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 거듭 ‘선거구획정’ 해법 찾나

여야의 입장차로 논의가 중단됐던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원내대표, 원내수석이 참석해 모든 현안을 다루는 2+2 회동에 합의했다”며 “4일 여야 2+2 회동에서 선거구 획정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평택갑)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안양 만안)는 지난 1일 리커창 중국 총리를 면담한 직후 오는 4일 2+2 회동을 열고 국정교과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정개특위가 11월15일까지로 13일까지 선거구 획정이 법정 기한 내에 안 되거나 정개 특위 연장을 안 하면 정개특위는 없어진다”며 “13일까지 정개특위 선거구 획정안이 마련되게 원내수석 간 회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단됐던 여야간 논의가 재개되면서 공전만 이어졌던 선거구획정의 해법이 마련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속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달 13일까지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여야가 지역구-비례대표 의석수, 농어촌지역구 의석수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제출이 불발됐고 이로 인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관련 논의도 답보상태에 빠진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야가 국정교과서 문제로 격렬한 대치 상황에 놓인 탓에 원만한 선거구획정 협의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재민ㆍ정진욱기자

“현 선거제도는 현역에만 유리”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2일 내년 20대 총선 선거제도가 ‘현역 의원에게만 유리한 선거제도’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수원갑)과 이세종(양주 동두천)·김현복 위원장(고양 일산동) 등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행 정당법과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제도는 현역 의원들에게 현수막 게시, 의정보고서 배포, 문자메시지 홍보, 토론회·간담회 개최 등을 거의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부총장 등은 “하지만 정치 신인을 포함한 원외 인사들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족쇄를 채워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현역 의원의, 현역 의원에 의한, 현역 의원을 위한’ 선거제도”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지적한 불공정 사례는 △현역 의원만 사무실·간판·대형 현수막 설치 허용 △국회의원 의정보고서를 통한 정책·예산 홍보 △예비후보 등록 전 명함·홍보물 배포 제한 △현역 의원 기득권은 방치한 채 공천방식만 변경하는 공천 논의 등이다. 특히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사무실을 내고 민원상담을 핑계로 현수막을 도배하다시피 내걸어 누가 봐도 총선 출마를 위한 홍보활동임이 명백함에도 통상적인 정당활동이나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원외위원장들은 “이런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놔둔 채 공천 방식만 변경한다면 참신하고 능력 있는 원외 인사들의 국회 입성이 어려워져 국민이 원하는 정치 혁신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19대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개선을 촉구했다.김재민기자

[경기시론] 명작과 성경에 나타난 ‘제3의 눈’

셰익스피어가 1596년에 쓴 작품《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유명한 고전이 있다.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가 구혼하기 위한 여비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을 해 배를 담보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만일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자신의 살 1파운드를 제공하겠다는 증서를 써주었다.그런데 안토니오의 배가 기한 내에 돌아오지 않아 채무를 못 갚게 되었다. 샤일록에게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이때 재판관이 된 포샤가 “잠깐 기다려 샤일록! 안토니오 살을 칼로 잘라갈 수 있지만,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 채권채무증서에 피까지 준다는 말이 없다!” 하여 샤일록이 패소하였다. 이때 재판관 포샤는 제3의 길을 찾은 것이다.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붙들린 여인을 반대파들이 예수께 데리고 왔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들렸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시 율법에 의하면 간음한 여인은 돌로 쳐 죽이게 되어 있었다.만약 돌로 쳐 죽이라고 하면 사랑과 자비가 없는 예수가 된다. 살려주라고 하면 율법을 어긴 사람이 된다. 예수는 시간을 조금 지체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받고 하나둘씩 모두 흩어지고 말았다. 반대파들은 다시 예수에게 와서 물었다.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세금을 내야 합니까? 하나님께 물질을 드려야 합니까?” 그때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마라.’라고 하면 현행법을 어긴 결과가 되고, ‘세금을 내라.’라고 하면 로마에 협조하는 매국노가 된다. 예수님은 말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쳐라.”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제3의 눈으로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옛날에 런던의 상인 하나가 악독한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막대한 빚에 시달렸다. 고리대금업자는 이 상인의 아름다운 딸에 눈독을 들이며 게임을 제안했다. 대금업자는 가죽 주머니 속에 흰 돌과 검은 돌을 하나씩 넣는다. 딸은 눈을 감고 그중에 하나를 고른다. 검은 돌이 나오면 딸은 대금업자의 아내가 되고 빚은 없어진다. 그리고 흰 돌이 나오면 딸은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고 빚도 탕감된다. 대금업자는 상인과 딸을 조약돌이 잔뜩 깔린 정원으로 불렀다. 그리고 스스로 정원에서 돌을 골라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나 여기서 악랄한 대금업자가 주머니에 넣은 돌은 둘 다 검은 돌이다. 딸은 이 광경을 똑똑히 보았다. 그렇다고 돌을 고르지 않으면 아버지는 감옥으로 보내진다. 이 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이 딸은 고리대금업자와 결혼하기 싫다. 답-고리대금업자의 주머니 속에는 어차피 검은 돌 두 개뿐이다. 어떤 걸 선택해도 같은 돌. 그러므로 딸은 돌 한 개를 잡은 다음 고리대금업자나 제3자가 보지 못하도록 멀리 던져버리거나 돌이 가득한 땅에 버리면 된다. 물론 증인이 있어야만 문제가 해결될 것이며, 단 세명만 있는 곳에서는 이런 지혜를 발휘한다고 하더라도 고리대금업자가 억지를 부리면 소용이 없다. 반드시 사람이 많은 곳에서 해야 한다. 송하성 경기대학교 서비스경영대학원장

아모레퍼시픽 ‘국정화 찬반’으로 취업 당락?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신입사원 면접에서 국정교과서 찬반 여부를 질문해 지원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평가 요소로 반영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아모레퍼시픽 영업관리직 공채 응시자 L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면접에서)국정교과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L씨는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으며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학생들이 자신만의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제 말이 끝나자 면접관이 ‘그래서 찬성이예요, 반대예요?’라고 다그치듯 물었다”고 전했다. 이 지원자는 “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왜곡이나 미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기에 국민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결국 L씨는 탈락 소식을 들었다며 아모레퍼시픽 측에 정확한 탈락 사유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구했다. 이 글이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불거지자 아모레퍼시픽은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질문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을 뿐 다른 어떤 의도도 없었으며 지원자의 성향은 합격 여부에 절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의 채용은 개인의 정치 성향이나 종교, 학연, 지연 등 적절치 않은 차별을 초래하는 사항들을 묻거나 평가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우일기자

마음의 문 닫힌 인구주택총조사

5년 만에 시행되는 ‘2015 인구주택총조사’ 방문 면접조사 시행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조사원들은 시민의 비협조적인 반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시민들은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는 등 불만이 엇갈리고 있다. 2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A아파트(602세대)를 맡은 인구주택총조사 조사원 A씨(45·여)는 현관문을 두드리며 연신 ‘문 좀 열어달라’며 읍소했다.조사원은 자신의 목에 걸린 조사요원증을 보여주면서 주민을 안심시키려 해도 돌아오는 답변은 ‘믿을 수 없다’였다. 결국 이날 A씨는 총 15가구 중 2가구(13.3%)에서만 조사에 성공했다.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은 ‘꺼져’ 등의 욕을 하는가 하면 속옷 차림으로 조사원을 맞는 당황스런 상황도 발생했다. A씨는 “일당 4만원을 벌겠다고 이러한 수모까지 당해야 하느냐”며 “수원 한 주민센터에서 조사원 교육을 받은 18명 중 5명이 일한 지 하루만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상당수 주민은 이번 조사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문구가 많다며 반발했다. 학력, 직업 등의 구체적인 개인정보뿐 아니라 죽은 자녀 여부, 이혼 여부 등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까지 질문지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 주민은 조사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주민 L씨(35·여)는 “건강보험 기록만 해도 다 나오는 정보를 굳이 이렇게 하나하나 다 묻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통계청 관계자는 “답변 내용은 통계 외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항목마다 국가 정책 수립을 위해 만들어진 만큼 방문하는 조사원에게 조금만 열린 마음으로 조사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조사는 과거와 달리 전체 20%인 약 400만 표본가구 가량만 조사하는 ‘등록센서스’ 방식으로 바뀌었다. 방문면접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인터넷 조사에 응하지 않은 가구에 한해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영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