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잘 모시라고 선처했더니…또 흉기 협박 40대 실형

70대 아버지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죽이겠다"고 협박한 아들이 노부모를 잘 모시라는 뜻에서 법원의 선처를 받았지만 어머니까지 폭행해 결국 실형을 살게 됐다. 9일 법원에 따르면 2014년 11월 당시 회사원이었던 A(47)씨는 술을 마시고 퇴근해 어머니(75)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77)를 보고 화가 났다. 어머니는 폐렴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술에 취했던 A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 와 아버지의 목에 겨누고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면서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아들의 행패를 보다 못한 어머니의 신고로 A씨는 경찰에 검거됐고 존속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아들을 미워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결국 재판부는 지난해 4월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3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또 2년간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알코올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당시 재판부는 "흉기로 아버지를 협박한 점 등에 비춰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지만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점,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10개월 뒤인 지난 2월. 직장을 잃은 A씨는 또다시 아버지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욕설을 퍼부으면서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2014년 11월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A씨는 술에 취해 어머니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를 보고 또다시 흉기를 집어 들었다. 아버지는 자리를 피했고 어머니 역시 뒤따라 집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A씨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병원에 가라"며 손을 잡아당겨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존속협박에 존속폭행 혐의까지 추가돼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4월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고 A씨는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법 형사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지난 6월 A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계존속인 아버지를 협박하고 어머니를 폭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부모에게도 용서받지 못했다"며 "집행유예 기간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연합뉴스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 우리에겐 위기이자 기회

영국은 지금…브렉시트 한 달여… 정치·경제 서서히 안정 되찾아낙관은 일러… 세계경제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봤습니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1915년에 발표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은 지금도 애창되는 명시다. 이 시가 가진 의미는 한 세기가 지나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하나의 길만을 선택해 걸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국이 그렇다. 지난 6월23일 시행된 국민투표를 통해 20년 넘게 유지돼온 유럽연합(EU) 에서의 탈퇴를 결정하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영국이 탈퇴하고자 하는 EU 또한 그 누구도 걷지 않았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이다.기존의 유럽공동체(EC)를 더욱 발전시켜 지난 1993년 ‘유럽연합’(EU)으로 발돋움한 이후 통화를 통일해 경제 단일시장을 구축하고, 통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유럽은 하나의 국가로 변모했다. 세계 최초로 하나의 대륙 차원에서 진행된 정치ㆍ경제ㆍ사회공동체 실험은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그리스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로 EU 탈퇴 움직임이 촉발됐고, 올해 영국이 최초의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럽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영국은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유럽 최강대국으로 꼽히는데다 금융시장을 바탕으로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어 전 세계에 미친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브렉시트(Brexit)’는 올해 전 세계를 관통한 단어가 됐고, 영국의 새로운 걸음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가 있은지 한 달 후인 지난 7월19일 기자가 도착한 영국의 심장 런던은 아직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한 달 동안 영국에서는 세대갈등, 지역갈등이 거칠게 표출됐다. 이주민에 대한 기성세대의 거부가 브렉시트 찬성으로 이어졌고,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의 앞길을 막는다며 브렉시트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에 나섰다.스코틀랜드ㆍ북아일랜드와 잉글랜드 간 갈등은 물론 심지어 잉글랜드 내에서도 브렉시트를 둘러싼 지역 간 시각차를 보였다. 여기에 재투표 청원과 조기총선 요구 등 각종 의견에 영국은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그럼에도 영국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요동치던 주식시장이 안정화됐고, 브렉시트 반대를 외치던 목소리들도 점차 사그라졌다. 테레사 메이 신임 총리가 부임하면서 잔류파와 탈퇴파 인원을 내각에 고루 배치하는 등 정치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경제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정치권에 대한 영국 국민의 ‘신뢰’와 다른 의견에 대한 존중, 세계 최강대국이었던 자국에 대한 자긍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프로스트가 시 마지막에 읊조린 말처럼 영국이 걷는 길은 어쩌면 세계 경제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브렉시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라시아 대륙 반대편에 있는 우리도 주목하고 있다. 이관주기자 전문가 4인의 제언양극화 심화·청년 실업… 현재 한국 상황과 비슷대선 앞둔 정치권에 포퓰리즘 공약 위험성 경고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 쪽으로 결론이 났다. 탈퇴 확정은 2년이 남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흔들리고 있다.우리에겐 불확실성이 추가된 셈이다. 이에 본보는 브렉시트 사태가 한국 경제와 사회, 정치, 외교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을 만나 혜안을 찾아봤다.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는 대의제 민주주의 위기, 양극화 심화, 세대 간의 갈등, 난민 문제 등 영국 내부는 물론 외부의 요인도 함께 맞물린 문제들이 중첩돼 폭발한 것이기 때문이다.특히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서 나타날 대외 경제의 변수를 우려하면서도 영국사회의 양극화 심화에 따른 불만과 분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의 생존 불안, 정치인의 무책임함, 의사결정 시스템의 위기 등의 각종 갈등 요인은 한국 사회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고 공통으로 지적했다.우선 대외적인 경제 위협이 저성장에 접어든 한국 경제에 미칠 우려가 큰 가운데서도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브렉시트 사태의 여파는 각국 중앙은행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혹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단언하며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브렉시트 사태를 한국경제의 기회로 작용할 발판으로 만들 것”을 주문했다.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는 과정에서 각종 변수가 있는 만큼 유동성 공급을 통해 잘 대응한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거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브렉시트가 단기적으로는 한국경제에 큰 위협이 될 우려는 없지만, 현실화되기 전까지 세계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뿐만 아니라 다면적인 통상전략을 맺어나가고 성장과 복지 기반 제도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브렉시트 사태는 내년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에 경종을 울린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민의 분노가 국민투표로 분출됐다”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한국 사회에서도 각종 선심성 대형 국책사업 공약이 난무할 우려가 있는 만큼 포퓰리즘 공약 남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테러와 난민 문제, 양극화 문제가 전 세계 공통의 문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다시 우리의 보편적인 가치를 살펴보자는 견해도 나왔다. 채형복 한국유럽학회장은 “이번 브렉시트 사태는 난민 문제, 양극화 심화, 정보의 격차 문제 등 현재 국제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의 민낯을 압축해 놓은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의 방향은 인권과 공존, 평화, 협력을 바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경기시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 또는 벌레를 많이 먹는다.”라는 말은 당연한 이치일 수밖에 없다. 일찍 일어나서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새들보다 먼저 먹이를 발견하고, 더 많은 먹이를 먹을 수 있지 않겠는가! 송가네 공부법의 1.3 1.3 시스템에 의하면 남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영어와 수학 위주로 예습과 복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아침형 인간이란 이른 아침에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여 아침 시간을 활용함으로써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면 아침형 인간의 다섯가지 장점은 무엇일까 첫째, 아침에 일어나면 부지런히 일을 할 수 있다. 부지런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건 자명한 이치다. 또 새벽에 신진대사 등이 잘 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면 효과가 크다. 둘째, 무슨 일을 하든지 아침에는 효율성이 좋다. 아침에는 집중력과 창의력이 높아져 적은 시간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아침 출근 시간 전까지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아침형 인간이 되면 학생들은 성적이 좋아진다. 두뇌를 가장 활발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시간이다. 뇌의 활동이 활발한 아침형 학생이 학습 면이나 능률 면에서 앞서고 좋은 성적을 거둔다. 넷째,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 몸 안에 여러 가지 노폐물이 쌓여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된다. 다섯째, 사람이 더 편하게 활동할 수 있다. 학교에 지각할 걱정이 없고 여유롭게 예습과 반복 학습을 할 수 있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신체 건강에 좋은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건강해진다. 아침에 공부하는 버릇을 꾸준히 반복하게 되면 집중과 몰입이 2배가 되며, 뇌파의 주파수가 알파파 미드 상태10~12Hz로 된다. 즉 직감과 번뜩이는 문제 해결이 잘 될 뿐 아니라 의식 집중이 이루어지는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어 공부하는 버릇을 지배할 수 있다. 시간이 여유로운 상태에서 과제의 난이도가 올라가면 문제 해결의 자신감을 갖게 된다. 자신감은 실력을 월등히 향상시켜 집중도를 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중하는 뇌는 비상사태를 선포하여 문제 해결과 결과 피드백이 빨라지게 한다. 수세기 동안 인간은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드는 생활의 습관에 젖어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행동을 변화시켜 좋은 아침형 인간을 만드는 것을 곧 실천에 옮겨야 한다. 아침형 인간이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신체적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강해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현대그룹의 명예회장이었던 고故 정주영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회장 빌 게이츠는 새벽 3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명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김 역시 새벽 5시에 기상해 신문과 여러 개의 TV로 세계의 아침 뉴스를 보았다. 제너럴일렉 트릭사의 회장이었던 잭 웰치는 오전 7시 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아침형 인간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송하성 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경기도 스쿨넷 후속절차 중지' LGU+ 가처분신청 기각

수원지법 민사31부(하태흥 부장판사)는 LG유플러스가 경기도내 스쿨넷 사업 대상자로 KT 컨소시엄을 선정한 경기도교육청의 후속 절차를 중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심사위원 2명이 동일기관 소속이어서 공정한 평가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퇴해 7명으로 변동됐는데 이는 행정기관 정보시스템 지침에 어긋난다”면서도 “그러나 행정기관 정보시스템 지침은 국가의 내부 규정에 불과하고 7명의 위원만으로 평가가 진행됐더라도 심사목적을 달성하는 데 중대한 장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선정 결정을 무효로 만드는 하자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KT 컨소시엄이 당일 제출한 자료는 이미 제출한 자료를 PT 발표에 적합한 형태로 재구성, 편집한 정도일 뿐 내용이 변경되거나 추가된 것은 아니어서 이 또한 입찰참여자의 형평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해 11월 17개 시·도 교육청과 LG유플러스, KT, SK브로드밴드와 함께 ‘3단계 스쿨넷 서비스 제공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총 655억 원 규모의 스쿨넷 사업자 선정을 위해 KT와 SK브로드밴드로 구성된 KT 컨소시엄, LG유플러스 등 2곳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입찰 등 심사를 진행했다.프레젠테이션(PT) 결과 KT 컨소시엄이 95점, LG유플러스가 93.9점의 점수가 나와 K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심사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LG유플러스는 “발표 당시 심사위원이 갑자기 9명에서 7명으로 변동됐으며 KT 컨소시엄이 당일 새로운 자료를 제출하는 등 심사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조철오기자

“이 더위에 에어컨 사용 말라니…” 노후 아파트 주민들 뿔났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 전력 수요량이 신규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도내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폭염 노이로제’가 극에 달하고 있다. 전력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낙후된 변압기로 인한 화재 발생 우려가 높은데다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관리사무소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방송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동신2차 아파트. 이곳은 지난 1988년도에 준공돼 18년째 똑같은 용량의 변압기를 사용하고 있다. 한 가구당 에어컨 사용 시 1.5kW의 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나 이 아파트의 변압기는 한 가구당 1kW의 전력만 수용할 수 있다. 결국 아파트 단지내 2천세대가 동시다발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부족한 전력량에 따른 과부하로 인한 강제 절전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에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 5일부터 각 동 입구마다 ‘아파트 변전설비의 변압기 용량부족 안내문’을 부착했다. 또 매일 밤 8시부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아파트 주민 H씨(36·여)는 “각 세대마다 에어컨 사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노후된 변압기가 언제 터질 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더욱이 늦은 시간에도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라는 안내 방송이 수시로 나와 집에 있기 짜증날 정도”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주공뉴타운2단지(1천500세대 거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2001년 준공된 이 아파트 역시 한 가구당 1kW의 전력을 수용할 수 있는 저용량 변압기가 설치됐다. 하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주민들의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강제 절전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안내 방송이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주민 Y씨(37)는 “시도때도 없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안내 방송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관리사무소가 폭염에 대비해 변압기를 고용량으로 교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1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변압기 용량이 작아 전력 사용량을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에 들어가는 전력선을 늘리거나 변압기 자체를 바꾸는 등의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가정용 전기 누진요금제와 관련한 문의전화가 폭주, 한국전력이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또 콜센터 업무 지연으로 인해 일반 민원인들도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조승호기자

‘사람 잡는’ 비탈길 주정차 방치 언제까지… 행인 덮쳐 한달새 10여명 死傷

최근 언덕 급경사에 세워둔 차량이 굴러 내려가며 잇따른 인명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운전자 대다수는 여전히 별도 조치 없이 비탈길에 마구잡이로 주정차,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8일 오후 2시께 용인시 수지구의 한 언덕길에는 죽전역 방면 왕복 4차선 도로 양쪽 끝에 20여대의 차량이 일렬로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이곳 언덕의 가파른 수준은 마치 등산로를 방불케할 만큼 경사가 심했다. 언덕위에 아찔하게 주차된 차량들은 자치 브레이크라도 풀릴 시, 곧장 언덕 아래쪽으로 굴러 내려가 인명피해까지 우려됐다. 더욱이 이곳은 지난 4일 정차했던 마을버스가 비탈길 아래로 굴러 내려가며 7명이 사상했던 곳이지만, 핸들을 꺾어두거나 고임목을 받치는 등 사고에 대비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앞서 오후 1시께 수원시 고등동 경기도의회 부근 한 언덕길도 사정은 마찬가지. 10여대의 주차된 차량 중 핸들을 꺾어놓은 차량은 2대, 고임목을 받쳐 놓은 차량은 고작 1대에 불과했다. 언덕길 아래는 차량 통행이 많은 로터리가 있어 자칫 차량이 굴러 내려가면 연쇄 추돌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었다. 또 수원 아주대 인근 골목길이나 의왕시 오전동의 아파트 언덕길 등도 별다른 조치없이 비탈길에 주정차한 차량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도로교통공단 등은 비탈길 주정차사고가 잇따르자 주차시 핸들을 꺾어두거나 벽돌 등의 고임목을 받쳐둬야 한다고 알리고 있으나 운전자 의식은 변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국내 운전면허시험에는 경사로 주차에 대한 별도의 교육을 하지 않고 시험평가 대상도 아닌 상황이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처럼 언덕길에 주차하는 내용을 교통 규칙에 포함하거나 아예 면허취득 시 경사로 주차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1일 성남시 수정구의 한 언덕길에 정차해둔 SUV가 행인 4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 다음날인 22일에는 수원의 한 언덕길 위에 주차된 트럭이 그래로 내려가 남성 한명을 치어 숨졌다. 또 지난 4일 용인에서는 잠시 정차한 마을버스가 언덕 아래로 굴러내려가며 7명이 사상하기도 했다. 유선엽기자

성범죄 통로 변질 된 ‘카톡 오픈채팅’

‘온 국민의 메신저’ 카카오톡이 출시한 ‘오픈채팅’이 출시 1년만에 조건만남이나 성매매 등 성범죄의 온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카카오톡은 즐톡, 앙톡 등 채팅어플들에 비해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어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지난해 8월부터 오픈채팅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오픈채팅은 아이돌이나 여행 등 관심주제에 따라 채팅방을 개설해 불특정 다수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개 채팅방이다. 사용자들은 관심 검색어를 입력해 채팅에 참여하며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 외 모르는 이용자와 1대 1혹은 그룹채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점을 악용하고 금칙어를 교묘히 피해가면서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실제 오픈채팅 검색창에 ‘여중생’을 입력하자 ‘조건만남 여중생 여고생 환영’이라는 이름의 채팅방이 연이어 검색됐다. 채팅방을 설명하는 관련어로는 조건, 만남, 선제시 등이 버젓이 적혀 있었다.이는 금칙어인 ‘조건만남’을 피하고자 ‘조건’과 ‘만남’을 각각 관련어로 설정, 교묘하게 단속을 피한 것. 또 ‘가출’을 검색하자 가출녀 용돈드림, 조건, 알바, 재워드림 등 노골적으로 성매매나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채팅방까지 여럿 등장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가 이 같은 채팅방에 노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A씨(45·여)는 “가족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 카카오톡에 이런 채팅방이 있는지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아이 휴대전화에 이상한 어플이 있으면 바로 삭제하겠지만 카카오톡은 의심할 생각조차 못해 부모가 알아채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현행 음란물유포죄(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지만, 이용자 불확실 등으로 단속이나 처벌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오픈채팅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금칙어를 정해놓고 있지만 교묘히 피해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채팅방은 발견 즉시 폐쇄조치하며 이용자들의 신고도 받아 조치하는 등 건전한 채팅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사설] 중국의 사드반대, 국론분열 조장 경계해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국내에서의 찬반논쟁이 점차 확대되어 심각한 남남갈등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미 국방부 등 관계당국이 사드 배치 장소 선정을 위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경북 성주를 적정 지역으로 선정했고, 이는 미국과의 협의도 마친 상황에서 한미양국이 공식적으로 공표한 내용이다. 사드배치가 결정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북한의 핵 위협이 지속적으로 확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3일에도 사거리 1천300킬로미터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있는 곳까지 발사하여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북한의 핵 위협은 한반도의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으며, 이에 사드는 방어적 차원에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찬반논쟁은 단순한 논쟁 차원을 넘어 남남갈등의 국론분열로 치닫고 있으며, 특히 일부 정치권이나 전직 고위관료들이 이를 부추기고 있어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미동맹에도 중요한 저해요인이 될 수 있으며, 또한 북한에도 잘못된 시그널을 주어 오히려 핵 위협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어제 더불어민주당의 사드대책위 간사인 김영호 의원 등 초선 의원 6명이 중국 동향을 살피겠다며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학술회의에 참석 차 떠났다. 초선의원들이 사드 갈등을 우려하여 한중간의 해법을 찾겠다고 하지만, 최근 중국이 연일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성명서는 물론 언론을 통한 여론 조성을 하고 있는 마당에 야당의원들의 방중은 중국에 이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이런 중국의 의도는 여러 가지 사례에서 나타났다. 중국의 인민일보 등 유력 일간지 또는 방송 등이 한국 학자들과 전직 고위관료와 인터뷰를 한 다음 중국에 유리한 내용만 발췌, 보도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전공 관련 학자들에 따르면 인터뷰를 하고도 중국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아예 중국 언론이나 방송에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이 한국 국내 여론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선택적으로 이용, 국론분열을 획책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이다. 중국 환구시보가 민주당 의원의 방중을 1면 톱으로 보도한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국가안보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된다. 사드 배치는 결정된 이상 이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정치지도자나 전직 고위관료들은 국가 안보가 최우선이라는 철저한 인식 하에 사드문제에 대하여 외세에 이용될 수 있는 국론분열을 자초하는 행위는 최대한 억제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