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전쟁·코믹·액션·실화 스크린 상차림도 푸짐~ 골라보는 재미 쏠쏠

상반기 여름 극장가는 그 어느해보다 치열했다. 방화와 외화 사이 뺏고 뺏기는 치열한 고지전이 있었다. 올해 첫 천만 영화이자 역대 2위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국제시장> 이후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킹스맨>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등의 외화에 기세를 뺏기는가 했더니 <암살>과 <베테랑>이 다시 승기를 가져왔다. 천만 영화 기준으로 볼때 현재 스코어는 4대 1로 한국영화의 압승. 이 분위기는 추석 극장가에도 그대로 전이된다. 특히, 중량감있는 남자 배우를 투톱으로 하는 남남케미(?) 영화의 대약진이 돋보인다. 입소문을 타고 빠른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도>부터 설경구ㆍ 여진구 주연의 전쟁영화 <서부전선>, 코믹수사극 <탐정>까지 만만치 않은 라인업이다. 이에 대항하는 외화의 향연도 무시할 수 없다. 블록버스터 산악영화 <에베레스트>와 판타지 모험극 <메이즈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 하반기 흐름을 점칠 수 있는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어떤 작품일까? 사도 송강호유아인의 활약 뻔한 이야기 뻔하지 않은 감동 개봉 1주차를 맞은 <사도>. 조짐이 심상치 않다. 개봉 일주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조선기 가장 비극적 삽화인 임오화변(壬午禍變)을 배경으로 했다. 끔찍한 광인으로 기록된 사도세자, 그런 사도를 뒤주에 가둬 죽게한 비정한 아버지 영조, 그리고 그의 아들 정조, 그동안 TV와 스크린에서 여러차례 소화된 만큼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 식상한 소재라는 한계에도 이준익 감독은, 정치에서 가족으로 프레임을 옮겨와 색 다른 느낌의 임오화변을 그렸다. 이상과 가치관이 달랐던 부자의 내면에 집중해 밀도 높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사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 송강호와 유아인이라는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사도가 주는 감정의 진폭은 달라졌을 수 있다. 두 배우의 공통적인 강점은 틀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강호는 전형성을 답습하기 쉬운 왕이라는 캐릭터마저, 자신만의 목소리와 호흡, 움직임으로 완벽하게 새롭게 빚어낸다. 유아인 역시 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만을 바랐던 결핍된 청춘의 얼굴로 사도를 그려냈다. 추석,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손을 잡고 볼만한 영화다. 12세 관람가 등급. 탐정 유쾌상쾌통쾌 권상우성동일의 코믹 수사극 추석 극장가 개봉 영화 중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다. 2006년 제8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무려 58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차지한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대중의 기대를 모았다. 쩨쩨한 로맨스의 김정훈 감독이 각본을 쓰고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경찰을 꿈꿨지만 개인 사정으로 지금은 만화방에서 갓난쟁이 딸 돌보며 파워 블로거가 강대만(권상우 分)과 한때는 광역수사대 전설의 식인상어라 불렸지만 대쪽같은 성격 탓에 일개 형사로 좌천된 노태수(성동일 分). <탐정: 더 비기닝>은 한국의 셜록을 꿈꾸는 추리광 강대만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의 비공개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영화다. 형사 뺨치는 추리력을 당최 쓸데가 없는 만화방 주인으로 변신한 권상우의 코믹 연기 귀환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명품 연기력에 생애 첫 은발 변신으로 색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성동일. 추리 미스터리 장르와 절묘한 조합을 펼치며 신선한 매력을 선보인다. 범인을 쫓는 과정이 제법 긴박하게 펼쳐지면서, 관객들도 추리에 동참하게 하는 몰입도가 있다. 15세 관람가 등급. 서부전선 휴먼 코미디로 풀어낸 전쟁 설경구여진구 환상 케미 추석 남남케미의 정점을 찍는 영화다. 설경구여진구, 구구커플이 열연을 펼친 <서부전선>. 드라마 추노 도망자 플랜B 등의 각본을 맡았던 각본가이자 7급 공무원 해적 등을 제작한 노련한 제작자로 이름을 떨친 천성일 감독의 첫 연출작 서부전선은 휴전 3일전 남한과 북한군 두 쫄병의 코미디 같은 전쟁 휴먼 스토리를 담았다. 농사짓다 끌려온 남한군 남복(설경구 分)은 비밀문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받았고 탱크를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 탱크병 영광(여진구 分)은 남으로 진군하던 도중 무스탕기의 폭격으로 사수를 잃고 혼자 남으면서 두 사람은 서부전선에서 대치하게 되는데. 열여덟 학도병 영광을 연기한 여진구는 실제로 열여덟 살에 서부전선을 촬영해 화제가 됐다. 한층 깊어진 여진구의 감정 연기는 극 중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지속적으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가난하지만 책임감 강한 평범한 아버지상을 연기한 설경구의 연륜 있는 연기는 휴머니즘이 강하게 풍겨 나온다. 특히 극에서나 실제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설경구와 여진구의 브로맨스는 케미 넘치는 호흡을 자랑해 훈훈함을 더한다. 12세 관람가 등급.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 바이러스가 점령한 도시 그 속에서 살아 남아라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메이즈 러너> 1편의 후속작이다. 지난해 개봉돼 3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이유도 모른 채 미로에 갇혀 생존과 탈출을 고민해야 했던 젊은이들 모습이 우리나라 동세대들에게 전폭적 공감을 얻어냈다. 게다가 민호(이기홍 分)라고 불리는 한국인 캐릭터가 꽤 비중이 있는 데다 멋지기까지 한 점도 국내 흥행의 요인이 됐다. <메이즈 러너 : 스코치 트라이얼>은 전체 3부작 중 2편에 속하는 작품이다. 글레이드라고 부르는 인공 미로를 벗어나자마자 청년들 앞에는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황폐한 도시가 펼쳐진다. 스코치라 부르는 이 도시에는 백신조차 없는 플레어 바이러스가 창궐 중.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물체 모두가 주인공들을 뒤쫓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여전히 모른 채 미로를 벗어난 청년들은 무조건 뛰면서 해결책을 찾아나간다. 영화 <다이버전트> <헝거게임>처럼 키덜트를 타깃으로 한 문학 원작 영화 가운데 한국 상황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고, 한편으로는 상징성이 강해 현실을 잊고 다른 세계와 접속하기에 적합한 작품이기도 하다. 12세 관람가 등급. 에베레스트 최악의 조난 사태 남은 것은 인간의 본능 뿐 제목부터 정직한 영화 <에베레스트>는 다섯 글자만으로 산악 영화의 기운을 풍긴다. 누구나 정복하길 꿈꾸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영화의 주 배경임은 당연하다. 영화는 지난 1996년 벌어진 에베레스트 조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각 인물이 등반을 온 이유는 모두 다르다. 숨이 막히는 집을 떠나온 벡 웨더스(조슈 브롤린 分)도, 등반비를 모아준 동네 아이들에게 약속을 지키려는 더그 한센(존 호키스 分)도, 취재를 위해 동참한 존 크라카우어(마이클 켈리 分)도. 목표는 오직 하나,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들의 등반은 무사귀환까지 성공할 뻔하지만 예기치 않은 태풍이 몰아치면서 최악의 조난 사태로 이어진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영화는 등반 가이드 롭 홀(제이슨 클락 分)과 또 다른 등반 사업가 스캇 피셔(제이크 질렌할 分)를 중심으로 이들 등반대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등반하고 귀환하기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을 흔들림 없이 담는다. 특히 조난 이후에도 영화는 개인의 감동 드라마를 부각시키기보다 사실감을 높이는 방식을 이어간다. 이들 모두 사연이 있는 개개인이지만 조난 순간에 남는 것은 철저한 인간의 본능 뿐이다. 카메라는 이들이 죽거나 사라진 자리를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응시한다. 12세 관람가 등급. 박광수기자

100년 전통 명품시장 르네상스… 먹고·체험하고·사고 ‘3樂’

경기중기센터는 수원 정자시장 이외에도 오산 오색시장과 여주 중앙로시장, 의정부 제일시장, 파주 광탄시장, 군포 산본시장에서도 야시장을 개최한다. 저마다 고유의 역사와 지역적 특색을 갖고 있는 전통시장. 가족들과 함께 정과 흥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 야시장을 찾아 가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주 중앙로시장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여주시장도 올가을 야시장을 통해 손님맞이에 나선다. 현재 5일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주시장은 오랜 전통과 160개 점포가 입주해 있는 등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지만 장기적인 경제침체와 주변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여주시장은 이번 야시장 개최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10월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개최되는 여주시장 야시장은 여주시 중앙로 상점가 전 지역 320m(여주시 홍문동, 창동 일대)거리에서 진행되며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 진행된다. 이번 야시장에는 여주시 문화단체는 물론 여주시 외식업 중앙회 협의와 지역 부녀회 등도 모두 동참해 지역 축제로 치러질 예정이다. 행사는 체험형과 먹거리형, 판매형으로 나뉘어 개최되는데 체험형 행사로는 양초 만들기, 천연화장품 만들기, 한지공예 등이, 먹거리 행사로는 통닭과 각종 튀김 등이, 판매형 행사로는 가지, 쌀, 버섯 등 여주시 대표 농산물들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 통기타 가수 공연과 마술 공연, 어린이 노래패 공연 등 볼거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의정부 제일시장 10~11월 불타는 金土 잠 잊은 그대들 떡볶이 골목 집합 의정부 제일시장은 한국전쟁 종전과 동시에 형성된, 한수이북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서울과 근접해 있고 경기북부 중심상권인 것은 물론 유동인구가 밀집된 의정부시 태평로에 위치해 있지만 최근 트렌드에 쫓아가지 못하면서 점차 이용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일시장은 젊은 고객들을 시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야시장을 개최, 시장 이미지를 개선하고 젊은 고객층과 외국인들에게 먹거리ㆍ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먹거리 타운으로 재탄생하고자 하고 있다. 10월부터 11월까지 2개월 간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2회 제일시장 내 떡볶이 골목에서 개최되는 야시장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다양한 문화공연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특히 제일시장은 타 시장과 달리 상인들이 유니폼을 착용해 시장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야시장 배송서비스를 실시해 야식배달 서비스도 시행한다. 또 시장 입구와 시장 중앙 등 여유 공간을 활용해 기존 상인이 아닌 청년창업자들도 야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의미있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파주 광탄시장 다문화 이색 먹거리 신기하네 온가족 나들이 떠나볼까 지난 1953년 개장돼 199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던 파주 광탄시장 역시 상권 강화를 위해 올 가을 야시장을 개최한다. 광탄시장은 10월말부터 매주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후 5시부터 12시까지 야시장을 운영하며, 이번 야시장 개최를 통해 다문화 가정이 많은 광탄의 특성을 널리 알려 인천의 차이나타운과 같은 국제시장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때문에 다른 전통시장 야시장과 달리 광탄시장은 다문화지원센터가 야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다문화 먹거리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어서 야시장 프로그램 구성도 더욱 알차졌다. 두부와 인절미를 직접 만들어 보는 전통음식만들기 프로그램과 공예전문가와 함께 공예품을 만들어 보는 공예품 만들기 프로그램 등도 광탄시장 야시장을 찾게하는 이유다. 파주 광탄시장 야시장을 찾는 주민들은 주변에 다양한 시설도 함께 즐기면 더욱 알찬 전통시장 투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탄시장 인근에는 금강산랜드을 비롯해 벽초지 수목원, 공능저수지, 유일레저타운 등 반경 5㎞이내에 문화관광자원이 다수 포진해 있어 가족들과 가을 나들이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군포 산본로데오시장 밴드비보이 문화공연 풍성 젊음의 거리 화려한 변신 1천60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 군포 산본로데오시장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채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군포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데오 거리에 있는 산본로데오시장은 아파트에 둘러 쌓여있고 지하철 4호선 산본역과 연결돼 있어 편리한 대중교통 여건을 자랑한다. 또 원형광장 중심에는 사람들의 눈길을 모을 수 있는 멋진 분수대도 있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데도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산본로데오시장은 지난 2013년 부터 상인대학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해외 선진시장 탐방, ICT 및 SNS교육 등을 실시해 상인들의 의식 수준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유명하다. 추석 명절을 앞둔 23일부터 25일까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야시장을 개최하는 산본로데오시장은 시장이 갖고 있는 이러한 특성을 살려 젊은 세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먼저 3일간 젊은층이 좋아 할 수 있는 밴드 공연과 비보이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댄스 및 노래자랑 대회도 개최해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윤종일 경기중기센터 대표이사 관광+쇼핑+먹거리 경기도형 야시장 새로운 명소화 지역경제 효자 기대 Q 전통시장 야시장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경기도형 야시장 운영은 전통시장 알리기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전통시장의 영업시간을 저녁까지 연장해 지역주민들에게 관광과 쇼핑, 먹거리가 한데 어우러진 명소로 전통시장을 조성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특히 올해는 메르스로 인해 전통시장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메르스 피해 지역 중심으로 야시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Q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야시장 사업 이외에도 어떠한 지원을 하고 있나. A 경기중기센터는 전통시장에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된 지원을 하기 위해 기존의 TFT체제로 있던 조직을 확대, 전통시장지원센터를 정규조직화해 운영하고 있다. 또 전통시장 명품점포 만들기라는 지원사업을 통해 시장 내 핵심점포를 발굴 및 육성해 고객을 유입하는데 노력하고 있고 청년상인의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전통시장에 활력과 차세대 리더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에는 센터가 처음으로 주관이 돼 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 평택시청 광장에서 경기도 우수 전통시장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Q 전통시장을 찾는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전통시장은 우리가 지켜야하고 마땅히 찾아가야 하는 우리네 삶의 현장이다. 시장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유난히 올해는 메르스 피해 등으로 전통시장의 타격이 심했다. 도민들의 관심만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유일한 길이다. 경기도에는 특색 있는 전통시장이 많다.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들이 있고 전통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훈훈한 정은 덤이다. 요즘 주변에 하고 다니는 말이 있다. 이번 추석맞이 장보기는 전통시장에서! 이호준 기자

밤이면 밤마다 희망 불빛 하나 둘… 쇠락의 시장 ‘회생 불야성’

경기도내 곳곳에서 밤마다 화려하면서도 정겨운 사람 냄새가 나는 축제가 펼쳐져 화제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추진하는 경기도夜 시장사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경기중기센터는 지난해부터 도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시장을 발돋움시키고자 야시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을 집중해 지원한다. 이 사업은 경기중기센터가 시장 1곳당 약 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 오후 8~9시면 문을 닫던 전통시장을 자정까지 운영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ㆍ공연 행사도 지원한다. 올해 가장 먼저 야시장이 개최된 곳은 수원 정자시장이다. 이곳은 메르스 사태 당시 도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일선에서 치료센터 역할을 한 수원의료원이 인근에 위치한 시장으로, 다른 어떠한 시장보다 메르스 여파를 직접적으로 겪은 곳이다. 야시장이 열린 지난 21일 오후 8시께 찾은 정자시장. 평소 같았으면 장사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지만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어서 시장의 활력은 여전했다. 평소보다 늦게까지 영업을 해야 해 상인들은 피곤할 법도 하지만 모처럼 몰려든 손님으로 얼굴에는 시종일관 웃음꽃이 펴있었다. 정자시장을 찾은 주민들 역시 무료로 그려주는 캐리커처를 기다리느라 긴 줄을 서고 있었고 시장 곳곳에서 같이 장 보러 나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자시장에서 양곡 및 식자재 등을 판매하고 있는 윤원재씨(55)는 야시장 행사를 하니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손님이 많으니 일이 힘든 줄 모르겠다며 단순히 식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연을 보고 손님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흥겹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딸 아이와 함께 정자시장을 찾은 윤혜경씨(44)는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을 느끼고 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윤 씨는 수원이 고향이지만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4년 만에 고향을 찾았는데 야시장을 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일부러 찾아왔다며 캐나다에는 이러한 시장이 없다. 마트만 보다가 전통시장에 오니 없는 물건이 없고 매우 정겨워 딸아이도 무척 좋아한다. 시장에서 아이 한복을 샀는데 공연도 보고 엿도 나눠 먹으니 고향에 온 것이 실감 난다. 고향의 정을 듬뿍 느끼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이재범 정자시장상인회 회장 상인 FUNFUN한 夜시장 올인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 Q 정자시장에 대해 소개를 해 달라. A 19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은 노점상들만 있던 도로였다. 노점상들끼리 똘똘 뭉쳐시장을 활성화해 보자고 다짐하며 시작된 정자시장은 1999년 상인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2009년 전통시장 인증을 받게 됐다. 수원 정자 2, 3동에서는 유일한 전통시장이고 현재 150개 점포가 활동, 인근 7만세대가 즐겨 찾는 시장이 됐다. 반경 3~4㎞ 내에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 마트가 위치하고 있어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긴 하지만 고객들의 편의를 위한 고객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상인과 일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동아리를 운영하는 등 참여형 시장이라는 개성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Q 야시장 사업 추진 계기와 어떠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지. A 올해 메르스로 수원 지역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정자시장의 경우 인근에 메르스 중증치료센터인 수원의료원이 있어 손님의 발길이 많이 끊겼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다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야시장 사업을 지원해 준다고 해 참여하게 됐다. 이번 야시장 사업은 뻔뻔(FUNFUN)한 夜시장이라는 주제로 고객들과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9월21일과 24일 두 차례 예비 야시장을 개최한 뒤 본 행사는 10월27일 개최할 예정이며 초대가수 및 각설이 공연과 퓨전 가야금 공연, 무료 캐리커처, 먹거리 이벤트 등을 열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정자시장이 재탄생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Q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전통시장은 종합백화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형마트에 있는 것은 전통시장에 다 있다. 오히려 전통시장에는 있지만 대형마트에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흥과 덤이다. 전통시장에 오면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면서 느낄 수 있는 흥이 있다. 또 장바구니가 가벼워도 덤을 담아갈 수 있다. 추석명절 행복하게 보내시고 전통시장도 많이 사랑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