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몸이 불편하더라도 내 손으로 대통령 뽑는 기분 좋은 권리, 포기할 수 없어서 투표 참여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8일 앞둔 1일 오전 10시 수원 중앙요양원에서 첫 거소투표가 실시됐다. 이날 요양원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1층에 마련된 투표소로 향했다. 어르신들은 지팡이와 노인보행기 등을 이용해 힘든 걸음을 옮겼으며 혼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요양원 관계자들이 휠체어를 밀어주거나 부축을 받으며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이동했다. 또 혹시 모를 응급상황을 대비해 계단, 승강기 등 곳곳에는 요양원 관계자 10여 명이 배치되기도 했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시각 장애인의 투표 참여를 위해 점자 투표용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날 점자를 알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투표에 참여해 수원시권선구선관위 관계자 2명이 기표소로 함께 들어가 투표용지 위에 도장 찍는 것을 돕기도 했다. 거소투표는 투표소까지 올 수 없는 유권자가 사전에 신고하면 투표소에 가지 않고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군인이나 경찰, 병원, 구치소 등에 머물고 있거나 신체 장애로 거동이 어려울 경우 거소투표를 할 수 있다. 요양원에서 진행된 거소 투표함은 투표가 끝난 뒤 우체국을 통해 어르신들의 각 주소지 선관위로 이동ㆍ보관되며, 5월9일 본 선거일에 개표소로 최종 이동된다. 이날 사전에 거소투표 신고한 요양원 유권자는 총 76명으로 당일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제외한 68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등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투표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됐지만 어르신들의 높은 투표 참여 의지로 30여 분만에 투표가 종료됐다. 투표에 참여한 정기호 옹(83)은 “나라를 맡길 사람을 뽑는데 몸 불편한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며 “내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기분 좋은 권리를 행사하는데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강영수 옹(79)은 “요양원에서 2~3회 거소투표를 했는데 우리같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거소투표만큼 편리한 게 없다”며 “덕분에 요양원에서 편하게 투표권리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내 거소투표가 진행된 곳은 총 19개소로 수원 중앙요양원을 비롯 권선구 수원연세실버밸리, 성남 중원구 성남요양병원, 분당 정선노인의집, 의정부 21세기 요양복지센터, 양주 서울정신요양원, 안산 안산평화의집, 안산 상록수요양원, 안산 서로사랑마루, 화성 화성노인전문요양원, 화성 새샘병원, 화성 카네이션너씽홈, 안성 파라밀요양원, 양평 성요셉의집, 양평 노블원요양센터, 양평 무지개공동체, 가평 열린효경원, 가평 열린복지랜드웰빙요양원, 가평 청평푸른숲한방병원 등이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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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민 기자
2017-05-01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