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희성 통합 안산시유도회 초대 회장

“통합회장이라는 직함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심신 수양에 가장 적합한 운동인 유도인이 되기 위해 하나씩 배워가면서 안산시 유도발전을 위해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23일 통합 안산시유도회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홍희성(54ㆍ거룡전력 대표이사) 회장은 “지인의 권유로 회장직을 맡게됐지만 미디어를 통해 유도가 가진 순수성과 상대와 교감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수선수의 발굴ㆍ육성과 생활체육으로서의 저변확대를 위해 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 솔선수범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도 불모지였던 안산시가 지역내 관산중과 안산시청 여자 실업팀의 잇따른 창단, 각종 전국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초등학교 팀이 없어 선수 수급과 연계육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시체육회 교육지원청과 협의해 2개 정도의 초등학교 팀 창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홍 회장은 “유도는 상대 선수와 맞잡고 경기를 펼치면서 예(禮)와 도(道)를 중시하는 종목이다. 소가족 시대에 유도가 인성교육에도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널리 알려 붐 조성에 힘쓰겠다. 또한 협회 운영에 있어서는 임원들과 자주 소통하고, 선수ㆍ지도자들과도 교감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안산시해양레포츠연합회장과 자유총연맹 안산시지회장, 최근 취임한 안산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 등 많은 봉사단체를 맡아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해오고 있는 홍 회장은 “솔직히 아직 유도에 문외한이다. 하지만 통합 회장을 맡은 이상 어느 체육단체보다도 안산시유도회가 가장 모범적이고 활기가 넘치는 단체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선수, 지도자, 학부모, 임원이 주체가 돼 발전하는 유도회를 만들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황선학기자

시장서 교회서… 뜨거운 ‘한 표 호소’ 인천 5黨, 대선 선거운동 첫 주말

인천지역 각 정당이 대통령 공식선거 첫 주말을 맞아 표심을 다잡기 위해 유세 총력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박남춘 상임선대위원장 23일 남동구 구월동 뉴코아 아울렛 앞 유세에서“이번 조기대선 대통령 당선자는 바로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국정운영 경험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라며 준비된 대통령을 강조했다. 신동근 인천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주말에 자신의 지역구인 강화 풍물시장을 찾아 문재인 후보가 대한민국 특전사 출신으로 ‘안보’에 강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할 ‘최강 안보 대통령’ 후보라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선후보는 지난 21일 부평역 북 광장을 찾아 ‘해양경찰청 부활, 인천 환원’과 ‘인천과 개성공단 해주를 잇는 서해 평화협력벨트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23일 지역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대형 교회와 성당 등 종교활동에 나선 시민들을 타겟으로 유세전을 펼쳤다. 오후에는 인천터미널역과 스퀘어원, 현대프리미엄아웃랫 등 주말 나들이객이 집중된 곳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시당은 지난 22일 서울역에서 수도권의 대규모 화력을 쏟아부은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서울대첩’ 유세전의 효과가 지속되길 기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시당의 한 관계자는 “서울역 대규모 집회로 지지세 급등이 수도권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남은 기간 유세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선대위원장은 23일 오후 신세계백화점인천점을 찾아 “더 이상 금수저 흙수저 따로없고 정직하게 일하면 일자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후보는 안철수 뿐”이라며 안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인천시당 허영 총괄본부장도 이날 서구 검단·원당·연희 사거리 주민들을 찾아 ‘안철수 대선후보가 청년들에게 미래의 먹거리를 풍족하게 책임질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검단새빛도시를 택지개발에서 미래선도 자족도시로 발전시키고, 공공임대주택 확대로 전국 최초 청년공공주택단지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알렸다. 바른정당 인천시당은 인천시당은 23일 부평역과 부평시장, 진흥종합시장, 부개시장, 청라역, 검암역 등을 돌며 유 후보의 공약을 알리는 내용 등을 담은 동영상을 틀며 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22일 유승민 대선후보 부인 오선혜씨는 22일 ‘푸른인천 글쓰기대회’가 열리는 문학보조경기장을 찾아 대회 참가 초등학생 학부모에게 손을 내밀며 ‘준비된 경제 대통령 유승민’ 이라고 홍보했다. 오씨는 “인천의 유권자들을 만나보니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호응을 느낄 수 있었다”며 “새가 알에서 깨어나려면 진통을 겪듯이 유 후보가 어려움을 이겨내 날아오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인천시당도 첫 주말유세에서 시민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인천시당 관계자와 선거운동원들은 23일 단 1대뿐인 유세차량을 최대한 활용해 서구 검단 일대를 돌며 심상정 후보의 노동자 사랑을 소개했다.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계양구 일대 유세를 통해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파이팅을 외치는 시민이 많아 선거운동원들도 힘을 내고 있다”며 “심상정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5%를 뚫었으니 이젠 10%를 향해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5월1일부터 대선일까지 징검다리 휴무가 시작되는 만큼 각 정당이 다음주말까지를 인천 표심 잡기의 마지노선으로 알고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유제홍·백승재 기자

지역 최일선서 표심몰이 나선 도의원들

5월9일 ‘장미대선’이 1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지역 최일선에서 유세전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중앙의 선대위 지도부 대신 각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도의원들이 선거운동의 최선두에 나서면서 지역 민심 확보에 효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3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광명3)와 김성태 의원(광명4)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 17일부터 연일 이어지고 있는 유세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민주당 광명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들은 최근 광명 철산역 삼거리 2001아울렛 앞 사거리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지역 최일선에서 표심몰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오전 7시 유세차량 홍보를 시작으로 오후 내내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집중 공략, 두 명의 선대위원장이 지역 곳곳을 누비며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승원 위원장은 “지역에서 잘 알려진 도의원이 주축이 돼 선거운동을 하는 만큼 시민들의 반응도 더 뜨겁다”며 “공동선대위원장인 김 의원과 함께 지역 곳곳을 돌며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두 명의 도의원과 3명의 시의원이 힘을 합쳐 모두 자신의 선거를 치른다는 마음으로 유세전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역 도의원 가운데 최초로 지역위원장에 선임된 민주당 고양갑 이재준 위원장과 안성 김보라 지역위원장 직무대행도 각 지역에서 문 후보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역시 지역 최선두에 선 현직 도의원들의 유세전이 도드라지고 있다. 한국당 수원무 박재순 조직위원장은 한 표라도 더 많은 표를 확보하기 위해 연일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박재순 위원장은 “지역 조직위원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그간 지역 민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온 만큼 믿음과 신뢰를 토대로 표심을 확보하겠다”면서 “현직 도의원으로서 지역 곳곳을 두루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에서 발로 뛰는 일꾼들이 최선두에서 표심몰이에 나선 만큼 지역 민심을 확보하는 데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한국당 파주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임된 김동규 의원 역시 활발한 선거운동으로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역 표심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박준상기자

인천시, 8개 자치구 자동차면허세 감소분 7월부터 보전

인천지역 8개 자치구가 ‘자동차면허세’ 폐지로 생긴 재정 부족분에 대해 연간 100억 원 이상을 인천시로부터 보전받게 됐다. 23일 인천 기초지자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서구 등 8개 자치구는 이중과세 논란으로 폐지된 자동차면허세 보전에 대해 인천시를 상대로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조정신청을 냈다. 전국 특별ㆍ광역시 중 인천시만 자치구에 보전금을 지급하고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0년 전까지는 자동차면허세는 기초자치단체에서, 주행세는 광역시에서 각각 거둬들이던 세수였다. 하지만 자동차면허세는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 2000년에 폐지됐다. 이로 인해 발생한 지자체 세수 결함분은 당시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광역시세인 ‘주행세’ 조정을 통해 광역시가 일선 지자체에 보전하도록 제도화됐다. 인천시를 제외한 전국의 모든 특별ㆍ광역시는 2002년부터 자치구의 자동차면허세 보전금 명목으로 주행세로 거둬들인 세수 일부를 소속 자치구에 지급해 오고 있다. 인천지역 8개 자치구는 지난 2015년 시에 지급을 정식 요청하고, 인천 군수ㆍ구청장협의회에서도 2차례 공식 요청했지만 시는 이를 거절했다.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8차례의 실무조정협의회를 열고, 오는 7월분부터 자동차면허세 보전분을 8개 자치구에 지급하도록 조정ㆍ의결했다. 이번 결과로 이들 8개 자치구는 자동차면허세 보전분을 매년 당해연도 1월 1일 각 자치구 비영업용 승용자동차 등록대수 비율에 따라 나눠받게 됐다. 서구 세무2과 관계자는 “이번 중앙분쟁조정위의 조정결정으로 8개 자치구가 시로부터 매년 100억~120억 원 정도를 일정비율로 나눠 받게 돼 자치구의 재정여건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천자춘추] 내 기억 속 세월호

세월호 사건 발생 당시 필자는 영국에 있었다. 학위 논문을 심사를 얼마 앞두지 않았던 때였다. 배가 기울어져 있다는 인터넷 뉴스에 안심했다. 학생 전원 구출이라는 속보도 떴다. 이미 영국은 늦은 밤이라 별다른 걱정 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런데 아침 뉴스를 확인하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300명이 넘는 승객이 목숨과 함께 배가 침몰한 것이다. 영국의 언론도 속보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얼마 후, 필자 소속 대학 총장명의의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수신인은 필자를 포함한 학내 모든 한국인 학생이었다. 총장은 이번 비극에 대해 조의를 표하며, 혹시 이번 사건으로 학생의 가족 혹은 친구의 피해가 있다면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학교 당국의 세심한 관심과 책임 있는 자세에 감탄하며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논문 심사 후 귀국해서 접한 한국은 웃음을 잃은 사회였다. 사람들은 표정 자체를 박탈당한 듯 보였다. 대중교통과 음식점, 심지어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대학의 공기도 무미건조했다. 그러다 우연히 세월호 피해자와 한 공간에 있게 되었다. 마침 집안 장례를 치르고 간 화장장에서였다. 침몰 당시 사망한 선생님에 대한 화장이 바로 곁에서 진행 중이었다. 흐느끼는 유가족과 학생들을 보며 그제야 필자도 이번 사건이 갖는 무거움을 피부로 느꼈다. 사건 발생 몇 개월이 지나 한 워크숍에서 만난 교수는 세월호 침몰을 한국전쟁과 IMF 사태와 함께 광복 후 3대 재난으로 꼽았다. 당시에는 선뜻 동의하지 못했지만, 다사다난했던 지난 몇 개월을 돌이켜 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어쩌면 살 수도 있었던 어린 학생들이 찬 바닷속에서 사라져 갈 때, 최고 국정운영자에 대한 불신(不信) 싹은 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 싹은 현직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란 헌정사 초유의 괴물로 성장해 우리 정치를 삼켜버렸다. 드디어 세월호가 물 밖으로 다시 나왔다. 여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그런데 정부는 아직도 침몰 원인이 무엇인지 결론도 못 냈다. 엄정한 진상 규명이 곧 우리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자. 더 이상 우리 정부가 영국 대학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안 들었으면 한다. 조의행 서울신학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이슈&경제] 봄나물에서 배우자! 구워삶아야 하는 이유

두어 달 가까이 영하 10도를 넘기는 날이 이어지던 산골마을에도 그런 추위쯤은 까맣게 잊은 것인지 연둣빛 잎을 내민 산벚나무가 화려한 꽃잎으로 숲을 채워준다. 이 따사로운 봄에 누구보다 바빠진 분들은 산자락과 논밭을 찾아 봄나물을 뜯는 분들이다. 밥상 색깔이 불그레한 김치가 주인공인 겨울모드에서 연녹색의 풀과 나뭇잎이 주인공인 봄나물로 치장되는 즐거움. 아마 우리 민족이 누리는 값진 음식문화가 주는 특혜가 아닐까. 봄나물,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행복한 향이 넘친다. 그런데 밥상에 오른 봄나물은 정말 안전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될까. 한 가지 상상을 해보자. 여러분은 지금 산속에 들어가 계시고 발밑에는 천연 토양이 깔린 흙을 밟고 있다. 놀랍게도 그 토양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면 사방 1cm, 높이 1cm, 즉 1㎤ 안에는 적어도 백억 마리의 미생물이 들어 있다고 알려졌다. 분명한 것은 이 흙덩어리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은 식물들로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강한 독성물질로 무장한 채 늘 식물을 먹어치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그런데도 여리디여린 몸을 가진 싹들은 아무 탈 없이 잘 살고 있다. 유약하기 그지없는 새싹이 미생물들 틈을 뚫고 나오면서도 끄떡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어린 싹은 미생물의 공격을 이겨낼 수 있는 훨씬 더 강력하고 복잡한 무기, 곧 천연 독성물질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막강한 천연 독성물질을 구비한 어린 싹을 가진 식물들을 우리는 어떻게 식탁에서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었을까. 흔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해 보고자 하는 노력으로, “내가 그 사람 구워삶았어”라고 한다. 이 구워삶는다는 것만큼 봄나물을 안전하게 식탁으로 초대하는 방법은 달리 없었고 그것이 봄나물을 즐기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모든 봄나물을 대부분 끓는 물에 데쳐서, 한마디로 ‘삶아서’ 식용으로 썼다. 만일 여러분들께서 봄나물을 모두 날것으로 드셔야 할 기회가 생긴다면 식후 찾아가야 할 곳은 편안한 잠자리가 아닌 응급실의 병상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그저 부드럽고 약하며 먹음직스럽게 생긴 봄나물들이 강력한 보호물질인 천연 독성물질로 채워진 무기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봄나물을 얻으면 마치 습관처럼 끓는 물에 데쳐서 드시는 것을 생활화한 것이다. 원추리나 박새, 동의나물, 앉은부채 등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강력한 독성물질을 가진 식물이다. 그런데도 이들의 어린잎을 삶거나 데치면 식용할 수가 있다. 구워삶았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는 옛말이긴 하다. 그러나 이질적인 성격의 가치를 보다 친화적이고 안전하며 쓸모 있는 것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먼 대상이 아닌 식탁에서부터 출발한 것 같다. 가족이든 사회의 구성원이든, 국가든 경제든 구워삶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많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더 높은 온도로 지지고 볶는 일까지도 해야만 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그저 ‘수확 후 즉시 식용’이라는 간단함만 남겨두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이와 참 많이 닮은 시국, 선거를 앞두고 있다. 제발 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사람을 뽑고자 한다면 그들의 모든 것을 구워삶고 지지고 볶아서라도 온 국민의 입맛에 잘 맞는 리더를 찾아내야 한다. 그들이 밥상 위의 봄나물보다 단 한 가지 만이라도 영양가 있는 리더이기를 바란다면 말이다.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

[기고] 대선후보들의 진정한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전 문화변두리에 살아요.” 전국 곳곳의 신도시 개발과 함께 시작된 신도심과 원도심, 그 보이지 않는 경계 속에 존재하는 문화 격차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역의 경제 불균형이 커질수록 원도심의 경제적 이탈과 문화 소외 현상이 확대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심각성이 더욱 크게 체감되는 것은 이것이 하나의 지자체 내 신도심과 원도심 간에 발현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간혹 여기저기에서 유휴 공간 활성화 및 지역 생활 문화 정책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구도심과 원도심 간의 극명한 문화적 간극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 정책이 시급하다. 각 지자체에서는 격차 해소 방안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지만,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단언컨대 이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용인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용인문화재단은 출범 초기에 가장 먼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상황을 파악해 본 결과,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용인 3개 구의 문화 격차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재단은 서둘러 시민을 찾아가는 ‘적극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에 박차를 가했다.열악한 문화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과감한 도전과 기획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지역 문화생태계의 균형과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예술교육을 담당하는 본부를 만들고 그 대표 사업으로 문화취약지역을 위한 파격적인 문화예술교육인 ‘당신의 앞마당까지 달려갑니다’를 기획했다. ‘당신의 앞마당까지 달려갑니다’는 용인시민 3명 이상만 모이면 말 그대로 앞마당까지 달려가서 무료로 다양한 예술교육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이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원도심 생활예술체험사업으로 평가받으며 전국 관련 기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사업인 ‘용인버스킨’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재단을 대표하는 지속 사업으로 운영되며 용인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시민이 원하면 어디든지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용인버스킨’이 용인 문화예술의 충전소로 정착한 지금, 시민에게 거리의 문화예술은 익숙한 일이 되었다. 올해는 ‘아트트럭’도 문화소외 지역을 찾아갈 예정이다. 무대가 시민을 찾아가는 것이다. 용인문화재단의 찾아가는 문화예술 콘텐츠는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의 총 62개 회원 재단에서도 눈여겨보며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사업의 단위별 성과보다 근본적으로 원도심의 문화를 통한 활성화라는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게 하였다.향후, 그동안 난개발의 여파로 용인을 힘들게 했던 채무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용인시는 물론 시의회 그리고 용인지역 예술인들이 문화재단과 함께하기에 가능한 소중한 성과인 것이다. 소통하며 함께 만들고 나누는 ‘사람들의 용인’, 이것 역시 용인의 자랑스러운 슬로건이기도 하다. 문화는 지역을 불문하고 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되는 공용의 가치다. 지역 격차 없는 건강한 사회, 문화만이 그 시작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요즈음 국가의 화두인 대통령 선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후보들은 참담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 물론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부끄러운 상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래도 이 나라의 대통령 후보라면 지나간 사건을 지적하고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미래를 향한 근본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여야 한다. 필자는 그 청사진 이 그저 문화예술계의 예산을 늘려주겠다는 항상 들어왔던 구태의연함을 버리고,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내 고장을 떠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정신적인 힘,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을 담고 있는 가슴 벅찬 것이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장

[제15회 경기마라톤_대회 화제] 김관행·명홍진·홍현수 씨 ‘풀코스 100회 완주’ 위업

제15회 경기마라톤대회에는 한 명도 아니고 무려 3명의 참가자가 풀코스 100회 완주의 위업을 달성해 뜻깊은 대회가 됐다. 나란히 풀코스에 도전한 김관행(63ㆍ코레일마라톤), 명홍진(53ㆍ수원샛별마라톤 클럽), 홍현수(56ㆍ하남시청 마라톤동호회)씨는 이번 대회 참가로 100회 완주를 달성했다. 김관행씨는 건강차원에서 등산을 주로 하다가 지난 2003년 1월 처음 마라톤을 시작했다. 김씨는 “당시 잘 걸리지 않던 감기에 자꾸 걸리면서 운동 부족을 느꼈는데 신기하게도 마라톤을 하면서 건강이 매우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김씨는 “지난 2004년 제2회 대회 때 하프코스 참가를 계기로 매년 참가하다보니 어느새 경기마라톤과 14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완주라는 목표를 두고 뛰다보니 100회째가 됐다. 현재 65세인데 70세가 되기전에 200회를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오늘 아내와 아들, 직원들과 함께 뛰었다는 또다른 100회 완주자 명홍진씨는 “지난해에는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하면서 2010년이후 매년 참가하던 경기마라톤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다. 경기마라톤은 내가 마라톤에 입문하고 참가한 첫 대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25㎏을 감량하고 혈압약도 안먹을 정도로 건강이 매우 좋아졌다”면서 “10년내에 1천번을 완주해서 지구 한바퀴를 돌겠다”고 다음 목표를 밝혔다. 한편, 홍현수씨는 오대산종주 마라톤부터 북한강 울트라마라톤대회까지 풀코스 이상도 주저하지 않는 소문난 마라톤 마니아다. 경기마라톤 대회를 2003년 하프부터 참가해 8번째 참가하고 있다는 홍씨는 “‘바다는 비에 젖지않 듯 마라토너는 비에 젖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마라토너는 늘 땀에 젖어 있어서 비가와도 눈이 와도 뛰고 있다는 뜻이다.100회까지 뛰어온 마라톤이 내 최고의 건강 지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마라톤은 내가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게 된 원동력이다. 내 두다리가 굳건할 때까지 마라톤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제15회 경기마라톤] 교통통제·의료지원… 자원봉사 3천여명 ‘숨은 주역’ 빛났다

올해도 자원봉사자 3천여 명의 숨은 공로가 수준 높은 대회를 만들어냈다.23일 열린 제15회 경기마라톤대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햇빛이 내리쬐는 더운 날씨에도, 오전 6시부터 행사가 끝나는 순간까지 각자 자리에서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삼일공고ㆍ삼일상고ㆍ수원공고ㆍ숙지중 등 수원지역 중ㆍ고교에서 온 900여 명의 학생들은 참가자들을 위해 물과 간식을 나눠주고, 경기장 내 쓰레기를 줍는 등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용인대학교 스포츠의학연구팀, 고려수지침 동수원지회,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는 혈압ㆍ모세혈관체크, 스포츠 테이핑, 수지침, 안마 등의 봉사활동을 했다. 각종 응급 상황 대비와 도로 통제에는 병원과 경찰, 모범운전자회가 앞장서서 참가자들을 통제했다. 아주대병원, 성빈센트병원, 이춘택병원, 경기도립의료원, 동수원병원, 대항병원, 윌스기념병원, 중앙병원, 수원 영통구보건소 등 도내 병원과 수원ㆍ용인ㆍ화성소방서 등은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과 응급상황에 대비하며 현장을 지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원중부ㆍ수원서부ㆍ화성동부ㆍ화성서부경찰서와 각 지역 모범운전자회, 새마을교통봉사대, 민간기동순찰대 등은 각 코스에서 참가자들의 안전 확보와 원활한 차량 통행에 힘썼다. 개인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대회를 빛냈다. 안성시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올라온 허인수씨(43)는 “아이가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면 함께 자원봉사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미리 체험해보고자 지원하게 됐다”며 “참가자들이 건네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고 큰 행사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친구가 나란히 자원봉사에 나선 문성재군과 백주용군(이상 수원 숙지중 3년)은 “경품을 나눠 주면서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면서 “마라톤대회 봉사는 처음이지만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돼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