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詩人 고은은 상수원규제와 관계없다

노(老) 문인에 대한 도리가 아닌듯하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라는 행정과도 무관하다. 많은 시민이 본질을 벗어난 집단행동이라고 지적한다. 수원시 상광교동 주민들은 지금 투쟁을 벌이고 있다. 47년간 묶여 있는 재산권 행사를 위한 절박한 싸움이다. 개발제한구역에 상수원보호구역까지 겹친 이중 피해의 당사자들이다. 무너진 집을 고치려 해도 맘대로 할 수 없다. 등산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도 있지만 이마저도 불법과 적법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반복되는 단속에 10여건이 넘는 전과기록을 가진 주민도 상당수다. 그래서 상수원 보호구역 한가지만이라도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도 같은 생각이다. 인구 15만 시절에, 지하수 먹던 환경에서 만들었던 상수원보호구역이다. 인구가 130만에 달하고, 광역상수도가 완비된 지금까지 그 제재를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규제를 풀 생각이 없는 듯하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합의(合意)’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환경 단체와 주민 간의 결론날 수 없는 대립을 뻔히 알면서도 내건 조건이다. 주민들의 감정이 점차 격해지는 것은 이런 때문이다. 동기가 분명한 항의다. 하지만, 고은 시인의 거소를 에워싸는 압박은 옳지 않다. 고 시인은 20여년간 안성에 거주했다. 그를 삼고초려 끝에 맞아들인 것은 수원시다. 그의 국제적인 인지도, 국내 시단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때마침 수원시가 정한 ‘인문학의 도시-수원’이라는 목표와도 연결됐다. 거소로 정한 광교산 주택은 민간으로부터 수원시가 사들여 소유주는 수원시다. 그런데 고 시인이 갑자기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고은 시인 떠나라’는 구호의 대상이 됐다. 아무리 꿰맞추더라도 연결되지 않는다. 고은 시인이 상수원규제를 했을 리 없고, 고은 시인 때문에 상수원규제 해소가 안 될 리 없다. 주택은 물론 나무 하나, 벽돌 한 장도 그의 소유는 없다. 주택이라는 부동산의 가치 변화가 고은 시인에게 가져다줄 이익은 전혀 없다. ‘물러나라’는 시위대의 고함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출입로를 점거당해 마치 연금이라도 된 듯 갇혔어야 할 이유가 없다. 도대체 ‘고은 집으로 몰려가자’는 발상이 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 상광교동의 이중 규제는 반드시 풀려야 한다. 수원시의 계속된 노력과 환경부의 전향적 사고를 촉구한다. 하지만 ‘고은 볼모 잡기’ 식 시위는 옳지 않다. 중단되어야 한다. 들려오는 얘기에 따르면 고은 시인이 ‘힘들다. 수원을 떠나고 싶다’고 주변에 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지대] 지휘자의 리더십

▶김대진 수원시립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사표가 수리됐다.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그가 수원시향 상임 지휘자로 활약한 지 9년 만이다. 내년 4월까지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사표를 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김 감독의 운영 방식과 단원을 대하는 태도가 발단이었다. 수원시향 노조는 김 감독의 고함과 ‘박치’라는 모욕적 언행 등에 ‘폭력적인 리허설, 수준 미달의 리더십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며 항의했다. 이에 김 감독은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사표를 제출했다. 김 지휘자는 수원시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진정한 하모니를 이루지 못해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됐다. ▶‘지휘자(conductor)’라면 보면대 앞에서 지휘봉을 흔드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 같은 근대적인 지휘자가 출현한 것은 19세기 초다. 그리스 시대에는 발로 박자를 통일시키고, 훗날 손의 움직임으로 박자와 선율의 상하를 지휘하는 카이로노미(chironomy), 17~18세기 긴 막대로 마룻바닥을 쳐서 지휘하는 등 다양한 형식이 존재했다. 작곡자나 수석 연주자들이 그 역할을 맡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그러나 악기의 발달과 더불어 지휘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직업인으로서의 지휘자가 등장했다. 단순히 집단적 연주의 시작과 끝, 박자, 리듬을 통일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해석하고 이를 ‘연주자들을 통해’ 재창조하는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연주단원들과 소통하고 하모니를 이루는 것은 지휘자를 진짜 지휘자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역량인 셈이다. ▶최근 지휘자의 리더십을 가장 요구받는 인물은 단연,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보름 동안 탈권위, 파격적인 스킨십, 공격적인 개혁 등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나 정부 정책 등에 대한 글을 쉽게 찾기 어려웠던 한 육아 커뮤니티 카페가 ‘달(문ㆍmoom)님’ 팬을 자처하는 게시글로 도배되는 것이 방증한다.문 대통령이 선택한 내각과 청와대 입성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한창이다. 어떤 오케스트라가 꾸려질 것인가. 지휘자든 연주자든 최종 목적은 관객의 감동이다. 문 대통령이 현명한 지휘자의 리더십을 발휘해 훌륭한 연주자들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국민을 감동시킬 날을 기다린다.류설아 문화부 차장

[데스크 칼럼]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는?

격세지감(隔世之感), 이는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말한다. 새정부 들어 달라진 작금의 세태를 적절하게 말하는 표현일 듯하다. 지난 정권 때 야심 차게 추진됐던 사업 중 하나가 새마을 운동 해외사업이다. 성장의 발판이 된 새마을 운동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는 취지다. 성공모델을 해외에 전파, 우리의 농업을 표본 모델로 삼자는 뜻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농업ㆍ농촌 기관 및 단체는 마치 제2의 농촌부흥운동으로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25일 감사원이 공개한 성적표는 초라했다.전문성 없는 현지 교민 협력관 위촉으로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 기관별 비슷한 사업추진으로 혼선이 따랐고 사업비 정산 및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이처럼 상당액의 혈세가 수반된 새마을 운동 해외사업은 지난 정권 때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왔다. 격세지감을 들게 한다. 올해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의 가치는 두 가지 사업으로 집약된다. ‘농가소득 5천만 원 시대 창출’,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쉽지 않은 모델이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투자가 전제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도 농가 경제조사’ 결과치를 보면,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천719만 7천 원으로 조사됐다. 직전년도 3천721만 5천 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더욱 좋지가 않다. 농업소득은 정작 10.6% 감소한 반면, 농업 외 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2.1%와 11.1% 증가하는 기형적 모습을 보였다. 반면, 농가의 가계지출은 늘었다. 조사 결과, 3천104만 9천 원으로 전년도 대비 1.4% 증가했다. 결국,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어난 셈이다. 농촌에 희망이 있을 리 만무하다. 농가소득 증대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새 정부의 국정 기조 또한 소득증대에 초점을 두고 있어 농가소득 5천만 원 구현은 시의적절한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보자. 기업 CEO와 단체장 등을 농촌마을의 명예이장으로 위촉하고 소속 임직원을 명예주민으로 참여케 하는 농촌사랑 운동이다. 수년 전 경기농협 박재근 본부장 때 추진됐던 농촌사랑운동(1촌1사) 시즌2격이다. 그 당시, 본지는 경기농협과 손잡고 농촌사랑 운동을 범도민운동으로 확산시킨 바 있다.농협만의 리그가 아닌 도내 각급 기관 및 단체, 회사, 주민들이 함께하는 범도민 운동이었다. 농촌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의 발로였다. 때문에 중앙회가 설정한 ‘1사1촌’이 아닌 ‘1촌1사’로 순서를 달리하면서 농촌에 더 큰 방점을 찍었다. 그 결과, LH(구 주택공사)를 시작으로 수백여 기관, 단체 및 회사들이 동참했다. 농촌마을과 결연을 맺은 뒤 다양한 형태의 봉사 및 도우미 활동을 전개했다. 도에서 불붙은 이 운동은 급기야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비판의 중심에 있던 농협이 새롭게 태어나는 단초가 됐다. 하지만, 작금의 이 사업은 탄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단지 결연을 맺고 가끔씩 마을을 찾아 일손을 거들며 물품을 전달하는 단순논리의 사업이 아니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애정을 불러 미래 먹거리 산업을 보듬고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자는 의미다. 너와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하면서 말이다. 농협은 돈도 벌어들여야 하지만 농민을 위한 환원사업도 해야 하는 양날의 칼 위에 서 있다. 국민은 후자를 더욱더 요구하고 있다. 소득이 있어야 소비를 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제 선순환에 주체가 될 수 있다. 농가소득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열정, 그리고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 역할을 농협이 담당해 주길 모두가 희망하고 있다. 이는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수 경제부장

깊은 산 속 붉은샘… 목 축이러 오세요 ‘더위야 가라~ 강원도 양양 여행’

5월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숲으로 들자. 청정한 계곡이 펼쳐진 강원도 첩첩 산골은 어떨까. 백두대간 구룡령 아래 자리한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은둔하기 좋은 곳이다.울창한 숲길을 지나 신비로운 불바라기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 담그고 세상을 잠시 잊어보자. 휴양림에서 묵은 다음 날에는 양양의 바다를 찾아간다. 가는 길에 해담마을에서 수륙양용자동차 타고 스릴을 즐기고, 송천떡마을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떡도 맛보자. 갈대 흐드러진 남대천연어생태공원을 거닐고, 푸른 바다가 펼쳐진 낙산사에서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첩첩 산골 신비의 땅 ‘미천골자연휴양림’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수도권에서 멀고 먼 첩첩 산골에 자리한 까닭이다.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조침령터널을 통과하기보다 홍천군 내면에서 구룡령을 넘는 방법을 추천한다. 구불구불 이어진 구룡령 꼭대기에 오르면 차를 세우고 둘러보자. 양양 이정표가 반기는 곳에 서면, 양양 쪽으로 거대한 산맥이 물결친다. 첩첩 산줄기 중에 가장 높은 곳이 설악산 대청봉이다. 구룡령에서 내려와 미천골자연휴양림 안내판을 보고 우회전하면 비로소 미천골이 시작된다.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 덕분에 왠지 신비의 땅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천골은 백두대간 약수산(1천306m)과 응복산(1천360m) 사이에서 발원해 남대천으로 흘러가는 후천의 최상류다. 계곡물은 가물어도 마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다. 미천골자연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1㎞쯤 오르면 양양 선림원지가 반긴다. 절터로 가는 돌계단을 오르면 예상외로 너른 터가 펼쳐진다. 절터에는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승탑, 홍각선사탑비 등이 덩그러니 남아 빛난다. 통일신라 시대인 804년 순응법사가 창건한 선림원은 홍각선사가 중창하면서 선종의 대표적인 절집으로 자리 잡았다. 10세기를 전후한 어느 해 산사태에 휩쓸리면서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추측한다. 전성기에는 공양을 짓기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에 하얗게 흐를 정도로 수도승이 많았다고 전한다. 그래서 계곡 이름이 ‘미천(米川)골’이다. ‘불바라기약수’와 청룡·황룡폭포 숲속의집 제2지구, 야영장 등 미천골자연휴양림 시설물을 지나 계곡을 5㎞쯤 거슬러 오르면 숲속의집 제3지구에 닿는다. 여기가 불바라기약수터로 오르는 출발점이다. 입구에는 차량 차단기가 내려졌고, ‘불바라기약수 5.7㎞’ 이정표가 보인다. 경사가 완만한 임도라 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산양 지킴이 구조대 초소를 지나면 미천골 정자가 보인다. 정자 앞으로 높이 약 70m 상직폭포가 콸콸 쏟아진다. 폭포를 지나면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길은 응복산의 품을 부드럽게 파고든다. 계곡물 소리, 새소리, 바람이 울창한 나무를 할퀴는 소리를 친구 삼아 걷고 또 걷는다. 어느덧 불바라기약수 삼거리. 여기서 임도를 벗어나 계곡 옆 오솔길로 접어든다. 징검다리를 서너 번 건너면 좁은 계곡에 갑자기 폭포수 쏟아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정면이 청룡폭포이고, 오른쪽에 황룡폭포가 있다. 불바라기약수는 청룡폭포 상단 바위에서 흘러나온다. 거기에 긴 호수가 연결되어 폭포 중간쯤 암반으로 약수가 떨어진다. 약수를 만나는 암반은 철분 때문에 온통 붉은색을 띤다. 불바라기라는 이름은 ‘불 바닥’에서 나왔다. 철이 많은 미천골 곳곳에 대장간이 들어서 온통 불 바닥이었다고 한다. 물맛이 강해 목젖이 불을 삼킨 듯 뜨겁게 느껴질 정도여서 불바라기라고 불렸다는 말도 있다. 한 모금 들이켜니, 불처럼 뜨거우면서도 탄산이 든 약수가 시원하다. 내려오는 길에는 탁족을 즐기자.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고 하늘을 쳐다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체험 공간 해담마을과 송천떡마을 미천골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은둔을 즐겼으면 다음 날은 양양 바다를 향해 길을 나서자. 가는 길은 물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후천은 미천골과 몸을 섞은 뒤 남대천으로 변하고, 결국 바다를 만난다. 미천골에서 후천을 따르면 해담마을이 나온다. 해담마을은 전국에서 잘나가는 체험 마을 중 하나다. 주민들은 알려지지 않은 오지를 색다른 자연 체험 공간으로 만들었다. 계곡은 수륙양용자동차를 타는 기막힌 코스가 됐고, 나무가 빽빽한 숲은 삼림욕장, 널찍한 계곡 옆 공간에는 통나무집과 야영장이 들어섰다. 해담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레포츠는 단연 수륙양용자동차 타기다. 천혜의 숲과 계곡, 대자연을 배경으로 즐기는 수륙양용자동차 타기는 놀이기구와 다른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해담마을에서 다시 후천을 따라 내려가면 송천떡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 간이 상점에서 그날 만든 떡을 판다. 인절미, 수리취떡 등 어느 걸 먹어도 맛나다. 장작불에 삶은 떡쌀을 떡메로 치고 손으로 주무르는 전통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매일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떡을 만든다. 마을 안쪽에는 떡 만들기 체험과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연어가 돌아오는 남대천과 양양의 자랑 ‘낙산사’ 양양 시내에 들어서면 후천은 남대천과 몸을 섞는다. 남대천은 영동 지역에서 가장 맑고 긴 강으로, 연어가 돌아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남대천연어생태공원에는 우거진 갈대 사이에 생태관찰로가 조성돼 있다. 느긋하게 걷다 보면 갈대 사이로 남대천이 불쑥 나타나고, 멀리 낙산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서 조금 올라가면 양양의 자랑, 낙산사를 만난다. 낙산사는 설악산 줄기가 동쪽 바다로 잦아들면서 너른 동해를 향해 선 오봉산(낙산)의 품 안에 자리한다. 거대한 해수관음상 앞에서는 바다와 설악산이 흘러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일출이 유명한 의상대를 지나면 바닷가 석굴에 자리한 홍련암이 나온다.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낙산사를 세웠다는 창건 설화를 간직한 곳이다. 홍련암의 관음보살은 간절하게 절을 올리는 아낙을 미소 띤 얼굴로 바라본다.김광호기자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묻지마 민자사업 ‘원천봉쇄’ 깐깐한 검토 용역남발 차단

인천시가 추진하는 민간투자사업 사업제안 심사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시의 재정 전담부서가 민간제안사업을 검토해, 불필요한 용역 의뢰를 사전차단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25일 인천시 민간투자사업 관리지침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이 지침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및 시행령,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인천시 재정운영 조례 등에 따른 것으로 인천시가 추진하는 모든 민간투자사업은 이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시 산하 사업부서는 민간 기업 등에게 사업제안서를 받는다. 그런데 일부 사업의 경우 사업 추진에 따른 수익률 등의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연구기관에 용역 의뢰를 하는 사업들이 일부 발생해왔다. 용역 의뢰가 사업 추진을 뜻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된 사업 검토 없이 용역에 착수하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용역비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재정 담당부서의 견해다. 이에 따라 시 재정관리담당관실은 현행 관리지침의 재정부서 사전협의 항목 중 ‘사업제안자와 담당부서간 비밀유지 의무를 재정 담당부서로 확대한다’고 개정했다. 또 불필요한 민간제안 사업의 용역 발주를 예방하기 위해 민간제안사업 검토 의뢰 주체를 사업부서에서 재정관리담당관실로 변경토록 개정했다. 지침 개정을 통해 관행상 사업부서 단독으로 용역 의뢰 여부를 결정하던 것이 재정관리담당관실의 검토가 중첩되면서 용역 수행만 하고 폐기되는 사업 추진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시 재정담당관실의 한 관계자는 “민간 제안사업 검토가 강화되 불필요하게 용역비만 사용하는 관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침에 따른 민간투자사업 대상 사업기반시설은 도로와 철도 등 53개 항목에 달한다. 시는 관리지침이 시 재정조례의 하위 지침으로, 개정안 고시일부터 이 지침이 변경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양광범기자

“누리과정, 내년부터 전액 국고 부담”

문재인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예산 전액을 국고로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번 방안에 따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연례행사 처럼 반복됐던 중앙정부와의 갈등이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열린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100%를 교육부가 부담하겠다고 보고했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부 국고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누리과정이 중앙과 지방정부 사이에 큰 문제가 됐었고, 학부모가 피해를 봤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누리과정의 국가 책임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항목을 따로 책정해 예산을 배분하는 안을 제시함에 따라 내년도 예산에 유치원(1조9천049억원)과 어린이집(1조9천245억원) 등 총 3조9천억원 규모의 누리과정 예산이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이번 교육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 방침을 환영한다”며 “국고 부담뿐만 아니라 무상보육 지원 확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교육자치가 보장되는 새로운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 공약에 따라 지난 2012년 시행된 누리과정은 그동안 시·도교육청 예산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재원을 마련해 왔다. 이에 시교육청은 교부금 자체가 변동성이 있는데다 대통령 공약인 만큼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시교육청 소관인 유치원과 달리, 어린이집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이어서 예산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해 매년 ‘보육 대란’이 우려됐었다. 앞서 시교육청은 올해 본예산에 누리과정 예산을 7개월치만 편성하는 등 보육대란이 우려됐었다. 예산 편성 당시 이청연 교육감은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책임을 교육청에 전가해 교육과 보육의 불안정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지방교육재정의 근본적 확충과 누리과정 예산 정상화에 국회가 나서달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시교육청은 올해 누리과정 부족액 약 990억 원(어린이집 495억1천315만원, 유치원 494억5천270만원)을 1차 추경에 전액 편성키로 하고 최근 시의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경안을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누리과정 총 예산 2375억원(어린이집 1187억원, 유치원 1188억원)의 7개월치에 불과한 1385억 원만 편성했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번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는 ‘보육대란’ 우려가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교육부는 누리과정 지원단가를 현재 월 22만원에서 2020년까지 30만원으로 단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또 교육부는 국공립 유치원 원아 수용율을 현재 25%에서 40%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저소득층 유아의 우선 입학을 의무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 대변인은 “누리과정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해 교육의 출발선을 평등하게 하고, 걱정 없이 아이를 낳아서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저출산 문제 해결에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부인 그림 대작·보은인사·입법로비 의혹 밝혀라” 이낙연 인사청문회… 거세진 야당 공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둘째 날인 25일 여야는 전날에 비해 한층 거센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이 후보자 부인과 관련, “조영남씨 대작 사건처럼 중견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져서 작품성이 떨어지고 그렇게 많은 작품이 이뤄질 수 있다고 하는 의혹과 관련한 제보가 있었다”며 대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과 다른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다”면서 “제가 (아내가) 잠도 안자고 (그림) 그리는 것을 늘 보는 사람이다”며 발끈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전시회 손님을 하객 맞듯 줄을 서서 맞았나”, “하객들이 작품구매와 관련 없이 돈 봉투를 내놨다는데 맞나”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자는 “턱도 없는 모함이다. 제보 신빙성에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고 본다”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은 “전남지사 선거 당시 후보자 최측근이 당비 5천여만 원을 대납해서 구속됐고, 주범은 1년2개월 실형을 산 사실이 있나”면서 “개탄스러운 것은 측근이 출소된 뒤 전남에서 채용해 월 300만 원을 받았다”고 압박하며 지방공무원법 위반을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공무원이 아니다”면서도 “보좌진들에게 이상한 짓 하지 말라는 말을 항상 달고 살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부끄럽다. 충분히 살펴보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김성원 의원(동두천·연천)은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 세제 혜택 법안을 내면서 노인회 간부로부터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언론보도를 바탕으로 “법안 제출일과 후원금 납부일이 같다”며 입법 로비 의혹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자는 해당 노인회 간부가 고등학교 후배이자 정기 후원인이라고 적극 해명하며 “제 인성이 굉장히 깡그리 짓밟히는 것 같은 참담한 느낌이 든다.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무슨 장사를 했겠나”며 억울함을 주장했다. 구윤모기자

[U-20 월드컵] 조영욱, “잉글랜드 꺾고 반드시 조 1위로 16강 가겠다”

“잉글랜드를 꺾고 반드시 A조 1위로 16강전에 나서겠습니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영욱(고려대)이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조영욱은 잉글랜드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하루 앞둔 25일 화성에 위치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단 모두가 3승을 바라보며 잉글랜드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워낙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준비에 문제가 없다. 잉글랜드를 꺾고 조 1위로 16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조영욱은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팀이 1대0으로 앞선 전반 39분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조영욱은 “위험한 상황인줄 알고 있었지만 내가 한번 희생하면 팀에 도움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달려들면 골 또는 페널티킥을 얻어낼 것이라는 확신으로 포기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조영욱은 “잉글랜드전에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격수로서 골 욕심을 내겠지만 내 역할에 충실해야 주변 선수들에게 찬스오기 때문에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펼치겠다”며 “잉글랜드의 공격이 역습형태로 많이 변해 사이드를 거친 중앙공격 패턴이 필요할 것 같다. 감독님 지시대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홍완식기자

도내 가구업체 두바이서 694만불 수출계약

경기도 가구기업 8곳이 아랍에미리트 연방 두바이 국제가구전시회(INDEX 2017)에서 148건 948만 불의 수출상담을 벌이고 126건 694만 불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가구전시회에 경기도관을 마련해 가구기업 8곳을 참가시켰다.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두바이 국제가구전시회는 중동지역 최대 규모의 가구·인테리어 분야 전시회로 56개국 857개사가 참가했다. 한국관은 18개사로 구성했으며, 이중 도내 가구업체 8곳은 경기도관을 차렸다. 도는 부스임차료, 기본장치비, 편도운송비 등을 50% 이내로 지원했다. 어린이 교구 전문제조기업 파랑새교구(대표 김태길)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어린이 교구용품 A유통사 의 바이어와 20만 불 규모의 샘플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바이어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추가 계약을 논의하기로 했다. 합성수지제 문세트 제조업체 ㈜태상(대표 민경호)은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미려한 강점으로 내세워 현지 B사 바이로부터 제품 관련 자료 및 샘플을 요청받고 50만 불의 수출상담 성과를 이뤄냈다. 사무용 가구 및 파티션 전문 제조업체인 ㈜제니시스(대표 이진만)도 두바이 정부 사무용품 납품업체인 C사로부터 학교에 들어갈 가구 정부 조달 사업에 참여하는 내용의 사업제안을 받는 등 50만 불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임종철 도 경제실장은 “두바이 국제가구전시회 참가업체 계약 성과는 도내 우수 가구업체의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가구산업이 국제시장에서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는 오는 6월 인도 뭄바이, 9월 중국 상하이, 11월 러시아 모스크바 등 국제가구전시회 참가지원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정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