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소상공인 경영대상 수상자_인터뷰] 3. 제조부문 김표현 현일기공 대표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자랑하는 중소기업들이 일하기 좋은 인천이 되길 바랍니다.” 인천에서만 40년 넘게 운반물류기계 제작 등 철골분야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표현 현일기공 대표는 제2의 고향과 다름없는 인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베트남전에 참전, 종군기자로 활약하다 귀국하면서 인천과 첫 인연을 맺은 뒤 사우디·리비아 파견근무기간을 제외하고는 인천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지게차는 물론, 대규모 공장현장, 공항 부지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운반물류기계를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서울 온수에서 남동공단으로, 또 지금의 청라일반산업단지로 사업장을 옮겨와 지금까지 제조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거대한 철골구조물을 이용해 바쁜 하루를 보내는 와중에도 틈틈이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지역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한 김장봉사에 나섰다. 또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인천시지부 남동구지회장을 맡는 등 보훈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지금의 회사를 이루기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본인이 오랫동안 몸에 익혀온 기술을 후배 직원들에게 전수하는 등 나눔 활동에도 힘을 쓰고 있다. 오롯이 40여 년간 인천지역에서 활동해온 김 대표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지로 떠나는 중소기업들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인천을 비롯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보다 오히려 우수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불황으로 해외로 떠나는 기업들이 많다”며 “인천시가 정부와 함께 어려운 환경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중소기업들을 많이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공장부지로 왔을 때 허허벌판이던 청라지역이 지금은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발전하는 등 인천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며 “시가 중소기업도 인천에서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어려운 문제들을 파악해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광범기자

[아이가 미래다] 어린이집 보낼 때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아이와 처음 떨어지는 부모는 걱정이 많다. 그러나 어린이집 생활에 대해 이해하면 걱정을 덜 수 있다. 한국보육진흥원이 발간한 또 하나의 집 어린이집 생활이야기에 따르면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부모와 어린이집은 함께 협력해 나가는 동반자이며, 서로 소통하고 일관성 있게 양육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은 정해진 일과를 반복적으로 한다. 보통 오전 실내 자유선택놀이, 실외놀이, 점심식사, 양치 및 화장실, 낮잠, 오후 간식, 오후 실내자유선택놀이 순이다. 일과 속에서 여러 활동을 통해 기본생활습관을 형성하도록 한다. 교육은 경험과 흥미를 반영할 수 있는 놀이 중심이다. 어린이집과 의사소통을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 정해진 오리엔테이션, 면담 일정 외에는 대화수첩, 전화상담, 가정통신문 등으로 수시로 의견교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화는 아이들 낮잠시간, 하원 후부터 교사의 퇴근 전 시간까지 가능하다. 수원시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오는 17일 정혜원 더자람교육연구소 소장이 ‘내 아이의 행복한 어린이집 생활의 첫걸음’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강연은 ‘잘 노는 것(놀이)의 중요성’ ‘어린이집 이해하기’ ‘어린이집 학부모 되기’ ‘어린이집 단체 생활의 특징 이해하기’ 등을 주제로 실질적인 정보를 준비했다. 정 소장은 영아의 어린이집 적응을 돕는 팁을 제시한다. 부모는 아이들의 기질이 다른 것을 이해하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또 주말에 “월요일에 어린이집에 꼭 가는거야”라는 말을 삼가 아이가 주말에 편안하게 쉬게 한다. 어린이집에 꼭 가자는 약속도 하면 안 된다. 영아가 쉽게 하기 힘든 일을 약속으로 강요해 ‘약속을 안 지키는 아이’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영아들이 울지 않는다고 적응이 된 것은 아니다. 아플 때나 가정 상황에 변화가 있을 때 아이는 어린이집 생활을 힘들게 느낄 수도 있다. 정 소장은 또 다른 팁으로 “아이들은 갈등해결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또래친구와 갈등을 빚을 때 시간을 주고 기다려야 한다”며 “개별적 요구를 자제하고 가정에서의 변화를 어린이집에 알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의연기자

[아이가 미래다] 우리 아이 첫 어린이집 어떻게 고를까

대기인원 50명. 대기순위 48번. 수원시 내 한 사립 어린이집의 입소순위다. 사립 어린이집을 포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 보육 교직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형태의 국공립 어린이집은 공공의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부모들의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 따라서 입소를 기다리는 줄이 길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경기도육아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총 1만2천138개소의 전체 어린이집 중 국공립(619개소)·사회복지법인(67)·법인·단체(133)·민간(3천920)·가정(7천114)·협동(65)·직장(220)으로 민간·가정어린이집(1만1천34)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국공립의 비율이 민간의 비율을 좇지 못하는 현실에서 민간·가정 어린이집 선택의 기로에 놓인 초보 엄마. 엄마들을 대신해 기자가 입소상담부터 보육 커리큘럼·현장 익히기·준비물 챙기기까지 점검해 봤다. ■입소 전 사전검색 철저히…아이사랑보육포털 활용 기자는 육아 4년 차 유경험자. 무턱대고 어린이집을 방문하기 전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www.childcare.go.kr)을 클릭해 정보를 검색했다.이 포털 사이트는 보건복지부가 통합·관리하는 데 회원가입 후 어린이집 검색뿐 아니라 어린이집 보육인증 평가 등 정보공시를 업로드 한 정보 공간이다. 정원 수, 교직원 수, 평가인증 통과여부, 차량운행 여부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포인트. 특히 보육환경, 운영관리, 상호작용, 건강과 영양, 안전 등 6가지 영역의 평가인증 점수가 90점 이상이면 금메달 감이다. 특히 만 2세 미만의 영유아는 차량지도 시 목을 가누지 못해 흔들리거나 안전밸트 등을 채울 수 없으므로 되도록 가정에서 가까운 곳을 초이스하는 것도 꿀팁. 선택이 끝났다고 이번에도 어린이집에 먼저 가지 않는 것이 노하우. 일단 주변 엄마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디테일한 보육 서비스에 대한 선배 엄마들의 입소문을 경청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입소대기’. 입소대기를 걸어놓았다고 무조건 해당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기있는 어린이집의 경우는 정원이 항상 풀이기 마련. 입소대기를 걸어놓고 움직인다. ■어린이집 입소상담부터 현장 분위기 살피기·보육 마인드 공유하기 입소상담을 할 때 전투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많이 알수록 유리한 것은 사실. 따져묻기보단 내 아이의 성향을 공유하고, 디테일한 보육 서비스 제공여부를 점검한다. 6일 A어린이집에 입소상담을 신청하고 점심시간때를 공략해 방문했다. 정신없을 때이지만, 이럴때일수록 보육교사의 서비스 제공 및 식단 및 위생상태, 영양제공 등을 눈여겨볼 수 있는 타임. 대부분 어린이집 상담을 조용한 때 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모두 하원한 후 둘러보는 것은 하수. 고수는 등원부터 점심·간식 제공 및 놀이·교육타임·수면 지도·하원지도까지 확인한다. 식사시간은 예상보다 빨리 지나갔다. 이날 4세 반 아이들 6여 명은 30여 분 내외로 식사를 마치고 양치까지 끝낸 배부른 상태에서 외부 강사인 체육교사의 지도에 따라 신체활동을 즐겼다. ■입소상담…내 아이 특성·기질 숨기지말고 전달하기·모르는 것 주저말고 물어보기 다음 5세 반 아이들의 체육활동 시간을 짬내 B원장과 마주했다. B원장은 “교사들의 표정이 밝다면 아이들의 보육환경도 밝고 따뜻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또한 어린이집 환경은 안전하고 깨끗한지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에 따라 보육 시스템이 이뤄지는지, 식단은 어떻께 짜여지는지와 더불어 교사복지(근무시간·휴가보장) 보장에 대한 여부도 살짝 물어보세요.내 아이를 나 대신 돌볼 선생님이 교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행복한 케어를 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보육 서비스의 질을 담보하는 사항입니다. 더불어 아이를 보고 싶을 때 언제든 개방할 수 있는지, 만일의 안전사태에 대비해 안정망(CCTV·구급함)을 갖췄는지 등 투명성 여부도 함께 체크할 사항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원장의 교육 마인드도 공유하세요. 아이의 까다로운 성향·알러지 유발 음식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공유할수록 보육정보가 풍부해집니다”라고 덧붙였다. ■급수시설·화장실, 입소준비물 등 꼼꼼 체크 집처럼 아늑한 보육환경은 없다. 하지만 어린이집도 집이다. 아이들이 활동량이 많아 땀을 흘리기에 수분보충도 적절한 때 수시로 제공되야한다. 급수시설과 더불어 중요한 화장실. 많은 아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이므로 눈으로 확인하고 아이 개인 위생 준비물도 예상한다. 기자도 화장실을 둘러보고 급수시설을 둘러본 뒤 수면지도를 확인했다. B원장은 “어린이집에 입소하게 되면 입학원서 이외에도 어린이집에 비치해야 하는 각종 동의서들이 있는데 그중 응급처치, 비상연락망 등에 대한 서류는 부모님들이 더 꼼꼼히 읽어보고 작성해야 한다”며 “안전사고나 응급상황 시 자녀들에게 어떤 조치를 어린이집에서 취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지 등 대한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배변훈련이 끝난 영유아기에도 적응기간 동안 긴장하거나 놀이에 빠져 실수할 수 있으므로 여벌의 속옷과 옷가지를 이름을 적은 지퍼백에 담아 보내는 것과 낮잠을 자야하는 종일반 자녀를 위해 아이와 함께 마음에 드는 이불을 준비해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추천했다. 권소영기자

[청소년 Q&A] 학업 회의감 들 땐 자신의 적성·흥미 진단해 봐야

Q.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중학교에 들어와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는데도 공부를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성적이 내려가니 자신감도 없어지고 친구들과도 어울리는 것도 싫어져요. 전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인기도 많았는데... 요즘은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내가 잘하는 건 아무 것도 같아서 답답합니다. ‘공부는 해서 뭐 하나?’하는 회의가 듭니다. A. 학업이 중요한 과업인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성적이 떨어지면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인관계에서 위축이 되거나 학습 이외의 영역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 보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공부를 하는 목표를 찾고 싶다’는 진지한 고민으로 보입니다. “특출난 재능도 없고,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다”는 말은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적성과 흥미를 알고 에너지를 쏟고 싶은 목표를 찾는 것은 진로 결정의 첫걸음이자, 학습에 대한 강한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중학생은 발달단계 상 진로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이전 단계, 즉 자기 자신의 적성 및 흥미, 가치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탐색을 해나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진로 탐색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입니다. 각종 검사를 이용해서 진로 적성과 흥미를 진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 또한 진로 적성 확인과 자신감 상승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인기가 많은 것은 사람들을 대면하는 직업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로사이트 등을 활용해서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 지 알아보고, 흥미 있는 직업에 필요한 자질과 교육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해보세요. 동아리 활동이나 자유학기제를 이용한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적성과 흥미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가까운 청소년상담센터를 찾아 진로상담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로 싸이트 :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www.suwon1318.or.kr), 고용노동부 (www.work.go.kr), 학생진로교육 사이버인증센터 (www.jinrogogo.go.kr), 커리어넷(www.career.go.kr), 창의인성교육넷(www.crezone.net)정효경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 상담사

[천자춘추] KBL, 어제와 내일을 생각하라

일본 도쿄 야구박물관은 일본야구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야구에 ‘야’도 모르는 필자조차 넋 놓고 구경했다. 야구의 시작부터 가장 화려했던 장면을 팬들과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오래된 방망이와 유니폼, 기록지 등을 보고 있노라면, 정성에 한 번, 세심함에 두 번 놀란다. 캐나다에 있는 아이스하키 명예의 전당도 그렇다.역대 챔피언, 국제대회 성적은 물론이고 시대별로 사용된 용품 발전사까지 정리되어 있다. 심지어 일명 ‘덕후’들이 시대별로 열광했던 팬 용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퇴장하는 길에는 의류, 서적 등이 팬들을 유혹한다. ‘역사 챙기기’가 미국의 장기라고들 하지만, 두 나라의 정성도 이처럼 만만치가 않다. 2월 1일, 프로농구 20주년 행사가 막내렸다. 1997년 2월 1일은 프로농구가 첫 경기를 치른 날이었는데, 이를 기념해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고 사진전이 열렸으며 리셉션에서는 그 당시 출범 주역들이 잔을 기울였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었다. 20주년을 위해 힘들게 모은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고 자랑할지에 대한 추가 논의는 없었다. 지방 팬들에게는 감흥이 전달되지 않았다. 그렇게 자랑스러워서 행사까지 했다면, 발전시키고 보존할 생각도 해봐야 한다. NBA는 구단 자체적으로도 ‘우승’뿐 아니라 그 역사를 끔찍할 정도로 아낀다. 뉴욕 닉스의 홈구장 메디슨 스퀘어가든에는 1970년대 우승 당시 레드 홀츠먼이 결승전에서 사용한 메모지와, 우승을 기념하여 뉴욕 시장이 보낸 기념공문의 원본이 전시되어 있다. NBA는 매년 올스타전마다 십수 년 전 사용된 농구공과 장비를 전시한다. 그리고 영광의 시대를 이끈 레전드를 팬들 기억 속에서 소환한다. 우리 농구도 아픈 날도 많았지만 잔칫집 같던 날도 많았다.연장전을 5번이나 간 날도 있고, 응원팀 우승을 위해 야외거리 응원도 했다. 나는 그 역사들을 그저 액자 속에 가둬둔 채 형식적인 축하행사와 덕담만 오고 간 것이 속상하다. 팬들이 기억하는 건 총재의 인사말이 아니라 그 경기를 치른 선수들일 텐데 말이다. 더 속상한 것은 25주년, 30주년이 오기 전까지는 이 역사들이 그리 조명 받을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아카이브를 만들어야 한다. 기념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대표팀 소집할 전용체육관 하나 없는 처지에 기념관은 사치일 수 있다. 그래도 일단 손에 걸리는 모든 자료를 수집해 다 같이 기억할 수 있는 그들만의 공간은 있어야 할 것이다. 무려 20년이다. 20살이면 자기소개 정도는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좋아하며 어떻게 되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정리할 수 있는 나이다. KBL이 지금 딱 그렇다. 손대범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변평섭 칼럼] 長官, 議員 어디에 있습니까

1959년 1월, 알제리 반란으로 야기된 국내 정치의 불안한 상태에서 드골장군은 홀연히 파리에 나타나 헌법을 개정하고 프랑스 제5공화국을 출범시킨다. 장관, 수상의 이름을 외울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바뀌는 상황이 비로소 안정을 되찾는가 했는데, 1968년 5월에는 최악의 정정불안에 휩싸인다. 대학생과 고등학교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에 노동계가 가세한 이 사태는 ‘혁명’ 직전까지 몰고 갔다. 명문 소르본 대학이 포위된 채 최루탄과 투석전이 치열했고, 파리의 대학가 라탱지구에서는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이 계속됐다. 1천만명의 노동자가 합류하여 파업까지 벌였으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만 하다. 그런데 끝장을 봐야 풀릴 것 같은 사태는 2주 만에 조용히 막을 내렸다. 군대가 동원된 것도 아닌데 노동계는 학생들의 주장에 회의를 갖게 됐고, 드골 대통령은 조기 총선을 내걸었으며 급기야 학생들의 시위도 동력을 잃고 강의실로 돌아왔다. 노동자, 학생 모두가 프랑스 사람 특유의 이성으로 돌아간 것이며 2주간의 ‘프랑스 마비’도 풀려나고 말았다. 이듬해 드골은 미련없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갔고 퐁피두가 대통령을 이어받았다. ‘끝장을 봐야 풀릴 것’ 같은 사태가 2주를 넘기지 않고 조용히 끝났음도 그렇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긴장 속에서도 정부부처나 심지어 지방에서도 전혀 동요없이 일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프랑스와 수출입을 하던 한 기업인은 뉴스로 접하는 프랑스 사태에 매우 불안해했으나 관계부처를 방문하면 장관이 바뀌건 말건 상관없이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처리되는데 크게 놀랐다고 했다. 자연히 그 나라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뿐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도 정권의 바람을 타지 않고 철저하게 운영되는 엘리트 관료제도에 의해 동요없이 국정이 수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일본을 ‘일본 주식회사’라고할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어떤가? 요즘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은 건강보험료 산정기준 개혁을 다루는 보건복지부와 AI(고병원성 조류독감) 때문에 미국 달걀 수입을 다루는 농수산식품부 밖에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정부의 일 중 이것 말고는 특별히 국민의 시선을 끄는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탄핵정국에 최순실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은 무역압력으로 갑질을 하고, 일본은 대사 소환, 독도영유권 등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우리 관계부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트럼프 미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에 어쩔 수 없이 우리 현대자동차도 대미투자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등 대미 수출전선이 긴박한 상황인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더욱이 경제대국들의 기업들이 연초부터 세계시장을 숨 가쁘게 뛰고 있는데 우리의 대기업 총수들은 ‘출국금지’ 등으로 발이 묶여있다. 또 내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할 주무 부서인 문화관광체육부는 사상 초유의 장관 구속 등 쑥대밭이 되었다. 그리고 대국민 사과성명까지 나왔다. 민생을 이구동성으로 부르짖던 국회도 지금 ‘최순실’밖에 보이지 않는다. 뉴스 역시 ‘특검’과 ‘트럼프’로 가득 찰뿐, 약동하는 대한민국의 심장이 느껴지질 않는다. 참으로 답답하다. 그나마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국군 장병들이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고지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