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덮은 불편한 진실… ‘전쟁의 악몽’ 아직도 생생 [민간인 학살 '비극의 그날']

#1. 여주시 능서면 용은리에서 홍○국, 홍○태 형제가 인민군에 의해 총살당했습니다. 국민보도연맹사건 당시 박○순이 희생되자 박씨네 집안에선 “이게 다 홍씨 집안의 밀고 때문이다”라고 주장했고, 두 집안 간 대립이 시작되면서 인민군이 홍씨 형제를 끌고 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후 우리가 다시 수복하게 되면서 홍씨네 집안이 보복에 나섰습니다. 결국 박씨네 집안도 부역자라며 몰살당했습니다. (이○호 구술) #2. 김○분은 여주시 가남읍 심석1리 월편마을에 살고 있었습니다. 1950년 7월18일 논일을 하던 남편에게 참을 지고 가다가 가남교회와 가남읍사무소 사이에 있는 태평리 다리 부근에서 미 공군기의 폭격에 의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달 뒤 옆 동네 신해리에서도 미군의 폭격이 두 차례 더 있었습니다. “화장실을 가던 노인의 장죽 담뱃불을 보고 폭격했다”는 소문이 마을에 돌았습니다. (이○식 등 2명 구술) 2020년 6월, 여주에서 지역 내 한국전쟁 전후 상황에 대한 구술 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전쟁의 피해를 눈과 귀로 몸소 겪어 온 고령의 구술인 122명은 80년 전에 가까운 경험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앞선 사례처럼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피해를 본 민간인은 셀 수 없이 많다. 현재까지 정확한 인명 수도 파악되지 않는다. 단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서를 보면, 여주지역에서는 9·28 수복과 1·4 후퇴 직후(1950년 9월~1951년 2월) 최소 98명의 민간 희생자 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지역 안에서는 최대 3천명에 달하는 희생 혹은 학살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6·25 정전 70주년을 맞는 올해, 여주를 중심으로 경기도 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살펴봤다. ■ 주민 제보로 국방부 발굴 시작…3년 만에 종결 “전부 민간인” 지난 2010년 5월. 여주시에 살고 있던 한 마을 주민이 국방부에 제보했다. “능서면 왕대리 골짜기 길에 옛 방공호 터가 있는데 그곳에 전사자들 유해가 대거 매장돼 있다”는 게 골자다. 이듬해인 2011년 5월 3~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현장에 나와 이틀간 발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숟가락, 비녀, 여주농고 배지, 단추, 허리띠 등 유품들과 함께 신원 미상의 유해 33구가 확인됐다. 3년간의 조사를 마친 2014년 4월4일. 국방부 측은 유해의 나이와 유품, 발굴지점 등을 토대로 유해가 ‘국군’이 아닌 ‘민간인’으로 결론내렸다. 이때 유해는 모두 여주장례식장에 임시 안치했고, 2015년 2월9일 충남 금산의 서대산 추모공원으로 이관됐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일었다. 왜 우리 고향에서 나고 자란 우리 가족들이 타지에 묻혀 있어야 하느냐는 목소리였다. 이에 여주시는 33구의 유해를 다시 지역 내에 모셔 오기로 했다. 시와 유족회 등 관계자들은 2018년 8월20일 환향제례를 열고 유해들을 여주박물관 수장고에 안치했다. 마침내 2023년 6월7일. 33구의 유해 중 1구의 신원이 밝혀졌다. 문병하 어르신(76)의 부친인 문홍래씨(당시 40세)다. 수장고에 보존 중이던 ‘증 4호’와 ‘증 12호’에서 같은 DNA가 검출됐다. 아버지의 우측 넙다리뼈 유전자와 아들의 구강 유전자가 일치했다.  문병하 어르신은 “어머니께서 얘기해주신 적이 있다”면서 왕대리 방공호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는 “(1950년) 6·25가 발발하면서 인민군이 6개월간 여주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다. 부락마다 인민위원회가 조직됐는데 이들이 마을 이장이던 아버지 머리에 총부리를 겨누고 ‘주민들을 모아 와라’고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이를 거부하면 반동분자로 몰릴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주민들을 소집했지만, 나중에 9·28 수복이 이뤄진 후 아버지는 도리어 ‘인민군에게 부역한 자’로 색출됐다. 결국 방공호로 끌려가 학살당하셨다. 그래서 국방부 유해발굴단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가 있겠다’고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 전쟁 아픔 깃든 평화공원, 이젠 추모 위령제 열린다 현재 여주에는 왕대리 옛 방공호 부지 외에도 민간인들이 집단 희생됐을 것으로 예측되는 미발굴 부지들이 있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여주시유족회(이하 여주유족회)는 ▲장풍리 골짜기 ▲버시고개 ▲대왕사 계곡 ▲매류리 고령토 구덩이 ▲봉골산 ▲가남지서 뒷산 ▲복대리 공동묘지 등을 거론한다. 발굴이 이뤄진 적 없다 보니 얼마나 많은 수의 희생자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같은 정보는 여주 양섬지구공원 내 ‘평화공원’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여주시 하동 398에 위치한 평화공원 역시 전쟁의 아픔이 깃든 장소다. 남한강 줄기를 따라 드넓은 백사장이 자리했던 이곳은 과거 전쟁으로 학살당한 민간인들이 모였다고 전해진다. 짚으로 얼굴을 씌우고 새끼줄로 손목을 묶어 양섬으로 이동한 뒤, 물살이 센 이곳에서 시신이 휩쓸려 가도록 방치했다고 한다. 전쟁 범죄를 갖추기 위한 의도였다고 추정된다.  그래서 지금은 평화공원에 원혼비 등이 세워졌고 추모공간도 조성돼 있다. 해마다 9~10월 가을이 되면 여주유족회를 중심으로 위령제도 열린다. 이인수 여주유족회 사무국장은 “평화공원은 여주지역 전쟁사에 있어 상징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로 전쟁 피해자 유족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민간인 희생자를 기억하는 일은 더 이상 ‘유족만의 아픔’이어선 안 된다. 그걸 후대에 알리기 위한 장소가 바로 평화공원”이라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현대사를 잊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을 진행해 좌·우 진영논리가 아닌 ‘공존하는 평화’를 지향해야 한다. 비단 여주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각 시·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병하 선생님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깜짝 놀랄만한 토픽”이라며 “현대사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이 학살당하고 희생됐다는 사실들을 근거해 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 72년 만에 아들 품으로…市 “6월30일 유해 인계” 왕대리 한 곳에서 발견된 70여년 전 유해만 33구. 심지어 12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야 1구의 신원만이 힘겹게 드러났다. 나머지 32구에 대해, 그리고 여주 안팎 여타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기도 내에서는 여주 외에도 김포, 안양, 고양 등지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찾고 기리기 위한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잠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주유족회는 여주지역을 필두로 여타 지역과의 교류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여주유족회는 지자체와 논의해 왕대리 유해 32구 등을 추모공원에 안치하는 방식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시 측에서도 대상지로 여주추모공원을 고려 중이다. 한편 여주시는 오는 7월7일 오전 9시30분 문홍래씨의 유골을 문병하 어르신께 인계한다는 방침이다. 이충우 여주시장이 직접 전달에 나선다. 시 관계자는 “과거 국방부는 33구 유해가 군인이 아닌 민간인임을 알고 여주경찰서에 관리 소관을 넘겼다. 경찰 입장에서도 이들의 신원이 명확하질 않아서 여주시에 무연고 처리를 의뢰했었다”며 “결국 그동안 문홍래씨도 ‘무연고자’였던 셈인데 이제라도 가족을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주유족회 등과 상의해 향후 다양한 지원책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병하 어르신은 “늦게나마 아버지를 찾게 돼 하루하루가 설레고 행복하다. 벅찬 가슴을 억누를 길이 없다”며 “어머님 산소에 함께 봉안해 드릴 테니 이젠 하늘나라에서 어머님, 누님, 형님과 함께 편안하게 지내시길 두 손 모아 절을 올린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 '바이오캠퍼스' 후보지 발표... 인천 송도 '기대'

인천시가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캠퍼스’를 송도국제도시로 유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3일 발표할 1차 후보지 2곳 중 송도가 들어갈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22일 복지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23일 WHO의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1차 후보지 2곳을 발표한다.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사업은 바이오 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 양성 지원 사업으로 지역대학 등과 협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지난달 1일 복지부의 WHO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공모에 인천 연수구(송도), 경기도 시흥시, 충청북도 청주시(오송), 경상북도 안동시, 전라남도 화순군 등이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선 이중 인천 송도를 비롯해 경기 시흥, 충북 오송이 유력 대상지로 보고 있다. 현재 인천시는 글로벌 바이오캠퍼스의 협력·입지 여건에서 다른 후보지보다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미 송도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앞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롯데바이오로직스㈜도 입주 예정으로 국내 최대 바이오 기업 모두가 모이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1차 후보지 평가 항목은 시설 조성·입지·협력 여건과 지자체 추진 의지 등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이달 말 이뤄질 복지부의 2차 현장 평가를 대비해 신청 부지인 연수구 송도동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일대를 점검하고 있다. 인천시는 만약 복지부가 송도를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대상지로 최종 선정하면, 송도 일대가 국제 바이오 인력 양성을 할 수 있는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인천시는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바이오 공정 인력양성센터와 K-바이오랩허브 등을 짓고 있는 만큼, 이들 시설과 시너지를 내 송도의 바이오기업의 인력 충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는 유력 바이오 생산 기업들이 모여 있는 데다, 바이오 산업단지에 대한 의지도 커 최종 후보지 선정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어 “복지부로부터 1차 후보지 2곳에 선정 받으면 곧바로 바이오 캠퍼스 최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만평] 귀국 공항패션...

[사설] 박영수 구속 여부, 尹 정부가 평가될 것이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특검이 불거진 건 2021년 10월6일이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국감장에서 폭로했다. 화천대유 김만배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이다. 이른바 50억 클럽인데 6명 중 그가 있었다. 이번이 세번째 소환이다. 대장동 수사 전체에 대단히 중요한 분수령이다. 대장동 전체 수사의 공정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작용될 것이다. 또한 윤석열 검찰, 더 나아가 윤석열 정권의 공정성을 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박 전 특검의 신분은 피의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다.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4년 11월이었다. 대장동 사업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꾸려지고 있었다.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을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 대가로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땅과 상가건물 등을 약속받은 혐의다. 하지만 지분 참여는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불발됐다. 다른 지원을 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는 일이다. 대장동 일당을 위해 1천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그 결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 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사회 의장이기 때문에 수재죄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의 역할은 당초 지분 참여에서 PF로 축소됐다. 그만큼 약속된 대가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00억원 약정 금품이 50억원으로 준 이유로 검찰이 본다. 박 전 특검 수사는 그 중량감에서 다른 50억 클럽 수사와 다르다. 윤석열 대통령과 특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윤 대통령이 특검보로 박 전 특검을 보좌했다. 둘 모두 검찰 내 대표적인 ‘형님 리더십’ 스타일이다. 특검 내에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을 것으로 본다. 이재명 대표 측도 끝없이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대장동 문제가 터지자마자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가 던진 의혹이 있다. 부산저축은행 대출 수사 무마다. ‘변호사 박영수-검찰 윤석열’ 노림수였다. 야당은 지금까지도 박 전 특검과 윤 대통령 의혹을 놓지 않고 있다. 이 의혹의 결론을 내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다. 검찰이 나서 박 전 특검을 수사해야 한다. 결론을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이번 소환이 그 종점이다. 물론 유무죄를 논할 계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여론은 이미 방향을 잡고 있다. 사법 처리를 하라고 요구한다. 천문학적 돈과 줄줄이 엮인 친인척이 그렇다. 무혐의로 설명할 논리가 있을까.

[사설] 국민안전 직결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 문제 있다

시설물의 복구·개량·보수·보강 등을 전문으로 하는 ‘시설물유지관리업’이 올해 말로 폐지된다. 성남 정자교 붕괴,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등 최근에도 안전 사고가 잇따라 이 업종을 폐지하는 것과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시설물유지관리업을 국토부가 폐지하는 게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를 계기로 국가 차원에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 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했다. 하지만 2018년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건설산업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건설업종 간 분쟁과 칸막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을 폐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2020년 해당 업종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 공포했다. 개정 시행령은 29개 전문건설업종을 14개 대업종으로 개편한 게 골자다. 이 과정에서 29개 업종 중 시설물유지관리업종만 폐지 대상이 됐다. 이들 업종은 올해 안으로 업종을 전환하든지 폐지해야 한다. 경기도에는 1천100여개의 시설물유지관리업체가 있다. 이 중 약 60%가 업종 전환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설물유지관리업체들은 시설물 점검·정비·유지 관련 노하우와 경험,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노후 시설물이 산재해 있는데 해당 업종의 폐지로 안전마저 무너질까 걱정이다. 2000년 이후 대형 건축물과 첨단 건축물, 장대·특수교량과 터널 등이 계속 증가해 안전관리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시설물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내 전체 교량 2천438개 중 20년 넘은 교량이 697개(28.6%)다. 노후 시설물은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런데 해당 업종이 폐지되면, 건설업체들은 시설물을 스스로 유지 관리하는 ‘셀프 점검’을 할 것이다. 객관적으로 철저한 점검과 보수를 할지 우려된다.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시설물유지관리업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설물유지관리업이 폐지돼 다른 전문건설업체가 시설물 유지·관리를 했을 경우 신뢰할 수 있는지 국토부는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안 없는 국토부의 업종 폐지는 문제가 있다. 해당 업계에선 “시설물 안전 관리를 1994년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정부 생각은 상식에 맞지 않고 수용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2020년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러 의원이 ‘시설물 안전에 대한 우려와 업종폐지 정책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국민권익위도 두 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시설물유지관리업 유효기간을 2029년까지 유예하라는 의견을 냈다. 국토부는 각계 의견을 종합해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을 존치해야 한다.

[삶과 종교] 꿈보다 해몽이다

옛날 옛적에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선비가 있었다. 지방에 살던 선비는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로 길을 떠났다. 서울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해가 지고 날이 컴컴해졌다. 선비는 근처 마을 주막에 가서 하룻밤 묵었다. 그런데 그날 밤에 생생한 꿈을 꿨다. 선비가 떡하니 앉아 밥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밥상이 확 엎어지는 꿈이었다. 자기 꿈에 놀라 잠에서 벌떡 깬 선비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이고. 밥상 엎어진 꿈을 꿨으니 이번 시험 결과도 다 엎어졌구나.” 의욕이 사라진 선비는 집으로 그냥 돌아갈까 고민에 빠졌다. 그때 멀리서 은은하게 목탁 소리가 들려왔다. 선비는 답답한 마음에 목탁 소리를 따라 절을 찾아갔다. 자그마한 절을 발견하고 슬쩍 들어가 보니 노스님이 툇마루에 앉아 있었다. 선비는 냅다 노스님께 가서 자신의 답답함을 호소했다. 노스님은 선비의 꿈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젊은 선비 양반. 그 꿈은 아주 좋은 꿈이오.” 선비는 깜짝 놀라 말했다. “스님. 밥상이 엎어졌는데 좋은 꿈입니까?” 노스님은 웃으며 말했다. “선비 양반, 생각해 보시오. 밥을 먹으려는데 밥상이 엎어졌으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을 다시 차려야지요. 그러니 시험 보기 전에 밥상이 엎어졌으니 이제는 시험에 합격해서 새 밥상을 차려 먹는다는 뜻이오. 이게 좋은 꿈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그때서야 선비가 환하게 웃으며 뛸 듯이 기뻐했다. “스님. 그런 깊은 뜻이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비가 즐거운 마음으로 절에서 나간 뒤 옆에 있던 동자승이 노스님께 여쭸다. “스님. 그 꿈이 그런 뜻인가요? 정말 놀랍습니다.” 동자승의 말에 노스님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허허. 나야 모르지.” 동자승이 깜짝 놀라 다시 여쭈었다. “스님. 그런데 왜 그런 해몽을 하셨습니까?” 노스님이 동자승을 미소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꿈이란 것이 본래 마음이 만든 것이란다. 좋은 꿈도 나쁜 꿈도 마음이 만들었는데 자기 마음이 만든 꿈에 자기가 속고 있구나. 좋은 꿈이든 나쁜 꿈이든 그 선비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그걸로 되지 않았느냐. 허허허.”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그 선비가 노스님을 찾아와 과거시험에 합격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스님의 해몽이 정말 용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우리 주위를 보면 많은 사람이 스스로 만든 착각과 환상에 스스로 묶이고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또 별일도 아닌 일에 어떠한 징조나 조짐이라고 집착하며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때 조금만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야를 가지고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면, 내가 느끼는 그 모든 상황이 대부분 내가 만들어낸 집착의 그림자임을 알게 된다. 이것이 어리석음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스스로 만든 조작된 믿음으로 진짜 좋은 기회를 수없이 놓치고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꿈보다 해몽이란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어떤 해석이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꿈자리에 굴림을 당하지 말고 꿈을 굴리는 존재가 돼야 한다. 마음에 집착하지 말고 마음을 굴리는 존재가 돼야 한다.

[천자춘추] 된장찌개와 마라탕

나는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겨울과 여름, 봄 가을 구별 없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뚝배기 된장찌개를 즐긴다. 60년 이상 먹어도 질리지 않고 아직도 길 가다 구수한 그 냄새를 만나면 멈춰 잠시 코를 벌렁거리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철 모르던 촌놈을 건강하게 키워 줬고 무지몽매한 나를 거센 풍파를 이겨내도록 힘을 보태준 원동력이 된장찌개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학생들이 카톡에 “마라탕 좋아하세요?”라는 시그널로 저녁식사 초대를 해 왔다. 내게는 생소한 음식이라 잠시 마음을 갸웃거리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ㅇㅋ’라 답하고 그들과 마라탕 집에서 마주 앉았다. 독특한 향신료와 색다른 매운맛이 선뜻 입에 맞지는 않았다. 탕수육이나 양장피와는 전혀 다른 중국 음식이었다. 만족감과 흐뭇함에 빠져 폭풍 흡입하는 대학생들을 접하며 잘 먹지 못하는 내가 마치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대가 달라 문화의 차이가 크다는 느낌이었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BTS 일곱 남자 이야기, 아르바이트하는 매장 주인의 불친절한 태도, 부모님들 잔소리의 이모저모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마라탕 먹을 때와는 달리 즐거움과 진지함을 섞어 시원한 소통의 시간을 넉넉히 가졌다. 예나 지금이나 나이 먹은 사람들은 젊고 발랄한 청춘들을 공연히 불안해한다. 걱정과 지적으로 억누르고 ‘맞다’, ‘틀렸다’로 기를 꺾어 놓기도 한다. 그런 다음에는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라고 이해 안 되는 위로를 건넨다. 신세대들의 희망이나 가능성은 알지 못하면서 근거 부족한 경험치로 대안 없는 문제만 열거한다. ‘꼰대’라는 별칭이 붙을 만 하다. 가만히 보니 나도 영락없는 꼰대다. 나날이 가르침을 빙자한 잔소리가 점점 늘고 있으니 말이다. 되돌아보면 학령기에 어른들 충고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스승의 가르침은 마냥 권태롭기만 했다. 오히려 저항의 농도가 짙어지는 요인이었다. 그랬던 우리, 아니 내가 젊은 청춘들을 입으로 지배하는 주체가 돼 있다. 조금은 씁쓸하다. 마라탕을 즐기는 꿈나무들에게 우격다짐으로 된장찌개의 맛과 효능을 설파하는 잔소리꾼이 돼 있다. 정치판을 누비는 2030세대들, 참신한 감각으로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청년 최고경영자(CEO)들, 지구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뮤지션들.... 우리가 보듬어 경청하며 힘차게 박수 쳐 주면 희망을 성공으로 바꿀 주인공들이다. 존중과 격려를 테마로 신뢰의 눈빛을 선물하면 신제품 행복으로 보답할 것이다. 꼰대로 말고 어른으로 반듯한 발자국을 남기면 당연히 우리를 어른으로 인정할 것이다. 몇몇 초등학생이 잰걸음으로 마라탕집을 향하는 모습이 정겹다.

[지지대] 스무 살 맞은 툰베리

한 소녀가 외쳤다. “선진국들은 6~12년 이내 탄소배출을 완전 중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중병에 걸린 지구를 결코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돌했던 이 여성의 당시 나이는 불과 15세였다. 그때부터 금요일마다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의미로 등교를 거부했다. 이른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시작이었다. 그는 이를 매주 금요일마다 자신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서양 청소년들에게 끼친 파장은 컸다. 2018년 6월이었다. 스웨덴 국적 기후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 얘기다. 그해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도 참가했다. 그리고 환경변화 대책에 미온적인 정치인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2019년 2월15일을 기점으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가 지구촌 125개국 2천여 도시에서 펼쳐졌다.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선 각국 정상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2019년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노벨 평화상 유력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설전을 벌었다. 2020년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 1조 그루를 심어 배출된 탄소를 재흡수하자고 주장했지만 툰베리는 이 해결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반격했다. 그랬던 소녀가 올해 20세가 됐다. 그리고 고교를 졸업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학교 파업에 나섰다. 외신이 전하는 그의 일상은 늠름하다. 그는 “더 이상 학교 파업은 아니지만 매주 금요일 시위는 계속 이어 가겠다.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어른이 된 기후활동가의 당당한 환경운동이 기대된다.

[오늘의 운세] 6월 23일 금요일 (음력 5월 6일 /壬子)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일진불리 질병조심 자손불화 금전불리 흉(凶) 戊子 48년생 재물은 구하나 지출이 더 많고 일진일퇴 운 庚子 60년생 직업문제 분주 음식대접 자손걱정 술 조심 壬子 72년생 모임갖고 재물지출 실속없고 바쁜하루 甲子 84년생 문서 차량 변화 시험공부 부모집안 걱정 소띠 丁丑 37년생 명예는 상승 자손기쁨 있으나 건강은 조심 己丑 49년생 재물성사 사업왕성 가정화합 인기최고 辛丑 61년생 구직성사 직장고민 해결 자손 기쁜일 생겨 癸丑 73년생 경쟁관계 발생하나 결과는 무난히 해결 乙丑 85년생 문서 시험 차량 문제원만 부모도움 만사 길(吉)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금전문제 약간해결 사업 무난 가정편안 庚寅 50년생 술 음식 생기나 실수조심 직장 및 자녀고민 壬寅 62년생 친구친척 도움 모임성사 뜻을 같이해야 길(吉) 甲寅 74년생 부모님 걱정 차량 및 문서고민 음식탈 생겨 丙寅 86년생 기분우울 구설시비 이성만남 주점출입 토끼띠 己卯 39년생 재물지출 과다 병원출입 질병 조심해야 辛卯 51년생 주점출입 술과 사람으로 문제발생 재물지출 癸卯 63년생 금전문제 복잡 오락탈선 병원에 갈 일 생겨 乙卯 75년생 일진원만 시험합격 능력인정 인기좋고 丁卯 87년생 인기 생기고 우연한 만남 오락 노래방 출입 용띠 庚辰 40년생 자손문제 해결 사업 직업문제 원만하고 壬辰 52년생 인간관계 원만 귀인조력 의기투합 하고 甲辰 64년생 문서나 계약성사 능력인정 뜻을 성취 길(吉) 丙辰 76년생 혈기 부리다 쟁투 탈선 실수 음주조심 흉(凶) 戊辰 88년생 재물성사 연인화합 즐거운 여행 만사해결 뱀띠 辛巳 41년생 자손불화 명예손상 금전불리 건강조심 癸巳 53년생 타인으로 손해 가정불화 친구친척 조언 乙巳 65년생 능력인정 문서나 차량 시험구직 문제 길(吉) 丁巳 77년생 인기있고 인정 받으나 재물손해 탈선주의 己巳 89년생 인간화합 모임성사 오락노래 즐거운 나날 말띠 壬午 42년생 친구친척 동료와 경쟁 투자금전 문제 불리 甲午 54년생 문서변동 직장 변화 생길 때 여행 출행할 운 丙午 66년생 만사불리 사고쟁투 관재 망신 실수조심 흉(凶) 戊午 78년생 재수원만 연인과 여행 우연한 만남 탈선 오락출입 庚午 90년생 직장우울 고민발생 마음의 변화 음식대접 양띠 癸未 43년생 금전거래 불리 사업불길 가정불화 조심 乙未 55년생 문서계약 시험합격 고민해결 상사의 도움 丁未 67년생 인기있고 연인화합 가족외식 건강은 주의 己未 79년생 재수대길 연인 생기고 매사원만 술 생기고 辛未 91년생 직업고민 연인불화 술 음식 먹고 고독해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친척화합 집안경사 생기나 소외감 느낄 때 丙申 56년생 일진불리 가정불화 일찍 귀가 가족에 서비스 해야 戊申 68년생 운수왕성 금전해결 구직성사 데이트 하고 庚申 80년생 음식대접 직업해결 칭찬받고 매사원만 길(吉) 壬申 92년생 친구모임 단합성사 인간화합 재물은 지출 닭띠 乙酉 45년생 문서 및 차량 이사시험 구직문제 원만해결 丁酉 57년생 인기 생기나 실속없고 화합되나 과음과식 己酉 69년생 재수원만 데이트 성공 주점출입 많을 때 辛酉 81년생 명예손상 따돌림 당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 癸酉 93년생 재물손해 경쟁불리 분주다사 가족불화 개띠 丙戌 46년생 일진불리 금전문제 복잡 컨디션 제로 흉(凶) 戊戌 58년생 재물성사 사업왕성 가족화합 만사해결 庚戌 70년생 직장해결 자손기쁨 생기나 과식과음 실수 壬戌 82년생 친구친척 동료모임 단합과시 재물은 지출 甲戌 94년생 문서변화 여행출행 물건구입 시험원만 돼지띠 丁亥 47년생 명예는 생기나 실속 없고 자손근심 생겨 己亥 59년생 금전문제 약간 해결 부부나 연인 데이트 辛亥 71년생 명예손상 직장고민 오락탈선 주의해야 癸亥 83년생 일진불리 경쟁문제 발생 금전손해 말조심 乙亥 95년생 문서차량 여행변화 부모님 도움 친척소식 서일관 운명철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