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형사16단독 김태환 판사는 22일 학창시절부터 3년에 걸쳐 친구인 B씨(21)를 수차례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재판에 넘겨진 A씨(21)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학창시절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종속시켰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일상화된 폭력에 노출시킨 후 폭행, 협박하는 등의 행위를 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로부터 범행에 대한 용서를 받지 못한 점, 피고인이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021년 8월25일 오후 11시30분께 인천 부평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왜 내 여자친구 가슴을 보느냐’면서 둔기로 B씨를 여러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B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눈을 파버린다’는 협박을 한 혐의도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2018년 ‘왜 말에 토를 다느냐’며 발로 B씨의 가슴과 배 등을 걷어차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등 2021년 8월까지 모두 14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발표됐다. 이 사업이 성공하자면 첫째,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산업의 공간적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기존 메모리반도체 제조 단지, 150개 이상의 국내외 소부장 기업, 판교 팹리스와 연계해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는 공간적 클러스터가 짜임새 있게 구축돼야 한다. 이들 기업은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경쟁하며, 인력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반도체 산업 종사자가 만족할 만한 근무 환경, 정주 환경을 갖춰야 한다. 평택에도 대규모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가 용인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이유, 이천의 SK하이닉스가 용인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첨단기업일수록 철도와 항만 등 기반시설보다 우수 인력 확보가 중요한 생산 요소다. 구글과 애플, 네이버와 카카오가 그토록 멋진 사옥, 쾌적하고 편리한 근무환경에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테크기업일수록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경쟁 업체 간 신경전이 뜨겁다. 생산공장과 연구소뿐 아니라 종사자들을 위한 주택은 기본이고 학교, 공원, 복지와 문화시설 등을 갖춘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일, 즉 직(職·work)·주(住·live)·낙(樂·play)플랫폼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산업단지가 아니라 클러스터라 부르지 않는가. 셋째, 생산 장소에서 대도시로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을 갖춰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광역교통,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도심항공교통(UAM), 개인교통을 통합적으로 운영 관리(MAAS)할 수 있는 모빌리티허브 구축을 미래 도시의 성장 요인으로 꼽는다. 고속의 교통망이 환승하는 허브로 인구와 고급 일자리가 집중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과 판교, 강남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교통망은 종사자들의 편리성과 연관 기업들의 접근성을 강화해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넷째,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 안보의 교두보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 활동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입지 선정으로 경쟁력을 강화시켜 주는 일이 핵심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함께 지방에도 14개의 전략산업단지가 발표됐다. 그러나 이들 사업에는 반도체 클러스터같이 구체적인 투자 기업이나 로드맵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칫 대한민국 경제 안보를 구축하는 사업이 수도권 집중과 지역 격차를 키우는 일로 비난 받아서는 안 되겠다. 비수도권에도 혁신거점, 모빌리티허브를 발굴, 조성하고 기업투자를 연계해 정부가 발표한 14개 산업단지가 지역균형발전의 혁신거점과 연결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정돼야 한다. 국토균형발전은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세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기재위는 이날 국가전략기술의 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기업의 세액공제를 8%까지 상향하는 법안이 통과된 지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이 또 한 번 이뤄진 것이다. 개정안에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전략기술로는 반도체·이차전지·백신 및 디스플레이와 함께 수소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이동 수단도 포함됐다. 이에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은 종전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확대된다. 특히 최근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대해서는 올해에 한해 10%의 추가 공제(임시투자세액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에 달하는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올해 반도체를 포함한 우리 기업 투자에서 큰 폭의 역성장이 예상되므로 기업 투자 심리를 반전시키고 국가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획기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과 임시투자세액공제 도입으로 기업 전체 투자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사대는 인천 계양구에 있는 1.3㎡ 규모의 유적건조물로 1990년 인천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정조(재위 1776∼1800년)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능에 참배하러 가는 도중에 잠시 들러 휴식하던 곳으로 욕은지(浴恩池)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원래 욕은지는 다른 곳에 있었는데 고종 24년(1887년) 수리하면서 이곳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정조는 활 쏘기를 즐겨 신하들에게도 활을 쏘게 했다는데, 어사대에서 활을 쏘고 욕은지에서 손을 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문화재청 제공
강력범죄피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돕는 수원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수원범피·이사장 이순국)가 올해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수원범피는 22일 백리향에서 ‘2023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는 홍승욱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박찬록 제1차장 검사, 김영일 제2차장 검사, 김성원 형사3부장 등 수원지검 간부들과 이순국 이사장을 비롯한 수원범피 운영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정기총회 1부에서는 2022년 사업실적과 예산집행 승인을 시작으로 2023년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을 원안대로 의결·통과시켰다. 이어 2부에서는 김일수 린병원 원장을 신규 운영위원으로 위촉하고 참석자들과의 만참 간담회를 가졌다. 홍 지검장은 격려사를 통해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범죄피해자들을 위해 헌신해 오신 운영위원님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 드인다”며 “올 한 해에도 강력범죄 피해자의 회복과 치유, 그를 통한 사회의 통합과 재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많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순국 이사장은 “지난해 수원범피는 범죄로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다친 수많은 피해자들을 위해 2억5천여만 원의 경제적 지원과 방문심리치료프로그램, 의료지원 연계 등 총 7천10건의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며 “2023년 한 해에도 범죄로 인해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수원지역의 범죄피해자 및 가족들의 One-STOP(원-스톱) 피해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원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수원·용인특례시와 화성·오산시의 범죄피해자 실정을 이해하고, 이들이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도록 상담 및 경제적 지원을 통한 회복에 조력하고 있다.
인천시의 4개 권역 자원순환센터(소각장) 건립 계획에 대해 해당 지역 구청장들이 나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26년 생활폐기물의 매립지 직매립 금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을 막으려면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지역별 소각장 건설이 불가피, 시와 군·구간 의견 조율 등이 시급하다. 22일 시와 군·구 등에 따르면 시는 동부권(부평·계양구) 소각장 건립의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등 행정절차를 전담할 기초지자체를 정하기 위한 부평·계양구와의 3자 태스크포스(TF) 운영을 중단했다. 윤환 계양구청장이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 등을 포함한 계양지역에 광역 소각장을 지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윤 구청장은 “계양TV 인근에 이미 부천시의 소각장이 있어 주민 피해가 크다”며 “더는 소각장을 지을 수 없는 만큼, 시의 TF에 참여할 의미도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시와 부평·계양구의 TF는 2차례 회의만 했을 뿐, 출범 1개월만에 사실상 해체 수순이다. 현재 부평지역에는 광역 소각장을 지을 부지가 없는 만큼, 계양TV 등이 소각장 신설 부지로 유력하게 검토가 이뤄져 왔다. 당초 계양TV 조성계획에 소각장 부지가 있었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백지화했다. 계양구는 현재 새로운 입지를 선정하는 것이 아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구 청라 광역 소각장의 증설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여기에 부평구는 시의 광역 소각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시가 주도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준택 부평구청장은 “수년간 시가 부천시와 협의해왔는데 갑자기 (부평·계양)구가 책임지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서부권(중·동구·옹진) 광역 소각장 건립도 구청장들이 직접 나서 시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최근 시장·군수·구청장 정책회의에서 “서부권 광역 소각장의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동구 내륙지역의 인구가 10만명에 불과해 광역 소각장 건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서부권 광역 소각장 입지선정위원회에서 동구지역의 소각장 후보지를 발표하면 주민 반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가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공론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구청장의 이 같은 재검토 요구는 중구가 서부권 광역 소각장에서 아예 발을 빼려 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구는 영종도에 있는 소각장을 활용하는 등 중구지역의 쓰레기는 자체 처리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자칫 동구는 자체 소각장을 지어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재 동구는 부두 인근 준설토투기장 등에 대해 내부 검토하고 있다. 시의 광역 소각장 정책에 이 같이 군·구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당장 소각장 신설에 필요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2026년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려면, 최소 올해 입지를 선정해 주민의견수렴 및 용도변경 등의 행정절차를 밟아 2024년 말에는 공사에 착수해야 한다. 변병설 인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구청장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 생각해 무조건 반대하면 인천의 쓰레기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군·구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플랜 B’로 각 지역별 소각장을 만들 수 밖에 없다”며 “이는 행정적, 예산적 큰 낭비”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년간 논의한 소각장의 광역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발생지에서 처리하는 최악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각종 인센티브를 마련해 군·구와 더욱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다.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경기국제공항 건설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에 나선다. 도는 22일 ‘경기국제공항 건설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11일까지 도민 의견을 듣는다. 도는 인천국제공항 등 수도권 공항에 수요가 몰려 포화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경기남부권의 반도체 수출 허브 조성 등 지역 발전을 위해 경기국제공항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도는 국토교통부가 경기국제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추진하는 등 공항 건설이 가시화됨에 따라 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도가 입법예고한 조례에서는 도지사의 책무를 경기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시책 수립, 도민 의견 반영,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으로 규정했다. 또 조례에는 기본계획 수립, 경기국제공항 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 경기국제공항 상생협의체 설치 및 구성, 시·군 협력 사항 등이 포함됐다. 특히 도는 세부 사항으로 자문위원회를 오는 2028년 6월30일까지 운영하며 2명의 공동위원장을 포함한 20명 이내로 구성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상생협의체는 공항 건설 과정에서의 갈등을 예방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공무원·시민단체 등 경기국제공항 건설 추진과 관련 있는 이들 중 3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했다. 도 관계자는 “조례가 제정되면 용역 등 공항 건설을 위해 필요한 과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메카드볼’이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뮤지컬로 관객들과 만난다. 뮤지컬 ‘메카드볼: 지구를 지켜라!’는 지난 18~19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공연 회차를 시작으로 4월1~2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대극장에 이어 5월5~6일 강원 백령아트센터 대극장, 6월17~18일 대전연정국악원 대극장, 7월29~30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등의 전국 투어 라인업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전국 각지의 시민들을 만나는 3D 홀로그램 뮤지컬으로 기획된 이번 무대는 가상현실 구현 장면에서 3D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극 중 인기 있는 캐릭터들이 실제로 무대에서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지난 부산 회차부터 어린이,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공연은 무대에만 머무르는 수동적인 기획이 아니기 때문에 2층 객석에는 앉을 수 없으며, 무대와 가까운 1층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공연의 특색 중 하나다. 최현주 상명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문화예술 영역에서 분야 간의 융합이 대세인 시점이기에 이번 공연을 통해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서서 감상법을 다양하게 매만지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며 “수용자의 감상 환경에 변화를 주고 기술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획을 통해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 자아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에 처한 중·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공공요금 인하 정책과 더불어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대학교(총장 이윤규)는 22일 수원캠퍼스 중앙세미나실에서 ‘경기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안전을 위한 지원 체계 구축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비례)이 주최하고 경기대학교 행정복지상담대학원이 주관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이충환 경기도 상인연합회장은 “생계가 어려워진 상인들을 위해 공공요금 인하정책이 필요하다”며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맞는 세부적인 정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하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본부 본부장은 “소상공인의 80%는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업종”이라며 “‘성장’이 아닌 이들의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남부 본부장은 “소상공인은 규모의 영세성을 조직화와 협업을 통해 극복하고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트를 파악해 자발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고,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윤인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 본부장은 “중소기업의 가장 큰 경영 애로 요인으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을 꼽으며 대학과 협력해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순종 경기대 행정복지상담대학원 원장은 “이번 토론회가 중·소상공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힌편 이날 토론회에는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민주·수원을)을 비롯해 이윤규 경기대 총장, 이민우 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김세종 이노비즈협회 정책연구원 원장 등 100여명의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우승을 차지해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빠른 속도로 발전해 인간의 손으로 구현해낸 그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지금, 최근 미술계를 수놓는 화두인 ‘인공지능’을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가 있다. 바로 2019년 세계 최초로 AI와 인간의 협업 사례를 선보였던 두민 작가다. 그의 고향은 구상미술의 메카인 대구다. 구상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 덕에 어릴 적부터 사실적인 재현을 자연스럽게 여겨왔기에, 그는 지난 20여 년간 하이퍼 리얼리즘 주위를 맴돌았다. 이렇게 쌓아가던 그의 작품 세계는 인공지능과 만나면서 본격적인 변혁의 시기를 맞게 된다. 작가는 2019년 AI와 인간이 협업으로 빚어낸 세계 최초의 작품 ‘Commune with…’ 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캔버스를 절반으로 나누는 해수면에 맞춰 윗부분에는 두민 작가가 유화로 그려낸 독도, 아랫부분엔 인공지능 ‘이매진AI’가 동양화 기법으로 표현한 수면에 비친 독도의 형상이 자리한다. 이후 작가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인간의 그림과 인공지능의 프린팅을 결합해 ‘Commune with...수원화성’ 등을 그렸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미드저니’를 활용한 작업, 매체를 넘나들면서 동시대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 및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작가들과 협업과 교류도 역시 이어오고 있다. 그는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양주에 있는 가나 장흥 아틀리에에 머물렀지만, 공간의 변화를 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느껴 레지던시에서 나와 독립 이후 새로운 작업에 매달렸다. 지난 7일 안양 온유갤러리에서 개막해 25일까지 이어지는 개인전 ‘The Variation’은 그를 둘러싼 공간이 바뀐 후 내놓은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극사실주의에서 시작한 작가의 여정이 인공지능과의 협업, 다양한 매체와 상황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으면서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왔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중요한 자리다. 전시장에선 구상에서 추상으로 이동하는 작가의 관심사, 내면, 생각과 철학이 그대로 엿보인다. 초창기 그가 그려왔던 수면에 떨어지는 주사위는 이제 형태, 색,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매개체가 되면서 작가의 정체성을 환기하고 있다. 그림을 유심히 살피면 대상, 경계, 대상이 반영된 모습들이 함께 보인다. 기존에 쓰던 캔버스 천을 뒤집어 그리거나 캔버스의 표면을 찢고, 기존에 다뤘던 주사위의 형태에 변화를 주고, 예전에 그렸던 작품을 다시 가공하는 과정이 모두 이번 전시의 메인 테마인 ‘변주’와 직결된다. ‘Variation’은 주사위의 그림자와 이동 궤적를 캔버스 전면에 내세운 뒤 그 캔버스 아래에 13년 전에 그렸던 주사위를 인공지능으로 복원한 뒤 피그먼트 프린팅한 결과물을 배치해 작가가 가닿고자 하는 회화의 본질을 보여준다. 21일 오후 같은 장소 메인 전시실에서 ‘AI시대의 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좌 및 아티스트 토크는 4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작가의 생각과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강의를 통해 “다가오는 세상에서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는 작품의 생산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의 영역”이라며 “이제 현대미술은 작가 한 사람만 있어서는 성립될 수 없고 다양한 방식의 협업이 곧 본질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끊임없이 작가로서 변하고 싶은 욕망이 반영된 결과다. “늘 같은 걸 그리고 과거를 답습하는 건 앞으로 인공지능이 태동한 현 시대에선 필요 없어요. 인공지능과의 협업이 제게 큰 영향을 미친 셈이죠.” 끝으로 두민 작가는 “창작자는 동시대의 삶, 기술 철학, 문화를 작품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그림이 잘 팔리는 작가이기보다는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창조적인 가치를 지닌 작가로 남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