등에서 부결된 사안 등에 대해서도 짚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임위별 주요 쟁점에 대해서 그는 “기획재정위는 도와 경기도시공사가 주거복지 사업의 일환으로 제출한 따복하우스 신규 조성 동의안 등 7건에 대해 상정 및 처리를 보류하고 있는 상태”라며 “따복하우스 관련 사업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와 우선순위를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따복하우스 관련 안건들의 처리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사업들이 지속성을 갖고 있는지, 시의적절한 사업인지 등도 명확하게 따져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모든 위원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이 기간이 의례적 아닌 마지막 순간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한다”며 “위원장으로서 이번 마지막 행감을 비롯, 내년도 예산안 심사까지 모두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여야 경기의원, 유남석 청문회 격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경기 의원들이 8일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정면충돌,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권에서는 유 후보자의 우리법연구회 활동 경력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정부의 좌편향 코드 인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남양주병)은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법무부, 대법원 등 사법권력을 좌편향 인사로 차곡차곡 채운 후 이제 사법권력 마지막 퍼즐을 채우기 위해 우리법연구회 출신 유 후보자를 지명했다”며 “임기 10개월짜리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가 퇴임한 이후 유 후보자를 소장으로 지명해 헌재를 장악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 의원은 “후보자의 두 자녀는 모두 연간 학비가 수백, 수천만 원이 드는 국내 귀족학교와 해외 대학을 졸업했다”면서 “당시 후보자 집안에서는 후보자만 소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법관의 월급만으로 두 자녀의 해외유학 비용을 댔나”라고 추궁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우리법연구회는 특정 이념이 아닌 정당한 학술단체라고 반박하며 유 후보자가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양주)은 “판사들이 스스로 특권의식을 벗어던지고 사법부의 사회적 역할을 성찰하고 고민했던 모임이 우리법연구회”라며 “사법부의 독립과 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보장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맞대응했다. 이어 “사회·경제적 양극화 속에서 헌재가 약자와 소수자 인권 보장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국민의 염원이자 헌재의 시대적 과제”라며 “대통령이 유 후보자를 지명한 것도 자질과 인품 면에서 이러한 역할 수행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셨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수원을)도 “(우리법연구회 활동은) 권위주의 시대에 사법부가 일조한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을 바꾸기 위한 법원 조직 내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칭찬을 받아야 할 활동들”이라고 적극적으로 두둔했다. 또한 그는 “유 후보자 가문은 2013년 병무청이 선정하는 병역명문가에 선정됐다”면서 “그동안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병역면탈 문제가 많았는데 이렇게 안보현실이 불안한 상황에서 이 후보자는 가장 믿을만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유 후보자는 ‘우리법 연구회’ 활동과 관련, “창립 당시 우리나라는 여러 법률문제에 직면해 외국 학설과 이론을 연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현실에 맞도록 연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구윤모기자

2017 한·미·일·중 국제 사회복지 포럼… 미래형 사회복지 모델 구축 논의

한ㆍ미ㆍ일ㆍ중 4개국 복지 전문가들이 급변하는 세계 복지 흐름을 반영한 미래형 사회복지 모델을 구축하고 나섰다. ㈔미래복지경영은 미래지향적인 사회복지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7일 스타트업캠퍼스 컨퍼런스홀에서 ‘2017 한ㆍ미ㆍ일ㆍ중 국제 사회복지 포럼’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사단법인 미래복지경영과 미래복지경영학회가 주최하고 경기복지재단, 성남위례종합사회복지관이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김신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평생학습시대의 사회복지’라는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진행됐다.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사회복지의 필요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으며, 특히 평생교육시대가 도래한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사회복지 모델 구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미국과 일본, 중국 복지 전문가들이 각국의 사회복지 실태를 분석ㆍ발표 시간도 이어졌다. Judith Ann WHITING USC사회사업대학원 교수 겸 변호사는 미국의 사회복지 미래와 전망을, Takafumi UZUHASHI 도시샤대학교 사회정책학 교수는 일본의 사회복지 미래와 전망을, 주립무(周立武) 항주시 여항구 노동ㆍ사회보장학회 부회장은 중국 사회복지 미래와 전망 등 자국의 복지제도현황은 물론 전망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이준우 강남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체제를 비롯한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심도있는 논의가 계속됐다. ㈔미래복지경영 관계자는 “사회문제의 개선과 해결을 위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NGO로서 이번 포럼은 사회복지체제를 발전할 좋은 기회였다”며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선진국형 사회복지모델을 참고해 한국의 현실에 부합한 미래복지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인천항만公, 외로운 섬마을 노인들 보듬다

인천항만공사_인천항시설관리센터 직원들이 대청도에서 사진촬영 법률상담 등 교환을 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지역사회 나눔경영의 일환으로 옹진군 대청도에서 찾아가는 재능나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번 사회공헌(프로보노, Pro Bono) 활동엔 (사)인천항시설관리센터가 동참했고, 전기 기술자와 사진 동호회 회원, 사내 변호사 등 직원 10여명이 참여했다. 프로보노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무료봉사’라는 뜻의 라틴 문구인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의 약어로 변호사가 소외계층에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였으나 최근엔 각 분야로 의미가 확장됐다. 프로보노 활동에 나선 이들은 대청도내 독거어르신 가구 23가구의 노후 전열·전등기구 교체와 가족·장수사진 촬영, 무료 법률상담 등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소외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했다. 가족·장수사진은 제작후 어르신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IPA는 앞으로도 서해5도와 도서지역에 대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재능나눔 봉사는 물론 교육, 문화, 관광진흥 등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분야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회공헌활동으로 특화해 나갈 계획이다. 대청면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라 전등 등을 교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셨는데, 이번에 봉사자들의 재능기부 뿐 아니라 말벗도 해드려 매우 만족해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A 신재풍 팀장은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IPA는 지난 7월 소방시설 부족으로 화재에 취약한 소청도와 소연평도에 소화기 및 주택용 화재경보기 243개를 보급했고, 승봉도엔 섬관광 편의 향상을 위해 관광안내도 설치 등 사회공헌 활동을 벌였다. 허현범기자

항공선도기업 지원… ‘MRO 조성사업’ 이륙 기대

인천지역 항공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항공선도기업 지원사업이 내년에 본격화 된다. 답보상태에 빠진 인천국제공항 항공정비단지(MRO) 조성사업 추진에 동력을 실을 글로벌 항공 관련 기업 유치도 추진될 전망이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민선 6기 인천시의 8대 전략사업 중 하나인 항공산업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항공 선도기업 육성사업이 내년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시는 인천지역 각 산업단지 내에 있는 항공 관련기업 발굴 및 육성에 나서 현재까지 모두 17개 기업을 지원했다. 내년에는 항공관련 기술을 보유하거나 잠재력을 갖춘 선도기업 육성에 힘을 쏟기로 했다. 특히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해야 할 인천공항 제4활주로 인근 114만㎡ 부지 MRO단지 조성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글로벌 항공기업 유치도 추진될 전망이다. 아울러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해 공공서비스와 문화·스포츠분야에 활용하는 드론 산업 활성화 사업도 추진하게 된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내부에 출범한 인천항공센터에서 이 같은 항공관련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항공산업이 뿌리산업부터 첨단·문화산업에 이르기까지 융·복합이 이뤄지며, 그 파급효과가 타 산업에 비해 월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시는 현재 회기 중인 제245회 인천시의회에 모두 11억원 규모의 ‘2018년 인천시 항공분야에 대한 출연 동의안’을 상정했다. 관련 예산은 전액 시비로 편성된다. 해당 동의안이 시의회를 통과할 경우 인천TP 항공센터를 통한 항공산업 육성책이 내년에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인천지역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글로벌 비즈니스와 연구개발, 교육훈력 지원기능과 함께 국내 현대화를 이끈 원도심산업단지가 입지하고 있고, 세계적인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항공산업 육성의 최적지”라며 “항공산업을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해 드론을 활용해 재난현장 안전관리 모니터링과 대기·폐수 배출업소 지도점검 등 모두 12개 부서 사업에 공공서비스를 지원했다. 양광범기자

[기고] 화(火)를 다스려야하는 계절, 겨울

바야흐로 ‘화(火)’나는 계절, ‘불(火)’과 가장 친해지는 계절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불과 겨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은 분명하나, 반드시 책임과 조심성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로 70회를 맞은 ‘불조심 강조의 달’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최근 5년간의 화재 발생 통계를 보면 1월과 2월에 화재 발생 건수가 집중되어 있다. 습도가 낮아져 대기가 건조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난방기구 및 전열기구의 사용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화재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주의’라는 것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재산은 물론이고,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기억해야 한다.두 번째를 차지하는 원인이 바로 ‘전기 취급 부주의’이다. 난방기구의 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는 특히 신경쓰고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전기라는 것이다. 일상 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 하던 전기도 겨울철에는 한 번 더 살펴보고, 외출 전에는 꼭 모든 전기제품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좋겠다. 소방서에서는 1년 365일 화재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면서도, 겨울철을 앞둔 11월에는 특히 ‘불조심 강조의 달’이라 칭하며 범국민 소방안전 교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는 각종 화재예방 공모전을 벌이기도 한다. 화재예방에 관한 사생화를 그리기도 하고,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하고, 또 직접 불조심 표어도 생각해보며 어린이들 스스로 화재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예부터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하지 않았던가. 그 오랜 시간을 지나 70주년을 맞은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은 어쩌면 우리의 삶과 함께 성장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내 안의 화를 잘 다스려야 나와 다른 사람이 편안하듯, 올 겨울에는 불이 지나쳐 화가 되지 않도록 불을 잘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 수원소방서는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을 청렴의 날로 정했다. 그래서 매달 첫 번째 월요일이 되면 알람이 울린다. 바로 청렴의 날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다. 또 매일 오후 5시 30분이 되면 전 직원의 휴대폰에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뜬다. 이 모든 것이 청렴동아리 ‘푸른생각’에서 나온 결과다. ‘푸른생각’은 우리 수원소방서의 자랑이다. 각 안전센터와 내근부서 직원 20여명이 모여 정기적으로 청렴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전 직원의 청렴 공감대 형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 결과 수원소방서는 2015년 청렴시책 최우수 관서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의 허리를 지나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소매에 어떤 것을 품고 지나왔는지 한번 돌아볼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듯 청렴은 사회 전반의 윤리성을 측정하는 척도임에 틀림없으며 더 나아가 현대사회에서는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다. 청렴성과 도덕성이 높을수록 개인의 경쟁력 또한 높아질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앞으로도 청렴 문화 조성에 우리 소방이, 우리 수원소방서가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 정경남 수원소방서장

[김종구 칼럼] 도지사 선거 ‘행정가 투입설’

대체로 ‘달인(達人)’은 좋은 말이다. 사전도 그렇게 풀고 있다.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또는 ‘널리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다. 행정에도 붙는다. ‘행정의 달인’이라 불린다. 경기도정 역사(歷史)에 더러 있다. 남기명 행정 부지사가 그랬고, 정창섭 행정 부지사가 그랬다. 둘 다 일 처리가 빨랐다. 15조 예산을 순식간에 정리했다. 3천여명 인사도 며칠이면 끝냈다. 꼼수를 찾아내는 데 귀재였다. 사소한 실수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직원들에겐 공포였다. 행정부지사실은 차라리 고문실이었다. 그때 맞은 불벼락을 추억하는 공무원들이 많다. 행정은 복합 업무다. 별의별 업무가 다 있다. 하물며 1천300만명을 보살피는 도정(道政)이다. 이 걸 결정하는 자리가 도지사다. 임기라야 4년이다. 복습으론 늦는다. 예산 10분의 1도 못 보고, 직원 10분의 1도 못 만난다. 사전 예습이 필요하다. 그렇게 보면 최고의 도지사감은 행정 부지사 출신들이다. 부(副ㆍvice)로 있으면서 정(正ㆍmain)의 업무를 봐서다. 지방자치 초에는 유권자들도 그렇게 여겼다. 정치권도 후하게 평했다. 유력 후보군이라 여겼다. 정 전부지사가 추억한다. “권유가 왜 없었겠어….” 어디 그 뿐이었겠나. 모르긴 해도 부지사 여럿이 그런 권유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한 명도 없다. 이인제ㆍ손학규ㆍ김문수ㆍ남경필 지사가 모두 정치인이다. 임창렬 지사도 정치색 입혀진 부총리였다. 낙선한 후보에조차 없다. ‘행정의 달인’의 한계가 지적됐다. 여전히 고위직의 고귀함을 지키려 했고, 찾아와서 모셔가 주기를 바랬고, 쌓아온 과거의 것을 하나도 놓지 않으려 했다. ‘정치의 달인’은 그러지 않았다. 한없이 추해지기도 했고, 넉살 좋게 굽실거리기도 했고, 전부 잃을 각오를 하기도 했다. 경기지사직에 오른 건 이런 ‘정치의 달인’들이었다. 그 사이 행정부지사들의 몸값도 떨어졌다. ‘허구한 날 재기만 하다가 날 새는 사람들’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랬던 행정부지사 얘기가 며칠 전 들렸다. 한국당 발(發)이다. 행정가 그룹을 지방선거에 검토하고 있다는 설(說)이다. 여당의 정치군단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술이란다. 몇몇 지역에서는 이름도 등장한다. 경남도지사에 윤한홍 의원, 대구시장에 정태옥 의원. 윤 의원은 경남 행정부지사, 정 의원은 대구 행정부시장 출신이다. 그 속에 경기도 얘기도 있다. 박수영 전 행정1부지사 이름이 스친듯하다. 말의 진원지를 추적해봤다. 당의 ‘특별한’ 위원장 입이 출발지다. 하필 이런 때 홍준표 대표도 묘한 말을 던졌다. “경기도 자존심을 살려줄 1~2명을…뚜껑이 열리면 크게 놀랄 것이다”. ‘설’이 사실인 것과 사실이 현실이 되는 건 다르다. 행정가 투입설이 있다고 곧 후보가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이 많고, 정치도 안갯속이다. 그럼에도, 귀를 쫑긋거리게 되는 건 판의 확장 때문이다. 이미 ‘시장 그룹’은 2018 선거판의 한 자리를 꿰찼다. 여기에 ‘행정가 그룹’까지 가세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행정부지사 출신’이라고 특정까지 되고 있다. 정치인들이야 짜증 낼 게 뻔하다. ‘감히~’라고 할 거고, ‘까짓것~’이라고 할 거다. 하지만, 유권자는 다르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다. 하물며 경기도 출신 행정가를 쓰겠다는 것 아닌가. ‘설’만으로도 관심 둘 가치는 충분하다. 정창섭씨를 만났다. 검은색 가방을 들고 나왔다. 녹음기와 필기도구라고 했다. 몇 달째 98세 아버지를 모시고 인터뷰 중이란다. “젊은 시절을 얘기하실 때 행복해 하십니다. 말씀을 모아 책을 만들어 드리려고.” 이제 ‘행정의 달인’이 아니다. 그저 강의하는 선생이고, 아버지 모시는 아들이다. 능력이 아깝다는 인사말에도 ‘차관 한 것도 분에 넘쳤다’며 웃는다. 후배들의 정치 얘기에는 말을 아낀다. ‘능력 있는 후배’라는 덕담이 전부다. 딱 그답다. 하지만, 후배들은 다르다. 도지사-박수영-를 꿈 꾸고, 수원시장-이재율-을 고민하고, 의정부시장-김동근-에 도전한다. 당차게 변한 ‘행정’이다. 그 당참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번엔 될 것인가. 또 안 될 것인가. ‘행정가 그룹’이 2018 선거판에 보태 줄 또 하나의 재밋거리다.

[천자춘추] 우리는 건강한 의료인을 원한다

얼마 전부터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선임 간호사가 후임 간호사를 정도 이상으로 훈육하는 ‘태움’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간호사는 우리가 병든 몸으로 치료를 위해 찾아가는 병원에서 내 몸과 마음의 치유를 돕는 소중한 의료인이다.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최상의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건강해야 한다. 몸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날카로운 이성과 지성과 함께 아픈 이들을 돌보기에 넉넉한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고,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간호사의 근무여건이 남의 일 같이 않게 살펴야 한다. 최근에는 학교와 병원에서 선배로부터 대물려 오는 폭력에 말 못하고 당해온 의사와 의학과 학생들의 이야기가 화제이다. 수술장에서 수술기구가 던져지고, 진료실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사용될 도구가 깨지면서 그들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 우리의 몸을, 의식이 없는 우리 몸뚱이를 전폭적인 신뢰로 그들에게 내맡기고 누워 있는데, 그들이 내 몸뚱이를 치료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학교, 일부 의료기관의 이야기이지만, 맘이 아프다. 우리는 똑똑한 의사 못지않게 따뜻한 의사를 기대한다. 인간으로서의 나를 존중해주고, 몸이 아파 함께 아픈 마음도 만져줄 수 있는 의료인을 기대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라 믿고 싶다. 그런 의료인은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존중할 것이다. 신체적 폭력이던, 언어적 폭력이던 그 어떤 모습의 폭력도 의료인 사회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은 우수한 인재가 모이는 대학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서로 경쟁하며 마음보다 머리를 채우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선배 간호사로 의료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로서 우리 의료 현장의 민낯을 대하면서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대학이 어떤 의료인을 길러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이다. 똑똑함을 뛰어넘은 따뜻한 의료인을 양성해야 한다. 인간을 존중하는 의료인의 기본 정신이 현장에서 구현되고, 의료인 사회에서부터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요즘 내가 하는 고민이다. 박은영 가천대학교 학사부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