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중고자동차 수출 클러스터를 완성하려면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업계 내부에서도 영세하고 후진적인 수출 방식을 버리고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수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인천은 중고차 수출에 필요한 기초적인 인프라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서울, 경기 등 국내 자동차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 인접해 있어 중고차 확보가 수월하다. 또 한국GM 공장을 중심으로 자동차부품기업이 집약돼 있어 향후 중고차 수출단지와 자동차 애프터마켓(정비, 개조, 검사, 부품조달 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조성돼 있다. 중앙부처도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현대화 사업 연구용역에서 최적지로 인천을 꼽은 바 있다. 그러나 체질 개선이 더디게 진행된다면 중고차 수출이나 물류 등을 일본이나 평택 등 타지역으로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평택의 경우 자동차부두를 특화해 중고차 수출업체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천지역 업체들도 평택으로의 이전 등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도 매매단지의 한 업체는 “평택항으로 이전할 경우 인천에 있을 때보다 물류비용 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부지 임대비용 할인이나 수출 지원 등 추가적인 혜택이 있다면 옮겨갈 생각을 하는 업체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천 중고차 수출 시스템 구축에 가장 필요한 것은 법과 제도다. 관련법이 없다 보니 중고차를 중고차로 수출하지 못하고 자동차 부품이나 고철 등으로 둔갑시켜 수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제값을 받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이를 극복하려면 중고차 실거래 가격정보 제공, 성능 및 품질 점검, 허위매물 근절, 허위 거래 또는 이중계약 처벌 등 제도적인 정비를 거쳐 중구난방식 중고차 수출을 체계화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비즈니스 모델과 같이 경매방식을 도입해 야적장 등 임대부지 부담을 줄이고, 수출검사를 시행해 품질보증 및 인증제를 시행한다면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고차 수출지원센터처럼 수출 관련 행정 원스톱 서비스, 비즈니스 컨설팅, 해외시장 판촉, 부품 조달 등 중고차 수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또 불법 논란을 빚고 있는 송도 매매단지를 대신할 수 있는 합법화된 대규모 매매단지를 만들거나, 단지 내 입주조건과 관리규정을 강화하는 등 중고차 수출업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수출업체가 분산된 일본과 달리 인천 중고차 단지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이와 관련, 인천시 측은 “제도권 밖에서 방치되고 있는 중고차 수출을 정비해 현대화된 선진형 통합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며 “중고차 산업을 육성하는 데 최적 입지임을 감안해 중고차 수출산업을 인천의 특화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인천시가 좌초 위기에 놓인 인천 로봇랜드 조성사업 정상화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손을 잡았다. 시는 세계적인 로봇기술을 보유한 KAIST와 인천 로봇랜드의 성공적인 추진과 로봇산업 육성 기반 조성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인천 로봇랜드의 발전과 로봇대회 및 전시(체험) 등 로봇문화 확산을 위해 협조하고, 로봇 제품 및 기술을 공동 개발해 인천 로봇랜드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사업 부진과 재정난을 겪고 있다. 시는 이같은 이유로 인천로봇랜드㈜를 정리하고 있지만, 민간투자자들이 ‘사업부진 책임은 인천시에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 로봇랜드는 시와 민간투자자가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원에 76만 7천286㎡ 규모로 로봇연구소 등 공익시설과 테마파크, 호텔·콘도 등을 건립하기 위해 2009년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민간투자자는 건설투자자가 30.71%, 전략적 투자자가 16.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108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거의 소진된 상황이다. 국·시비를 더 투입해야 하지만 재정이 어려운 시는 여력이 없는 상태다. 시는 인천로봇랜드 해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민간투자자들은 우선시공권 보장 또는 자본금+위약금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는 KAIST와의 협약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KAIST는 로봇분야를 중심으로 공학기술의 연구, 인력 양성 등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전문기관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재난로봇대회에서 미국, 일본, 독일 등 로봇강국을 제치고, ‘휴보(휴머노이드 로봇)’가 우승하면서 다시 한 번 한국 로봇기술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쳤다. 시와 KAIST는 지난 2009년 세계도시축전 때 김종환 KAIST 교수(대한로봇축구협회장)와 세계로봇축구대회를 인천에 유치해 추진한 바 있으며,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인천의 로봇홍보 플랫폼인 로봇밴에서 KAIST 휴보가 사회자 로봇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세계적인 로봇 전문기관인 KAIST와의 이번 협력이 인천 로봇랜드 공익시설의 기업 및 연구소 유치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국내를 대표하는 로봇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로봇분야의 미래 기술연구 및 국제협력에 대한 부분도 KAIST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새로 짓거나 폐업해 가동하지 않는 공장을 돌아다니며 수천만원 어치의 전선을 훔쳐온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화성서부경찰서는 L씨(52)와 K씨(60)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L씨 등은 지난 3월5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 사이 화성시 마도면 한 공장에 들어가 절단기를 이용해 2천만원 상당의 전선(500여m)을 끊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당 공장은 이전을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이들은 범행 전날인 3월4일 공장을 사전 답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10월11일 화성시 양감면 신축공장에 들어가 3천만원 상당의 전선(720여m)을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선ㆍ후배 사이로 대포차량을 이용해 전선을 훔쳐 달아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사건 발생 현장 주변 CCTV 50여개 소를 분석해 피의자들이 이용한 대포차량의 번호를 특정, 5개월여의 긴 수사끝에 일당을 검거했다”며 “신축공사장 등에서는 CCTV 설치 등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박수철 기자
‘…(중략)교사에게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수업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등 시종일관 위선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로 임함.’ 인천시 서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군의 생활기록부에적힌 내용이다.A군은 이 같은 평가에 깜짝 놀라 학교와 교사에게 내용 수정을 요청했지만거절당했다. 생활기록부는 50년간 전자문서로 보관될 뿐만 아니라 대학입시 등에 반영 비중이 커진 상황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A군은 지난해 B 교사의 방과 후 수업 21시간을 듣고선 이 같은 평가를 받았다. A군은 “교재를 사지 못해 친구의 것을 빌려갔다가 다그치는 선생님이 무서워 ‘내 책이다’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고, 몸이 아파 수업을 빠졌는데 약국의 실수로 약봉지의 날짜가 틀려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면서 “이후 전산상 실수를 인정한 약국으로부터 확인서를 받아 학교 측에 제출해 오해를 풀었는데, 굉장히 충격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교사와 학교 측은 평가는 교사의 고유권한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해당 교사는 학교 측을 통해 “학생이 수업에 빠지거나 책을 사지 않으면서 매번 거짓말을 하는 등 수업태도가 상당히 불성실했다”며 “이 같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시종일관 위선적’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전했다. 학교 관계자는 “기록부 작성은 교사의 고유 권한이며 충분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기록됐으니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 “또 평가를 반박할 만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정정할 수 있기에 A군과 학부모에게 자료를 요구했지만,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정·삭제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A군의 학부모는 “평가가 상식을 벗어난 상당히 악의적이고 감정이 섞인 평가다”고 주장하며 최근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인엽기자
인천지검 형사4부(이정훈 부장검사)는 분만 중인 독일인 산모의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산부인과 의사 A씨(40)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4년 11월 독일 국적의 산모 B씨(37)의 분만 중 태아의 심장박동수가 수차례 급격하게 떨어지는 증상을 발견하고도 제왕절개 수술을 하지 않은 채 1시간 반 동안 방치, 태아가 심정지로 사망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한국 의료 분쟁조정중재원과 독일의 저명 산부인과 교수 등으로부터 의료감정을 의뢰, 모두 의사의 과실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를 받았다. 앞서 검찰시민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의사 A씨의 중대한 업무상 잘못이 인정되므로, 기소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은 주안 독일 대사관 등에서 큰 관심을 보였으며,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었다”면서 “양국의 의료감정결과와 시민위원회의 의견 등을 바탕으로 면밀히 법리 검토해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민우·최성원기자
“미군들이 북적거린 덕분에 아이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결혼도 시킬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네요.” 19일 동두천시 보산동 주한 미군 부대 캠프 케이시 앞. 보산동관광특구라고 적힌 표지판 앞부터 약 60여미터의 길가에 늘어선 상점들은 굳게 문이 닫혀 있거나 ‘폐업 세일’ 등을 하며 한산한 모습이었다. 관광특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상 운영 중인 곳을 찾는게 더 어려울 정도였다. 한 때 동두천에 2만명 넘게 주둔하던 미군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이들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온 상권도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다. 원래 이 일대는 대한민국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60~70년대 엄청난 호황을 누리던 곳이다. 가게 마다 미군들이 넘쳐나 금고에 달러가 가득찼고, 돈 걱정 없는 동두천이라는 의미의 ‘돈두천’ 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 30년 넘게 전파사를 운영하고 있는 K씨(81)는 “동두천은 과거 미군으로 인해 돈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불렸다”며 “집 장만에 자녀 대학 등록금까지 전부 이곳에서 벌어서 가능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의정부시에 주둔 중인 미군부대 주변도 마찬가지다. 의정부시 고산동 캠프 스텐리 후문 앞 음식점 한쪽벽에는 그동안 다녀간 미군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는 미군들이 Y씨(63ㆍ여)에게 한국말로 ‘엄마’라고 부르는 모습이 그동안 미군들과 함께한 긴시간을 짐작케 했다.Y씨는 “미군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매일 가게가 가득찼고 자연스럽게 영어도 배우게 됐다”며 “한국 복무가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간 이들이 가끔 편지도 써서 보내주는 등 정든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지역에 주둔한 미 2사단은 오는 7월부터 평택으로 이전을 시작, 일부 동두천지역에 잔류하는 부대를 제외하고 내년 말까지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군의 주둔으로 흥망성쇠를 함께한 이 지역 상인들은 모두 사실상 시한부 생활이 시작된 상태다. 상가민들은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상점을 언제 폐업하게 될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군이 떠난자리에 다시 제2의 호황이 찾아오길 바랐다. L씨(65)는 “추억과 역사를 공유했던 미군은 떠나지만 앞으로 반환지가 잘 개발되면 새로운 희망이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웅용 경기북부개발연구원 부원장(53)은 “과거 미군부대 주변은 땅값이 가장 비쌀 만큼 호황을 누린 곳이지만 지금은 전혀 반대의 상황”이라며 “개발에 따른 변화된 상권이 다시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치권과 지자체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송주현기자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 규명 대책위원회’가 19일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거주인 2명이 숨지고 1명이 추락해 장애를 입는 등 인권침해 사실이 드러난 해당 시설은 옹진군의 시설폐쇄 결정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고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현재 징역 1년과 1년6월을 구형받은 교사 2명에 대해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법원은 시설 내 의문사와 장애인 인권유린 사건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2014년 12월 25일 온몸에 피멍이 든 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해 1월 28일 숨진 인천 영흥도에 있는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의 의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유가족과 장애인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이날 진행될 예정이었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9일로 일정이 변경됐다. 최성원기자
코리아 문화수도 조직위원회가 시흥시청에 마련된 사무실을 최근 자진 철수하면서 사실상 사업포기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시흥시의회 홍지영 의원이 19일 제23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시흥시가 사기당한 것 아니냐, 시장 주민소환도 가능한 사안이다”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1천여 명의 공직자도 모르고 43만 시민도 몰랐던 코리아 문화수도, 김윤식 시장 혼자서 추진한 문화수도는 지금 어떻게 되었느냐”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는커녕, 시흥시를 전국에 망신시킨 꼴로 시민을 우롱하고, 바보로 만들고,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김 시장은 43만 시민께 머리 숙여 공개로 사과해야 한다”며 “무소불위 행정, 행사성ㆍ낭비성ㆍ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은 여기서 그만 멈추어 달라”고 주문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5월에도 5분 발언을 통해 문화수도 지정과 관련,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코리아 문화수도 조직위원회는 관내 업체로부터 소요경비 조달을 위해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으로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흥=이성남기자
교복 입은 청춘들이 1970년대 골목을 활보한다.전남 순천드라마촬영장에서 만나는 추억 여행의 단면이다. 5월에 떠나는 가족 나들이에는 추억의 골목길이 정겹다. 빛바랜 상점 간판과 담벼락을 지나면 세월의 온기가 전해진다. 순천드라마촬영장은 중년층은 향수에 잠기고, 청소년은 드라마 속 달동네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공간이다.■ 교복 입고 추억의 골목길을 거닐다 순천시 비례골길에 자리한 촬영장은 여느 세트장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TV를 형상화한 입구를 지나면 옛 거리가 드러나고, 검은색 교복과 교련복을 차려입은 청춘들이 골목길을 오간다. 관람객은 구경에 나서기 전 교복을 입는다. 오래된 거리와 골목을 누비는 나이 든 학생들은 추억 놀이가 즐거운 듯 흐뭇한 표정이다. 촬영장에는 추억의 음악실(고고장), 이발소, 달동네 등이 함께 녹아 있다. 영화 ‘허삼관’ , 드라마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 우리네 옛 삶을 담은 작품들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허삼관’의 주인공이 살던 집과 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배경이 된 순양극장 등은 관람객에게 인기 있는 명소다.촬영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순천 읍내, 봉천동 달동네, 서울 변두리 등 골목 어귀를 돌아서면 시대와 공간이 달라진다. 들어서자마자 우측으로 접어들면 순천 소도읍 공간이다.이곳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 순천 읍내로 시간 여행을 이끈다. 순천 옥천 냇가와 읍내 거리, 한식당 등이 고증을 거쳐 재현됐다. 영화 ‘강남 1970’의 주인공 가옥과 이곳에서 촬영된 작품들의 계보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 여행 영화 속으로’ 건물도 한편에 위치한다. 소도읍 거리가 끝날 무렵이면 언덕 위에 달동네가 모습을 드러낸다. 봉천동 달동네 세트장은 잊혀가는 1960~1970년대 서울 산동네 서민의 삶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공간이다. 투박한 낙서가 새겨진 계단을 오르다 보면 실제 공간을 걷는 느낌이다. 골목길에는 연탄재가 있고, 한 평 남짓한 마당에는 빨랫줄이 매달린 정겨운 풍경이다. 세트장 건설 당시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서울 달동네 철거 쓰레기를 그대로 옮겨 사용했다고 한다. 달동네 위에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 주인공의 집과 교회가 들어섰다. 순천 소도읍과 봉천동 달동네 사이에는 1970~ 1980년대 서울 변두리를 재현한 거리가 있다. 교복을 빌려 입을 수 있는 봉화고 3-2, 추억의 음악실, 순양극장 등도 30여 채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이 거리에 위치한다. 교복 대여가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독특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청춘들의 발길이 잦다. 주말에는 교복이 오전 일찍 동난다는 게 촬영장 직원의 귀띔이다.■ 조선시대로 공간 이동순천 추억 나들이는 낙안읍성으로 공간과 시간 이동을 한다. 낙안읍성은 옛 서민의 삶이 고스란히 남은 민속 문화의 보고다. 성곽뿐만 아니라 동헌, 초가 등이 조선시대 원형대로 재현되었으며, 실제 주민이 아궁이에 불 피우고 텃밭을 일궈가며 살아가는 마을이다.낮은 돌담 사이를 거닐면 초가집과 흙마루, 장독 등이 오롯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에서는 천연 염색, 초가 민박 등 다양한 전통 체험이 가능하다. 낙안읍성에서 857번 지방도 고갯길을 넘으면 선암사다. 봄날 선암사는 꽃향기와 차향이 어우러진다. 사찰까지 오르는 길목에는 야생차가 진녹색 기운을 뽐낸다. 태고종의 본산인 선암사는 대웅전, 삼층석탑 등 보물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치형 화강암 다리인 승선교(보물 400호)와 해우소가 오랜 명성으로 길손을 반긴다.경내 곳곳에 있는 꽃길만 거닐어도 봄날 사찰 여행이 탐스럽다. 선암사에서 내려오면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다. 고즈넉한 풍광 안에 들어앉은 한옥에서 다도 체험을 하고,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순천의 현재 모습은 순천만 국가정원이 고스란히 담아낸다. 봄을 맞아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 역시 곳곳이 꽃으로 치장됐다. 세계정원 일대에는 튤립이 한창이며, 한국정원 산비탈에도 철쭉이 화사하게 피었다. 네덜란드정원, 꿈의 다리, 순천호수정원 등이 두루 둘러볼 만한 곳이다. 추억 여행의 저녁은 아랫장 야시장에서 넉넉하게 채운다. 순천 아랫장에 새롭게 개장한 야시장에서는 이 지역 청년 일꾼들이 마련한 향수 가득한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다.순천만 국가정원 옆 순천만 에코촌유스호스텔은 추억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좋다. 창호 너머 별밤을 음미할 수 있는 전통 한옥에서 묵는 하룻밤은 가족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에코촌에서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빌려 순천만 정원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조성필기자 자료ㆍ사진=한국관광공사
화성시는 역사와 문화, 첨단 비즈니스 산업단지 등이 어우러져 볼거리가 많은 서해안 대표 관광도시다.하지만 화성시를 찾는 국내ㆍ외 관광객들은 그동안 편안히 머물 숙박업소의 부족에 늘 아쉬워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5성급(특1급 규모) 호텔인 푸르미르(PRUMIRㆍ대표 하용환)가 문을 열면서 이 같은 고민이 해소됐다.정조대왕의 효심이 어려있는 화성시 안녕동 융ㆍ건릉과 용주사 인근에 자리한 호텔 푸르미르는 약 8천여평의 대지에 수백 그루의 소나무와 꽃, 유실수 등으로 한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운 조경으로 꾸며져 있다. 이 곳은 일상 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도심을 벗어나 오롯이 휴식을 취하며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있다.온 가족이 함께 여행하며 자연 속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239개의 편안한 객실은 물론, 국제행사 규모의 최첨단 AV시스템 장비를 보유한 연회장, 유럽의 이국적인 풍미와 세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더 키친’, 다양한 음료와 이탈리안 단품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라운지 & 비스트로 ‘블랑카’, 갓 구운 패스트리와 달콤한 즐거움이 있는 베이커리 ‘롤리폴리’, 셀러브리티들의 사교모임을 위한 프리미엄 와인바 ‘클럽 시크릿’, 시즌별 독특한 콘셉트의 행사진행이 가능한 오픈 테라스 ‘시크릿 가든’이 갖춰져 있다.또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화성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역사투어와 다양한 행사, 이벤트도 마련돼 이용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모던하면서도 한국적 이미지를 담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시설을 갖춘 호텔 푸르미르는 기존의 도시형 호텔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각종 모임을 위한 장소로 최적화된 ‘더 키친’은 최상의 식재료에 국내 정상급 셰프들이 만들어 내는 고급스러운 요리, 여기에 정성어린 서비스가 어우러진 품격 있는 외식 공간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기다.호텔 푸르미르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오는 29일까지 316석 규모의 여유로운 ‘더 키친’의 공간에 격조 높은 인테리어, 최상의 재료로 만들어내는 190여 가지 세계 각국의 요리를 특별한 가격에 즐기실 수 있도록 했다. 가정의 달 이벤트는 금요일 석식, 토ㆍ일요일 중식ㆍ석식에 적용되며, 주말의 경우 좌석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예약(031-8020-0000)을 받고 있다. 더 키친 뷔페에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와 함께 특별한 가격에 다양하고 푸짐한 최고급 만찬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하용환 호텔 푸르미르 대표는 “화성시에는 세계문화유산과 세계 초일류 기업이 있지만, 숙박시설이나 비즈니스실 등의 공간이 많이 부족했었다”면서 “호텔 푸르미르가 다양한 관광ㆍ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주민의 문화 교류의 장이 되고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