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졸음운전

지난달 17일 오후 5시 54분.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는 K5 승용차가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승용차 안에는 1박 2일간 동해안 여행을 마치고 상경길에 오른 20대 여성 4명이 타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로 비용을 마련해 갔던 모처럼의 여행이었다. 귀경차량이 많이 몰리는 시각이라 앞선 차들은 서행 중이었다.그때 갑자기 관광버스 1대가 시속 91㎞의 속도로 돌진하듯 달려오더니 K5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여성 4명은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K5 승용차를 들이받은 버스는 앞선 승용차 4대를 더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6중 추돌사고로 봉평터널은 아수라장이 됐고, 다른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등 37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이었다. 전날 버스에서 쪽잠을 잔 관광버스 운전자는 사고 당일 강릉과 삼척 등지를 운행해 피로가 쌓인 상태였다. 졸음운전은 방심하는 순간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운전자 자신은 물론 무고한 타인의 생명과 행복을 빼앗는 비극이자 중대한 범죄행위다.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2013년 2천512건에서 2014년 2천426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천701건으로 다시 늘었다. 사망자는 2013년 121명, 2014년 130명, 지난해 10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모두 359명, 연평균 120명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휴가 차량이 몰리는 7~8월은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휴가길 대부분이 장거리 운전인데다 교통체증이 겹쳐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5년 3년간 월별 졸음운전 사고는 7월이 741건으로 가장 많았고, 8월이 718건으로 2위였다. 특히 휴가 차량이 주로 이용하는 고속도로 졸음운전은 더 위험하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은 14.1%로, 졸음운전 사고 7건당 1건꼴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시속 100㎞로 달리면 눈 한 번 깜빡하는 시간(0.075초)에 차가 2m 움직인다. 1초만 졸음운전해도 차가 28m, 2초면 56m를 달리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이 높다. 졸음은 생리 현상인 만큼 운전자의 의지만으로 이겨낼 수 없다. 졸리면 쉼터에서 충분히 쉬었다 가는 게 가장 좋은 안전 운전 방법이다. ‘충분히 자고, 주기적으로 쉬고, 자주 환기하라’는 권고를 흘려 들어선 안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북부 테크노밸리 시동… 판교 성공신화 이어간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신화를 경기북부지역에서 재현할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첫 시동을 걸었다. 남경필 경기지사, 최성 고양시장, 이부영 경기도시공사 부사장, 임태모 고양도시관리공사 사장은 1일 고양시청 시민컨퍼런스룸에서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각 기관 간 긴밀한 상호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사업계획을 총괄하고 국내ㆍ외 기업 투자유치 등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필요한 행정지원 역할을 담당한다. 고양시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저렴한 용지 공급과 국내ㆍ외 기업 유치에 힘쓰기로 했다. 경기도시공사와 고양도시관리공사는 사업비를 분담해 사업을 공동 시행하며 적기에 용지를 공급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과 함께 K-컬처밸리, 방송영상 콘텐츠밸리,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실증단지 등 기존 추진사업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미래형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남북접경지역으로서 통일 한국이라는 큰 그림 아래 새로운 경제ㆍ문화ㆍ관광산업의 요충지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성공신화를 경기북부 테크노밸리에서 재현하겠다”며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첨단기업이 많이 모이고 일자리가 넘치는 대한민국 신성장 거점 마련이 되도록 경기도가 책임지고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 1조 6천억 원이 투자되는 경기북부 테크노밸리는 고양시 일산구 일원 약 50만㎡ 부지에 공유도시, 에너지자립형 친환경 도시,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통합관리도시로 조성된다. 경기도시공사와 고양도시관리공사가 공동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되며 오는 2017년 9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2018년 3월 실시계획인가 완료, 2018년 상반기 부지조성공사 착공 등 과정을 거쳐 2020년부터 기업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도와 고양시는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1조 6천억 원의 신규투자와 1천900여 개의 기업 유치, 1만 8천 명 이상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제원ㆍ이호준기자

“수업료 영수증 교실서 일괄 배부 금지”

경기도교육청이 행정 편의를 이유로 고교 수업료 납입 영수증을 교실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주던 관행을 금지키로 했다. 도교육청은 수업료 납부 영수증을 학생에게 배부하는 방법을 안내한 ‘수업료 수납 업무 관련 유의사항’을 제작, 도내 모든 고등학교에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번 공문을 통해 ‘학생 개인의 수업료 미수납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이 정보가 타인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교실에서 일괄적으로 영수증을 배부하는 방법은 지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내 모든 고교에선 수업료 영수증을 교실에서 학생에게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대신 수업료 영수증이 필요한 학부모나 학생이 개별적으로 신청할 경우 발급해주거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www.neis.go.kr) ‘학부모서비스-학생생활-교육비납입현황’을 이용한 온라인 발급 방법을 학부모나 학생에게 알려주게 된다. 또 학기 초 수업료 영수증 발급 수요 조사로 학부모에게 우편 또는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개별 발송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행정업무 시 학생 인권을 우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도내 일부 고교가 분기별 수업료 납입 영수증을 각 학급에서 일괄적으로 배부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김규태기자

용유·무의 4곳 유예기간 연장… 경제자유구역 ‘불안한 생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 제86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는 영종지구 6개지구에 대한 ‘지정해제 유예기간 연장’과 ‘영종지구 통합 개발계획변경(안)’을 최종 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따라 영종지구 중 4개 사업지구(용유을왕산 PARK52, 용유 노을빛타운, 용유 오션뷰, 무의 LK)는 유예기간이 각각 1~2년씩 연장돼 당분간 경제자유구역으로 남게 됐다. 반면 2개 사업지구(용유 블루라군, 무의 힐링리조트)는 8월 5일자로 경제구역에서 지정해제 된다. 연장된 4개 사업지구중 PARK52와 노을빛타운은 2년, 나머지는 각각 1년씩 유예기간이 연장됐다. 이들 사업지구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경자법) 제8조의2에 따라 2014년 8월5일~2016년 8월4일까지 2년간 지정해제 의제 유예를 받았었다. 따라서 이 기간 내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자동 해제될 수밖에 없었다. 인천경제청은 법정기간 내에 실시계획 승인 신청이 곤란한 6개 사업 지구에 대해 지난 2월 산업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해제 의제 유예 기간 연장’을 요청했고, 이번에 이같이 결정됐다. 그러나 유예 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가 도출되지 않은 부실 사업지구는 과감히 구조조정키로한 산업부 방침에 따라 정리됐다. 콘도·스파 등 개발계획을 갖고 있던 무의힐링리조트(12만3천㎡), 테마파크, 호텔개발 계획이 있는 용유 블루라군 복합리조트(10만6천789㎡) 사업지역은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통합 개발계획 변경(안)은 3건이 처리됐다. 그동안 영종지역은2차에 걸쳐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최근 항만법 등에 의해 추진된 한상드림아일랜드 등의 개발계획을 경자법에 의한 개발계획으로 편입되는 등 개별 단위 사업지구 외 영종 전체 개발계획에 대한 통합정비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경제자유구역위원회는 용유·무의 통합개발계획지구 중 용유오션뷰(12만4천530㎡)는 사업지구 내에 설치되는 공원시설에 대한 진입로 확충과 무의 LK(124만6천106㎡)는 공공용지 확대를 위해 경자구역 지정에 대한 면적 증·감 없이 토지이용계획만 재배치하는 내용 등을 의결했다. 인천국제공항지구(1천728만4천㎡)는 공항지역 내 타법인 수도권 신공항건설 촉진법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공항지구(개발계획 미 수립지)를「경자법」상 개발계획에 포함하고, 공항지역 내에 분리(공항복합도시IBC-2, 공항지구) 운영 중인 단위개발사업지구를 인천국제공항지구로 일원화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신호기자

단원고 ‘기억교실’ 이달 중순 옮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이 사용하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인 이달 중순께 이전된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이하 KCRP)는 1일 오후 2시께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세월호 희생 유가족과 단원고, 경기도교육청이 합의한 기억교실 이전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앞서 기억교실은 KCRP의 중재로 지난 2월, 세월호 참사 2주기에 맞춰 임시 이전한다는 첫 합의가 이뤄진 뒤 5월 이전이 합의됐다. 하지만 고정물 이전 등 구체방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4차례 추가 협의 끝에 지난달 28일 13차 회의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희생된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 추모 메모 등은 여름방학 기간 내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한시적으로 이전된다.창문틀, 천장 석고보드와 같은 고정물은 겨울방학 중에 옮기는데 뜻을 모았다. 기억교실 이전이 진행되는 전일과 당일에는 ‘기억과 다짐을 위한 추모 행사’가 진행되고, 구체적인 내용은 KCRP와 4·16가족협의회, 도교육청 등이 실무회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여름방학에 이뤄질 이전 작업은 오는 13일 전후로 이전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광준 KCRP 사무총장은 “2학기가 시작하기 전 교실을 이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면서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 이전 기간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전비용을 비롯해 기존 교실보다 협소한 안산교육지원청 별관 이전 문제, 추모 행사 업체 선정 등의 남은 과제는 추후 협의를 통해 풀어나가기로 했다. 김 사무총장은 “남은 과제 역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걸상 및 물품은 훼손되지 않게 소중히 다뤄 교실을 재현하고 보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공존, 따뜻한 미래] 부천시 ‘공유문화’

‘공존(共存)’은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단어다.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공존하기 힘든 지경에 다다른 것이 아닌지 걱정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다. 주차장 시비 때문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간 불화가 발생하고, 다른 주민들이 통과하지 못하게 담을 높이는 아파트 단지가 한둘이 아니다.갈수록 삭막해져 가는 가운데 ‘이웃 간의 정’이라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바로 부천지역에서다. 그동안 생각만 하고 ‘혹시’ 또는 ‘설마’ 하는 우려 때문에 실천하지 못했던 여러 분야에서 서로 배려하고 나누는 일들이 일어났다.도시 생활에서 누구나 느끼는 불편함을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도와주고, 공유하면서 공존이란 새로운 문화가 나타났다. 주민들이 시의 중재 하에 주차장을 공유하고, 기관이나 기업들이 회의실을 공유하고, 개인이 소장만 해두고 있던 책을 타인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함으로써 공존하는 법을 찾아가는 부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 비워두지 않고 공유하며 모두의 편리함 높이는 주차장 공유공유의 첫번째는 주차 문제 해결에서 시작됐다. 행정기관 주차장을 시민들에게 양보하고,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공동주택 주차장을 직원들이 이용하도록 만들면서다. 행정기관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주차할 공간이 없어 이리저리 헤매지 않아도 되고, 직원들은 마음 편히 주차하고 일할 수 있도록 묘안을 찾은 것이다.시청 지하주차장 주차 민원 해결의 실마리가 된 이 주차장 공유법은 복사골문화센터로 전파됐고 현재 행정복지센터로까지 확산되면서 점점 확대되고 있다.복사골문화센터는 꿈동산신안·한아름2차(242면), 중4동은 은하마을·금강마을(60면), 괴안동은 조공2차(70면), 성곡동은 휴먼시아2단지(90면) 등과 부설주차장 이용 협약을 맺었다. 또 원미보건소는 리첸시아(108면), 심곡2동은 우민늘사랑·성가병원(61면), 상2동은 하얀마을·현대(110면) 등도 주차장 공유에 동참했다.복사골문화센터(사랑마을·벽산삼익선경-20면), 원미보건소(연화마을·리첸시아-60면), 원미3(은하마을·대우동부-30면), 오정1(휴먼시아2단지-30면), 원2동 주민센터(원미 풍림-10면) 등은 현재 공동주택과 주차장 공유를 협의 중이다.주차공간을 제공하는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행정, 재정적 지원이라는 인센티브가 주어져 행정기관과 공동주택 모두 ‘윈윈’이 됐다. 시 직원들은 주차하기 편해졌고, 공동주택 시민들은 평일 오전, 오후 비어있던 주차장을 개방함으로써 도로 도색, CCTV 설치 등의 혜택을 보고 있다.지난 7월부터 소사3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을 위해 아파트 부설주차장을 이용하도록 한 조공2차 아파트의 박상만 입주자대표회장(50)은 “입주민들에게 사전에 다 공개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통과돼 부설주차장 공유정책에 동참하게 됐다”며 “부천시에서 먼저 문의를 해왔는데 상당히 좋은 내용이라 주차장 함께 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소통의 공간으로 개방하는 ‘우리동네 학습공간’부천시에 있는 카페, 무료급식소, 증권사 지점 등이 공존의 장소로 변신했다. 시민들이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 공간을 ‘우리동네 학습시설’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비용을 지급하거나 목적이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했던 각종 시설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개방을 유도하고, 동참한 시설은 시로부터 각종 지원을 제공했다. 이렇게 공유된 공간은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평생학습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신증권 부천지점은 밸런스룸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우리동네 학습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마을카페달토, 일층카페, 부천효인성교육원, 카툰캠퍼스, 가족공감네트워크, 통합예술나눔터함성창작소, 한국오카리나총연합 부천지부 등도 공간 개방에 동참했다.또 향기네사랑방, 타악퍼포먼스 난타도리깨연구소, 청신아트공예연구회, 홈플러스(소사점ㆍ여월점) 등도 우리동네 학습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들 시설이 개방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이곳을 이용하면서 삶의 여유를 되찾고 있다. 향기네 무료급식소는 자원봉사자들이 휴식을 취하던 ‘향기네 사랑방’을 ‘퇴근길 학습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랑방을 직장인을 위한 퇴근길 학습공간으로 꾸미고 최근 6주 과정의 교육을 마쳤다. 사진, 노래교실 등의 프로그램으로 1차 교육을 마친 향기네 사랑방은 8월 넷째주에 시작되는 2차 교육에 가죽공예까지 추가했다.급식소 관계자는 “평소 무료급식소 자원봉사자들이 쉬던 공간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부천시의 퇴근길 학습공간에 참여하게 됐다”며 “직장들 반응이 너무 좋아 2차는 8주로 늘렸다”고 말했다.■ 다시 보지 않을 책을 나누며 책을 이어가는 이음서재책을 통한 공존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이 서가에만 묵혀뒀던 책을 ‘이음서재’로 옮겨와 이웃과 공유하는 것이다. 한번 본 책은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에 서가를 만들어 이웃과 함께 지식과 가치를 나누자는 취지에서다.지난 3월 한울빛도서관에 ‘이음서재 1호관’이 생기면서 책을 통한 공존의 첫 걸음을 뗐다. 이음서재 책 기증자들은 자신들이 기증하게 된 동기를 밝히면서 공존의 의미와 함께 삶의 지혜도 주고 있다. ‘성적은 우열이 있어도 꿈은 우열이 없다’(김만수 부천시장), ‘책을 읽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여행’(전태현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책으로 만나는 세계 이웃’(정성희 작은도서관 운동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못한다’(이미경 교육청 감사관) 등의 책들이 자리를 잡았다.이음도서관 책은 한울빛도서관 2천26권, 북부도서관 900권, 원미도서관 400권, 꿈여울도서관 350권, 송내도서관 540권, 오정도서관 300권, 상동도서관 600권 등이다.결혼 31주년을 기념해 310권을 기증한 김미숙씨(58·여·부천시 원미1동)는 첫 기증 이후 ‘공유 매력’에 빠져 두 차례 더 이음서재를 찾았다.김씨 가족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책 815권은 부천시가 조성한 두 곳의 이음서재에서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세자녀를 키우면서 산 책들을 부천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이음서재에 기증하게 됐다”며 “선배 학부모로서 후배 학부모들과 공유하는 싶은 마음도 컸다”고 말했다.이어 “책 욕심이 많아 서재에 있는 책만 봐도 뿌듯했다”며 “하지만 집에 있으면 우리 가족밖에 보지 못하는데, 이음서재에 있으면 부천 시민들과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또한 자기개발, 고전, 인문학, 역사, 소설 등 540권을 이음서재에 기증한 윤기오씨(63·부천시 중2동)는 “젊은이들이 책을 통해 인성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했다”고 말하며 “최근 핵가족화가 되면 우리 사회에 이기심, 이타심 문제가 심각하다”며 “인문학 책을 통해 젊은층들이 인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김만수 부천시장은 “공유경제는 개인을 넘어 우리를, 경쟁을 넘어 협력을 지향하는 행복한 부천시민을 상징하는 문화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공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현수기자

“시민이 편할수 있다면…” 폭염 잊은 값진 땀방울

“시민들이 편할 수 있다면…폭염도 거뜬합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1일 낮 12시3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의 한 번화가. 밤새 쌓인 거리의 쓰레기를 청소하던 환경미화원 정남수씨(49)의 말이다. 정씨는 식당가 홍보 전단지와 먹다 버린 음료수 캔, 테이크아웃 잔 등 거리 곳곳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를 폭염속에서 묵묵히 치우고 있었다. 그는 “주어진 일에 온 정성을 쏟을 뿐인데 지나가던 시민들이 ‘고생한다’는 격려의 말 한마디 들을 때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도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날, 시민들을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공익(公益)을 행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비지땀 흘리는, 환경미화원, 택배 배달원, 교통경찰, 주차단속원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날 오후 1시께 군포시 부곡화물터미널에서 만난 고명석씨(37)등 우체국 직원 10여명은 땡볕 아래 한창 택배 승하차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성인남성 키 보다 높게 쌓인 무거운 박스들을 이곳저곳으로 옮기는 동안 작업복은 금세 땀범벅으로 변했다. 고씨는 “날이 무덥지만 기다리던 택배를 받는 시민들의 밝은 표정을 떠올리면 피로가 금방 가신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11시 30분께 수원시 장안구의 한 교차로 대로변 위의 교통경찰 9명도 폭염 속에서 완전 무장을 한 채 도로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정조대왕 능행차길 체험순례를 위해 청소년 250여명이 행사에 참가, 도로 위 9㎞가량을 단체로 거닐었는데 경찰들은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 대비에 나선 것이다. 푹푹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가 이어지면서 경찰의 표정도 다소 상기됐었으나 그래도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같은 시간 의왕시청 주차단속반은 오전동안 일대 불법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일제 단속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수도권기상청은 도내 31개 시군이 전날 발효된 폭염주의보가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폭염주의보는 32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간 지속할 경우 내려진다. 찜통더위에 대해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이 같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부득이하면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열사병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바깥에서 고생하는 이들에 대한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이수영 바른사회시민회의 팀장은 “폭염에도 상관없이 시민의 편의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 덕분에 시민들이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군포우체국 등 각 기관 관계자들은 “직원들이 폭염아래 일하고 있어 열사병 등 발생예방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윤모·유선엽기자

영종 ‘카지노 복합리조트’ 돛 올랐다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IBC-2)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인스파이어 인티그레이티드 리조트(이하 인스파이어)와 실시협약과 토지 장기(50년)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월 정부가 복합리조트 개발을 결정한 이후 1년 6개월만에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인스파이어는 미국의 대표적 복합리조트인 MTGA(Mohegan Tribal Gaming Authority)와 국내 대기업 KCC가 공동으로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인스파이어는 지난해 4월 인천공항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정부의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계획 공모’에 참여해 올해 2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인스파이어 측은 IBC-2 전체 267만4천㎡ 부지에 총 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로 1조8천억원을 투입해 105만8천㎡ 부지에 6성급 호텔과 패밀리호텔 등 숙박시설 1천350실과 국내 최대인 1만5천석 규모 아레나시설(공연), 테마파크, 컨벤션, 외국인 전용카지노 시설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스파이어는 지난해 10월 2억달러를 투자해 한국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인스파이어는 복합리조트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시작했다. 또 세계 유수의 건축회사들을 대상으로 설계공모를 진행, 내년 하반기까지는 설계를 완료하고, 2020년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복합리조트 이용객을 위한 자가용 비행기 전용 터미널과 관련 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완공되면 개장 첫해에만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국내에는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1만5천명 규모 직접고용, 관광수입 연간 6조원, 향후 30년간 약 10조원의 세수 효과 등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아시아 지역은 마카오와 싱가포르의 복합 카지노 리조트 성공을 본따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등 각국이 경쟁적으로 대규모 복합리조트와 테마파크 건설사업에 뛰어들고 있다.지난 6월 개장한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올해에만 벌써 1천5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2025년께는 연간 5천만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효과는 6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아시아 지역의 관광·문화시설들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스파이어 측은 일단 문화공연에 집중하고 있다. 1만5천석 규모 실내 전문공연시설을 건립해 K-POP 스타와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의 공연과 뮤지컬, NBA 경기 등을 유치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 시저스팰리스 콜로세움 등 세계적인 공연장에 버금가는 동북아 공연시설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이와 함께 국내 첫 파라마운트 무비테마파크와 아쿠아리움, 인디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문화박물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복합 리조트 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케빈 브라운 MTGA 회장은 “인천 복합리조트는 모히건 선 리조트그룹의 첫 번째 해외투자인 만큼 수년간 신중하게 검토했다”며 “아시아와 미국의 관광객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세계 최고의 복합리조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여성안심 무인택배 찾기… 밤에는 무서워”

“마치 사람도, 불빛도 하나 없는 지하주차장에 덩그러니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에요” 31일 밤 10시30분께 업무시간이 끝난 수원시 파장동 주민센터는 주변을 오가는 사람 없이 적막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인근 차도에 늘어선 몇 개의 가로등만이 주민센터를 비추는 유일한 불빛이었다. 특히 센터 외부 한편에 마련된 ‘여성 안심 무인택배 보관함’은 조명이 전혀 없었다.이로 인해 24시간 운영중인 보관함은 휴대전화 손전등을 켜야만 이용방법 등이 적힌 안내문을 볼 수 있을만큼 어두워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였다. 또 바로 앞이 주민센터 주차장인 탓에 마치 주차장 한복판에 서 있는 오싹한 기분마저 들게 만들었다. 더욱이 보관함을 이용하는데 필수적인 스크린은 ‘삐’ 하는 소리만 내며 검은색 화면과 윈도우 대기화면, 업체로고가 번갈아 비치는 등 알 수 없는 오류로 이용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오류는 이용자가 업체에 신고해야만 직원이 현장에 나와 수리작업을 진행, 그동안 보관함을 이용하려는 여성은 홀로 어두운 곳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주민 S씨(29·여)는 “낮에는 정말 편하게 이용하지만 밤에는 두려움때문에 이용을 꺼린다”면서 “어두컴컴한 조명과 함께 빼곡히 주차된 차들 사이로, 세상과 단절된 채 나 혼자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밤 11시께 찾은 지동 주민센터의 여성안심 무인택배 보관함 역시 오류가 발생해 스크린이 먹통이 되는 등으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또 정상적으로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었던 곡선동 주민센터 보관함 역시 어두컴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원시가 혼자 사는 여성들을 위해 주민센터 등에 무인택배 보관함을 설치했지만, 센터 업무가 끝나는 야간에는 사실상 여성 홀로 이용하기 어려워 ‘낮에만 안심되는 무인택배 보관함’이라는 비아냥이 일고 있다. 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부터 택배기사를 사칭한 여성 대상 범죄 예방, 택배 수령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7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여성안심 무인택배 보관함을 설치했다. 파장동·율천동·조원1동·권선동 주민센터 등 총 8곳에서 시범운영 중이며 각 소마다 20개의 보관함이 마련됐다.그러나 오후 6시면 끝나는 주민센터 업무시간과 24시간 무인택배 보관함 간의 운영상 차이가 발생하면서 야간에는 부족한 조명으로 어둡고, 오류가 발생해도 신속히 고쳐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민센터 인근에 가로등이 있어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어둡다는 등 이용불편 의견이 있다면 대책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간 시간에 발생한 시스템 오류는 일시적인 것으로 앞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히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