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젊은 열정으로 채운 오케스트라

2023년 봄은 오케스트라음악을 즐기는 팬들에게는 다채롭고 화려한 연주자들과 연주곡들로 기획된 여러 공연으로 기대가 많을 것이다. 코로나로 제한됐던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작년 빈 필하모닉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는 기다림을 해소하듯이 다양한 오케스트라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유럽의 여러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연말에 예정된 베를린필의 내한 공연까지 관심을 받고 있고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6월로 개최 연기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또한 높아져만 가는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오케스트라의 관객을 보면 이전보다 많은 변화를 볼 수 있는데 놀라운 것은 젊은 관객의 유입이 늘었다는 점이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의 극장은 오래전부터 백발의 관객들만 보인다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이제 그 관객층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팬덤을 갖춘 클래식 스타들의 덕분인지 20, 30대 관객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에 공연 기획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초대권으로만 가던 클래식 공연시장이 이제는 암표까지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흥행을 위해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을 협연자로 내세워 마케팅을 하는 전략은 이제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음악대학에서 지휘과가 처음 개설되고 배출됐던 40대의 젊은 지휘자들은 이제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저마다 음악적인 매력을 드러내며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은 매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관객들의 요구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기획하는 민간 오케스트라도 후원 없이 자립하는 단체가 늘어가고 있다. 세계적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솔리스트와 30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훈련된 지휘자들이 점점 자신들의 시장을 만들었을 때 동시대를 호흡하는 젊은 관객들이 호응하고 있음은 더욱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규모 편성으로 화려함만 추구하던 20년 전 유행도 이제는 지나가고 올봄 약속이나 한 듯 이어지는 거장들의 브람스 교향곡은 관객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빠르게 읽어낸 듯하다.

[아침을 열면서] 울진 대형산불 그 후 1년

지난해 3월4일의 일이다.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산불이 시작됐다. 남동풍을 등에 업은 불은 삽시간에 동해안 방면으로 빠르게 번져 갔다. 소나무 숲을 태운 불씨는 날아들었다. 이른바 비화(飛火). 도깨기불의 실사판이었다. 불은 남대천, 가곡천, 국도 7호선을 가볍게 넘어 울진 한울원전과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비축기지를 위협했다. 산림 소실을 넘어 국가적 재난으로 커질 수 있는 다급한 순간이었다. 산불 진화 인력과 장비 투입의 우선순위는 원자력발전소와 LNG기지 수호였다. 소방과 산림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행히 원전 설비 피해 및 방사능 누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후방산불은 잡히지 않고 계속 동진해 낙동정맥 방면으로 향했다. 소광리 일대 금강소나무 군락이 위태로웠으나 3월13일 내린 비로 비로소 불길은 잦아들었다. 진정한 단비였다. 지난해 울진삼척 산불은 발화부터 진화까지 213시간이 걸린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됐다. 피해 면적은 2만ha로 서울 면적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역대 두 번째 규모였다. 주택 319채를 포함해 643개의 시설물이 잿더미가 됐으며 이재민 337명도 발생했다. 산불 이후 곧장 현장을 찾았다. 나무는 숯으로 변해 쓰러져 있었고 바닥엔 시꺼먼 재가 가득했다. 1천도가 넘는 화염에 바위가 쪼개졌으며 대기는 탄내로 가득했다. 숲에 살던 야생동물들은 어떻게 됐을까. 화마가 덮쳤던 절체절명의 순간이 떠오르며 짧은 탄식이 절로 나왔다. 산불로 얼마나 많은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산불은 곤충과 양서·파충류같이 이동성이 약한 동물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비행능력을 가진 조류와 재빨리 이동할 수 있는 중대형 포유류는 그나마 피해가 적다. 울진 산불 피해 지역은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 산양의 전 세계 최남단 집단 서식지이기도 하다. 다만 산양 서식지 일대에는 지표면만 타는 지표화가 발생해 불로 인한 직접적인 산양 폐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불을 피해 살아남더라도 고난은 이어진다. 겨우내 추위와 먹이 부족으로 체력이 떨어진 산양에게 있어 새순이 돋기 전 3월은 보릿고개에 해당하는 시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까지 나버려 산양의 먹이 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이처럼 산불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야생동물 서식지뿐 아니라 임산자원, 토양 영양물질, 숲의 환경기능 손실을 일으킨다. 막대한 양의 탄소배출로 인해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기도 한다. 우려되는 것은 최근 들어 대형산불 가능성과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 3월 기온이 높아지고 가뭄이 심화돼 봄철 대형산불 위험이 더욱 커졌다. 앞으로 대형산불은 기후 재난 대비 차원에서 관리하고 대응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1년이 지나 다시 산불 위험 계절이 돌아왔다. 대기와 토양이 바짝 마른 봄에는 작은 불씨에도 산불이 발생할 수 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대부분 대형산불은 실화, 방화로 일어난다. 우리 숲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산불 예방에 힘을 보태야 할 때다. 올봄엔 검게 타 버린 침묵의 숲이 아닌, 생명력 가득한 연둣빛 신생의 숲을 맞이하길 기원한다.

연령별 선호 달라졌는데… 일자리 정책 ‘제자리’ [이슈M]

#1. 1년6개월 동안 경기도내 제조업체를 다니다 그만둔 이현직씨(31)는 지난 달 수원특례시 팔달구 신풍동에 자신의 취향을 담은 카페를 창업했다. 꽉 막힌 조직 문화와 대인관계로 지치기 시작한데다 잦은 야근으로 개인의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조차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회사를 떠나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것들을 찾다가 결국 창업을 선택했다. 이씨는 “주변 친구들도 회사에서 3~6개월 정도 일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께 금전적인 지원을 해드릴 필요도 없고, 결혼도 아직 이른 얘기다 보니 직업 선택에서 개인의 삶이 우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년을 위해 돈을 벌어 악착같이 모은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즐기면서 일할 수 있어 전보다 훨씬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사는 이현승씨(60)는 최근 정년퇴직을 한 뒤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금융권에서 25년동안 일한 그는 자신의 업무 기술을 살려 장기간 일할 수 있는 안정적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운영하는 신중년일자리 사업에 회계 업무를 맡는 지도사 자리가 있긴 하지만, 1년 단위 계약직이라 선뜻 지원하기도 망설여지는 실정이다. 그는 “아직 일을 할 힘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며 “대부분 그런 업무는 없고, 1년 계약직이 많아 아쉬울 뿐이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씨는 최근 드론 관련 자격증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씨는 “내가 해왔던 일은 아니지만, (드론 분야가) 미래 가능성이 좋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해 배워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연령별 일자리에 대한 선호 유형도 급변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일자리 지원 정책은 제자리걸음 중이다.  개인의 삶과 일이 공존하길 바라는 청년층은 전문성을 살릴 단기 근무나 프리랜서, 1인 창업 등을 선호하는 반면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신체 능력에도 정년을 다 채워 퇴직할 수 밖에 없는 중장년층은 오히려 노년 대비와 가족 부양을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선호도와 달리 경인지역의 현행 일자리 정책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년층 일자리 사업은 기업과의 매칭을 통한 장기적 일자리에 한정돼 있으며, 중장년층 일자리 사업은 단기적 일자리에만 치중돼 있다. 이에 일자리 정책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평생직장의 개념은 깨진 지 오래이고 본인이 원하는 직군에서 일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청년층은 유동성있게 일 하기를 원한다”며 “또한 수명이 늘어나고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중장년층의 경제활동 연령은 높아질 수밖에 없어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일자리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노동 조건이 형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용률 상승했지만 통계 허점… 수요 맞춤 정책 ‘시급’ [이슈M]

경인지역내 연령별 맞춤형 일자리 정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각종 일자리 관련 통계를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경인지역의 고용률 만을 보면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통계의 허수’가 존재하고 시대적 변화에 따른 일자리 수요 역시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경인지역의 고용률은 수치상으로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 3년간 경기지역 고용률은 2020년 60.3%, 2021년 61.1%, 2022년 63.9%이며 인천지역은 2021년 59.0%, 2022년 59.8%, 2023년 61.4%로 상승세다. 그러나 이 같은 고용률에는 함정이 존재한다. 경기지역의 청년 고용률은 2020년 43.1%, 2021년 45.5%, 2022년 50.0%까지 상승했지만, 이는 프리랜서로 전향한 1인 청년 사업가를 포함한 수치다. 이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지 않고 1인 사업에 나선 청년층의 수를 따로 살펴보면 2019년 39만4천152명에서 2020년 43만9천698명으로 급증했고, 청년 실업자 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 2022년 21만5천명, 2023년 24만7천명으로 3만여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결국 개인 활동을 보장 받는 프리랜서로의 삶을 택한 청년들까지 고용률에 포함되면서 마치 전반적인 청년 고용이 늘어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온다는 의미다.  인천시의 청년 고용률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것 역시 같은 이유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경제활동에 뛰어들지 않거나 경제활동을 해도 단기 일자리 등 프리랜서를 선호하면서 1인 사업자를 제외한 청년고용률은 2021년 4분기 48%에서 2022년 1~3분기 52.4%로 올랐다가 2022년 4분기 51%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상황에도 경기도와 인천시의 청년 일자리 정책은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경기도의 청년 일자리 사업을 보면 대부분 청년 채용시 기업에 인건비를 주는 지원금 등에 한정돼 있다. 청년 수요에 맞춘 일자리 사업은 모의면접, 그룹팅 교육 등을 통해 청년들이 원하는 직군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경기청년 맞춤형 채용지원 서비스’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지난해 도내 청년 중 고작 306명만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섰을 뿐이다.  인천시 역시 종전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사업에 한계를 느끼고 최근에서야 ‘2023년 인천시 청년정책 시행계획’을 통해 청년들의 선호 일자리 사업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상태다. 제조업 중심의 일자리 사업 편향 기조가 청년들의 장기 재직이나 지역 정착 등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려서다.  이 같은 통계의 허수는 중장년층 고용률에서도 나타난다.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일자리를 원하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경기지역의 중장년층 고용률은 2020년 74.4%에서 2021년 75.6%, 이후 2022년 78.1%로 증가했다. 인천지역 중장년층의 고용률 역시 2020년 75.4%, 2021년 76.3%, 2022년 77.6%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자리가 단기형, 임시형 일자리에 그치고 있어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는 실정이다.  게다가 경기도와 인천시 모두 중장년층의 일자리 사업은 전무한 수준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까지 50~64세를 대상으로 ‘인생2막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는 일정 수입이 생기는 일자리 사업이라기 보단 사회공헌 활동에 가깝다. 냉난방기 수리 교육을 익히고 사회복지관이나 경로당 등에 방문, 수리해주면 도에서 일정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기에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고정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경기도는 3월부터 40세 이상 64세 250명를 대상으로 경영상 어려운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 신청을 받아 3개월 인턴 근무 지원 사업을 펼친다. 3개월 기업에서 인턴 후 정규직 전환, 6개월 고용유지 시 3개월의 고용지원금을 주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턴 사업이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보장할 수 없다.  인천시의 경우 ‘신중년 경력활용 지역서비스 일자리사업’ 등을 통해 중장년들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지만, 대부분 1년 단기계약에 그친다. 또 직업 분야 역시 돌봄, 원예, 정원관리사 등 진입장벽이 낮고, 사회복지 분야에 치우친 탓에 중장년이 본연의 업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다. 이에 경기도 관계자는 “원하는 일자리에 비해 정책이 한정적인 것을 알고 있다”며 “특히 중장년 일자리의 경우 여러 의견을 반영해 구직자들이 원하는 정책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 제언 “개인 특성·역량 집중... 세밀한 일자리 확장 필요” 전문가들은 기존 획일적인 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수요와 역량에 맞는 꼼꼼하고 세밀한 일자리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현숙 서정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와 다르게 지금의 청년층은 구직 시기도 늦고 개인 생활을 더 중요시하며, 중장년층의 경우 일할 수 있는 신체 나이가 (정년퇴직 시기에 비춰) 늦춰지고 있다”며 “특히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군도 변했고, 사라지는 직종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개개인의 특성과 역량, 능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연령, 나이로 일자리를 구분하는 ‘일자리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세밀한 일자리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역시 “단순히 기업과 구직자를 이어주는 정책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 그저 단기적으로 고용률을 높이는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기업과 취업자 모두 성장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일자리 위주가 아닌 사회 변화와 구직자들의 특성에 맞는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배경이 필요하다”면서 “유관기관이 나서 직업 특성 교육, 기업 매칭 서비스의 체계화 등을 마련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 문화리더십과 관광축제산업의 상호관계

가평군이 선택과 집중으로 추진하는 자라섬 꽃 축제는 북한강 수변생태자원과 꽃 정원을 조화롭게 구성해 관광축제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사업이다. 지역을 막론하고 독특한 관광자원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문화관광자원 기반의 축제 행사는 지역의 품격을 높이고 주민들의 애향심과 자긍심을 단기간에 집중시킬 수 있는 최적의 매개체다. 이러한 문화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관광산업과 연계하고 주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냄으로써 민관 협력 체계를 극대화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지역개발 정책이다. 이 전략사업은 주민들의 긍정적 동참을 유도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촉진한다. 독특한 관광축제산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발굴도 필요하지만 스토리텔링, 이미지 개선, 문화상품 개발 등이 중요하다. 문화관광산업은 주로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공서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적은 비용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성공을 이룰 수 있다. 관광학술연구 결과 통계에 의하면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는 지도자의 문화리더십이 얼마나 강력하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래서 주민들은 우선적으로 생활여건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콘텐츠 발굴을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관공서는 주민들의 생활문화에 필요한 자원과 경제적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관광산업을 발굴해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평군 자라섬 꽃 정원 행사(2023년부터 자라섬 꽃 축제로 명명)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데는 이러한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에 부합하는 성과가 다음과 같이 괄목상대할 만큼 나타나기 때문이다. 첫째, 주민들의 생활문화에 부합하는 농산촌형 문화관광산업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직접 농사를 짓거나 임업을 해 생산한 농산특산품을 판매할 수 있다. 또 여가시간에 문화관광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하고 주변의 식당과 카페를 찾아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독특한 북한강 수변문화를 형성해 왔다. 둘째, 군민들에게 자아 성취감과 함께 감성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셋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자라섬 꽃 행사장을 찾는 수도권 시민들이 가평역과 터미널을 통해 택시를 이용해 행사장에 접근함으로써 교통운수사업에 도움이 되며 자라섬 인근 관광지를 방문하고 행사장 주변 상가나 식당을 찾아 소비를 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역의 문화관광축제를 추진함에 있어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점은 바로 지역경제 활성화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수익 향상과 주민 일자리 창출, 생활문화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역문화행사 및 축제는 ‘단팥 없는 찐빵’에 불과하다. 올해는 지도자의 문화리더십에 따라 실무 부서장의 수준 높은 역량이 빛을 발해 자라섬 꽃 축제 행사가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명실공히 문화관광산업의 융성과 지역발전의 호혜적 관계가 향상됨으로써 지역에는 경제 활성화, 주민에게는 자긍심 향상, 국민에게는 힐링과 행복을 듬뿍 안겨 주는 관광축제산업이 될 것이다.

흥국생명 ‘울고’·현대건설 ‘웃고’… 주말 희비 교차

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과 2위 수원 현대건설의 주말 희비가 엇갈리면서 현대건설이 선두 탈환의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흥국생명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김연경(28점), 옐레나(25점)의 활약에도 불구, 모마(37점)와 강소휘(23점)가 50점을 합작한 서울 GS칼텍스에 풀세트 접전 끝 2대3(17-25 31-29 25-23 19-25 10-15)으로 져 연승행진이 3에서 멈춰섰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23승8패, 승점 70점을 기록, 전날 역시 풀세트 접전 끝 화성 IBK기업은행에 3대2 신승을 거두고 5연패 늪에서 탈출한 현대건설(22승9패·승점 64)에 6점 앞선 선두를 지켰다. 이날 흥국생명은 1세트서 초반 리시브 불안으로 공격이 난조를 보이면서 모마, 강소휘, 권민지(18점) 삼각편대가 맹활약한 GS칼텍스에 큰 점수 차로 뒤진 끝에 17-25로 기선을 빼앗겼다. 2세트서도 흥국생명은 초반 6-14로 이끌렸다. 그러나 옐레나가 세트 중반 교체 이후 재투입돼 서브포인트와 공격 득점으로 연속 5점을 뽑아 20-20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6차례나 듀스 접전을 이어가던 양팀은 흥국생명 김연경이 모마의 공격을 차단한 뒤 왼쪽 공격을 성공시켜 31-29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흥국생명은 앞선 두 세트와는 달랐다. 단 한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2~3점 차로 앞서가다가 22-22동점을 내줬지만 김미연의 블로킹 성공과 모마의 범실로 24-22로 벌린 후, 24-23서 옐레나가 퀵오픈을 성공해 세트를 추가했다. 4세트서도 양팀은 접전이 이어졌으나 세트 막판 모마와 강소휘가 맹위를 떨친 GS칼텍스가 세트를 따내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몰고갔다. 그리고 5세트 모마가 폭발적인 후위 공격을 잇따라 퍼붓고 강소휘가 퀵오픈을 성공시킨 GS칼텍스가 대혈전을 승리로 마감했다. 한편, 전날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서 현대건설은 ‘트윈타워’ 양효진(21점·8블로킹), 이다현(12점)의 활약을 앞세워 산타나가 36득점을 올리며 분전한 IBK기업은행에 3대2(14-25 31-29 21-25 32-30 15-13)로 역전승을 거두고 귀중한 승점 2를 챙겼다. 지난 2일 5라운드 첫 경기였던 GS칼텍스전 3대0 완승 이후 6경기 만의 승리이자, 지난 22일 5라운드 최종전서 IBK에 당한 셧아웃 패배를 3일 만에 설욕했다. 양 팀간 시즌 상대 전적서는 5승1패로 현대건설이 확실한 우위를 지켰다.

[경기인터뷰] 김대진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김대진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이 지난 2021년 3월 취임하면서 경기도 31개 시·군 지역 문화원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1995년 판교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판교테크노밸리의 바탕을 이룬 일등공신, 성남문화원 제12대 원장에 선출된 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지역 역사·문화를 집대성해 온 그의 이력과 지치지 않는 열정 때문이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김 회장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도문화원연합회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지역 문화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지역 문화 창조 중심에 서 있는 김 회장을 최근 만났다. 취임 2년이 흘렀지만 임기 시작 직후 “코로나19 시대, 삶의 회복을 위한 지역문화를 준비하겠다”던 그의 다짐과 “경기도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지역 역사문화 융성을 위해 열정을 바치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Q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3월이면 취임 2주년이 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A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올해는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설립 38주년이 되는 해다. 긴 역사에도 그동안 도연합회의 회의실이 없었다. 취임 후 회의실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해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을 다니며 적극적으로 회의실 공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경기문화재단 인계동 사옥 9층의 공간으로 사무실을 이동해 처음으로 연합회의 회의실을 갖게 됐다. 실무적이고 행정적인 일만 수행했던 공간에서 다방면의 사람이 연수하고, 회의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니 훨씬 다양한 논의와 재미있는 사업들이 기획됐다. Q 지역 중심의 ‘경기도민속예술제’로 큰 변화를 준 것도 빼놓을 수 없지 않나. A 그렇다. 매년 민속예술제를 열고 있는데 취임 후 ‘전통문화를 이어온 해당 지역에서 축제를 여는 형식’으로 바꿨다. 이전에는 도내 한 지역에서 31개 시·군이 다 모여 대규모 경연대회 형식으로 일괄적으로 열렸다. 시간에 제한 받고 예술제를 31개 문화원에서 하루에 다 소화하다 보니 시간 제한이 있었다. 지역주민들의 삶과 역사에 바탕을 둔 전통문화는 해당 지역에서 열리는 게 맞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지역주민이어야 하는 당연한 사실을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다. Q 지역민들의 호응도가 특히 좋았다고 들었다. A 해당 지역의 진정한 축제가 되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졌다. 지역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신밟기를 함께하거나 동네 부녀회가 참여해 마을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이것이 실질적인 향토 예술제이지 않겠나. 전국에도 이러한 이야기가 퍼져 도문화원연합회로 벤치마킹하기 위해 견학을 와 흐뭇했다. 논란도 많았고, 하루면 끝날 행사를 31개 지역에서 31일 동안 치러야 해 고생도 됐지만, 제일 보람있는 일이었다. Q 성남시의회 3선 의원과 시의회 의장 등 지역 정치인으로 굉장한 입지를 다졌는데,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사실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은 늘 삶 속에 녹아있었다. 지난 700년간 성남 땅을 지켜온 경주김씨 계림군 김균 선생의 자손으로 우리 조상이 살아온 터, 내 고장에 대한 문화적 관심이 매우 많았다. 지역에 남다른 애향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자부한다. 특히 오랫동안 성남 역사에 왜곡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이 잘못된 부분을 바로 고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후손에게 물려줄 사명감을 가지고 성남문화원장이 됐다. 이후 3·1절 100주년 사업회에서도 표창을 받은 3·1절 기념식을 거행했고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잊지 않고 기리는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문화의집, 문화학교, 아카데미 등 지역문화원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찾아 나서 길을 열어 왔다. Q 지역문화를 가꿔나가는 일이 왜 중요하나. A 지역정체성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내가 그 지역에 왜 살고 있는지 규명된다는 뜻이다. ‘나는 이런 점이 특별하고 좋아 내가 살고 있는 OO지역이 자랑스럽고,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특별한 OO지역을 만들어 준 우리 선조들과 시민들이 고맙다고 느끼는’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감정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문화적 전통을 모르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지역문화를 가꿔 나간다는 것은, 결국 내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의미를 규명해내는 일이고, 그 의미가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일이다. 문화원이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발굴, 조사, 연구하는 데 노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Q 지방문화원의 폭넓은 역할과 달리 ‘연령대가 높은 분들에게 적합한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A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은퇴한 사람들의 문화적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기관으로 문화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이 지역문화원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런 점이 한계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지역문화 정체성 관련 사업을 하는 기관은 현재 문화원이 유일하다. 지역주민의 문화 향유를 위해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현장문화센터로 현재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문화원이 젊어지려고 노력해야 하고, 혁신을 위한 마음가짐도 잃지 않아야 한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그 지역 주민들은 모두 문화원을 마음 놓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Q 그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A 지난해 합동연수 때 ‘2023년 경기도지방문화원 3대 약속’을 정했다. 올해 경기도 지역문화원이 이렇게 변할 것이라는 것을 31개 시·군 문화원 임원, 직원, 회원이 전부 합의해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전통 예술을 발굴하고 찾아가 연구하고 존치시킬 것이다. 경기도 지역문화원이 도약하고, 전국 문화원을 선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Q 경기도의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추진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무엇보다 문화예산을 늘려야 한다. 경기도 문화예산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문화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지역의 역사성과 지역 정체성 모두를 아우른다. 경기도는 지역 단위가 크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곳이지 않나. 지역의 문화 예산이 늘어나야 한다. Q 경기도는 사실 그동안 ‘서울의 주변부’란 인식이 강했는데. A 얼마 전 ‘경기도민 의식조사 연구’에 의하면 ‘경기도’의 정체성을 ‘서울의 주변부’로서가 아닌, ‘경기도민’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비율이 60%를 넘었다고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생각해 왔던 관념이 이제 지역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의미 있는 결과다. ‘경기도형’ 문화를 독자적이고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뜻이다. 우리가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표준이 돼야 한다. 때문에 ‘발전’ 패러다임이 아닌 ‘창조’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경기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 아니라, ‘경기도형 지역문화 창조’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Q 앞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 궁금하다. A 경기도문화원연합회와 경기도 31개 지역문화원과 함께 경기지역 문화 백년대계의 기틀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이라는 우리 국조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고 하셨다. 역사를 올바르게 세우고 미래가 발전하려면 지역문화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올바른 역사관을 토대로 경기도의 문화 백년대계의 기둥을 세우겠다. 특색 있는 문화를 발굴하고, 이를 문화콘텐츠와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문화가 융성하는 자랑스러운 경기도를 만들어보고 싶다.

경기도, 17년 방치된 황우석 부지에 바이오밸리 혁신거점 조성

경기도가 ‘황우석 사태’로 17년째 방치되고 있는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유휴지에 ‘바이오 헬스 전략거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 같은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자금 조달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는 광교테크노밸리 내 마지막 남은 유휴지로, 1만6천529㎡규모 연구시설과 벤처 집적 시설 등을 용도로 하고 있다. 광교테크노밸리에는 5개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며 해당 유휴지를 제외하고는 경기바이오센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등이 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된 것이란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면서 도는 사업 백지화를 선언, 이후 빈 땅으로 남아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지난 24일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김현대 도 미래산업성장국장 등과 직접 이곳 현장을 찾아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이 근처에 한 200개가 바이오 관련 기업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땅인데 이곳을 개발해 (바이오)집적 단지로 개발했으면 어떨까 한다”면서 “ TF를 구성해서 빨리 한 번 만들어보도록 했다”고 전했다. 강성천 경과원장도 “이 일대를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시켜보자는 계획”이라며 “민선 8기에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안을 만들려고 한다. 바이오의 새로운 혁신 거점을 키워드로 새로운 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