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 인간 진화 비밀 담긴 '게놈 연구' 스반테 페보

스웨덴 출신 진화생물학자 스반테 페보(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차지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멸종한 호미닌(인간의 조상 종족)과 인간의 진화에 관한 비밀이 담긴 게놈(유전체)에 관해 중요한 발견을 한 페보 교수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왕립과학원은 페보 교수가 불가능해 보이던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선구적 연구 업적을 남겼으며,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호미닌인 데니소바인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특기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발생지인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 곳곳으로 이주하면서 당시 각 지역에 살던 호미닌과 만나고 이들 사이에 유전자 교환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왕립과학원은 이어 페보 교수의 이 같은 중요한 연구 성과는 '원시게놈학'(paleogenomics)이라는 새로운 과학 분야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분야별 노벨상 수상자는 이날 발표된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순으로 발표된다. 수상자 발표는 모두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이 들어 있는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경제·문학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리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시상식이 축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열린 2020년과 2021년 수상자까지 한자리에 모인다. 수상자들에게는 노벨상 메달 및 증서와 함께 상금 1천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가 수상 업적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나눠 수여된다. 최현호기자

[환절기 심뇌혈관 질환 주의보] 찬바람 불면 뇌혈관도 ‘두근두근’

10월로 접어들면서 일교차가 커지고 있다. 신체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몸의 면역력은 약해진다. 이처럼 급격한 기온 변화는 우리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가을철 환절기에는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가벼운 호흡기 질환부터 각종 질병이 빈발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체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뇌졸중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을 환절기에 조심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 급격한 기온 차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 증가 가을철엔 야외활동이 잦아지지만, 기온의 예측이 어렵고 산이나 바다 등의 자연 환경에서의 활동이 도시와 달라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나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둘을 통틀어 일컫는 ‘뇌졸중’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죽은 뇌세포가 복원되지 않아 영구적인 장애를 남겨 일상생활을 힘들게 한다. 뇌졸중의 가장 흔한 전조증상은 불을 끈 듯 시야가 차단되거나, 시야의 절반이 좁아진다. 또 신체 일부가 마비되거나 감각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말이 어눌해지거나 타인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기능 장애도 뇌졸중 증상 중 하나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은 심혈관에도 영향을 준다. 기온이 하락해 관상동맥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막히면 심장 기능의 일부가 정지해 ‘심장마비’로 불리는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외출시 체온 유지 위해 얇은 옷 껴입기…꾸준한 운동, 금주·금연 일교차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 유지가 필수적이다. 환절기에 과도하게 두꺼운 옷을 입으면 땀이 나, 식으면서 오히려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스카프, 양말, 모자 등을 챙겨 열 손실을 줄이는 게 좋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녁에 야외 활동을 오래 했다면 꿀차, 생강차, 모과차 등 따뜻한 차를 마셔 몸에 들어온 찬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고, 반신욕을 해 체온을 높여야 한다. 꾸준한 운동을 하고, 금연·절주 등으로 건강한 생활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인자를 찾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경동맥협착증 등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위험인자를 살피고,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엔 영상 검사 등을 통해 뇌혈관의 상태를 살펴볼 것을 전문가는 권한다. 김보람기자

[건강 칼럼] 오십견 방치땐… 어깨 굳는다

오십견의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 건이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이 오그라들고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가 마치 얼어붙듯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운동범위에 제한이 생기는 질환이다. 오십견은 특별한 이유 없이 50세 이후에 발병률이 높아 오십견으로 불리는데 30~40대 젊은층에서도 외부 충격 또는 운동 중 어깨, 팔, 팔꿈치 부상 이후에 나타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오십견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해 2016년 74만3천 명에서 2020년 79만5천명으로 최근 5년 새 5만2천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십견은 증상에 따라 크게 3단계로 구분한다. 통증이 심한 초기(동통기)에는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은 있지만 위, 좌우 대부분의 범위에서 움직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기(동결기)로 넘어가면서 경직이 더욱 심해져 본격적인 운동 제한과 함께 통증이 심해지는데 이때부터 스스로 위, 좌우, 뒤로 팔을 올릴 수 없는 것은 물론 남이 올려 주려고 해도 안 올라가는 능동적, 수동적 운동장애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지개를 못 켜고 머리를 빗거나 묶는 행위, 윗옷을 입거나 벗는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가만히 있어도 어깨가 욱신거리거나 날카로운 통증이 있고 특히 누워 있는 자세에서 통증 및 불편함이 더욱 심해져 야간통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심한 질환 중 하나다. 이후 3단계에는 어깨의 강직이 점점 풀리면서 통증이 감소하고 보통 1~2년 사이에 어깨 움직임이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온다. 50~60대에 어깨가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슷한 증상으로 회전근개 질환이 있다. 또한 관절염이나 그밖에 신경 손상 등이 있을 때도 어깨가 아프고 질환별 치료 방법이 다르므로 오십견의 증상만으로 잠정 진단해서는 안 된다. 오십견의 치료는 통증 감소, 운동 회복과 함께 발병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 위한 기능 회복에 목적이 있는데 통증이 심한 경우는 휴식을 취해야겠지만 그 이후에는 서서히 팔의 가동범위를 늘려주는 관절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스스로 운동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소염진통제 복용이나 주사 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면 도수치료나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보존적 치료가 좀 더 수월해진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고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도저히 불가능하면 관절내시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 방식의 관절낭 절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을 통해 염증으로 유착된 부위를 제거하고 굳어진 관절막 부분을 제거해 시술 후 즉시 운동 회복이 가능하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정형외과 원장

[지지대] 인문학과 폐과

인문학(人文學·Humanities)은 인간의 삶과 사고, 인간다움 등 인간의 근원 문제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룬다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문화,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인문학이 대학에서 찬밥 신세다. 최근 관련 학과의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문계열 학과를 졸업하면 취업이 안된다는 게 이유다. 취업시장의 이공계 인력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문·이과 학과 간 불균형이 심화됐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서울 소재 대학들에서 인문사회계열 학과 17개가 사라지고 공학계열 학과 23개가 신설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문계열 통폐합이 많았다. 한국외대는 2020년 지식콘텐츠전공, 영어통번역학전공, 영미권통상통번역전공이 융합인재학부로 통합됐다. 삼육대는 지난해 중국어학과와 일본어학과를 통합해 항공관광외국어학부를 신설했다. 이는 공대 학과 신설 증가세와 대조된다. 지난해 공대 학과를 신설한 대학은 고려대 3개, 중앙대 3개, 한양대 2개, 세종대 2개로 파악됐다. 삼육대는 인문사회계열이었던 경영정보학과를 IT융합공학과와 통합해 공학계열인 지능정보융합학부를 신설했다. 인문계열 학과의 폐과·통폐합은 지방 대학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전임교원 수가 줄어 강의 선택 폭과 강의 수준 저하가 우려된다. 인문계열 학과의 축소는 대학을 ‘취업률’로 평가하는 정량지표도 문제다. 이런 문제를 제기한 강득구 의원(민주·안양만안)은 “폐과나 통폐합이 아닌 인문학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바꾸고 예산 지원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문학은 사고력의 바탕이 된다. 그 자체로도 중요하고 융복합의 근본이 되는 소중한 학문이다. 대학들이 지나치게 효율성만 추구하고, 교육부까지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다 보니 인문학이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현대 사회는 인문학의 실용화가 필요하다. 대학에선 인문학을 외면하는데, 기업과 자치단체 등에선 인문학 강좌를 늘리며 ‘인문학적 소양’을 쌓느라 열공하고 있으니 뭔가 잘못됐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말장난을 조심하자

올해 유난히 작가들의 부음이 잇따랐다. 이어령 장관에 이어 김지하 시인의 부음도 있었고, 이문열 작가의 연구소는 화재로 소실되었다. 한글이 아픈 듯 몇 년간 유독 언어 농단이 많다. 하도 말로 많이 속아서 이젠 말장난의 몇 가지 패턴이 훤히 보인다. 덜 속으려면 너도나도 말장난 수법을 잘 살펴서 스스로 보호해야겠다. 첫째 경계할 것은 흔히 보아왔던 달콤한 말이다. 듣기 좋은 말을 제 것처럼 쓰는 데는 특히 정치인이 탁월해서,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 듯 멀리 있는 말도 스스럼없이 제 호주머니에 넣고 판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 개혁이니 내용은 상관없이 ‘개혁’이란 겉 포장만 잘하면 그만이다. 점점 말장난 수법이 교묘해지고 일그러져서 차라리 달콤한 말은 이제 아득한 고전이 되었다. 둘째, 민주, 공정이나 정의, 자유와 평등, 평화 등의 좋은 추상어를 제멋대로 쓰고 제 맘대로 해석한다. 상징, 은유, 비유는 궤변으로 오용된다. 사법 농단, 국정 농단, 권언유착 등 고유명사보다 보통명사를 쓰고, 누군지 모르게 신윤핵관, 이핵관, 개딸 등 집합명사를 쓴다. 글자를 농단하여 내용을 왜곡한다. 경계가 불명확하게 일부러 모호한 말을 쓴다. 셋째, 억지로 말을 만들어 아무 말이나 한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선거부정을 선거부실로. 성추행을 성비리로, 수행 차량의 기사를 선행 차량의 기사로 바꾼다. 월북호소인, 윤핵관호소인이란 조어까지 나왔다. 언론이 그냥 받아 쓰면 저질 코미디 프로를 대량 유포하는 꼴이 된다. 넷째, 논리와 수치를 써야 할 때도 감정에 호소한다. 임대료 증액을 연 5% 이하로 제한한다고 숫자로 표시하기보다 착한 임대료, 착한 가게란 감성적인 구호를 선호한다. 다섯째, 구체적 사건의 범주를 넓게 일반화시켜 물타기를 한다. 어떤 대표는 자신이 젊어서 20~30대가 자신의 소속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모든 젊은이를 멋대로 일반화한다. 20~30대에 민주화 대열에서 최루탄 가스를 마셨다고 60대가 되어서도 평생 유공자행세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화자의 범위를 특정 개인에서 젊은이로, 20~30대를 평생으로 확대해 일반화시키는 셈이다. 여섯째, 여기에 본질을 왜곡하는 갖가지 기법까지 총동원한다. 난처한 질문에는 동문서답하고, 입맛에 맞는 자료만 뽑아 짜깁기로 편집·조작하고, 온갖 핑곗거리로 변명하다가 그래도 통하지 않으면 끝까지 거짓말을 하며 우긴다. 어찌 이뿐이겠는가. 국민이 모두 알아서 조심해야 하니, 오호통재라! 이흥우 해반문화사랑회 명예이사장

[인사이드 경기] 스마트 시티... 성남시 또 한번의 진화

코로나19가 앞당긴 디지털 전환과 4차산업기술 발전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이 나오는 가운데 성남시가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핵심 도시로서 시민들의 삶이 편안하고 청년들의 꿈이 실현되는 스마트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 똑똑하게, 더 현명하게, 더 지혜롭게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겠다’는 성남시. 2020년 제4회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어워즈 신기술 분야 1위, 2021년 대한민국 지식혁신 스마트시티 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한 스마트도시 성남의 정책을 들여다봤다. 2025년까지 6개 분야 28개 서비스 제공 성남시는 스마트도시 추진을 위해 2019년 10월 전담부서인 ‘스마트도시과’를 신설하고 지난 6월에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공무원, 시의원, 교수, 민간전문가 등이 포함된 ‘스마트도시사업협의회’를 구성해 사업계획부터 기반시설 인수인계까지 꾸준히 협의하고 있다. 또한 2019년 6월 민·관·학 네트워크 정보 교류를 위한 ‘IT 전문가와 함께하는 스마트도시 토론회’를 시작으로 이후 공개 세미나, 간담회, 온라인 리빙랩 개최 등 스마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고민해왔다. 시는 작년 4월 수립한 ‘성남시 스마트도시계획(2021~2025년)’을 토대로 오는 2025년까지 총 889억 원을 들여 교통, 안전, 환경, 문화, 행정 등 6개 분야 28개 서비스를 시민에게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 성남시는 작년 9월 ‘지자체 ITS 국비 지원사업 공모’에 2년 연속 선정되는 등 체계적인 ‘지능형 교통체계(ITS)’를 구축하고 있다. 인구 93만의 성남시는 서울과 근접하고 인근 도시에서의 출퇴근으로 인해 하루 유동인구는 250만명, 하루 이동하는 차량은 약 110만대에 달한다. 이에 성남은 체계적인 ‘지능형 교통체계(ITS)’를 구축한다. 작년 9월 ‘지자체 ITS 국비 지원사업 공모’에 2년 연속 선정돼 국비 165억원을 확보했으며 이를 포함해 2023년까지 총 275억원을 들여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을 도입하고 스마트 교차로와 주차정보통합 플랫폼을 마련한다. 시민 안전 ‘24시간’ 지킨다 성남시는 작년에 활동감지센서, 가스감지센서, 화재감지센서, 응급호출기 등을 설치해 응급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노후된 홀몸노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장비 3천219대를 교체했으며 올해는 대상자 발굴 및 제공서비스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선별 관제 CCTV를 초·중·고교 학생 이동이 많은 통학로까지 확대 운영한다. 사업대상지 선정 후 6월까지 설치를 완료, 지속적으로 AI 학습용 데이터를 수집해 선별관제 정확도를 끌어올려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가파른 경사로로 폭설 시 제설 작업에 애로사항이 많은 성남시와 의왕시 경계에 위치한 안양판교로 운중고개 구간에는 8천만원을 들여 4월부터 자동염수분사장치를 설치 중이다.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 사업’ 추진 성남시는 작년 3월 국토부가 주관하는 ‘2021년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 사업’ 공모에 선정돼 확보한 국도비 23억원을 포함해 총 39억원 규모의 스마트 솔루션 사업을 추진했다. IT기반의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스마트 버스정류장 11곳과 바닥신호등, 보행자 감지 등 교통안전을 위한 스마트 횡단보도 4곳 그리고 도시공간정보 수집과 긴급상황 초기영상 확보를 위한 자율항행 드론 4곳을 올해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드론이 책을 싣고 동네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도록 실증단계에 들어선다. 지난 3월 ‘드론실증도시 공모’에 선정돼 국비 19억원을 확보했으며 올해 말 기술과 환경 실증을 거쳐 2024년까지 드론으로 책이 시민 생활에 더욱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드론 도서대출 서비스 구축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 여권·차량등록 ‘AI 상담 서비스’ 성남시는 2020년 11월 조달청 기술혁신시제품 테스트 수행기관에 선정돼 작년 4월부터 여권, 차량등록 AI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AI 상담이 가능한 업무를 해마다 추가 발굴해 상담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정확한 AI 상담을 위한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또 스마트도시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각각의 시스템들을 연계하고 묶어 맞춤형 도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도시 종합포털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리빙랩 플랫폼을 개발해 공공, 기업, 시민이 함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온라인 소통 채널도 만드는 등 올해 하반기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도시정보통합센터→통합운영센터 2010년에 문을 연 도시정보통합센터가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로 새롭게 거듭난다.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을 고도화하고 노후장비를 교체해 도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첨단 통합운영센터로 개선된다. 이곳은 시 전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민체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하반기 내 공공·민간 데이터 수집 및 융합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 지원 확대를 위한 ‘행정데이터 공유활용 시스템’을 확대 구축한다. 김강영 성남시 스마트도시기획팀장은 “스마트 명품도시 구현을 위해 지금까지 수행한 사업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차곡차곡 수집하고 분석해 확산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스마트도시 관련 국내·외 인증 공모사업에 참여해 스마트도시 성남의 위상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성남=이명관·안치호기자

[변평섭 칼럼] 사도세자 대신 民生을 뒤주에 가두다

역사학자 이덕일의 ‘사도세자의 고백-그 여드레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는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게 한 아이디어를 영조 임금에게 진언한 인물로 홍봉한을 지목했다. 홍봉한은 사도세자의 장인이고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는 자신의 딸이다. 그러니까 사위를 죽이는 일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역사는 그가 사도세자의 처벌에 소극적이었다 해 많은 억측과 논란이 있었으나 이덕일씨는 그것이 노론과 소론 당쟁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다. 즉, 사도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소론이 집권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노론에 대한 보복이 가해질 것이기 때문에 사위이지만 왕의 길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거사를 꾸몄다는 것. 또 그것이 자신의 가문을 보호하는 길이라 믿었고 그래서 혜경궁 홍씨도 친정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영조가 당파 싸움의 피해를 막기 위해 ‘탕평책(蕩平策)’을 내세웠던 것인데 오히려 사도세자가 당쟁의 희생물이 됐다는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와 소통이 되지 않아 울화병에 걸렸으며 그래서 궁녀를 살해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보여 임금의 노여움이 쌓여 갔고 그것이 결국 1762년 7월5일 뒤주에 갇히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당시 홍봉한은 좌의정, 영의정을 거치면서 영조로부터 큰 신임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사위를 살리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보일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살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누구 하나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없었다. 때마침 한여름 복날이 겹쳐 뒤주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었고 배고픔과 목마름에 버티질 못해 7월12일, 여드레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27세 혈기 왕성한 나이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우리 역사에 이런 비극적인 세자의 죽음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 사학자들의 주장대로 노론과 소론의 당쟁으로 일어난 희생이라면 이야말로 권력의 광기(狂氣)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 당쟁의 광기는 지금도 계속되는 것은 아닌가? 260년 전의 당쟁과는 다른 것이 있다면 뒤주에 갇힌 것이 사도세자가 아니라 국가 운명이라는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수출로 먹고산다는 우리나라인데 지난 8월 무역 적자가 94억7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나타냈다. 최악의 무역 적자뿐 아니라 경상수지도 적자여서 경제전문가들은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환율 문제는 더 심각하다. 13년5개월 만에 1천380원을 갈아 치웠는데 이대로 환율이 고공행진을 한다면 1천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1천450원까지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발언 한마디에 달러 강세와 글로벌 경제가 요동치고 주식시장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만 이런 것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것 같다.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을 돌파하는 등 물가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국민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말로만 ‘민생’, ‘민생’ 하고 떠들지 관심은 오직 저급한 정쟁이다. 심지어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 조문까지 정쟁이 되는 나라다. 임금이 죽었을 때 상복을 1년 입느냐, 3년 입느냐 하찮은 문제로 서인·남인이 뒤엉켜 피 터지게 싸운, 나라를 망친 당쟁과 무엇이 다른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죽인 정쟁, 조선 왕조를 망하게 한 정쟁, 정말 이 ‘정쟁의 광기’, 그 DNA를 어찌해야 하는가! 사도세자가 아닌 국민 경제가 뒤주에 갇힐 판이니 말이다. 변평섭 前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천자춘추] 조선시대의 부동산과 투기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인간 행동은 비슷하다. 조선시대에도 지금과 비슷한 부동산 문제가 존재했다. 속설에 조선 중종 이후 부동산 가격이 500년간 잡히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이유는 있다. 조선 개국년인 1392년 조선의 인구는 554만9천명 정도였다. 42년 뒤 세종 22년(1440년)에도 672만4천명으로 크게 인구가 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기 이후 큰 전쟁이 없고 농업생산이 증가해 80여년 뒤인 중종 14년(1519년)에는 1천46만9천명까지 늘어났다. 인구가 급증하니 한양 집값이 폭등한다. 관리가 한양에 있다가 지방 발령이 나면 가족들은 남겨두고 본인만 발령지로 가서 조정에서 제공하는 관가 혹은 친척집에 기거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이 녹봉 상승률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집을 팔고 사대문을 벗어나면 다시 사대문 안에 집을 사기가 어려웠다. 임대료도 올랐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왕이 집세(가대세)를 감하는 정책을 썼던 기록이 꽤 많다. 영조 17년(1741년) 실록에는 ‘어의동 본궁 담장 밖에 사는 군병들이 집단으로 비변사에 집세를 감해줄 것을 요청하는 소지를 바쳤다’는 문구가 나온다. 한양으로 돌아온 관리 혹은 발령받은 관리들이 세를 들었는데 그 집세가 비싸 조정에 하소연했다는 기록이다. 현재의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의무기간과 유사하다. 조선 중기에는 정부의 신도시 건설과 매입 임대정책이 있었다. 정부가 땅을 사들여 집이 필요한 이에게 분양(임대)을 했다. 빈집을 적극적으로 활용, 큰 집은 3∼5가구 몫으로 분할해 임대했다는 기록이 있다. 피나는 정부의 노력에도 주택가격과 투기는 잡히지 않았다. '주택가격이 폭등해왔다’는 말은 ‘조선시대 중종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500년간 실패해 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돈 있는 사대부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하급관리와 중인의 집을 여러 채 사들여 무주택자들의 주거난을 부추겼다. 주택 구매를 막으려 양반은 양반끼리, 중인은 중인끼리만 주택 거래를 허용했다. 1가구 1주택 정책을 시행했다. 양반들은 다수의 구입한 집을 중인들에게 임대했다는 임대차계약서 위조까지 해서 규제의 칼날을 피했다. 정부가 세입자 현황을 전수조사하자, 양반들은 집의 노비를 중인의 신분으로 면천하여 계약서 위조까지 했다. 대규모 공급 촉진을 위해 산 아래 토지를 개간해서 분할 분양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도성 인근 집값의 양극화가 나타났다. 최고의 거주지인 인사동의 집값은 정9품 관료 녹봉의 50년 치였으나 새로 개발 지역 집값은 녹봉 2년 치밖에 안되었다. 집 위치로 출신을 가늠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남산골 선비’라는 명칭으로 비아냥거리는 사회 풍조까지 발생한다. 가장 부촌인 청진동과 공평동, 인사동은 한양 다른 지역보다 3~4배 비쌌다. 정부가 규제를 해도 잡히지 않는 부동산가격은 지금과 다르지 않다. 지금도 부동산 규제와 완화를 반복하는 것보다 크고 느리지만 선제적인 거시적 금리, 성장률, 지역균형발전 등으로 조절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기고] 디지털 성범죄 관심과 지원 절실

2020년 ‘n번방’ 사건 주범들이 검거됐다는 내용의 대대적인 언론 보도,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법 감정, 입법·사법·행정부의 강력한 처벌 기조가 이어지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매 등의 수요 행위가 ‘디지털성범죄’에 해당된다는 사실이 사회적 인식으로 정립됐다. ‘디지털 성범죄’는 아동·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그루밍 등의 수법으로 정신적 지배 상태에 둔 후 피해자의 신체 일부 또는 전부가 노출되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한 영상물 또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영상물, 피해자의 얼굴과 음란물에 등장하는 신체를 합성하는 허위 영상물을 인터넷상에 유포하는 등의 행위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아닌 불법으로 촬영된 이른바 ‘몰카’ 영상에 대한 수많은 수요자들을 검거한 결과 대부분 범죄 경력이나 수사 경력이 없다. ‘몰카’ 영상을 성인물로 간주하는 성인지 감수성 결핍 등을 보였으며, 자신의 행위가 ‘디지털 성범죄’에 해당하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몰카 영상물을 성인물로 간주하고 하나의 재화로 취급할 수 있다는 추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론의 대표적 예로 지난해 ‘다크웹’ 등을 통해 100여편의 성관계 몰카 영상물이 유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그러한 영상물이 국내외 음란물 사이트 등에 급속도로 퍼져 나가게 됐다. 특히 토렌트는 대용량 파일을 빠른 속도로 공유하도록 만들어진 프로토콜로, 업로드 및 사용자를 P2P방식의 연결을 통해 자료를 전송하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 자료나 영화 및 영상, 출판 등 저작물 불법 유통의 사각지대로 악용되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2차, 3차 피해를 겪게 되는 등 n차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경찰에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는 2019년 2천690여건에서 지난해 4천340여건으로 무려 60% 이상 증가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작성한 ‘2021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센터에 접수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 발생 건수는 총 18만8천83건으로 전년 대비 1.1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타개할 경찰의 수사 인력은 ‘제자리걸음’이고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경찰이 요구한 디지털성범죄 수사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따라서 ‘디지털성범죄’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몰카’ 영상물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수사 인력 증가와 함께 ‘몰카 영상물 접근=디지털 성범죄’라는 사회적 인식 정립을 위한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주호 안산단원경찰서 사이버팀 경사