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수’ 실종 김빠진 호프·치킨집

“경기불황에 올림픽이 한줄기 빛이 될까 기대했는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8일 밤 10시30분께 수원의 B치킨집. 여자 펜싱 사브르 32강 예선경기가 중계되는 TV 속의 떠들썩함과는 달리 매장 안에는 적막함이 흘렀다. 주문전화는 커녕 매장에 찾아와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손님도 없어 업주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업주 A씨는 “올림픽 개막 초기에는 매출이 소폭 상승했지만 주문 피크시간인 밤 10시 이후 주요 경기가 없어 큰 차이는 없다”면서 “이런 무더위에 경기시간이 자정 전후였다면 그야말로 대박 특수를 맞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안산의 J족발집도 열대야를 피해 집 밖으로 나온 손님들이 간혹 찾아왔지만, 이곳 역시 올림픽 특수는 사실상 없었다. 일행들과 올림픽 대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한 손님은 “가장 관심이 가는 여자배구나 양궁 등 경기가 아침에 하니 굳이 야식을 먹으며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더 빨리 자고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챙겨본다”고 말했다. 통상 올림픽과 월드컵 기간마다 ‘금메달 따는 날은 공짜’나 ‘1골당 소주 1병 무료’, ‘한일전 승리 시 맥주쏩니다’ 등 각종 광고로 손님의 발길을 이끄는 호프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수원역이나 범계역 등 호프집이 늘어선 거리에서도 리우 올림픽과 관련된 이벤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치킨이나 피자 등 각종 업계가 리우 올림픽 기간동안 매출이 크게 오르는 한철 장사를 기대했으나 ‘올림픽 특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과 12시간의 시차가 나는 브라질에서 우리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새벽 4시(한국 시각)이후에나 열려 야식을 찾는 이들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시차와 관계없이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은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맥주와 치킨·피자 등 야식을 시켜놓고 함께 관전하는 것과 달리 새벽시간 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 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 개막 이후 C편의점의 냉장 즉석식품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S편의점도 같은 기간 김밥은 13%, 맥주 9%, 도시락은 6% 더 많이 판매됐으며, 심야시간대(밤 10시~익일 새벽 4시) 전 품목 매출액은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우 올림픽 기간동안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열대야까지 더해져 편의점으로서는 반가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우린 자신있어요, 젊으니까요” 사상 최악 실업률, 청춘들의 아우성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요. 돈 벌어야죠.” 자신이 원하는 일을 뒤로한 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취업’을 인생 목표로 삼고 자라나는 우리의 청년들. 말 그대로 안쓰럽다. 기성세대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청년들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문제를,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적 현상을 기성세대들의 탓으로 돌린다. 사실이고 미안한 현실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이같은 문제를 밖으로 꺼내 놓치도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얘기할 시간이나 환경도 여의치 않다. 취업 전선에 나선 청년은 물론, 아직 ‘학교’라는 우산을 써 매서운 현실이라는 비를 피하고 있는 학생조차 이미 치열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청년실업률은 지난 1999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10.3%를 기록하고 있다. 청년들이 청년다움을 누리며 유지할 수 없는 가혹한 수치다. 본보는 창간 28주년을 맞아 총탄없는 취업전쟁터에 나서 치열할 필요가 없음에도 이미 현실에 젖어 한껏 치열한 청년들을 만나 자신들의 생각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에게서 도대체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물었고 다행히 소중한 시간을 내준 청년들은 모두 가감 없이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또 자신들이 처한 문제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청년들은 사회적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교육과 각종 직업을 경험할 기회가 더욱 많이 제공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들은 자신이 맞서야 하는 현실, 그 현실을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들과 맞설 수 없어 꽉 닫고 있던 자신들의 속마음을 가감없이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최주빈씨(23·수원대학교 정보미디어학과)는 “기성세대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에는 분명히 직업의 귀천이 존재한다”며 “알게 모르게 가정과 학교에서 안정적이고 사회적 지휘도 있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는데, 이 같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천대학교치위생학과를 졸업해 간호사로의 길이 열렸는데도 자신의 꿈을 위해 승무원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김민희씨(24·여)는 “우리나라는 취업의 문이 너무 좁다. 실패를 경험하고 싶어도 실패조차 경험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사회 전반에 취업과 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전 같은 경험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오롯이 비판하며 책임을 돌리지만은 않았고, 현명하게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 스스로 살아내야 하는 방법까지 생각하고 준비하는 등의 현명함도 보였다. 권순석씨(28·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는 “지금 사회적 분위기는 이미 만들어져 있고 지금도 변화하는 중일 것으로 믿지만 그 변화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당장 남들과 함께 발맞춰 이 사회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소린씨(23·여·인천항만공사 인턴) 또한 “정부나 우리 사회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이 사회가 바라고 있는 것 같아 자존심 상하지만, 내 스스로의 인생을 위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엽·최성원기자

“일방적 절전규제 안돼” 기업들도 반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반발에 이어, 산업현장의 기업들도 정부의 절전 규제 방안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전력예비율이 10%를 간신히 유지했다. 전날인 8일에는 전력 수급 비상사태(5%미만)를 위협하는 5.98%까지 뚝 떨어졌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력수급 비상단계로 진입되면 정부는 절전규제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절전규제 강화는 전력 다소비 업체에 대해 절감의무를 부여하고, 최대 피크 요금제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피크 시간대(오후 2시부터 4시까지)에 3∼5배의 할증요금을 부과하는 최대 피크 요금제를 강화하고, 최대 15%를 의무적으로 감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기업들은 피크요금제를 통한 일방적인 절전 규제가 아닌 시간대별·소비전력에 따른 차등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기로 사용 등 전력 다소비 기업이 많은 지역 산업구조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동산단에 입주해 있는 H기업 관계자는 “전력수급 비상단계에 진입하면 최대 피크 요금제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전력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간대에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시간대별 전기요금 차별 적용 등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K기업 관계자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소비전력 수준에 맞게 전기요금을 차등 부과하는 방안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큰 보탬이 된다”며 “시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전기요금 부과 방식을 정부에 건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부의 절전규제가 자칫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인천과 같이 전력 다소비 업체가 많은 지역은 더욱 그렇다. 지난 2013년 정부의 절전규제(최대요금피크제) 강화로 큰 타격을 입었던 철강·제강업체와 남동산단 등 인천지역 산업단지에 대한 선제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인천지역 전력 다소비 업체의 입장을 수렴해 정부에 건의토록 할 계획이다”며 “전력수급 비상단계로 진입에 따른 정부의 전력수급대책과 연계해 인천시 차원의 대책도 수립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공항철도, 휴가철 특수… 즐거운 질주

‘텅 빈 철도’라는 오명으로 출발했던 공항철도가 연일 최다 이용객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공항철도는 휴가철인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7일까지 총 295만1천859명이 공항철도를 이용했다고 9일 밝혔다. 공항철도 개통 이후 여름 휴가철 최다 수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일반열차 20만6천650명, 직통열차 4천197명 등 21만8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여행객이 큰 폭으로 늘어나 서울역∼인천공항역 직통열차 이용객은 지난해보다 53% 급증했다. 해외 입출국객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역과 인천공항역은 하루 평균 수송 인원이 각각 2만8천317명(22%), 1만9천99명(24%)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 탑승수속 이용객도 크게 늘었다.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 수하물 탁송 등 항공사 탑승수속을 마친 이용객은 하루 평균 732명으로 지난해보다 119%나 증가했다. 휴가철 인천국제공항이 혼잡을 빚자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출국수속을 진행할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다. 공항철도는 개통한 2007년께 승객이 거의 없어 ‘텅 빈 철도’, ‘공황(恐慌)철도’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다. 개통 전 하루 예상 이용객은 20만명이 넘었으나 실제로는 1만5천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개통 10년차에 비로소 하루 평균 이용객 20만명을 달성한 것이다. 공항철도 측은 “빠르고 편한 공항철도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해마다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서비스 수준을 높여 쾌적한 공항철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인도에 떡하니 ‘테이블’ 행인들 짜증길 ‘트러블’

“인도를 테이블로 가로막아 지나가지 못하겠어요. 붙잡고 말 거는 호객행위도 심한데, 왜 단속은 안 하는지…” 9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남구의 한 사거리. 모 아파트 분양대행사가 횡단보도 앞 인도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테이블에는 광고 전단과 판촉물을 쌓아두고, 지나는 주민들을 무작위로 잡고 상담까지 받아보라며 권유한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던 한 여성은 홍보요원이 “아파트 하나 보고 가세요”라며 팔까지 붙잡고 호객행위를 하자 인상을 쓰며 뿌리쳤고, 한 노인은 인도 위에 설치된 테이블을 피하기 위해 인도를 벗어나 차도로 아슬아슬하게 걸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2~3시간가량 분양 홍보를 하다 오후 1시께 테이블과 홍보물을 챙겨 승합차를 타고 연수구 송도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방법으로 몇 시간 동안 호객행위를 하면서 주민들과 수차례 마찰을 빚지만, 지자체의 단속은 없었다. 최근 인천시내 곳곳에서 아파트 등 분양광고대행사의 이 같은 신종 널뛰기 테이블 광고영업행위가 이어지면서 피해를 입는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데도 지자체 등은 단속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행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는 간판·입간판·현수막·벽보·전단과 그밖에 이와 유사한 것을 옥외광고물로 규정, 단속을 실시하지만, 이처럼 테이블을 이용한 분양 홍보·상담은 노출시간이 짧고 고정적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옥외광고물로 분류되지 않아 단속에서 제외되고 있다. 또 건축법상 도로점용 허가나 신고 대상도 아니어서 이들을 제재하거나 설치물을 단속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이 같은 테이블 홍보·상담이 주는 시민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 마련이 요구된다. 시의 한 관계자는 “테이블 광고영업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에 정확히 들어맞지 않아 단속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명확한 단속 근거가 필요하다”며 “각 지자체에 불법 노점이나 불법현수막 단속과 병행해서 적극적으로 계도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연안여객선 항로 ‘어망·어구’ 지뢰밭

인천지역 연안여객선 항로에서 어망, 어구 등으로 인한 여객선 걸림 사고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9일 인천해양수산청의 연안여객선 걸리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6회, 2014년 7회, 지난해 12회, 올해는 7월 기준으로 13회로 집계됐다. 특히 인천~덕적·이작 항로와 인천~백령(대청포함)·연평 항로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청은 최근 서해지역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어민들이 수심이 깊은 항로주변에 어망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탓이다. 하지만 여객선이 어망, 어구에 걸리면 잠수부가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결하거나 일부 기관설비가 망가진 채로 운항을 해야하기 때문에 여객선 운항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지난달에도 백령도로 가던 하모니플라워호가 어망 등에 걸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하모니플라워호 기관 4개 중 1개가 고장나 기관 3개로만 운항을 해야 했다. 백령도 도착은 무려 1시간이나 지연됐다. 하지만 여객선 항로는 법적으로 지정된 항로가 아니라 어망이나 어구 설치를 막거나 단속하는 것은 어렵다. 해수청과 인천해경, 인천시 등을 어민들을 상대로 계도하는 등 간접적인 조치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수청 측은 “여객선사들이 어구나 어망을 피해 운항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고가 늘고 있다”면서 “어민들의 협조 없이는 안전한 항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아이푸드파크 신재생에너지설비 ‘유해물질 배출’ 우려 확산

수도권 최초의 식품산업단지인 아이푸드파크에 폐기물 소각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설비를 설치하기로 하자 유해물질 배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아이푸드파크 사업시행자인 인천식품단지개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서구 금곡동 457 일원에 26만1천㎡ 규모의 아이푸드파크를 조성하고, 폐지류와 비닐 등 농업폐기물, 폐목재 등 폐기물 고형연료(Bio-SRF)을 태우는 화력시설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산단 시설 가동 에너지로 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신재생에너지설비 방식이 환경오염 등의 피해를 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설비’는 화석연료를 변환시키거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신·재생에너지를 만드는 설비와 부대시설을 뜻한다. 그러나 폐기물 원료는 먼지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다이옥신 등 유해 화학물질이 배출되며, 특히 다이옥신은 1급 발암물질이다. 때문에 고형연료 소각형 신재생에너지설비의 유해물질 처리 기술과 에너지원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주민은 “폐기물 연료에서 각종 유해물질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걱정을 안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진규 인천시의원(더·서구1)도 “폐기물 연료를 태우는 방식은 원주나 세종에서 주민들이 반대해 추진이 중단되거나 보류하고 있다”며 “에너지 생산 규모도 적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식품단지개발㈜은 유해물질 배출 논란이 일자 신재생에너지설비의 에너지 생산방식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인천식품단지개발㈜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는 기존 화석연료나 LNG보다 저렴하고,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더 적어 계획했던 것”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설비 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덕현기자

폭염에 더 지치는 국민임대아파트

“찜통 더위속에 뜨거운 에어컨 실외기까지 집안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국민임대아파트에만 적용하고 있는 관리 규정이 폭염 속 서민들을 또다시 울리고 있다. 공장 근로자 K씨(41)는 최근 무더운 날씨에 고생하고 계실 부모님이 걱정돼 부모님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에어컨을 설치해 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어려운 살림에 간신히 에어컨을 구입하고도 아직까지 설치조차 못하고 있다.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두도록 한 해당 아파트 관리규정이 발목을 잡아서다.K씨의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양주시 고읍동 휴먼시아6단지 아파트는 국민임대아파트다. 관리사무소는 규정으로 에어컨 실외기의 외부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때문에 입주민들 중 에어컨 설치 세대는 모두 실외기를 실내에 둬야 한다. 6단지외에도 주변에 국민임대아파트로 지어진 휴먼시아 4,5,7,8단지 모두 같은 규정으로 실외기를 외부에 설치 할 수 없다. 입주자들은 국민임대아파트 특성상 가뜩이나 비좁은 아파트 실내에 실외기까지 안고 살아야하는 처지다.실내에 둔 실외기로 인해 발생되는 고통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최근 계속되는 폭염에다가 에어컨 가동시 실외기에서 나오는 발열과 진동, 소음까지 더해 이중삼중의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반면 외부에 에어컨 실외기 설치가 얼마든지 가능한 일반 민간 아파트는 사정이 다르다. 주택법상 공동주택의 발코니 난간 또는 외벽에 돌출물을 설치하는 행위를 할 경우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으면 가능해서다. 일반 민간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를 근거로 입주민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당연히 국민임대아파트도 적용이 가능한 법이지만, 고읍동 국민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하소연 할 곳이 없다. 관리사무소는 내부규정만 내세우고 있고 입주민들은 이를 어길 경우 재계약에 문제가 발생할까봐 이의제기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휴먼시아5단지 주민 L씨(51)는 “국민임대아파트는 주민이 을이고 관리사무소가 갑”이라며 “일반 아파트들과 똑같은 공동주택이면서 임대아파트만 다른 규정을 적용받아야해 서럽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주민 C씨(34)도 “좁은 아파트에 실외기까지 실내에 둬야 하는 불편은 겪어 본 사람만 안다”며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다른 아파트에 적용되는 법을 적용받지 못하는건 공정하지 못하다”고 불평했다. 이에대해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들은 “입주때부터 적용된 규정을 바꿀 수 없다”며 “실외기를 외부에 설치할 경우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 할 수 있어 규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송주현기자

열대야 속 정전사태… 한여름 밤의 악몽

연일 이어지는 극심한 찜통더위와 열대야 속에 일부 도내 아파트 단지들이 정전소동을 빚으며, 주민들이 때아닌 폭염과의 사투를 벌였다. 9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동두천시 지행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날 0시30분께 변압기 전력을 분산하는 작업을 위해 아파트 1천862가구의 전기공급을 중단시켰다. 평소 일반 변압기 2대가 전력을 공급했는데, 이날 관리사무소는 변압기 과부하를 막고 비상용 변압기까지 사용하기 위해 전력 공급을 분산하는 작업을 했다. 이 영향으로 아파트 단지 수도공급이 끊기고, 엘리베이터 작동도 멈춰섰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주민들은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사용하지 못한데다, 간단한 샤워도 하지 못한 채 열대야를 견뎌야만 했다. 끊겼던 전기는 약 5시간 후인 새벽 5시20분께 뒤늦게 복구됐다. 그러나 당시 동두천의 야간 기온이 25도 이상이었던 열대야여서 주민들이 큰 불편함을 호소했다. 주민 B씨(43)는 “선풍기를 켜 놓고 잤는데 새벽에 갑자기 꺼지는 바람에 더워서 깼다”며 “새벽에는 일찍 출근하려고 세수를 하려는데 물이 안 나왔고, 엘리베이터도 멈춰 15층에서 걸어 내려와야 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이 아파트는 지난 5일 밤 9시50분부터 11시17분까지 정전과 송전이 수차례 반복되는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정전이 자꾸 발생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주민들에게 안내한 후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SK스카이뷰 아파트 1개동(120세대)의 경우 지난 8일 밤 10시40분께 차단기 부근 설비고장으로 인해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복구작업이 다소 지연되며 주민들은 7시간가량 무더위에 잠을 설쳤다. 이날 새벽 5시40분이 되어서야 한전은 비상발전차를 투입, 임시로 전력을 공급했다. 앞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지난 4일 오후 8시에서 밤 10시35분 사이 고양시 덕양구의 아파트 3개 단지 5천231가구가 잇따라 정전돼 주민들이 찜통더위에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승강기가 멈춰 15명이 20분가량 승강기에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또 덕양구 도내동 아파트 1개 단지 1천400가구도 오후 8시5분께부터 1시간 45분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들 아파트의 정전소동은 무더위에 전력 사용이 늘어 아파트들이 관리하는 차단기와 변압기가 각각 고장을 일으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유사상황이 발생할 때 비상전력을 투입하는 등 입주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송진의·한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