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휘센 제습기, 물통 파손 우려로 "무상교체 확대"

한국소비자원은 LG휘센 제습기의 물통이 물리적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사례를 확인하고, 제조사인 LG전자㈜와 대상 물통 교체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조치대상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생산·판매된 휘센 제습기 31만7천258대로, ▲DQ160PBBC ▲DQ200PBBC ▲DQ202PBBC 모델 등 14종이 포함된다. 모델 라벨은 제품 정면 기준 좌측 하단에 표시된 모델명과 제조년월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먼저 사업자 자체 분석 결과, 물통 세척 시 일부 세제를 사용하는 경우 물통 표면의 화학적 반응 등으로 균열이 발생하고 이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면 균열이 확대돼 깨지는 사실이 확인됐다. LG전자 측은 지난달 20일부터 균열이 발생한 물통을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균열 및 파손 우려와 소비자 불편 최소화 등을 고려해 외관상 균열이 나타나지 않은 물통에 대해서도 이날(21일)부터 품질이 개선된 물통으로 무상 교체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조치대상 제품과 조치방법에 대한 상세정보는 한국소비자원 누리집 및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을 보유한 소비자는 LG전자 고객센터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물통 교체를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더 짓도록 편의” 인천 송도단지개발 논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7공구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의 사업부지에 오피스텔을 더 지을 수 있게 해줘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경제청이 KB증권, 하나은행, KB부동산신탁이 49%의 지분을 가진 특수목적법인(SPC)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에 지나친 편의를 봐주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최근 송도 7공구의 일반상업용지 3만8천700㎡(1만1천700평)의 오피스텔 비율을 종전 50%에서 70%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실시계획(변경) 승인 고시를 했다. 이 같은 비율 상향으로 40㎡(12평) 미만 오피스텔이 최소 406가구 늘어난다. 이를 두고 인천경제청이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에 지나친 편의를 봐주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개발계획 변경으로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은 상가 분양성이 낮은 최근 송도 분위기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함으로서 사실상 사업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송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업 등이 들어서면서 기숙사를 비롯해 1~2인실의 소규모 형태 가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은 3.3㎡(1평)당 650만원을 기준으로 약 360억원의 오피스텔 분양 개발을 내지만, 반대로 상업시설 면적이 반대로 20% 줄어드는 만큼 실제 개발이익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이 상업용지에 땅을 나눌 수 있는 ‘획지 분할’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건물의 상가 등을 분양할 때 쪼개기나 병합이 가능해져 분양이 더 쉬워진다. 인천경제청은 여기에 의료시설 유치도 허가해 준데다, 당초 계획한 공공보행통로를 없애주는 등 각종 개발의 편의를 봐주기도 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미 그동안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에 각종 계획 변경을 통해 사실상 특혜를 줘왔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011년 상업업무시설용지를 오피스텔 용도로 쓸 수 있게 변경해주기도 했다. 이어 2017년엔 M1블럭을 980가구에서 1천230가구로, M2블럭은 664가구에서 배 늘려 1천328가구의 아파트·오피스텔을 짓도록 해주기도 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SPC에게 계속 이 같은 특혜를 줘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지속적인 오피스텔 증가로 학령인구 유발 등의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의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검증해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오피스텔 비율 상향은 어쩔 수 없었다”며 “아직 큰 계획만 나왔을 뿐, 구체적인 오피스텔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개발이익은 연세사이언스파크 사업과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에 쓰이고, 사업과 연계해 청년들이 살 소규모 거주시설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만큼 특혜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회계검증을 통해 개발이익의 적정성을 따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行 빗장 푼 중국… 경기도 관광업계 “기대감 만발” 입 모아

“그동안 한한령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힘들었는데…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다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중국이 지난 2017년 사드 배치 보복의 일환으로 금지했던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해제한 가운데 이들을 맞이할 경기도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통닭거리’로 유명한 수원특례시 팔달구 남수동. 이곳에서 만난 치킨집 주인 이중현씨(74)는 ‘한한령’ 해제 소식에 한껏 기뻐했다. 그의 가게는 한한령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3~4년 전에는 매출이 20%이 감소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한한령 전에는 손님들이 앉을 곳도 없이 중국 관광객도 많았고, 관광버스도 밤낮없이 왔다 갔다 했다”며 “이번 해제로 관광객들이 다시 통닭거리를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웃어 보였다. 통닭거리 뒤쪽으로 위치한 행궁동 공방거리에서도 ‘유커 귀환’에 따른 기대감이 엿보였다. 공방을 운영하는 50대 신현준씨는 “지난 2017년 한한령이 내려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유행해 많이 힘들었다”며 “그간 경기가 안 좋아 걱정이 많았는데, 대환영하는 마음”이라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 이후 중단됐던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중국은 ‘한한령’을 명시적으로 공표하진 않았지만, 여행사들의 단체 상품 판매를 중단시킨 바 있다. 이날 인계동의 한 호텔도 환전 고객 업무 협조 안내판을 설치하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평소에 해당 호텔은 투숙객 중 15%가 중국인 관광객이었지만, 한한령이 시행된 이후 후불제로 진행됐던 중국인 관광객의 대금 처리 지불이 미뤄지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앞으로 많이 온다고 하니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역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결제수단인 유니온 페이 등을 재정비하며 ‘유커 맞이’ 준비에 한창이었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정관장 홍삼 등 면세제품을 ‘싹 쓸어 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평균 매출보다 2배 가까이 많아지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도내 주요 관광지들도 ‘유커 귀환’에 들뜬 모습이었다. 용인 에버랜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진 않았지만, 추후 관광코스 도입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민속촌도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다양한 체험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에버랜드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데려오기 위해선 이들을 이송할 수 있는 교통수단 등이 필요하다”며 “내부적으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녀 항시 대기’…우후죽순 ‘불법 광고물’에 시민 눈살 [현장, 그곳&]

“여기저기 즐비한 불법 전단…더 이상 꼴도 보기 싫어요. 이대로 지켜만 봐야 할까요?” 20일 오전 8시께 화성시 반송동 동탄북광장 거리 곳곳에는 간밤에 흩뿌려진 불법 성매매 알선 전단들이 즐비했다. 각 전단에는 ‘20대 미녀 항시 대기’, ‘셔츠룸 무한 초이스 가능’ 등의 선정적인 문구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이 인근에 밤새 주차된 차량들에도 ‘소액대출 100% 가능’ 등이라고 적힌 명함 형태의 불법 유동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뒤늦게 차량을 찾으러 온 운전자들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를 제거하는 데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각 수원특례시 팔달구 인계동 일대 상황도 마찬가지. 건물과 전봇대 등 눈길이 닿는 곳마다 ‘강원랜드 상륙 슬롯게임장, 최고 3만7천500배’ 등 다양한 홍보 문구로 도배된 전단과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부착돼 있었다. 한 골목에는 높이 약 2m, 너비 약 50cm 규모의 불법 광고물인 풍선형 입간판(에어라이트) 10여개가 차도와 인도를 불문하고, 막무가내로 설치돼 있어 시민들이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조모씨(27·용인)는 “가는 곳마다 보기 싫은 광고물이 설치돼 있어 너무 불편하다”며 “모두 불법인 걸로 아는데, 왜 근절이 안 되는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매년 경기도내 유흥·번화가 등지에 불법 유동광고물이 상습적으로 설치되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 안전까지 저해하는 ‘위해 요소’로 손꼽히고 있는 만큼 처벌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불법 유동광고물은 옥외광고물의 일종으로, 허가 및 신고 없이 설치된 불법 현수막, 음란·퇴폐·불법 대출 전단 등을 말한다. 고정 광고물과 달리 비교적 간단하게 설치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매년 지자체가 불법 유동광고물 관리·단속에 총력을 기울여도 쉽사리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불법 유동광고물 적발 건수는 2020년 7천214만건, 2021년 7천789만건, 2022년 6천657만건 등이다. 무엇보다 가벼운 처벌 수위가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시각이다. 지자체는 현재 불법 유동광고물 적발 시 옥외광고물법 제20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는 “불법 유동광고물은 시민으로 하여금 그릇된 가치관 갖게 할 수 있고, 특히 무분별하게 설치된 에어라이트의 경우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 확보를 방해해 교통사고 등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도심 곳곳에서 우후죽순 설치되고 있는 만큼 처벌 강화 등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각 지자체와 불법 유동광고물 근절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다만 도민 안전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서둘러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경기만평] 선물? 아니고.. 숙제...

[사설] 경기·인천 보수 여론은 후보 전면 교체/국힘, 위기론 말고 교체론을 토론해야

경기·인천 표심이 싸움의 중심에 섰다. 위기론과 기회론이 충돌한다. 위기론은 경기·인천 의원들 생각이다. 경기 안철수 의원, 인천 윤상현 의원 등이다. 특히 윤 의원이 최근 우려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9일 SNS에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며 이렇게 썼다. “집권당의 (이런)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 10일 방송에서는 이런 주장도 폈다. ‘국민의힘은 암 덩어리 두 세 개가 있다... 치료하기가 힘들다.’ 지도부 책임론에 연결한 것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작심 비판에 나섰다. 16일 의총에서 한 것으로 알려진 이 발언이다.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한다.” 이 총장은 이런 취지의 말을 언론 앞에서도 반복했다. “우리 당을 폄훼하고 조롱, 모욕했다. 당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윤 의원이 다시 받았다. “인천을 하루만 돌아다녀도 무엇이 위기인지 금방 알 것이다.” ‘지도부 무지론’을 꺼낸 것이다. 경기·인천 표심을 놓고 맞서는 국민의힘의 갈등이다. 여론을 계측할 유일한 수치는 여론조사다. 양측 모두 ‘여론조사를 보라’고 주문한다. 어떤 여론조사를 말하는 것인가. NBS 여론조사를 보자. 14~16일 조사 결과가 있다. 경기·인천 국민의힘 33%, 민주당 23%다. 미디어토마토의 14~16일 조사가 있다. 경기·인천 국민의힘 33.2%, 민주당 50.7%다. 한국갤럽의 8~10일자 조사가 있다. 경기·인천 국민의힘 34%, 민주당 34%다. 들쭉날쭉이다. 여론조사가 기준이 되기는 틀린 것 같다. 거기에 현역 프리미엄도 있다. 위기론에서 비중 있게 거론한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현역을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 총선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말 그런가. 경기·인천에서 국민의힘 계열이 몰락한 게 대략 2010년부터다. 그때부터 지방선거·총선·대선을 모두 민주당이 이겼다. 그게 12년 만인 2022년 뒤집혔다. 하루 아침이었다. 민주당이 29명, 국민의힘 2명의 현역 단체장 비율이 국민의힘 22, 민주당 9로 바뀌었다. 하루에 이뤄진 변화다. 우리가 듣고 보는 ‘경기·인천 보수 표심’이 있다. ‘총선에서 버거울 것이다. 유일한 승부수는 인물 교체다. 지금 후보군으로는 다 진다. 떨어질 후보군·떨어져야 할 후보군이 너무 많다. 대대적으로 물갈이 해야 한다.’ 이 간단하고 명백한 명제를 그대로 받으면 된다. 교체 명단 만들어야 하고, 영입 명단 만들어야 하고, 공천 시스템 만들어야 한다. 여의도연구원(원장 박수영)에서 시작했을 것이라고 본다. 위기론이니 기회론이니 무슨 필요가 있나. 엄살도 오만도 옳지 않다. 경기·인천은 언제나 여야 모두에 위기다.

[사설] 강화된 한·미·일 파트너십, 지속가능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국·미국·일본이 새로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기를 마련하는 3국 정상회의가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의를 열고 원칙·정신·공약 등으로 명명된 3개 문서를 공식적으로 채택, 한·미·일 3국의 새로운 협력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3국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캠프 데이비드 원칙(the Camp David Principles)’ ‘캠프 데이비드 정신(the Spirit of Camp David)’ ‘3자 협의에 대한 공약(the Commitment to Consult)’ 등 3개 문건은 한·미·일 3국 간 “역내 가장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협력체로 진화할 것”이란 예고대로 안보와 경제에 걸친 21세기 신국제질서 형성에 기여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는 총론에서 뿐만 아니라 각론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소 연 1회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함은 물론 안보실장·외교·국방·산업장관 회의도 연 1회씩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연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등 외교·국방 이외에 금융·산업·사이버·지역정책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3국 정상은 경제와 안보에서 위협이 발생하면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점을 명백하게 천명하고 이를 문서로 공식화한 것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관계가 한 단계 공고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3국 정상은 외교·안보·경제·기술 분야에서 수시로 협의하면서 한 몸처럼 움직이는 사실상 준(準)동맹 체제를 출범시킨 것이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한·미·일 정상회의는 총 12회 개최됐으나, 모두 다자회의 무대에서 열렸다. 따라서 처음으로 역사적인 장소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회의만을 위해 별도로 모인 것은 3국이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해 신냉전 국제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협력체제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 합의를 계기로 한국은 명실상부하게 미국과 일본의 대등한 파트너로 동아시아는 물론 신냉전 국제질서 구축의 동반자가 됐다. 그동안 3국 관계는 각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고 변동이 심했다. 이제 한·미·일 3국 관계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설정되어야 한다. 한·미·일 3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문서화된 합의를 바탕으로 제도화된 시스템을 구축,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가능한 협의체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슈&경제] 국민이 평안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지난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모든 LH 아파트에 대한 안전점검과 민간아파트에 전수 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들의 대도시 주거 형태가 아파트여서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유는 금강으로 합류되는 미호천 제방 둑이 터지고 일시에 강물이 지하차도로 밀려들면서다. 너무도 아쉬운 것은 지방자치단체 또는 관할 경찰서에서 교통 통제만 조금 더 빨리 했더라면, 또는 최소한의 재난정보 문자나 안내만 제대로 됐어도 오송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무고한 인명피해는 없었을 것이란 점이다. 성남 분당 서현역 AK플라자 앞 인도와 쇼핑몰 안에서 차량 사고와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14명이나 인명피해가 생기고,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으로 3명이 다치기도 했다. 급기야 경찰특공대와 장갑차를 도심에 배치되는 특단의 조치로 국민 불안을 진정시키기에 이르렀다.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최근의 언론에 보도된 큰 이슈만 보더라도 국민이 안전하고 평안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국민 불안 요소를 해소하는 방안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무량판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계획에 맞춰 본격적인 안전점검 착수에 있어서 점검기관 선정과 점검 절차의 공정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와 직결된 무량판 아파트 구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안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해 공정하고 치밀한 조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도 높은 점검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문제가 있는 아파트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보강공사를 해서 철저한 국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부실시공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건설 생태계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토부는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 대책으로 지난 7월21일부터 60일간 292개 현장을 단속한 결과 108개 현장에서 불법하도급을 적발하고 관계업체 273개사에 대한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을 진행, 불법하도급 현장의 징표를 정밀하게 분석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법행위 근절 100일 집중 단속에 대한 소나기만 피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면피가 되지 않도록 정부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수자원관리와 치수 계획을 기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한 탓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일면 타당성이 있다. 종전에 국토부는 치수계획 및 수량관리를, 환경부는 수질관리를 담당했는데 지난 정부에서 ‘물관리 일원화 필요성’을 이유로 국토부의 수자원정책국과 홍수통제소, 산하기관 한국수자원공사 등을 환경부로 이관했다. 이것을 다시 국토부로 일원화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넷째, 묻지마 폭행이나 흉기난동 사건에 대해 일벌백계로 엄벌에 처하고,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요 도심지역과 지하철 인근에 경찰력을 상시 배치한 정부의 엄정 조치는 합당하다고 본다. 국민이 안전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치안당국이 심혈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

[인천의 아침] 세계일화

평화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다. 인도 베다 성전에는 “우주의 모든 것이 평화롭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평화가 항상 모든 곳에 퍼지게 하소서. 제 마음속에서 그 평안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교는 평화를 의미하는 살람으로 인사를 한다. 유대교는 평화를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인 샬롬으로 인사한다. 이것은 평화 기호다. 고안자는 영국의 제럴드 홀텀이다. 1958년 4월4일 핵무기 폐지 운동에 사용됐다. 그 아이디어는 두 개의 깃발을 이용해 신호를 보내는 수기 신호를 결합하는 것이었다. 즉, 핵을 의미하는 알파벳 N(nuclear)과 군비축소를 의미하는 알파벳 D(disarmament)를 결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평화를 소리쳐 보지만 세상은 평화와는 거리가 멀게 끝없는 전쟁의 연속이다. 서로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서 평화라는 명목으로 강자가 약자를 침공하는 것이 일반적 평화다. 서양 그리스도교 문명권에서는 평화가 정의의 실현(평화를 위한 전쟁)으로 전쟁이 없는 상태로서의 질서유지라는 정치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를 띠었다. 그러나 동양의 힌두교 영향권에 있던 인도에서는 마음의 편안함을 목표로 하는 내향적·비정치적인 태도로 평화를 추구했다. 중국의 예기에는 평화를 “권력을 독점하는 자가 없고 평등하며, 재화가 공유되고 생활이 보장되며, 각자가 충분히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범죄가 없는 사회”라고 했다. 그러나 평화를 상대적인 대립으로 풀면 영원히 말뿐인 평화일 수밖에 없다. 세상의 평화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말은 세계일화(世界一花) 즉 세상은 한송이 꽃이라는 표현이다. 너무 아름다운 말이다. 남과 북도 한송이 꽃이며, 너와 나도 한송이 꽃이며, 남편과 아내도 한송이 꽃이요, 부모와 자식도 한송이 꽃. 이 세상 모든 것은 한송이 꽃이라는 이 생각 한 가지를 바로 지니게 되면 세상은 낙원일 것이다. 세상은 한송이 꽃이라는 인식을 그릇되게 생각하면 늘 시비하고 다투고 피 흘리고 빼앗아 죽이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세계일화의 참뜻을 펴려면, 모든 상대적인 존재를 하나의 이름다운 공존의 존재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천지가 모두 한 뿌리이고 세상 모두가 편안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한 몸이다. 민족도 국경도 피부색도 각각의 문화도 왕성한 생명의 나무 모습이라 할 것이다. 만약 이와 반대로 불신과 아집으로 대립한다면 이 하나밖에 없는 세계의 나무는 쇠약하고 고사하며 그 속의 모든 중생은 도탄의 구렁에 빠질 것이다. 실로 어떤 나라도 홀로 있는 것은 아니며, 세계는 강자의 독무대도 아니다. 강자도 약자도 하나라는 세계의 나무 위에 존립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영광과 치욕, 흥망성쇠도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 운명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