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SSG 감독 “마지막 아웃카운트 잡고 나서 승리 느껴”

“계속 긴장하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나서야 승리를 체감했어요.”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SG랜더스의 김원형 감독은 8일 인천SSG랜더스 필드에서 “이런 영광이 올 것이라 상상해봤지만 이렇게 현실로 빠르게 다가올 지 상상못했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매 경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승부였다고 평가하며 팀 내 고참급 선수들의 역할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감독이 초보이다보니 잘 못한 부분들을 김강민, 추신수 등 고참급 선수들이 채워줬다”며 “이런 부분들이 2년 만에 팀이 잘 돌아갈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부담이 안됐다면 거짓말”이라며 “대한민국 40년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대단한 기록은 선수들의 인내와 코치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팬여러분들의 힘 덕분에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있고 우승이라는 큰 기록을 남긴 것 같다”며 “오늘은 정말 잊지 못할 날인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

[경기도 행감] 도의회 기재위, ‘북부 대변인실 폐지’ 반대 한목소리

경기도의회 양당이 경기 북부지역 홍보를 담당하는 대변인실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긴 경기도 조직개편안을 강하게 질타했다.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경자 의원(국민의힘·비례)은 8일 도의회에서 열린 도 기획조정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가 입법예고한 ‘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 개정안’에 북부 대변인실(평화대변인실)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만약 대변인실의 역할이 축소된다면 남부와 북부지역 소식이 도민에게 균등하게 전달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북부특별자치도까지 언급했는데, 대변인실을 없애는 조직개편안은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민 의원(더불어민주당·광명2) 역시 “남부와 북부청의 홍보 관련 부서와 인력만 해도 큰 차이를 보인다. 남부 126명, 북부는 단 15명에 불과하다. 예산도 남부 대비 북부는 6.7% 수준”이라며 “북부지역 도민을 위해서라도 대변인실을 폐지해선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류인권 도 기획조정실장은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며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학·임태환기자

창단 2년 SSG,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KS 제패 동력은?

SSG 랜더스가 창단 2년 만에 사상 첫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KS)까지 제패해 첫 통합우승을 이루며 2022년 프로야구의 주인공이 됐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KS 6차전에서 4대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SSG의 KS 우승에는 기막힌 ‘반전’이 있었다. 정규리그서 부진했던 선수들의 활약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타선에서는 김성현이 빛났다. 올 시즌 타율 0.219에 그쳤던 김성현은 KS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5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서 안타를 뽑아내며 SSG의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1차전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우승을 확정 지은 6차전서는 6회말 결승타가 된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투수에서는 김택형이 빛났다. 정규리그 SSG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었다. 9월 이후 28경기에서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7.07에 달했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최하위 기록이다. 김택형 역시 올 시즌 64경기에 출장해 평균자책점 4.92로 부진했다. 그러나 KS서 5경기 5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뒷문을 지켰다. ‘베테랑’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추신수는 KS 6경기서 8안타를 뽑아내며 테이블 세터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최정은 ‘홈런공장장’의 위엄을 뽐냈다. 1차전 3회말 안우진을 상대로 솔로포를 날렸고 5차전에서는 대역전극의 신호탄이 된 8회말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김강민 역시 노장의 투혼을 보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대타로 나서 1차전 9회말 6대7로 뒤진 팀에 솔로포를 안기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갔고, 5차전서는 9회말 2대4로 패색이 짙은 상황서 KS 최초 대타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S 우승의 일등 공신을 꼽는다면 단연 선발투수의 활약이다. 특히 오원석과 윌머 폰트의 호투는 ‘에이스’ 김광현과 숀 모리만도가 흔들리는 상황 속 더욱 값졌다. ‘영건’ 오원석은 3차전 선발로 나서 정규리그 키움 상대 7경기 평균자책점 8.14의 부진을 씻어냈다. 5⅔이닝 동안 키움의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호투를 펼친 덕에 SSG는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폰트는 2차전서 7이닝 1실점, 5피안타 활약으로 팀의 6대1 대승을 이끈데 이어 6차전서도 선발로 나서 7⅔이닝 3실점, 5피안타 역투를 선보이며 SSG 우승의 선봉장이 됐다. 한편, SSG의 통합우승에는 ‘용진이형’ 정용진 구단주의 아낌없는 지원과 과감한 투자도 빛을 발했다. 정용진 구단주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서 뛰던 외야수 추신수를 영입한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역시 빅리그서 활약한 투수 김광현을 거액에 영입했다. 그리고 비FA 외야수 한유섬과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토종 원투 펀치’ 박종훈과 문승원을 다년 계약으로 붙잡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자주 경기장을 찾아 야구를 즐기면서 선수단에는 사기를, 팬들에게는 믿음을 안겨준 것이 2년 만에 통합우승이라는 큰 결실을 맺게 됐다. 김영웅기자

SSG, 한국시리즈 제패…창단 2년 만에 통합우승 ‘위업’

‘野都’ 인천시 연고의 SSG 랜더스가 가을야구 최후의 주인공이 되며 팀 창단 2년 만에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벌어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6차전서 선발 윌머 폰트의 7⅔이닝 3실점 호투와 상대 실책에 편승 4대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프로야구 40년 사상 처음으로 개막전부터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쾌거로 지난해 팀 재창단 이후 두 시즌 만에 이룬 통합우승 쾌거다.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하면 2018년 이후 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통산 5번째 패권이며, 12년 만의 통합우승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서 대타로 1차전 동점 홈런, 5차전 역전 끝내기 홈런을 친 김강민(40)은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역대 최고령 MVP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는 수비에서 승부가 갈렸다. 키움이 3개의 실책을 범한 반면, SSG는 5개의 호수비를 펼치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SSG 선발 폰트는 1회초 임지열에게 우전안타, 2회에는 김태진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등 두 이닝 연속 선두 타자를 출루시켰으나,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1회말 삼자범퇴로 공격을 마친 SSG는 2회에는 선두 타자 한유섬의 볼넷과 라가레스가 행운의 내야안타를 치고 나가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무산됐다. 이어 3회초 수비서 김혜성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후 임지열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허용하며 0대2로 이끌렸다. SSG는 3회말 막바로 추격했다. 1사 후 추신수의 내야안타와 최지훈의 우중간 안타에 이은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1사 2,3루 기회를 만든 후 최정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한유섬의 1루쪽 땅볼을 전병우가 악송구를 하는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SSG는 계속된 라가레스의 유격수 땅볼 실책 때 3루까지 내달리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실려나가는 불운도 따랐다. 경기 초반 다소 불안했던 폰트는 4,5회 키움 타선을 모두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되찾는 듯 했으나, 6회초 1사 후 이정후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고 다시 리드를 내줬다. SSG 타선은 달아나는 키움을 놔두지 않았다. 키움은 선발 애플러에 이어 요키시를 6회말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라가레스가 2루수 실책과 포일로 2루에 진루한 뒤 박성한이 볼넷을 골랐고, 최주한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베테랑 김성현이 요키시의 5구를 잡아당겨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4대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역전에 성공한 SSG는 8회 수비서 2사 후 선발 폰트에 이어 김택형이 등판해 이정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감을 더었다. 그리고 9회 박종훈에 이어 전날 선발로 나섰던 김광현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삼자범퇴로 대미를 장식했다. 황선학기자

[로컬이슈] 잊혀지는 ‘근대문화유산’... 지역이 기억하자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근대문화유산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근대문화유산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각종 개발 등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50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터만 남아있는 등 문화재 지정이 어려운 문화유산을 지역사회의 소중한 일부로 보존·기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편집자주 8일 오전 10시께 임진강역 앞에서부터 500m를 달려 도착한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임진각 전망대에 오르니 임진강(경의선) 철교를 ‘파주 미래유산(PAJU FUTURE HERITAGE)’이라고 소개하는 동판이 시선을 끈다. 동판 너머로는 자유교(하행선)와 6·25전쟁의 비극을 증언이라도 하듯 파괴된 채 교각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독개다리(상행선)가 선명하게 펼쳐졌다. 임진강 철교는 파주시 문산읍과 장단면을 연결하는 복선 철교로 일제강점기 당시 군수물자 및 병력 수송을 목적으로 가설됐다. 6·25전쟁 중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교각만 남아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파주시 교하동 교하초등학교. 교문 옆에 붙은 ‘파주미래유산’ 동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학교 내에는 ‘파주 교하 3·1 독립운동 기념비’가 있다. 교하초교는 지난 1919년 3월10일 독립운동가 ‘임명애’를 중심으로 시민의 만세 함성이 울려 퍼진 역사적 장소다. 파주시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가치를 지닌 근대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지난해 10월 ‘미래유산 조례’를 제정하고 임진강 철교, 교하초교, 금촌통일시장 등 8곳을 파주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평택시 평택역 2번 출구를 나서 공영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 보도에 동판으로 만들어진 ‘평택역 터’ 표석이 설치돼 있다. 공영주차장 울타리엔 일제강점기 평택역 인근을 찍은 사진과 함께 근대기 주요 건물 20여곳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걸렸다. 지도를 보고 맞은편 골목으로 향하자 1907~1953년 존속한 평택우편소터와 설명을 담은 표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옆 골목엔 이곳이 본정통(혼마치)이었고, 사카이상점과 오카다상점 등 일본인 가게가 있다는 설명이 담긴 표석이 보도에 박혀 있었다. 이들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건설됐으나 6·25전쟁 당시 두 차례 폭격으로 원평동 일대가 파괴되면서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이후 향토사학자, 주민, 원평동이 지역의 역사성을 되찾자는 취지로 뜻을 모아 지난 2020년부터 건물이 위치했던 터를 조사해 표석을 설치 중이다. 올해 표석 6개를 추가 설치하면 군청, 금융조합, 곡물검사소 등 총 20곳의 터가 확인된다. 장일현 평택시 문화예술과장은 “올해 말까지 역사문화자원 전수조사 용역을 마치고 비지정 문화재를 목록화한 뒤 관리 방안 등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6·25전쟁 이후 근대문화유산은 정확한 통계도 없고 개발로 사라질 수 있다”며 “지자체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존 가치 있는 비지정문화재... 현황조차 파악 안돼” 학술적·사료적 가치는 부족하더라도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쳤거나 지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도내 국가지정문화재는 416개, 등록문화재 등 도지정문화재는 1천216개다. 문화재는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으로 문화재보호법 또는 문화재보호조례에 따라 보호된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정하는 향토문화재를 제외하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비지정문화재’는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터만 남아 있거나 제작, 생성, 건립한 현대유산 등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근대문화유산은 개발 등으로 헐리거나 기존 문화유산 위에 새 건물이 들어서면 표석 등으로 흔적을 남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영선 경기도 문화유산정책팀장은 “비지정문화재는 도에선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 각 시·군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정확한 개수도 파악하기 어렵다”며 “향후 관리 방안이나 계획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자체별로 과거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미래유산제도는 이 같은 노력 가운데 하나다. 미래유산은 지역사적으로 주민들에게 유의미한 사건, 인물, 이야기 등이 담긴 유·무형 자산이 대상이다. 미래에 문화재로 등재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지역민의 집단기억과 감성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주시 등에서 도입, 관련 조례를 제정해 미래유산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선 파주시가 지난 2018년 ‘미래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운용 중이다. 다만 미래유산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소유주 등에 의한 멸실, 훼손 우려 또한 여전히 상존한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에선 이런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지난 1962년 제정된 후 60년 동안 이어진 ‘문화재보호법’ 대신 ‘국가유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문화재’란 명칭은 ‘문화유산’으로 변경되고 비지정문화재와 미래유산 등을 포함한 포괄적 보호 체계가 구축된다. 또 각 지자체에 문화재 전문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변지현 문화재청 법무감사 담당관은 “현재 비지정문화재에 대해 목록유산이라는 개념 신설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국가유산기본법 제정안을 마련 중”이라며 “비지정문화재는 ‘문화재보호법’에서도 다루고 있었으나 지정문화재 중심이었기 때문에 체계를 넓히고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관리 및 보호하는 데 획기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제언 “지자체, 문화재 등록... 철저한 관리를” 문화재 전문가들은 미래유산과 비지정문화재도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감독이 이뤄지는 동시에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문화재로 등록이 어려운 경우라도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으면 지자체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근현대유산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바탕으로 등급제를 도입해 분류, 보존 가치가 있으면 문화재로 등록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50년이 되지 않은 건물도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으면 지자체는 대책을 수립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터만 남았을 경우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표지석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사진, 3차원(3D) 모델을 이용한 건축물 모습도 함께 설치하면 오랫동안 지역민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민단체가 함께 현장 관리와 인식 개선 등을 한다면 지자체의 관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화재정책학을 전공한 류호철 안양대 교양대학 교수는 “지역 내 민간단체 또는 시민사회와 함께 시민들이 문화유산의 보존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재 지킴이 등 문화재 보호 관련 단체를 조직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 민간단체가 협력해 현장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 테두리 밖에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지적됐다. 적절한 관리 없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화재 등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구도심, 낙후된 지역, 오래된 건축물엔 각종 쓰레기와 부실한 관리로 화재 위험성이 잠재해 있다”며 “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조치가 이뤄져야 예산을 지원받아 화재감지기, 소화기 등을 설치해 화재 위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경기도의회, 추경안 처리 또 불발되나…‘괴문자’ 논란에 양당 재차 대립

경기도의회가 양당 갈등으로 ‘민생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괴문자’ 시비가 불거지면서 추경안 심의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비공개인 추경안 처리 일정을 알리는 출처 불명의 문자메시지가 도의회 내부에 돌면서 국민의힘 측이 일정 파기를 선언한 것이다. 8일 도의회에 따르면 양당 대표의원과 예산결산특별위원 등은 9일 오후 1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소위원회를 열어 계수조정을 재개하기로 했다. 소위원회에서 합의되면 오는 10일 오전 9시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고, 같은 날 10시 본회의에 넘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도의회 의사담당관 알림’이란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의 추경안 처리 일정을 담은 문자메시지가 일부 기자 등에 보내졌고, 양당과 의사담당관에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의사담당관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며, 문자메시지 양식도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고양6)는 “양당 대표와 예결위 위원 6명가량만이 아는 추경안 처리 일정이 유출됐다. 경기도 정무수석(민주당 도의원 출신)도 일부 관련 내용을 언론에 언급했다”면서 “신뢰가 깨졌다고 판단해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으며, 문자메시지 출처에 대해 경찰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황대호 수석대변인(수원3)은 “추경안 처리 일정이 의원들 사이에 알음알음 알려졌지만, 해당 문자 메시지와 민주당은 전혀 관련 없으며 출처 또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 9월 진행된 임시회와 지난달 21일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도와 도 교육청이 제출한 추경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14명씩 양분한 예결위에서 양당의 견해차로 안건 처리가 잇따라 불발됐다. 이에 따라 학교급식 지원과 지역화폐 확대 발행, 난임부부 시술 지원, 고금리 대출을 사용하는 저신용·저소득자의 대환대출 지원 등 민생사업의 차질이 우려된다. 임태환기자

[포천 가구산업을 묻다] 임계종·김종면 이사장 인터뷰

국내 가구시장이 코로나19로 급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기보다는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구매 형태로 바뀌고 있어서다. 특히 시장 규모가 커지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심화하고 있다. 경기 북부의 포천가구산업은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도 꿋꿋하게 맞서며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포천 가구를 이끄는 양대산맥은 포천송우가구거리조합과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의 브랜드이자 대형매장인 마홀앤(MAHOL&)이다. 포천송우가구거리조합은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들어오는 초입인 이동교리 축석검문소부터 송우리까지 4.6㎞ 구간에 걸쳐 있다. 이 거리 안에 가구매장 130여곳이 있다.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의 마홀앤은 전국 최초 가구유통·판매시설로 가구 원·부자재를 공동구매해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현재 조합사 41곳에 회원 158명이 활동 중이다. 임계종 마홀앤 이사장과 김종면 포천송우가구거리조합 이사장을 만나 가구산업의 현주소와 활성화 방안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임계종 마홀앤 이사장 “디지털시대 맞춤 플랫폼 넓혀, 고품격 가구 제공 경쟁력 강화” Q 포천이 가구산업단지로 유명하다. 마홀앤(MAHOL&)은 어떤 의미인지. A 마홀앤은 전국 최초로 국비 지원 1호 사업으로 선정돼 100억원 가까운 지원을 받아 세워진 대규모 공동 가구 유통·판매시설 겸 물류센터 겸 브랜드다. 경기 북부지역 가구 제조업체의 가격경쟁력 확보 및 판로 개척 등을 위해 포천 소재 중소가구 제조업체와 판매점 모임인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이 나선 결과물이다. 발족 시기는 지난 2018년 4월이다.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 단지인 마홀앤은 침실·거실가구는 물론 주방·학생·원목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 직거래로 판매한다. 특히 조합에 소속된 업체들이 마홀앤의 이름 아래 공동상표와 공동구매, 공동판매 등을 통해 유통 및 제작단가를 낮춰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Q 가구 구매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마홀앤만의 전략은. A 디지털시대를 맞아 마홀앤도 플랫폼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마홀앤 닷컴의 플랫폼은 조합원들이 생산·판매하는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제품을 시간과 공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고객들은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마홀앤의 1차 목표는 2024년까지 완전 자립이다.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마홀앤이 ‘아는 사람만 아는 국내 가구 생산·판매의 본산’이 아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아는 가구산업의 메카’로 인식되도록 콘텐츠를 늘리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이 같은 일련의 변화에 따른 혜택은 구매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용, 전시장 운영비용 등을 낮춰 보다 좋은 품질의 다양한 가구를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마홀앤의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등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더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등 구매 과정에서의 절차나 복잡함 등을 해결할 수 있다. Q 경기 북부의 지리적 여건에도 마홀앤만의 강점은. A 포천에서 가구업에 종사하는 대표로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을 구성하고 마홀앤이란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한자리에서 각기 다른 상호를 가진 업체의 모든 가구를 보고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했다. 교통도 편리해졌다. 구리~포천고속도로가 개통한 뒤 서울 도봉동 경계를 넘어 강남에서도 30~40분 내로 이곳에 도착한다. 양질의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아울러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있어 발품을 팔지 않고 필요한 가구들을 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래도 소비자가 마홀앤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사는 (제품에 대한) 신뢰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매장을 구경하고 야외 덱(deck)에서 차 한잔하고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화분에 나무도 심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향후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마련하고 전기차 충전도 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여기에 외관 페이팅을 통해 산뜻하고 정감있는 마홀앤 매장을 고객들이 찾도록 하겠다. 질 좋은 제품과 편안한 쉼이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겠다. Q 제품인증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A 가구는 특성상 소비자들이 직접 만져 가구 재질을 느끼고 애정을 갖는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는 만큼 상대적으로 온라인 구매 가구에 대한 품질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일상에 가장 밀접한 도구인 만큼 직접 써보면 품질을 알 수 있지만 선뜻 사기도 어려우니 신뢰를 쌓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이 같은 신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 또는 지자체가 인증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홀앤은 소품종 제작도 가능해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가구를 제공한다. 포천시와 경기도, 나아가 가구산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의 열린 마음과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를 당부한다. Q 마홀앤 중심의 소비자 친화적 전략 기틀은. A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지원과 포천시의 가구유통업체 밀집지역 마케팅 촉진 등 다양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지난 6월에는 연구개발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단일 업체로는 어려운 일들을 이뤄가며 도약을 위한 발판을 쌓아 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을 받아 성과공유형 R&D사업과 가구산업 전용 통합 유통 플랫폼 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온라0인 중심 사업 내수 기반으로 가구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제조사 직접판매(B2C) 방식으로 생산과 판매, 유통 등이 결합하고 있다. 이렇듯 고객 맞춤형 가구 제작의 요구가 커짐에 따라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자구책 중 하나다. 김종면 포천송우가구거리 조합 이사장 “고객 트렌드 발빠른 대처, 온·오프라인 유통망 혁신” Q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렵다. 가구시장은 어떤가. A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은 삼중고로 어려운 실정이다. 환율이 높아지고 목재 등 원자재 값도 많이 올랐다. 여기에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이사 수요도 줄었다. 가구 구매는 이사, 입주, 사무실, 인테리어 등 주거환경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현재 가구시장이 어렵다. 중소업체들의 한계점도 뚜렷하다. 대형 기업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접목한 매장을 늘리고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온라인 판매 루트를 활성화하고 있다. 반면 중소업체들로 구성된 가구단지나 거리, 조합 등은 외부 지원 및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변화를 따라가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 Q 소비자의 가구 트렌드도 바뀔 텐데. A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은 다양하다. 이 같은 소비자의 성향에 맞도록 침대·소파 전문 회사가 만들어졌고 책상이나 의자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생겨난다. 포천송우가구거리 매장은 전문회사보다 종합전시매장으로 보면 된다. 그렇다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고객의 트렌드에 맞게 대기업보다 빠르고 튼튼한 가구를 제작·생산할 수 있는 구조다. 대부분 10년 이상 숙련된 인력으로 구성된 전문 가구업체여서 신뢰할 수 있다. 제품의 질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2030세대의 감성에 맞춰 감각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이들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Q 포천송우가구거리의 장점은 무엇인가. A 앞서 말했듯이 가구의 품질은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 타 지역 가구단지들보다 저렴한 임대료와 고정비용, 짧은 배송거리에서 오는 비용 절감 등이 판매 단가에 그대로 반영돼 같은 물건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과 달리 제품을 생산한 뒤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품질 또한 나쁠 수 없다. 여러 업체가 밀집해 있는 만큼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다. 가구 디자인도 세대에 맞게 빠르게 제작하고 있어 인터넷 등을 통한 구매가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지역적으로 좋은 위치에 있다. 구리~포천고속도로가 개설되면서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서울 강남 송파와 잠실, 광장동 등지에서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0~40분밖에 안 걸린다. 아마 서울시내 복잡한 구간보다 시간이 더 짧을 거다. Q 포천송우가구거리 활성화 방안은. A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모바일과 인터넷 시장 활성화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터넷 가구시장이 커지면서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의 채널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통한 홍보지원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과거처럼 매장에 앉아 고객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인터넷 쇼핑몰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이용해야 한다. 특히 회비를 모아 1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경차와 고급 소파, 세라믹 식탁 등을 경품으로 내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고객 만족도를 100% 이상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Q 좋은 가구 고르는 팁을 하나 준다면. A 고객이 원하는 가구를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제품의 재질, 크기, 내구성 등과 가용 예산을 말하면 된다. 그래야 판매원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판매원과의 대화를 통해 궁금한 점을 해결해야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족하게 살 수도 있다. 소모성 가구는 5년 이내 바꾸지만 그렇지 않은 가구는 한 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에 의사소통이 잘돼야 질 좋은 가구를 구매할 수 있다. 포천송우가구거리 매장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없다. 가구에 대한 설명을 고객에게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 있게 말한다. 10년 이상 가구를 다룬 전문가들이 상담하고 판매하므로 소비자들은 전문성을 믿고 구매해도 된다. Q 김종면 이사장에게 가구란. A 내 인생이다. 이 분야에 몸담은 지 어느덧 35년이다. 지인 추천으로 가구 전문가를 만났고 그를 통해 하나하나 배워 지금까지 왔다. 지나 보니 내가 소질이 있더라. 그래선지 오늘날까지 내 인생에 한 번도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고 오직 가구만 바라보고 한눈팔지 않았다. 환갑을 지나 앞으로 10년은 더 할 것이다. 고객들이 만족하고 고맙다고 연락하거나 다른 이를 소개시켜줄 때면 보람을 느낀다. 포천송우가구거리를 많이 사랑해달라. 김창학기자/사진=윤원규기자

[경기만평]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