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중심 가격 꿈틀…심상치 않은 서울 아파트값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이달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오르는가 하면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대장 아파트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KB부동산의 ‘선도아파트 50지수’가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이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50곳 고가 대단지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 오르며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6일 KB부동산이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50개 고가 대단지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0% 오르며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가구 수×매매가) 상위 50곳 단지를 매년 선정해 시가총액의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으로, 전체 단지보다 가격 변동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줘 전체 시장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지표다. 세대수와 가격을 반영하다 보니 50곳 단지가 모두 서울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 1, 2월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다가 지난 3월 0.01%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이후 지난달 0.12%, 5월 0.40%의 상승률을 각각 나타내며 상승 폭을 넓혀가고 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어 102를 기록했다. 전국 6천여곳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지역의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하락할 것인지 전망을 조사해 0∼200 범위 지수로 나타내는 이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0을 넘으면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또 강남·서초구와 용산구 등에 있는 아파트의 시세가 종전 최고가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서울 시내 아파트 116만가구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호가와 시세, 지역별 평균 등을 반영해 산정)을 조사한 결과, 지난 17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5억8천135만원으로 전고점을 찍은 2021년의 26억949만원의 99% 수준까지 회복했다. 용산구는 18억6천643만원으로 전고점(2022년, 18억8천432만원)의 99%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서초구는 27억7천147만원으로 전고점(2022년, 28억3천111만원)의 98%까지 올라왔다. 송파구는 18억6천473만원으로 전고점(2021년 20억225만원)의 93% 수준이었다. 이 외에 종로구(9억135만원)가 전고점(2022년, 9억1천546만원)의 98%를 회복하며 전고점과의 가격 차가 1천400여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영등포구(12억9천506만원)와 양천구(13억6천276만원)도 각각 전고점의 97% 수준까지 올라오는 등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19곳이 전고점의 90%까지 회복했다. 이에 힘입어 서울 전체의 가구당 매매가는 12억9천921만원으로 전고점(2021년, 13억7천147만원)의 95% 수준이다. 다만 중구(89%), 강동구(88%), 노원구(87%), 강북구(87%), 관악구(86%), 도봉구(85%) 등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느린 상태다.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 가격 회복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아파트 196㎡는 지난달 15일 89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도 132㎡도 지난달 18일 역대 최고가인 49억2천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가 지역이 오름세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부동산값 오름세가 타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전에는 신축이나 주거 여건이 좋은 단지 위주로만 거래됐다면 최근에는 주변의 구축 아파트에서도 거래 문의나 실제 거래가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늙은 게 죄인가요?… ‘노실버존’ 헬스장 분통 [현장, 그곳&]

"나이 먹어도 쾌적한 곳에서 운동하고 싶고, 열정도 있습니다." 26일 오후 9시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호텔 헬스장. 이곳은 회원권을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는 운동 시설이다. 흰머리가 무성한 한 노인이 접수대를 향해 회원권을 문의하자, 안내 직원이 나이를 묻더니 75세 이상은 회원권 발급이 안 된다고 응대했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도 단호한 대응이 이어지자 노인은 굳은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주민 노현선씨(76)는 "나이 때문에 이용을 못 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늙으면 같이 운동도 하지 말라는 거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이의동의 한 프리미엄 헬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곳에서 고령의 노인도 이용할 수 있냐고 문의하니, 안내 직원은 "연세가 많으면 이용이 조금 어렵다"고 답했다. 별도로 나이 제한을 알리는 안내문 조차 없이 노인의 이용을 거부하고 있었다. 헬스장 관계자는 "고령의 노인의 경우 먼저 안전이 우려되기도 하고 노인들은 기구를 잘 사용할 줄 모르거나, 사용한 자리에 대한 정리가 안되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사회에 진입한 경기도내 일부 헬스장에서 노인들의 이용을 거부하는 '노실버존'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노인들의 권리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헬스장은 총 3천695곳이며,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12만2천718명(2023년 12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경기도 인구(1천364만8천156명)의 15.5% 수준으로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넘는 수치다. 하지만 일부 호텔 내 헬스장과 프리미엄 등을 내세운 일부 영업장에서 암암리에 노인의 이용을 거절하는 상황이다. 개인 사업장이고, 제재 근거가 없는 탓에 지자체도 마땅한 수단이 없어 노인들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노키즈존도 과거엔 없는 개념이었던 만큼, 내년부터 65세 이상이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노실버존이 만들어지면 노인 혐오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합리적 이유 없이 노인의 이용을 금지하는 건 노인혐오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만, 노인복지시설에도 헬스장을 확대해 노인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곳도 여러 곳 마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인식 개선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한다"며 “다만, 영향력이 적을 수 있으니 중앙 부처에서 먼저 대국민 인식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지자체는 뒤따르는 순서가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득 증가율이 못 따라잡는 먹거리 물가...7분기 연속 웃돌아

올해 1분기에도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김밥, 치킨, 햄버거, 피자, 과자 등 주요 외식 및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먹거리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04만6천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난 수준이다. 가처분소득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이에 비해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가처분소득 증가율(1.4%)의 2.8배이다. 가공식품은 2.2%로 1.6배다.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이 소득 증가 폭보다 크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2022년 3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계속되고 있어 2년 넘게 외식과 장바구니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37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품목별 물가 상승률은 햄버거가 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비빔밥(6.2%), 김밥(6.0%), 냉면(5.9%), 오리고기(외식)(5.8%), 떡볶이(5.7%), 도시락(5.7%), 치킨(5.2%) 등 순이었다.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절반이 넘는 44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설탕(20.1%)과 소금(20.0%)은 20%에 이르고 스프(11.7%), 초콜릿(11.7%), 아이스크림(10.9%), 당면(10.1%) 등으로 집계됐다. 유산균(-7.9%), 김치(-5.2%), 라면(-4.3%) 등 가격은 내렸다. 이와 함께 1분기에는 외식, 가공식품에 비해 사과와 배 등 농산물 부담이 더 컸다. 1분기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10.4%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7.5배였고 이중 과실 물가 상승률은 36.4%로 26.3배에 달했다. 특히 사과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71.9%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52.0배였다. 배는 63.1%로 45.7배였다. 1분기 사과의 물가 상승률은 197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았다. 배의 경우, 1991년 3분기(74.5%) 이후 최고로 높았다. 이런 가운데 2분기 들어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고 있어 먹거리 부담이 좀처럼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메뉴 가격을 100∼500원 정도 인상했고 파파이스코리아는 치킨과 샌드위치, 사이드 메뉴,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또 조미김 전문업체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이 지난달부터 김 가격을 올렸고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김 가격을 11∼30% 인상했다. 동원F&B도 내달부터 김 가격을 평균 15% 인상하며 롯데웰푸드는 내달 1일부터 가나 초콜릿과 빼빼로 등 17종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대표 외식 메뉴인 햄버거, 피자, 치킨 등 가격도 일제히 오르거나 인상될 예정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가 지난달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1천900원씩 인상한 데 이어 맥도날드는 이달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렸다. 피자헛도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BBQ는 오는 31일 치킨 메뉴 23개 가격을 평균 6.3% 올린다. 한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소비자 단체들은 식품기업들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제품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늘의 별따기’... 불러도 대답 없는 전세사기 전화 상담

인천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 전화 상담 부재중 건수가 월 평균 1천300여건에 이르는 등 피해자들의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충원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센터의 최근 8개월 동안 부재중 전화 건수가 9천여건이 넘는다. 1개월 평균 1천300여건의 전화가 상담을 받지 못하고 끊어지는 셈이다. 현재 인천센터에는 인천시 공무원 3명을 비롯해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직원, 법무사 등 모두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상담 전화 1통 당 평균 20분씩 계산하면 인천센터의 1일 수용 가능 상담은 180건에 불과하다. 인천시는 이처럼 상담사가 부족하다보니 부재중 전화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사기 피해자 등은 답답해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 본인 집의 경매 개시 등이 이뤄질 때 센터에 전화 상담을 하려하는데, 전화 연결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A씨(25)는 “경매 개시 통보를 받고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상담사 목소리도 못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1시간을 기다려 겨우 연결이 이뤄졌지만 고작 5분 동안 은행이나 HUG에 문의해보라는 말만 들었다”며 “해결책은 물론 전화 상담 조차 안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에서 아직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르는 만큼, 이에 대한 인력 충원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대영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인천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전담부서도 없고, 인력도 부족해 전화 상담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상담 내용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인생이 달린 만큼, 시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도는 전세사기 피해지원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위탁 운영하는 전세피해지원센터에는 23명의 인력이 파견해있다. 인천보다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적은 부산시, 대전시 등도 피해지원 전담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상담 인력 1명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특별법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전담조직 신설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내 복지시설 8곳뿐...‘홀로서기’ 막막한 미혼모

#1. 올해 22세인 A씨는 헤어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고 입양을 알아봤지만, 막상 자신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생각을 바꿨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A씨는 출산지원시설에서 아이를 낳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했다. 시설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이 1년6개월뿐이라 퇴소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2. 지난달 홀로 아이를 낳은 26세 B씨는 출산 후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다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 막막하다고 느꼈다. 정부로부터 100만원의 출산지원금(의료비 포함)과 한 달분 양육비 31만원을 받았지만, 당장 산후조리 등 출산 후 병원비만 200만~300만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B씨는 “앞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할텐데,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경기지역내 미혼모 자립 지원이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모들에 대한 거주와 출산, 육아 지원이 극히 일부인 데다 이후 경제적으로 자립할 기반 마련책은 전무한 상황이라 이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미혼모 수는 2022년 기준 5천53명이지만, 이들을 보호할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은 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모보호시설이란 준비되지 않은 출산, 사회적 선입견으로 인해 아동의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혼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으로 3세 미만의 영·유아를 양육하는 미혼모가 입소할 수 있다. 도내에는 각각 출산지원시설이 3곳, 양육지원시설 3곳, 생활지원시설 2곳이 있다. 이외에 도에서는 병원비 20만원과 미혼모가 구입한 양육물품에 한해 최대 100만원 등 연간 1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출산지원시설의 경우 규정상 1년6개월만 머물 수 있어 미혼모가 경제 활동을 준비하거나 전념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아이를 돌봐줄 가족이 없으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만 두고 경제 활동을 하러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초기 출산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진 현행 체계로는 미혼모들의 안정적 자립을 도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미혼모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양육비 등 필수적인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시설도 부족하지만 무엇보다 미혼모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며 “미혼모들이 경제적인 자립을 꾀할 수 있도록 지원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지원 사업이 국비 매칭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중복 지원 제한에 대한 문제도 있어 무조건적인 지원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바늘구멍 뚫고도… 수개월째 ‘알바’ 전전

#1. 김상식씨(가명·28)는 지난해 9월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자신이 다닌 대학 인근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시험은 합격했지만, 임용이 되지 않아 생계를 이어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특히 김씨는 언제 임용 연락이 올지 몰라 어떤 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휴대전화만 바라보고 있다. #2. 이미리씨(가명·31)도 마찬가지. 그도 비슷한 시기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지만, 아직까지 민간 회사원 신분이다. 주변에서 “공무원 합격한 것이 맞느냐”는 말을 수없이 듣다보니 스트레스만 늘어가고 있다. 대략적인 임용 시점조차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씨는 “공무원이 되려고 시험을 치렀지만, 이 같은 임용 지연은 늑장대응이자 탁상행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벌써부터 공직 사회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개월 간 임용되지 못한 대기자들이 기약 없는 기다림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인천지역 임용대기자는 모두 222명에 이른다. 기관별로는 인천시 15명, 강화군 5명, 중구 3명, 동구 7명, 미추홀구 17명, 연수구 12명, 남동구 48명, 부평구 22명, 계양구 51명, 서구 42명 등이다. 대부분은 지난해 임용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통상 인천시와 군·구는 1년6개월을 기준으로 퇴직 및 휴직, 복직 인원을 예상해 신규 임용 모집인원을 추산한다. 때문에 결원이 1개월 만에 발생하면 어떤 대기자는 비교적 빠르게, 또 다른 대기자는 길게는 1년이 다 되도록 말 그대로 ‘대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특히, 최근 수년간은 코로나19가 끝나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인사 부서가 예상하지 못한 복직자들이 늘어 신규 임용자가 들어가야 할 자리가 부쩍 줄었다. 여기에 지난 2022년 정권이 바뀌면서 긴축적 정원관리로 공무원 채용 기조가 급감한 것도 대기인력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박진솔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시험 뒤 1년이 되면 자동으로 임용되지만, 그 전까지 피해는 고스란히 대기자가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는 충원계획을 주먹구구식으로 정하지 말고 현장 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인력을 적재적소에 충원하는 인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임용 시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 우리가 예측을 잘못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면서도 “다만,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갚기 위해 복직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것처럼, 사회적 현상들까지 모두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