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100조원 수출 달성.’ 언뜻 보면 ‘산업부가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구나’ 싶은 이 문구는 놀랍게도 환경부의 2023년 업무 목표다. 환경부는 이렇듯 탄소중립·순환경제·물산업 등 녹색산업의 적극 육성 및 수출 의지를 밝혔다. 환경보전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부처가 국외사업 수주를 목표로 전면에 제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환경부의 설립 목적과 그 업무 성격은 태생적으로 ‘규제’에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와는 가는 길이 다르다. 환경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환경보호·탄소중립 및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이는 환경부만 있지 않다. 바로 우리 개개인이 있다. 지난 1월 경기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민 10명 중 7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기업의 친환경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제품 대비 5~10% 추가비용’을 내고서라도 환경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68.5%에 달했다. 그러나 현실은 소비자의 의지를 배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기업들의 빗장을 풀어주는 사이 미래 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친환경적 제품을 소비하는 국민들은 ‘그린워싱’이라는 장벽을 마주했다. 그린워싱은 겉으로는 친환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위장환경주의를 뜻한다. 한동안 이슈가 됐던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 논란이 그 예시 중 하나다. 기업들의 가짜 친환경 제품에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는 지난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무독성 친환경 소재 물놀이 세트’, ‘100% 자연분해 음식물 쓰레기봉투’ 등 가짜 문구로 마치 제품이 친환경적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적발된 건수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점을 밝혀냈다. 더욱이 이러한 ‘그린워싱’ 제품의 70% 이상이 어린이가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이라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적발된 유아용 물놀이 장난감과 운동용품, 주방용품, 반려동물 배변봉투 표시·광고에는 ‘무독성’, ‘환경호르몬 0%’, ‘100% 자연분해’, ‘유해물질 불검출’ 등의 표현이 별다른 근거 없이 담겼다. 이는 내 아이에게 가장 안전한 제품을 사주고 싶은 부모의 심리를 악용하는 심각한 위법 행위다. 더불어 향후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조차 알지 못하기에 늘 불안감을 안고 살 수밖에 없다. 이처럼 그린워싱은 해당 기업에 경제적 이윤과 좋은 이미지를 가져다 주지만 소비자의 건강을 해치고 오히려 환경을 파괴할 수도 있는 명백한 소비자 기만행위다. 이에 최근 필자는 ‘무독성’, ‘무공해’ 등 포괄적이고 불명확한 표시·광고 행위에 대해 기존의 과징금 제도뿐만 아니라 과태료 제도도 도입하고 이러한 위반 행위를 소비자에게 공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환경부가 기업의 편의만을 고려하는 규제 완화에 대해 엄격한 조정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국민 건강과 환경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과 책무를 다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한다면서 실제로는 환경부가 환경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환경부의 그린워싱’을 늘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필자도 국회에서 그 역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해본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의 짧은 방한과 대한민국 8대 대기업 총수와의 만남은 우리에게 깊은 인상과 긴 여운을 남겼다. 사우디아라비아의 38세 젊은 개혁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메가 이벤트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사업이 됐다. 100% 신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친환경 도시 ‘더라인’은 사막 한가운데 미래 도시 건설이라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의 이미지로 많은 한국 기업들을 ‘제2의 중동붐’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에 들뜨게 만들었다. 때맞춰 월드컵 사상 최초로 중동에서 개최된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 3위, 원유 매장량 14위의 에너지 부국 카타르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제 메가 이벤트 추진과 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국제 스포츠 메가 이벤트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9년 동계아시아경기를 유치했고 2030년 월드컵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오는 7월 개막하는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 ‘Visit Saudi’라는 브랜드를 통해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과 함께 후원사로 참여한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했다. 2022년에는 천문학적 돈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상금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신생 골프리그 LIV투어를 출범시키면서 골프계를 흔들었고 세계적 축구선수 호날두를 사우디 알나스르팀에 영입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에 대한 소식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 신재생에너지의 가능성, 정보기술(IT)과 게임산업에 대한 전망, 문화산업과 관광산업 육성 등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놓는 정책 하나하나에 관련 업계가 귀를 기울이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중동 국가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진출 러시는 이미 시작됐다. 마치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있는 법,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메가 이벤트 추진의 화려한 이면에는 인권이라는 어두운 그늘이 자리 잡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통한 ‘스포츠 워싱’에 대한 비판이 있고 카타르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이주노동자 인권 탄압과 성소수자 문제 등이 심각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운전 허용, 마흐람(남성 후견인) 제도 폐지와 공공 장소에서 남성과 여성 성별 분리 제한 완화 등의 파격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 내부의 인권 현실은 여전히 척박한 상황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억압과 불관용,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변하지 않는 한, 이들 국가가 보여주고 있는 ‘개혁’과 ‘긍정적 변화’는 공허한 울림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어두운 현실인 것이다.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만화 슬램덩크 속 주인공 강백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뱉는 외마디다. 당대 최강 산왕공고와의 일전 중 큰 부상을 당해, 벤치에 머물던 강백호가 출전을 강행하며 남긴 레전드 명대사로, 작품 서사를 가장 잘 표현한 대목이다. 감히 감독님을 영감님이라 호칭하는 패기도 기특하지만, 무엇보다 강백호라는 캐릭터에게 부여된 성장 스토리의 마무리를 이토록 훌륭하게 한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표할 뿐이다. ‘슬램덩크’는 첫눈에 반한 짝사랑 소녀의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마법같은 한마디에, 농구를 시작한 풋내기 강백호와 오직 농구를 위해 죽고사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농구라곤 관심도 없던 강백호가, 결국에는 농구에 진심인 바스켓맨이 된다는 이야기다. 비겁한 반칙이나 요행수로 승리를 가져오는 클리셰는 없다. 연애를 다루느라 괜한 시간낭비도 하지 않는다. 오직 10대 고등학생들의 농구에 대한 열정만 존재할 뿐이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일자리조차 사라져 버린 암울한 현실, 그럼에도 부모찬스라는 미명하에 온갖 편법이 난무하는 ‘헬조선’ 대한민국에서 ‘슬램덩크’, 이 네 글자가 주는 감동은 묵직하다.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가 돼버린 지금,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에 모두가 열광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26년 만에 돌아온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가 매섭다. 지난 1월 초 개봉했음에도, 아직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누적관객수 35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30, 40 아재들의 추억팔이가 아닌 10, 20대 MZ세대들조차 “엄마아빠가 내 나이 때는 이렇게 재밌는걸 봤구나”면서 극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문득, 만화 슬램덩크의 엔딩이 떠오른다. 북산고는 전국대회 2차전에서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희대의 명대사와 함께 강백호의 마지막 슛으로, 산왕공고를 간신히 꺾고 3차전에 오른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는 단 2쪽 분량으로 북산고의 전국 제패 여정은 급히 마무리된다. 어떤 팀한테 왜 졌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하지만 이토록 불친절한 엔딩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불만이 없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기에, 여기까지 온 그들에게 열광할 뿐, 그깟 패배따위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그렇게 헤어진 그들을 26년 만에 다시 만났다는 사실뿐, 더는 바랄 게 없다.
한 장년이 고국 땅을 밟았다. 조국을 떠난 지 30여년 만이다.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1진이 환국했던 1945년 11월3일이었다. 백범 김구 주석의 비서 자격으로였다. 귀국 후 4개월 한국소년군 총본부 이사장에 추대된다. 1년 뒤에는 비상국민회의 선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선출된다. 남북 협상 정국에선 한국독립당 대표단의 일원으로 김구 주석을 따라 북한을 방문한다. 그러다 6·25전쟁 발발 이후 납북됐다. 1956년 북한에서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에 강제로 가입해 상임위원 겸 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북한에 억류된 인사 가운데 제일 젊었다. 이후 김일성 체제를 거세게 비판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이다 1958년 9월10일 타계했다. 여주 출신 일파 엄항섭(一波 嚴恒燮) 선생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다. 금사면 주록리가 고향이다. 선생은 어떻게 독립운동에 투신하게 됐을까. 고려대 전신인 보성법률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으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항저우(杭州) 즈장(之江)대를 졸업한다. 이후 상하이에서 언론활동을 하다 1929년 재중국 한인청년동맹 중앙위원이 된다. 이후 상하이 프랑스 조계국에서 근무하다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들어갔다. 그 시절 김구 주석의 ‘백범일지’를 등사기로 일일이 인쇄했다. 주석직을 수행하던 백범 선생을 보좌하면서 그의 최측근이 된다. 김구 주석이 있는 곳에는 늘 그가 있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나 활동 등을 미국 교포들에게 알리는 일도 선생의 몫이었다. 재원 마련도 그랬다. 선생은 납북됐지만 북한에 억류됐다는 이유로 독립운동을 인정받은 건 1989년이었다. 선생이 서거한 지 꼭 29년 만이었다.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가 봉안됐다. 그가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하기로 결정했던 계기는 3·1독립운동이었다. 104년 전 오늘이었다. 선생의 나이 불과 21세였다.
이제 장애인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의 시기가 왔다. 현대사회에서 장애인의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장애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과거 자연적 현상에서 이제는 사회적 변화에 따른 장애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각종 법과 제도적 개선으로 장애 범주의 지속적인 확대와 장애인 복지 욕구의 다양화는 그들의 욕구 충족 및 문제 해결을 위한 장애인복지정책의 중요성을 새삼 증대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엔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장애인복지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틀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을 실현하기에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 통합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 정책의 내실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되며 장애인들이 사회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복지정책을 연계해 시행해야 한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장애인복지정책이 나아가야 할 기본적인 방향이다. 이같이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장애인복지제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장애인과 그 부양가족의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장애인의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장애인이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과 다르지 않다. 장애인에 대한 인권의 미비는 생존과 생명의 위협이며,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의 침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장애를 가진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는 일상생활의 영위가 고통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가 장애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로 인해 외출, 정서적 안정, 경제활동, 보건의료 서비스 이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득 감소 및 고용시장 위축으로 인해 장애인 자신의 가구를 저소득 가구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며 소득보장 욕구가 증가한 반면 고용보장 욕구는 감소한 결과가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은 262만3천명(2020년 5월 기준)으로 2017년에 비해 약 4만2천명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애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2017년(46.6%)에 비해 3.3%포인트 증가해 고령화 경향을 보이며 전체 장애인 중 장애인 1인 가구 비율 역시 27.2%로 2017년에 비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장애인들의 시위로 이어졌으며 정치권과 알력을 빚고 심지어 장애인들이 사법 처리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문 전문에 따라 우리가 인류·가족·모든 구성원의 타고난 존엄성과 그들의 평등하고 빼앗길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할 때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화적인 세상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인권을 무시하고 짓밟은 탓에 인류의 양심을 분노하게 한 야만적인 일들이 발생했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말할 자유, 신앙의 자유, 공포로부터 자유, 그리고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의 등장이라고 우리 모두가 외치게 됐다. 인간이 폭정과 탄압에 맞서 최후의 수단으로 폭력적 저항에 의존해야 할 지경에까지 몰리지 않으려면 법의 지배를 통해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될 때 대한민국은 복지국가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9월 안양의 관악성당에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로 파견갔던 한 수녀가 관악성당을 찾아왔다. 마리아수녀회 김 아가다 수녀는 카메룬 등 아프리카 현지에서의 근무 경험, 현지 가톨릭 교회의 활동 등을 전하며 카메룬 두알라 대교구에서 추진 중인 산부인과 병원 건립 소식도 알렸다. 1990년 이탈리아 로마 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쓰며 ‘축구 잘하는 나라’로 알려진 카메룬에 대한 아가다 수녀의 설명은 성당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지 주민의 어려움이나 딱한 사정 등을 들은 이종덕 가밀로 주임신부 등 성당 관계자들은 도움을 주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바로 결정을 내렸다. 분당성마르코 성당에서 남미 볼리비아에 ‘어린이 교육지원 통합센터’를 위한 선교 기금을 운영했던 이종덕 가밀로 신부는 곧바로 교구청의 승인 절차를 받고 일사천리로 모금활동을 진행했다. 임산부들이 천막에서 진료나 수술을 받고 어린아이들은 천막 밖 마당에서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는 소식은 성당 차원의 활동에 더욱 동기를 부여했다. 카메룬으로 돌아갔던 아가다 수녀가 보낸 한 통의 편지가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해 12월 20일 이종덕 가밀로 신부에게 도착했다. 편지에는 철근, 시멘트 등 자재 가격이 인상돼 건축공사비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관악성당에서는 이 같은 소식에 더욱 모금활동에 집중했고 모금 4개월 만에 성당 신도 등이 십시일반으로 낸 후원금은 1억원이 넘었다. 그리고 관악성당은 1월18일, 지난달 8일 두 차례에 걸쳐 1억772만원(8만유로)을 카메룬 두알라 대교구에 전달하는 데 성공, 카메룬 현지에서의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카메룬 두알라 대교구는 내년 1월까지 2층 규모의 산부인과 복지 클리닉 센터를 건립 중이다. 완공 후 카메룬 현지 산모와 아이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질이 대폭 개선될 예정이다. 이종덕 가밀로 신부는 “관악성당 설립 25주년을 맞아 본당 공동체만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사랑을 함께 나누는 것이 더 큰 사랑의 모습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적다고 생각되는 금액이라도 모이면 뜻깊게 활용될 수 있고, 어려운 곳에 필요한 시설을 해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도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불법 건축물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지만, 시·군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단속 실효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불법 건축물은 지난 2020년 4만3천748동, 2021년 4만7천16동, 지난해 5만981동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위반건축물 실태조사를 의무화한다. 이에 도는 올해 상반기부터 31개 시·군별로 불법 건축물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불법 건축물을 조사·관리하기 위한 시·군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도내 시·군별 불법 건축물 관리·감독 인력은 지난 2021년 201명으로, 1명이 약 230동의 불법 건축물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도내 기초지자체에선 총 208명의 단속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인원으로는 매년 늘어나는 불법 건축물을 관리하면서 31개 기초지자체 전역을 단속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의 경우 출입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된 조사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용도 변경·위법 시공 등 법규 위반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주택 내부를 살펴봐야 하지만, 집주인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 정확한 점검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공무원 A씨는 “불법 개조 민원이 들어와 현장을 나가도 주민들이 집으로 못 들어오게 해 직원들이 발길을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실태조사 의무화’에 따른 법 제도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장경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동대문구을)이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위반 건축물 실태조사를 위한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고, 공무원의 출입을 거부·방해·기피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도 관계자는 “인력 충원, 주택 출입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건축법 개정을 국토부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3월 내로 개정안을 다시 올릴 계획”이라며 “도민의 안전을 위해 인력 부족 등 문제를 해결, 실태조사를 원활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Q. 큰 사건, 사고가 많아질 때마다 뉴스나 기사로도 여러 사고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아이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이 됩니다. 요새 PTSD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만약 이런 비슷한 일을 겪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지난해 가장 큰 이슈를 생각해보면 대부분 10월 이태원 사고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다수의 젊은층이 많은 피해를 입었고, 여기에 10대들도 포함돼 청소년들 역시 큰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생존자인 10대 고등학생이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일반적인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외부의 사건은 뇌 기억장치에서 처리돼 자동적으로 흐려지거나 잊히게 됩니다. 하지만 심각하거나 중대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에 대한 경험은 자아형성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 사건의 심각성보다 개인이 주관적으로 그 사건에 대해 얼마나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용어인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나타내는 말로 전쟁이나 사고, 자연재해, 폭력, 강간 등 심각한 사건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나타나는 불안감, 우울증, 불면증 등의 심각한 트라우마(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심리적 상처)가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회복되지만 한 달 이상이 지나도 사건이 끊임없이 떠오르거나 과민한 반응을 보이면 PTSD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겪었을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건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진정시킬 수 있는 복식호흡, 현실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연습, 대처 방법 찾기, 명상 등이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24시간 운영되는 청소년 전화 1388이나 인근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 연락하면 됩니다. 한송이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104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수원특례시 팔달구 경기국학원에서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운동을 재연하고 있다. 경기국학원은 3.1절 당일날 각 지부별로 '하나 된 대한민국! 공생 대한민국!'을 주제로 만세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수원소방서(서장 박승주)가 봄철 맞이 산림 화재 진압 대책을 수립했다. 수원소방서는 산림 화재 발생 시 체계적 대응을 위해 선제적 긴급구조통제단 가동, 유관기관 협조 등의 내용을 담은 화재 진압 대책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원소방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산불 발생에 따른 인명 및 민가, 중요시설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지속적인 자원 관리로 피해 복구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진압 대책의 주 내용은 산불 관련 기관 별 임무 및 협조 사항, 선제적 긴급구조통제단 운영을 통한 진압작전 수립 및 자원관리, 산불 발생 시 대응방안, 비상동원 시 집결장소 및 자원대기소 운영 등이다. 이와 함께 수원소방서는 3월 중 수원특례시 공원녹지사업소와 광교산에서 산불화재 대응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승주 서장은 “봄철은 산행인구 증가와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이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이용객 등 모두가 나서 화재 예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산림인접지역 주민들의 소각행위 자제, 초기 신고 등 많은 협조가 필요하므로 산림인접지역에 호스릴 비상소화장치 설치, 관련 교육 등 지속적으로 산불 예방에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