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관 자살로 내몬 감찰, 監察해라

최근 도내에서 경찰관 둘이 자살했다. 내부 감찰을 받았거나 받는 중이었다. 감찰과 관련된 현직 경찰 자살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런 일이 10여 일을 사이에 두고 연달아 발생했다. 유족들은 감찰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응 가족을 잃은 유족의 하소연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만 보아 넘기기에는 이상한 점이 감지된다. 강압 감찰이 있었다는 의혹도 보이고, 표적 투서에 의한 감찰 의혹도 보인다. 동두천경찰서 송내 지구대 소속 최모 순경(32ㆍ여)이 자살한 것은 지난 22일이다. 자살 하루 전 최 순경은 가로등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29%로 처벌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휴가중이던 최 순경은 다음날 감찰 조사를 받았고 그날 오후 자살했다. 고(故) 최 순경의 변호인은 강압감찰 의혹을 제기했다. 감찰팀이 일부 유품을 빼돌렸고, 사생활자료까지 요구했으며, 동료에 대한 허위 사실까지 인정토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화성동부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 경위(56)가 자살한 것은 지난 29일이다. A 경위는 다른 지구대에서 근무 중 근무태만으로 감찰 조사를 받고 보름 전 현 지구대로 옮겨온 상태였다. A 경위의 유서에는 동료들의 트집 잡기 식 진정과 이로 인한 괴로움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자신을 음해 투서한 동료 직원들의 실명도 거론했다. 동료들이 자신을 음해해 진정했고, 이를 근거로 한 내부 감찰로 좌천된 데 대한 억울함과 분함이 표현돼 있다. 교통사고를 낸 최 순경에 대한 감찰 착수는 옳다. 진정이 접수된 A 경위에 대한 감찰도 탓할 일 아니다. 그런데 두 당사자가 자살을 했다. 그리고 본인 또는 유족들이 억울함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최 순경에 대한 감찰 기록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봐야 한다. 변호인 주장대로 사생활을 캐물은 사실이 없는지, 동료에 대한 비위 진술을 강요한 부분은 없는지 봐야 한다. 만일 있다면 범위를 넘은 감찰이다. A 경위에 대한 감찰도 복기해봐야 한다. A 경위는 동료들이 자신을 음해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A 경위에 대한 투서, 진정, 제보 등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 그중에 진실에 부합하는 것과 허위의 것을 가려내야 한다. 허위 투서 등이 있었는데도 이를 묵과했다면 부실감찰이 된다. 동료나 내부자를 좌천시키려고 악용된 감찰이기 때문이다. 투서, 진정, 제보에는 무고의 책임이 따른다. 이런 부분을 그대로 보아 넘기지 않았는지 ‘감찰’해야 한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두 자살 경찰관들의 유족 주장이나 유서뿐이다. 유족의 슬픔이 큰 만큼 일방의 얘기로 흐를 수 있음을 잘 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목숨과 맞바꿀 정도의 억울함이 도출됐다는 점이다. 감찰 비위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밝혀내고 공개해야 한다. 물론 그 조사는 ‘감찰’에 대한 ‘감찰’이어야 한다. 직계 조직이 아닌 외부 감찰에 의한 조사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사설] 인천경찰, 기강이 이러니 신뢰가 추락한다

요즘 인천경찰의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부정·비리나 성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을 중징계하거나 주요 보직에서 배제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강경책을 쓰고 내부 단속을 다그치고 있다지만 들리는 건 정말 걱정스런 일들뿐이다. 지난해 하반기엔 4명의 경찰관이 음주운전 사건·사고로 물의를 빚더니 지난 6월엔 불법 오락실 단속 경찰관들의 단속 정보를 불법 업주에게 제공한 남부경찰서 간부가 구속됐다. 이번엔 뻔뻔스럽게도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이 수사 중에도 자신의 친구인 또 다른 불법 오락실 업주에게 돈을 받기로 하고 단속·수사 자료를 넘겨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28일 불법 오락실 업주에게 단속·수사 자료를 넘겨준 경찰청 광역풍속팀 A경장(34)과 불법 업주 B씨(34)를 불구속 입건했다. A경장은 고교 동창인 불법 업주 B씨에게서 오락실 수익금의 5%를 받기로 하고 B씨에게 A4용지 23장 분량의 단속·수사 자료를 제공한 혐의다. 불법을 단속해야할 경찰관이 단속·수사 자료를 미리 알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금의 일부를 받기로 한 건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된 거다. 단속 경찰관의 이런 고정적인 뒷돈 거래 약속은 불법 업주와 동업 수준의 위험한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파렴치행위다. 더욱 괘씸한 건 A경장이 다른 경찰관과 불법 업주 간 유착관계를 수사하면서 자신도 같은 비리를 저질렀다는 점이다. A경장은 고교 동창인 불법 업주에게 수사 자료를 넘길 당시는 물론 최근까지도 불법 오락실 단속·수사를 해왔다. 지난 3월부터는 인천남부경찰서 C경위(58)가 불법 업주에게 단속정보를 제공한 사건을 수사해왔고, 그 결과 지난 6월 C경위를 구속케 하고 전직 경찰관을 불구속 입건했다. 결국 전·현직 경찰관과 불법 업주 간 유착 비리를 수사하면서 자신도 같은 범죄를 저지른 거다. 그야말로 부패 사슬의 요지경속이다. 파렴치의 극치로 할 말을 잊게 한다. 가면의 탈을 쓴 추잡한 그를 민중의 지팡이로 불러왔으니 허탈할 뿐이다. 어디 이뿐인가. 인천서부경찰서 D경위(44)는 지난달 23일 술에 취한 채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성 옆자리에 앉아 음란행위를 했다가 파면됐다. 지난 6월엔 인천경찰청 E경위(43)가 대낮 주택가를 지나는 여성을 보며 음란행위를 하고 달아났다가 해임됐고, 지난 3월 연수경찰서 F순경(27)은 한 오피스텔 승강기에서 20대 여성을 강제 추행, 파면됐다. 백약이 무효이듯 때 없이 비리·비위가 발생하니 경찰 신뢰가 추락하는 거다. 이제 경찰의 명예를 걸고 부정·비리를 근절할 특단의 실효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경기시론] 질병으로부터 휴가를 지켜라

이른바 ‘7말 8초’ 여름 휴가 기간이 시작되었다. 정부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전체 휴가객의 46%가 몰리고 휴가객도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리 좋지 않은 경제 상황에 회사와 가정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낸 국민들이 잠시나마 여유와 쉼을 누리기 위해 국내외로 떠나는 기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여행 중 들뜬 마음에 방심을 하다보면 자칫 질병으로 인해 여행기간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여름철 여행 중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것은 수인성 식품매개 질환이다. 여행자 설사는 여행시 미생물이나 미생물의 독소에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섭취하여 복통, 구토, 설사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여행자 설사는 이질균, 대장균, 비브리오균 및 살모넬라 등 세균에 의하여 주로 발생하고 바이러스와 아메바성 이질, 람블편모충 등 원충 및 기생충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대부분의 수인성 식품매개 질환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백신이 없다. 콜레라, 장티푸스의 경우 백신이 있으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일반적으로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따라서 깨끗한 물과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다. 비스무스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여행자 설사를 일부 예방할 수 있고, 심부전증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예방적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여행 전 의료진과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모기가 매개하는 질환도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카바이러스를 포함하여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치쿤군야, 일본뇌염과 같은 질환은 모두 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질환이다. 특히 열대열 말라리아, 뎅기출혈열, 황열, 일본뇌염과 같은 질환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의 형태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말라리아의 경우 백신은 없으나 예방약을 복용하여 예방할 수 있다. 단, 사전에 의료진에게 상세한 상담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황열과 일본뇌염은 백신을 통해 예방 가능하다. 뎅기열은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백신이 없으며 지카바이러스나 치쿤군야에 대해서는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외출 시 덥더라도 피부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고 곤충회피제를 사용하며 해가 저문 후에는 방충망이나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에 머무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물과 접촉을 통해 질환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동물에 물리거나 상처를 입는 경우 광견병, 파상풍, 봉와직염과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다. 또 조류와 접촉하는 경우 조류인플루엔자에, 중동 지역 낙타와 접촉하는 경우 메르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가급적 이러한 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불가피하게 접촉하는 경우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접촉 후 손을 잘 씻어야 한다. 광견병과 파상풍은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A형간염, B형간염, 인플루엔자, 홍역, HIV, 성매개감염병, 바이러스성출혈열 등이 여행 중 경험할 수 있는 질환에 속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여름 휴가기간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 모기 물리지 않기, 안전한 음식물 섭취하기를 권고했다. 여행 전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상담하고 백신이나 약물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 있다면 이를 준비할 것이 바람직하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감염질환으로부터 휴가를 지키자. 최원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지지대] 졸음운전

지난달 17일 오후 5시 54분.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는 K5 승용차가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승용차 안에는 1박 2일간 동해안 여행을 마치고 상경길에 오른 20대 여성 4명이 타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로 비용을 마련해 갔던 모처럼의 여행이었다. 귀경차량이 많이 몰리는 시각이라 앞선 차들은 서행 중이었다.그때 갑자기 관광버스 1대가 시속 91㎞의 속도로 돌진하듯 달려오더니 K5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여성 4명은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K5 승용차를 들이받은 버스는 앞선 승용차 4대를 더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6중 추돌사고로 봉평터널은 아수라장이 됐고, 다른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등 37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이었다. 전날 버스에서 쪽잠을 잔 관광버스 운전자는 사고 당일 강릉과 삼척 등지를 운행해 피로가 쌓인 상태였다. 졸음운전은 방심하는 순간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운전자 자신은 물론 무고한 타인의 생명과 행복을 빼앗는 비극이자 중대한 범죄행위다.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2013년 2천512건에서 2014년 2천426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천701건으로 다시 늘었다. 사망자는 2013년 121명, 2014년 130명, 지난해 10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모두 359명, 연평균 120명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휴가 차량이 몰리는 7~8월은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휴가길 대부분이 장거리 운전인데다 교통체증이 겹쳐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5년 3년간 월별 졸음운전 사고는 7월이 741건으로 가장 많았고, 8월이 718건으로 2위였다. 특히 휴가 차량이 주로 이용하는 고속도로 졸음운전은 더 위험하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은 14.1%로, 졸음운전 사고 7건당 1건꼴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속 100㎞로 달리면 눈 한 번 깜빡하는 시간(0.075초)에 차가 2m 움직인다. 1초만 졸음운전해도 차가 28m, 2초면 56m를 달리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높다. 졸음은 생리 현상인 만큼 운전자의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없다. 졸리면 쉼터에서 충분히 쉬었다 가는 게 가장 좋은 안전 운전 방법이다. ‘충분히 자고, 주기적으로 쉬고, 자주 환기하라’는 권고를 흘려 들어선 안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북부 테크노밸리 시동… 판교 성공신화 이어간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신화를 경기북부지역에서 재현할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첫 시동을 걸었다. 남경필 경기지사, 최성 고양시장, 이부영 경기도시공사 부사장, 임태모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은 1일 고양시청 시민컨퍼런스룸에서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각 기관 간 긴밀한 상호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사업계획을 총괄하고 국내ㆍ외 기업 투자유치 등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필요한 행정지원 역할을 담당한다. 고양시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저렴한 용지 공급과 국내ㆍ외 기업 유치에 힘쓰기로 했다. 경기도시공사와 고양도시관리공사는 사업비를 분담해 사업을 공동 시행하며 적기에 용지를 공급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과 함께 K-컬처밸리, 방송영상 콘텐츠밸리,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실증단지 등 기존 추진사업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미래형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남북접경지역으로서 통일 한국이라는 큰 그림 아래 새로운 경제ㆍ문화ㆍ관광산업의 요충지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공신화를 경기북부 테크노밸리에서 재현하겠다”며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첨단기업이 많이 모이고 일자리가 넘치는 대한민국 신성장 거점 마련이 되도록 경기도가 책임지고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 1조 6천억 원이 투자되는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는 고양시 일산구 일원 약 50만㎡ 부지에 공유도시,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도시,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통합관리도시로 조성된다. 경기도시공사와 고양도시관리공사가 공동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되며 오는 2017년 9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2018년 3월 실시계획인가 완료, 2018년 상반기 부지조성공사 착공 등 과정을 거쳐 2020년부터 기업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도와 고양시는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1조 6천억 원의 신규투자와 1천900여 개의 기업 유치, 1만 8천 명 이상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제원ㆍ이호준기자

“수업료 영수증 교실서 일괄 배부 금지”

경기도교육청이 행정 편의를 이유로 고교 수업료 납입 영수증을 교실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주던 관행을 금지키로 했다. 도교육청은 수업료 납부 영수증을 학생에게 배부하는 방법을 안내한 ‘수업료 수납 업무 관련 유의사항’을 제작, 도내 모든 고등학교에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번 공문을 통해 ‘학생 개인의 수업료 미수납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이 정보가 타인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교실에서 일괄적으로 영수증을 배부하는 방법은 지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내 모든 고교에선 수업료 영수증을 교실에서 학생에게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대신 수업료 영수증이 필요한 학부모나 학생이 개별적으로 신청할 경우 발급해주거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www.neis.go.kr) ‘학부모서비스-학생생활-교육비납입현황’을 이용한 온라인 발급 방법을 학부모나 학생에게 알려주게 된다. 또 학기 초 수업료 영수증 발급 수요 조사로 학부모에게 우편 또는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개별 발송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행정업무 시 학생 인권을 우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내 일부 고교가 분기별 수업료 납입 영수증을 각 학급에서 일괄적으로 배부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김규태기자

용유·무의 4곳 유예기간 연장… 경제자유구역 ‘불안한 생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 제86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는 영종지구 6개지구에 대한 ‘지정해제 유예기간 연장’과 ‘영종지구 통합 개발계획변경(안)’을 최종 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따라 영종지구 중 4개 사업지구(용유을왕산 PARK52, 용유 노을빛타운, 용유 오션뷰, 무의 LK)는 유예기간이 각각 1~2년씩 연장돼 당분간 경제자유구역으로 남게 됐다. 반면 2개 사업지구(용유 블루라군, 무의 힐링리조트)는 8월 5일자로 경제구역에서 지정해제 된다. 연장된 4개 사업지구중 PARK52와 노을빛타운은 2년, 나머지는 각각 1년씩 유예기간이 연장됐다. 이들 사업지구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자법) 제8조의2에 따라 2014년 8월5일~2016년 8월4일까지 2년간 지정해제 의제 유예를 받았었다. 따라서 이 기간 내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자동 해제될 수밖에 없었다. 인천경제청은 법정기간 내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이 곤란한 6개 사업 지구에 대해 지난 2월 산업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해제 의제 유예 기간 연장’을 요청했고, 이번에 이같이 결정됐다. 그러나 유예 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지 않은 부실 사업지구는 과감히 구조조정키로한 산업부 방침에 따라 정리됐다. 콘도·스파 등 개발계획을 갖고 있던 무의힐링리조트(12만3천㎡), 테마파크, 호텔개발 계획이 있는 용유 블루라군 복합리조트(10만6천789㎡) 사업지역은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통합 개발계획 변경(안)은 3건이 처리됐다. 그동안 영종지역은2차에 걸쳐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최근 항만법 등에 의해 추진된 한상드림아일랜드 등의 개발계획을 경자법에 의한 개발계획으로 편입되는 등 개별 단위 사업지구 외 영종 전체 개발계획에 대한 통합정비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경제자유구역위원회는 용유·무의 통합개발계획지구 중 용유오션뷰(12만4천530㎡)는 사업지구 내에 설치되는 공원시설에 대한 진입로 확충과 무의 LK(124만6천106㎡)는 공공용지 확대를 위해 경자구역 지정에 대한 면적 증·감 없이 토지이용계획만 재배치하는 내용 등을 의결했다. 인천국제공항지구(1천728만4천㎡)는 공항지역 내 타법인 수도권 신공항건설 촉진법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공항지구(개발계획 미 수립지)를「경자법」상 개발계획에 포함하고, 공항지역 내에 분리(공항복합도시IBC-2, 공항지구) 운영 중인 단위개발사업지구를 인천국제공항지구로 일원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신호기자

단원고 ‘기억교실’ 이달 중순 옮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이 사용하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인 이달 중순께 이전된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이하 KCRP)는 1일 오후 2시께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세월호 희생 유가족과 단원고, 경기도교육청이 합의한 기억교실 이전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앞서 기억교실은 KCRP의 중재로 지난 2월, 세월호 참사 2주기에 맞춰 임시 이전한다는 첫 합의가 이뤄진 뒤 5월 이전이 합의됐다. 하지만 고정물 이전 등 구체방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4차례 추가 협의 끝에 지난달 28일 13차 회의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희생된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 추모 메모 등은 여름방학 기간 내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한시적으로 이전된다.창문틀, 천장 석고보드와 같은 고정물은 겨울방학 중에 옮기는데 뜻을 모았다. 기억교실 이전이 진행되는 전일과 당일에는 ‘기억과 다짐을 위한 추모 행사’가 진행되고, 구체적인 내용은 KCRP와 4·16가족협의회, 도교육청 등이 실무회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여름방학에 이뤄질 이전 작업은 오는 13일 전후로 이전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광준 KCRP 사무총장은 “2학기가 시작하기 전 교실을 이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면서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이전 기간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전비용을 비롯해 기존 교실보다 협소한 안산교육지원청 별관 이전 문제, 추모 행사 업체 선정 등의 남은 과제는 추후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기로 했다. 김 사무총장은 “남은 과제 역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걸상 및 물품은 훼손되지 않게 소중히 다뤄 교실을 재현하고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공존, 따뜻한 미래] 부천시 ‘공유문화’

‘공존(共存)’은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단어다.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공존하기 힘든 지경에 다다른 것이 아닌지 걱정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다. 주차장 시비 때문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간 불화가 발생하고, 다른 주민들이 통과하지 못하게 담을 높이는 아파트 단지가 한둘이 아니다.갈수록 삭막해져 가는 가운데 ‘이웃 간의 정’이라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바로 부천지역에서다. 그동안 생각만 하고 ‘혹시’ 또는 ‘설마’ 하는 우려 때문에 실천하지 못했던 여러 분야에서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일들이 일어났다.도시 생활에서 누구나 느끼는 불편함을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도와주고, 공유하면서 공존이란 새로운 문화가 나타났다. 주민들이 시의 중재 하에 주차장을 공유하고, 기관이나 기업들이 회의실을 공유하고, 개인이 소장만 해두고 있던 책을 타인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함으로써 공존하는 법을 찾아가는 부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 비워두지 않고 공유하며 모두의 편리함 높이는 주차장 공유공유의 첫번째는 주차 문제 해결에서 시작됐다. 행정기관 주차장을 시민들에게 양보하고,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공동주택 주차장을 직원들이 이용하도록 만들면서다. 행정기관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주차할 공간이 없어 이리저리 헤매지 않아도 되고, 직원들은 마음 편히 주차하고 일할 수 있도록 묘안을 찾은 것이다.시청 지하주차장 주차 민원 해결의 실마리가 된 이 주차장 공유법은 복사골문화센터로 전파됐고 현재 행정복지센터로까지 확산되면서 점점 확대되고 있다.복사골문화센터는 꿈동산신안·한아름2차(242면), 중4동은 은하마을·금강마을(60면), 괴안동은 조공2차(70면), 성곡동은 휴먼시아2단지(90면) 등과 부설주차장 이용 협약을 맺었다. 또 원미보건소는 리첸시아(108면), 심곡2동은 우민늘사랑·성가병원(61면), 상2동은 하얀마을·현대(110면) 등도 주차장 공유에 동참했다.복사골문화센터(사랑마을·벽산삼익선경-20면), 원미보건소(연화마을·리첸시아-60면), 원미3(은하마을·대우동부-30면), 오정1(휴먼시아2단지-30면), 원2동 주민센터(원미 풍림-10면) 등은 현재 공동주택과 주차장 공유를 협의 중이다.주차공간을 제공하는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행정, 재정적 지원이라는 인센티브가 주어져 행정기관과 공동주택 모두 ‘윈윈’이 됐다. 시 직원들은 주차하기 편해졌고, 공동주택 시민들은 평일 오전, 오후 비어있던 주차장을 개방함으로써 도로 도색, CCTV 설치 등의 혜택을 보고 있다.지난 7월부터 소사3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을 위해 아파트 부설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한 조공2차 아파트의 박상만 입주자대표회장(50)은 “입주민들에게 사전에 다 공개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통과돼 부설주차장 공유정책에 동참하게 됐다”며 “부천시에서 먼저 문의를 해왔는데 상당히 좋은 내용이라 주차장 함께 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소통의 공간으로 개방하는 ‘우리동네 학습공간’부천시에 있는 카페, 무료급식소, 증권사 지점 등이 공존의 장소로 변신했다. 시민들이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 공간을 ‘우리동네 학습시설’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비용을 지급하거나 목적이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했던 각종 시설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개방을 유도하고, 동참한 시설은 시로부터 각종 지원을 제공했다. 이렇게 공유된 공간은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평생학습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신증권 부천지점은 밸런스룸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우리동네 학습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을카페달토, 일층카페, 부천효인성교육원, 카툰캠퍼스, 가족공감네트워크, 통합예술나눔터함성창작소, 한국오카리나총연합 부천지부 등도 공간 개방에 동참했다.또 향기네사랑방, 타악퍼포먼스 난타도리깨연구소, 청신아트공예연구회, 홈플러스(소사점ㆍ여월점) 등도 우리동네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 시설이 개방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이곳을 이용하면서 삶의 여유를 되찾고 있다. 향기네 무료급식소는 자원봉사자들이 휴식을 취하던 ‘향기네 사랑방’을 ‘퇴근길 학습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랑방을 직장인을 위한 퇴근길 학습공간으로 꾸미고 최근 6주 과정의 교육을 마쳤다. 사진, 노래교실 등의 프로그램으로 1차 교육을 마친 향기네 사랑방은 8월 넷째주에 시작되는 2차 교육에 가죽공예까지 추가했다.급식소 관계자는 “평소 무료급식소 자원봉사자들이 쉬던 공간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부천시의 퇴근길 학습공간에 참여하게 됐다”며 “직장들 반응이 너무 좋아 2차는 8주로 늘렸다”고 말했다.■ 다시 보지 않을 책을 나누며 책을 이어가는 이음서재책을 통한 공존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이 서가에만 묵혀뒀던 책을 ‘이음서재’로 옮겨와 이웃과 공유하는 것이다. 한번 본 책은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에 서가를 만들어 이웃과 함께 지식과 가치를 나누자는 취지에서다.지난 3월 한울빛도서관에 ‘이음서재 1호관’이 생기면서 책을 통한 공존의 첫 걸음을 뗐다. 이음서재 책 기증자들은 자신들이 기증하게 된 동기를 밝히면서 공존의 의미와 함께 삶의 지혜도 주고 있다. ‘성적은 우열이 있어도 꿈은 우열이 없다’(김만수 부천시장), ‘책을 읽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여행’(전태현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책으로 만나는 세계 이웃’(정성희 작은도서관 운동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못한다’(이미경 교육청 감사관) 등의 책들이 자리를 잡았다.이음도서관 책은 한울빛도서관 2천26권, 북부도서관 900권, 원미도서관 400권, 꿈여울도서관 350권, 송내도서관 540권, 오정도서관 300권, 상동도서관 600권 등이다.결혼 31주년을 기념해 310권을 기증한 김미숙씨(58·여·부천시 원미1동)는 첫 기증 이후 ‘공유 매력’에 빠져 두 차례 더 이음서재를 찾았다.김씨 가족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책 815권은 부천시가 조성한 두 곳의 이음서재에서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세자녀를 키우면서 산 책들을 부천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음서재에 기증하게 됐다”며 “선배 학부모로서 후배 학부모들과 공유하는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이어 “책 욕심이 많아 서재에 있는 책만 봐도 뿌듯했다”며 “하지만 집에 있으면 우리 가족밖에 보지 못하는데, 이음서재에 있으면 부천 시민들과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또한 자기개발, 고전, 인문학, 역사, 소설 등 540권을 이음서재에 기증한 윤기오씨(63·부천시 중2동)는 “젊은이들이 책을 통해 인성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했다”고 말하며 “최근 핵가족화가 되면 우리 사회에 이기심, 이타심 문제가 심각하다”며 “인문학 책을 통해 젊은층들이 인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김만수 부천시장은 “공유경제는 개인을 넘어 우리를, 경쟁을 넘어 협력을 지향하는 행복한 부천시민을 상징하는 문화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공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