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임금교섭 불발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연대회의에는 급식노동자와 돌봄교실 종사자 등이 포함된 학교비정규직노조도 속해 있어 이들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새학기부터 급식과 돌봄교실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8일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등에 따르면 연대회의는 임금교섭 불발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에 대한 불만 등으로 오는 3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이 새학기부터 총파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도내 학부모들은 그간 참아왔던 울분을 토하고 있다. 수원에서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최미선씨(가명·43·여)는 “약자들도 최소한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몇 번은 참고 넘겼지만,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하는 것 같다”며 “이들의 싸움에 왜 내 아이가 희생돼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 김경란씨(가명·38·여)도 “지난해에도 아이가 빵으로 대체 급식을 했었다”면서 “학원까지 마치고 나서야 집에 귀가하는데 점심을 부실하게 먹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 맞벌이 부부여서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학비노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을 당장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임금도 문제지만, 급식실에선 노동 강도를 버티지 못하고 집단 사퇴를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식실 여건 개선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과거의 위탁 급식이나 부실 급식 등 더 악화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25일 연대회의의 파업으로 도내에서 급식을 하는 2천708개교 중 849개교(31%)가 우유나 빵 등을 이용한 대체 급식을 했고, 19개교(1%)는 아예 급식을 하지 않았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이번 총파업 규모가 지난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도내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에서 공유숙박플랫폼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불법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불법 숙박시설은 소방시설 점검 대상이 아니라 관련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데다 범죄와 위생 관리 등도 취약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기준 에어비앤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경기도내 숙박 가능 시설을 검색하자 1만곳 이상이 나왔다. 마치 정식 숙박업 허가를 받은 곳처럼 보이는 곳들이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불법으로 운영 중인 곳들이 눈에 띄었다. 수원 영통구의 한 숙소는 후기만 200개가 넘었고, 벌서 5년째 숙박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오피스텔로 숙박시설 활용이 불가능한 곳이다.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오피스텔 밀집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일대를 선택하자 버젓이 불법으로 영업중인 오피스텔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현행법상 에어비앤비 운영은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에 해당돼 외국인을 상대로 단독주택·다가구주택·아파트 등을 빌려주는 행위만 허용된다. 오피스텔 등의 업무시설은 숙박업소 신고 자체가 불가능해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소로 활용할 수 없다. 특히 이들 오피스텔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방을 빌려주기까지 했다. 숙박업계에선 전국 5만개 이상의 에어비앤비 숙소 중 90%인 4만5천여곳은 불법으로 운영되는 오피스텔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지난 2021년 불법 영업 의심 숙박업소 15곳을 단속했을 때도 9곳은 에어비앤비에 등록하고 불법 영업을 하는 곳이었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공중위생관리법을 개정해 미신고 숙박업소에 대한 핀셋 규제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에어비앤비의 경우 등록된 숙소의 상세 주소가 노출되지 않아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상 법적 규제 근거가 없어 불법 영업을 지켜만 보는 셈이다. 숙박업계에서는 불법 운영 숙소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규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우 (사)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불법 영업 숙소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자체의 관리망에서 벗어난 불법 숙박업소들은 위생이 불량하거나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등 사고 위험에 놓여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에어비앤비의 경우 예약 전까지 주소를 알 수 없어 단속이 쉽지 않다”면서도 “오는 5월부터 숙박업 신고 없이 불법으로 영업하는 숙박업체 단속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늘 수도권 지역은 낮과 밤 기온차가 크고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 또 곳곳에서는 서리가 내리겠다. 특히 아침 출근길은 최저 영하 2도를 기록하는 등 꽃샘추위가 예상됨에 따라 외투를 챙기는 게 좋겠다. 오후에는 영상권으로 다시 기온이 올라 평년 수준을 회복하겠다. 29일 수도권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5~22도를 기록하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수원 영상 2도 ▲고양 영상 2도 ▲용인 영하 1도 ▲성남 영상 2도 ▲인천 영상 5도 ▲서울 영상 5도로 관측된다. 낮 최고기온은 ▲수원 영상 20도 ▲고양 영상 20도 ▲용인 영상 20도 ▲성남 영상 21도 ▲인천 영상 15도 ▲서울 영상 20도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나쁨', 오후 '한때나쁨' 수준을 보이겠고, 초미세먼지는 오전 '한때나쁨', 오후 '나쁨'으로 전망된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해 화재에 유의하고 당분간 서해중부해상 바다에 안개가 낄 것으로 보여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쥐띠 丙子 36년생 재물지출 친척과 상의해야 위험모면하고 戊子 48년생 문서차량 계약문제 길(吉) 친구형제 도움받고 庚子 60년생 일진불리 오전은시비 오후는 매사무난 壬子 72년생 재물여자 술을 탐하다 망신 실수연발조심 甲子 84년생 모임성사 음식생기고 즐거우나 재물지출 소띠 丁丑 37년생 타인과시비 금전불리 보증서면 큰 실수 己丑 49년생 문서계약 이사차량 관청서류 친족모임길(吉) 辛丑 61년생 명예상승 시험합격 연인화합 행운오고 癸丑 73년생 연인데이트 유흥탈선 바람기발동 인기상승 乙丑 85년생 직업고민 경쟁불리 재물손해 컨디션불리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문서변동 계약가능 귀인도움 인간화합 庚寅 50년생 부부갈등 가출바람기조심 참고인내해야 壬寅 62년생 재물지출 유흥점출입 탈선 데이트할운 甲寅 74년생 구직 및 구재성사 모임성사 술 음식생기고 丙寅 86년생 부모형제도움 소식듣고 여행줄행 분주해 토끼띠 己卯 39년생 서류문서 이사차량 구재구직 만사해결 辛卯 51년생 승진가능 인기상승 금전해결 가정화합 癸卯 63년생 가정화목 데이트운 금전원만 뜻을 성취 乙卯 75년생 명예 약간실추 술음식 생기고 실수주의 丁卯 87년생 경쟁자질투 모임성사 능력인정 재물지출 용띠 庚辰 40년생 만사불리 금전관계 조심 건강문제 재물조심 壬辰 52년생 투자손해 사고시비조심 금전 불리 흉(凶) 甲辰 64년생 음식대접 직장변화 출행여행 변화 많을 때 丙辰 76년생 친구형제모임 재물지출 음주과다 주의 戊辰 88년생 부모님불화 경쟁치열 분주하고 소화기질환 뱀띠 辛巳 41년생 명예상승 자손기쁨 문서계약 성사 大길(吉) 癸巳 53년생 부부화합 연인데이트 여행 및 외식할운 乙巳 65년생 직장 및 자손걱정 재물지출 컨디션불리 丁巳 77년생 친구형제 재물지출 탈선이별 조심 己巳 89년생 가족친족모임 소식오고 봉사하고 재물지출 말띠 壬午 42년생 재물지출 유흥점출입 부부갈등 실수할운 甲午 54년생 직장사업 문제원만 연인데이트 외식운 丙午 66년생 친구형제와모임 뜻을 같이하고 일을도모 戊午 78년생 과음 언쟁주의 예의있게 행동해야 무난 길(吉) 庚午 90년생 말실수언쟁조심 운전조심 문서문제는 길 양띠 癸未 43년생 재물과 명예는 구하나 계획한일 불성사 乙未 55년생 자손사업문제로 고민 과음과식 운전조심 丁未 67년생 타인으로 손해사고 시비 투자도박조심 己未 79년생 일진원만 칭찬받고 시험합격 재물은지출 辛未 91년생 칭찬받고 인기상승 시험합격 즐거운나날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유흥으로 재물지출 여행외식하고 모임 丙申 56년생 친구형제로 재물성사 직장문제 고민해결 戊申 68년생 문서문제로 분주하고 실속없어 부모님걱정 庚申 80년생 일진불리 부모님갈등 가출충동 탈선조심 壬申 92년생 유흥출입 재물손해 연인갈등 탈선조심 닭띠 乙酉 45년생 자손 및 직업고민 금전고민 술음식생겨 丁酉 57년생 재수불길 타인으로 손해 보증서면 불리 己酉 69년생 문서계약 이사차량 구재 여행문제 원만 辛酉 81년생 운수대길 인기상승 이성화합 선물생기고 癸酉 93년생 운기상승 재수원만 연인생기고 매사해결 개띠 丙戌 46년생 동병상련수 남을 인정하고 양보해야 길(吉) 戊戌 58년생 뜻하는 소식 친척모임 길(吉)하나 자손질병 庚戌 70년생 컨디션불리 직장갈등 연인언쟁 출행 흉(凶) 壬戌 82년생 탈선방탕 바람기발동 근신하고 귀가해야 甲戌 94년생 술 음식생기나 직업고민 유흥탈선 오락조심 돼지띠 丁亥 47년생 투자도박손해 가족간불화 음주운전조심 己亥 59년생 만사형통 문서서류 구재구직성사 만사길(吉) 辛亥 71년생 명예상승 승진가능 혼담 및 애인생기고 길(吉) 癸亥 83년생 이성화합 데이트할운 매사 길(吉)하나 건강조심 乙亥 95년생 이성화합 데이트성공 인기상승 줄거운날 서일관 운명철학원
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어야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다. 정부가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장애인 의무고용’, ‘장애인 표준사업장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관과 기업이 장애인 고용에 소극적이다. 고용 대신 벌금으로 ‘땜빵’하는 실정이다.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라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의무고용률은 3.6%, 민간기업은 3.1%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징벌적 준조세인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매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상향하고 있지만 상당수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여전히 고용부담금으로 때우고 있다. 제도 정착을 선도해야 할 공공기관조차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가 많다. 최근 5년간 한국은행 등 5개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않아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17억원에 육박한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등 5곳이 5년간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16억9천917만원이었다.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률의 80%에 미치지 못해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으로 공표된 공공기관은 모두 17곳이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1명을 채용하면 2명을 채용한 것으로 계산된다. 그럼에도 의무고용률을 달성 못해 부담금을 납부하는 공공기관은 줄지 않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 대신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게 고착화하고 있다. ‘고용부담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의무고용제가 시행 중임에도 장애인 일자리 확대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정치권에서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안들이 발의돼 논의되고 있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국가·지자체·공공기관 의무고용 부담금 납부 대상을 근로자 수와 관계없이 일정한 비율로 의무고용을 하도록 하고, 미충족 시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민간기업의 의무고용률을 국가·지자체·공공기관과 같이 법률로 규정하고, 분산돼 있는 고용의무 관련 조문을 하나로 통합한 개정안을 내놨다. 현재 33건의 관련 법안이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제도 변화가 절실하다. 지금처럼 법 규정을 위반하고 부담금으로 대체하는 행태가 되풀이되면 안 된다. 제도 취지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데 있다. 개선 노력을 안하는 공공기관은 예산 삭감 등 불이익과 함께 더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
경기일보가 학교 급식 현장의 잔반 실태를 살폈다.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매일 100ℓ씩 나왔다. 급식 인원은 500명 남짓이다. 안양의 한 고등학교도 120ℓ씩 나왔다. 학교에 따른 편차가 크지 않다. 대부분의 학교가 비슷했다. 전체적인 급식 잔반의 실태를 짐작케 할 수치가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잔반 처리에 쓰는 돈이다. 2019년 91억원, 2020년 42억원, 2021년 85억원이다. 코로나19가 수업을 막은 3년인데 이랬다.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과 상극이다. 폐수와 악취를 유발한다.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설명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투기하거나 매립할 경우 악취가 발생하고 대기와 토양이 오염될 뿐더러 운반과 처리 과정에서도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 끝도 없이 반복되는 오염원인 셈이다. 여기에 처리 비용이 연간 100억원이다. 이런 사회 비용이 다른 곳도 아닌 학교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시급히 대책을 내야 한다. 문제는 묘안이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잔반 배출의 출발은 학생이다. 학생 스스로가 고쳐야 한다. 앞서 살핀 수원 중학교 급식실에 붙은 표어가 있다. ‘밥을 남기지 맙시다’, ‘음식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효과 없다고 한다. 다른 학교들도 다 해보지만 마찬가지다. 반복하는 지도·교육도 무용지물이다. 그렇다고 강제로 급식 양을 조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해볼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 기억을 되살려 볼 만한 현장 실험이 있었다. 2017년 4월 경기도교육청이 밝힌 자료다. 자율배식을 실시한 학교의 잔반 현황이다. 2016년 한 해 동안 45개교에서 실시했다. 29개교에서 줄었다. 학생 1인당 배출량이 2015년 155g, 2016년 113g이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134g에서 23g으로 82%나 줄었다. 변화가 미미했던 16개 학교도 있긴 했다. 하지만 적어도, 자율배식이 잔반 감소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은 증명되고 있다. 때마침 다음 달부터 시범학교가 운영된다. 자율배식과 샐러드바 급식이다. 75개 학교가 모델이 된다. ‘자기 주도 식생활 역량 강화’가 목적이다. 그동안 자율배식 전면 시행에 멈칫거렸던 이유가 있다. 급식 노동자의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시설 투입 비용 등도 고민이었다. 경기교육청이 모델 학교에 1억원씩 지원하는 것도 그래서다. 바라건대, 이 사업에서 ‘잔반 줄이기’도 강력히 교육되길 바란다. 주된 목적이 되면 더 좋다. 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2017년 실험에서 ‘82%’나 줄인 학교도 있었잖나. 뾰족한 잔반 감소 대책이 없다면 자율배식으로라도 해보자. 아이들을 교육시킬 가치는 차고 넘친다. 환경 살리는 길이고, 지구 지키는 일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최대의 불확실성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은 미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지난 한 주 동안 네 차례나 마이크를 잡고 미국 은행시스템이 안전하다고 말했지만 매번 메시지에는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한마디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3월9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대규모 손실이 공개되고 다음 날인 10일에는 잉글랜드은행이 SVB 영국 지점이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발표하자 일요일인 12일에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는 SVB 예금에 대한 무제한 보장과 은행들에 대한 자금지원 대책(BTFP)을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코로나 팬더믹 기간 풀었던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시행한) 양적 긴축(QT)으로 연준은 10개월간 약 6천억달러를 회수했다. 그런데 3월13일부터 22일까지 약 열흘 만에 4천400억달러를 다시 풀었다. 은행 위기의 확산 조짐이 보이자 3월14일 옐런과 파월은 월가를 상징하는 인물인 다이먼과 상의한 결과 11개 대형 은행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First Republic Bank)에 300억달러의 예금 지원을 하는 대신 연준은 은행들에 2조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19일 일요일에는 세계 5대 중앙은행 총재들은 스와프 창구 가동을 선언하고 당일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UBS에 의한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 인수 승인을 발표했다. 발 빠른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신용등급은 두 차례에 걸쳐 8단계나 강등돼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 그리고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 3월3일 이후 24일까지 JP모건 13%, 뱅크오브아메리카 21%, 웰스파고 23%, 모건스탠리 15%, 골드만삭스 12%, 씨티 18%, 찰스슈워브는 무려 31%나 빠졌다. 은행 및 금융회사 주가 하락은 해외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영국의 HSBC와 바클레이즈도 각각 14%와 22%, 캐나다 TD 13%, 프랑스 BNP파리바 21%, 스위스UBS 16%, 크레디트스위스 다음으로 거론되는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27% 빠졌다. 참고로 같은 기간 미국의 기술주, 예를 들어 애플은 6%, 마이크로소프트 10%, 구글 13%, 엔비디아는 12% 상승했다. 현재의 은행시스템 위기는 기본적으로 정치 실패의 결과물이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이나 시장으로부터의 차입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최소한 현금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대출 및 (국채나 정부보증기관이 발행한 MBS 등) 신용도가 높은 유가증권에 운용한다. 사실상 정부에 자금을 빌려주는 이러한 방식은 현대 은행시스템이 만들어진 이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에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지금까지 가치의 안정성이 사실상 보장됐던, 이른바 무위험 자산으로 간주했던 정부 발행 증권들에서 가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은행에 존재한다. 대형 은행조차 주가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이다. 그런데(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반복하지 않음에도) 이번 위기에 대한 연준의 대응은 진부한 옛날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객의 마음이 떠나)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해 은행의 대차대조표가 회복될 때까지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연준(미국)이 가진 달러 발권력을 동원하면 해결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는 달러 투입으로 문제 있는 자산을 도려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달러의 발권력으로 은행시스템에 대해 무너진 신뢰 위기를 되돌릴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월가는 워싱턴이 모든 예금을 보장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모든 예금 보장은 미국 정부가 월가 탐욕질의 인질로 전락할 수 있고 그 결과 미국민의 달러에 대한 불신으로 비화할 잠재적 위험성이 존재한다. 언론이 옐런에게 예금 보장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촉구하는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결국 전체 예금 보장은 불가피할 것이고, 그에 따른 달러 신뢰의 추락을 예상하며 금(과 심지어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새로운 대안이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기존 화폐와 은행시스템의 신뢰 위기는 무질서와 불확실성의 극대화를 의미한다. 현재 인류 세계는 안토니오 그람시가 정의한 ‘옛것은 사멸해 가고 있는데 새것은 만들어지지 않아 질서가 부재한 상황에서 온갖 병적인 증상들이 난무할 수밖에 없는’ 그런 위기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현대 은행시스템과 달러의 신뢰 위기는 역설적으로 미국 엘리트들이 자초한 결과물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서 비롯한 무위험 자산의 가치 손실은 미국의 군사 패권주의가 초래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나비효과이기 때문이다. 정치・군사적 셈법에 능한 엘리트들이 달러의 힘만 믿고 의도하지 않은 자해행위를 벌인 것이다.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발표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혼란했던 중동 정세의 안정이라는 희망적 서사를 가져옴과 함께 중동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오랫동안 중동의 앙숙으로 갈등과 견제의 대상이 돼왔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 이념을 주변국으로 확산시키려는 이란의 움직임을 사우디 등 수니파 왕정 국가들이 심각한 체제 위협으로 간주했고, 2016년 사우디가 반정부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니므르 바크르 알-니므르를 비롯한 4명의 시아파 주요 인사를 테러혐의로 처형한 뒤, 분노한 이란 시위대가 주이란 사우디 대사관을 습격한 직후 사우디는 이란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이후 최근까지 양국은 서로를 중동 지역 내에서 가장 위협적인 세력으로 규정하는 등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렇다면 급작스러운 사우디-이란의 관계 정상화 합의의 배경은 무엇일까.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가개혁프로젝트인 ‘사우디 비전2030’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외 위협요소의 제거가 전제돼야 한다. 빈 살만의 확고한 영향력 안에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되는 사우디 국내 상황과는 달리 가장 큰 외부적 위협의 핵심인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는 ‘사우디비전2030’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인 것이다. 한편 2018년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 이후 더욱 악화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이란의 입장에서는 이슬람 혁명 확산을 통한 중동지역 패권 확보 전략을 잠시 유보하고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실질적 경제이익을 택한 것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는 중동 지역과 미-중 관계의 역학구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베이징 합의 이후 사우디는 10년 넘게 단절했던 시아파인 알라위파가 통치하고 있는 시리아와의 관계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의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가 아랍 국가들 간에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고 있는 점이 시리아와의 관계 회복을 앞당긴 요인이다. 베이징 합의로 가장 큰 수혜를 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 합의로 중동 인프라 투자와 개발 진출의 확대와 함께 중동 석유와 가스의 안정적 구매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중동 관여를 줄이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자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에 큰 충격과 부담을 안겨줌으로써 중동지역 내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시켰다.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합의가 갖는 함의를 통해 복잡하게 얽힌 중동지역 내 역학구도의 변화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할 시점이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자주 보이는 게 있다. 바로 각 정당이 내건 현수막들이다. 현수막의 내용은 단순명료하다. 상대 정당이나 인물을 비하하거나, 특정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루하루 생계에 쫓겨사는 국민들의 시선을 어떻게든 끌어보고자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은 기본이다. 여기에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얼굴과 이름까지 붙여 홍보에 열을 올리는 건 덤이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게 있다. 보통의 현수막은 지정게시대에 부착되는데, 정당 현수막은 사람이나 차량이 자주 오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매달려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지난 2022년 옥외광고물법 개정 이전만 해도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장의 허가하에 정해진 기간 동안 오직 지정게시대에만 내걸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게시 기간이 지나거나, 지정게시대가 아닌 곳에 내건 정당현수막은 지자체에서 일괄수거해 폐기처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국회는 정당활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반발했고, 급기야 지자체장 허가 없이 어디든 정당 현수막을 내걸수 있도록 법 자체를 바꿔 버렸다. 국회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는 이토록 가혹하다. 뒤늦게 행안부에서 시행령을 통해 게시 기간을 15일로 제한하긴 했지만 정치권은 15일마다 새로운 현수막으로 교체하는 식으로 사실상 무제한 권리를 행사 중이다. 문득 정치권의 현수막만큼이나 길거리에 차고 넘치는 게 떠오른다. 유흥가 길바닥에 흩뿌려진 각종 불법업소 홍보전단이 그것이다. 굳이 둘의 차이를 찾자면 전자는 합법이고 후자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을 상대로 일방적 주장이나 정제되지 않은 정보를 강요하고, 거리의 미관을 해치며, 때론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더 많아 보인다. 소상공인들은 식당 오픈을 홍보하기 위한 현수막 하나 내거는 것도 쉽지 않다. 각종 규제에 치이면서도 그래도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이를 감내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소위 나랏일 한다는 정치인들이 어디든 가리지 않고 ‘현수막 프리패스’의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생계와 정치인들의 표현의 자유, 굳이 이 둘을 비교형량한다면 무엇이 더 중요할까? 민초들의 생계를 돌보는 건 정치인들의 가장 큰 덕목임에도 왠지 그들의 정치에는 국민은 없고 오로지 정쟁(政爭)만 있는 듯하다. 환영받지 못하는 그들의 현수막, 과연 그 운명은 어찌 될지,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수원시 매교동에 있는 서흥 여인숙이다. 여관보다 한 단계 낮은 게 여인숙이었다. 모텔이나 호텔보다도 그야말로 여행자가 피곤한 짐을 풀고 하룻밤 묵어 가는 순수 숙소의 개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술만 판다면 옛날의 주막과 비슷한 영역 같은. ‘월세방 있음’ ‘특실완비’라는 간판과 알림 스티커가 더덕더덕 붙어 있는 모습이 사뭇 정겹다. 40년 전 교동으로 처음 이주했을 때부터 봐 왔던 것 같다. 행랑채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회마을이나 무섬의 고택에서나 볼 수 있는 ㅁ자형 구조의 방이 다닥다닥 마주하고 있었다. 이곳의 특실은 어떠할지 궁금했다. 의외로 방은 남아 있지 않다고 했는데 주로 중국인 노동자들이 월세살이를 하기 때문이었다. 방문 앞에 신발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 이 서정적인 풍경을 오늘은 수강생 한이수씨가 그렸다. 정면 구도로 회화적이면서도 어반스케치적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그녀는 미대를 가지는 못했지만 학창 시절부터 그림을 잘 그린다고 칭찬을 많이 받아 왔다고 한다. 필력과 색채 운용이 보통이 아니다. 늦지 않은 발걸음은 그녀가 즐겁고 행복하게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그 옛날 청춘의 색을, 하얀 도화지 위에 한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