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과천, 與 ‘탈환’ vs 野 ‘수성’… 유입 유권자가 당락 좌우 [미리보는 총선]

■ 의왕·과천 의왕·과천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의 수성이냐, 국민의힘 탈환이냐의 싸움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때 안상수 전 국회의원이 15, 16, 17, 18대 의왕·과천 선거구에서 4선을 했으나, 19대 때는 민주통합당 송호창 전 국회의원, 20대는 민주당 신창현 전 국회의원, 21대는 이소영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는 이번 총선에 지역구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의왕·과천 지역구는 새로 유입된 유권자의 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의왕시의 백운밸리와 과천시의 지식정보타운, 재건축으로 유입된 입주민들의 정치성향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인 이소영 의원과 이은영 전 청와대 행정관, 조성은 김대중재단 본부장, 오동현 변호사, 윤재관 문재인 정부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등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소영 의원은 재선에 도전한다. 이 의원은 공공주택지구 신혼희망타운과 의왕 내손 국민임대단지인 공공임대주택 품질 개선 사업 등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거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변인과 비상대책위원, 국토교통위 위원을 맡으면서 인지도와 중량감을 키워왔다. 또, 지역주민과의 대화 등 시민 소통을 강화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의원은 재선에 성공하면 “의왕·과천 지역 철도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고, 의왕 ICD, 미래 모빌리티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년 동안 탄탄하게 조직을 관리해온 이은영 (사)기본사회 의왕본부 상임대표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이 대표는 각종 지역행사에 부지런히 참석하며 지역 내 지지세를 공공히 다져왔고, 최근에는 종편 등 방송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여 당내 경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의왕과 과천은 대규모 도시개발로 인구가 유입하고 도시정체성이 자족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개발을 위해 여론조사와 데이터 분석 등 전문성을 살려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김대중재단 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성은 본부장은 전 여성가족부 국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규제개혁전문위원, 새정치국민회의 연수국장 등을 역임하는 등 정치적 입지를 넓혀왔다. 특히 민주당 여성단체에 오랫동안 참여해 온 조 본부장은 중앙정치권 유력인사 등과 교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차기 총선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사)기본사회 법률지원단장과 경기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동현 변호사도 오래전부터 총선 출마를 준비해 왔다. 민주당 조직과 젊은층을 기반으로 지지세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각종 행사에 직접 참여해 주민과의 소통을 이어오는 등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오 변호사는 의왕JC 회장, 희망나래 장애인복지관 운영위원, 과천시와 구세군 과천양로원 고문변호사 등의 직책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었던 윤재관 정책위 부의장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최근 ‘나의 청와대일기’ 출판기념회를 열어 자신의 출마를 알렸으며, 그동안 다수의 방송에 패널로 출연해 인지도를 높여왔다. 정치개혁 모임인 ‘더새로포럼’에서 활동해 온 윤 부의장은 ‘자신이 검찰독재와 싸울 적임자라며, 제대로 싸우는 정치로 정권교체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의힘은 최기식 의왕·과천 당협위원장이 출마 준비를 마친 상태다. 최 위원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과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 등을 역임한 엘리트 검사 출신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의 친분이 알려지면서 당원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의왕시장과 과천시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당원들도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의왕시와 과천시는 지역개발과 지역 현안 등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다”며 “앞으로 지역 단체장과 광역의원, 시의원과 함께 지역 현안을 해결해 의왕시와 과천시가 한 단계 도약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1기 신도시 특별법, 용적률 최대 500% 상향… 안전진단 완화

여야가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시킨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안의 핵심은 용적률 상향과 안전진단 완화다. 현재 1기 신도시 해당 5곳의 평균 용적률은 평균 170∼226%로 법에서 정한 용적률 상한선을 거의 채운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2종 주거지역을 3종 주거지역으로, 3종 주거지역은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15∼20층인 아파트를 30층 이상으로 올릴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소위는 지난 5월부터 특별법안을 심사했으나, ‘수도권 특혜’, ‘분당 재건축 특별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개월간 공전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의 연내 통과를 위한 국회의 적극적인 논의를 당부하고 민주당이 특별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소위를 통과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은 여야 의원 13명이 제출한 법안을 병합심사, 대안으로 반영한 것이다. 13건 중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을 비롯, 송석준·안철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욱·홍정민·박찬대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경기·인천 전·현직 의원 7명이 제출한 법안도 포함됐다.

[기고] 농약 항공방제 관리, 사각지대는 없다

1957년 ‘농약관리법’ 제정과 함께 농약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관리가 시작된 농약은 과거 농작물 보호와 병해충 예방 성능에 대한 관리가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농약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농약 오남용 방지 등 농약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최근 농업, 농촌지역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병해충 방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무인헬리콥터와 무인멀티콥터(이하 ‘드론’)를 활용한 무인항공방제가 점차 대중화하고 있다. 무인헬리콥터는 2003년부터 대규모 방제가 가능한 벼 재배 단지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드론은 주로 항공촬영과 취미 활동용으로 사용됐으나 기기의 대형화 등으로 벼뿐만 아니라 밭작물 방제에도 널리 이용하고 있다. 항공방제의 경우 작업자 숙련도와 기상 조건에 따라 방제 효과 차이가 크고 고농도 희석액을 적은 물량으로 살포하기 때문에 약효 저하 및 약해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위면적당 적정량을 기준에 맞게 살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농약 허용기준 강화제도의 전면 시행으로 인해 소량의 비산으로도 주변 작물이 오염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항공방제가 보편화된 여건을 반영, 농림축산식품부는 무인헬리콥터 및 드론을 활용한 항공방제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올해 1월1일 농약관리법에 항공방제업 신고제도를 도입했다. 항공기, 경량항공기 또는 무인동력비행장치로 농약을 살포해 병해충 방제 등 방제업을 하려는 사람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 농관원에서는 항공방제업 신고기준(장비, 인력 등)을 검토, 현지 조사 후 항공방제업을 등록하고 항공방제업자 등에게 정기 교육을 통해 농약에 대한 이해도 향상과 올바른 농약 사용을 유도하며 방제업자의 농약 사용실적을 제출받아 농약 안전사용 기준 준수 여부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농업 생산 및 관리능력 향상, 유지 등 지속가능한 농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드론을 활용한 효율적인 농작업이 필요한 만큼 농관원에서는 항공방제업을 안전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다. 또 농업인구 고령화와 기술 발전이 어우러져 농업의 신기술이 계속 개발되는 만큼 농약 안전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바뀌는 여건에 맞춰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악성민원' 종합대책 후 3개월…일선 세무서 “확실히 줄었다” [경기일보 보도, 그 후]

“민원실에 보안요원이 상주하는 만큼 이전보다 강도가 센 민원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국세청이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 사망사건을 계기로 발표한 ‘민원업무 수행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이 일선 세무서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7월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이 민원인을 대응하다 쓰러진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한 달 후인 8월, 민원실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세무서 전담 경비인력 배치, 청사 출입통제 시스템인 ‘스피드게이트’ 확대 설치, 민원 응대 가이드라인 전면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건이 발생한 지 129일 만인 29일 오전 다시 찾은 동화성세무서 민원봉사실. 세무서는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민원실 내부에는 검정 방호복을 입은 보안요원이 내방객들을 응대하는 한편 악성민원이 발생하는 지 여부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민원실에 상주하는 보안요원은 동화성세무서가 처음이다. 또 민원봉사실 입구에는 CCTV, 음성녹음기 등이 작동되고 있음을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고, 직원들은 공무원증 형태의 녹음기를 착용하고 있었다. 민원실 직원 A씨는 “보안요원이 상주하다 보니 ‘전시효과’로 강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이전보다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다른 세무서 민원실 역시 이번 대책이 정착된 모습이다. 이날 수원세무서 민원봉사실 역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있었다. 종합대책 발표 이후 수원세무서 민원실 안에는 돌발행동을 하는 민원인들이 직원에게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직원 출입구 2곳에 도어락이 설치돼 있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민원실 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이 현장에서 안착돼 직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단독] 안성 칠장사 화재...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입적

29일 오후 6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에서 불이 나 안에 있던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 요사채는 사찰 내에서 스님들이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 화재 진압을 위해 요사채 내부로 들어간 소방당국은 숨진 스님 1명을 발견했다. 취재 결과, 숨진 채 발견된 스님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으로 확인됐다. 서울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는 자승 스님은 죽산면에 위치한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의 명예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었다.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은 조계종 스님들의 노후를 돌보는 무료 병원으로 지난 5월 개원했다. 자승 스님은 이따금 칠장사에서 머무르곤 했으며, 이날도 칠장사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 현장 인근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으나 필적 등의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7일 서울 봉은사에서 불교계 언론 간담회를 갖는 등 자승 스님이 활발한 활동을 벌인 만큼 유서 등을 작성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한 시간여 만인 7시52분께 불길을 잡았고 9시48분께 불을 껐다. 요사채 외 다른 사찰 시설로 불길이 번지지는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찰 내 폐쇄회로(CC)TV, 사찰 내 목격자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칠장사는 궁예, 임꺽정, 어사 박문수와 관련된 설화로 유명한 천년 고찰로 1983년 9월19일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4호로 지정된 곳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 탄력 받는다

경기도 1기 신도시를 비롯한 고양 화정, 수원 영통, 인천 연수 등 노후계획도시에 대한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법안은 낡은 신도시 아파트의 용적률을 높이고 안전진단 완화 및 면제를 통해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는 29일 오후 회의를 열고 여야 의원이 제출한 13개 관련 법안을 병합 심사,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대안)을 통과시켰다. 특별법 적용대상인 ‘노후계획도시’는 택지조성사업을 마치고 20년 이상 된 100만㎡ 이상 택지이며, 적용 가능한 지역은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전국 51곳, 주택 103만가구다. 경기·인천 지역은 1기 신도시 5곳(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을 비롯해 고양 화정, 수원 영통, 인천 연수 등이 혜택을 받게 된다. 이곳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용적률 및 건폐율 혜택을 주는 등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해준다. 국토위 소위를 통과한 특별법안은 주중에 열릴 국토위 전체회의에 이어 다음 달 열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성남 분당갑)은 “분당 신도시를 1기 미래도시로 만들겠다”면서 “본회의 통과까지 일사천리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다음 달 2일 미래도시 분당을 만들기 위한 이니셔티브 ‘분당갑 재건축 신속추진지원단’을 발족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국회의원(성남 분당을)은 “특별법은 낡은 주택 재건축을 통해 주민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도시 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해 ‘스마트시티’ 및 ‘탄소중립도시’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T, 창립 56주년 기념식…"K-푸드 수출 100억달러 시대 등 성과 이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다음 달 1일 공사 창립 56주년을 앞두고 28일 나주 본사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김춘진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공사는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농수산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간 축적해온 유무형의 자산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시대적 과제를 성실히 수행해 농어민과 국민에게 행복을 더하는 공공기간으로 함께 가꿔 나가자”고 당부했다. 창립기념식에서는 농수산식품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 직원 표창과 올해의 aT인상 등 포상 수여도 진행됐다. 취임 이후 ‘농수산식품산업 강국 실현으로 국민의 행복을 더하는 공사’라는 새 비전을 설정한 김 사장은 재임 기간 중 코로나19와 국제분쟁 등 대외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적극적 수출지원으로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올해에는 국가 전체 수출이 감소세인 상황 속 농림축산식품 수출은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해외 ‘김치의 날’ 제정에 총력을 다하며 미국 수도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12개 주·시에서 ‘김치의 날’을 제정 또는 선포했고, 남미의 브라질 상파울루시와 아르헨티나, 유럽의 영국 킹스턴 왕립구도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 현재 미 연방의회에 ‘김치의 날’ 결의안이 상정돼 다음 달 채택을 앞두고 있다. 또 aT는 정부 국정과제인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오는 30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출범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활동에 나선다. 지역거점별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오프라인 도매유통에서 한 단계 나아가 전국단위 온라인 농산물 도매유통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aT는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출범해 농수산물의 수급안정과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육성 등의 사업을 수행하며 농어업인 소득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을 도모해 왔다.

살림살이가 모두 잿더미로… 홀로 남을 할머니 걱정에 눈물짓는 손자

“단둘이 의지하며 살아왔던 곳인데…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네요.” 29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한 작은 마을. 서승순 할머니(87)와 손자 채근병씨(25)가 화마에 시커멓게 변해버린 집터를 멍하게 바라봤다. 할머니는 잿더미 사이를 서성이며 혹시나 쓸 수 있는 물건이 있진 않을까 살펴봤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돌아서길 반복했다. 지난 8일 할머니 집 거실에 있던 화목보일러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두 사람의 보금자리를 앗아갔다. 혼자 집에 있던 채씨가 외출한 할머니를 위해 온기를 채우려다 불이 났던 것. 채씨는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집에서 뛰쳐나왔고, 순식간에 모든 살림살이가 잿더미로 변했다. 지낼 곳이 마땅치 않은 채씨와 할머니는 벌써 3주째 반정리마을회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할머니 손에 길러진 채씨가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모님은 채씨가 태어난 지 100일 만에 이혼했고, 설상가상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면서 채씨에게 가족이라곤 할머니 뿐이었다. 비록 산 밑의 허름한 슬레이트집이었지만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할머니에게 받을 수 있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였다. 할머니와 채씨는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 화재로 타버린 집을 수리하기 위해 구청에 알아보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평생 살았던 집 명의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장 채씨는 다음달부터 군 복무를 위한 훈련에 돌입하는데, 추운 날씨에 할머니 홀로 어디서 지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아들을 잃은 뒤 치매 증상까지 보이는 할머니를 돌봐줄 사람도, 할머니가 머무를 공간도 없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채씨는 이내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채씨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갈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할머니에게 미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뿐”이라며 “할머니 곁에서 오래오래 머물면서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생필품 지원과 임시거처 등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많은 분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